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1자
파파고
허접임
오타오역 지적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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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선생님은 나랑 사귀어야 해."
어느 날 오후 즈음.
오늘 당번인 시로코에게 아무 빌드업도 없이 갑자기 그런 말을 들었다.
"......응? 갑자기 무슨......"
몇 초간 굳었다가 어떻게든 말을 짜낸다.
사랑의 고백...치고는 상당히 순진하다. 분명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쇼핑하는 데 사귀어줬으면 좋겠다든가. 분명 그런 게 틀림없다.
"응...선생님 둔감해. 나는 선생님과 연인이 되고 싶다고 했어."
방금 그 말 취소. 엄청나게 직설적인 사랑 고백이었어.
시로코는 너무나도 평소와 다를 게 없어 이상한 눈치를 보고 말았다.
아니 그래도 왜 이 분위기라곤 없는 타이밍에......
"어어...ㅇ,왜일까?"
바보다 나. 분명히 당황하고 있어.
고백하는 사람한테 그런 걸 왜 물어봐.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거랑 같다. 사람에 따라서는 열받아서 머리가 폭파될 거야.
"선생님이 좋으니까. 사랑하니까...그러면 안 되는 거야?"
눈이 갈 곳을 잃은 나와는 달리 시로코는 한 발짝 더 내딛으며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본다.
뭐야 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반짝반짝한 눈은.
그 '이대로면 선생님을 확실히 얻을 수 있어' 같은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거야. 도망치면 하나, 전진하면 둘이란 거냐.
"선생님의 답이 듣고 싶어. 대답해줘."
"어어...그러네... 시로코, 우린 선생과 학생이야. 기쁘지만 네 마음에는 응할 수 없다고나 할까."
어떻게든 마음을 가다듬고 부드럽게 고백을 거절한다.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전혀 알 수 없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발 밑에서부터 기어오른다.
"......그래, 선생님의 마음은 알겠어."
그렇게 말하고는 시로코는 다시 평소와 같은 태도로 자리에 돌아갔다. 감정의 흔들림이라고는 전혀 없어서 무섭기 그지없지만, 그날은 아무 일 없이 업무를 마쳤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며칠 후, 모모톡으로 곤란한 일이 있으니 집으로 와달라는 메시지를 받고 나는 시로코의 집으로 찾아갔다.
현관에서 나를 맞이해준 시로코는 잠옷 차림이었다.
뭔가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은 모양이지만......
"콜록......선생님. 우선은 방으로 와."
안내받는 대로 시로코의 방으로 들어가자 시로코는 허겁지겁 침대로 가 눕는다.
"혹시...감기야?"
"아니야...그것보다 더 심해."
"어? 괜찮은 거야? 그러면 나보다 병원에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응, 이 병을 고치려면 선생님이 필요해."
"...그러면?"
"이 병을 고치려면, 선생님이 나에게 키스해주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해야 해. 자, 선생님. 빨리. 내 목숨이 다 타버리기 전에."
도중에 시로코의 목소리가 확실히 또박또박 들렸기 때문에, 꾀병인 걸 확신했다.
근데 이런 거로 안 들킬 줄 알았을까.
뭐야 이 키스하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 않으면 낫지 않는 병이란 설정은. 너무 날림이잖아.
"시로코."
"선생님 왜 그래? 나는 언제든 괜찮아......"
"설교야."
그 다음 날.
일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응, 느네 엄마다."
이것 봐라~
엄마 나 핸드폰 고장났어도 아니고 오히려 느네 엄마다라니 어이가 없네. 우리 엄마를 사칭하다니 배짱도 좋구만. 칭찬해주마.
"요즘은 잘 지내고? 좋은 사람은 만났고?
슬슬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 아니니. 개인적으로는 은발에 늑대 귀 달린 아비도스 학생이 좋을 것 같은데 어때?"
억지로 말투를 바꾸고 있는 게 티가 확 난다.
아니 쓸데없는 참견이야.
"시로코, 장난칠거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
여러모로 너무 노골적이다.
그리고 다음 날.
어제와 거의 같은 시간에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후후후...너의 소중한 시로코...스나오오카미 시로코의 목숨은 우리에게 달렸다."
"시로코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시로코에게 '좋아해' 라고 말해~. 자, 시로코, 선생님이야~"
야야야야야ㅑ. 이번에는 유괴냐.
심지어 아비도스 학생들도 한 패야.
'호시노 선배 정말 괜찮을까? 한번 거절당했고..."
'으헤~ 이러고도 안 되면 내일부터 선생님을 염치도 없는 고자O끼라고 부를 수 밖에 없겠네~'
다 들린다.
그건 그렇고 그게 더 위험한데.
하지만 그런 것에 굴복할 내가 아니다. 그렇다기보단 굴복하면 학생에게 손을 대는 변태 교사가 되어버린다.
"잠깐 얘들아? 이러면 안 돼. 시로코도 주변 사람들 말려들게 하지 말고..."
그런 설교 따위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빠르게 전화가 끊긴다.
시로코, 정말 미안하지만 네 마음에는 응할 수 없어. 예를 들어 아비도스의 모두로부터 염치도 없는 고자O끼라 불리는 한이 있어도...
그렇게 속으로 시로코에게 사과하고, 일을 하기 위해 다시 펜을 잡자 책상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는 걸 느꼈다.
"지, 지진...?"
그러고는 방문이 폭파되고, 그 틈으로 침입한 누군가가 재빨리 나를 붙잡는다.
"시, 시로코!? 어째서 여기에..."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선생님이 받아주지 않으니...어쩔 수 없어. 사실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뭐,뭘..."
"응, 선생님을 덮치는 거야. 그러고 기정사실을 만드는 거지."
그렇게 말을 마치자 마자 내 옷에 손을 뻗는다.
"기, 기다려 시로코! 말로 해도 충분해! 말로 해도...으악!!"
헤일로도 없는 일반인이 키보토스의 학생을 이길 리 없었고, 나는 시로코에게 당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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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면 하나, 전진하면 둘은 뭔소린가 찾아보니까 건담에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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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룬쟈네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