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X월 X+16일 00:19
선생 치료 시작 16일째
~~~
분명 눈을 떴는데, 하늘이 어둡다. 상황을 파악하기엔 주변이 너무 어둡고, 몸은 너무 무거우며, 머리는 깨질듯이 아프다. 그나마 허리에 걸리는 부하가 없다는 것으로, 지금의 나는 누워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아챌 수 있을 뿐이었다.
'...대체 얼마나 이러고 있던건가'
마지막 기억은 여전히 희미하다. 다만 유일하게 생각나는 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이 세미나의 회계이자 나의 회계, 하야세 유우카가 나를 애타게 부르는 상황이었다는 것 뿐이다.
"유우카..."
손발을 움직이려 노력해본다. 손가락과 발가락은 이상이 없는 것 같다. SRT의 모에가 있었다면 '쿠히히 선생, 발가락 다섯 개 다 있어~ 왼쪽에 세 개 오른쪽에 두 개였던가?' 따위의 파멸적인 농담을 건넸을지도 모르지만, 다만 그 생각은 짧은 찰나만을 스친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건 나와 유우카가 괜찮은지의 여부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일단...다리까지는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는데, 어째선가 팔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싯딤의 상자가 있었더라면 부작용 중에 운동능력 저하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ㅡ
잠깐.
'싯딤의 상자는 어딨는거지?'
'어째서 내 옆에 없는거지?'
일단 내가 누워있다는 것 정도는 내가 지금도 착란을 겪는게 아닌 이상 확신할 수 있다. 그치만 어째서 몸이...?
뒤이어 소름끼치는 생각이 나를 덮친다.
키보토스의 응급의료체계를 직접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상태라면?
'어쩌면 나는 병원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
키보토스의 병원을 떠올려본다. 당장 기억나는 것은 게헨나의 응급의학부와 트리니티의 구호기사단. 응급의학부는 세나가 당분간 방문할 일이 없으니 후순위로 두고, 지금 상황에서는 구호기사단이 유력하다. 내가 어딜 살짝 베이기만 해도 어디선가 세리나가 나타나는 '기현상'은 나 역시도 목도한 적이 있다. 나를 보자마자 바로 후송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3명에게 알려졌겠지만...
내가 쓰러졌다면 이미 티파티도, 정의실현부도 이 사실을 알아챘을 것이다. 평상시라면 미카만을 진정시키면 되겠지만, 지금의 미카는 오히려 변수라기보다는 상수일 것이다. 지금의 내 상태로 가당키나 하겠냐만은 걱정말라며 안심시켜준다면 다시 괜찮아질 아이니까. 오히려 나기사는 내가 분명 어디선가 습격을 받아 쓰러진 채로 왔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 순간 문득 스친 생각은 하나였다.
'유우카가 위험해'
나기사에게 '암살미수범'은 같은 공간에 있던 유우카가 될 것이다. 현장에 있던 사람은 나, 유우카, 그리고 세리나 뿐이니, 응급처치를 해놓은 세리나의 증언이 단지 그 자리에 유우카가 있었다는 것일지라도 그녀의 유죄추정의 원칙은 빠르게 작동할 것이다. 안된다. 유우카는 그저 날 걱정해주었을 뿐 그 누구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았다.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다. 내가 더 철저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란 말이다.
다시 상체를 움직여본다. 마치 무언가에 단단히 눌린 듯이 움직임이 제한되는 건 여전하다. 대체 어째서 상체만이 말을 듣지 않는건지 스스로를 원망한다.
'아니라면 설마...'
들어본 적이 있다. 단순한 정신과가 아닌 입원시설을 갖춘 정신병원에는 환자를 구속할 수 있는 설비가 있다고. 키보토스에 그런 상급병원은 단 한 군데이다.
에덴 조약 당시 발생한 수많은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색채 침공 직전에 완공된, 총학생회에서 직접 관리하는 '연방 권역 의료 센터'.
그곳이라면 일은 더 심각해진다. 린을 비롯한 총학생회에게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때는 더 종잡을 수 없다.
분명 내 질병을 비상사태로 인지할 공산이 크다. 그럼 색채가 키보토스를 덮치기 직전의 날처럼 모든 학교를 소집할 것이다. 당시에는 총학의 불신임이 문제였다면, 반대로 이번엔 색채 사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총학에 대한 무한 신뢰가 발목을 잡을 것이다. 나를 해한 것들을 규탄하는 성명이 발표되고, 동시에 광기에 찬 각 학교에서 밀레니엄을 반란수괴로 규정, 관계 단절을 선언할지도 모른다. 특히나 유우카는 세미나의 일원... 그렇게 되면 에덴조약기구가 다시금 공동의 적을 향해 칼을 뽑게 된다. 다만 그 목적이 타락해버린 어른에 대항하기 위해서가 아닌 밀레니엄을 완전히 박살내고자 함이겠지. 그러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의 집합체와 키보토스 최대(最大) 학원의 연합 간의 전쟁에서 남는 것은 피로 물든 승리 외엔...
'이것만은 안된다. 이것만은' 생각하며 이번엔 조금 더 힘을 싣어본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상체를 덮고 있던 구속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공한건가...?'
그러나 그 구속구는 마치 살아있듯 잠깐 움직이더니 다시 나를 감싼다. 다행인것은 이번에는 내 팔이 아닌 복부를 누르고 있다는 것 정도일까.
'일단 어디든 연락을 청해야...'
일단 손이 자유로워졌다.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수상한 구속구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다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린다. 동시에 무엇인가에 머리가 가볍게 부딪힌다.
"커걹...응?"
그러나 아픔보다 그에게 혼란을 준 것은
'익숙함'이었다.
분명 내가 머리를 부딪히는 곳은 가끔 알람을 못 듣고 뒤척이다 머리를 박고서야 일어나는, 침대 옆 탁자의 배치와 놀랍도록 흡사하다. 부닥치며 잠에서 깰 때 내던 '커걹' 하는 신음소리마저 똑같은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동시에, 그 찰나(였겠지만 나에게는 억겁)의 시간이 지나면서 어둠에 적응한 눈 덕에 이제 어느 정도의 명암과 실루엣을 구분할 수 있음을 알아차렸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행이었다. 나는 샬레의 거주구역에 지금까지 누워있던 것이었다. 그 누구에게도, 다시, 유우카를 제외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덮고 있던 구속구의 정체는
꿈틀거리는 내 행동에 깨어났는지, 어느샌가 일어나 고개를 빼꼼 들고 우수에 찬 푸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이 시간까지 나를 지켜주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헝클어진 푸른 머리, 내 위에 덮인 교복 외투의 주인.
하야세 유우카였다.
"선...생님... 일어나신건가요...?"
"...좋은 밤이야. 유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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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월 X+15일 10:24
선생 치료 시작 15일째
"선생님...? 우시는거에요...?"
'아니야. 선생님을 울릴 생각은 없었는데...'
"선...생님...?"
"응...?"
선생님의 단발마가 끝나기도 전에, 눈물 한방울이 턱을 타고 흘러내린다.
"선생님 아니에요 제가 잘못했어요 이건 그냥 선생님이 걱정되어서 그런..."
"아..."
'안 돼... 이건 내가 바라지 않았다고...'
분명 어딘가 잘못되었다. 선생님께서 무엇인가 스트레스를 많이 겪고 계시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치만 그냥 단순한 두통약이거나 신경증에 쓰이는 안정제 정도일거라 생각했다. 그치만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괘...괜찮아요 선생님... 요즘엔 그런 것들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ㄷㅡ...선생님?!"
푸른머리에 소름이 돋는다. 오늘 샬레에 들어온 뒤로 낸 가장 높은 톤의 목소리가 소름에 공포를 더한다.
'선생님이...선생님이 떨고 계신다. 나 때문에...? 내가 이렇게 만든거야...?'
"유우카..."
"네선생님저여기있어요제말들리시는거에요?"
"유우카...? 내 말 들리니?"
"선생님저선생님바로앞에있어요왜이렇게무리하신거에요일어나세요제발요정신차려주세요제발제발"
'''털썩'''
'아...?'
선생님이 쓰러졌다.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무언가 중얼거리는 목소리만이 사무실을 채우고 있다.
"ㅇ....ㅇ....ㅇ.....ㅇ....ㅑㄱㄱㄱㄱㄱ.....ㅇ....이"
"아....으아아....선생님...."
그럴리가 없다. 단지 영수증을 확인했을 뿐인데, 스스로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전혀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그 모습에 손을 댔다간, 그랬다간 상태의 악화에 일조할 것 같아 감히 선생님의 몸에 손을 대지 못한다.
"제발...제발 눈 좀 떠주세요....차라리 몰래카메라라고 해주세요...화 안 낼게요..."
몰래카메라이길 바란다. 차라리 몰래카메라여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게 된 유우카였다. 어느새 스스로를 선생님의 건강에 치명상을 입힌 악녀로 정의한 그녀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선생님께서 잘못되는거야? 아냐 그럴리 없어 분명 오늘까지 건강했는데, 내가 영수증을 확인하기 전까지ㄴ...'
"아."
"아....아아..."
"나 때문이었네... 내가..."
유우카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운다. 한두방울 맺히던 물기는 어느새 물길을 만들었다.
"내가...내가 선생님께 상처를 입혀버렸어..."
"내가...내가...내가....."
눈물이 앞을 가려, 선생님의 모습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 눈꺼풀을 여닫아 눈물을 흘려보내려 해도 이내 그 자리는 다른 눈물로 채워진다.
"선생님...선생님...선생님..."
...
"잠시만요! 선생님은 제가 맡겠습니다! 자리를 비켜주세요!"
누군가 무어라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 뒤로 유우카의 기억은, 어쩌면 당사자에게 다행이라 여길 정도로 편집되었다. 원인을 몰라 그저 울다 지쳐 잠이 든 것 정도만이 어렴풋이 생각나는 기억의 파편조각 중 하나였을 뿐이다.
~~~
"...그래서 세리나가 여기로 날 옮겨주었던거지?"
"ㄴ...네..."
"내가 약을 찾는 목소리를 다행히 알아들었고...그래서 여기 약봉지도 있구나...무려 세 봉지나"
분명 세리나도 이 쪽에서 쓰는 약을 흔히 접하진 못했을 것이다. 알고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책에서나 보던 약재를 발작환자를 앞에 두고 능숙히 처리하는 것은 고역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정량 3배는 너무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너무한건...선..."
"...응?"
"아니죠...너무한건 저였어요..."
우수에 찬 눈에 다시금 물기가 촉촉해진다.
"...죄송해요 선생님. 제가 억지를 부렸어요."
"아니야...전혀 생각하지 못해서... 내가 너무 어벙하게 굴었을 뿐이야."
눈물줄기에 손가락을 갖다 대려다 그만두었다.
"...닦아주셔도 되는데..."
"그치만 걱정시켜놓고 그런 행동을 해버리면... 아무래도 좀 그렇지...?"
"...역시 닦아주세요."
"끙..."
잠시 나를 지긋이 쳐다보던 유우카가 먼저 입을 연다.
"정 그러면... 영수증에 관해서는 묻지 않을테니 대신 무슨 일이 있었는지만 알려주...시는건...될까요...?"
패기롭게 시작한 말의 끝은 숨을 곳을 찾아가는 뱁새와 같았다.
"...그냥 마음의 감기 같은거야 유우카"
"거짓말. 누가 감기에 걸렸다고 발작을 하나요."
"정말이라니까? 그냥 지나가는 감기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치만 선생님?"
얼버무리기는 실패다.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얼버무리다간 유우카는 '별거 아닌 선생님을 심각하게 만든게 나'라며 자책할게 뻔하기에, 마주하기 싫은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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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실 요즘엔 더 이상 희망을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라고 하면 될 것 같아."
읊조리듯 이야기를 마치고 본 유우카의 모습은, 누가 봐도 눈물을 참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 근데 왜 말씀을 안 하셨어요... 저희에게 선생님이 계신 것처럼 선생님께도 저희가 있는데..."
"그야... 이 모든 책임은, 아이들을 웃음짓게 하는 것은 어른이 기꺼이 해야 하는 일이니까."
"어떤 세상이 슬픔만으로 가득찬 세계라면 그건 그 세계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행복을 나눠주지 못한 탓이니까."
"너희에게 그 책임을 지게 하고 싶지 않았어. 웃음은 너희의 몫. 거기에 이르는 고통은 어른의 ㅁ..."
"...너무해요."
"응?"
"선생님의 말씀은 스물 두...아니 그냥 생각해도 최소 한 가지 부분에서 너무해요."
'누워서 듣는 설교라니, 이건 어떠려나'
"...이상한 생각 하고 있죠."
"아니? 전혀 아닌데?"
"...있잖아요 선생님."
"물론 저희도 한창 때의 여자아이인지라, 선생님께 어리광부리고 싶은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저희는, 아니 최소한 저는 선생님의 눈물이 우리의 행복 아래에 존재한다면..."
잠시 머뭇거리던 유우카가 다음으로 내뱉은 말은, 울먹임이 섞여있었다.
"...그런 행복은 싫어요."
"유우카..."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져서 저희가 행복해진다면, 저는 그 행복을 누리고 싶지 않아요. 저를 지켜봐주셨으면 하지만 그 과정이 고통스럽다면 잠시 눈을 돌리셔도 좋아요. 힘들고 아픈 그 현실을 애써 가려서 나오는 것이 저희의 웃음이라면 그런 웃음을 지어가며 선생님을 뵙고 싶지는 않다고요."
이제는 눈물이 흐르는 것 정도는 개의치 않는 유우카였다.
"너무 앞으로 나가지 마세요 선생님."
"응?"
"먼저(先) 태어났다고(生) 해서 앞서가지(先行) 마세요. 부탁드려요. 그러다 선생님께서 사라지신다면... 영영 쫓아가지 못할 곳으로 가는건 싫어요."
"...유우카 생각은 잘 알겠어. 그치만 말이야. 내가 앞서가지 않으면... 내가 힘들다고 주저앉으면... 그때 벌어질 일들이 나는 더 두렵단다. 그래서 지금이 힘든걸지도 모르고. 무엇을 해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지금 느끼는 이런 감정은 나를 더 얽맬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 이것들을 놓아버리게 되면 지금껏 우리가 애써 만들어온 이야기가 한순간에 무너질지도 모르지. 내가 두려운건 한편으론 그거야."
잠시간의 정적.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어 발생하는 정적이었다. 눈물을 줄줄 흘리는 유우카는 선생의 말을 이해했고, 착잡한 표정의 선생도 유우카의 말을 납득하는 데에서 온 침묵.
그 침묵을 유우카가 먼저 깬다.
"...그럼 제가 옆에 서게 해주세요."
"응? 아니, 잠깐, 유우카?"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 저만치 앞에 세워둘 순 없어요."
"그치만...아직 유우카는 더 미소지어야 할 시기고..."
"책임을 나눠달라고까진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어차피 선생님께서는 그러지 않으실 분이니까요."
"대신, 힘들어 주저앉고 싶어질 때 기댈 곳이 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혼자 가지 마세요."
그 말을 마치고 유우카는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할 수 있는 게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는 것밖에 없단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미안 유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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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카와 그렇게 밤을 꼬박 세...울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울다 지쳐 잠든 유우카를 침대에 뉘인다.
"우...우으으...선생님..."
"잘 자 유우카. 좋은 꿈 꾸고."
"...잠꼬대 아닌데..."
"엣"
어느새 눈을 뜬 유우카가 나를 바라본다.
"제 곁에 있어주시면... 안되나요...?"
"내일 샬레에 누가 찾아올지 모르는데... 아무래도 그건 좀"
"그럼...제 곁에 기대주시면 안되나요?"
역시 날 난처하게 만드는 데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유우카였다.
"역시 안돼. 타협안은 내가 바닥에 침낭 깔고 자는걸로. 숙녀를 찬 바닥에 재울순 없지."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침낭을 가져오자 유우카는 여전히 눈을 뜨고 누워있었다.
".....미워요."
빨리 이 소녀를 재우지 않으면 애써 재구축한 수면패턴이 무너질지도.
"역시 어쩔 수 없나"
손을 유우카의 얼굴로 가져간다. 순간 움찔한 유우카. 내 손이 향한 곳은 그녀의 눈가였다.
"에...에에에? 선생님...?!"
"닦아달라고 하지 않았었어?"
"아니, 그게, 그치만, 그건, 아까, 분위기가, 윽"
이런, 고장나버렸나... 장난기가 발동한다.
"...기대라며?"
"...너무한 어른."
"... 어쩌면 그럴지도, 잘 자 유우카."
"좋은 꿈 꾸셔야 해요. 선생님의 기댈 곳이 간절히 바라거든요."
바로 다음 순간 빨개진 귀를 숨기기 위해 이불을 덮어쓰는 유우카를 뒤로 하고 캐비닛으로 향한다. 새로 받아온 '자기 전' 약을 털어놓고, 물 한컵에 천천히 쓸어내린다. 그리고 조용히 읊조린다.
"아직이야. 더더욱 무너져서는 안돼."
"...나를 생각해주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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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가보겠습니다.. 그... 영수증은 앞으로는 제가 다른 쪽 지출에 묻어서 결과 보고를 올려드릴게요. 저희도 예산 계획과 실사용금이 안 맞으면 가끔 쓰는 방법이라 총학도 눈치채진 못할거에요."
"고생했어. 가서 푹 쉬어."
"네, 그럼."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려는 유우카의 어깨를 잡는다.
"ㅅ...서..선생님...?"
"아, 미안. 좀 급했나..."
뒤이어 얼굴이 달아오른 유우카에게 부탁을 전한다.
부탁을 들은 유우카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후
샬레를 나서는 유우카를 보며 생각한다.
'영원을 바라진 않지만...둘 만의 약속이 조금이라도 오래 가지 않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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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카는 생각한다. 자신이 저 끝없는 고난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고, 같이 웃을 수 없다면 같이 울고 싶다고.
언제나 선생과 학생 사이 관계라며 선을 긋고자 하는 그에게 이번만큼은 선을 넘어야겠다고.
이성으로서 선생은 좋은 남자이기에, 그렇기에 그 상처를 더욱 어루만저주고 싶다고.
그렇지만 아직은 알릴 때가 아니라는 선생님의 말에 동의하기에, 그녀 역시도 이 일은 비밀로 하기로 한다.
아니 비밀이어야 한다. 더 자연스럽고, 평소처럼 대해야 한다고 되뇌인다. 그것이 선생님께서 진정 원하는 바라면.
밀레니엄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앉고, 정신없던 1박 2일을 다시금 떠올리며, 그녀는 생각한다.
'선생님...'
'지금은 나란히 서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지만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요...'
'언젠가는 저를 마주보며 서주세요. 나란히가 아니라요.'
'그때는 제가,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으로, 둘만의 추억을 다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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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보니 유우카의 마지막 멘트가 어딘가 뒤틀려버린 애정이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실테고, 그래도 피폐의 결실이 달디 달아서 다행이다 생각할 선생님들께서도 계실겁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유우카 파트는 끝이 났지만, 당분간 유우카는 스토리 전반에 걸쳐 직, 간접적으로 등장시킬 생각입니다. 어떤 방향성이든 선생님들의 사랑을 100배 받는 유우카에 대한 헌사이자, 어쩌다보니 선생의 집무실에서 첫 발단이 일어나서 발생하는 여파들을 유우카가 어느 정도는 해결을, 그리고 의도치 않은 부수적인 피해까지도 머릿속에 중구난방으로 잡혀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밀레니엄 뿐만 아니라 보고 싶으신 학생들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나중에라도 시리즈로 반영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현생이 바빠 조금 업로드가 늦었네요. 그리고 죄송한 소식을 한 가지 전해드리자면, 내일부터 미션 실패 조건이 사망으로 귀결되는 최악의 개똥운빨좆망겜 '지구 온라인'이 제게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지라, 어제처럼 1일 2연재 같은 3배 빠른 전개가 어려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너무 늦지는 않게 돌아오겠습니다. 다음편 올라올때까지 숨참다가 변사체로 발견되지 마시고 같이 현생에서 만납시다.
아 그리고 애니 오늘 첫 방이더라고요. 애니 첫 방을 축하하고, 저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볼 준비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주말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댓글 76


떴다!
애니 보기 전에 보고 가면 시간관리도 칸페키~


응 난 읽지도 않고 개추 박을거야
그치만 읽어주면 고맙겠는걸....
이야 맛있다 조온나 맛있닼ㅋㅋㅋㅋㅋㅋ

따흐흑 현생이 밉다...
5...5화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