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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오치 마리 편
“...오늘도 당신에게 행복이 깃들기를.”
오늘도 성당 안에서 조용히 기도를 드린다. 반복되는 일과. 내일도 모레도 계속 이어질 행위. 훌륭한 시스터가 되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는 것.
“오늘도 기도하는 거야? 마리.”
“앗… 안녕하세요, 선생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그곳에는 선생님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연락은 따로 없으셨는데요…
“도와달라고 히나타한테 연락이 와서 말야…”
“아, 그랬군요.”
뜻밖에 이런 모양이 되었지만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마리.”
“네, 무슨 일이신가요?”
“저번에 마리가 갖고 싶다고 한 물건이 있었잖아?”
“엣?”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선생님은 제게 작은 봉투를 건넸습니다.
“저, 저기… 내용물을 열어 봐도 괜찮을까요?”
“응, 그럼.”
안에서 나온 것은 작은 손수건. 예전에 샬레에서 일을 도와드릴 때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선생님께 같은 것을 가지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구입해 주실 줄은 몰랐는데요.
“정말 감사합니다.”
“신경 쓰지 마. 마리는 언제나 열심히 하니깐.”
그럼 안녕, 이라는 말을 남기고 선생님께서는 히나타 씨를 도와주러 가셨습니다. 저는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합니다. 솔직히 말해 기분이 좋아서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쁩니다.
“앗…”
눈가에 그만 눈물이 맺히고 말았습니다. 이러면 안 됩니다. 슬픈 일이 있었냐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기쁨의 눈물을 훔치고 저는 다시 일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잠시 후 저는 학교 안뜰에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아서 다소 나른해집니다. 그런 때였습니다.
“시스터, 마리!”
같은 시스터후드 분이 저를 불렀습니다.
“아, 네!”
갑작스러운 부름에 저는 놀라면서도 대답을 했습니다.
“괜찮으세요!? 무슨 힘든 일이 있었던 거죠!?”
“...네?”
“시스터후드에 소문이 났어요! 마리 씨가 성당에서 눈물을 흘렸다고요!!”
“!!!?”
이런, 울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니… 부끄럽습니다.
“선생님한테 무슨 일이라도 당한 거예요?”
“아, 아뇨. 아무것도… 그저 하얀 손수건을 받았을 뿐이에요.”
“하얀 손수건을 줬다고요!?”
눈에 보일 정도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립니다.
“시, 시스터 마리에게 이런 일이!! 당장 사람들을 모아 선생님을 잡으러 가죠!!”
“에, 에에엣!?”
“이렇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단심문도!”
“잠시만요!!!?”
~~~
“...그렇게 돼서 내가 화형에 처해질 위기라는 거지.”
“저, 정말 죄송합니다!”
“아냐, 마리는 잘못 없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손수건을 주는 것에는 인연을 끊는다는 의사표현이 담겨있다는 설이 있어 선생님이 저를 차 버렸다는 식으로 해석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둘이서 애써 설명을 한 끝에 어떻게든 선생님께서는 중세적인 처형을 피하실 수 있었습니다.
“나도 공부가 부족했어… 좀 더 신중하게 선물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 그렇지 않아요! 잘못한 건 전적으로 제 쪽입니다…”
“그래도 그럴 만 하니까… 마리처럼 매력적인 사람을 차 버렸다고 하면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도 이해가 돼.”
선생님의 한 마디에 온몸이 단숨에 뜨거워졌습니다.
“어, 그게… 저는 그런 매력과는 거리가 먼 걸요…”
“그렇지 않아.”
선생님은 윔플* 너머로 제 뺨을 만지셨습니다.
“마리는 무척 매력적인 여성이야.”
*수녀가 머리에 착용하는 천 가리개
참고로 이 사건 이후로 한동안 선생님께서는 트리니티에 방문하실 때마다 돌멩이나 나뭇가지 등에 맞으셨다고 합니다…정말 죄송합니다.
카에데 편
“선생님~! 나한테 줄 선물이 있다는 거 진짜야!?”
카에데는 눈을 반짝이며 내게 다가왔다.
“응. 무시퀸이 새로 나왔잖아? 그걸 사실 한 박스 분량을 통째로 선물받았거든.”
“굉장해!!”
“기왕 이렇게 된 거 카에데한테 줄까 싶어서.”
“그래도 돼!?”
“물론이지. 게헨나 수학여행 때도 열심히 했으니까. 상으로.”
“와아!!”
가방에서 받은 선물을 꺼낸다.
“...선생님?”
“...어라?”
마구잡이로 쌓인 채로 전달받았기 때문에 흩어지지 않게 하나로 묶어 두었다. 그래, 그건 틀림없다.
문제는 묶는 방법이었다.
“!!!?”
“으음, 이거… 가죽 고리인가?”
정확히 말하자면 가죽 초커다. 휴일에 외출할 때 착용하려고 산 것이다. 아니, 디자인만 놓고 보면 개목걸이나 다름없지만.
“아, 아니야 카에데, 따로 묶을 만한 게 없어서…! 절대로 학생한테 개목걸이를 채우려고 한 건 아냐!”
“그렇구나! 결투사답게 패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네! 완벽하게 이해했어!!”
“요만큼도 이해 못 했잖아!!”
“유명한 카드배틀 만화에도 나온 대사잖아! 팔에 은장식을 더 감아보는 게 어때!* 그런 거지! 선생님!”
“있긴 있는데 아니야!!”
“바로 찰게!!”
“글쎄 아니라니까!”
*유희왕 애니메이션 50화, 어둠의 유우기가 말한 대사
말을 마치자마자 카에데는 초커를…
“어때! 어울려!?”
팔에 차 버렸다.
…아무래도 팔찌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불행 중 다행이다.
“...아, 응. 잘 어울려.”
“진짜!?”
신이 난 카에데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개목걸이를 찬 카에데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좀 섬찟하다. 학생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죄책감을 안고서 나는 수행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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