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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악몽으로 잠들지 못하는 선생님 곁에서 함께 잠들어 주는 노아
원문 기준 5130자
번역 피드백 대환영
스포일러 주의(Vol.EX 데카그라마톤 편 이후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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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읏!"
선생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급히 몸을 일으켰다.
가슴이 답답하다. 심장이 쿵쿵 뛴다.
뺨을 따라 흘러내린 땀이 턱에 이르러 뚝 떨어졌다.
어두운 집무실.
창 밖에는 밤의 불빛이 흐릿하게 퍼져있다.
"...또인가"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책상에 엎드린 채로 잠들어 버린 듯 하다.
팔 아래에 펼쳐져 있는 서류.
펜은 책상 아래로 굴러 떨어져 있다.
꿈의 내용은, 아직 확실히 머릿속에 남아있다.
강철의 잔해가 펼쳐져 있는 백색의 대지.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
잿빛의 하늘.
그 가운데 서 있는 나.
그리고, 눈 앞에 있는 [무언가]
머리칼도, 체격도, 강철 대륙에서 잃은 그 아이들과 똑같다.
그러나.
얼굴이, 뚜렷하지 않다.
윤곽은 있지만,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마치 그림자처럼 흐릿하다.
그녀들이 천천히 선생을 바라본다.
[[[선생님]]]
고요한 목소리.
[어째서 도와주지 않으신 건가요]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 때문이에요]
[선생님 때문에]
같은 말이 몇 번이고 겹쳐진다.
비난하는 목소리는 아니다.
화내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사실을 고하는 듯한, 고요한 목소리.
그것이 더더욱 가슴에 깊이 꽂힌다.
꿈속에서 선생은 몇 번이나 대답하려고 했다.
"나는...!"
그러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목이 꽉 막힌 것처럼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대로 그녀들의 그림자가 한 걸음, 또 한 걸음 가까워진다.
선생은 꿈에서 깨어났다.
"...하아"
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요 며칠, 똑같은 꿈을 계속 꾸고 있다.
강철 대륙에서 일어난 일.
그 싸움이 끝나고 난 이후부터다.
그곳에서, 모두를 지킬 수는 없었다.
그건 알고 있다.
하지만.
"...잠 드는 거, 무섭네"
작게 쓴웃음 짓는다.
책상 위에는 빈 커피 컵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졸음을 속여가며 업무를 이어갔지만 이젠 한계인 듯 하다.
그럼에도.
"...잠들면, 또 그 꿈을 꾸겠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천장을 올려다 본다.
조용한 밤이었다.
D.U. 지구도 대부분의 불빛이 꺼져 있다.
그때.
똑똑, 작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선생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이런 시간에 누굴까)
"들어와"
문이 천천히 열렸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귀에 익은 목소리.
그곳에 서 있는 건 노아였다.
선생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노아?"
노아는 조용히 방에 들어오고 문을 닫았다.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야?"
"조금 볼일이 있어 샬레 근처에 들렀는데, 불이 켜져 있길래"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직 깨어 있으신가 하고 생각했어요"
선생은 쓴웃음을 지었다.
"뭐... 좀처럼 잠들 수가 없어서"
노아는 책상 위의 커피 컵을 응시했다.
3개.
그리고 선생의 얼굴을 바라봤다.
평소보다 짙은 다크서클.
조금 가쁜 호흡.
"...기분 나쁜 꿈을 꾸셨나요?"
선생의 어깨가 움찔하고 멈췄다.
"...어떻게 알았어?"
노아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선생님은 알기 쉬워요"
조용히 다가와 책상 앞에 멈춰섰다.
"요즈음 어딘가 괴로운 얼굴을 하고 계셨으니까요"
선생은 시선을 피했다.
잠시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
"...그런가. 미안해,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이런... 상담 같은 걸 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노아는 묵묵히 귀 기울였다.
"노아에게도 예전에 말한 적이 있는 강철 대륙 때... 내가 구할 수 없었던 학생의 꿈을 꾸고 있어"
선생은 쓴웃음 지었다.
"[선생님 때문이에요]라니. 실제로 맞는 말이긴 하지만"
방 안엔 고요한 침묵만이 흘렀다.
노아는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선생님"
"응?"
노아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함께 주무시지 않으시겠나요?"
선생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네?"
노아는 담담히 말을 이어나갔다.
"악몽을 꿨을 때 혼자서 잠들지 않는 게 좋아요"
"아니, 하지만"
"선생님이 잘 못 주무시면 업무에도 지장이 갈 거에요"
"그건 그렇지만..."
노아는 선생을 똑바로 바라봤다.
"오늘은 제가 곁에 있으니까요"
차분한 목소리였다.
"선생님이 주무실 때까지, 함께 있어드릴게요"
선생은 잠시 동안 할 말을 찾았다.
하지만, 노아의 차분한 표정을 보니 조금씩 어깨의 힘이 빠져나갔다.
"...노아"
"네"
"부탁해도 될까?"
노아가 작게 미소 지었다.
"물론이에요♪"
선생은 무심코 웃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 조금 기대어 볼까"
수 분 후.
휴게실의 작은 등불 아래, 선생은 머리를 가볍게 닦으며 문을 열었다.
막 갈아입은 잠옷의 소매를 정리하며 방 안을 둘러봤다.
그곳엔 이미 노아가 와 있었다.
연말 때와 같은 흰 잠옷 차림으로, 침대 끝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긴 백발을 뒤로 묶고 있어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기다리게 했지"
선생이 그렇게 말하자 노아는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저도 이제 막 왔어요"
선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휴게실 구석에 있는 소파로 눈을 돌렸다.
"그러면 노아는 침대에서 자. 나는 여기서 잘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소파를 끌어당기려고 했다.
하지만 그 손은 가볍게 제지당했다.
"안 돼요"
노아의 손이었다.
선생의 손을 상냥히 감아쥐었다.
"응?"
"선생님이 악몽을 꾸실 지도 모르는데, 떨어져 있으면 의미가 없어요"
"아니 그치만, 침대는 하나 밖에 없고..."
"괜찮아요, 잘 하면 두 명 정도는 들어가요"
노아는 조금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은 제가 말한 걸 잊어버리신 건가요? 곁에 있겠다는"
그리고 선생의 손을 끌고 침대 쪽으로 이끌었다.
"어서요"
선생은 곤란한 듯 웃었다.
"...노아는 의외로 고집이 있네"
"그런 거 아니에요"
노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둘이서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눕혔다.
방 안의 불빛은 작고 고요했다.
창 밖에는 밤의 가로등 불빛이 흐릿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선생은 천장을 올려다보며 조금 긴장했다.
(이대로 잠들면, 또 꿈을 꾸는 걸까)
그런 걸 생각하던 차에.
"선생님"
곁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노아는 천장을 바라본 채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선생님은, 할 수 있으신 걸 하고 계세요"
선생의 호흡이 잠시 멈췄다.
"강철 대륙의 일... 선생님은 자신을 탓하고 계시겠죠"
"..."
부정은 할 수 없었다.
노아는 계속했다.
"하지만"
조금이지만 목소리가 떨렸다.
"선생님은,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계세요"
선생은 곁눈질로 노아를 봤다.
노아는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자아내고 있었다.
"저도"
숨을 작게 내쉬었다.
"유우카 쨩도 코유키 쨩도. 다른 학생분들도"
목소리가 조금 약해졌다.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노아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보였다.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분명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에요"
선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아의 목소리가 더욱 작아졌다.
"그러니까..."
순간, 말이 멈췄다.
그리고 노아는 선생 쪽으로 몸을 돌렸다.
꾸욱.
이불 속에서 선생을 껴안았다.
얼굴을 선생의 가슴에 파묻어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깨가 작게 떨리고 있었다.
"...부디"
떨리는 목소리.
"자신을 탓하지 말아 주세요"
노아는 얼굴을 숨긴 채 말했다.
"선생님은..."
목소리가 조금 갈라진다.
"정말로, 충분히 노력해주고 계시니까요"
선생은 조금 놀랐다.
언제나 차분한 노아가 이렇게나 감정을 드러내는 건 드문 일이었다.
"노아..."
선생은 노아의 머리에 손을 살짝 얹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상냥히 쓰다듬었다.
"고마워"
그렇게 작게 말했다.
노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선생의 옷을 조금 강하게 쥘 뿐이었다.
선생은 그대로, 노아의 머리를 계속해서 천천히 쓰다듬었다.
머리카락을 빗질하듯이, 상냥하게.
진정할 수 있도록.
이윽고.
선생의 호흡이 느려졌다는 걸 노아는 깨달았다.
(...잠에 드셨네요)
선생의 손은 아직 노아의 머리에 얹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쓰다듬다 그대로 잠에 든 것 같다.
노아는 몸을 살짝 떼고 선생의 얼굴을 올려다 봤다.
"..."
잠든 얼굴은 평온했다.
아까까지의 괴로워 보이는 표정이 아니었다.
호흡도 차분했다.
노아는 잠시 조용히 바라보았다.
(...악몽도 꾸고 계시지 않은 것 같네요)
마음 속이 조금 가벼워졌다.
나지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선생의 얼굴을 보았다.
"...선생님"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
반응은 없었다.
"...선생님?"
다시 한 번 부른다.
역시 반응은 없다.
완전히 잠에 빠진 것 같다.
노아는 잠시 망설이다 살며시 선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선생의 귓가에 속삭였다.
정말 작은 목소리로.
"...선생님"
순간, 말이 멈췄다.
뺨이 조금 붉어진다.
그럼에도.
노아는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선생님... 정말 좋아해요"
그 목소리는, 잠든 선생에게는 닿지 못할 만큼 작았다.
노아는 만족한 듯 눈을 감았다.
선생의 옷을 조용히 쥐며.
그날 밤.
선생은 오랜만에, 악몽을 꾸는 일 없이 조용히 잠 잘 수 있었다.
이윽고, 밤이 서서히 밝아져오기 시작했다.
휴게실의 커튼 틈새로 연한 아침 햇살이 비쳐왔다.
밤의 고요함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듯한, 따뜻한 시간이었다.
그 빛 가운데, 선생은 천천히 눈을 떴다.
"...으음"
아직 졸음이 남아있는 머리로 멍하니 천장을 본다.
흰 천장. 휴게실의 고요한 공기.
그리고.
팔에 부드러운 무게가 느껴진다는 걸 깨달았다.
"...?"
시선을 내린다.
흰 잠옷을 입은 채 선생을 껴안고 잠들어 있는 노아가 있었다.
얼굴을 선생의 가슴에 가볍게 묻은 채 긴 백발이 부드럽게 퍼져 있었다.
"...아"
순간, 놀라움에 몸이 굳었다.
하지만 곧, 어젯밤의 일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노아가 와준 것.
휴게실에서 함께 누운 것.
그리고.
노아가,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 말.
(부디, 자신을 탓하지 말아 주세요)
선생은 작게 숨을 토해냈다.
"...그런가"
노아는 아직 자고 있다.
호흡은 차분하고 온화했다.
어젯밤 눈물의 흔적도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다.
선생은 몸을 살짝 움직여 창 밖을 보았다.
아침 햇살이 서서히 거리를 밝히고 있다.
D.U. 지구의 아침은 아직 고요했다.
문득, 깨달았다.
"...꿈"
어젯밤.
꿈을 꾼 기억이 없다.
그 흰 강철의 대지도.
그 목소리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조용히 잠들었다.
선생은 작게 웃었다.
"...오랜만이네"
꿈을 꾸지 않은 아침이 얼마만일까.
가슴 속에 얹혀있던 무거운 게 조금이지만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선을 되돌린다.
노아는 아직 선생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깊이 잠들어 있다.
긴 속눈썹이 조용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평소 보던 얼굴이 아닌, 그 나이에 어울리는 소녀의 자는 얼굴이 되어 있었다.
선생은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고마워, 노아"
조용한 목소리였다.
물론, 노아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선생은 몸을 살짝 움직였다.
노아를 깨우지 않도록, 천천히 팔을 감았다.
그리고, 가볍게 노아를 마주 안았다.
노아의 몸은 따뜻했다.
부드러운 머리칼이 팔에 닿았다.
선생은 작게 쓴웃음 지었다.
"...이거, 유우카가 보면 화내려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창 밖을 보았다.
아직 이른 아침이다.
샬레도 고요하다.
(...조금만 더)
선생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팔 안에서 노아가 조금 움직였다.
하지만 일어나는 기색은 없다.
안심하는 것처럼, 선생의 옷을 꽉 쥔 채 자고 있다.
선생은 그 손의 감촉을 느끼며 조용히 숨을 토해냈다.
어젯밤까지 가슴을 조여오던 악몽은, 더는 거기에 없었다.
그저.
부드러운 온기와, 따뜻한 아침 공기만이 있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선생은 노아를 깨우지 않도록 살며시 눈을 감았다.
둘은 아침 햇살 속에서 잠시 고요한 잠을 계속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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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