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6자
#나기사
원문 ザンパンのトライオーム
────────────────────
────────────────────
오산이었다. 무엇이? 모든 것이.
몇몇 학생들이 그런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예상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은 나의 불찰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 선생님."
선생님의 갈등을 아는지 모르는지 키리후지 나기사는 미소지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선생님의 손을 잡고──
◇
몇 년 만에 나기사에게 연락이 왔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이나 같이 먹지 않겠습니까』라는 내용이었고 선생님은 흔쾌히 승낙했다.
마지막으로 나기사를 만난 것은 그녀가 졸업하기 직전이었다. 티파티, 아니 트리니티의 3학년생 중 유일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진로 결정이 늦던 그녀의 상담을 받았을 때다. 결국 그자리에서 그녀의 진로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진로를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아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궁금했다. 그녀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무슨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하고──그만큼 걱정도 들었다. 걱정이었지만...
"... 걱정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적어도 금전적으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차려입고 오라는 나기사의 말에서 느꼈던 예감은 적중한 모양이다.
"일행 분께서는 저쪽 테이블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 감사합니다..."
호텔 최상층에 위치한 그 레스토랑은 이 동네를 잘 모르는 선생님도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 이름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자신과는 연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걸음 발을 내딛는다. 화려한 카펫과 샹들리에, 벽은 대부분 유리로 되어 있고 고층이여서 그런지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러 테이블이 있지만 손님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아 선생님은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전세는 아니겠지..."
그런 레스토랑의 제일 안쪽 테이블에 그녀는 앉아 있었다.
뒷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이미 오래 전 어른이 되었고 매우 아름답게 성장했다는 것을.
"──오래간만입니다, 선생님."
의자에서 일어난 나기사는 달라지지 않은 우아함으로 선생님을 향해 웃었다.
◇
"기다렸지, 미안해."
"아뇨, 제가 빨리 왔을 뿐이니까요."
매우 오랜만에 만나는 그녀는 머리와 같은 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재학 중 그녀의 옷차림은 교복이 전부였기 때문에 그 갭에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
"그, 잘 어울리나요? 저도 오늘 처음 입은 드레스라서..."
"엄청 잘 어울려."
너무 잘 어울려서 무서울 정도다. 군데군데 장식된 흰나리꽃의 의장이 그녀를 더 돋보이게 한다.
나기사는 원래부터 어른스러운 학생이긴 했지만 그것이 더욱 강조되어서──
"──어른스럽네."
"후훗, 그렇게 보이고 있다면 다행입니다."
무심코 내뱉은 선생님의 말에 나기사는 미소를 지었다.
◇
식사는 순조로웠다. 차례대로 차려지는 음식은 하나같이 보기도 좋고 맛도 있어 즐거웠다.
"티파티 애들이랑은 아직도 만나고 있어?"
"네,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거리라서 매일."
"그렇구나, 다행이네."
"미카 씨도 세이아 씨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기운이 넘칠 정도네요."
미카와 세이아가 시시한 일로 서로 투닥거리고, 나기사는 그것을 어이없는 얼굴로 바라보고 가끔씩은 말려든다. 그 시절의 광경은 분명 지금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의 소문은 늘 듣고 있습니다. 그때부터 변함없이 저희 학생들이 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네요."
"... 저희 학생?"
"아, 그러고 보니 말씀을 안 드렸네요."
나기사는 조금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저, 지금은 트리니티에서 일하고 있어요."
"어, 정말로?!"
"후훗, 교사 겸 정치고문을 조금. 주체는 현 티파티니까 저는 어드바이저에 불과하지만요."
"... 그렇구나. 하고 싶은 일을 찾았구나."
"네, 가끔씩이지만. 매우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세대.교체의 물결은 어디서든 찾아온다. 그것은 티파티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의 티파티를 구성하는 멤버는 그때와 전혀 다르다.
그나저나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신뢰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고문이 되자마자 선생님은 신뢰하라고 말했으니까요."
"... 그래도 괜찮은 거야?"
"그야 선생님은 자신의 공적을 숨기시잖아요?"
찻잔을 내려놓은 나기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숨길 생각은 없──"
"선생님."
나기사가 꾸짖듯 크게 부른다.
"에덴조약의 체결, 아리우스의 합병, 그것이 이루어진 경위 등. 제대로 공문으로 남겨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니... 그게 서류는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그・래・서."
"응?"
"이미 재학 중에 문서로 남겨두었습니다."
"뭐?"
"선생님의 인품. 무슨 일을 했고 얼마나 많은 학생을 구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잠깐 잠깐..."
"... 뭐, 셋이서 썼기 때문에 미카 씨가 조금 과장하긴 했지만요..."
그건 조금 두렵다. 문서 속 나는 얼마나 초인이 되어 있는 걸까.
"그래도 뭐, 물 위를 달린다는 정도라면 거짓말은 아니니까요..."
"아니야, 누가 봐도 거짓말이야, 나기사."
◇
"그럼..."
가벼운 술도 마시며 디저트까지 먹은 두 사람. 잡담이 끝날 무렵 나기사는 테이블 아래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묘하게 무거운 뚜껑을 열자 안에는 보석이 박힌 반지가──
"선생님, 저와 결혼해 주세요."
"──"
──?
"오늘 부른 진짜 이유는 사실 이것이었습니다. 물론 결혼이 너무 갑작스럽다면 약혼도 괜찮습니다. 동거부터 시작해서 결혼하는 것도 괜찮고요."
──결혼해달라고?
"물론 동거를 임시 기간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뭐라고 할까... 카운트다운이라고 할까요?"
──결혼, 해달라고?!
"자, 잠깐만... 무슨 소리야 나기사..."
너무 자연스럽게 잡담의 일부처럼 녹아들어서 선생님이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머릿속 처리가 끝난 선생님이 말할 수 있던 것은 그 말 뿐이었다.
"네. 왜 그러시나요?"
"왜 그러냐니... 너무 갑작스러워서..."
"물 좀 드릴까요?"
"부, 부탁할, 으읍──?!"
마우스 투 마우스. 부모 펭귄은 새끼펭귄에게 이렇게 먹이를 줬던가, 하는 상황에 맞지 않는 생각만 스쳐지나간다.
"──푸하..."
입이 떨어지고 나기사는 손수건으로 입가에 조금 묻은 침을 닦았다.
"나기사, 무슨 소리를──"
"선생님."
나기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선생님은 총명하지만 스스로에 관한 일이라면 어물쩡 넘어가려고 하시잖아요? 그래서 이것은──말하자면 족쇄입니다."
"족쇄라니..."
"네. 절대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라서 그런 건 아닙니다."
"인내심..."
아무래도 이 아가씨(잠정)는 꽤나 육식계로 자란 듯 하다.
◇
"나기사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되지 않을까."
몇 년 전, 졸업이 눈에 띄게 다가왔을 무렵 나기사와 선생님은 다과회 자리에서 마주보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것..."
트리니티의 3학년생들은 이미 대부분 진로를 결정했다. 아직 결정하지 못한 학생은 나기사 정도밖에 없었고 그래서 본인도 초조해했다.
"저는, 역시 이곳을, 이 트리니티를 지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구나. 나기사 답다고 생각해."
나기사는 작은 포크로 롤케이크의 일부를 잘라냈지만 먹지 않고 접시만 툭툭 건드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학생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네, 그렇죠."
트리니티의 평온을 지킨다. 문자 그대로 이 말을 실천하려면 하나의 지위가 필요하다.
『티파티』, 자치구 내에서도 절대적인 권한을 나타내는 이 지위가 없다면...
"저는... 권력욕에 빠진 걸까요. 티파티 소속이 아니더라도 트리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겠지만 아무래도..."
◇
지금도 생생한 그때의 기억. 그것을 다시 가슴 속에 품는다.
"선생님, 기억하고 계신가요?"
나기사는 오른손으로 선생님의 왼손을 살짝 들고, 왼손으로는 반지를 집어들었다.
"그 때 말씀하셨죠. 나기사가 하고 싶은 일을 응원한다고."
손끝에 반지가 닿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월권이라고 욕할지도 모릅니다. 무책임하게 내팽개치는 행위라고."
나기사는 언제라도 그때의 일을 떠올릴 수 있다. 그때의 자신은 선생님에게 『답』을 요구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결론이라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분명 선생님이 제가 포기하도록 해주시길 바랬던 것 같습니다. 어려울 것 같고 다른 길을 찾아보자, 그렇게 말해줬으면 했는데."
하지만 선생님, 잔인하게도 당신은 그런 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주었습니다. 어른으로서, 선생님으로서, 학생을 지지하는 것. 비록 그것이 어떻게 보인다 하더라도.
◇
"──스스로를 믿어, 나기사."
◇
"당시의 저는 선생님의 그 말이 정말 싫었습니다."
나기사는 미소를 지으며 선생님의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선생님은 제가 저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이 공간에 단 둘만 남았다. 나기사는 고양되는 마음을 억누르며 계속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의 선생님이 아닌, 저의 ■■■가 되어주세요."
나기사가 말한 것은 내 이름이었다. 대체 어디서 조사한 것일까.
"나기사, 나는..."
나기사의 손가락이 선생님의 손가락에 얽힌다. 본인이 끼운 반지를 손가락으로 몇 번이고 쓰다듬은 뒤 나기사는 다시 선생님과 눈을 마주쳤다.
"아아, 그렇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꽈악, 손가락에 얽힌 손가락의 조임이 강해진다. 그것은 마치 사냥감을 놓치지 않도록 온몸으로 조이는 뱀과 같았다.
"『너와 어울리지 않는다』, 『겨를이 없다』,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같은 말은 일체 무시하겠습니다. 선생님이 하실 수 있는 말은 『네』, 『Yes』, 『부족한 몸이지만 잘부탁드립니다』 아니면 그러한 의미의 비슷한 말입니다."
"뭐──"
"저도 강제적인 수를 쓰고 싶지는 않아요, 선생님."
거의 협박. 몇 년 전 나기사보다도 위협적이었다.
학생의 성장을 기뻐하고 싶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 퇴로가 막혔다.
"아니면──"
나기사는 손가락을 하나 세우고 선생님의 입술에 눌렀다.
"──억지로 기정사실을 만드는 걸 원하시나요?"
가늘게 뜬 나기사의 눈은 틀림없이 포식자의 눈이었다.
거부권은 없다는 것을 선생님이 이해하기까지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댓글 14
맛있다
음 딜리셔스

네루 나올때까지 숨 참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