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쿵"하고 책상에 무엇인가가 놓인 소리가 나의 잠을 방해한 곳에서 오늘이라는 하루는 시작되었다
아직 납덩이처럼 무거운 눈꺼풀을 열면 눈앞에 애용하는 머그컵.
아까 그 소리는 이 녀석이었던 모양이다.
누가 그 머그잔을 놓았는지 곧바로 깨닫고, 고개를 들지 않고 책상에 엎드린 채 팔에 감싸인 목소리로 “안녕”이라고 말한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그녀는 내가 일어날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대답했다.
"이 시간에 항상 눈을 뜨시니까, 모닝 커피를 준비해 두었어요"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리고 싶은 건지, 아니면 단순히 칭찬받고 싶은 건지.
자신감 넘친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어딘가 연약하면서도 건방지고 허세 부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시라누이 카야는 미소 지었다.
카야가 샬레에서 나와 살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체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일하는 틈틈이 RABBIT 소대로의 차입을 정리하던 중 문득 카야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저런 일을 저질러서 체포됐으니 조사 같은 건 잔뜩 받았을 거야, 라든가.
설마 고문 같은 건 당하지 않았을까, 라든가.
한번 신경 쓰이기 시작한 것은 쉽게 억누를 수 없는 법이라, 정신 차려 보니 약속을 잡고 카야가 수감된 감옥 앞에 서 있었다.
감시는 오른쪽 뒤와 왼쪽에 한 명씩, 감시 카메라도 여러 대에 소지품 검사도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질 정도의 경비.
이 작은 창문의 끝에 있는 것은 대죄인인 것이라고, 그렇게 착각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소재다.
"그럼 면회를 시작하겠습니다"
교도관은 그렇게 말하며 차가운 철문에 붙은 작은 창문을 연다.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오지만, 주먹을 꽉 쥐는 것으로 잠시나마 견뎌낸다
여러 가지 고문을 당해 온 모양이다. 오랜만에 본 그녀는 몸 곳곳에 눈을 돌리고 싶을 만큼의 베인 상처와 멍이 눈에 띄었고, 두 눈에는 심한 다크서클이 생겨 있었다.
소리에 눈치챈 건지 카야는 살짝 고개를 들고, 무언가를 제대로 비추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부은 눈꺼풀을 열었다.
예전에 존재했던 야망으로 불타오르던 그 눈이 아니라,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빛 하나 없는 텅 빈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저를 비웃으러 오셨나요, 선생님…?"
물기 없는 쉰 목소리로 내뱉은 애써 한 인사가 이거냐, 하고 조금 어이없어했지만, 아직 망가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웃으며 말한다.
카야는 진심으로 한 말이었겠지, 내 대답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역시 넌 아무것도 몰라
아무도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이 세상에는 아이들을 이끌고 도와줄 존재가 없기 때문이다.
시라누이 카야는 대죄인이다.
세상 사람들이 봐도 그것은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녀의 죄를 부정하지 않으며,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나에게 있어서, '선생'으로 있어서도 시라누이 카야는 소중한 '제자'다.
그래서 널 마중하러 온 거야.
「카야, 제안이 있어」
검지를 세우고, 약간 도발하듯 웃는다.
「아니, 이건 명령이 되는 걸까. 뭐든지 하겠다고 했으니까」
물론, 진심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은 꾸짖어 줘야지.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죠? 제가 할 수 있는 일 같은 건 이제....."
"함께 살레에서 살자"
침묵, 당혹감, 10초가 10분처럼 느껴지는 고요함이 주변을 감싼다.
"....네?"
카야는 완전히 뜨지 않은 눈꺼풀을 벌리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나는 네 선생님이니까"
그 이상을 바라지 않으며, 그 이하가 되지도 않는다.
시라누이 카야가 학생인 한.
“꼭 구해 보이겠어”
잠시 간격을 두고, 그녀의 마른 웃음이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날부터 바로 동거 생활이 시작됐냐고 묻는다면, 뭐 당연히 그렇지는 않았다.
카야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완치된 상태에서 샬레에 왔다.
그 사이 3주 정도 지났을까.
그렇게 심한 부상이었던 것이다.
"실례합니다, 선생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분명 싫은 얼굴을 하고 바깥쪽을 돌아보며 카야는 내가 일하는 방으로 들어왔다.
그토록 많았던 상처는 거의 없었고, 옷차림은 달랐지만 익숙한 모습의 시라누이 카야가 거기에 있어, 마음속 깊이 안도한다.
"잠깐!? 선생님!? 뭐, 뭐 하는 거예요! 역시 음흉한 목적으로 저를…!?"
그러자 동시에 깨닫고 보니 그녀를 강하게 껴안고 있었다.
당연히 몹시 당황하는 카야, 그걸 아랑곳하지 않고 끌어안은 채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솔직히, 나 자신도 이런 행동을 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놀라고 있다.
제3자에게는 그저 변태적인 행동으로 보일 것이다.
카야가 봐도 마찬가지인 듯, 얇은 몸으로 가볍게 저항하고 있었다.
진심을 다하면 빠져나올 수 있을 텐데, 아마도 내 몸을 걱정해서 힘을 뺀 결과일 것이다.
덕분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조그맣게 손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었다.
카야는 결국 저항하는 데 지쳤는지 팔다리의 힘을 빼고 축 늘어뜨렸다.
"…카야, 아픈 곳은 없어?"
그것이 겨우 머릿속 정리가 되어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렇게 상처투성이였으니, 옛 상처가 아플 수도 있겠지.
"조금,…… 안아주는 힘이 강합니다"
"아하하 미안 미안"
그렇게 말하자 힘을 뺐지만, 카야는 팔 안으로부터 빠져나오려 하지 않고 내 가슴에 이마를 붙인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다시 카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이번에는 오른손으로 가볍게 옷자락을 집어왔다.
다만, 서로 말없이.
따뜻한 그녀의 체온을 온몸으로 느낀다.
큰 죄를 지어 신뢰를 잃고, 허우적거리다 결국 투옥되어 고문을 당해 넝마처럼 되어버린 그 시라누이 카야도, 이렇게 보니 그저 연약한 소녀에 불과한 게 아닌가
나는 선생님이다.
그러므로 눈앞의 소녀도 학생으로서 내버려 둘 수 없다.
도와주고 싶다.
아니, 반드시 구해 보이겠다.
"카야, 너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줄게"
"어………"
그렇게 다시 고요가 이어진다.
이것이 나와 시라누이 카야와의 공동생활의 시작이었다.

댓글 7
초인순애!
고문을 했다고 해버리면 교정국이나 발키리 애들이 좀 그렇지 않나
정황상 발키리쪽이 의심되긴하지만 깜빵내 폭행일수도 있지
카야 피폐물은 보통 감방 내 동료( ?)나 시민들한테 줘팸당하는 게 국룰 ㅋㅋ
웰컴 투 시리즈 핫산 가시밭길
왜 가시밭길이야
고문은 뭔가 캐물을게 있어서 하는건데 카야 쿠데타건은 찝찝한거 없이 끝나서 고문보단 그냥 괴롭힘이었으려나 무엇보다 발키리랑 교정국 애들 의심하기 싫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