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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선생님, 유우카쨩. 한숨 돌리기로 약간의 게임은 어떨까요?"
유우카와 노아 두 사람의 협력 아래 샬레로 날아드는 대량의 업무에 임한다. 그런 날들이 일상이 되어가던 어느 날. 드물게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각은 오후 3시를 조금 넘었을 무렵의 일. 이후를 생각해 이쯤에서 한번 휴식이라도 취할까...... 하는 내 생각을 노아의 목소리가 가로막았다.
"게임?"
"갑자기 무슨 일이야?"
작업을 진행하던 손을 멈추고 목소리가 난 쪽으로 눈을 돌리자 컵 세개를 얹은 쟁반을 들고 어딘가 즐거워보이는 노아의 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자리를 떠나 우리 마실 것을 준비해 줬던 것 같다.
일에 정신이 팔려 전혀 눈치채지 못한 건 미안하지만, 호의는 너무나 고마웠다. 그러나 노아가 말하는 게임이란 대체 무슨 얘길까.
"갑자기 무슨 얘기야?"
"아까 말한 대로예요. 약간의 숨돌리기요. 오늘은 일도 순조로운 거 같으니까요."
"그게 게임이라는 거야?"
"네, 뭐 게임이라고 해도 약간의 유흥같은 거지만......"
같은 의문을 품고 있던 유우카가 나를 대신해 묻는다. 대하는 노아는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를 띤 채 대답하고 있었다.
"선생님도 유우카쨩도 요즘은 매일 업무에 쫓겨 바쁘니까――"
"노아도 그렇지?"
"노아도 그렇잖아?"
"으음, 아, 아하하......"
역시 유우카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던 거 같아 그만 입에서 나온 말이 겹친다. 말문이 막힌 노아의 미소가 겸연쩍음으로 변했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크흠...... 그렇게 수면이 부족한 두 분을 위해 오늘은 이걸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노아가 내민 것은 아까부터 손에 들고 있던 세 개의 컵. 그 속에는 김이 은은하게 올라오는 호박색 액체가 있었다.
"말하자면, 그렇네요....... 『러시안 룰렛 티』같은 걸까요?"
"흐음......."
"뭐야 그게?"
어렵게 생각할 거 없이 이름으로 미루어 보아, 컵의 내용물은 홍차. 그리고 이른바 꽝에 해당하는 게 이 안에 존재하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렇게 노아가 차를 준비하던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그때의 기억을 되돌아봤을 때, 비로소 노아의 생각이 대략적으로 이해되었다.
"혹시, 이 세 잔의 홍차 안에 허브티가 섞여 있다거나?"
"눈치채셨나요?"
"허브티?"
"네. 전에 유우카쨩이 마시고 푹 잤던 그거예요."
"..........아. 어, 그거 노아가 한 거였어!?"
그것은 황륜대제 전날 밤의 일. 준비하느라 너무 무리했던 유우카를 쉬게 하기 위해 노아가 사용한 게 허브차다. 권유받은 그것을 마신 유우카는 순식간에 수마가 덮쳐 그대로 잠들어 버린 것이다. 현장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좀처럼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허브차 한 잔으로 그렇게 금방 졸리는 거야, 유우카?"
"저, 저도 그때 일은 그다지 기억나지 않아요!"
"자자, 그냥 마셔보면 알 수 있는 일인걸요? 저는 내용물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남은 걸 마실 테니....... 선생님과 유우카쨩, 어느 쪽이 먼저 하시겠어요?"
그리고 저는 아직 준비할 게 있으니까, 라며 방을 나간 노아를 보고 유우카와 얼굴을 마주 본다. 물론 노아가 모처럼 준비해준 거니까 나도 유우카도 마시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다.
"으음, 어쩌시겠어요, 선생님? 저는 나중이든 먼저든 상관없지만."
"음...... 그럼 유우카가 먼저 골라줄래? 그 있잖아. 남은 것에는 복이 있다는 얘기도 있고."
"아니, 그거 확률은 전혀 변함없는데요? 뭐, 괜찮지만......"
그런 연유로 적당히 순서를 정하자 용건을 마친 노아가 돌아왔다.
"기다리셨습니다~!"
""............""
......양손에 커다란 하얀 물체를 안고.
"......저기, 노아. 그거 대체 뭐야?"
"이불이에요. 두 분을 의자나 바닥에 눕힐 수는 없어 수면실에서 빌려왔답니다."
"어째서 그렇게 준비성이 좋은거야......"
"뭐, 노아가 즐거워 보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어이없어하는 유우카를 흘끗 보며 노아는 즐거운 듯 이불을 펼쳐나갔다. 아까의 발언도 그랬지만, 마치 자신은 정답을 뽑지 않는다는 듯한 모습이다....... 상당히 자신이 있는 걸까?
그렇게해서 모든 준비가 끝났고, 노아가 말한 게임이 시작됐다.
"그래서, 순서는 어떻게 됐나요?"
".......나부터."
"그럼 원하는 컵을 골라주세요!"
"이것저것 생각해도 아무것도 변하는 건 없고, 이걸로 할게."
선택한 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컵이었다.
"내가 꽝에 걸릴 가능성은 약 33%고, 거기에 정말 허브티를 마신다고 해도 전처럼 잠이 든다고 할 수는 없잖아?"
"뭐, 확실히 그렇기는 하지만........?"
대체 어째서일까. 유우카의 이야기에 전혀 잘못된 건 없지만...... 뭐랄까 플래그 냄새가 굉장해. 아까부터 노아가 말없이 싱글벙글하는 것도 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럼, 뒤도 기다리고 있고, 빨리 끝낼게."
그런 나의 불안감을 아랑곳하지 않고, 유우카는 컵의 내용물을 주저없이 들이켰다.
◇
"역시 유우카쨩도 상당히 무리를 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혹시 노아는 이렇게 될 거라고 알고 있었어?"
"확신했던 건 아니지만요. 외적 요인이 아무것도 얽히지 않는 순수한 확률뿐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유우카쨩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결단을 내리니까요. 가장 가까운 컵을 손에 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그, 그렇구나......."
이런 안 좋은 예상은 종종 맞아떨어지는 것...... 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노아 입장에서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계산했던 모양이다.
홍차를 마신 유우카는 예전에 보았을 때처럼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지금은 다소 체구가 작은 그녀에게는 큰 이불로 옮겨져 새근새근 고른 숨을 쉬고 있다. 그 정도로 피로가 쌓여 있었던 거겠지.
".......설마, 내 잘못일까?"
"그건 아니에요...... 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유우카쨩은 선생님과 함께 일하는 걸 항상 기대하고 있으니까요. 선생님이 책임을 느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구요?"
"그래?"
"네....... 그러니까 이상한 곳에서 신경써서 당번 일수를 줄일 필요성은 전혀 없답니다?"
".......노아?"
"물론 저도 도와드릴테니까. 아셨죠, 선생님?"
"어...... 아, 응."
무리하게 만들어버린 유우카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던 나를 걱정해서인지 노아가 바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유우카를 잘 아는 노아가 그렇게 말한다면 분명 단순한 겉치레의 말이 아니라 사실이겠지만, 압박이 조금 두렵다.
유우카가 항상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고, 그 장소가 여기뿐만이 아니라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조금정도는 샬레 활동에 휴식을 주는 것도 그다지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
"선생님?"
"으, 응, 아무것도 아냐. 앞으로도 두 사람을 의지할게?"
――하지만 당분간은 두 사람의 신세를 지기로 하자. 응.
"일단 유우카도 잠에 들었고, 나도 홍차를 마실까. 노아, 한 잔 줄래?"
"제가 골라도 괜찮을까요?"
"어?"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이쪽을."
마음을 가다듬고 나도 노아에게 한 잔을 받아 홍차를 마시기로 했다.
"모처럼이니 건배라도 할까요?"
"그러네. 그럼......"
""건배.""
둘이서 컵을 부딪치고 나서 나는 내용물을 단숨에 삼켰다.
입에 퍼지는 것은 깔끔한 단맛. 그리고 카페인 특유의 쓴맛...... 이 아닌, 쓱 빠져나가는 듯한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피부까지 차갑게 식어있던 내 몸은 어느새 따뜻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어깨에 힘이 빠진다. 그리고 내가 다음으로 느낀 건 눈꺼풀의 무게.
내가 입에 담은 건 아무래도 허브티였던 모양이다.
"어......라?"
"후후, 안된다구요, 선생님. 처음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내용물을 안다고."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세 잔의 홍차 안에 허브티가 섞여 있다는 건 노아도 긍정했지만 그 안에 몇 개가 섞여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다. 틀림없이 허브티는 한 잔뿐이라고 생각했기에, 유우카가 잠들어 버린 이상 이제 없다고 제멋대로 믿고 있었다. 꽝을 뽑을지도 모른다고 경계하고 있었다면 다소 버텼을지도 모르지만, 한번 느슨해져 버린 긴장을 다시 되돌리는 건 꽤 힘들다......
하지만, 허브티 한 잔으로 이렇게까지 피곤하다니......
"선생님 자신이 선택했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선생님도 상당히 무리하셨던 거 같아요. 좋은 기회이니 제대로 쉬어주세요."
"아니....... 하지만......"
"애초에 릴렉스 효과를 촉진하는 음료로 그렇게 되어 버리는 시점에서, 선생님도 유우카쨩도 상당히 비정상이라구요?"
그래도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노아에게 손이 끌려 유우카가 잠든 이불까지 무저항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그때는 너무 넓다고 생각했던 이불이지만 둘이 쓴다면 딱 좋은 사이즈일지도 모른다.
설마, 노아는 여기까지 생각해서......?
"그렇네요...... 특별히 선생님이 잠드실 때까지 머리를 쓰다듬어 드릴 테니 제대로 쉬어주세요."
이불에 눕혀져 담요를 덮고, 거기에 쓰다듬받으며 의식을 유지할 수 있을 리도 없고, 나도 유우카의 뒤를 쫓듯이 의식을 놓아 버렸다......
◇
"정말이지....... 둘다 금방 무리를 해버린다니까요."
이불 속, 둘이서 나란히 편안하게 잠든 두 사람을 보며 오늘 몇 번째인지 알 수 없는 미소가 흘러나옵니다. 일이 모두 제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운에 맡겼습니다만,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기 때문에 분명 잠들어 버린 유우카쨩을 보면 경계가 풀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과 유우카쨩, 어느 쪽이 먼저 선택하느냐가 제일 문제이긴 했지만, 그것도 잘 된 거 같아 다행입니다...... 대충 남은 음식에는 복이 있다거나, 그런 이유로 뒤로 한 거겠지만.
애초에 이런 귀찮은 일 없이 둘에게 직접 허브티를 마시게 해 버리면 그만이었지만...... 조금은 저도 『놀이』란 걸 해보고 싶어졌으니까요.
"자 그럼, 저도 실례하겠습니다........"
비워진 세 잔을 치우고 대신 꺼낸 것은 몰래 준비해 둔 네 잔째 홍차. 그 내용물은 두 사람이 마신 것과 같은 허브티. 승리의 한 잔이라고 할까요?
그걸 마시고 나서 두 사람이 잠든 이불에 저도 실례하겠습니다. 들어가는 장소는 물론...
"선생님과 유우카쨩 사이죠.......!"
두 사람을 깨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파고듭니다. 미리 큰 이불을 골라뒀다고는 해도, 역시 세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조금 답답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좁은 공간 속에서 피부를 맞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것으로 오른손에는 유우카쨩. 그리고 왼손에는 선생님..... 후훗, 엄청 사치스럽네요♪
"후암....... 저도 조금 졸리기 시작했어요........"
사실은 잠들어 버린 두 사람을 대신해 일을 진행해야겠지만...... 가끔은 저도 이런 행복을 누려도 벌을 받진 않겠죠?
남은 일은 눈을 뜨면 제대로 도와 드릴 테니, 오늘 정도는 저도 잠들어도 괜찮겠죠?
그런 변명을 생각하며 좌우의 행복한 온기를 느끼며, 저도 두 사람의 뒤를 쫓듯이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유우카쨩, 선생님......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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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미친련이 고종마냥 음료에 수면재타서 암살시킬라하노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