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토스.me
홈모음집마이페이지
SUBSCRIBED
EXPLORE
BA블루 아카이브BR봇치 더 록!ZZZ젠레스 존 제로GI원신HSR붕괴: 스타레일모든 채널 보기문의하기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배의 총상을 본 케이가 격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이야기
/블루 아카이브
광고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7508139

원문 기준 8174자

번역 피드백 대환영

------------------------------------------------------

아침 햇살이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고층 빌딩 창문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반짝였다.

청결하게 관리된 게임개발부 및 특이 현상 조사부의 관계자가 생활하는 숙소의 한 방. 안에 놓여진 전신 거울 앞에 서서, 텐도 케이는 자신의 모습을 엄격한 검사 기관과 같은 눈으로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점검하고 있었다.

"―블레이저의 주름, 없음. 스커트의 주름, 규정대로. 앞머리의 밀리미터 단위 밸런스, 이상 없네요. 머리의 부스스함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AI, 혹은 유능한 QA 담당처럼, 자신의 컨디션 자가진단을 직접 입으로 말하며 마친다.

하지만, 오늘의 그녀는 그것만으로 외출 준비를 끝내지 않았다.

"...오늘은, 바람이 조금 차네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핑계를 나직이 중얼거리며, 케이는 테이블 위에 세워진 귀여운 디자인의 조그만 병들 중 하나를 집어들었다.

아주 조금 손끝에 묻히고, 손목부터 목덜미에 이르기까지, 피부에 잘 스며들도록 얇게 펴 바른다. 플로럴 향과 시트러스 향이 섞인 듯한, 은은하고 깨끗한 좋은 향이 부드럽게 피어올랐다.

취미는 꾸미기. 당번으로서 출격할 때라도 차림새에는 신경 써야 한다, 라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물론, 오늘의 일정인 [샬레의 당번]― 선생님과 긴 시간 동안 단둘이 있을 수 있으니까, 같은 비논리적인 감정과는 1비트도 관계 없... 을 것이다.

"좋아요, 이제야 완벽하네요"

양손으로 뺨을 가볍게 짝짝 치며 기합을 넣은 케이는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어제부터 준비한 영양 밸런스 만점에다 보기에도 귀여운 샌드위치가 담긴 도시락과 보온병을 특제 토트백에 넣었다.

"자, 기다려 주세요 선생님. 당신의 게으른 생활 습관을, 오늘이야말로 근본부터 디버깅해드릴 테니까요"

가벼운 발걸음으로, 케이는 샬레를 향해 출격했다.

---------------------------------------------------------------------

"하아... 정말. 어째서 제가 문을 열 때마다, 당신은 어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한계 상태로 데스크에 엎어져 있는 건가요? 선생님의 자기관리 능력에 초기 설계 단계부터 무언가 에러가 발생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샬레의 집무실의 문을 열자, 역시나 철야의 망령과 같은 신음 소리를 내는 선생님을 본 케이는, 허리에 손을 얹으며 늘 있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우와, 케이 쨩... 좋은 아침... 미안, 어제 갑자기 급한 안건이 들어와서... 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어..."

"급한 안건이라고 해서 수면을 위한 리소스를 계속 당겨 쓰는 건 비추천입니다. 자,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커피입니다만, 우유와 설탕으로 조금 부드럽게 해 두었습니다. 이 이상 위점막에 다이렉트로 대미지를 주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이쪽이 오늘의 아침 식사입니다"

"우왓! 고마워! 샌드위치다! 속재료들이 예쁘게 담겨 있어서 엄청 맛있어 보여!"

케이가 가방에서 도시락 상자를 꺼내자, 시체나 다름없었던 선생이 순식간에 소생했다.

색색의 야채, 달걀, 두툼한 햄이 꼼꼼하게 균등한 사이즈로 썰려 보기 좋은 샌드위치. 그저 영양 보급에 그치지 않고, [맛있게 드셔 주세요] 라는 케이의 진심이 그 단면에 넘쳐 흐르고 있었다.

"케이 쨩은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 엄청 예쁘고 맛있어... 이런 도시락을 만들 수 있다니, 말 그대로 이상적인 집사람 같아"

"―읏?! 쿨럭?!"

별 생각 없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말한 [집사람]이라는 발언에, 케이는 등에 멘 [루미너스 노바]가 폭발이라도 한 것처럼 어깨를 크게 들썩였다.

"가, 갑자기 무슨 이상한 소리를 내뱉고 있는 건가요! 지, 집, 집사람?! 그런, 저는 그저 합리적인 영양 보급만을 위해! 따, 딱히 당신이 그렇게 불러줬음 해서 일찍 일어나서 색감에 신경을 썼다거나... 가 아니라! 왜 또 그렇게 아무 필터도 거치지 않고 달콤한 말을 쏴 대는 건가요, 당신이라는 사람은!!"

"하하하, 미안 미안. 조금 부끄러웠을까? 하지만 사실인데"

"미안해하는 기색이 조금도 없네요!"

―깃털 같은 펀치로 항의하기 위해 팔을 두드리려 한, 바로 그때였다.

"앗, 뜨거?!"

"꺅?!"

선생의 팔이 데스크 끝에 놓여져 있던 케이가 아까 끓여준 커피가 담긴 종이컵에 크리티컬을 띄웠다.

갈색의 액체가 데스크에 쏟아져, 그 대부분이 불행하게도 선생이 입고 있던 새하얀 와이셔츠의 가슴부터 배 부분까지 팍! 하고 튀었다.

"으아아아, 최악이다... 일하기 전에 셔츠에 커피에 흠뻑..."

"아아 선생님! 어서 그 셔츠를 벗어 주세요! 색소가 섬유에 들러붙기 전에 응급처치하지 않으면 얼룩이 지워지지 않게 되어 버려요!!!"

패닉에 빠진 선생님을 뒤로 하고, 이런 때의 케이의 대응은 군용 드론처럼 신속하고 능숙하다.

재빨리 데스크를 수건으로 닦아낸 후,

"휴게실에 갈아입을 옷 있죠?! 먼저 들어가서 셔츠를 벗어 주세요! 저는 탕비실에서 얼룩 제거용 세제와 젖은 수건을 가져오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선생의 등을 밀며 휴게실로 집어넣었다.

...2분 후.

얼룩 제거 키트와 뜨거운 물에 적신 수건을 가져온 케이는,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라니까요. 제가 없으면 안 된다고요 그 어른은..."

같은 불평을 툴툴거리며 휴게실의 문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선생님, 들어갈게요. 서두르지 않으면..."

노크도 대충대충, 반쯤 억지로 문을 열어 젖혔다.

그 안에는, 셔츠 단추를 아래부터 풀고, 막 벗으려던 참인 선생이 있었다.

"아, 케이 쨩... 조금만 기다려, 아직 다 벗지 못해서"

"뭘 숨기는 건가요, 얼룩이 빠지지 않는 쪽이 피해가 더 커진다고요! 됐으니까 어서 그건 이쪽으로 넘기고, 배 쪽이 화상을 입었을 수 있으니 이 수건으로―"

폭풍처럼 몰아치는 기세로 말을 쏟아내며 선생의 가슴팍으로 다가온 케이는.

다음 순간, 조각상처럼 그 움직임을 딱 멈췄다.

"―"

말을 잇지 못한다.

사고의 리소스가, 돌연 [눈에 보이는 사실]에 모두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커피 얼룩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뜨거운 커피에 의한 화상의 흔적 같은 것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대신.

옷이 풀어 헤쳐진 선생의 복부― 배꼽으로부터 약간 비스듬히 위쪽 부근 위치에.

이상하리만치 변색되어 뒤틀린 듯이 움푹 들어가 있는, 켈로이드 형태의 흉측한 흉터가 있었다.

*켈로이드: 본래 상처 범위를 넘을 만큼 튀어나온 흉터

본래 전투 AI로서, 온갖 병기나 부상 데이터를 아카이빙하고 있는 케이의 눈에, 그것이 [무엇의 흉터]인지를 착각할 리는 없었다.

(―총상)

(침입 각도, 피해 범위, 세포의 재생 치유 단계로부터의 추정 시간. 아마 돌격 소총 이상의 관통력을 지닌 실탄. 급소에 맞았다면, 분명 내장을 파괴하고 큰 출혈을 일으켰을 치사(致死) 레벨의 부상)

"...아"

선생은 또다시, 자신이 숨겨야 했을 [비밀]을 무방비하게 노출시켜 버렸다는 것을 깨닫고는, 당황하며 셔츠의 단추를 채우려 했다.

"아, 그... 케이, 이건 말이지"

"뭡니까"

팍, 하고.

벌어진 셔츠를 다시 여미려던 선생의 손목을, 케이의 가늘고 하얀 손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악력으로 제압했다.

손에서 오염 제거 키트와 수건이 툭 하고 침대로 떨어졌다.

"...선생님"

나직한 목소리.

평소의 기막혀하거나,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목소리가 아니다.

심연과 같은 어둠을 머금고, 얼어붙을 것 같은 차가움을 품은 낮은 목소리였다.

"뭡니까, 이 상처는"

"아, 그, 저기... 케이 쨩...? 놀라게 해버렸네, 그래도 이건"

"총상이네요. 하지만... 완전히 아문 지 아직 몇 해도 되지 않았네요. 최근 생긴 상처네요"

케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앞머리 사이로 보이는 붉은 눈동자에는 평소의 이성적인 눈빛이 아닌, 금이 간 것처럼 어두운 감정이 퍼져 있었다. 눈동자 속에서 붉은 빛의 경보가 깜빡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언제입니까?"

"..."

"...누구에게?"

선생은 더욱 강하게 숨기려 했지만, 케이의 절대적인 힘 앞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도망칠 곳이 사라진 선생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흔들렸다.

(여기서 불필요한 걱정을 끼칠 수도 없고, 어떻게든 말을 돌려야... 어른의 침묵을...)

"...선생님? 이쪽을 바라봐 주세요"

도망치게 두지 않겠다는 듯, 케이는 한 발 더 나아갔다. 거의 침대와 그녀 사이에 끼여, 덮쳐지는 것 같은 영거리.

목덜미로부터 은은하게 풍겨오는 플로럴 향도, 지금은 그 어떠한 평화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제 눈을 보세요, 선생님. 어째서 그냥 넘어가려고 하시는 건가요..."

선생의 심장이 빠르게 요동친다. 평소의 그녀가 아니다. 분노, 공포, 그리고 무엇보다도 터무니없을 정도로 질척이는 [집착심]이 한데 뒤섞인 중압감.

"너, 넘어져서...?"

다급한 나머지,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절망적인 변명이 튀어나왔다.

직후, 실내 온도가 체감 5도는 떨어진 것 같다.

"―누가 봐도, 총상이잖아요!!!"

탕!! 하고, 케이의 오른손이 선생의 바로 옆에 있던 침대의 기둥을 있는 힘껏 후려쳤다.

나무 기둥에 파삭 하고 금이 간다.

"저를 아리스처럼 동화 이야기로 어물쩡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키보토스에서 넘어져서 총상이 생긴다는 건, 중력에 대한 정의를 처음부터 새로 쓰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히익... 케이 쨩, 지, 진정해..."

"저는 진정하고 있습니다! 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죽을 뻔 했었다는 흔적을 눈앞에서 마주하고, 그저 사실 확인을 하고 있는 것 뿐이에요!"

말과는 반대로, 그녀의 숨은 가빴고, 붉은 눈동자는 극한의 패닉과 초조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상처 하나가, 선생이라는 절대적인 존재가 얼마나 [연약한 인간]인가 라는 진실을, 너무나도 생생히 그녀의 시스템에 꽂아 넣었기 때문이다.

"누가 한 건가요?! 아니... 대답해주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이 총상의 크기와 손상 범위... 돌격 소총에 당한 것이네요. 상처의 치료 방법과 재생 상황으로부터 역산하면, 추정 시기는 XX일 전"

중얼중얼, 케이의 본래 AI로서의 가공할 만한 연산과 기억 탐색 프로토콜이 자동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다.

"그 시기에... 당신이 그 몸에 탄환을 맞을 가능성이 있을 만큼 격렬한 작전 영역... 에덴 조약 사건이 있었네요. 그때, 당신이 중상을 입고 구호기사단에게 극비리에 이송되었다는 내용의 소문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녔었죠"

"케, 케이... 거기까지 추리하지 말고..."

"거기서 사용되었던 주요 화기로 선생님을 노릴 의지가 있으며, 이 정황 증거에 딱 맞아 떨어지는 존재는 단순한 불량 학생이 아닙니다"

케이의 눈이 실처럼 가늘어졌다.

조금의 광채도 없이, 하이라이트가 꺼진 새까만 눈.

"―어디의 어떤 녀석입니까. 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선생님. 숨겨도 소용 없습니다. 선생님이 감싼다는 점에서 학생이라는 건 확정입니다"

"케이..."

선생은, 여기까지 와버렸으면 거짓말하는 쪽이 그녀를 더 화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포기했다는 듯이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응. 이 배의 상처는, 에덴 조약이 한창 진행되던 중에 입은 거야. 케이의 말대로... 쏜 건,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학생이야"

그 순간. 케이 주위의 공기가 마치 전기가 찌릿찌릿 통한 것처럼 물리적으로 팽팽해졌다. 등에 멘 무기가 아닌 그녀 자신으로부터 피어오르는 순수한 [살의]였다.

"그래도, 케이 쨩! 기다려, 일단 들어봐!"

선생이 급히 양손을 움직이며 해명했다.

"그 아이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어! 게마트리아의 베아트리체라는 악질 어른에게 세뇌되고 지배당해서... 앞에서 가르치고 이끌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까, 그 아이들도 그것 밖에는 선택지가―"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요"

단호한.

선생의 말의 의도를 완전히 얼려버리는 날카로운 말이 튀어나왔다.

"그 녀석이 불행했다고 해서 어쩌라는 겁니까. 누군가에게 지배당했으니까... 그게 면죄부가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케이, 내가 용서했으니까 이제 괜찮아..."

"그런 이유로!! 당신에게 총알을 박아 넣었지만 괜찮다고!! 어째서 선생님 자신이 긍정하시는 건가요!!!"

케이의 화난 목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셔츠를 쥔 손을 어찌할 수 없을 만큼 파르르 떨고 있었다.

"으읏... 저는... 저도..."

그리고, 뚝 하고.

분노로 충혈된 눈동자로부터, 커다란 눈물 방울이 흘러내려 선생의 손에 뚝 떨어졌다.

"저 자신이 예전에, 제 목적을 위해 왕녀의 신체를 빼앗고, 당신과 게임개발부... 키보토스 전체에 총구를 겨누고 죽이려 한, 원흉입니다... 그러니까, 본래 제게 누군가를 비난할 자격은 없다는 것도... 누군가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 그 학생과 저는 같은 죄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케이..."

과거의 자신의 죄에 대한 자책. 그것을 알고 있기에 더더욱, 다른 이들보다 분노해선 안 된다고 이성이 브레이크를 건다.

그럼에도, 선생의 흉터를 본 순간 뿜어져 나온 [감정]은, 더 이상 제어 불가능한 탁류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습니다...! 그 상처는! 조금만 잘못됐더라면, 제가 [인간으로서의 따뜻함]을 알게 되기보다 훨씬 전에! 당신이 이 세계에서 사라져 버릴 수도 있었다는 증거잖아요!!"

"..."

"그런 건...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제가...! 제가 다시금 아리스의 안에서 잠들어 있었을 때... 아무것도 몰랐을 때, 선생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없애 버리려 했다는 사실 자체가...!"

오열이 넘쳐 흐른다.

이전의 냉철한 기계로서의 본래 모습이 아닌, 좋아하는 사람의 아픔을 접하고, 과거의 손실 가능성에 그저 두려움에 떠는, 볼품없는 한 명의 소녀의 모습이었다.

"흐윽... 만약 그때, 당신이 죽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어요... 저의 아리스도... 저도, 이곳에 없을 텐데...! 당신이라는 최고의 보호자가 없는 세계에 내던져진 채로 있었을지도 모른다고요...?!"

이윽고 케이는 더는 견디지 못하고 선생의 가슴에 얼굴을 푹 묻었다.

그 가냘픈 몸으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필사적인 힘으로 선생에게 매달린다. 그 볼품없는 우는 얼굴과 이기적인 감정이 선생의 가슴을 강하게 꽉 죄었다.

"...미안해, 케이. 이런 상처를 보이고, 불안하게 만들어서"

선생은 자신에게 매달려 우는 그녀의 부드러운 흰 머리칼에 양팔을 두르고, 천천히 상냥하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른 그 향수의 향기가, 눈물의 향기와 섞여 가슴에 와닿았다.

"그래도, 그 사건이 있고... 내가 그 아이와 맞서다 구해졌기 때문에, 지금의 키보토스가 있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의 우리가 함께 웃으며, 이렇게 케이 쨩과 만난 거야"

"..."

"그 아이들도,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벌을 자각하고, 홀로 상처를 짊어지며 살아가려 하고 있어. 이제 더 이상 그 아이들은 가해자가 아니라, 한 명의 학생이야. 내 선택으로 용서한 학생이니까... 그러니까, 부탁할게. 그 아이들을 원망하거나, 찾거나 하지 말아줬으면 해"

선생의 간청.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좋은 사람이라, 상대의 죄도 과거도, 자신이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도, [아이들의 내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받아들이겠다는, 이상하다고까지 할 만한 상냥함.

그 따뜻한 말을 듣고― 쓰다듬어지고 있던 케이의 눈에서 흐르던 눈물이 멈췄다.

"...알겠, 습니다"

조용히 숨을 내쉬고 케이는 선생으로부터 떨어졌다.

얼굴은 아직 붉었지만, 그 눈에는 기묘하리만치 냉정한 눈빛이 머물러 있었다.

"선생님의 그 논리도 통하지 않는 광신적라고도 할 수 있는 박애 정신은... 이미 제 예상을 초월했네요. 조마에 사오리에 대한 사적인 물리적 보복, 그 이후 저로부터 무언가를 추구하는 과업은, 일시적으로 동결하겠습니다..."

"...고마워, 케이 쨩"

"...그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선생을, 케이는 다시금 날카로운 눈으로 응시했다.

단, 그 시선의 무게는 방금 전까지의 패닉이나 질투와는 근본적으로 [질]이 달라져 있었다.

"이번 검증을 통해 중대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당신처럼 모든 걸 학생의 미래를 위한 대가로서 짊어지고, 그것도 모자라 탄환이 장기를 뚫고 지나가도 상대를 용서하겠다는 무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앞으로 문제에 직면할 경우 머지않아 100% 확률로 자기 소멸합니다"

"그,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죽거나 하지는..."

"할 겁니다!! 제 연산 능력을 얕보지 말아 주세요!"

꾸욱, 하고.

케이는 셔츠 너머에 있는 선생의 어깨를 양손으로 강하게 쥐고, 지근거리에서 달콤하면서도 무겁게 짓누르는 숨결을 마치 불어넣듯이 속삭이기 시작했다.

"당신이 그렇게... 모든 걸 짊어지고 상처 입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좋습니다. ―그 대신"

―당신의 모든 걸, 이 시간 이후로 제가 물리적・정신적으로 격리하여 관리하겠습니다.

케이의 눈이, 지금껏 본 적 없는 [사랑에 대한 강박 관념]으로 질척질척하게 물들어 있었다.

순백의 QA 담당은, 여기서 [선생님 독점 절대 보호 프로토콜]을 가동한 듯 하다.

"내일부터... 아니, 오늘 바로 지금부터! 선생님의 외출 스케쥴은 전부 제 이중 확인을 받겠습니다! 밀레니엄의 엔지니어부에 초박형 특제 방탄조끼를 발주할 테니, 매일 취침 시간 이외에는 반드시 착용하고 업무를 진행해 주세요! 그리고 샬레에 준비 없이 돌격해오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으로, 전부 지향형 센서 지뢰를 배치해서―"

"...아니, 스톱 스톱!! 그거 완전 내가 연금당하는 모양새고, 키보토스의 방범 레벨을 뛰어넘는다고?!"

"당연하잖아요?! 원하신다면 화장실도 문 앞에서, 아니 안전 확인의 관점에서 화장실 칸 안으로 제가 들어가는 것도 상관 없습니다만!"

"상관 없을 리가 없잖아! 절대 안 돼!!"

"거부권 같은 건, 당신에겐 이제 없다고요...?"

뺨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퉁명스럽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케이.

―그러나, 그 목소리엔 절대 거스를 수 없는 절대자의 무게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울며 미쳐 버릴 것 같은, 한계에 다다른 집착심과 의존심이 듬뿍 담겨 있었다.

"―당신 때문이라고요...? 저라는 개체에게 이런 불필요한 노이즈 투성이인 [불안]이라는 바이러스를 흘려 넣어서, 제 모든 걸 이상하게 만들어 버렸으니까..."

"케이, 케이 쨩... 정말로 얼굴이 가까워서 무섭고, 사랑이 좀 무거운데...?!"

"책임, 져 주실 거죠... 선생님. 이제 두 번 다시, 제 시선에서, 손이 닿는 위치에서, 곁에서 떨어져서 멋대로 죽거나 하는 일..."

선생의 목젖을, 서늘하고 흰 손끝이, 살의와는 무관한 어디까지나 깊은 사랑이 담긴 손끝이 상냥하게 쓰다듬어 올렸다.

거기에 흠칫 놀라 무심결에 딱딱하게 굳어 버린 선생의 얼굴을 보고.

"―도망치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요...? 선생님... 후훗♡"

"히익..."

"만약 선생님이 도망친다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요...?"

케이는 소름 끼칠 만큼 달콤하고, 아름다운, 광기와 순애가 마블링처럼 뒤섞인 더할 나위 없는 미소를 지었다.

키보토스의 대사건에서 구해진 대가가, 설마 지금에 이르러 자기 자신을 옭아매는 달콤하면서도 무거운 [사랑의 사슬]이 되어 목에 채워지게 되는 것일 줄은, 그때의 선생으로서는 절대 예상하지 못한 [에러]였다.

광고
BA블루 아카이브·26.03.14번역

소설핫산) 배의 총상을 본 케이가 격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이야기

#케이#소설
좋아요 0댓글 18저장 0
광고
NP
Nvx작가
게시물 10개
SDC
Sh0wTime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3.14 01:06
조회0
광고

댓글 18

나
ㅇDC
ㅇㅇ126.03.14
디시콘
ㅇDC
ㅇㅇ226.03.14
디시콘
ㅇDC
ㅇㅇ326.03.14

무씌무씨한 케이쟝...

ㅇDC
ㅇㅇ426.03.14
디시콘
ㅇDC
ㅇㅇ526.03.14

초박형 방탄조끼는 그냥 콘돔을 고급스럽게 말한거잔아..

광고

Nvx님의 다른 게시물

전체 보기 ›
TEXT
번역
소설핫산) 성장한 미카와 히나가 다시 만난 이야기
NNvx03
TEXT
번역
소설핫산) 히나가 미카와 샬레에서 마주쳐 버린 이야기
NNvx07
TEXT
번역
소설핫산) 안전제일 코코로, 선생님의 무자각한 한 마디에 격침
NNvx05
TEXT
번역
소설핫산) 에리의 모자와 숨겨지지 않는 독점욕
NNvx03
TEXT
번역
소설 핫산) 인구 과밀의 샬레
NNvx018
번역
소설핫산) 크로노스 인터뷰 결과, 수라장이 된 선생님
NNvx031
번역
소설핫산) 무자각한 아리스의 사랑과 케이의 독점욕
NNvx021
번역
소설 핫산) 케이의 발렌타인 애프터
NNvx014

비슷한 태그의 게시물

창작
2
단발 케이
Rrt479
번역
4
결국 입어주는 케이쨩
Mmira86_ex531
창작
2
아리스 : 선생님. / 케이 : 선생님.
뚜뚜삡767
번역
케이를 간지럽혀 봤다
Eelumina1213346
창작
아, 진짜! 그냥 좀 쓰다듬어 달라고요...!!
MMyungYi1197
번역
케이의 사랑이야기를 밥반찬 삼는 모브
Ddaaaaaaaaai3758
짤
지랄 좀 그만하십쇼 케이...manhwa
시시이링335
번역
케이 마망 vs 니코 마망
Llam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