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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이 더위 좀 어떻게 해봐..."
눈부시게 빛나는 새하얀 태양을 바라보며──.
오늘도 어김없이 토끼공원에서 야영을 계속하고 있는 RABBIT 소대.
군막 텐트 아래, 거의 속옷에 가까운 옷차림으로 누워있는 모에가 애처로운 목소리를 냈다. 모에의 투정을 반쯤 눈을 부릅뜨며 바라보던 사키는 큰 한숨을 내뱉는다.
"더운 게 뭐야! 우리는 SRT라고! 항상 정신을 바짝 차리란-"
"아, 그래 그래. 알았어, 알겠다고...화내면 더워질 테니까 제발 좀 봐줘..."
"이, 이, 이, 이런 정신상태라 더 더운 거라고!"
열을 올리며 가만히 설교를 시작하는 사키.
이에 대해 모에가 양 귀를 막고 그녀를 무시한다.
이런 대화는 늘 있는 일이다.
"아~ 샤워하고 싶어."
동료의 분노와 매미소리를 지옥의 소리로 여기며 흰 구름이 떠다니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모에가 툭툭 말을 내뱉는다.
그 말에 사키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멈춘다.
"샤워? 불과 사흘 전에 샬레의 샤워실을 빌렸잖아."
"벌써! 벌써 사흘 전이야! 보통은 매일 샤워를 하는 거라고!"
무슨 소리야, 이 녀석은.
그렇게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사키에게 모에는 열을 올리며 반박했다.
"..."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사키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에에게 다가와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뭐, 뭐야?"
그 갑작스러운 행동에 모에도 무심코 뒤로 물러선다.
그런 그녀에게 사키가 진지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너, 냄새내."
"크악!"
직설적으로 던져진 말에 모에는 전류가 흐르는 듯한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사키는 그런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확실히 모에는 땀 냄새가 나네. 샤워를 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해."
"야, 너...섬세함이라는 단어 몰라?"
모에가 어깨를 움츠린 채 떨고 있다.
하지만 사키는 그런 모에의 모습을 가볍게 웃어넘긴다.
"네네, SRT의 일원으로서, 냄새가 나는 정도는 견뎌야지! 그럼 나는 장을 보러 가볼게."
그렇게 말하면서 사키는 서둘러 출발 준비를 시작한다.
그런 사키의 뒷모습을 반쯤은 쳐다보고 있던 모에가 무언가 생각난 듯이 입가에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말해두는데, 그런 사키도 충분히 냄새가 나니까, 그치?"
거의 속옷에 가까운 상태의 모에조차도 사지에 땀이 흘러내릴 정도의 더위다.
그에 반해 사키는 평소의 장비를 완벽하게 착용한 데다 머리에는 철모까지 쓰고 있으니 당연히 땀의 양은 모에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쇼핑하다가 사랑하는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네. 쿠히히"
"무, 무무, 무슨 소리야!? 나는 선생님을 만났다고 해서 그렇게...큭, 가볼게!"
모에의 놀림에 사키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그리고 분명히 모에의 말에 동요하면서 장을 보러 공원을 떠나는 것이었다.
에어컨을 틀어놓은 슈퍼를 나서는 순간, 숨이 턱턱 막히는 듯한 더위가 몰려온다.
무심코 돌아서서 다시 가게 안으로 도망치고 싶지만 그런 나약한 마음을 꾹 참고 슈퍼의 봉투를 손에 든 사키는 뜨거운 햇볕을 뚫고 밖으로 나갔다.
"덥다..."
땅에서 흔들거리며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달궈진 철판 같은 아스팔트에 자신도 모르게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윽. 나는 SRT야. 이런 걸로 앓는 소리 내면 어떡해!"
그런 나약함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스스로에게 말한다.
철모 아래, 이마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그것을 손등으로 닦아낼 때... 문득 모에의 말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 그래 난 냄새 안 난다고!"
입을 삐죽거리며 눈썹을 찌푸린 사키는 자신의 팔을 들고 겁에 질려서 옷의 냄새를 맡아본다.
"음..."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보지만 잘 모르겠다.
약간 땀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혹시 내 코가 냄새에 너무 익숙해져서 못 알아차리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불안해진다.
"...빨리 돌아가자"
선생님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아니, 그렇게 우연히 선생님과 마주칠 일은 없을 거니까...아니, 아니야! 딱히 만났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일도 없잖아!"
혼자 중얼거리거나 투덜거리면서 사키가 발걸음을 재촉하는 순간──.
"오, 사키!"
"우왓!"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키는 무심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낯익은 얼굴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선생님! 왜 이런 곳에..."
뜻밖의 만남에 당황하는 사키에게 선생님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모에가 모모톡으로 '사키가 곤란하니 도와달라'고 연락이 왔어."
"그 녀석...!"
사키는 철모 아래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뒷니를 꽉 깨물었다.
설마 이런 식으로 공격해 올 줄은 몰랐다.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잇다는 거야?"
"아, 아니, 별거 아니야! 그리고 나 좀 내버려둘래?!"
"아니, 그럴 순 없어. 부담 갖지 말고 나한테 의지해 줄래?"
평소처럼 인자하고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 선생님.
하지만 사키는 조금씩 뒤로 물러선다.
그 머릿속에서는 모에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사키도 충분히 냄새가 나니까, 안 그래?"
사키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입을 꾹 다물었다.
선생님에게 등을 돌리고 갑자기 전속력으로 달려 나갔다.
"어?! 잠깐! 사키!"
당황해서 손을 뻗는 선생님을 뒤로 하고 사키는 전속력으로 달려간다.
"이건...이건...! 모에!!!"
그 눈동자에 흐릿하게 떠 있는 것은 눈물일까, 땀일까?
불볕더위를 뚫고 달려온 몇 분.
사키는 마침내 걸음을 멈추고 거친 호흡을 반복한다.
"하아...하아..."
이것으로 선생님은 따돌렸겠지.
모에의 장난이긴 하지만, 모처럼 걱정해 주신 선생님의 은혜를 저버리는 건 마음이 아프다.
약간 허탈한 표정으로 어깨 너머로 뒤를 돌아본 순간── 사키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햇살 너머에서 필사적인 모습으로 달려오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뭣...! 선, 선생님! 뭐냐고!"
사키는 깜짝 놀라 중얼거리며 발을 돌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은 더욱 속도를 높였다.
"사키! 왜...왜 도망치는 거야! 그렇게나 힘든 짐을 짊어지고 있는 거야?!"
엄청나게 당당한 표정의 선생님은 사키의 마음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의 머릿속에는 사키가 큰 고민을 안고 도망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그런 학생을 위해서라면 120%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 좀 내버려두라고!"
"괜찮아! 다 알아! 그래도 힘들 때 나를 의지해줘!"
"아니야! 오해라고!"
그런 대화를 몇 번 반복한 후 - 마침내 선생님은 그녀의 등을 사정거리에 포착했다.
"잡았다!"
숨을 헐떡이며 사키의 어깨에 손을 얹는 선생님.
그 순간, 사키는 균형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다.
"우왓...뭐야 선생님!"
뜻하지 않게 밀쳐진 사키의 뺨이 역대급으로 붉게 달아오른다.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선생님은 당당하게 말했다.
"자, 사키! 선생님에게 고민을 털어놔!"
"그, 그게..."
사키는 새빨개진 얼굴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힘없이 중얼거렸다.
"냄새...냄새 나니까 그렇게 가까이 오지 말아줘..."
"어? 무슨 소리야? 그런거 전혀..."
말을 하던 선생님은 갑자기 말을 끊고 사키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야, 무슨?! 뭐하는거야...?!"
선생님이 냄새를 맡을 때마다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사키는 소름이 돋는 것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일부가 선생님 안에 흡수되는 것 같은 묘한 느낌에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하지만 사키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듯, 선생님은 빙긋이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사키는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아."
"저, 정말이야...?"
불안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보는 사키.
그런 그녀에게 선생님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응. 조금 야성적이고 매콤한 향이 나긴 하지만."
"──! 그, 그게 냄새가 난다는 뜻이잖아!!!"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힌 사키가 소리를 지르며 양손으로 선생님의 몸을 밀쳐냈다.
"크헉?!"
마치 그녀의 양손에서 거대한 기의 덩어리가 발사된 것처럼.
가볍게 공중을 날던 선생님의 몸이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다.
"으...섬세함 같은 건 없는 거냐!"
몸을 끌어안고 사키는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쳤지만, 눈을 하얗게 뜨고 경련을 일으키는 선생님에게선 아무 말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 후.
선생님을 샬레에 업고 간 사키는 샤워를 제대로 하고 나서야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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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네 했어
개꼴리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