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토스.me
홈모음집마이페이지
SUBSCRIBED
EXPLORE
BA블루 아카이브BR봇치 더 록!ZZZ젠레스 존 제로GI원신HSR붕괴: 스타레일모든 채널 보기문의하기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안전제일 코코로, 선생님의 무자각한 한 마디에 격침
/블루 아카이브
광고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8978111

원문 기준 9073자

번역 피드백 대환영

*스포일러 주의(코코로 인연 스토리)

---------------------------------------------------------------------

―바다의 내음이 없는 육지의 공기는, 아무래도 잘 익숙해지지 않는다.

토우미 코코로는 걸음을 옮기며 어렴풋이 그런 생각을 하고 조그맣게 숨을 내쉬었다.

오디세이아 해양학교부터 D.U.의 샬레 사무실까지 가는 길은 절대 짧지 않다.

바다를 거점으로 하는 학원은 항상 바다에 흔들리며 바닷바람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육지를 걸을 때면 아스팔트의 딱딱함이나 흔들리지 않는 풍경에 대해 조금이지만 위화감과 긴장감을 느껴 버린다.

오디세이아 해양학교는, 키보토스 안에서도 매우 특이한 학원이다.

광대한 바다를 영토로 하고, 몇 척의 선단을 학교로 삼는 그녀들은 한 번 먼 바다로 항해를 떠나면 수 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육지로 돌아오지 않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 거친 파도, 그리고 바닥을 알 수 없는 바닷속 심연.

그런 가혹한 자연환경에 맞닿아 있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이유일까, 오디세이아 학생들에게는 특수한 사생관(死生観)이나 안전에 대한 강한 집착이 뿌리내리고 있다.

자신 또한 다이빙부의 부장으로서, 바다에 도사리는 위험에 대해서는 숙지하고 있다.

감압증, 조류의 변화, 흉폭한 해양 생물, 아니면 해적 같은 불량 학생들. 그것들에 대해서는 만전의 준비나 안전 대책을 준비할 수 있었다.

―허나, 코코로는 뭍에 있는, 그것도 [어른 선생님]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아직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후우..."

이윽고 도착한 샬레 사무실 앞에서, 코코로는 심호흡을 했다.

다이빙 입수 전에 하는 루틴처럼,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오늘, 그녀가 이곳에 온 것은 샬레의 당번 업무를 위해서였다. 아직 선생님을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당번으로 이곳에 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가 된다.

첫 번째 당번의 날은, 지금도 뇌리에 깊게 박혀 있다.

그때, 코코로는 익숙지 않은 육지의 사무실에 숨겨진 위험성이 신경 쓰여 견딜 수 없었다. 날카로운 책상 모서리가, 나사 하나로만 지지되는 TV가, 미끄러운 화장실 앞의 바닥이.

다이버로서의 천성 때문일까,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상상하고야 말았고, 어느샌가 오피스의 곳곳에 모서리 보호대나 미끄럼 방지 매트 같은 안전 장치를 설치해버렸다.

너무 과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사죄하는 코코로에게, 선생님은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코코로 덕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어. 고마워"

"이런 부분도 코코로의 매력이라고 생각해"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건 코코로가 아니고"

―어떻게 그러실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난리 법석을 떨면서 지나칠 정도로 사무실을 개조해버린 학생에게, 화를 내기는 커녕 [매력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니.

선생님의 말은, 마치 잔잔한 바다처럼 부드러웠고, 그랬기에 심해처럼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그건 무자각 때문일까. 혹은 어른의 여유 덕분인 걸까.

(선생님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가만히 내버려둘 순 없는 분이라는 건 확실해요)

학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위험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다.

다이빙으로 비유하면, 산소통의 잔량을 신경 쓰지 않고 심해 깊숙이 잠수하는 듯한 무모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선생님이 신경 쓰여 견딜 수 없었다. 선생님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어떻게 그렇게까지 학생에게 상냥해질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그것은, 미지의 해저 동굴을 발견했을 때의 호기심과도 맞먹는, 고요하고 뜨거운 감정이었다.

코코로는 잠수복 위에 걸친 구명조끼의 벨트를 꽉 조인 이후, 마음을 굳히고 사무실의 문에 노크했다.

"―실례하겠습니다. 오디세이아 해양학교, 다이빙부 부장 토우미 코코로입니다. 오늘 당번 업무를 위해 방문했습니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저번에 자신이 설치한 모서리 보호대가 붙여진 책상에서 서류의 산과 싸우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이 있었다.

"아, 코코로, 좋은 아침. 오늘 하루 잘 부탁해"

선생님이 고개를 들고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그 미소를 본 순간, 코코로의 마음속 경계심이라는 이름의 부력이 쑥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그, 바쁘신 중에 죄송하지만,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응, 어떤 건데? 아직 어딘가에 위험 요소가 있는 건가"

"아니요, 설비는 제가 저번에 완벽히 확인했기 때문에 문제 없을 거에요. 제가 확인하고 싶은 건... 선생님의 몸 상태에요. 눈 밑에 다크서클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요"

코코로의 말에, 선생님은 약간 멋쩍은 듯 시선을 피했다.

"아하하... 실은 어제, 다른 학원의 문제 해결이 조금 늦어져서. 그래도 괜찮아, 제대로 잤으니까"

"...[조금 늦어졌다]라는 건, 구체적으로 몇 시죠? 그리고, [제대로 잤다]라는 것도, 몇 시간 주무셨는지를 명확한 수치로 보고해 주세요"

무심코 말투가 조금 강해졌다.

다이버에게 있어, 컨디션 관리는 생명에 직결되는 요소다. 수면 부족인 채로 바다에 들어가면 판단력이 둔해지고, 되돌릴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육지 위라고 해도, 선생님의 안색이 나빠 보이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러니까... 새벽 3시 정도였나, 그리고 6시에 일어났어. 3시간 정도 잤으니까 괜찮아. 어른한테는 충분한 수면 시간이니까"

"세, 세 시간?! 그, 그런 건 수면이라고 부를 수 없어요! 그냥 쪽잠이잖아요!"

당황한 코코로가 선생님의 책상으로 뛰어갔다.

책상 모서리에 설치된 모서리 보호대가 코코로의 허리를 보호해 주었다.

"선생님, 그런 상황에서 업무를 이어나가시는 건 매우 위험해요. 집중력 저하는 생각지 못한 부상이나 실수를 일으키니까요. 만약 길을 걷던 중 휘청이면서 아무 것도 없는 평평한 바닥에 넘어져 버리면... 머리를 부딪혀서 큰일 날 수도 있다고요!"

"괜찮아 코코로. 거기다 오늘 안으로 끝내야 하는 서류가 아직 이만큼..."

"서류보다도 선생님 몸이 더 중요해요! 지금 바로 저쪽 소파에 누워 주세요. 제가 담요와 눈을 쉬게 할 온열 안대를 준비해 올 테니까요!"

코코로는 선생님의 안전을 위해 사무실 구석에 준비해 둔 구급 키트 안에서 온열 안대를 꺼냈다.

반쯤 강제로 선생님의 펜을 압수하고 소파 쪽으로 가라고 재촉했다.

"아, 알았어. 알겠어, 코코로. 그래도 딱 15분만이니까?"

"최소 30분이에요. 자, 누워주세요"

선생님이 소파에 누운 걸 확인한 코코로는 눈에 온열 안대를 씌우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선생님의 잠든 숨소리가 들릴 때까지 코코로는 소파의 곁을 지켰고, 수면을 조용히 바라보는 버디 같은 기분으로 선생님을 관찰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잠든 얼굴을 보며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님은, 정말 무방비하다.

알게 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거기다 무기를 지니고 있는 학생에게 이렇게나 쉽게 등을 보이며 잠들어 버리다니.

그 [조수의 교룡] 같은 불량 학생 상대였다면 선생님은 순식간에 바다의 물거품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지켜야 해...)

그녀의 안에서 그런 사명감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선생님은 바다를 떠다니는 클리오네처럼 섬세하고, 약하고, 위태롭다. 총알 한 발로도 큰 부상을 입을 만큼 연약한 존재라고 들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안전 대책을 철저히 하여 위험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려야만 한다.

그렇게 다시금 결의를 다지던 중, 선생님의 책상에 놓여진 태블릿이 약간 진동했다. 모모톡 알람이었다.

선생님이 깨지 않도록 코코로는 태블릿에 조심스레 접근하여 화면을 확인했다.

잠금화면에는 다양한 학원의 학생들이 보낸 메시지가 표시되어 있었다.

[선생님, 이따가 만날 수 있을까. ...조금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어]

[선생님, 이번 주말 파르페 먹기로 한 약속 기억하지? 기대돼☆]

[선생님... 제가 모르는 영수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나중에 조금 시간 내주실 수 있을까요?]

[응. 선생님. 같이 사이클링 하러 가자]

...정말, 인기 폭발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선생님은, 이런 막대한 연락을 혼자서 감당하고 계신 걸까.

"선생님은, 당신의 안전 대책을 너무 소홀히 하고 계세요..."

코코로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태블릿의 화면을 뒤집어 놓았다.

―45분 후. 코코로가 독단적으로 연장한 수면 시간이 지나고, 선생님이 눈을 떴다.

"아... 으악, 늦잠?!"

"후훗, 좋은 아침이에요, 선생님. 심박수도 진정됐고, 안색도 아까보다 훨씬 좋아지셨어요. 조금은 피로가 사라지셨나요?"

펄쩍 뛰어오르려는 선생님의 어깨를, 코코로가 상냥하면서도 강하게 눌러 제지했다.

급한 기상은 기립성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 감압증 예방법과 같이, 무엇보다도 천천히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안전의 기본이다.

"코코로... 미안, 늦게 일어나 버렸어"

"급한 업무는 제가 도와드릴게요. 다이빙부에서도 기재의 정비 기록이나 해저 지도 작성 같은 사무 업무는 많이 했었으니까요. 그렇게 무리하지 말아 주세요. 선생님은 저희와 다르시니까요"

말을 하며 코코로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어른은 키보토스의 학생처럼 신비의 비호를 받지 못하는 연약한 일반인에 지나지 않는다. 바닷속에서는 수압 하나로, 뭍에서는 살짝 구르기만 해도 생명이 위험해지는 존재다.

―바로 그렇기에, 코코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이 사람은, 이렇게나 무방비한지, 그리고... 어떻게 누구에게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지를.

"...선생님"

어느새 입이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응? 무슨 일이야, 코코로"

고개를 든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여기서 물러설 순 없다. 안전 관리의 기본은 리스크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지닌 [리스크]를 알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가야만 한다.

"조금 괜찮으실까요.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응. 마음껏 물어봐"

"...선생님은, 어째서 그렇게 무방비하신가요?"

너무 직구로 던진 질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선생님은 조금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방비? 확실히 코코로 앞에서는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달라요. 물리적인 부분이 아니에요. 더 근본적으로... 선생님의 사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에요"

코코로는 손을 꽉 쥔 채 말을 이었다.

"선생님도 자신이 연약한 인간이라는 건 자각하고 계실 거에요. 그럼에도 학생이 위험해 처해 있다면,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이라도, 깊은 바닷속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달려가신다고 들었어도. 거기다..."

코코로는 얼굴을 조금 붉히고 시선을 피했다.

"그... 사람을 대할 때도, 거리감이 너무 가깝다고나 할까. 부주의하게 달콤한 말을 건네고, 핵심을 찌르고... 그게 자신의 몸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라고 생각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말을 끝낸 이후 조금 후회했다.

쭉 물어보고 싶은 것이었다.

좀 전의 모모톡 양만 봐도 선생님의 부담은 심상치 않다. 다이버가 산소통의 잔량 한계를 넘어 잠수를 계속하는 것과 같다.

...지나친 참견이었을까. 만난지 얼마 안 된 학생에게 이런 나무람을 들으면 선생님도 기분이 언짢아지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생님은 화내기는 커녕 조금 곤란한 듯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으음, 뜨끔하네. 코코로의 말대로, 다른 학생들을 화나게 만드는 일이 종종 있어. 좀 더 내 몸을 소중히 해 달라고"

"그, 그런데 어째서 개선되지 않는 건가요?"

"그건... 학생이 곤란해하거나 상처입는 걸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까"

선생님의 눈동자가 고요한 바다처럼 따뜻한 빛을 띠었다.

"어른은 말이지, 아이들을 지킬 의무가 있어. 키보토스의 모두는 나 같은 것보다도 훨씬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다 품을 수 없는 아픔이나,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는 벽에 부딪힐 때가 있지. 그럴 때는 안전한 곳에서 [힘 내]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닿을 수 없어"

"그러니까 곁에 있어줘야 해. 같은 눈높이에서, 같은 장소에 서서, 함께 해결하고 싶어. 나에게 있어서는,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야"

조용하지만 흔들림 없는 목소리. 그 말엔 일절의 망설임도 없었다.

"...두렵지 않으신가요? 자신이 상처입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없으신가요"

바다에 잠겨있을 때, 공포는 항상 곁에 있다.

아무리 안전 대책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기재의 트러블이나 갑작스러운 조류의 변화 같은 죽음의 위험은 항상 그곳에 있다. 그렇기에 코코로는 지나칠 만큼 준비를 하고도 겁을 먹곤 한다.

선생님이 놓인 상황은, 코코로에게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 고작 튜브 하나로 의지한 채 떠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선생님은 조금 아득한 곳을 바라보는 듯 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두렵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 나도 아픈 건 싫고, 상처입고 싶지도 않아. 평범한 어른이니까"

"그런데, 어째서...?"

"하지만 말이지, 코코로. 어른이 아이를 지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야. 너희가 곤란해 하거나, 부당한 일을 당하는 걸 못 본 체한다니, 나는 할 수 없어"

"......"

"너희 학생들은 이 키보토스의 미래 그 자체야. 한 명이라도 빠지면 더 이상 내가 좋아하는 키보토스가 아니야. ...코코로, 너도 마찬가지고. 너가 상처입을 것 같다면 내가 당연히 대신 맞아줘야 하는 거야"

코코로는 숨을 삼켰다.

그것은 합리성이나 안전 대책에 기반한, 코코로가 속해 있는 [오디세이아]의 엄격한 규칙과는 완전히 다른 사고 방식이었다.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어도 뛰어든다.

그것은 무지에서 비롯된 무방비가 아닌, 각오를 수반한 무방비였던 것이다.

"그리고, 달콤한 말... 이라는 건 조금 변명하고 싶은데 말이지"

선생님이 약간 장난스럽게 웃었다.

"나는 떠오른 걸 그대로 입으로 옮길 뿐이야. 전에 코코로의 노래가 아름답다고 말한 것도 진심이었어. 누군가를 속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어. ...믿어주겠니?"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자, 코코로는 얼굴에 불이 난 것 같았다.

"아, 아, 알겠어요! 선생님이 거짓말을 하실 분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하,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나쁘다고나 할까... 그런 무자각한 점이 주위 사람을 착각하게 만든다고나 할까... 읏!"

말을 횡설수설하며 코코로는 시선을 피했다.

심장이 시끄러울 만큼 크게 뛰고 있었다.

선생님의 말은 변명으로서는 최악이었지만, 동시에 이보다 더 진실할 수 없는 대답이기도 했다.

―즉, 이 사람은 정말로 순수한 선의와 진심만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타산도 계산도 없이, 그저 눈앞의 학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람은, 정말로)

코코로의 마음속에서 선생님의 대한 [의문]이 큰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고, 그 대신 전혀 다른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

"...선생님"

"응?"

"이제 곧 점심 시간에요. 저기... 혹시 괜찮으시다면, 함께 점심을 드시지 않으실래요?"

코코로는 등 뒤에서 숨기고 있던 보온병을 꺼내들었다.

"사실은... 미소시루를 만들어 왔거든요. 다이빙부에서 은어로 쓰이는 [미소시루]가 아니라, 말 그대로 먹을 수 있는 미소시루에요. 선생님께서 드셔주셨으면 해서"

그것은 코코로에게 있어서는 거대한 한 걸음이었다.

선생님의 무방비함이 [각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그저 걱정하며 멀리서 안전을 관리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자신도 한 걸음 나아가서, 선생님의 곁에 서고 싶다.

"정말? 엄청 기뻐. 코코로가 만들었다면 분명 맛있겠지"

"후훗... 너무 기대하지 말아주세요. 입에 맞으셨으면 좋겠네요"

뚜껑을 연 순간, 좋은 국물 향기가 사무실에 퍼졌다. 재료는 두부, 미역, 그리고 파 잔뜩. 심플하지만 그렇기에 가장 정석적인 미소시루였다.

"잘 먹겠습니다"

그릇에 입을 대고 한 모금 마셨다.

―맛있어.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로 우린 국물이 효과가 있었고, 미소의 맛도 절묘했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았다. 지친 위장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듯한, 너무나도 따뜻한 맛.

"엄청 맛있어, 코코로. 국물의 맛이 거의 가게에서 내놓아도 될 정도의 수준이야"

"저, 정말인가요...? 다행이네요! 차가운 바다에서 나온 후 마시는 미소시루의 맛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스스로 만들어 먹거든요. 선생님도 좋아해 주시니까... 후훗, 기뻐요"

가슴을 쓸어내리며 꽃처럼 활짝 웃는 코코로. 그 모습이 너무나도 순수하고 귀여워서, 선생님은 이윽고 본심을 흘리고 말았다.

"이런 맛있는 미소시루라면 매일 마시고 싶네. 코코로의 미래의 남편은 분명 행복할거야"

"―으읏!!!!"

끼이익!!

코코로가 기세 좋게 일어났고,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울렸다.

"코, 코코로? 무슨 일이야?"

"매, 매매매, 매일...?! 나, 남편?! 그, 그런, 그러니까, 즉... 프, 프로포즈...?!"

코코로의 얼굴은 방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새빨개져있었다. 머리에서 김이 올라오고 있다고 착각할 만큼 패닉 상태였다.

코코로는 양손을 얼굴에 덮은 채 손가락 틈새로 선생님 쪽을 슬쩍슬쩍 노려보고 있었다.

"응?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정말 요리를 잘한다고 칭찬할 생각이었는데... 미안, 이상하게 들렸나 보네"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잊어 주세요! 아아 정말, 선생님의 그런 부분, 너무, 너무 치사해요...! 바닷사람을 홀리는 세이렌은 제가 아니라 선생님 아니신가요...!"

코코로는 선생님의 직구로 꽂히는 칭찬에 새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뺨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만들고, 이렇게 스트레이트로 기쁘다는 말을 듣는 건 조금 부끄러우면서도 정말 기뻤다.

"저기... 선생님"

"응?"

"저, 선생님을 처음엔 [이 얼마나 무자각하고 위험한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어요"

"아하하, 그렇게나 위험해 보이나"

"그래도, 선생님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나서 깨달았어요. 선생님은 너무나도 상냥하시고,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따뜻하신 분이라는 걸"

"그런 말을 들으면 부끄러워지는데. 나는 그냥 선생님이야"

"그냥, 이 아니에요. 저에게 있어서..."

거기까지 말하고 코코로는 말을 멈췄다.

파도치는 물가 앞에서 망설이듯이, 약간 망설였다.

(저에게 있어서, 선생님은...)

지켜야하는 대상, 존경하는 어른, 그리고.

좀 더 거리를 좁히고 싶은, 특별한― 다이빙으로 말하면, 버디와 같은 존재.

"...저에게 있어서, 선생님은, 반드시 마지막까지 지켜내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당번일마다 선생님의 안전을 철저히 관리해드릴 테니까요! 각오해주세요!"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강하게 말했다.

선생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피식 웃었다.

"응, 알겠어. 코코로가 있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안전한 날이 될 것 같아.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그렇게 말하며 웃는 선생님의 표정은 역시 조금 믿음직스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정말로 따뜻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새 시간이 흘러 석양이 D.U.의 거리를 오렌지 색으로 물들일 무렵이 되었고, 코코로의 샬레 당번 업무도 끝났다.

돌아갈 준비를 마치고, 입구까지 배웅하러 온 선생님 쪽으로 향했다.

"오늘의 업무는 이것으로 종료하겠습니다. 다음 당번일까지 부디 안전에 유의해주세요!"

"응, 고마워. 조심히 돌아가, 코코로"

코코로는 허리를 깊숙이 숙였고, 입구의 자동문으로 향했다. 밖으로 나서기 직전, 문득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선생님, 저기..."

"응?"

"...다음 당번일에도, 또 미소시루를 만들어와도 될까요?"

석양에 비친 선생님은, 오늘 본 것 중 가장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응. 기대하고 있을게"

샬레의 빌딩을 나서고 D.U.의 거리를 걸으며 코코로는 한숨을 크게 토해냈다.

시원한 해질녘의 공기가 불타는 듯한 뺨에 스치는 게 기분 좋았다.

바다가 보이지 않는 뭍의 풍경은 아침 무렵 이곳에 왔을 때보다 조금 더 선명하게 보였다.

선생님은, 바다처럼 넓고, 깊고 따뜻하다.

자신이 아무리 과보호하려 해도, 아무리 노래를 못 불러도, 모두 받아 들여준다.

그렇기에, 코코로는 더더욱 선생님을 돕고 싶었고, 선생님의 안전을 지키고 싶었다.

(선생님이라는 깊은 바다... 더 깊이 잠수하면 어떤 경치를 볼 수 있을까요...)

다음 당번이 돌아오는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깊은 바다에 잠수할 때는, 확실한 준비와 신뢰할 수 있는 버디가 필요하다.

토우미 코코로는 지금부터, 선생님이라는 미지의 심연을 안전하게, 그리고 누구보다도 가까이 탐색해나갈 것이다.

"흐흥... 흐흐흥~♪"

돌아가는 길, 코코로는 무의식적으로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어째서인지 흠칫 어깨를 떨더니 길을 비켜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코코로의 마음은 지금, 최고로 채워진 따뜻한 상태이기 때문이었다.

광고
BA블루 아카이브·26.08.28번역

소설핫산) 안전제일 코코로, 선생님의 무자각한 한 마디에 격침

#토미 코코로#선생#소설
좋아요 0댓글 5저장 0
광고
NP
Nvx작가
게시물 10개
SDC
Sh0wTime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8.28 13:45
조회1
광고

댓글 5

나
ㅇDC
ㅇㅇ126.08.28

나온지 얼마나됐다고 9천자짜리 글이 ㄷㄷ

ㅇDC
ㅇㅇ226.08.28

너무맛있다

ㅇDC
ㅇㅇ326.08.28

뎃 하루 보통 3,4시간 많으면 5시간 자는데 많이 자는게 아니었다고?

ㅇDC
ㅇㅇ426.08.28
디시콘
ㅇDC
ㅇㅇ526.08.28
디시콘
광고

Nvx님의 다른 게시물

전체 보기 ›
TEXT
번역
소설핫산) 성장한 미카와 히나가 다시 만난 이야기
NNvx03
TEXT
번역
소설핫산) 히나가 미카와 샬레에서 마주쳐 버린 이야기
NNvx07
TEXT
번역
소설핫산) 에리의 모자와 숨겨지지 않는 독점욕
NNvx03
TEXT
번역
소설 핫산) 인구 과밀의 샬레
NNvx018
TEXT
번역
소설핫산) 배의 총상을 본 케이가 격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이야기
NNvx018
번역
소설핫산) 크로노스 인터뷰 결과, 수라장이 된 선생님
NNvx031
번역
소설핫산) 무자각한 아리스의 사랑과 케이의 독점욕
NNvx021
번역
소설 핫산) 케이의 발렌타인 애프터
NNvx014

비슷한 태그의 게시물

창작
(소설피폐) 아코에게 장난치는 쓰레기 선생
ㅇㅇㅇ1107
TEXT
번역
[소설핫산] 선생님이 샬레를 그만둔다고 거짓말 했을 때 학생들의 반응
Mmirato_bruaka070
창작
9
[호시노 대회] 선생을 2년 일찍 만난 호시노 만화(manhwa) 1화
잼잼토참1175
번역
27
스포) 선생님과 백화요란 '이니까'.manhwa
Ttohka_10days1546
창작
5
선생의 인지가 바뀌어 학생을 막 대하는 만화.manwha
무무선혜드셋189
번역
26
선생님의 착각이에요.manhwa
Iichihi_1675
창작
2
눈 앞에서 선생님이 죽어버린다면? - 아케보시 히마리
아아로프라보테채널055
창작
3
선생님 고향에 가는 후우카.manhwa
자자유혼3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