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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핫산) 밤과 아침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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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 #S #드라마 #미카

원본 by 田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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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선생님?”

조심스럽게 건넨 속삭임 같은 부름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기숙사 안의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고는 있었지만, 알아듣지 못할 만큼은 아니었는데.

이쪽에서 말을 걸었을 때 곧바로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일은 지금까지도 몇 번인가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도 선생은 생각에 잠기는 기색을 보이거나 난처한 한숨을 내쉬는 등, 하다못해 무언가 반응은 보여주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문자 그대로 철저한 무반응.

벽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다리를 뻗은 채 앉아,

한 손에 쥔 휴대 단말기만 들여다보는 옆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고 시선조차 맞춰주지 않았다.

이쯤 되면 아무리 눈치가 둔한 사람이라도 의도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의 선의를 이용해 감쪽같이 속이고, 방 안에 가두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의 무게를 생각하면 쌀쌀맞은 취급을 받아도 당연하다는 것쯤은 미카도 잘 알고 있었고 나름대로 각오도 했건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겪어보는 것은 달라서 상상 이상으로 가슴이 쓰렸다.

차라리 하지 말걸 그랬다고, 이제 와서 뼈저리게 후회할 정도로.

“선생님…….”

“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거듭 부르자, 몇 번인가 만에 가까스로 대답이 돌아왔다.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 톤에 한순간 안도했지만, 차라리 노골적으로 화를 내는 목소리가 훨씬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곧바로 생각했다.

격한 감정을 부딪쳐 오는 것보다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쪽이 몇 배는 더 괴롭다.

간신히 단말기에서 고개를 들어준 선생을 향해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가야겠다는 일념으로 미카는 필사적으로 화젯거리를 찾았다.

“……그게…… 맞다, 게임 할래? 보드게임 말이야.

어쩌다 보니 가져와 놓고 아직 뜯지도 않은 게 있거든…….”

“안 해. 소리를 내서 남들에게 의심받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잠들긴 아직 이른 시간이고…….”

“일하면서 시간을 때울 거야.

남겨두고 온 업무 전부는 무리겠지만, 몇 가지는 이걸로도 처리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든 단말기를 가볍게 흔들어 보이는 선생 앞에서 미카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통금 시간이 지나 문이 잠긴 학생 기숙사 안에 선생이 남아 있다는,

자칫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안 그래도 미카는 다른 학생들에게 경계 대상인 데다, 바로 조금 전 순찰 시간에도 사감에게 살짝 의심을 샀던 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어쩔 수 없이 ‘너와 살갑게 어울려 줄 생각 따위는 없다’며 매정하게 밀어내는 듯한 기분이 들고 만다.

이 지경에 이른 경위를 생각하면 매몰차게 대해진다 한들 할 말은 없다.

그런데도 그런 결과는 받아들이기 싫다며 마음 한구석에서는 어린애처럼 생떼를 부린다.

내면 깊은 곳에 똬리를 튼 이 이기적인 일그러짐은 어쩌면 평생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더 이상 이어갈 말을 잃은 미카는 침대 위에서 꼼지락거리며 두 무릎을 끌어안고 등을 둥글게 말았다.

반쯤 열어둔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밤바람이 얇은 레이스 커튼을 스치며 창가에 놓인 은방울꽃의 꽃잎을 가늘게 흔들었다.

“게임이라면.”

이대로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체념하려던 찰나 귓가를 울린 목소리에 미카는 무릎에 파묻으려던 고개를 용수철처럼 번쩍 들었다.

“다음 기회에 하자. 다음에 또 만났을 때 말이야.”

“으, 응. ……아, 그게, 딱히 게임이 엄청 하고 싶었던 건 아니고, 그냥…….”

“꼭 게임이 아니더라도 미카가 하고 싶은 다른 걸 해도 좋아.

오늘처럼 거짓말을 해서 가두거나 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으…….”

용서받았나 싶었던 것도 잠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날아온 따끔한 일침에 미카는 작게 신음했다.

거짓말이었다고 먼저 실토한 건 자신이었는데, 선생의 말에 가슴이 콕콕 쑤시다니 새삼 성가신 성격이다.

선생은 비꼬거나 빈정거릴 의도 없이 그저 순수한 조건 내지는 약속으로서 제시한 말에 불과하겠지만,

어딘가 무뚝뚝하게 들리는 어조 탓에 생각은 자꾸만 나쁜 쪽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다시 고개를 푹 숙인 채 미카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저질러 버릴까, 그만둘까, 몇 번이나 망설였어.

큰일 날지도 모른다는 건 뻔히 알았고, 선생님한테 진심으로 미움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그러니까 잠깐 수다나 떨다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딱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계속 달랬는데.

막상 만나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선생님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져서,

그러다 보니까 이대로 바이바이 하는 건…… 너무 싫어서.”

“미리 급한 용무를 마치고 가겠다고 연락해 두긴 했지만, 예정보다 한참 늦어버린 건 내 잘못이야.

하지만 그게 변명이 될 수는 없어.”

“……그렇, 지. 미안해.”

“그렇게,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무모한 행동을 저지른 변명은 될 수 없다는 뜻이야.”

“응?”

미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심코 마주 본 선생의 얼굴은 어디까지나 진지했지만, 눈가만큼은 아주 살짝 부드럽게 풀려 있는 것이 또렷하게 보였다.

다정한 얼굴이었다.

어쩌면 이 다락방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보는 미소였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오늘이 미카와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거나 당분간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나를 돌려보내지 않으려 한 마음을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야.

하지만 미카와 나에게는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도,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시간이 얼마든지 있잖아.

오늘 만난 시간이 짧았다면 다음번에 그만큼 더 채우면 돼.

그런데도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이렇게 미카의 입장을 한층 더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지는 않았으면 했어.”

“……선생님.”

“최악의 경우, 나는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하면 그만이야.

설령 납득해 주지 않는다 해도 내 입지와 평판이 나빠지는 선에서 끝나겠지.

하지만 미카는 달라. 모처럼 생긴 새로운 보금자리를 잃어버리게 될지도 몰라.

나는 그렇게 되는 게 가장 두려워.”

선생은 거기서 잠시 말을 끊고 다락방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러고 보니 처음 방에 들어왔을 때 다락방에서 지내고 있는 거냐며 깜짝 놀랐던 일이 미카의 뇌리를 스쳤다.

“……아직 모든 일이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롭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그건 앞으로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어.

물론 미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렸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발을 디딜 기반 자체를 잃어버리면 그 노력조차 할 수 없게 될 거야.”

“…….”

“아니면, 미카는 오늘을 끝으로 나와 다시는 안 보고 싶은 거니?”

“시, 싫어! 그런 건 절대 싫어, 선생님!”

“쉬잇, 큰 소리 내지 마. ……그렇지? 나도 그렇게 되는 건 싫어.”

입술 앞에 검지를 세우며 두 눈을 가늘게 뜨는 선생의 모습에, 미카도 화들짝 놀라 입을 다물고 바깥 기척에 귀를 기울였다.

한 호흡, 두 호흡─짧은 정적이 다락방 안을 가득 메웠다.

다가오는 발소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배 깊은 곳에서부터 후우 하고 긴 숨을 내쉬었다.

안도감과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막막한 감정을 동시에 끌어안은 채, 미카는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눈동자를 선생에게로 향했다.

언제든 만날 수 있으니까, 지금 이 순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내일도 만날 수 있으니까, 오늘을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인데도 이렇게 직접 전해 듣기 전까지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나 같은 문제아는 선생에게조차 언제 버림받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었음을 이 순간에 이르러서야 자각한다.

선생이 목숨을 걸고 구원해 주었음에도, 정작 자신은 아직까지 선생을 마음 깊이 온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자신을 향한 부끄러움과 눈앞에 앉은 어른에 대한 미안함으로 미카의 두 뺨이 급격하게 달아올랐다.

완전히 말을 잃어버린 미카를 선생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천천히 열린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목소리는 더없이 온화하고 다정했다.

“미카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언제라도 만나러 갈 거야.

수다 떨기든 쇼핑이든 보드게임이든 고민 상담이든 잡초 뽑기든,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전부 온 힘을 다해 함께해 줄게.”

왜냐하면, 하고 선생이 말을 이었다.

“미카는 나의 소중한 공주님이니까.”

결정타였다.

분명 기억해 주고 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기대와,

그저 당시의 나를 격려하기 위해 그럴싸한 말을 건넸을 뿐이리라는 체념이 반반씩 섞여 있던 그 말을, 선생은 똑똑히 기억해 주고 있었다.

거짓말이 들통났을 때보다 훨씬 더 강렬한 자기혐오가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미카는 멋쩍게 볼을 긁적였다.

“아하하…… 그렇구나, 그래서 화가 났던 거구나, 선생님. 전부 나를 위해서…….”

“아니, 평범하게 나를 속이고 가둔 행동 자체에도 화가 나긴 했는데.”

“죄송합니다.”

미카는 얌전한 얼굴로 꾸벅 고개를 숙였다.

너무 우쭐해지지 말라는 듯, 곧바로 선생의 쐐기타가 날아들었다.

“자, 수다는 여기까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 지금 미카가 해야 할 일은 아침이 올 때까지 조용히 지내는 거야.

옷 갈아입을 때는 미리 말해주렴. 저쪽 보고 있을 테니까.”

“어라, 선생님은? 안 자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태평하게 잠을 잘 수는 없잖아.

밤샘 작업에는 이골이 나 있으니까 괜찮아.”

“일이 참 고되네, 선생님도…….”

이제 와서 새삼스레, 그토록 바쁜 사람의 시간을 하룻밤 통째로 빼앗아 버렸다는 죄책감이 고개를 든다.

그리고 그 죄책감이 쉽게 흐려질 만큼,

그렇게 소중한 사람을 오직 나만의 공간에 가두어 두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짙은 만족감과 우월감을 아주 강렬하게 의식한다.

역시 나는 나쁜 아이야.

구제 불능일 정도로.

미카는 살며시 손가락을 뻗어 은방울꽃의 꽃잎을 톡 따내었다.

티 없이 새하얀 꽃잎.

비틀리고 일그러진 자신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순백의 빛깔.

그럼에도 언젠가는─언젠가는 나 자신도 이토록 맑고 투명한 빛깔로 물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정말로 그렇게 될 수 있는 날이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선생과 함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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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2시간 전번역

소설 핫산) 밤과 아침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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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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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twittaunagi작가
게시물 1개
고DC
고관위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11.0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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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나
ㅇDC
ㅇㅇ121시간 전

이런 비하인드가 없다면 메모로비는 그냥 밤 내내 싸늘한 기류였을거 같음..

ㅇDC
ㅇㅇ29시간 전

선생님은 속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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