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어."
집의 문을 열자 따뜻한 빛과 향긋한 카레 향이 지친 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이미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애완견 '호헤토'가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며 달려들었다.
"오~ 옳지옳지, 다녀왔단다. 착하게 잘 지냈니~?"
퇴근 후 집에 오면 호헤토는 항상 귀를 쫑긋 세우고 폴짝폴짝 뛰며 코를 킁킁거리며 마중을 나온다.
그 몇 년 만의 재회라는 듯한 감정의 폭발에, 피로로 완전히 굳어진 입꼬리도 저절로 부드러워져 간다.
체력이 남아도는 호헤토의 열렬한 환영은 대개 어느새 가벼운 실랑이로 발전하기 때문에, 결국은 더욱 피곤하게 되어 버리는데…….
"키킷, 돌아왔나?"
현관에서의 공방을 눈치챈 앞치마 차림의 아내가 야무진 미소와 함께 복도 안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앞치마에는, 매우 아끼는 이부키가 그려 준 호헤토와의 그림이 그려진 것이 장식되어 있다.
"다녀왔어, 마코토."
"어서 와, 달링."
"…응."
일하러 갈 때와 퇴근할 때만 마코토는 나를 "달링"라고 부른다.
이것은, 마코토가 '결혼했는데 언제까지나 선생님이라 부르는 건 멋지지 않아! 뭔가 좋은 느낌의 호칭은 없는가'
라고 수수께끼의 고집을 발휘한 결과, 특별히 뽑힌 것이 이 호칭이다.
다만, 그녀 자신은 일반적으로 달링(이나 허니)가 통용되는 상황이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부를 때에 안아 버리는 특유의 망설임이나 수줍음은 일절 없는 것 같다.
덕분에 겁없는 미소를 띤 채 반쯤 국어책 읽는 듯한 '달링'으로 맞아주는 초현실적인 아내가 탄생했다.
덧붙여서, 집 안에서의 평상시의 호칭은 '당신'이나 이름으로 부른다.
가끔 선생님이 나오는데 그걸 지적하면 화를 낸다.
"피곤하지? 가방이랑 겉옷을 줘. 저녁 식사는 곧 준비 되지만 먼저 목욕을 할 건가? 하려면 따뜻한 물을 준비해 놓겠다."
"음……세번째의 선택지는?"
"어?"
넥타이를 풀면서 그렇게 물어본다.
"마코토라고 하는 선택지는?"
"…가장 마지막의 즐거움으로 간직해 둬라."
"알겠어. 그럼 먼저 목욕부터 할까?"
"아아, 알았다."
예상외로 냉정한 대답에, 무심코 휘유하고 휘파람을 울렸다.
이번에는 쿨하게 대응했지만, 매번 이런 느낌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결혼 전처럼 얼굴을 붉히고 머뭇거리기도 하는 것이다.
보통이라면, 이러한 종류의 교환이 신선한 것은 처음뿐이고, 순진한 반응도 횟수를 거듭할수록 익숙해져,
최종적으로는 컨베이어 작업처럼 무미건조한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지만, 마코토에는 그런 것이 없다.
하루하루가 신선하고 그날그날의 마코토가 있다.
정말 지루하지 않은 여자다.
"야! 호헤토! 앞치마를 물지 말라니까! 에잇, 놔!"
"오늘은 카레야?'
"키킷, 이번 건 정성이 들어간 일품이라구? 엄선한 워낙에 최고급인 향신료와 허브를 사용해 카레 가루를 만드는 것부터...
어이! 주머니에 얼굴을 넣지 마! 거기 간식은 없다고 몇 번이나 말해야 아나!?"
"말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
"흥, 무슨 말을 하는지. 호헤토는 장래엔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최강의 파수견이 되어 줘야 해.
지금처럼 얼빠져서는......우오오오!? 갑자기 덤벼들어 핥으려는 것은 그만 둬라!!"
그리고 기르는 개로부터 죽을 만큼 얕보이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목욕을 마치고 거실로 들어가니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와, 대단하네"
"그렇지?"
카레에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의 샐러드, 데친 파로 만든 마리네, 모듬 야채 피클, 양파 수프, 저먼 포테이토에 단호박 사브지.
바리에이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모두 공이 많이 든 일품요리다.
설령 하루 내내 집에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할 기운은 내게는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마코토는 사실 가사 능력이 높다.
이것은 결혼하고 나서 알게 된 일이다.
식기를 준비하고, 왠지 의자 옆에 대기하고 있는 호헤토를 애완동물용 먹이와 함께 정위치시킨다.
유감의 뜻을 표정으로 전력 표현하는 녀석을 곁눈질하며 식사 시간.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키킷, 당연하지! 마코토 님의 손이 닿으면 이 정도는 여유다."
마코토가 훌륭하게 우쭐대는 얼굴을 선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녀의 자만심이 아니다.
취미가 요리가 될 정도로 마코토는 요리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내게 차려주는 일상적인 식사뿐만 아니라 이부키를 비롯한 전 만마전 멤버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요즘은 과자 만들기에도 힘쓰고 있는 것 같다.
결혼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면 나란히 설거지를 한다.
그게 끝나면 각자 내일을 대비해서 행동한다.
마코토가 목욕하고 있는 동안 나는 내일의 준비와 호헤토와의 밤 산책.
집에 돌아오면 하루는 1시간 정도 남았다.
그리고는 부부끼리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대화를 즐기거나.
날짜가 바뀔 때쯤이 되어 우리는 침실로 향한다.
내일은 휴일이니까 오늘은 푹 쉴 수 있을 것 같다.
침대 머리맡의 디지털 시계 바늘은 2시 반을 표시하고 있었다.
뜨거운 열기도 식어 바깥 공기에 노출된 몸을 다시 따뜻하게 하며 서로를 껴안는다.
시트를 가슴 앞에서 붙잡고 내 어깨에 머리를 맡기는 마코토의 모습을 주황색 침대 램프의 빛이 비추고 있다.
이미 필로우 토크는 끊기고, 고요한 침실에서 들리는 것은 희미한 난방기 소리와 두 사람의 호흡 소리뿐.
우리 부부는 사랑을 나눈 후에 몇 가지 시시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어느 쪽에서인지 말수가 줄어드는 것을 계기로, 그대로 조용한 밤에 몸을 맡긴다.
잠이 들기 전 나는 문득 불안해지는 일이 있다.
마코토는 나와 결혼해서 행복한 것일까, 라고.
그렇다고 불안을 부추기는 결정적인 이유가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고 막연한 감정일 뿐이다.
마코토는 결혼하고 나서 꽤 둥글어진 것 같다.
태도나 어조, 그 분방함은 이전과 그렇게 다르지 않지만, 더 근본적인 부분에 있어서,
'인생=야심'의 등식이 성립되는 듯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결혼 전의 그녀와 비교하면 분명히 온화해졌다.
환경이 변하면 사람도 어느정도 변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근본을 이루는 부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마코토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 부부 생활은 평화롭다.
관계는 양호하고, 풍파가 일지 않는 온화한 일상이 있다.
나는 이 생활에 충분히 만족한다.
마코토는?
평화롭고 단조로운 일상 따위, 그녀의 원대한 야망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이 결혼 생활은, 그녀에게 있어서 몹시 따분한 것은 아닐까……그렇게 생각해 버린다.
옆에서 눈을 감고 있는 마코토를 멍하니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시선을 눈치챘는지
마코토가 눈을 뜨고 이쪽을 올려다보았다.
"미안, 깨웠어?"
"아니, 안 잤어."
"그렇구나."
"아직 잠이 안 오나?'
"……좀 생각할 게 있어서."
마코토는 가만히 나를 쳐다본 채 옆으로 몸을 돌렸다.
"마코토는."
"응?"
"나랑 결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해? 행복해졌어?"
평소 같으면 꺼릴 법한 질문이 오늘은 왠지 입 밖으로 나왔다.
마코토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어서 실소하듯이 대답했다.
"흥… 뭐야,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당신이랑 부부가 되길 잘했냐고? 물론이지!
당초 계획과는 조금 다르게 됐지만, 샬레의 선생 옆에서 바라보는 키보토스의 경치는 정말 유쾌하다! 큭큭큭!"
누워 있기 때문에 조금 삼가고 있긴 하지만 마코토가 몸짓과 손짓으로 그렇게 표현한다.
"만약 내가 지금의 입장을 버리고, 즉 샬레 선생님을 그만두고 어딘가 먼 곳에서 살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예방선을 치듯 농담조로 질문을 이어갔다.
"시시한 질문이군. 따라갈 게 당연하지."
거침없는 대답에 이번에는 내가 멍해져 버렸다.
약간의 침묵이 있었지만 나는 더 계속했다.
"하지만 마코토가 말한 권위나 명성을 잃게 될 텐데."
마코토는 조금 생각하는 기색을 보이며 대답한다.
"……원대한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 당신에게 다가간 것은 확실히 맞아.
그것이 키보토스 전역을 장악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뭐, 생각보다 지금 생활이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아침에 남편을 배웅하고, 낮에는 세탁이나 청소를 하고, 애완동물의 산책과 먹이를 주고, 오늘의 식단을 생각하고,
쇼핑을 가고, 요리를 만들면서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야망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런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일상에 나는 이상하게 만족하고 있어."
천천히 타이르듯이 마코토는 말했다.
상냥한 목소리였다.
"왜 갑자기 그런 걸 묻지?"
"그렇게 자유분방했던 마코토를 봐 왔으니까. 지루하지 않을까 싶어서."
"키키킷! 뭐야, 내가 떠나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불안해진 건가? 하하하하! 의외로 귀여운 구석도 있잖아!"
찰싹찰싹 내 몸을 때리며 마코토가 크게 웃는다.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은 듯하다.
"흥, 안심해도 좋아. 당신은 내가 내 의지로 선택한 인생의 반려자다.
이제 당신의 인생은 나의 것이고, 나의 인생은 당신 것이다.
일련탁생, 어디에라도 따라가는 거야. 지옥이든, 세계의 끝이든, 말이다.
…………뭐, 요점은, 그……뭐냐. 사, 사………사랑하고 있으니까……………
아아! 이런 격에 안 맞는 말이라니!"
"모처럼 중간까지는 멋있었는데."
"으아아아! 실수했다-!"
"그리고 아까 그렇게나 좋아한다 말해놓곤 새삼스럽게 부끄러워 하는 거야?"
"뭣…! 그, 그거랑은 또 이야기가 다르지!!"
마코토랑 있으면 정말 지루하지 않다.
그녀와 함께 할 수 있었던 행복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오늘은 마코토의 생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선물을 주자.
그리고 가족끼리 느긋하게 외출이라도 하자.
이런 행복한 날들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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