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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사랑과 나기사와 티파티 ~나기의 해변 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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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5229227

공백 제외 8499자

――――

그러니까.

그러니까――.

무언가 잘못된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트리니티의 적대 세력인가, 게헨나인가, 아리우스의 내부 공작임이 틀림없다고,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은 그런 말들 뿐이었다.

믿을 수 없다는 것보다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진실이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그것이 진실이라면, 나는 대체 어떤 상자를 만들고 있었다는 걸까?

그래서, 달렸다.

몇 번이고 발목을 접질러 가며, 달렸다.

언젠가부터 잊어버린 감각.

내 발로 달린다는 것이, 이렇게나 괴롭고, 볼품없고, 힘든 일이라니.

분명, 내가 달리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웠을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

나는 달려야만 했다.

「――미카 씨잇!」

따라잡은 그 등 뒤에, 이름을 불렀다.

정의실현부의 멤버들에게 둘러싸여 나아가던 등 뒤가, 발걸음을 멈춘다.

농담이었다면, 내게 얼마나 큰 구원이었을까.

무언가의 광언이길 바랐다.

그것이야말로, 내부의 적을 드러내는 어떤 계략이라고, 누군가가 그렇게 말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나를 돌아본 것은, 분명 나의 소꿉친구였다.

「아아, 나기 쨩」

몸속 깊은 곳에서 절망이 북받쳐 오른다.

지금까지 내가 믿었던 모든 것이, 우르르 발밑에서 무너져내린다.

그 웃음은 평소와 다르지 않다.

천진난만

유아독존

방약무인

내가 세상의 중심입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웃음.

나는 그 웃음을 잘 알고 있다.

알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떻게…… 미카 씨가……」

망연히 서 있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 그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리우스에 의한 쿠데타?

나의――키리후지 나기사의 암살 미수?

아리우스와 내통한 것은 미소노 미카?

아즈사 씨는 아리우스를 배신하고 트리니티에 가담하고 있었고?

히후미 씨와 하스미 씨에 대한 혐의는 전혀 누명이고?

어째서인지 하나코 씨가 세이아 씨의 안위를 알고 있고――.

『배신자는 보충수업부(거기)에 있습니다』

과거의 나의 말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왜, 어떻게, 이런, 그런.

어떻게, 미소노 미카가 거기에 있는 걸까.

「……무슨 농담이시죠?」

「어?」

「또 평소의…… 미카 씨의 어리석은 생각인가요? 늘 그래요. 돌발적인 일을 갑자기 꺼내놓고, 멋대로 앞서 나가고, 주변의 마음 따위 생각지도 않고, 무신경하고, 태평하고, 그런 주제에 예민하고――」

말을 늘어놓고 싶었다.

그렇게 말을 늘어놓는 동안, 우리는 아주 잠시 동안만, 지긋지긋한 소꿉친구끼리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나의 저항을, 미카 씨는 어깨를 으쓱이며 거부한다.

「――안 어울려, 나기 쨩」

「네……?」

「나기 쨩도, 알고 있잖아?」

「무, 뭘 말인가요」

「내가 이번 소동의…… 아니, 모든 원흉이라는 것」

슬쩍 그렇게 말하며, 현실을 들이대는 소꿉친구.

그 얼굴은 잘 알고 있을 터인데, 눈동자 속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을 닫고 있다.

나는 그 너머의 심연을 엿볼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나는 미카 씨에게 달려들 기세로 다가가, 몇 걸음 앞에서 하스미 씨에게 가로막혔다.

「나기사 님, 떨어지십시오!」

「무슨 말씀이세요!? 미카 씨가 범인? 당신이 트리니티의 배신자? 아리우스와 내통해서, 세이아 씨를 죽이고, 그래서, 그래서――!」

――나, 키리후지 나기사까지도 죽이려 했다?

어리석다.

말도 안 된다.

저 미소노 미카만큼은, 그럴 리가 없다.

왜냐하면 그런 것은――말이 안 되니까.

「미카 씨! 진실을 말해주세요!」

「나, 나기사 님! 안 됩니다!」

하스미 씨에게 붙잡혀 제압당하면서도, 손을 뻗으려고 한다.

미소노 미카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안다!

알고 있어…….

그랬어야만 했다.

그런데, 미카 씨는 동정을 담은 표정으로,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기 쨩의 그런 점, 싫어하지 않아. 오히려 좋아할지도」

「미카 씨……!」

「이치카! 감옥으로 데리고 가주세요!」

「네, 알겠슴다!」

「안 돼요! 기다려, 안 돼, 미카 씨, 미카 씨!」

몸부림치며 저항하는 내 눈앞에서, 미카 씨가 끌려간다.

등 뒤가 멀어진다. 여전히 저항하는 내 귓가에, 하스미 씨가 날카로운 어조로 속삭였다.

「진정하십시오, 나기사 님……! 미카 씨의 소동을 듣고, 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당신이 더 이상 무엇을 말하는 것은……!」

「…………!」

그 말은, 나의 깊은 곳에 스며들어오는 얼어붙는 듯한 감각을 안겨주었다.

나는 하스미 씨의 품 안에서 두세 번 심호흡을 반복하고, 침을 삼키고 천천히 떨림을 진정시켰다.

그렇다…….

떠올려라 키리후지 나기사.

나는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티파티 호스트.

나에게는, 그 직책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으……아……」

볼을 타고 흐르려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는다.

새어나올 듯한 울음을 억지로 참고, 감정을 죽이고, 나는 나 자신임을 떠올린다.

「…….……감사합니다…… 하스미 씨」

「아닙니다……」

「……」

냉정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었다는 것에, 자신감을 되찾는다.

동요하는 마음을 억누르고, 나는 천천히 가면을 쓴다.

그것은 학생회장으로서의 얼굴.

「미카 씨의 수감은…… 엄중하게. 츠루기 씨에게는, 무슨 일이든 즉시 움직일 수 있도록 전해달라고 말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정보 차단은…… 더 이상 할 수 없으니, 수감 사실은 정의실현부에서 발표해주세요. 저도 티파티로서 성명을 뒤따라 발표하겠습니다. 하스미 씨께는 죄송하지만, 이 후 파테르 분파의 소집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그렇게 말하며, 나는 이쪽으로 다가오는 시스터후드 일행을 향해 몸을 돌렸다.

하스미 씨는 즉시 나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 전에 이쪽을 처리해야 하니까요.…… 파테르 분파 분들에게는 테라스에서 기다려 달라고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네. 부탁드립니다」

급하게 떠나는 하스미 씨와 교대하듯, 단아한 분위기의 시스터 무리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온다.

그러나 그것도 형식적인 일.

「나기사 씨.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네. 사쿠라코 씨 일행의 노력 덕분입니다」

「보충수업부 분들에게 보호받았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큰일이 없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시스터후드의 우타즈미 사쿠라코.

그녀의 말 곳곳에 의중이 담겨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 불간섭을 표방해온 그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분명 우라와 하나코 씨의 계략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실 전개에 나는 잠시 현기증을 느꼈지만, 그것을 그녀에게 들켜서는 안 되었다.

맑은 표정의 사쿠라코 씨가 입을 연다.

「미카 씨의…… 쿠데타 소동에 대해, 당신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그것을 위해…… 찾아뵈었으니」

씁쓸하고, 모래 맛이 나는 듯한 감각.

사쿠라코 씨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멀어지는 뒷모습.

소란을 듣고 모인 학생들이 무언가를 외치고 있는 것이 들렸다.

나는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는 자각이, 천천히 몸속을 맴돌아간다.

『아하하――』

「……!」

순간, 하나코 씨의 말이 떠올라, 나는 토할 것 같았다.

「나기사 씨……? 괜찮으십니까?」

사쿠라코 씨의 부름에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비틀거리고 있었다.

넘어질 뻔한 몸을 필사적으로 일으켜, 어떻게든 사쿠라코 씨와 마주보려 한다.

그녀는 방금 전과 다르게, 정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네. 괜찮습니다」

「하지만――」

나는 분명, 새파란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토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약한 모습을 보일 사치 따위, 나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사쿠라코 씨」

「네, 네?」

「한시라도 빨리,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그 이상의 말을 잃는다.

말로 내뱉고 나서야, 나는 티파티가 이제 자신 혼자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자각했다.

나는 입술을 일자로 다물고, 사쿠라코 씨를 지그시 바라보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의 책임이니까요」

소꿉친구의 등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나는 사쿠라코 씨 일행을 이끌고 걷기 시작했다.

깨달았을 때, 저는 홍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주관적인 인식이 따라잡았을 때, 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파도처럼 시간이 흘러갔고, 감정은 타버렸습니다.

제 정신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저는 자신의 감정 수용체를 끊어버린 거겠죠.

그래서 저에게 수감된 미카 씨의 뒷모습을 본 그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는 한 순간이었습니다.

거기에 있었을 시간들은 압축되어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이 집에 돌아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

저는 컵을 들고 있었습니다. 고요한 호박색 수면.

잔 받침대에 놓자, 조금 흔들리더니, 그리고 잔잔해집니다.

그 수면에, 반짝이는 달이 떠 있어서, 저는 밤하늘 아래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째서」

현실감이 희박해서, 어딘가 꿈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눈을 떨어뜨린 곳에 있는 자신의 교복 소매 끝을 보고 있으니, 제가 거기에 있다는 실감이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전원을 꺼두었을 터인 감각이 점점 돌아옵니다.

발작 같은 감정을 삼키려 컵을 잡지만, 떨림이 멈추지 않습니다.

「어째서…… 어째서 당신은, 저는, 당신을, 저를…… 어째서……」

이제 몇 번이고 반복해 온 자문의 말.

어째서 저는, 미카 씨의 이상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어째서…… 어째서 당신은, 저는, 당신을, 저를…… 어째서……」

그때마다, 제 자신이 그 가능성에서 눈을 돌려왔던 과거가 떠올랐습니다.

모든 것에 대해 의혹의 눈을 돌리고, 결코 믿는 일이 없었던 제가, 미카 씨에 대해서만큼은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았다는 것을.

『만약 내가 배신자였다면 어쩔 생각이었어?」

「그때는 시끄러운 입을 롤케이크로 막을 뿐이겠죠.」

그때 했던 말의 진의를,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자랑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맹신이었다고 단죄해야 하는 것일까요?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해도, 저는 「에덴조약」을 성취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야 하는데.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제 그 맹신이 사람을 상처 입혔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휘말리게 하고, 엉뚱한 혐의 속에 가라앉게 하고, 불화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소중하다고 말하면서도 믿을 수도 없었고, 특별하다고 말하면서 이용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분명, 이것은 저에 대한 벌이겠죠.

저는 혼자 이곳에 있습니다.

「미카 씨…… 저는 그때…… 어떻게 해야 했던 걸까요……?」

아무도 없는 의자를 향해, 저는 눈물을 흘리며 그렇게 묻습니다.

끝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이 테이블의 하얀 천을 적셨습니다.

그 소란스러운 목소리는 대답 하나 하지 않습니다.

모처럼 과자와 차도 준비하고 자리도 준비해 두었는데—.

세 개 있는 의자.

손도 대지 않은 컵이 두 개.

단 하나 남은 자리에 앉은 저.

「으으…… 으으으으으으……!」

천을 꽉 쥐고, 마치 독이 든 것처럼 몸부림칩니다.

추했을 겁니다.

하지만 누가 보든 상관없었습니다.

그것을 조롱당하는 편이, 얼마나 제 마음이 편해졌을까요.

「거짓말이라고…… 그렇다고, 말해 줘……」

미카 씨.

당신이 세이아 씨를 죽이려 손을 썼다니.

어째서, 어째서 그런 것이 현실인 겁니까?

「아아아아아…… 으으…… 으아아아아아……!」

소리 높여 울었습니다.

머릿속에, 지금까지 저의 잘못들이 주마등처럼 달려갑니다.

제가 나쁜 겁니다.

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키리후지 나기사가 틀렸습니다.

그런 것은 알고 있어도, 짊어지기에는 너무나 무겁습니다.

홀로 이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는 것이, 한없이 막막하고.

불안하고.

무섭고.

여기에 있고 싶지 않고.

어딘가 가고 싶고.

이제 살아 있고 싶지 않고.

저는 내내, 이 책망 같은 후회와 참회의 낮잠 사이를 오고 가고 있었습니다.

울고 깨어나고, 잠들고 악몽에 시달리고, 벌떡 일어나고 소리 높여, 저는 끝없이 계속되는 이 길고 긴 현실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누구를 향한 것인지,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도 모를 말을 반복합니다.

「…………살려줘」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저는 테이블에 얼굴 오른쪽 반을 파묻고, 눈물로 흐릿해진 시야 너머로, 있지도 않을 구원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 비참함, 그 편리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심해져서, 또 눈물이 나옵니다.

저의 각오란 이 정도였던 겁니다.

저에게는 아무것도 짊어질 수 없습니다.

「…………돌아가고 싶어요………… 아아…………」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눈을 감으면, 예전의 평온했던 시절이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세이아 씨가 주최하고, 제가 있고, 미카 씨가 있는 티파티.

미카 씨가 얕은 생각을 말하고, 세이아 씨가 귀찮다는 듯 내치고, 제가 씁쓸하게 웃는.

어째서.

어째서 우리에게는, 그런 일상조차 허락되지 않게 되어버린 걸까요?

「…………도와줘…………누가…………」

그러고 보니, 어릴 때는 미카 씨가 도와준 적도 있었네요…….

『나기 쨩은 죽지 않아. 내가…… 내가 있잖아, 너를 지켜줄게』

미카 씨.

어째서 당신은, 마지막에 그런 말을 한 겁니까?

저를 죽이려 했던 당신이.

「…………더는…… 싫어……」

발소리가 납니다.

저는 이미 몸을 일으킬 마음도 없었습니다.

「…………아아,」

저는 그 방문자가 아리우스이기를 바랐습니다.

헤일로를 파괴할 수 있는 당신들이라면, 저를 죽일 수 있습니다.

여기는 세이프하우스가 아닌, 정의실현부의 경호도 없는 저의 집.

여기서 끝낼 수 있다면—.

「……나기사?」

「에――」

그 목소리에는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몸을 일으킨 제가 희미한 시야 너머로 본 것은…… 선생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충격으로 얼어붙은 듯한 표정으로, 저를 되돌아보고 있었습니다.

「…………」

「…………」

서로에게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 그저 놀랐습니다.

어째서 여기를 알았냐는 것보다도, 어째서 저를 만나러 왔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여기에 있을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이 말을 자아내게 해 주었습니다.

「……제3차 학력 시험, 합격…… 축하드립니다」

선생님이 듣고 싶은 말은 틀림없이 이것입니다.

그가 옳았던 것입니다.

보충수업부에는 배신자가 없었습니다.

「당신의 승리네요」

그 말에 선생님이 반응합니다.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싫어서, 그렇게 스스로를 상처 입히고 싶었습니다.

저는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나, 선생님께 깊이 고개 숙였습니다.

「…………돌아가 주세요. 지금의 저에게는, 당신을 만날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정말로 전해야 할 말은, 제 보잘것없는 감정이 방해해서 말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입 밖에 냈더라면…… 저는 다시, 대성통곡할 테니까요.

그래서, 선생님은 돌아가시길 바랐습니다.

「보충수업부 분들께는…… 내일부터 사과하러 가겠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은 더 이상, 돌아가 주세요……」

「나기사……」

「…………」

사실은 화를 내주기를 바랐습니다.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매도당하기를 바랐습니다.

「미안해」

「…………어째서, 인가요」

어째서.

어째서 당신이 사과하는 건가요.

『……미안해』

이런 피비린내 나고 진흙 같은 비참한 상황에 당신을 끌어들인 것은 저인데.

선생님의 깨우치는 말도 듣지 않고, 보충수업부를 만든 것은 저인데!

어째서 당신이, 저에게 사과하는 겁니까?

「미안해, 나기사.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해서……」

「――어째서요!」

저는 선생님의 팔을 잡고, 선생님의 얼굴을 올려다봤습니다.

감정이 역류해 옵니다.

「제가 나쁜 겁니다! 제가…… 제가 잘못했어요! 당신은 아무런 잘못도 안 했습니다! 선생님은…… 선생님은 아무것도! 저런, 거만한 말을…… 선생님께 하면서, 저는…… 저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는 평생 처음으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과거의 제가 현재의 저를 조롱합니다.

쓰레기통째 버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던 그때의 말이,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시원스럽게, 태연하게 말했던 자신이 제 심장을 꿰뚫습니다.

티파티라는 상자째 버려져야 하는 것은, 오히려 저였을 텐데.

길을 잘못 들은 소꿉친구를 간파하지도, 구원하지도 못했던, 무력한 저에게는—.

당신으로부터 자비를 받을 가치도 없습니다.

「나기사는 잘못 없어――」

「그런 건 친절도 뭐도 아닙니다! 지금의 저에게는 괴롭기만 할 뿐이에요……!」

그렇게 말하고, 저는 신경질을 부리며 발을 굴렀습니다.

그렇게 하고는, 휙 뒤돌아보며, 제가 앉아 있던 의자를 한 손으로 잡고 던져버렸습니다.

가냘프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흰 의자가, 정돈된 화단에 부딪혀, 보기 흉하게 찌그러졌습니다.

저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몇 번이고 가리켰습니다.

「저것을 보세요! 저것을! 선생님, 저것입니다!」

「……」

「저 의자입니다. 저것이 저입니다. 티파티의 호스트 따위의 자리는, 저에게는 과분한 직책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저는 안 됩니다. 형편없는 인간이었던 거예요, 선생님! 얄미운 데다, 악취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것은 세이아 씨의 의자입니다……. 제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저는……」

저는 무엇이었을까요.

흘러갔던 시간이 달려갑니다.

세이아 씨가 죽은 뒤— 저는 호스트에 취임했습니다.

모든 것을 숨기고, 모든 것을 위장하고. 트리니티 종합학원을 위협하는 것 따위 아무것도 없다고, 헤일로를 파괴한다는 끔찍한 현실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해서, 미카 씨와 함께 임시방편의 평온을 꾸며냈습니다.

그것은 공포 속의 평화였습니다.

어디에 적이 있고, 누가 믿을 만하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가운데에서의— 평화.

연방학생회장은 실종되었고, 온갖 자치구, 온갖 학원에서 불안한 움직임이 늘어가는 가운데, 필사적으로 평화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제가 낙원을 구했던 근원.

누군가가 고통받고, 누군가가 슬픔 속에 가라앉으려 해도, 그것은 죽음보다 비참한 것은 아니라고, 그렇게 되뇌며.

그 불화의 연쇄가, 마침내 저 자신을 파괴할 때까지—

「나기사 잘못 아니야. 내 잘못이야」

「닥쳐요…… 왜 그런…… 닥치세요,――닥쳐!」

선생님의 말에, 저는 화가 났습니다.

저는 제 걸음걸음과 함께, 그 거대한 말로 부정당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말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걸로 용서받을 만큼 제 죄는 가볍지 않습니다.

저는 그 순간, 눈앞의 남자를 진심으로 증오했습니다.

「제가 소꿉친구의 이상징후를 눈치채지 못한 것이, 선생님 잘못인가요? 아니죠? 제 잘못입니다! 제가 미카 씨를, 좀 더, 제대로……!」

하지만 선생님은, 슬픈 듯 고개를 좌우로 저을 뿐이었습니다.

「내 실수였어. 나는 너를 의심암귀의 어둠에서 구해낼 수 없었다. 너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할 수 없었어……」

더 이상 지긋지긋했습니다.

제 갈 곳을 잃은 감정은, 정신 차리고 보니 테이블을 발로 차고 있었습니다.

소리를 내며 무너지는 저의 1인 티파티를 끝까지 지켜보지 않고, 저는 뛰쳐나가 집 안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렇게 폭풍처럼 온 집 안을 잠그고 다녔는데, 선생님이 쾅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기사!」

「시끄럽습니다! 롤케이크가 아니라, 총구를 들이받고 싶으신가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자각은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 타이밍에 선생님이 뛰쳐들어왔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총을 겨누었을 겁니다.

그만큼 감정이 고조되어서, 어떻게든 되어버릴 것 같아서, 도움을 바라서, 저는 악을 쓰면서 계단을 뛰어 올라, 제 침대에 뛰어들었습니다.

「어째서…… 제게 오는 건가요 아아아……」

베개를 껴안으며, 저는 신음했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마음을 알 수 없었습니다.

초라한 키리후지 나기사 따위는 잊고, 보충수업부 분들을 위로하고 있어야 할 당신이, 어째서 여기에 와버린 걸까.

내버려 두기를 바랐습니다.

한 조각의 가치도 없는 쓰레기처럼 다루어주기를 바랐는데.

「……나기사」

「오지, 말아주세요……」

문 너머에 선생님이 서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생님은 아래층 문을 부순 것 같았습니다.

어째서, 왜, 당신은, 저를.

그렇게까지 해서.

어째서.

왜.

「나기사」

「……」

「나를…… 부디 용서하지 말아줘」

「뜻을…… 모르겠어요」

「너에게, 나는 무책임한 어른이었다」

「그럴까요……」

결과적으로 선생님은 모두 옳았던 거니까.

저에게 무책임하게 느껴졌던 이상론도, 그의 태도도, 언동도, 행동도, 전부…… 현실로서 모두 이치에 맞았습니다.

저의 모든 것이 무의미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어째서 선생님은 저를 감싸시는 건가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타인을 믿지 못했던 것은, 제 책임이 아닌가요?」

「……그래. 하지만, 네가 타인을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나는 너에게 약속했어. 하지만 그것을 지키지 못했지」

「그런 것까지 짊어지고 있으면……」

당신 쪽이 망가져 버릴 겁니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상체를 일으키고, 문 너머에 서 있을 선생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어째서……」

「……」

「선생님. 당신은, 어째서」

긴 침묵이 있었습니다.

깊은 정적의 밤.

제 숨소리가 들립니다.

문 너머의 선생님이 몸을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문 너머로 서로 바라보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창문에서 달빛이 비쳐 들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천천히 하얀색 바닥에 발을 내렸습니다.

마지막 망설임은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해제되었습니다.

「……선생님」

작은 소리로 부릅니다.

문이 삐걱, 하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려 갑니다.

불빛도 켜지지 않은 어둠 속에서, 달빛을 경계로 우리는 만났습니다.

아아―― 안 되겠네요.

당신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안심하고 있는 제가 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건방지며, 형편좋은 감정이라 할지라도――.

저는 이 사람을 믿어버리고 있습니다.

아니요――.

믿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기사」

「선생님」

흐르는 눈물을 숨기지 않고, 저는 그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이 감정의 이름은 모르지만.

부디.

「저를,」

「응」

「저를………… 도와, 주세요…………」

그 말에 몇 겹의 의미를 담아.

선생님은 애처롭게 웃으며, 저에게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나기사. 이번에야말로…… 너를 돕겠다고 맹세할게」

손가락 끝이 포개져 약속이 교환됩니다.

그날 밤부터―― 저는 선생님의 학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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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7.11번역

소설핫산) 사랑과 나기사와 티파티 ~나기의 해변 편~ (3)

#키리후지 나기사#티파티#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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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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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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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5.07.1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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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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