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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선생이 눈을 가린 채 학생을 알아맞히는 이야기-게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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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 주목해주세요! 크로노스 보도부의 카와루 시논입니다! 오늘은 망해가는 토크쇼 코너를 살리기 위해 특급 게스트를 납치, 아, 아, 아, 아니 이게 아니고! 어렵게 섭외해서 모셨는데요! 이미 다 알고 여기 오셨겠지만 소개하겠습니다! 나와주세요, 선생님!"

시논의 호출과 동시에 스테이지 정중앙에서 의자에 묶인 사람 하나가 올라오며 스포트라이트가 그를 조명했다. 그 사람은 키보토스인이라면 누구나 알 수밖에 없는 샬레의 선생이었다.

곧 그의 전신이 드러나자 방청객을 가득 메운 각 학교의 학생들의 격한 호응과 박수가 뒤따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눈까지 가려져 있어 아이들의 성원에 응답해줄 수는 없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여러분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특별 이벤트! 얼굴만 만지고 학생 이름 맞히기!"

내가 등장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환호성과 박수가 따라왔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당장이라도 묻고 싶었지만 묻는다고 대답해 줄 분위기는 아니라 계속 가만히 있었다.

'왜 이렇게 됐더라.'

점심시간이 막 끝난 이른 오후. 낮잠에서 깨어난 나는 평소처럼 서류를 처리하며 퇴근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시논입니다!"

"그래, 시논이구나. 어서 오렴."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다들 잡으세요!"

"엥?"

덥썩

하지만 그 기대는 시논의 갑작스러운 방문과 동시에 깨지고 말았다. 시논의 뒤에서 학생들 여럿이 튀어나와 나를 포대기에 넣고 그대로 납치한 것이다.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뭔지 모르겠지만 잘못했다! 일단 말로 하자! 제발!!! 아로나! 프라나! 살려줘!

[알겠죠, 프라나 쨩? 여기서 한번만 모른 척하면 정말 재밌는 쇼를 볼 수 있는 거예요! 솔직히 프라나 쨩도 궁금하죠?]

[...긍정.]

-야! 아로나 너지! 프라나 막지 말고 당장 이거 풀어! 듣고 있는 거 다 알아! 앞으로 간식 안 준다!

[저렇게 말해도 분홍 봉투 한 장이면 금방 기분이 풀릴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

[대답.]

[...긍정.]

[이제 우린 공범이라서 혼나도 같이 혼나는 거니까 알아둬요!]

원인 모를 싯딤의 상자의 침묵으로 인해 나는 무력하게 크로노스 학원 본관의 스튜디오 빌딩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지금 의자에 묶여 뜬금없이 학생들에게 갈채를 받고 있었다.

"자! 그럼 첫 순서인 게헨나 학생들은 차례대로 등장해주시길 바랍니다!"

'첫 순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폭죽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잘은 모르겠지만 저 방향에서 다른 출연자가 나올 모양이었다.

"저, 시논? 이게 대체 뭘 하는 건지 알려주지 않을래?"

방청객으로 온 아이들의 시선이 소리가 들린 곳으로 쏠리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틈을 타 시논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내 질문을 들은 시논은 아차하는 말투로 빠르게 설명을 시작했다.

"간단합니다! 지금부터 선생님은 차례대로 본인 앞에 선 학생들의 머리만 만져보고 누군지 맞히는 겁니다. 이제 팔은 풀어드렸으니 열심히 해주세요!"

"...토크쇼라면서?"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마세요!"

"하..."

이미 나도 모르게 여기까지 일이 진행된 걸 보면 설교 좀 한다고 중간에 멈출 것 같지는 않았다. 결국 일찌감치 포기하고 오늘 주어진 강제일과에 순응하기로 했다.

"알았다. 빨리 나오렴."

"아싸! 감사합니다, 선생님!"

기뻐하는 시논의 목소리가 완전히 멎고 구경하는 학생들도 숨죽이고 있는 가운데 발걸음 소리 하나가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 씨 어쩌지.'

못 맞혀도 맞혀도 여러모로 논란이 생길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최대한 구설수가 생기지 않을까 고민하던 찰나 허벅지 위로 중압감이 느껴졌다.

이 느낌은 분명...

"마코토?"

"키키킥! 역시 이럴 줄 알았어! 다들 봤나!? 이 마코토 님과 선생의 관계를!"

반사적으로 마코토를 부른 순간 주변의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

선생님이라면 눈을 가리고도 우리를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처음에 누가 이 말을 입밖에 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선생에게 있어 특별한 존재이길 바라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 말은 생각보다 큰 흥미를 불러오는 주제였다.

가십거리가 점점 규모가 커지는 걸 가만히 지켜보던 카와루 시논은 얼마 전 결론을 내렸다.

이건 된다고.

판단이 서자 실행은 빨랐다. 원래라면 가장 힘들었을 인력 섭외가 온라인 모집 7분 만에 끝나자 눈이 돌아간 시논은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겼고, 결국 선생의 운명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와 버렸다.

발키리의 묵인 아래 정의실현부와 C&C, 게헨나 선도부의 정예들이 선생을 성공적으로 납치해 스튜디오로 데려온 후 첫 학생이 약속을 어기고 선생의 무릎 위에 올라탄 순간 시논은 확신했다.

스튜디오는 ㅈ되겠지만 시청률은 살았다고.

"뭐하는 거냐!"

"죽어라 마코토!"

"선생님 위에 앉지 마!"

원래 규칙은 선생의 앞에 마주 앉아 가만히 있는 거였다. 하지만 하누마 마코토는 합의를 지킬 생각은 추호도 없이 오로지 자기 위엄을 뽐내기 위해 선생을 의자 삼아 그 위에 앉아버렸다.

여기까지였다면 더 문제가 될 것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마코토가 올라타자마자 선생의 입에서 그녀의 이름이 튀어나온 순간 방청석에서 살기가 들끓기 시작했다. 마코토 뒤에 선생이 없었다면 이미 총알이 쏟아졌을 것이다.

"키키키키킷! 마음껏 짖어라! 너희가 크게 울수록 이 몸의 이름만 높아질 거다 키키킥!"

"죽여!"

"어디서 헛소리야!"

점점 살벌해지는 야유에 결국 선생이 직접 나서기로 결정했다.

"마코토. 헛소리 그만하고 이제 내려와."

"하? 지금 같은 순간에 찬물... 키키키킥! 서, 선생! 비겁하... 키키킥!"

선생이 옆구리를 간지럽히자 그대로 쓰러진 마코토는 다가온 진행요원들에게 저항하지 못하고 퇴장하게 되었다.

"시논. 이거 그만두면 안될까? 이미 방송에 나오면 안될 장면들이 너무 많이 찍혔는데?"

"자! 벌써부터 경이로운 기록이 나왔습니다! 무려 2.8초! 과연 갱신될 수 있을까요!"

"...하아."

선생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시논은 곧바로 다음 타자를 불렀다. 마코토가 벌여놓은 일이 있어선지 훨씬 느리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던 선생은 코를 간지럽히는 익숙한 냄새에 다시 한번 경솔하게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치나츠니...?"

"에."

이름이 불린 학생, 게헨나 선도부의 치나츠는 그 타이밍에 자기 이름이 불릴 줄은 상상도 못 했는지 그대로 굳어버렸다.

"맞구나? 아직도 같은 향수 쓰네?"

"에... 에. 에?! 시, 실례할게요!"

"치나츠? 어디 가?"

"마, 맙소사! 바로 기록갱신! 선생님이 무려! 후각만으로 학생을 맞혔습니다! 대체 특정 학생의 냄새는 어떻게 외우고 다니시는 겁니까!"

"그야... 자주 봤으니까?"

"...와오☆"

카와루 시논은 침묵 속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끔찍한 감탄사를 들으며 오늘 처음으로 이 특집을 기획한 걸 후회했다. 학생들의 질투심을 유발해 자극적인 장면을 유도한 건 맞지만, 설마 선생이 냄새만 맡고 학생을 구별하는 미친 짓에 성공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미 방청석의 살기가 예상치를 한참 웃돌았다. 그나마 신체접촉이라도 했던 마코토 때와 달리 지금은 숨 쉬는 소리조차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끔찍할 민치 아무도 말이 없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자극이 가해진다면 곧바로 정공정이 벌어질 기세였다.

'이 사람 상상 이상으로 미쳤잖아!'

"다, 다음 순서! 빨리 나오세요! 빨리!"

그렇지만 멈출 생각은 없었다. 아니, 멈출 수 없다. 이렇게 어중간하게 쇼를 끝낸다면 여러 의미로 자신이 끝날 게 분명하니까. 그렇기에 시논은 다음 학생을 선생이 조금이라도 늦게 알아맞혀 분위기를 가라앉혀주길 간절히 기도했다.

======

"히이익! 소라사키 히나! 드디어 본색... 이, 일단 말로 하자?"

"부, 부장님? 이번에는 저도 마코토 의장 말에 동의... 부장? 제발 뭐라고 말 좀 해주세요..."

대기실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던 게헨나 학생들은 전부 한쪽 구석에 박혀 눈치만 보고 있었다.

맞은편에 선도부장이 마코토와 치나츠를 벽에 몰아넣은 채 살기를 뿜고 있었기에 반사적으로 멀리 떨어진 것이다.

"왜... 선생님이 너희만...?"

"그걸 말해줘야 하는 거냐! 키키킥! 역시 덜떨어진 년이구... 읍! 읍!"

"조, 조용히 하세요, 의장! 그리고 부장! 아직 부장 차례도 아닌데 너무 성급...한 거 같아요."

"냄새로... 널 맞혔어..."

겁을 먹으면서도 쉬지 않고 도발하는 마코토의 입을 막으며 치나츠는 필사적으로 살기 위해 변명했다. 하지만 히나는 눈알만 그려 그녀를 쳐다보며 원망에 찬 말만 중얼거리고 있었다.

분명 선생님이 자기 이름을 불러줬을 때만 해도 기뻤는데 왜 지금은 벌써 그런 감정을 잊을 정도로 공포가 머리를 잠식하고 있었다.

"혹시 나도 네 피를 뒤집어쓰면..."

"히이익!"

쾅

"다음 학생 바로 나가주세요!"

두 사람에게 손을 뻗는 히나를 저지한 것은 진행요원이었다. 외부인의 개입에 손을 멈춘 히나는 힘없이 의자로 걸어가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부, 부장? 다녀올게."

숨 막히던 분위기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던 이오리는 그 틈을 타 냉큼 밖으로 뛰어나갔다.

-이오리?

그리고 몇 초 뒤 이오리가 무대에 오르자마자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아아아아아아앙!!"

동시에 선도부장의 서러운 눈물도 터져버렸다.

======

"이오리?"

"이... 이 변태가... 지금 뭐라는 거야?"

문을 열고 들어온 학생이 첫 발을 뗀 순간 확신했다. 이 발소리는 이오리가 아닐 수가 없다. 직접 핥아보기까지 한 나니까 알 수 있다. 그래서 곧바로 호명했지만 어째선지 이오리의 기분 좋은 비난을 제외하면 이번에도 주변이 조용해졌다.

"마이."

철컥

"장비 챙기고 도망쳐."

"알았어!"

철컥

"시논? 그게 무슨 말이니? 어디 가? 다 끝난 거야? 그러면 나도 풀어줘야지."

철컥

"그리고 거기 얘들아? 무슨 일 있니? 왜 갑자기 다들 장전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얘들아?"

"셋 다 잡아아아아!!!"

"선생님도 잡아라!"

"저 까만놈은 무조건 죽여어어어!!"

"얘들아? 얘들아! 오늘따라 왜 이래! 제발 진정하고 일단 오지 마! 오지 말란 말이다!"

"그럼 시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 아니 스튜디오가 복구 되는 시간에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편으로 뵙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시논! 두고 가지 마! 나도 데려가!"

그날 나는 이오리의 분투로 겨우 도망칠 수 있었다. 나를 풀어준 이오리는 계속 나를 비난하다가 얼굴이 붉어진 채로 떠나갔다.

"대체 왜...?"

아직도 아이들이 왜 폭주했는지 영문을 몰라 고민하던 찰나 누군가 내게 모모톡을 보냈길래 확인했다.

띠링

-선생님, 시논입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허어..."

아무래도 이걸 한번 더 하게 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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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11.30창작

소설)선생이 눈을 가린 채 학생을 알아맞히는 이야기-게헨나

#선생#게헨나 학원#소설
좋아요 0댓글 11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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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6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11.30 17:25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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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나
ㅇDC
ㅇㅇ125.11.30

ㅈ톴네

ㅇDC
ㅇㅇ25.11.30

미친 센남

ㅇDC
ㅇㅇ225.11.30
디시콘
ㅇDC
ㅇㅇ325.11.30

역시 치나츠 했지....

ㅇDC
ㅇㅇ425.11.30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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