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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선생이 눈을 가린 채 학생을 알아맞히는 이야기-밀레니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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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평화로운 어느 오후.

샬레에서 쉬고 있던 내게 또다시 시논이 들이닥쳤다.

"선생님! 드디어! 스튜디오 재건이 끝났습니다!!"

"그거 어제 붕괴되지 않았니...?"

그래서 안심하고 쉬고 있었는데.

"여러 학원에서 도와줘서 금방 끝났습니다! 그럼 다들 잡으세요!"

"주인님!!!"

"하..."

선두에서 신나게 달려오는 아스나가 이날 샬레에서 본 마지막 모습이 되었다.

-읍! 읍! 야! 아로나! 너 진짜 이러기야!! 읍! 으으읍!

======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예기치 못한 사고로 무려 24시간이나 기다리셔서 다들 애가 타시겠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도 무사히 선생님을 섭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으으읍! 으읍! 읍!"

"와아아아아!!!"

-저건 납치 아냐?

-눈치 챙겨.

재갈이 물린 채 열심히 발버둥쳤지만 방청석의 어느 아이들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환호성만 내질렀다.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싶어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자! 그럼 이번에 약간의 룰 변경이 있어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첫 회에서는 학생들이 앞에 앉으면 선생님이 맞히는 방식이었습니다만!"

말하다 말고 시논은 내 맞은편에 놓인 의자를 발로 걷어차 치워버렸다. 박살이 난 의자 조각이 스튜디오 구석에 나뒹구는 꼴이 내 미래를 예고하는 것 같았다.

"그건 너무 시시하다는 항의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논의 끝에 마코토 의장의 사례를 적극 참고해 룰을 개정했습니다! 이제부터 학생들은 선생님 위에 올라탈 겁니다!"

"아싸아아아아아!!"

"게헨나의 전무후무한 위대한 의장 마코토 만세에에에에에!!!!!!"

"야, 우린 손가락 빨고 구경만 해야 되는데?"

"하누마 마코토 이 개새끼야아아아아아!!!!"

'웃기지 마! 나를 두 번 죽일 셈이냐!'

"으으으읍! 읍!!!"

"선생님도 기쁘신 모양이군요! 그러면 바로 시작하죠! 자! 밀레니엄의 첫 타자는 지금 바로 나와주세요!"

시논이 내게 안대를 씌우자 어제처럼 폭죽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방청석의 아이들도 입을 다물었다.

또각또각

조용한 가운데 스튜디오 바닥을 울리는 구두 소리가 점점 내게 가까워졌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았지만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런지 누군지 확실히 떠오르지는 않았다.

"으읍! 파하... 고맙다."

"스으읍."

'뭔 소리야?'

발걸음이 내 바로 앞까지 다가온 순간 허벅지에 푹신한 무게감이 더해졌다. 내 위에 올라탄 아이는 그대로 손을 뻗어 재갈을 벗겨줬다.

고마운 마음에 감사 인사라도 전하고 싶어질 지경이다.

-야 이 미친년아! 그걸 왜 냄새를 맡아!

-나도 줘!

-하, 하, 하, 핥았어!? 사, 사형! 사형이야!!!

"..."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노아야... 내려와라."

" 34초... 아깝네요... 더 있을 수 있었는데."

"그건 진행하는 분들한테 주고 가고."

"후후, 알겠습니다."

노아는 마지막으로 나를 한번 껴안고 순순히 퇴장했다. 역시 방청석에서 야유가 들려왔지만 어제처럼 난입할 낌새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 학생! 소품은 주고 가셔야죠! 학생? 학생! 어, 어! 왜 도망쳐요!? 쫓아!

"올라오자마자 파렴치한 행각을 보여준 우시오 노아 학생! 기록 34초 달성입니다!"

"이거 순위도 매기는 거였니?"

"물론입니다! 어제도 분명 했었는데 안 들으셨군요."

"그걸로 뭐 이상한 거만 하지 마렴..."

"걱정하지 마세요! 각 학원 최단기록 달성자에게 선생님 자유이용권을 증정할 뿐입니다! 지난 우승자 이오리 씨에게도 이미 지급했습니다!"

"...선생님은 그런 거 동의한 기억이 없는데?"

"자! 그럼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다음 학생 바로 나와주세요!"

'풀려나면 어디 멀리 출장이라도 가자...'

도도도

경쾌한 뜀걸음이 들려왔다. 듣자마자 대충 누구인지 감이 왔지만 바로 이름을 부르면 실망할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 곧 작고 푹신한 몸체가 내 몸으로 뛰어들며 외쳤다.

"도착입니다! 아리스 드디어 퀘스트를 끝냈습니다!"

"아리스? 너희는 말 못하는 거 아니었어?"

"맞습니다! 까먹은 겁니다!"

"반칙! 텐도 아리스 선수 실격! 내려오세요!"

"싫습니다! 용사는 계속 여기 있을 겁니다!"

"스태프! 당장 데려가세요!"

"끄앙! 선생님! 도와주는 겁니다! 용사가 끌려가고 있습니다!"

"잘가..."

"퀘스트 실패입니다! 아니! 이건 1편 끝나고 시작되는 2편 프롤로그입니다! 용사 힘내서...! 끄앙! 역시 못 이기는 겁니다!"

"..."

다수의 진행 요원에게 팔다리를 붙잡혀 끌려나간 아리스는 마지막까지 억울하다 항의하다 사라졌다.

"설마 벌써 실격하는 학생이 나올 줄은 몰랐네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직 대기 중인 학생이 50명 가까이 남았으니까요!"

"50명...?"

"네! 그러니까 선생님을 위해서 빨리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타자 입장!"

"나를 위해줄 거면 그냥 풀어주렴..."

"포기하고 조용히 하세요! 이미 학생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진짜 선생 때려치우든가 해야지.

꾸욱

"으붑."

미리 도주경로를 떠올리고 있는 찰나 들어온 학생이 내게 포옹했다. 아니, 압박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두 팔로 내 뒤통수를 감싸고 그대로 끌어안아 입이 막혀 말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누군지 알 것 같았지만 이래서야 정답을 말할 수도 없었다.

"이, 이건! 반칙은 아니지만 확실히 치사하군요! 다들 어차피 1등은 못 할 것 같으니 조금이라도 더 오래 붙어먹겠다는 심보입니까!"

그런 거였냐.

"헤헤."

정답이라는 듯 나를 안고 있는 아마 아스나일 학생이 콧노래를 불렀다. 아까 나를 납치할 때 평소보다 텐션이 훨씬 높아 보이더니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건가.

"돌발 사태가 벌어진 관계로 즉석에서 룰을 변경하겠습니다! 선생님의 경이로운 대답 속도를 고려해 1분 안에 이름을 맞히지 못하실 경우 자동으로 탈락되는 걸로 하겠습니다!"

"으, 으븝!"

시논의 발표와 동시에 안는 힘이 강해짐과 동시에 아스나가 내 정수리에 자기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

-우우! 당장 내려와라!

-선생님이 힘들어 하시잖아!

"시간 종료! 아스나 학생, 당장 내려오세요!"

"콜록!"

"에헤헤. 어땠어, 주인님?"

"다 좋은데 다음에는 힘 좀 빼주렴..."

"응! 그러면 이따 봐, 주인님!"

"그래..."

"벌써 3명이나 진행했군요! 남은 47명도 힘내서 맞혀봅시다!"

"알겠으니까 그냥 빨리 애들이나 들여보내다오, 시논아."

"들으셨나요!? 4번 타자 지체없이 입장해주세요!"

...

...

"...밀레니엄 4번 학생? 어디 가셨나요? 마이, 대기실 확인 좀 해주세요."

-...!

-!!!

-...!!!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시논의 당황한 말과 동시에 대기실 너머 소란이 들려왔다. 차라리 이대로 방송 종료할 때까지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의 문제가 있었습니다만, 해결되어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하..."

그럴 리가 없지.

끼이익

"..."

끼이익

"..."

끼이이익

바닥이 왜 울리는데.

아스나가 신나서 뛰었을 때도 이런 울림은 없었다. 대체 누가 오길래 저렇게 되는 거지.

끼이이이익

뭐가 오는 거야 저거.

"어라? 바닥이 이상하네요. 뭐! 상관없을 것 같으니 계속하죠!"

뭔가 좀 불길한데.

"시, 시논? 잠깐만 멈..."

털썩

우드득

"에?"

"아!? 서, 선생님?"

-저거 무슨 소리야?

-뭐 부러졌나?

"끄아아아아아아악!!! 유우카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악! 죄, 죄송해요!"

"왜 발 떼고 앉느으으은!! 끄아아악! 세리나! 세리나!"

"바, 방송사고! 구급차 부르고 광고 돌려!"

"이, 이래서 안 나가려고 했는데...! 죄송해요! 최근에 조금 더 쪄서!!"

유우카가 내 위에 몸을 던진 순간 허벅지에서 격통이 느껴졌다. 압력을 버티지 못한 뼈가 비명을 지른 것이다.

방청석에서 뛰쳐나온 세리나의 보호를 받던 나는 잠시 후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입원하게 되었다.

이 일로 프로그램은 당연히 일시적으로 중지되었고, 덕분에 당분간 납치되지 않아도 된 것에 기뻐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되었다.

띠링

-선생님! 잘 쉬고 계십니까? 회복하신 후 곧바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울어야지.

"뿌에엥."

"서, 선생님? 왜 그러시는 건가요오...?"

"아무것도 아니야, 히요리... 간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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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12.29창작

소설)선생이 눈을 가린 채 학생을 알아맞히는 이야기-밀레니엄

#선생#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소설
좋아요 0댓글 15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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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6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12.29 21:55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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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나
ㅇDC
ㅇㅇ125.12.29

재밌어요 ㅋㅋㅋㅋ

ㅇDC
ㅇㅇ225.12.29
디시콘
ㅇDC
ㅇㅇ325.12.29

유우카를 시밬ㅋㅋㅋㅋ

ㅇDC
ㅇㅇ425.12.29
디시콘
ㅇDC
ㅇㅇ25.12.29

자주글써줘 1달기다렸어..

ㅇDC
ㅇㅇ작성자25.12.29

생각날 때마다 짬내서 하는 거라 미안하다 기다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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