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M #드라마 #치히로
원본 by ap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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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1>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복도는 평소처럼 무기질적인 LED 불빛으로 가득했다.
벽면에 매립된 디스플레이에는 오늘의 일정과 각 동아리의 공지 사항이 스크롤되고 있었다.
선생은 복도를 걸으며 오늘 해야 할 작업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복도 모퉁이를 돌자, 약속 장소인 라운지에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안녕, 선생님. 오늘도 바빠 보이네.“
담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카가미 치히로. 베리타스의 부부장이다.
평소처럼 차분한 태도로 선생을 향해 한쪽 손을 들어 올렸다.
"안녕, 치히로. 오늘도 잘 부탁해.“
선생은 미소로 화답했다. 하지만 곧바로 어떤 위화감을 느꼈다.
‘어라……? 오늘, 평소에 들던 가방이 아니네.’
치히로의 등에는 평소의 가방 대신 조금 커다란 배낭이 메어져 있었다.
안에는 노트북이나 자료가 가득 들어있는지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선생은 치히로의 뒷모습을 보며 무심코 뒤를 따르려 했다.
그리고…보고 말았다.
배낭 밑부분이 치히로의 교복 치마 밑단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치마가 크게 말려 올라가, 그 아래의 하얀 천이 빛을 받으며 당당하게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어?’
순간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선생의 뇌가 상황을 처리하는 데 몇 초가 걸렸다.
‘보여.
완벽하게 보이고 있어. 치히로의 팬티가.
가릴 생각은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다 보이고 있다고!?’
선생은 황급히 시선을 천장으로 돌렸다. LED가 유난히 눈부셨다.
‘진정해. 일단 진정하자.
이건 지적해야 해. 당연히 지적해야지.
난 선생이잖아? 학생의 옷차림을 바로잡는 건 선생의 의무다.’
선생은 한 발짝 내딛으려다 곧바로 발을 멈췄다.
‘…잠깐. 만약 내가 "치히로, 팬티 보여"라고 말하면 어떻게 되지?’
뇌내 시뮬레이션이 시작되었다.
ー"선생님. 어딜 보고 있었던 거야?"
ー"최악이야……!“
‘…안 돼. 지적하는 순간 끝장이다.’
선생은 식은땀을 닦았다.
‘그럼 지적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자.
이대로 입 다물고 있으면 돼.
치히로가 스스로 눈치채거나, 작업실에 도착해서 앉으면 자연스럽게 고쳐질 테니까…….’
하지만 곧바로 또 다른 가능성이 뇌리를 스쳤다.
‘만약…이대로 다른 학생이랑 마주친다면?
"치마 말려 올라갔어요"라고 말해버린다면?’
ー"선생님. 계속 뒤에 있었지?"
ー"…왜, 말 안 해줬어?“
‘이거, 외통수 아냐?’
선생은 복도 한복판에서 인생 최대급의 딜레마에 직면했다.
지적해도 지옥, 안 해도 지옥.
체스로 치면 주크츠방크.
어떤 수를 두든 악수가 될 수밖에 없는 국면이었다.
치히로는 선생이 멈춰 서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그대로 몇 걸음 앞서 걷고 있었다.
하얀 천이 마치 항복의 백기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아니, 잠깐. 제3의 선택지가 있어.’
선생의 눈이 번뜩였다.
‘좋아…할 수밖에 없어.’
선생은 결심을 굳히고 치히로에게 다가갔다.
"우와앗!“
선생은 과장되게 발을 헛디디며 균형을 잃은 척 치히로의 배낭으로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배낭 밑부분을 낚아채 끌어당겼다.
배낭에 끼어있던 치마가 스르르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
선생은 그대로 무릎을 꿇으며 복도에 쓰러졌다.
"…뭐 하는 거야?“
치히로가 뒤를 돌아보았다. 의아한 눈초리로 선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니, 살짝 넘어졌네. 왁스 칠을 했나? 요즘 이 근처가 유난히 미끄럽더라고.“
선생은 웃으며 일어났다.
무릎이 조금 아팠다.
연기라곤 해도 진심으로 넘어졌기에 대미지는 실전이었다.
"후우……. 선생님, 괜찮아?“
치히로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도 조금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응, 전혀 괜찮아. 자, 가자.“
선생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걷기 시작했다.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미션…컴플리트.’
그날의 작업은 아무 일 없이 끝났다.
며칠 후.
선생은 키보토스 번화가에 있는 대형 서점 앞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모톡 화면에는 치히로가 보낸 메시지가 떠 있었다.
[보안 관련 기술 서적을 좀 보고 싶기도 하고, 선생님 새 PC 부품 사는 거 도와주고 싶은데.]
선생은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서점 입구 옆에 서 있었다.
휴일의 번화가는 북적였고, 다양한 학교의 학생들이 오가고 있었다.
선생이 PC를 새로 맞추고 싶다고 중얼거렸더니, 치히로가 부품 선정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치히로는 PC에 정통하니 분명 좋은 조언을 해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인파 너머로 낯익은 모습이 나타났다.
"미안, 많이 기다렸어?“
치히로가 가볍게 뛰어서 다가왔다.
선생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사복 차림의 치히로는 평소 보던 모습과는 인상이 조금 달랐다.
심플한 검은색 상의에 꽤 짧은 길이의 치마.
다리가 매끈하게 뻗어 있어 밀레니엄 교복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풍겼다.
‘…짧다.’
선생은 그 감상을 뇌 깊숙한 곳에 봉인하고 평소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 방금 왔어. 그럼 들어갈까?“
두 사람은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치히로는 망설임 없이 기술 서적 코너로 향했다.
보안 관련 선반 앞에 서더니 책등을 하나하나 확인해 나갔다.
그 눈빛은 평소의 온화한 모습에서 날카로운 전문가의 그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책…개정판이 나왔었네. 이전 버전은 정보가 좀 낡았었거든.“
치히로가 선반 아래쪽에 있는 책으로 손을 뻗었다.
살짝 허리를 숙여 책등을 확인하는 자세가 되었다.
그 순간.
짧은 치마 밑단이 살랑이며 떠올랐고, 그 안쪽이 선생의 시야에 뛰어들었다.
선생은 광속으로 시선을 천장으로 돌렸다.
서점 천장은 하얬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하얀색이다.
훌륭한 하얀색이다.
하지만 방금 치히로의 치마 사이로 보인 것은 정반대인 검은색이었다.
치히로는 계속해서 마음에 드는 책을 찾을 때마다 선반 낮은 곳으로 몸을 굽혔다.
그때마다 선생의 시야 끝에서 검은 천이 아른거렸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선생은 필사적으로 시선을 관리했지만, 인간의 본능은 참으로 고약해서 보지 않으려 하면 할수록 의식이 그쪽으로 끌려갔다.
‘…저기, 치히로 양. 굽힐 때 치마를 가린다는 개념, 모르시는 건가요.’
선생은 내심 탄식했다.
‘이거……지적해야 하나?’
선생의 뇌내에서 며칠 전과 똑같은 딜레마가 재가동되었다.
‘“치히로, 치마 너무 짧지 않아?”…….
안 돼. 이건 완전히 치히로 다리를 뚫어지게 쳐다본 놈의 발언이다.’
‘"조금 더 긴 치마를 입는 게 좋지 않을까"…….
이것도 안 돼. 왜 남의 치마 길이에 참견하는 건데.’
‘"굽힐 때 조심하는 게 좋아"……. 네, 바로 아웃입니다.’
‘이거, 외통수 아냐?’
또다시 같은 결론에 도달한 선생은 여기서 한 가지 결단을 내렸다.
‘…못 본 걸로 하자. 강철 같은 마음으로, 아무것도 못 본 걸로 하는 거야.’
선생은 각오를 다졌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선생의 시야에는 기술 서적밖에 비치지 않는다.
그렇게 하기로 했다.
"선생님, 이쪽도 좀 봐줄래?“
치히로가 걷기 시작했다.
선생은 조금 거리를 두고 대각선 옆 위치를 확보했다.
정면도 배후도 아닌 안전한 각도. 이 위치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좋아. 이 위치만 유지하면 버틸 수 있어.’
그 후로도 몇 번 아슬아슬한 장면이 있었지만, 선생은 철의 의지로 시선을 계속 통제했다.
이후 PC 부품 코너에서도 강철 같은 마음을 유지하며 아무 일 없이 쇼핑을 마칠 수 있었다.
"오늘 같이 와줘서 고마워.“
치히로는 아주 살짝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나야말로 고마워. 치히로 덕분에 좋은 PC를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오늘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절대로,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
또 다른 날의 일이었다.
전날 저녁, 치히로로부터 모모톡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선생님, 오늘 밤에 샬레 보안 점검을 좀 하고 싶은데. 선생님 퇴근한 뒤에 잠깐 작업해도 될까?]
[응, 괜찮아. 항상 고마워, 치히로.]
[알았어. 금방 끝낼 테니까 신경 쓰지 마.]
그런 대화를 나누고 선생은 먼저 샬레를 나섰다.
치히로의 보안 점검은 언제나 완벽하다.
아무 걱정할 것 없다.
다음 날 아침.
선생은 샬레에 도착했다. 입구 보안을 통과하고 문을 열었다.
"안녕…….“
인사는 도중에 멈췄다.
소파 위에 치히로가 잠들어 있었다.
교복을 입은 채로 노트북을 펼쳐놓은 상태로 소파에 누워 있었다.
아무래도 작업을 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치히로…밤을 새운 건가. 금방 끝내겠다고 하더니.’
선생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치히로에게 다가갔다.
깨워서 적어도 담요라도 덮어주자. 그런 생각으로 소파 옆에 섰다.
그리고…보고 말았다.
치히로는 천장을 향해 누운 상태로 두 다리를 소파 양옆으로 크게 벌리고 있었다.
교복 치마는 완전히 말려 올라가 있었고, 그 아래의 코발트 블루색 천이…….
이제는 보인다거나 안 보인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당당하게, 정면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선생의 시야를 지배하고 있었다.
선생의 사고가 정지했다.
3초 후, 재가동.
‘…윽!’
선생은 말없이 발길을 돌렸다.
아니 잠깐, 깨우지 않아도 되는 건가.
깨워야 한다.
학생이 소파에서…저런 차림으로 자고 있는 걸 방치할 수는 없다.
‘하지만…만약 지금 깨운다면?’
뇌내 시뮬레이션, 기동.
ー"…흐아암……. 엣, 잠깐, 뭐야 이거!?"
ー"…선생님, 봤어?“
‘무리다. 절대로 무리야. 저 상태의 치히로를 깨우다니…….’
선생은 천천히, 소리가 나지 않게 뒷걸음질 치며 샬레를 나섰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냈다.
모모톡을 열어 치히로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안녕, 치히로. 미안, 오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샬레에 못 가게 됐어. 작업 고생했어. 너무 무리하지 마.]
전송 버튼을 누르고 선생은 샬레를 떠났다.
‘미안해, 치히로. 이게…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야.’
샬레 건물에서 나와 키보토스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공기가 차갑고 기분 좋았다.
‘베리타스는 언제나 우리를 위해 보안 대책을 세워주고 있어.
정말 감사하고 있지.
특히 치히로 덕분에 안전이 유지되고 있어.’
선생은 걸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치히로……. 부탁이니까 제발 자기 몸가짐 보안도 조금만 신경 써주면 안 될까…….’
선생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키보토스의 거리 속으로 사라졌다.
<2>
샬레의 메인 룸에 정적이 돌아왔다.
선생이 떠난 지 몇 분이 경과했다.
소파 위에서 치히로의 눈꺼풀이 천천히 열렸다.
"…….“
치히로는 천장을 응시한 채 몇 초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내 크게 벌리고 있던 다리를 오므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잠이 덜 깬 기색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 눈은 처음부터 완전히 깨어 있었다.
치히로는 치마 속으로 손을 넣더니, 속옷에 붙어있던 작은 기기를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다.
"후우…….“
치히로는 짧게 숨을 내뱉으며 책상 위에 놓여있던 노트북 앞에 앉았다.
절전 모드였던 화면을 탭하자 영상이 표시되었다.
샬레 입구로 들어오는 선생의 모습.
"안녕……."이라고 말하려다 소파 위의 치히로를 발견하고 굳어버리는 선생.
다가와서 치히로의 자는 모습을 보고 안색이 변하는 선생.
그리고 발길을 돌려 살며시 방을 나가는 선생.
영상 오른쪽 상단에는 작은 카운터가 표시되어 있었다.
숫자가 영상의 진행과 함께 변동하고 있었다.
"…23회.“
조용히 숫자를 읽어 내려갔다.
치히로는 마우스를 조작해 영상을 되감았다.
예전의 데이터까지 불러왔다.
밀레니엄 복도에서 넘어지는 척하며 배낭을 잡아당기는 선생.
서점에서 필사적으로 시선을 돌리면서도 몇 번인가 눈길이 아래로 떨어지는 선생.
그리고 오늘, 샬레에서 굳어버린 선생.
모든 영상에 똑같은 카운터가 표시되어 있었다.
치히로는 카운터의 수치를 확인했다.
치히로는 회전의자를 빙글 돌려 천장을 우러러보았다.
"…선생님, 내 팬티 보고 흥분했었구나♡“
무심하게 말했다. 마치 날씨 이야기를 하듯이.
"뭐…당연하겠지♡ 선생님도 남자니까.“
"조금 더 보안 의식을 갖는 게 좋아, 선생님. 시선이 아주 다 새어 나오고 있으니까.“
치히로는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 속에 숨길 수 없는 만족감이 배어 있었다.
이 센서는 선생님의 시선이 특정 위치를 향한 순간을 감지해 카운트가 올라가는 구조였다.
"선생님이 아무리 숨기려 해도 내 센서에서는 도망칠 수 없어♡“
치히로는 초소형 카메라를 손바닥 위에서 던졌다가 받아냈다.
치히로는 주머니에서 USB 메모리를 꺼내 노트북에 꽂았다.
이번에 취득한 데이터의 백업. 삼중으로 암호화된 폴더 안에 선생에 관한 모든 데이터가 수납되어 있다.
"선생님한테 크래킹 같은 건 걸고 싶지 않으니까.“
키보드를 두드리며 치히로가 중얼거렸다.
"…그래서 내 몸으로 직접 공략했어.“
데이터 전송이 완료되었다. 치히로는 USB 메모리를 뽑고 노트북을 닫았다.
그러고는 샬레의 커피 머신으로 향해 커피 한 잔을 내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컵을 양손으로 감싸 쥐며, 치히로는 선생이 앉았어야 할 의자를 가만히 응시했다.
"후우……. 역시 큰일을 마친 뒤의 커피는 특별하네.“
치히로는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켜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입가에는 여전히 희미한 미소가 남아 있다.
하지만 천천히 눈을 뜬 그 눈동자에서는 완전히 빛이 사라져 있었다.
"선생님은 다정하니까…보여도 아무 말도 안 해.
복도에서는 넘어지는 척까지 해줬고.
오늘도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내 존엄을 지켜주려고 했지.“
치히로는 선생의 의자 등받이에 스윽 손을 얹었다.
"하지만…제대로 봐줬던 거네, 나를 여자애로서. …제대로 그런 눈으로 봐줬어.“
치히로는 컵을 쥔 손에 약간 힘을 주었다.
"…기뻤어.“
누구에게도 들려줄 생각이 없는 목소리였다.
평소의 무표정이 아주 조금 무너지고 치히로의 뺨에 옅은 홍조가 돌았다.
하지만 그것은 찰나였을 뿐, 금세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아무튼.“
치히로는 작게 헛기침을 했다.
"선생님같이 다정하고 물러터진 사람에겐 내가 곁에 있어 줘야겠지♡“
치히로는 선생의 의자 등받이를 꽉 쥐었다.
마치 선생의 어깨를 붙잡듯이.
그러고는 조용히 손을 뗐다.
"선생님이 모르는 곳에서.
선생님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선생님 주변의 모든것, 내가 관리하고 있으니까.“
웃음기 섞인 기색은 사라졌다.
온화하고 평탄하며 바닥이 보이지 않는 목소리였다.
"…도망칠 수 없어, 선생님♡“
치히로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커피를 들이켰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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