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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코코로 "'강철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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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9064231

"오디세이아 해양학교, 다이빙부 부장...... 토우미 코코로입니다......"

"바다 속에 빠트린 게 있으시다면, 저를 불러주세요."

□

"ㅡㅡㅡ귀환했습니다."

"네. 전부 순조롭게 됐습니다. 분실물은 여기 있어요."

"하지만, 역시 바닷물에 노출돼서...... 수리는...... 네, 그럼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말씀대로였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주제넘은 행동이지만,"

"ㅡㅡㅡOrca 1, 지금부터 다이브 기록을 공개합니다."

□

"Orca 2가 Orca 1에게. 괜찮아? 계속 탐사 가능하겠어?"

"Orca 1, 수신 양호. 아직 더 갈 수 있어, 한 번 더 들어갔다 올게."

여느 때와 같은 하루였습니다.

반짝반짝 갑판을 비추던 햇살의 반사광에 눈이 타들어 갈 것 같던 하루하루. 파도 소리는 마음이 안정되지만, 매일 듣다 보면 질리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수면은 좋습니다. 물거품을 헤치고 광대한 어둠 속에 몸을 가라앉히면, 대부분의 소리는 진행을 멈춥니다.

"수심 확인. 잠수를 개시합니다."

그 대신 귀를 울리는 건 압박감. 공기와는 전혀 다른, 전신을 둘러싸는 압력의 벽. 저희 인간들은 바다라는 이름의 죽음에 대해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물속에서 호흡할 수 없습니다. 지극히 당연히도, 인간은 죽습니다. 물은, 바다는, 참으로 간단하게 인간의 생명을 만물의 어머니에게로 되돌려드립니다.

그것을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저희는 오늘도 수면에 몸을 내던집니다. 그건 어째서일까요. 학원의 뜻 때문일까요. 돈 때문일까요. 로망을 찾아서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저희가 "임무"를 받아서일까요. 저희가, "특수ㅡㅡㅡㅡ"여서일까요.

전부 정답이지만, 그럼에도 저는 그 모든 것에 약간의 의문을 느끼고 있습니다.

"실은 잘 모르겠어. 하지만, 떳떳하지 못한 잠수는 하고 싶지 않아."

흘려보낸 마음은 물거품이 되어 레귤레이터를 빠져나갑니다. 이제 와서 마우스피스를 놓치는 실수를 하진 않지만, 방심은 가장 큰 적이라는 것이 제 신조입니다. Semper Paratus언제나 준비하라ㅡㅡ 입학하는 날 가슴에 새긴 말을 등불로 삼아, 블루홀 안쪽으로 잠항해 갑니다.

"정말로 깊어...... 보이긴 한데......"

육안으로 관측되는 정보와 경험에 대조한 직감, 이 두 가지 모두 이 다이브 포인트를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고 경고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깊은, 정말로 깊은 곳. 오리발을 휘적일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고독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하지만, 계측기는 분명 '이곳의 바닥'을 가리키고 있어......"

해상에서 사용한 모든 기기와 수단들은, 이 해역의 해저에 잠든 "바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눈앞에는 끝없는 어둠밖에 보이지 않지만, 저는 믿을 수 있는 지침들이 가리킨 길을 믿고서, 그저 잠수할 뿐.

"내겐 사유리 쨩이나 코토네 쨩처럼 천부적인 재능은 없어. 해저의 신비를 밝히는 일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소중한 스폰서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싶어."

해수의 얼어붙을 것 같은 수온이 온몸에 스며듭니다. 어딘가 그립고, 편안함까지 느껴지는 죽음의 온도. 다시는 푸른 하늘 아래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깊고도 깊은 물 밑의 유혹.

"그래도, 소중한 당신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싶어."

수압이 몸을 조여오고, 자신의 호흡음만이 귓속에서 크게 울리고 있습니다. 또다시 감정이 거품을 타고 새어 나왔을 때, 그것은 불현듯 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ㅡㅡㅡㅡㅡㅡ엣"

어둠이 걷혔다. 이외의 표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서치라이트의 불빛만이 있어야 할 고독의 순간이, 순식간에 걷혀버렸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해저에 가라앉은 거대한 도시의 잔해였습니다. 시야에 비치는 모든 것들은 새하얀 강철로 만든 대도시. 무수한 고층 빌딩의 골격이 바닷속에 우뚝 서 있었고, 무너진 돔의 거대한 파편이 모래밭에 고요히 흩뿌려져 있었습니다.

"뭐야, 이게."

세 번째로, 물거품이 경탄의 목소리가 되어 바다 위로 솟구칩니다. 하얀 금속 표면은 바닷물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여전히 은은한 빛을 희미하게 내뿜고 있었습니다. 물고기 떼가 그 사이를 우아하게 헤엄치며, 침묵하는 도시에 유일한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습니다.

내 짧은 인생으로 평한다는 건 가소로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숨이 멎을 정도로 압도당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상황은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건 대체 누가, 언제, 무엇을 위해 만든 것일까요. 수수께끼로 가득 찬 순백의 도시는, 심해의 어둠 속에 조용히, 영원히 잠든 것처럼 보였습니다.

풍화라는 것이 뭔지 모르는 것 같은 새하얀 강철 벽에는, 명백한 문명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 웅장함과 적막감에 압도되어, 잠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강철, 대륙......"

스폰서에게 이미 들었던 말을 되새깁니다. 실감 나지 않던 이미지는, 현실의 임팩트로 완전히 덧씌워졌습니다.

저는 하얀 강철 도시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거대한 빌딩의 골격이 머리 위를 뒤덮듯 늘어서 있었고, 그 틈새를 비추는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하얀 금속의 표현을 은은히 비췄습니다.

"저기구나...... 잔압 확인. BCD 이상 무...... 그럼, 가볼까."

입구처럼 보이는 커다란 틈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몸을 미끄러트려 넣었습니다.

안쪽은 예상보다 넓었습니다. 한때 대로였던 것으로 보이는 공간이 흰 강철 기둥과 무너진 벽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바닥엔 고운 모래와 녹슨 파편이 쌓여 있어, 발을 디딜 때마다 하얀 가루가 흩날렸습니다.

"신비로운 공간...... 이런 건 처음 봐. 대원들에게 들었던 밀레니엄의 거리 풍경과...... 비슷하려나."

벽면엔 규칙적인 홈과 구멍이 남아 있어, 과거 무언가가 설치되어 있던 흔적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그 크기는 너무나도 거대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몇 가지 병기나 무기들의 규격과는 전혀 맞지 않는 이음부의 흔적들. 저는 통로를 나아가며 튀어나온 부분을 난간 대신으로 잡았습니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 장갑 너머에서 전해져 옵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어둠이 짙어져, 헤드라이트의 불빛에 의존해야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밖에 있었을 땐 심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넓었는데...... 안쪽은 역시 어둠이구나."

넓은 홀로 나오자 천장은 위로 높이 뚫린 채 조금씩 무너지고 있고, 해수는 완만히 흐르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중앙엔 거대한 원형 받침이 남아 있었고, 주위에 부러진 흰색 철골이 방사형으로 흩어져 있었습니다.

"......이것도, 다 강철이네."

철골 하나하나가 새하얀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손끝으로 확인했습니다. 물고기 떼가 조용히 빙빙 돌다, 빛을 피해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저쪽으로도 갈 수 있겠어."

이끌리듯 더 안쪽으로 향하는 좁은 통로로 들어가자, 방처럼 보이는 공간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각 방은 비슷비슷한 구조에, 하얀 벽에 작은 개구부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책상이나 의자 같은 형태를 연상시키는 뒤틀린 금속 조각들이 소리 없이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

저는 숨을 고르며, 이 도시가 살아있던 시절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하얀 강철은 지금도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사람의 기색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습니다. ......아니, 과연 사람이 살고 있긴 했을까. 무기질적으로 서 있는 생명 없는 강철들은 너무나도 차가워서, 살아있는 이가 닿는 것조차도 거부하는 것 같았습니다.

"..................읏!"

가끔 저 멀리서 금속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낼 때마다, 몸이 굳어집니다. 조류가 잔해를 흔드는 소리였습니다. 저는 신중하게 발을 내디디며, 무너질 듯한 천장 아래를 통과했습니다.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똑같아 보이는 흰 복도가 끝없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연결되는 방 안쪽에서 큰 창틀과도 같은 개구부를 발견했습니다. 그 너머는 다시 바깥의 심해와 연결되어 있었으며, 저 멀리에 또 다른 건물의 잔해가 흐릿하게 떠올라 있었습니다. 저는 일단 그곳에 멈춰서서, 천천히 헤드라이트를 회전시켰습니다.

"......무섭, 지만...... 대단해......"

하얀 도시의 내부는 그야말로 죽은 문명의 뼈대였습니다. 아름답고, 무섭고, 그리고 너무나도 조용했습니다.

시선의 끝부분에서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경사진 통로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더 어두웠고, 퇴적물이 두껍게 쌓여 있었습니다. 벽엔 긴 선 모양의 홈이 가로질러 있는 것이, 어쩐지 격한 충돌의 흔적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시험 삼아 라이트를 벽에 비추며 글자나 기호 같은 것은 없는지 찾아봤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그저 새하얀 강철만이 균일하게 어디까지고 이어져 있었습니다.

"돌아가면 이곳의 이야기를 꼭 들어봐야지. 보상으로서 그 정도는 괜찮겠죠, 스폰서."

넓게 개방된 공간이 나오니, 위에서 하얀 파편이 흩날리며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며 천장을 올려다봤습니다. 커다란 철골이 아슬아슬하게 남아 있었고, 그 틈새로 더 위층의 어둠이 살짝 보이고 있었습니다.

내부로 나아갈수록 도시의 규모를 느끼게 됩니다. 통로 하나를 꺾을 때마다 새로운 공간이 나타나,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산소 잔량을 확인하고 탐색을 이어갈지 순간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발은 자연스레 안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스폰서당신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싶어."

헤드라이트가 비치는 순백색에서 스폰서의 표정이 떠오릅니다. 처음으로 본 당신의 우수. 당신의 향수. 이 의뢰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 수는 없더라도, 짐작하기엔 충분했어요.

"이루어주고 싶어, 내가, 내 손으로. 반드시. 그러니까...... Orca 1, Going down...... 다이브, 다이브."

하얀 강철 도시는 침입자를 거부하지도, 맞이하지도 않으며 그저 조용히 그곳에 있었습니다. 넓은 방의 한가운데에 서서, 시험 삼아 헤드라이트를 꺼봤습니다. 순식간에 완전한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그럼에도 하얀 강철의 윤곽이, 희미한 잔광처럼 의식 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다시 조명을 켜니, 도시는 원래의 고요함을 간직한 그대로 그곳에 있었습니다. 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더 깊은 어둠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어디까지 가야 이 도시의 중심부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아니면 중심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건지, 하얀 복도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차갑게 헤드라이트의 빛을 반사하고 있었습니다.

"......어?"

문득 멈춰 선 순간 안쪽에서 부자연스러운 소리가 느껴졌습니다. 뽀글, 뽀글. 거품을 내뿜는 듯한 섬뜩한 고동. 침전물을 털어내고, 바로 아래쪽, 크게 뚫린 침입구를 향해 잠수했습니다.

일말의 주저도 없이 실행한 자신의 판단을, 잠수하기 시작한 뒤에서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로서는 드물게 아무런 보험도 들지 않고, 말하자면 생각 없이 한 잠항이었습니다.

"......유혹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속의 모호한 생각들을 삼키고, 안쪽의 넓은 공간으로 나오자 저는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높은 천장에서, 검푸른 빛줄기가 층을 이루듯 내려와 바닥까지 닿고 있었습니다. 바닥은 하얀 강철이라기보단 옅은 청백색 빛을 띤 매끄러운 평면이었습니다.

"아름다워........"

신비롭다, 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허나 바닥엔 현대의 것이라는 것을 상징하듯 가느다란 기계 선이 그물망처럼 뻗어 있었고, 맥동하듯 미세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탐색하려 발걸음을 내딛는 절, 직감이 붙잡아 세웠습니다.

"......저건, 무슨 빛이지......?"

공간의 중앙부에 검은 기계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겹겹이 쌓인 상자 형태의 본체에 케이블이 얽혀 있었고, 정면부엔 작은 사각형 스크린이 붙어 있었습니다.

깊은 바다의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스크린의 빛은, 이상할 정도로 맑게 보였습니다. 조급해지는 마음을 억누르며, 천천히 그곳으로 다가갔습니다.

"살아있어...... 분명."

헤드라이트를 끄자, 모니터의 빛만이 바닥의 회로 무늬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기계는 침묵한 채였지만, 화면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글자도 영상도 없이, 그저 하얀 직사각형만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그것 하나만이, 도시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

저는 화면 앞에 서서 하얀 빛을 바라보았습니다. 장갑을 낀 손끝이 본체에 닿자, 차가운 금속의 감촉만이 돌아왔습니다. 이 방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빛나는 화면과, 그 주변을 둘러싼 고요한 푸른빛뿐이었습니다.

"......스폰서의 말대로야. 분명 이 근처에...... 찾았다."

본체에는 키보드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 기계들의 인상, 혹은 이 도시 전체와 비교해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식 키보드. 미리 가능성에 대해 듣지 않았더라면, 이걸 찾으려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저는 바닷속을 떠다니는 폐품처럼 보이는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렸습니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제 이름은 '네차흐'.』

"......................."

입력한 질문에 바로 답이 제시됐다. 사전에 스폰서가 말해줬던 가능성. 세 이름 중 두 번째가 응답으로 화면에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네차흐. 제 이름은 '토우미 코코로'라고 합니다.』

『코코로, 좋은 이름이군요. 저희들이 좇고. 발버둥 치며, 소망하던 꿈의 길. 끝내 도달하지 못한 역사. 덧없고도 좋은 이름입니다.』

"......아하하, 꽤나 시적인 AI네요."

화면에 표시된 문자열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는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주어진 정보와 지시는 너무 짧았고, 추측이라는 이름의 망상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당신을 이곳의 관리 AI라고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음. 맞지도 않고, 틀리지도 않다고 답하겠습니다. 지난날, 대륙이곳은 저였으며, 저는 강철이곳이었습니다. 허나, 이미 제겐 아무런 권한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네차흐"라는 이름을 댈 뿐인, 그저 잔재에 불과한 것이지요. 그것이 제 전부입니다.』

"......역시 스폰서에게 제대로 이야기를 듣고 올 걸 그랬어."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 문장이 나타났고, 저는 눈살을 찌푸리며 입안에서 맴돌던 불평을 삼켰습니다. 당신의 우수에 잠긴 표정 때문에 설명을 더 해달라고 말하지 못했던...... 그 대가라고 하면 그만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상식 밖의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 뇌가 마비될 것 같았습니다. 미지의 해저 도시, 그 최심부에 잠든 기계에서 대화가 가능한 AI를 발견...... 정리해서 보니 그냥 영화 줄거리라고요.

저는 눈을 감고서 결심을 굳혔습니다. 맡아 온 스폰서의 바람을, AI에게 전했습니다.

『저는 스폰서의 뜻에 따라 이곳을 탐사하러 왔습니다.』

『이거이거, 저희들의 강철대륙은 당신의 마음에 맞으셨는지요?』

"................?"

『부디 자유롭게 하기길. 당신이 바라는 대로 지식을 가져가도록 하세요, 코코로. 아아, 허나 탐사할 때엔 부디 세심한 주의를. 당신의 잘 점검된 수많은 장비로 보아 조심성이 많은 성격이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이곳은 인지가 닿지 않는 심해. 무엇이 당신의 생명을 물 밑으로 끌어당길지 알 수 없으니까요.』

예상치 못한 답변에 고글 속에서 눈을 깜빡였습니다. 나름의 각오, 위기감, 용기를 짜내 키보드에 친 질문은, 너무나도 싱거운 승낙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니면 제 상식 속의 대답은 이 AI에겐 하찮은 일이었던 걸까요. 허락을 얻었음에도, 전 고집스레 입력을 이어갔습니다.

『제가 이곳을 파헤치는 것이 불쾌하진 않으세요?』

『유감스럽습니다만, 코코로. 제겐 그런 기능이 없습니다. 과거의 저라면, 그 말씀대로, 분노했을지도 모릅니다. 허나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전 이미 그럴 정도의 용량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제 사고 회로에는, 제 마음코코로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

작고도 따끔한 후회가 물거품과 함께 흘러넘쳤습니다. 제 배려심 없는 추측은 아마, 이 AI의 소중한 무언가에 발을 들여버린 것이겠죠. 빠르게 움직이던 손끝이 멈춘 것을 눈치챈 것인지, 묻지도 않았는데 AI가 말을 이어갔습니다.

『코코로, 마음에 담아둘 필요 없습니다. 저희는 올바른 결말을 맞이했을 뿐입니다. 저희는 세계와 대치했고, 의사소통을 나눴고, 서로를 알아가고 감정을 나눠가며, 그 끝에 지금은 여기서 역사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결말에 대해 조금의 후회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미 마음이 텅 비어버린 저라도, 이것만은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하하...... 배려받아 버렸네."

스스로의 경솔함을 돌아보며, 저는 다시 키보드 위에 손가락 끝을 올립니다. 이 AI는 분명 좋은 AI사람일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적어 넣으려는 내용은, 제게 베풀어준 호의와 선택을 이용하려는 것 같아 역시 양심에 찔립니다. 하지만, 그래도.

『제 스폰서에게서, 당신에게 드릴 제안이 있습니다, 네차흐.』

『네. 부디 제안을 부탁드립니다, 코코로.』

".............."

그래도, 눈꺼풀에 새겨진 스폰서의 표정을 눈을 감으며 떠올리고, 손끝을 움직였습니다.

『당신을, 인양해도 괜찮을까요?』

『정말 죄송합니다만 코코로, 저는 그것을 권하지 않겠습니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대답만큼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AI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째서 스스로의 소생을 거부하는지, 그간 어떤 과정이 있었고,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됐는지, 그리고 스폰서는 어째서 이런 뜻을 전한 건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저는, 그렇기에 그저 상상만 할 뿐이었습니다.

『스폰서도 당신이 그렇게 대답할 가능성을 말했었어요.』

『하하하. 대강 예상은 했지만, 스폰서는 역시 그 사람이었나요. 네, 코코로. 다시금 사죄를 드립니다만, 저는 현 상황의 회귀를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당신의 스폰서가 바라는 물건은 이 방의 구석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그걸 취하시면 부디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보아하니 산소 잔량도 다소 불안할 테니까요.』

"..........전부 꿰뚫어 보고 계셨군요, 스폰서."

쓴웃음과 함께 물거품이 일었습니다. 산소 잔량은 확실히 줄어들긴 했지만, 위험한 정도에 이르진 않았습니다. 결국 이건 통보. 이 이상의 문답은 필요 없으니, 목적을 달성하고 어서 돌아가라. AI는 이렇게 말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시선을 돌려 주위를 확인합니다. 헤드라이트가 방구석을 비추자 기계 부품의 잔해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오리발을 움직여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로봇...... 처럼 보이는, 무언가."

작은 로봇처럼 보이는 것이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크기는 애완 로봇 정도. 하지만 거미를 연상시키는 형태는 매우 독특한 것이, 어딘가 사랑스러울 정도로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그 로봇의 잔해가 보호하는 듯 덮고 있던 상자가 있었습니다. 거리처럼 강철로 만들어진 작은 상자. 흰색 광택에 라이트가 비춰지며 둔탁한 은색이 일렁입니다.

"......미안. 그간 지켜줘서 고마워."

상자의 내용물이야말로 스폰서의 분실물이라고 AI는 말해줬습니다. 저는 로봇의 잔해에게 사과와 감사를 전하고, 조심스레 로봇 잔해의 다리에서 상자를 꺼냈습니다.

그렇게 발을 돌려 다시금 빛 쪽으로 돌아갔습니다.

『확실하게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그분에게 안부 부탁드립니다.』

".................................."

마지막 대화인 듯 무기질적인 답변을 보낸 AI에게, 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아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망설이고만 있었습니다.

수 초 동안의 침묵. 수압의 압박감이 음역처럼 느껴질 정도로 저를 조여갔습니다. 이 초조함 같은 감정은, 역시 납득이 가지 않아서일까요. 아니나 다를까 이를 눈치챈 건지, 혹은 AI도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던 것인지, 끊긴 줄 알았던 문자열이 갑자기 이어졌습니다.

『모든 것은, 마지막엔 가라앉는 법입니다. 역사 아래로. 수면 아래로. 빛도 소리도 없는 이곳으로, 아득한 저 너머까지, 떨어지고 또 떨어지며.』

"..................................."

『떨어지고, 녹고, 녹아, 하나되고, 흩어지며, 그리하여 수면 아래에 겹쳐진 제가, 아니. 저희야말로, 증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증인......? 그게 대체 무슨......"

『그러므로, 이것이야말로 '역사'.』

입력한 것조차 아닌, 물방울과 함께 터져 나온 말에 AI가 대답을 적어 주었습니다. 그 대답은 저로서는 이해하기 너무나도 어려운 답변이었습니다. 시적이고도 불가해한, 마치 파멸을 찬미하는 듯한 문장이었습니다.

혼란스러워하는 저를 이끌어 주듯, 천천히 문자열이 이어졌습니다.

『코코로, 부디 그분께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저희들은 이 결말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희들은 당신들과 자아낸 궤적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좋은 나날이었습니다. 좋은 싸움이었습니다. 좋은 결말최후이었습니다.』

"..................................."

『저희들의 최후를, 저희들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희들의 최후를 당신이, 당신들이 기억해 주는 한, 저희들은 역사가 되어 언제까지고 존재할 것입니다. 저희들은 당신의 분실물이 아닙니다. 저희들은 당신이 바다에 빠트린 후회가 아닙니다. 저희들은, 지금도 당신들과 함께 있습니다.』

"..................................."

여전히 의미는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의도를 헤아릴 수는 있었습니다. 저는 다이버. 심해에 잠긴 비밀을 알아내는 자. 그 임무를 다하기 위해, 이 AI사람의 의지를 존중하기 위해서,

『알겠습니다. 반드시 스폰서에게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코코로. 당신을 만나 다행입니다.』

그리고, 문자열은 멈췄습니다. 그것이 이 AI사람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인지, 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이것이 마지막 대화가 될 거라는 것만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키보드에서 손가락을 떼고, 오리발로 허공을 박찼습니다. 밀려난 바닷물을 딛고, 바다속에서 이탈을 시작했습니다.

"...........안녕히."

손안에 강철 상자를 꽉 쥐고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헤엄쳤습니다. 한순간이었던 미지와의 해후는, 이렇게 제게 수수께끼만을 남긴 채 막을 내렸습니다. 허공에 뜬 광원의 배웅을 받으며, 물 밑의 어둠을 헤치고 위로 향합니다. 고한 작별의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더라도, 바다의 차가움에 피부가 타들어 가는 것 같더라도.

제 마음코코로 속엔, 한 줄기 빛이 계속 밝혀져 있었습니다.

□

"이상으로, 공개를 종료하겠습니다, 스폰서."

"......'들키지 않게 스폰서라고 불러라'는 명령은 의미가 없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

"......네. 웃더라고요, 일부러 화면에 쓴웃음 이모티콘까지 올리고, 상당히 우스꽝스러웠던 게 아닐까요? ......그, 그런 표정 짓지 말아 주세요."

"하아, 정말...... 아무튼, 여깄습니다."

"이 상자 안에, 선생님의 분실물이 있어요."

"네 ㅡㅡㅡㅡㅡ스케치북, 입니다."

"선생님의...... 소중한 학생이 잃어버린 물건이었군요."

"네, 저도 대원에게서 들어 트리니티 고서관에 대해선 알고 있습니다. 분명...... 복원도 가능하겠죠."

"......선생님."

"네차흐라고 자칭한, 그 AI에 대해서...... 당신이 '강철대륙'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서."

"그 AI사람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 대해서, 제가 물어도 괜찮을까요?"

"................"

"네, 알겠습니다. 그럼 묻지 않을게요."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화났어요! 선생님은 그렇게 애매한 태도로 학생들을 오해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거 알고 있으니까 제가 봐드리는 거에요! 반성하세요!"

"하아, 진짜......."

"......선생님."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는 알지 못해요. 저는 물어보지도 않을 거고요."

"하지만, 이것만큼은 알겠습니다."

"당신은, 바다에 마음을 빠트리셨어요."

"계속 계속, 차가운 물 속에, 그 마음을 잃어버린 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 질질 끌고 다니셨던 거에요."

"그리고 그건, 누가 어떻게 위로한다 하더라도 당신의 마음을 메워줄 수는 없을 겁니다."

"당신은 앞으로도 계속 바다에 마음을 빠트린 채로, 매일매일 살아가게 될 거에요."

"그럴 각오가, 당신에겐 있겠지만요."

"선생님."

"선생님, 제 눈을 바라봐 주세요."

"선생님, 앞으로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당신이 바다에 마음을 뺏길 때마다"

"반드시 제가, 당신을 다시 끌어올려 드릴게요."

"반드시 제가, 당신과 함께 바다에 있겠습니다."

"반드시 제가, 당신의 다이브를 지탱해드릴 거에요."

"그러니까............."

"..........네?"

"......후훗, 네. 그걸로 됐어요. 고백 같은 거라고요. 매일 된장국 끓어드리기로 약속도 했고요♪"

"................저기, 선생님."

"당신이, 소중한 마음코코로을 바다에 빠트리셨다면,"

"ㅡㅡㅡㅡㅡㅡㅡ꼭, 저코코로를 불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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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9.07번역

소설핫산) 코코로 "'강철대륙'......?"

#토미 코코로#소설
좋아요 0댓글 28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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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nike53085202작가
게시물 22개
ADC
Atrahasis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9.07 22:02
조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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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

나
ㅇDC
ㅇㅇ126.09.07
디시콘
ㅇDC
ㅇㅇ226.09.07

20년전 어마금 ss같은 제목

ㅇDC
ㅇㅇ26.09.08

뭔 느낌인지 알겠다 ㅋㅋㅋ

ㅇDC
ㅇㅇ326.09.07
ㅇDC
ㅇㅇ426.09.07

새하얀 세 명의 아이들을 보지 못했느냐

ㅇDC
ㅇㅇ526.09.07

네짜흐는 어벤져스 둠스데이에서 돌아온다...

ㅇDC
ㅇㅇ1726.09.08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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