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자
#카즈사
원문 とも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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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하 서머 레코드(미번역)
카즈사 프라푸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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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여기 기간한정 『커플 전용 달콤달콤 러브러브 스위티자몽 모카 프라푸치노』의 벤티, 휘핑크림, 카라멜 소스, 화이트 모카 시럽, 초콜릿 칩, 카라멜 헤이즐널 커스텀입니다☆"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같은 목소리의 점원이 다른 나라 언어인지 저주의 주술인지 착각할 수준의 주문을 늘어놓으며, 말도 안되는 양의 휘핑크림이 올라간 말도 안되는 양의 바보같이 큰 프라푸치노를 운반해 왔다.
"미안, 선생님. 이런 거에 어울려 달라고 해서."
"아니, 괜찮아. 카페에서 프라푸치노를 시키는 게 요즘 젊은 애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며? 나도 유행에 편승해 보고 싶었거든."
"카페에서 프라푸치노를 주문하는 게 유행이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이미 유행에 뒤처진 것 같은데..."
따끔한 지적을 받으며 나는 맞은 편에 앉은 학생──쿄야마 카즈사를 바라본다.
카즈사는 눈앞의 거대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음료(음료... 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를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무의식적인지 고양이 귀가 쫑긋쫑긋 좌우 대칭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귀엽다.
"이거, 인터넷에서 예고 기사를 봤을 때부터 계속 마셔보고 싶었어. 프라푸치노의 영역을 초월한 디저트로서 꽤 크게 다뤄지고 있었어... 그치만 커플 메뉴인 탓에 남녀 페어가 아니면 주문할 수 없다고 하더라."
디저트 이야기만 나오면 말이 많아지는 카즈사를 보며 치유되는 감정을 느낀다.
"신경쓰지 마. 나같은 녀석이 카즈사에게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야."
"나같은 녀석이라니 또 그런 말을... 나니까 농담인 줄 알지 다른 애들한테는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걸?"
"농담이 아닌데... 정말로 나라서 괜찮아? 또래 애들이 아니라 이런 무기력한 아저씨랑..."
"선생님은 무기력하지 않아. 무탈한 사람이야"
"......"
배운지 얼마 안된 단어로 말장난을 하고 싶었겠지만 오히려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무탈하지도 않고 내 주변은 문제투성이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카즈사의 텐션이 높다고 생각하면 될까.
"뭐, 마음껏 즐겨. 나는 카즈사의 웃는 얼굴을 마음껏 즐길게."
"선생님, 나라고 해도 아무리 기분나쁜 말도 다 용서받을 수 있는 건 아니거든... 그것보다 선생님은 안 마셔?"
"나는 괜찮아. 저번에도 말했지만 크림 양을 보기만 해도 속이 쓰린 느낌이야... 게다가 아무리 빨대가 두개라고 해도 간접키스같지 않아?"
커플 전용 음료라는 이유 때문인지 나와 카즈사 양쪽에는 하트 모양으로 구부려진 빨대가 놓여 있었다. 만화 같은데서 흔히 보이는 둘이서 같이 마시고 꽁냥꽁냥 우후후하는 것인데 실물을 앞에 두니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젊은 커플이라도 이런 것은 안하지 않아...?
"간접키스라니... 선생님, 이제 와서 그런 걸 신경쓰는 거야...? 그, 그런 짓까지 해버리... 고..."
카즈사는 그렇게 말하며 무언가 떠올랐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고개를 숙여 버렸다. 무엇이 떠올랐는지는 대체로 상상이 가지만 스스로 말하고 자폭하다니 정말 재미있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알기 쉽게 얼굴을 붉히면 이쪽까지 얼굴이 붉어질 것 같다... 그리고 카즈사는 주홍빛의 얼굴을 조금 식히며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 음, 그치만 선생님, 역시 그럴듯한 일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럴듯한 일? 무슨 의미야?"
"봐봐, 일단 이건 커플 전용 메뉴잖아? 커플 『전용』이란는 건 다시말해 커플 한정이라는 거잖아? 주문한 후에도 점원이 감시하고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나왔다고 방심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조심하라니, 그런 오버를... 고작 이런 음료 하나로..."
순간 카즈사의 얼굴이 적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고 조금 촉촉했던 눈동자는 무섭고 날카롭게 변했다.
"고작? 선생님, 방금 이 프라푸치노를 고작이라고 했어? 선생님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그런 표현을 하는 사람이었어?"
"공작! 공작이 노릴 만큼 맛있어 보인다고 말했어! 매의 눈으로 노린다랑 거의 비슷한 의미야! 굉장히 맛있을 것 같아! 나도 꼭 마셔보고 싶어~!"
필사적이었다.
여유 없이 필사적으로 여고생에게 볼썽사나운 변명을 하는 성인 남성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내 얘기였다.
"... 그럼 역시 선생님도 마셔봐야 해. 자자."
카즈사가 프라푸치노를 슬쩍 내 쪽으로 밀어온다.
"아니, 적어도 첫 모금은 네가 마셔야지..."
"선생님 덕분에 살 수 있었으니까 선생님이 마셔야지. 빨리 마시지 않으면 크림이 녹아버릴 거야."
카즈사의 얼굴이 다시 붉어지는 것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카즈사 녀석, 처음 입을 대는 역할이 부끄럽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 역할을 나에게 떠넘기려고 하고 있구나...? 그렇지만 쿄야마 카즈사라는 인물은 의외로 고집스럽고 융통성이 없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된 참이다. 이렇게 되면 진짜로 크림이 다 녹아서 없어질 때 까지 나에게 양보할 것이다. 나는 괜찮지만 그런 상태의 음료를 마시는 카즈사의 우울한 얼굴은 보고 싶지 않다. 음료는 상관없지만 카즈사를 슬프게 할 생각은 없다. 카즈사에게 졌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 해서 나는 의연하게 눈앞의 빨대에 입을 댔다.
힘차게 쪽쪽 빨아들였지만 하트 모양의 빨대는 생각보다 길어서 가볍게 빨아들이는 것 만으로는 커피가 입에 닿지 못하고 코로 숨을 내쉬며 다시 빨아들인다. 빨대 색이 점점 짙어지고 그 색이 점점 다가오면서 입까지 닿자 겨우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음... 역시 평범한 커피다. 함께 입안으로 들어오는 초콜릿 칩의 씹히는 맛이 좋아서 맛보다 즐거움이 먼저 오는 느낌이다... 라는 시시한 생각을 하고 있으면 카즈사도 나처럼 빨대에 입을 댄다. 같은 눈높이의 카즈사의 얼굴이 다가와서 나도 모르게 움찔했는데, 아까 나처럼 한 번에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조금 힘들어하는 표정으로 몇 번이고 빨아들이는 카즈사의 표정이 조금 재미있어서 그만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찡그린 얼굴로 커피를 마시는 여고생.
사진 찍으면 혼나려나... 당연히 혼나겠지.
그만두자.
"......"
둘이서 하트 모양의 빨대로 같은 음료를 나눠 마신다. 주변에서 보면 정석같은 바보 커플의 모습이다. 바깥에서 바보 커플로 보이는 것 까지는 괜찮지만 이 상황을 보면 큰일나는 특정 학생이 몇 있는 것도 사실이라서 나로서는 그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화목한 카페가 총격전의 전장으로 변하고 그 원인이 나라면 좋을 리가 없다.
"... 크흠."
순간 그 특정 학생이 찾아왔나 싶어 초조했지만 카즈사의 헛기침이었음을 금세 알아차렸다.
카즈사는 조금 힘들게 숨을 몰아쉬며 빨대에서 입을 떼었다.
"... 선생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어."
"... 카즈사야말로."
산소 부족 때문인지 부끄러움 때문인지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그런 모습까지 포함해서 이제 정말 바보 커플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꽤나 괜찮은 가게였는데 적어도 혼자서는 더 이상 올 자신이 없다.
점원이 기억하겠지...
"... 미안 선생님.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
"아, 응..."
카즈사는 그 말을 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어정쩡한 걸음으로 걸어갔다. 혼자 남겨진 나는 어떻게는 평정을 가장하기 위해 차분한 손놀림으로 메뉴판을 훑어보았다. 책자로 된 메뉴판을 한 장 넘기니 바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어쩌고 프라푸치노가 기간 한정 주력상품으로 화려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초콜릿 덕후들에게 추천하는 프라푸치노로 커피와 스위트 초콜릿의 달콤하고 씁쓸한 맛과 초콜릿 칩의 촉감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를 판매 문구로 내세웠다. 원래부터 초콜릿 칩이 들어있지만 커스텀으로 더 추가한 것은 카즈사의 나를 위한 배려일까... 초콜릿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고마운 배려지만 겉보기에 꽤 많은 초콜릿 칩이 들어있는 듯 했다. 이래서는 커피와 초콜릿 칩 중 어느쪽이 주인공인지 알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며 메뉴판을 다시 한 번 살펴보다가 페이지 오른쪽 하단에 당구장 표시와 함께 적힌 주의사항을 발견했다.
※ 이 상품은 두 명 이상 방문하시면 남녀 불문하고 주문 가능합니다♪
"......"
과연 카즈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메뉴판을 내려놓고 나는 다시 빨대를 빨아 힘차게 커피를 마셨다.
쌉싸름하고 조금 달콤했다.
댓글 6
암컷이네..


좋다좋아
미식이넹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