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81자
#노아
원문 スズノ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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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선생님은... 여자아이에게 너무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만났을 때 선생님은 아직 여자아이에게 익숙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예쁜 옷으로 갈아입거나 평소와 다른 헤어스타일로 선생님을 만나러 가면 매우 알기 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억지로 감상을 물으면 부끄러워하면서도 대답하거나, 그런 모습을 기록하려 하면 당황한 기색을 보이거나,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라고 말하며 얼굴을 들여다보면 바로 눈을 돌리거나...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풋풋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묻기도 전에 "그 옷, 노아 이미지랑 잘 어울려."라든가 "그 헤어스타일은 평소와 다른 매력이 느껴지네."라고 먼저 감상을 말하거나, 선생님을 기록하고 있어도 "오늘은 어떤 나를 찾아냈어?"라고 침착한 모습을 보이거나, 얼굴을 들여다보아도 아무렇지도 않게 미소로 화답하거나...
이것은 중대 사태입니다.
친해졌다고 한다면 듣기 좋고 실제로도 기쁘지만 그보다 저는 부끄러워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떤 옷이나 헤어스타일을 시험해도 효과가 없고, 선생님은 여유로운데 저만 필사적인 것 같아서... 조금 짜증이 납니다.
물론 현 상황을 손가락만 빨며 지켜볼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한 수를 최선을 다해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도달한 결론은 【선생님에게 취향을 묻고 그 모습 그대로 선생님에게 어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그래서 선생님. 이 잡지를 참고해서 어떤 스타일이 선생님의 취향인지 알려주세요."
"무슨 이유로...?"
묘안을 생각해 낸 다음날. 저는 바로 패션 잡지를 들고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여러 모습을 선생님에게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선생님은 제게 좋은 반응을 돌려주셨죠."
"아... 응. 그건 부정할 수 없네."
"그런데 요즘 선생님은 제가 복장이나 헤어스타일을 바꿔도 반응이 별로 없어요."
묘안이라고 하기에는 평범할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전까지 선생님은 어떤 모습이든 좋은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은 어떤 모습이든 평범한 반응밖에 보이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이제 선생님의 취향에 맞춰 공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 노아는 언제나 귀엽다고 생각해."
"그런 말로 저를 꼬드겨 넘어갈 수는 없어요?"
"꼬드기려고 한 말이 아닌데..."
하지만 선생님도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제가 기뻐하는 말로 이 자리를 피하려 하지만 절대 그렇게 두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방금 선생님의 발언은 정확히 기록해 두겠습니다.
"아무튼 선생님의 취향에 대해 솔직하게 답해주세요. 만약 이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없다면 다른 걸 가져올 테니까요."
"노아가 그걸로 괜찮다면."
의외로 선생님은 제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잡지를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약점을 알려주는 것이니 분명 부끄러워할 줄 알았지만...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해해 주신다면 계획의 진행은 순조롭습니다.
이후 선생님의 선택을 참고하며 심문을 계속해 선생님의 취향을 완전히 파악한 뒤 나중에 그 모습으로 선생님에게 어필합니다. 그렇게 되면 평소 여유롭던 선생님도 당황할 것이 틀림없고...
다시 말해 이 시점에서 이미 제 승리는 확정입니다.
"그나저나 예쁜 옷은 그만큼 가격이 쎄구나..."
"그야 뭐... 그렇죠."
"지금까지 노아가 보여준 옷도 당연히 노아가 직접 산 거지?"
"당연하죠."
그런 줄도 모르고 선생님은 제 뜻대로 잡지를 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은 옷 자체가 아니라 그 가격에 주목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여자애들도 여러모로 고생이 참 많구나."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싼 편이에요?"
싼 편... 이 표현은 거짓말이 아닙니다. 모아둔 돈은 나름대로 있고, 귀여운 옷이나 공들인 헤어스타일은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제가 아무리 선생님에게 돈을 드린다고 해도 선생님이 부끄러워할 일은 절대 없습니다. 선생님은 저를 걱정하거나 두려워하겠죠. 선생님의 부끄러움은 값을 매길 수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노아가 지금까지 보여준 옷도 또 달라 보이네."
"네...?"
그러므로 저는 선생님의 취향을 빨리 알고 싶은데 선생님은 좀처럼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잡지를 넘기던 손을 멈추고 이쪽을 돌아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나만을 위해서... 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여러가지로 고생을 거듭한 뒤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니까."
"네?!"
"복장 같은 외견도 귀엽지만 노아의 그런 내면의 부분도 나는 귀엽다고 생각해."
"귀엽...!"
게다가 저에게 세 번이나 귀엽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 어울린다는 말 정도밖에 듣지 못했는데...!
"그, 그... 그런 것보다! 선생님의 취향을! 빨리 알려주세요!!!"
"으음, 그랬지..."
하지만 여기서 부끄럽다고 도망쳐 버리면 선생님의 취향을 언제까지나 알 수 없게 됩니다.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비록 선생님에게 귀엽다는 말을 몇번이나 들었다 해도... 절대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습니다!
"굳이 꼽자면 노아가 제일 좋을까?"
"읏~~~!!!"
역시 무리입니다!!!
"뭐랄까... ──"용무가 생각나서 실례하겠습니다!!!"── 어?"
달라요! 제가 원하는 건 그런 들으면 기뻐지는 말이 아니라 부끄러워하는 선생님의 모습입니다!
이래서야 정반대잖아요!!!
"다음에는 이렇게 되지 않으니까요!!!"
"으, 응... 잘 모르겠지만 잘 가...?"
선생님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선생님에게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저는 선생님에게 등을 돌린 채 가까운 미래의 승리를 선언하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 기록은 아주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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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선생님은 역시 여자아이에게 너무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도 패션잡지를 손에 들고 선생님의 취향을 물어보러 갔을 텐데, 선생님은 그것을 무시하고 저를 귀엽다고 말하는 것도 모자라 "노아가 제일 좋아"라는 굉장히 대담한 발언을 하고...
그런 단순한 말을 한다고 여자아이가 기뻐할 거라 생각하다니 크나큰 오산... 인 것은 전혀 아니고 보통은 몹시 기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흐름과는 전혀 다릅니다.
저로서는 뭐랄까... 무심코 상대에게 반해 버려서 넋을 잃은 사이 말을 걸어와서 두근거리고 감정이 흘러넘칠 때 감상을 요구받아 어떻게든 대답하려고 한 결과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귀여, 워..."같은 느낌으로 여유를 잃은 모습의 선생님에게 귀엽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선생님이 말하는 귀엽다는 말에 제가 과도하게 기뻐해서는 마치 제가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제가 제일 취향이라고 말하셨고, 확실히 기록해 둔 상태입니다.
그 사실을 선생님에게 재확인시키기 위해서라도 저는 하루빨리 선생님의 약점을 찾아내 그 여유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저는 다음 한 수를 최선을 다해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도달한 결론은 【선생님의 입으로 들을 수 없다면 입보다 정직한 것으로부터 취향을 알아낸다】는 것이었습니다.
◇
"저기... 노아?"
"네, 왜 그러시나요?"
"왠지 오늘 평소보다 거리가 더 가깝지 않아?"
묘안을 떠올린 다음날. 저는 곧바로 선생님 전용 기록장을 들고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저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마세요. 선생님의 미세한 변화도 놓치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것 뿐이니까요."
"그, 그래..."
애초에 선생님 본인에게 취향을 굳이 물어볼 필요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눈은 입보다 많은 것을 말한다는 말처럼 자제심에 의해 진심과는 달라질 수 있는 말보다 감정에 의해 큰 움직임 변화를 보이는 눈빛이 더 심정을 잘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한 흥미나 관심에 의해 시선을 빼앗기거나 부끄러움의 감정으로 시선을 피하거나... 그 외에도 흥분, 긴장으로 인한 맥박 증가, 그에 따른 호흡의 흐트러짐이나 뺨의 상기 등 말보다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반응이 많습니다.
"아니면 업무에 방해인가요?"
"아니. 방해가 되는 건 아닌데..."
그러한 것을 가까이서 관찰하면서 선생님에게 어필하며 선생님이 무심코 두근거리게 되는 몸짓이나 페티시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 저는 업무를 위해 데스크에 앉아 있는 선생님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혹시... 선생님은 부끄러우신 건가요?"
"그야 뭐... 이렇게 바로 옆에서 쳐다보면..."
"어머. 그럼 그 모습도 제대로 기록해 두어야겠네요."
자연스럽게 눈을 치켜뜨고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보자 선생님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습니다.
역시 부끄러워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좋습니다. 저는 계속 이런 반응을 원했습니다. 안절부절 못하고 입가에 손을 가져가는 모습도 고득점입니다. 물론 꼼꼼하게 기록합니다.
유쾌한 마음으로 기록장에 펜을 놀리며 저는 다음에 어떻게 할 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매력적인 제스처라면 머리를 쓸어 넘기거나 다리를 꼬는 것일까요.
보다 여성으로서의 신체적 특징을 활용하자면 기지개를 켜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거나... 날이 조금 더워졌으니 가슴의 단추나 옷깃을 살짝 풀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흥분을 부추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속한 여자로 보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저기... 선생님?"
"..."
이런 생각을 하며 선생님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손이 완전히 멈춘 상태였습니다. 시선도 업무용 컴퓨터가 아닌 제 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무엇에 집중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저, 그게... 선생님? 무슨 일 있나요?"
"응... 역시 그렇네."
말을 걸어도 선생님은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듯한 대답만 돌아올 뿐입니다. 대체 무슨 일인지, 무엇을 확인했는지, 애초에 업무를 하고 있어야 할 선생님이 왜 저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저기, 노아?"
"ㄴ, 네. 왜 그러시나요?"
그제서야 선생님은 제 쪽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아까 보여준 옆모습도 그랬지만 평소에는 칠칠치 못한 선생님의 진지한 얼굴에 아주 조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하지만 그런 동요는 선생님에게 절대 보여드리지 않습니다. 오늘 부끄러운 표정을 잔뜩 보여주는 사람은 선생님이 될 예정입니다. 어쩌면 반격할 의도로 저를 뚫어져라 쳐다본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로 제가 당황스러워 할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좋아..."
─어...
"봐봐 여기... 아마 『선생님이 좋아하는』이라고 쓰려 했던 것 같은데 『선생님이 좋아요』라고 되어 있어.
"네...?"
방금 선생님이 저를 좋아한다고...
제, 제가 잘못 들었나요...?
"처음에는 내가 잘못 본 줄 알았어. 노아가 기록을 실수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으니까."
"아... 에...?"
하, 하지만... 방금 그 순간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해서...
즉 그건 제 착각이 아니라 정말 일어난 일...
"그치만 몇 번을 봐도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여서 일단 알려주려고."
"아... 그..."
그러니까 방금 선생님은 나를... 정말로... 좋아한다고...!
"그나저나... 노아가 잘못 쓸 때가 있다니 의외──
"무슨 말을 하시는 건가요!!!"
"어...?"
의미를 모르겠어요!
당최 의미를 모르겠어요!
대체 뭐가 그런 건가요?!
대체 뭘 보고 그런 건가요?!
아까 선생님은 대체 무엇을 확인한 건가요?!?!
"저기, 노아? 조금 의외인 건 맞지만 딱히 그렇게 부끄러운 일은 아닌데 그렇게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아, 아... 안 빨개졌어요!"
조금 의외라는 무슨 뜻인가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니 무슨 뜻인가요?!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한 건가요?!?!
"아니, 아무래도 그건 좀... 혹시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화난 거야?"
"그러니까 안 빨개졌다니까요!!!"
"확실히 노아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조금 무례한 말을 해서 싫었을지도 모르지만..."
"싫다고 한 적은 없어요!!!!!"
"으응...???"
결국 이날은 귀에 남은 그 말이 잊혀지지 않고... 심지어 선생님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 때마다 떠올라서 선생님의 약점을 찾을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기록도 아주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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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선생님은 절대로 여자아이에게 너무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도 선생님의 기록을 남기려 했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저를 좋아한다는 엄청나게 대담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아니, 이걸 대담하다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걸까요?
아무튼 저는 이렇게 선생님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데 본인은 평소처럼 지내는 것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그런 여유도 이제는 끝입니다.
얼마 전 선생님으로부터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록을, 어디까지나 참고를 위해서 몇 번이고 되새기는 사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애초에 제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은 선생님의 취향을 알기 위해 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선생님이 무심하게 대답을 회피해 명확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은 처음부터 계속 저를 좋아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던 것입니다.
◇
"오늘 밤은 달이 아름답네요, 선생님."
다망한 하루가 끝나고 해가 완전히 저물 무렵. 서류를 정리하는 선생님의 뒤에서 저는 밤하늘에 빛나는 달을 바라보며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물론 달의 모습을 보고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오늘 이 순간에 선생님을 타락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노아...?"
이 시대에 이성이 던진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달구경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시선을 내리며 조금 놀란 표정을 짓는 선생님의 시선은 달이 아닌 저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에 얽힌 일화의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것도 지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표현이 오늘날 흔한 표현이라는 점입니다.
"후훗..."
"그게... 응, 그러네."
선생님의 의문에 찬 시선에 저는 감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반대로 기대에 찬 눈빛으로 화답합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무언가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제가 처음 던진 말에 대한 대답일 것입니다. 제 생각대로입니다.
이런 우회적인 표현 없이도 선생님에게 호감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이 말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앞서 말했듯 이 표현이 지금은 너무 흔하기 때문입니다.
직접적인 언급이 없으면서도 그윽한 의미가 담긴 로맨틱한 이 고백 표현. 마찬가지로 답장에서도 직접적인 표현은 피하고 은근히 전달하는 표현이 선택됩니다. 그렇게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품은 남녀, 달콤씁쓸한 사랑 이야기를 하는 시인이나 소설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한 결과 고백의 문장과 마찬가지로 답장도 여러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죽어도 좋아』나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같은 것이죠.
지금까지 제가 선생님에게 받은 말은 귀엽다, 좋아한다 같은 직접적인 표현 뿐이었습니다. 생각한 것을 그대로 내뱉는 사람이기에 로맨틱한 표현에는 익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도 필사적으로 센스 있는 대답을 고민하고 있겠지만 거의 분명히 선인들의 대답을 모방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심한 선생님의 직설적인 말투에 휘둘리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 대답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면 그 대답을 듣고 제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생각하기도 쉬워집니다. 물론 대답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도 포함해서 말이죠. 즉 선생님이 무슨 대답을 하든 제 페이스가 흐트러질 일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달이 보이지 않습니다』나 『저에게는 너무 밝습니다』같은 거절의 문구가 돌아올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그럴 가능성은 없으니까요.
"지금이라면 분명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침묵이 흐른 지 30초 정도 지나서 드디어 선생님의 답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면 분명 손이 닿겠지요』도 유명한 답장 중 하나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함과 동시에 지금이라면 닿을 수 있다고 명기함으로써 자신의 마음도 전달할 수 있는 다소 수세적인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번 기회에 강공으로 나서기로 합니다.
"『하나의 달이 모든 물에 두루 나타나고 모든 물의 달이 하나의 달에 포섭되도다』"
"네...?"
창가를 떠나 선생님에게 향하려는 순간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제가 당황해 주춤거리는 동안 선생님은 잔잔한 미소로 저를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옵니다.
"하지만 수면에 비치는 달을 건져 올리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거울에 비치는 달을 만지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그 손이 달에 닿을 일은 없습니다."
"아..."
제 예상과는 전혀 다릅니다. 사실은 수세적인 태도를 취한 선생님에게 제가 다가가 손이 닿는다면... 하고 선생님을 공격할 생각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쳐다보는 눈빛에 저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고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저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선생님에게서 저도 눈을 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노아의 눈에 달이 예쁘게 비친 지금이라면..."
"윽!"
그렇게 제 앞까지 유유히 걸어온 선생님은 제 뺨에 슬며시 손을 얹었습니다. 저는 그저 당초의 목적도 숨 쉬는 것도 잊고 선생님의 말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빛에 손이 닿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읏~~~!"
이럴 리가 없습니다. 분명 지금쯤 제가 선생님을 리드하고 있어야 할... 텐데...
저는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선생님은 제 눈을 가만히 보고 계시고...
게다가 얼굴이 왠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어서...
서, 설마... 이대로 여기서... 키, 키스를...!
"──같은 느낌으로 괜찮았을까?"
"..."
"달에 대한 이야기에서 노아가 기뻐할 법한 말을 생각해 봤는데 이런 건 소질이 없어서... 노아의 성에 찰 수 있었을까?"
"..."
"노아...?"
"풀썩..."
"노아...? 어라, 노아?! 왜 그래, 괜찮아?!"
결국 이날도 저는 선생님의 부끄러운 모습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기록 또한 아주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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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답장으로 하는 말 중 『』안의 내용은 영가대사가 한 말로, 더 위트니스라는 게임에서 오디오 로그 중 하나로 나옵니다.
댓글 21
노아잘알추
너무 맛있다

노아앗~
맛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