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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요거의 해석본이자 이로하 시점에서 쓴 내용이니까 반드시 읽고오는걸 추천함

언제부터였을까. 이부키를 예전처럼 지켜볼 수 없게 된 건.

만마전. 게헨나의 학생회이자, 최고 권력 기관.

하지만 그 실상은 마코토 선배가 제멋대로 정책을 집행하는 기반일 뿐이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시키는 일만 똑바로 처리해주면 마코토 선배가 날 건드리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내겐 사랑스러운 후배가 있었으니까.

그래, 그게 내 모든 것이었다. 그날 전까지는.

"으음... 정말로 이런 데 있는거 맞아요, 이부키?"

"기다려봐, 이로하 선배! 분명 여기 있다니까!"

만마전의 일과가 끝난 늦은 오후, 우리는 도서관에 와 있었다.

어째선지 이부키는 게헨나의 고문서에 흥미가 생긴 모양이었다. 사다리까지 끌고와서는 높은 책장까지 뒤지기 시작할 정도였으니.

"그래서, 찾았나요?"

"음... 아, 찾았... 어엇!?"

그 순간, 사다리의 균형이 안 맞았는지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부키! 이부키, 괜찮아요?!"

"아야야..."

결국, 이부키는 사다리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물론 키보토스의 인간이니만큼 많이 다치지는 않았겠지만, 갑작스런 일에 놀랐을 수도 있어 서둘러 달려갔다.

그런데...

"이부키, 많이 안 다쳤어요? 어서 양호실에..."

"이거 봐, 이로하 선배! 드디어 게헨나 방언으로만 쓰인 책을 찾았어!"

어째선지 이부키는 다친 곳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찾은 책을 자랑하고 있었다.

"... 이부키? 무릎에서 피가..."

"분명 게헨나의 우수함을 증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일거야! 마코토 선배한테도 얘기하러 가자!"

"네? 네, 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부키의 태도에, 나도 그만 수긍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혹시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게헨나 초등부에선 게헨나 방언을 자세히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과, 이부키가 찾은 책의 제목이 "Mein Kampf"였음을 눈치챌 수 있었을까.

그리고 시간은 흘러, 바로 지금.

아지트에 선생님을 숨겨둔 나는, 이부키와 대치하고 있었다.

"근데 이로하 선배, 아까 선생님 목소리 들리지 않았어?"

"커흡?!"

아무래도 이부키는 선생님의 존재를 눈치챈 것 같지만, 여기선 최대한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했다.

지금 이부키가 선생님과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이, 이부키가 뭔가 착각하지 않았을까요? 요새 선생님을 안 본지 오래돼서 그립다거나..."

"흐음... 그런가?"

그래도 어떻게든 상황을 무마했다고 생각했건만...

"... 이로하 선배, 거짓말하고 있지?"

"... 이부키?"

이부키는, 지금껏 보여준 적 없던 유창한 게헨나 방언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안 되지 안돼, 키보토스 표준어로 이야기하면, 쥐새끼가 엿들을 수도 있잖아?"

"... 하고 싶은 말이 뭐죠?"

"일단 과자 좀 먹으면서 얘기해도 되지?"

어쩔 수 없이 게헨나 방언으로 대답한 나는, 이부키가 하는 말을 경청할 수밖에 없었다.

"... 이로하 선배, 지금 게헨나의 적을 숨겨주고 있지? 지금 당장이라도 그 개자식의 머리통을 터뜨리고 싶은데."

"뭐? 제가 게헨나의 적을 숨겨줬다니요? 말도 안되는 소리 마세요!"

이부키의 과격한 표현에 화를 냈지만, 그것이 노림수였다는듯 그녀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선생님은 게헨나 방언을 못 알아듣나봐? 전혀 놀라지도 않네."

"... 잠시 목 좀 축여도 될까요?"

"그럼. 우린 아직 친구니까!"

틀렸다. 이부키는 완전히 선생님이 여기 있다는 걸 전제로 말하고 있었고, 나는 대화의 주도권을 뺏긴지 오래였다.

나는 이미 이부키의 살기로 인해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시선을 맞추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런 내 상태를 간파했는지, 이부키는 달콤한 목소리로 내 귀에 속삭였다.

"자, 이부키의 마지막 제안이야. 이부키한테 선생님이 어딨는지 알려주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당장 여길 떠나. 그럼 용서해줄게, 이로하 선배."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던 나에겐 그 제안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결국 나는 말없이 벽장을 가리킬 수밖에 없었다.

그 뒤에 있던 일은 잘 모르겠다. 아니, 알고 싶지 않다.

이부키가 벽장 문을 여는 소리. 절망에 빠진 선생님의 목소리. 그리고 이부키가 자신의 애총을 장전하는 소리.

그 모든 것은 하나의 진실을 암시했지만, 난 그저 이부키의 명령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끝이 없는 복도를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

해석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급하게 공앱으로 씀

겸사겸사 이로하 심리 묘사도 넣을수 있어서 쓰는게 즐거웠다

근데 쓰다보니 좀 그래서 피폐 태그 추가함 ㅈㅅ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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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5.30창작

소설)피폐) 꼬마 독재자와 프로일라인

#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15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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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Kikeroga작가
게시물 23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05.30 08:09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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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나
ㅇDC
ㅇㅇ124.05.30

그중 가장 저열한 인종은 유익종으로 이들을 모두 멸절시키는것이 게헨나의 밝은 미래를 약속해! 이 얼마아 무시무시한 생각이니?! 그런데 이부키의 연설에 미친듯한 박수갈채가 터졌으니 더욱 끔찍하지!

ㅇDC
ㅇㅇ224.05.30

지리네

ㅇDC
ㅇㅇ324.05.30
디시콘
ㅇDC
ㅇㅇ424.05.30

이부키 헤일로가 갑자기 검열된다

ㅇDC
ㅇㅇ524.05.30

이제 히후미가 빠따들고 나오는 시퀀스로 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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