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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우시오 노아와 첫 참배 데이트를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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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라이브에서 「블아소설핫산」 채널을 운영중입니다.

디시글은 금지어로 인한 옛날 번역글의 수정 누락 등의 이유로 채널에서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채널명은 이렇지만 제가 번역한 소설만 백업하는 용도의 채널입니다

아카라이브 링크(중간에 ☆ 빼야함) https://arca.li☆ve/b/bluearchievenovel/159424138

블아소설핫산 채널 경유 링크 https://gall.dcinside.com/projectmx/15426781

9772자

#노아 #유우카

원문 赤魔の牌乙

────────────────────

"앗."

스르륵.

손끝에서 미끄러진 스마트폰이 얼굴 쪽으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중력에 이끌리는 스마트폰은 오히려 서서히 시야에서 천천히 커져갔습니다. 시간이 압축된다는 표현처럼, 주마등처럼 멈춘 감각 속에서 저는 아련히 생각했습니다.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워, 반쯤 졸면서 새해에 받은 친구들의 메시지에 하품을 참으며 답장하던 중, 뜻밖에도 마음 속으로 생각하던 사람에게서 온 글에 몸이 굳어졌습니다.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초대에 응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즉시 돌아온 그의 답문에, 평범한 소녀의 눈에도 기쁨의 감정이 배어 있는 것이 느껴지고, 흥분으로 발을 동동 구르던... 그때였습니다.

들고 있던 스마트폰이 침대의 반동으로 튀어올랐습니다. 그렇게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빙글빙글. 회전하며 다가오는 스마트폰 화면. 맞으면 아프겠죠. 코피라도 나면 곤란한데요. 고개를 기울이면 피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잘못하면 목을 삘 듯한 각도네요. 헛된 생각을 하면서도, 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과의, 정월 첫 참배.

선생님과의, 정월 첫 데이트.

눈앞에 다가오는 화면을 보며 머릿속을 스치는 것은 몇 시간 뒤 자신의 모습, 그리고 마주보는 당신 뿐.

당연히 예복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약속 시각은 10:00... 밀레니엄에는 이러한 불시의 사태에도 원활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여럿 존재합니다. 후리소데의 선택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무늬가 더 효율적으로 선생님의 시선을 독점할 수 있는가... 그것 하나뿐입니다.

역시 흰색일까요...? 흰색을 집착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제 파자마 차림을 몇 번이고 훔쳐보던 선생님의 시선의 기록을 떠올렸습니다.

네, 결정입니다. 흰색 바탕입니다. 그도 분명 기뻐할 것입니다.

그럼 무늬는 어떻게 할까요.

처음 생각난 것은 선배의 모습. 성인의 정숙함을 연상시키는 검정. 그의 선성에 기대는 미인의 검정은, 분명 저를 보다 어른스럽게, 곁에 나란히 서는 존재로서 돋보이게 해줄... 수 있을까요.

다음으로 떠올린 것은 후배의 명랑함. 아이의 기쁨을 나타내는 분홍. 그의 상냥함과 강인함을 따르는 발랄한 복숭아는 저의 고집스럽고 비굴한 성격을 밝게 물들... 여준다면 좋을 텐데요.

아니면.

그것도 아니면.

제 친한 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그──

그리고 초점이 겨우 맞춰질 무렵.

스마트폰의 새파란 화면이 마침내 제 안면에 착륙했습니다.

"후갸앗!"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비명을 지른 제 뺨에서, 스마트폰은 미끄러지듯 떨어졌습니다. 사람의 얼굴을 쿠션으로 삼은 주제에 바닥까지 굴러 떨어진 무례한 녀석을 집어들었습니다.

충격으로 전환된 파란 화면에는, 선생님과의 채팅과... 유우카짱과의 채팅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결정했어요."

허공을 향해 선언합니다. 아니면 제 이마에 혹을 만든 작고 얄미운 스마트폰을 향해.

흰 바탕에 파란 무늬를.

만감의 정을 담아 선택하기로 합니다.

분명히, 그것은 틀림없이.

그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름다운 빛깔을 뿜어낼 테니까요.

□ ◇ □ ◇ □

"노아! 새해 복 많이 받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선생님♪ 올해도 밀레니엄, 세미나, 그리고 우시오 노아를 잘 부탁드려요."

함박웃음을 지으며 인사하는 당신에게 고개를 푹 숙이며 새해를 축하합니다.

코트 사이로 비치는 낡은 정장 모습이 몹시 사랑스러워서... 아뇨, 새해를 맞이하는 옷차림으로서는 부적절하기 때문에 감점입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연스럽게, 하지만 확신을 갖고서 예복을 뽐냅니다. 뽐내는 것을 알아차려도 상관 없습니다.

엄선에 엄선을 거듭한 단정한 차림새. 시간이 다 되도록 고민하다 보니 머리를 묶을 틈이 없던 것은 옥의 티입니다. 제가 당신을 위해 고른 한 벌이므로, 감상을 듣지 못하면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나야말로! 세미나 아이들한테는 항상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올해야말로 빚을 다 갚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

"후훗,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선생님♪"

다릅니다, 다릅니다. 상투적인 말은 필요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말은 단 하나뿐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이해하고 있을거라 믿습니다.

부끄러움을 참으며 그 말을 기다리고 있으니, 부디 입밖으로 내어 주세요.

빤히 선생님을 바라보고... 마주봅니다. 당신의 눈동자가 가늘어지는 몇 초 간의 쉼표를 기록합니다. 그를 사로잡습니다.

"후리소데도 잘 어울려~ 노아한테는 흰 바탕과 파랑 배색이 잘 어울려!"

"......"

해냈습니다.

해냈습니다. 해냈습니다. 들었습니다. 완벽합니다.

뺨이 붉게 달아오르고 이마까지 열이 오릅니다. 심장이 두근두근 격하게 뛰는 것을 기록합니다.

──한눈에 알 수 있는 아첨이라고 해도.

기억 속에 깃든 당신의 취향. 완벽히 어울리는 디자인을 찾은 행운. 그 행복지수. 이 정도로 고양될 줄은 몰랐습니다.

──나의 욕망에 젖은 시선을 느낀 당신의 자비로운 말이라 해도.

그럼에도, 그럼에도.

기쁩니다. 너무 기쁩니다. 고르길 잘했습니다. 입길 잘했습니다. 당신에게 칭찬받은 이 후리소데를, 저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후후... 아첨이 능숙하시네요."

"아첨이 아니야. 진심이야.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눈을 뗄 수가 없어."

"......기뻐요. 선생님의 칭찬, 감사히 받아들일게요."

두세 마디. 다른 사람이 보면 너무나도 전형적인 아첨의 말. 그렇게 비칠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 아뇨, 선생님이니까 뭐, 진심이긴 하겠지만.

이 정도의 대화량만으로 이미 제 수용 능력은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먼저 마음을 주는 사람이 진다』... 진부한 대사가 머릿속에서 되새겨지는 모습이 어쩐지 우스꽝스럽게 보여서, 저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래봤자 빨갛게 달아오른 귀는 숨길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헤드기어를 끼고 올 걸 그랬어요..."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가시죠, 선생님."

"그래, 토리이 앞에 서서 얘기하는 것도 좀 그러니까."

그렇게 말하며,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당연히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고 그 에스코트를 받아들였습니다.

누가 이것을 연애전이라고 할까요. 패배했습니다. 우시오 노아는 선생님에게 완패한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그 복장에 헤드기어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

"못 들은 척을 했으면 끝까지 해주세요."

이렇게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 놀림받으면서도, 그 연모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더욱 불타오르는 것입니다.

□ ◇ □ ◇ □

"노아, 이건 세뱃돈이야."

"어머."

신사 내 중추... 표현이 별로네요. 장엄한 본전에서 이어지는 석조 계단에 상당한 인파가 모여 있었습니다.

줄의 맨 아래에 서서 약 10분. 대략 절반 정도는 올랐을까요. 이곳 쿠사나기 신사는 규모는 작지만, 알 사람들은 모두 아는 유서 깊은 일화가 있는 D.U. 내에서도 대중적이고 유명한 신사입니다. 신사에 긴 줄이 생기는 건 매년 생기는 일입니다. 선생님이 그 사실을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이 행사는 참배 후의 예정이었을 겁니다. 대기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일정을 앞당긴 것이죠. 이건 그리 달갑지 않네요. 유우카짱의 합리주의가 그의 사고 회로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저는 행간을 즐기는 주의입니다. 한겨울 하늘, 나무 사이, 사람들의 그림자에 섞인 저와 당신. 말없는 만남에서 열락을 찾고 있었는데, 정말이지.

천천히 주머니에서 꺼낸 복주머니를 받고... 복주머니?

"크, 큰데요??"

"후후후."

눈대중으로 보아도 주머니의 길이는 20cm가 넘습니다. 일반적인 세뱃돈용 주머니... 통칭 복주머니는 지폐를 접어 넣으면 주머니 자체도 작아진다... 라고 들었습니다. 이 사이즈는 이례적인 게 분명합니다.

세뱃돈. 그다지 친숙한 행사는 아닙니다. 저는 금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생활이 곤란할 만큼 수입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주로 친구의 자산 운용에 한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금전을 받는 문화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설령 그 큰 복주머니에 1만 엔 지폐가 몇 장 들어 있었다고 해도, 제 생활 수준은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저런 하찮은 생각은, 주머니의 무게가 날려버렸습니다.

네, 무겁습니다. 마치 금속 조각을 건네받은 느낌. 분명 지폐는 아니었습니다.

복주머니 중앙이 자체 무게로 휘어져서, 내용물이 가느다란 무언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 선생님, 이건──"

"뻔한 대사라 미안하지만, 그건 열어볼 때의 즐거움이야."

낡아빠진 대사도, 선생님의 의기양양하게 우쭐한 얼굴도, 평소라면 어이없다는 듯 평범한 반응을 보였을 것입니다. 지금은 떨리는 손끝으로 주머니 매듭을 풀고 열었습니다.

"──......비녀네요."

"또 뻔한 대사라 미안하지만, 노아에게 분명 어울릴 거라 생각했어. 받아줬으면 좋겠어."

손바닥 위로 굴러떨어진 황금빛 눈부신 광채. 15cm에 가까운 존재감 넘치는 황동 축을 손끝으로 한바퀴 빙글 돌립니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유리 구슬이 집광시키고 난반사합니다.

끝부분에는 벚꽃 모양. 언젠가 선생님과 유우카짱과 함께 보러 갔던 벚꽃놀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꽃잎이 흩날리는 벚나무 아래에서 어린아이처럼 신나하던 나의 절친. 그 광경을 당신과 함께, 평온 속에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잊을 리 없는, 저의 봄 기억.

눈을 감고, 한숨을 쉽니다. 교활한 사람. 당신은 부드럽고, 강하고, 그리고 교활합니다. 제가 이것을 받고 무슨 반응을 보일지, 그 감정에 담긴 저의 마음을 당연히 이해하시고, 그 위에서 당신은 균형을 맞추려 합니다. 모든 학생을, 그 의지와 사랑을, 평등하게 균등하게 대하려 합니다.

정말이지. 상식적으로 누군가에게 등 뒤에서 찔려도 이상하지 않아요? 정말로 곤란한 분입니다. 누구도 선택하지 않는 당신의 신념, 그 자부심. 언젠가 산산조각 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바라건대 그것이── 아뇨, 본전에 도착하면 다시 말하도록 하죠. 밀레니엄의 사람으로서는 비합리적의 극치지만, 신님께서는 용기를 품은 신도의 등을 마지막에 떠밀어준다고 들었습니다. 신에게 부탁해 볼까요.

그건 그렇고.

"응."

"어?"

등을 돌리고,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리며, 다른 손으로 당신의 손바닥을 감싸며 비녀를 쥐어줍니다.

"어, 저기, 노아?"

"응!"

일련의 동작으로 곧바로 눈치챘을 것입니다. 마음 속으로 정말 곤란하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는 선생님. 확실히 정말 곤란합니다. 저 자신이 보증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제멋대로인 행동으로 밀어붙이지 않으면 뭘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의 저는 신님께서 등을 떠밀어주고 계십니다. 절대 양보하지 않겠습니다.

"으응~~~!"

"......차암. 분부대로, 아가씨."

그는 체념한 듯 조심스럽게 내 머리에 손을 대더니, 능숙하게 머리를 묶기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익숙한 손놀림. 평소에도 여성의 머리를 다룰 기회가 많았던 모양입니다. 참으로 악한, 비열한 남자, 벽창호, 바람둥이, 여자의 적. 후후, 후련해졌습니다.

평소 실력을 발휘하면서도 많은 머리카락에 고전하는 당신의 시선을 등 뒤로 독점하며 히죽 웃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살며시 신님에게 먼저 감사를 드렸습니다.

□ ◇ □ ◇ □

"후냐악."

"노아?! 괜찮아?!"

넘어졌습니다.

본전에서 돌아오는 길. 공양금과 두 번 절과 두 번 박수와 한 번 절로 예의를 다하고, 토리이 앞에서 한 번 절까지 빠트리지 않고 참배했는데도 말입니다.

무엇이 신님의 심기를 건드린 걸까요. 예절을 갖추고 새해 인사를 드렸는데도.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조리를 신어 몸이 따라가지 못한 걸까요. 후자를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사실입니다. 토리이를 지난 순간 자갈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달려오는 선생님에게 멀쩡하다고 전하려는데, 이상한 느낌. 발에 눈을 돌리면, 역시나 조리 끈이 깔끔하게 끊어져 버렸습니다.

"이런. 끈이 끊어졌네."

"──......"

"......노아?"

선생님의 말씀이 두 귀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들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필사적으로 끈과 미신의 연관성을, 부족한 지식을 총동원해 긁어모으고 있었습니다.

재수가 없습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재수가 없습니다. 흉조. 불길. 끈이 끊어진다는 일에는 얼마나 많은 악의가 담겨 있는 걸까요.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만 모은 지식으로도 어지간한 욕설 이상입니다.

경내에서 끈이 끊어지다니, 무슨 은유일까요. 애초에 끊어진다는 말이 신불과 연결되는 현상, 그 중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인연의 끊어짐입니다.

인연 끊기, 절연, 의절. 검정색과 복숭아색과 파란색 잔광이 눈동자를 스쳐 지나갑니다. 뇌리에 순간적으로 떠올린 소중한 사람들의 그림자. 완전 기억 능력의 폐해일까요, 제 정신이 허약한 이유일까요.

인연 끊기. 어깨에 얹혀 있던 당신의 손이 소리와 온도를 잃어갑니다. 당신과 나. 선생님과 학생. 이 관계는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끝은 찾아옵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끝을 고하고, 그저 당신과 우시오 노아가 되는 미래. ──과연 그곳에 우리의 인연은 남아 있을까요.

"──......"

무의미한 생각이 뇌를 가득 매워갑니다. 인연이란 쉽게 끊어지는 것일까요. 비유적 표현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 우시오 노아는 풍화되고, 누구든 당신의 망각 속에서 모래알같은 존재로 녹아내리고, 그렇게 된 모래알을 사금이라며 사랑할 수 있는 것일까요. 미담에 섞여, 꿈으로 승화되어, 마음에 녹아들어, 그런 학생도 있었지, 라던지. 저를 잊어버리게 될까요.

──저는, 잊을 수 없는데.

"──────"

저는 잊을 수 없는데. 저는 풍화할 수 없는데. 제 안의 저의 인연은, 언제까지나 어디까지나 당신을 향해 서로를 향해 묶여가는 매듭의 모양새를 하고 있는데.

이 자아는 아무도 깨닫지 못합니다. 혼자 안고 떠나갑니다. 학생이 아니면 선생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인연을 엮을 수 없습니다. 끝나지 않는 저를 남겨두고, 당신은, 세상은, 인연을 끊어 버리고──

"잠시 실례, 엿차."

"후냐앗?!"

빙글빙글 돌던 시야가 물리적으로 흔들렸습니다. 핑핑 도는 눈의 초점이 맞춰지자, 정말 신기하게도 제 시야는 머리 하나가 높아져 있었습니다.

눈앞에는 사람 피부의 온기와 익숙한 등. 양 어깨에는 내 손바닥이 딱 붙어 있고, 내 양 다리는 당신의 팔에 안겨 있었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어부바?!"

"응, 업었어. 노아가 얼어붙어 있길래. 멋대로 업어버렸어."

고양이를 안는 것보다 쉬웠어, 라며 깔깔 웃는 선생님. 소동물에 비유된 굴욕인지, 흔들리는 시야의 불안정함 때문인지, 아니면 서로 맞닿은 온기의 면적, 거리감 때문일까요.

아무튼 순식간에 붉게 달아오는 볼을 부풀리며 항의했습니다.

"서, 선생님, 선생님! 내려주세요! 다른 사람들이 보잖아요! 부끄러워요!"

"노아는 공주님 안기 쪽이 더 취향이었어?"

"무슨 비합리적인 소리에요!"

의미불명의 대꾸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밀레니엄 증후군일까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비합리의 극치인 미신에 놀아나고 있던, 그 혀끝이 마를 새도 없이 규탄을 외쳤습니다.

반면 선생님은 변함없이 여유로운 모습. 당당하게 저를 든 채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맨발로 자갈길을 걷는 게 노아한텐 합리적이야?"

"그건..."

"자. 나한테 업혀서 돌아가는 것 말곤 없잖아. 허리를 세우고 있으면 흔들리니까, 나한테 기대고 있어."

쿵 하고 기대게 만드는 선생님. 잡은 어깨에서는 안정감을 느끼고, 전해지는 체온은 홍조 띈 뺨을 조금 식혔습니다. 말하는 대로 저의 체중을 그의 등에 맡겼습니다.

"아..."

"안정됐어? 좋아, 선생님 호 출발~"

안정보다는 안도. 하찮은 맹신이 체온을 뚫고 녹아내려 사라지는 감각. 선생님 호라는 느긋하고 정중한 족적을 온몸으로 누립니다.

"──노아, 이상한 생각 하고 있었지."

"──네."

당연히 들키고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눈치 빠른 선생님의 눈동자가, 학생의 동요를 알아채지 못할 리 없으니까.

"노아가 미신을 믿다니, 으음."

"의외, 라고는 안 하시네요."

"할 뻔 했어. 하지만 노아는 정서를 중시하고 행간을 즐기는 타입이잖아. 비합리적인 신의 가르침도 취미로 모으지 않을까 해서."

"──반은 맞아요."

나머지 반은 뭔데~, 등에서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뺨으로 느끼고, 피부로 받아들입니다. 느리고 느슨하고, 하지만 확실하게 퍼져나가는 열원을, 추위로 미세하게 떨리는 그 등을, 사랑스럽게 매달린 채 뺨을 비비고 문지릅니다.

나머지 반은, 분위기에 휩쓸렸기 때문입니다. 스스로의 용기 부족을, 혹은 당신을 독점하는 비열함을, 약삭빠르게 신에게 책임을 떠넘김으로서 정당화한 것입니다. 신님을 믿는 것으로, 자신을 믿었다고 과신한 것입니다.

그러니 미신이 침투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겁쟁이처럼 신을 이용하고, 겁쟁이처럼 신벌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무례한 자는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흔들리는 긴 소매의 밑단이 조금씩 보입니다. 흰 바탕에 파란색. 무슨 생각으로 이걸 골랐을까요. 흰색에 파란색을 덧대는 것을 왜 옳다고 생각했을까요. 왜, 당신은 파란색을 존중한다고 생각했을까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은 분명 질투입니다. 물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은 분명 적막입니다. 비웃을 가치도 없습니다. 그것은 분명 공포입니다.

당신이 푸른 미소를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질투. 당신이 푸른 마음을 함락한 것에 대한 분노. 당신이 푸른 미래를 선택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하양에, 파랑을 덧입히길 바랍니다. 아니요.

파랑에, 하양을 덧입히길 바랍니다.

저를 잊지 않아주길 바라는, 욕망의 끝.

요컨대 제멋대로 떼쓰는 아이의 발버둥입니다.

"──같은 쓸모없는 생각을 하고 있겠지."

"하에?"

못 들었습니다. 어리석은 생각에 사고의 자원을 너무 많이 쏟았습니다. 선생님이 무슨 말씀을 했는지 다시 묻기 위해 앞을 바라봤습니다.

"헤어지지 않아, 노아."

"──────"

그 말이 가슴에 꽂혔습니다.

"헤어질 리 없어. 헤어질 수 없어. 너도, 유우카도, 물론 다른 학생들도, 당연히 나도. 그렇게 쉽게 헤어지지 않아. 당연한 일이야."

"──────......"

흔들리는 등. 보이지 않는 얼굴. 그럼에도 완전히 떠올릴 수 있는 당신의 걱정없는 용기 가득한 미소.

"망각의 저편으로 밀려나는... 건 피할 수 없는 미래야. 사람의 기억 용량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친근한 과거를, 문자 그대로 과거로 만드는 거야. 과거를 밟고 걸어가는 거야... 너와 다른 사람들은."

"......네."

"알고 있어. 아니... 이 말은 경솔했네. 사실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아. 나와 너는 다른 사람이야. 마음을 꿰뚫어 보는 법을 모르는 이상 우리는 진정한 공감을 이룰 수 없어."

"......시적이네요."

"비꼬는 것 같은데."

비꼬는 것을 이해할 정도로, 우리는 유대를 엮어 왔습니다. 그렇기에, 그렇기 때문에.

"그래서 무섭지."

"......네."

"알아, 노아. 알고 있어."

등에 업힌 채 내려가는 돌계단. 작은 흔들림이 하나 하나 제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하지만 노아. 넌 중요한 걸 잊고 있어."

"......잊어요? 제가?"

"응. 네가, 우시오 노아가, 잊고 있어."

비꼬는 말에 대한 보복일까. 익숙하지 않은 말에, 조금 흥미가 생겨 다음 대답을 재촉했습니다.

"......그게 뭔가요."

"간단해. 내일의 미래야."

"──────"

당신의 등에서 느껴지는 열기가 늘었습니다. 그런 착각이 들 정도로, 눈이 번쩍 뜨이듯 시야가 넓어져 갑니다.

"과거를 잊는 사람들이, 그 순간이, 모든 것을 계속 담아두는 너에게 배신이 된다면, 너에게 인연을 끊는 것과 동치가 된다면... 내일을 만들어 가면 돼."

"......그게 설령 상대에게 폐가 된다 해도요?"

"그럼, 당연하지. 당당하게, 주저하지 말고, 제멋대로 행동해. 당연하다는 듯 내일의 기록을 남겨가도록 해. 상대의 기억 속에, 다음의 우시오 노아를 새겨. 네가 떠나지 않기로 열망하는 한, 단 한 사람도 너에게서 떠나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건 결코 너만 얻을 수 있는 해답이 아니야."

대화가 끝나기도 전에, 저는 앞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그 따뜻한 등에 뺨도 이마도 눈꺼풀도 묻은 채, 당신의 마음을 누렸습니다.

"노아, 사람은 쉽게 고독해질 수 없는 법이야. 왜냐하면 네가 상대를 생각하고 같이 걸어가고 싶어하는 것처럼, 네 주변 사람들 또한 너와 같이 걸어가고 싶어하기 때문이지."

"......그건... 그, 그건..."

"물론. 이것부터 말해야 했는데. 우리의 인연 또한 불멸이야. 놓을 리 없지."

어깨에 올려져 있던 팔을, 목을 감쌉니다. 드디어 나는 온몸의 무게를 당신의 등에 맡길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듯 콧바람을 내는 당신의 체온이, 저와 녹아들고 녹아내립니다. 안심합니다. 이 마음을 버리지 않아도 좋다는 안도. 이 소원을 버리지 않고 있기를 바라는 안녕. 선생님과 학생. 당신과 나. 변해가는 시간과 장소, 그럼에도 헤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

"으으으음, 노아."

"왜 그래요."

"등에 부드러운 감촉이 닿는 게 기분이 좋네."

"그렇게 호감도를 내리려고 성희롱을 해봤자 역효과에요."

"엑."

헛된 저항을 하는 당신의 등을 더욱 힘껏 껴안았습니다. 당신이 말했습니다. 헤어지지 않는다고. 그러니 이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놓지 않기로 했으니까요.

"특별 보상이에요. 받아들여 주세요."

"뭐, 확실히 보상은 맞네. 평소 행실이 좋은 덕인가~ 대길이었고. 신에게 감사드려야겠네."

"신님..."

그 말을 듣고, 뺨을 떼고 돌아봅니다.

경내는 이미 멀리 떨어지고, 일련의 사건이 떠오릅니다. 조리를 신어서 넘어졌다거나, 등등. 아무리 저라고 해도, 그렇게 연약한 몸은 아닙니다. 아마도.

생각해보면 불가사의한 넘어짐입니다. 거기서 걸려 넘어지지 않았다면, 저와 선생님의 대화도 없었을 테니까요.

"노아, 토리이 지난다~ 마지막 인사야."

"──네, 선생님."

유난히 큰, 마지막을 알리는 토리이. 신사와 외부 세계의 경계선. 지나가면서 마음 속으로 말을 쏟아냅니다.

새해의 인사.

──그리고 감사를.

"쓸데없는 참견이에요, 메롱."

"노, 노아?!"

받은 용기를 가슴에 품은 채. 남의 연애에 참견하는 고약한 취미를 가진 신에게 혀를 내밀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올해도 부디 저희를 지켜봐 주세요.

□ ◇ □ ◇ □

~그 이후의 이야기~

□ ◇ □ ◇ □

"그렇게 돼서, 『예복 차림으로 매혹해 받아내는 최초의 히메하지메』 작전은 보이지 않는 신님의 뜻에 의해 저지당해 버렸습니다."

"흐응."

"하지만 『선생님의 등』이라는 전리품을 획득했습니다. 이로서 제가 한 발 앞서가네요, 유우카짱♡"

"호오?"

"관심 없다는 듯한 대답이네요."

"들으나 마나 한 이야기에는 관심 없어. 노아가 노력해서 손에 넣은 전리품이잖아. 진심으로 칭찬할게. 잘했어, 노아. 후리소데도 정말 잘 어울려. 귀여워."

"유우카짱..."

"선생님이 업어주는 정도의 귀한 경험이라면, 나는 이미 34번 경험했거든."

"유우카짜아앙..."

"아야아... 볼 잡아당기지 마."

"으으, 새해의 들뜬 기분이 엉망이 됐어요. 다른 말은 없어요? 노아짱은 교복이 제일 예뻐! 라든가, 노아짱은 머리가 좋아! 라든가, 노아짱은 세계에서 선생님 옆이 제일 잘 어울려! 라든가."

"앞에는 말했잖아. 내가 후자를 말한다면 어쩔 건데?"

"목덜미를 잡고서라도 병원에 데려갈 거에요. 하지만 선생님이랑 담판을 지으러 갈 거에요."

"그럴 용기가 있었으면 분명 노아가 선생님 곁에 가장 잘 어울렸을 텐데."

"너무해! 울 거에요오오."

"그나저나 머리... 머리가? 노아, 머리 세팅을 너무 대충 한 거 아니야?"

"후후훗."

"이리 와 봐. 고쳐줄게. 직접 한 거야? 언제나처럼 내가 해 줄테니까 고개 들..."

"후후훗."

"......예쁜 비녀네, 노아."

"우후훗. 이건 선생님이 주신 선물. 새해 선물이에요."

"아... 흐응..."

"저를 위해 그 사람이 정성껏 고른 보물이에요. 어때요, 이건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죠. 후후후. 이번 경쟁은 저의 우세로 확정이네요. 에헤헤."

"──────......"

"그것보다도, 아까부터 신경 쓰였는데 유우카짱이야말로 머리 묶은 게 너무 대충이에요. 매일 아침 제가 손질해 주는데, 오늘은 8시에 멋대로 빠져나갔죠. 어딜 갔던 건지, 정말. 맡겨 주세요. 제가 실력을 발휘해 칸페키~♪한 스타일로 만들어드릴 테니까, 이걸로 유우카짱도 선생님을 유혹──"

"──────......"

"──────예쁜 비녀네요, 유우카짱."

"......같은 메이커네."

"......색만 달라...?"

"......아니, 내 건 해바라기야. 한 사람 한 사람, 이미지에 맞는 무늬를 골라 주신 것 같네."

"──────......"

"......노아, 내가 잘 모르는 걸수도 있지만, 새해 선물이라는 문화는 어른이 아이들 모두에게 작은 선물을 준다는 것 같아."

"──────......그 말은..."

"응, 맞아."

"그 비녀, 모든 학생이 받았어... 각자에게 어울리는 무늬를 전부 특별 주문해서..."

"──────......"

"──────......유우카짱."

"──────......왜 그래 노아."

"쥐어짜내죠."

"좋아. 새해부터 쥐어짜내자니 좋네."

"그 벽창호같은 남자한테."

"그 변태같은 선생님한테."

"단단히 각오하게 해 드리죠."

"슬슬 우리를 안전패라고 생각하는 거, 짜증나지."

"말 그대로에요. 밀어 붙여버리죠! 밀어 덮쳐버리죠!"

"새해 첫 분노네. 각오하세요, 선생님."

"당신의 옆자리는!"

"저희들 것이에요!"

"으윽, 뭐야. 등골이 오싹해... 감기는 사양인데."

"응, 왜 그래 아로나? ──뭐라고? 걱정할 거 없어. 모두에게 새해 선물을 다 줄 때까지 나의 새해 기간은 계속되니까!"

"──아! 리오! 코유키! 기다렸지~!"

"새해 복 많이 받아! 후리소데도 잘 어울려~! 자, 여기 새해 선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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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1.12번역

[소설핫산] 우시오 노아와 첫 참배 데이트를 하는 이야기

#우시오 노아#소설
좋아요 0댓글 5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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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nike53085202작가
게시물 22개
ㅇDC
ㅇㅇ(소설핫산)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1.12 23:46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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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나
ㅇDC
ㅇㅇ126.01.13

뭔가 노아 성격이 좀 다른 것 같다

ㅇDC
ㅇㅇ(소설핫산)작성자26.01.13

이작가 노아가 약간 허접 히양이 스타일임

ㅇDC
ㅇㅇ226.01.13

다음화 센남의 죽음

ㅇDC
ㅇㅇ326.01.14
디시콘
ㅇDC
ㅇㅇ426.01.27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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