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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 세미나, 휴게실.
일을 정리하고 스마트폰을 바라보던 하야세 유우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외쳤다.
"하아?!"
"어머, 갑자기 왜 그런가요, 유우카짱?
"잠...! 이번엔 전 아무짓도 안 했어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같은 세미나 소속인 우시오 노아와 쿠로사키 코유키가 말을 건냈다.
"선생님께서...또 총결산하고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유우카는 두 사람에게 모모톡의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게 무슨 문제예요?"
"아무리 그래도 단기간에 너무 과한 것 아니야!"
"글쎄요, 선생님은 항상 바쁘시니까 그럴 수도 있지 않나요?"
"그, 그럴 수도 있지만... 그치만..!"
땅바닥에 시선이 간 상태로 쭈뼛쭈뼛하는 유우카를 보며 노아는 툭 손뼉을 친다.
"아, 그렇군요."
"뭐가 그렇단 거예요?"
"코유키짱. 총결산 때문에 항상 샬레에 오는 그 사람이요. 총학생회의 '오키 아오이'씨였나요? 항간에서는 그녀를 선생님의 '오피스 와이프'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런 사람이 있었군요. 요컨대 평소 유우카 선배의 질투심인가요?"
"뭐, 그런 거죠. 완전히 자리를 뺏겼으니까요~"
"저기, 둘이서 마음대로 이야기를 진행하지 말아줄래?"
"어머, 아니었나요?"
"질투따윈 안했으니까...뭐, 아오이씨가 신경 쓰이는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뭐에요, 역시 질투잖아요. 그건 그렇고 아까 모모톡...그런 재미없는 대화만 하니까 갑자기 나타나는 여자한테 선생님 뺏기는 거라...아얏!?"
"코유키, 넌 조용히 해."
"갑자기 때릴 필요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한 대 더 맞고 싶어?"
"니하하..."
"그렇게 갑자기 나온 여자에게 선생님을 빼앗겨 마땅한 점도 유우카짱의 매력이니까요."
"노아?"
"후후, 농담이에요."
"하...어쨌든. 이렇게 단기간에 총결산을 몇번이나 하다니 정말 이상해! 아직 새해가 된지 일주일밖에 안 지났는데 뭘 총결산하겠다는 거야!"
"역시 바쁜 선생님이니 새해부터 붐비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고 해도, 뭔가 다른 의도가 느껴져. 예를 들면, 그 아오이씨가 선생님과 만나고 싶어서라든지...호, 혹시 총결산이라고 하는 것은 뭔가의 은어로, 사실은 학생에게는 말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거나...!"
"하핫! 그럴 리가 없잖아요! 모두가 유우카 선배같은 연애뇌를 하고 있는건 아니라고요?...아얏!?"
"코유키 항상 말이 한마디 많아!"
"전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확실히, 선생님이 소속된 샬레는 총학생회 관할 하에 있어 선생님과 만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총학생회...맞다 생각났어! 아오이씨 뿐만이 아니야! 행정관인 린씨! 그 사람도 아트라하시스의 방주 때 뭐랄까...선생님과...그..."
"실종된 학생회장을 대신하고 계신 분이니까 선생님께서 가장 신뢰하시는 거 아닐까요?"
"...아, 그러고 보니 선생님이 가지고 있던 얇은 책에 검은머리 롱안경 여주인공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하아!? 어떻게 네가 그런 걸 알아?"
"에, 그래... 음, 일종의... 사고?가 있었어요..."
"하긴 선생님도 나나카미 린 행정관도 바쁜 처지니까 서로 피로가 쌓이는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선을 넘어 버려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 하지 마....노아까지..."
"그러고 보니, 언제쯤부터 선생님의 목이나 가슴에 부자연스러운 멍이 몇 군데 있었네요. 혹시 키스마크였거나?"
"설마 그럴 리가...응? 잠깐만. 노아가 선생님 목이나 가슴에 멍이 든 것을 어떻게 알아!?"
"음...저도 우여곡절이 있어서요. 허브차로 선생님을 재우고 여러 가지로..."
"내가 모르는 사이에 2명까지..! 믿을 수 없어!"
"저, 저는 우연히 발견했을 뿐이니까요! 선생님과는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요!"
"안심하세요, 유우카짱. 저도 '선생님한텐' 그런 짓은 안 했어요."
"어쨌든! 이렇게 된 이상 선생님께 직접 물어볼거야! 기다려, 아오이씨...! 그렇게 쉽게 우리 선생님을 내줄 수 없으니까!"
"아, 잠깐!...괜찮나요?"
"뭐, 가게 두죠. 후훗, 뭐 재미있으니까요. 그럼 코유키짱, 우리도 쫓아간다고 할까요?"
"어? 앗, 잠깐! 당기지 마세요! 스스로 걸을 수 있으니까요!"
-오후, 샬레 사무실.
"어, 또 총결산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을 멈추고 샬레 선생님은 한 소녀 쪽을 돌아본다.
"선생님은 평소에 바쁘니까 빈 시간에 할 수 있는 범위만큼은 해두려고요. 미안해, 폐가 되었을까?"
파란 머리의 한 소녀, 오키 아오이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아니, 민폐라니 그렇지 않아요.이렇게 아오이도 만날 수 있으니 기뻐."
"그,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나저나 아오이는 연말연시 뭐하고 지냈어?"
"하아, 일단 지금은 나보다 업무에 집중해줘."
"아아, 미안해."
잠시 후 일이 일단락되고 선생님과 아오이는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시작했다.
"그래서 총학생회 사람들과 첫 참배를 가곤 했어."
"아, 그렇구나. 즐거웠겠네."
"뭐...그렇지."
"무슨 일 있어?"
"...내가 여기에 오는 거, 민폐가 아니라고 말하긴 했지만, 정말 괜찮아?"
"당연하지. 반대로 아오이는 왜 그렇게 불안해 하는거야?"
"그...나와 당신의 초면은 그다지 좋지 않았으니까. 그때는 린 행정관과의 실랑이로 좋지 않은 태도를 취하기도 했고"
"그건 어쩔 수 없지, 서로 입장이라는 게 있는거고."
"그래도 지금 이렇게 둘이서 평범하게 대화하는 게 왠지 어색하네."
"됐어, 지금은 선생님과 한 학생으로서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이제 그 사건은 끝났으니까 신경쓰지마."
"알았어. 그...고마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정도의 일도 아니지. 앞으로도 잘 부탁해, 아오이."
"응...그럼 오늘은 이만 실례할게. 내일 또 부탁해."
아오이는 서류를 정리하며 일어선다.
"아 맞다. 내친김에 이 서류도 린에게 가져...우왓?!"
"꺄악!"
일어서는 도중에 선생님이 균형을 잃고 아오이를 밀어 넘어뜨렸다. 정리되어 있던 서류가 깨끗이 허공을 날리며 방에 흩어져 있다.
"아야...미안 아오이..."
엎드린 선생님과 그 밑에서 바닥에 쓰러지는 아오이.
두 사람의 얼굴 거리는 불과 몇 cm 정도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투명하게 아름다운 푸른 머리와 눈동자. 그러면서도 작은 핑크빛 입술과 눈물방울이 어딘가 요염함을 자아내고 있다.
"저...역시 이 거리는...부끄러운데..."
뺨을 붉히며 살짝 시선을 돌리는 그녀에게 못박혀 있던 그의 뒤에서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선생님! 잔깐 시간...하아?!"
소리를 듣고 사무실로 들어온 유우카는 두 사람을 발견하곤 엉뚱한 소리를 지른다.
"뭐, 뭐, 지금 뭐하는...!"
"유, 유우카!? 왜 여기에!?"
선생님이 놀라자 뒤늦게 노아와 코유키도 들어왔다.
"어머....선생님 대담하네요..."
"유우카 선배 말대로 총결산이...그런쪽의 의미였어요?"
"아, 아냐 이건 오해라고!"
"저기...우선 빨리 비켜줄 수 있을까? 그...남의 시선도 있는데..."
"아, 미안해!"
선생님이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다.
그러자 아오이도 옷의 먼지를 가볍게 털어내며 천천히 일어섰다.
"뭐, 뭐야! 그 말투... 뭐, 마치 둘이서만 있으면 좋았다고 할 것 같은...!"
유우카가 떨리는 손으로 아오이를 가리킨다.
"저...이건은 소위 '수라장'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귀찮은 일은 질색인데, 저 돌아가도 될까요. 노아선배..."
"무슨 소리예요, 여기서부터가 재미있는데"
'우와, 노아선배 역시 성격 나빠...'
"저어...너희들은 분명 밀레니엄 학생회의..."
"세미나의 하야세 유우카야. 오키씨...당신...어떻게 감히 나의 선생님을...!"
"...잠깐 괜찮을까, 하야세? 선생님 말대로 이건 오해야. 사고로 이렇게 된 타이밍에 불운하게도 너희들이 왔을 뿐이니까. 그러면 난 이만..."
"놓치지 않으니까!"
허둥지둥 떠나려는 아오이의 진로를 유우카는 팔을 뻗어 막았다.
"유우카 진정해! 정말 사고라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이렇게 단기간에 몇 번이고 총결산...오키 아오이씨! 당신의 계획은 모두 드러났으니까."
"음...무슨 일일까?"
"시치미 떼봤자 소용없어. 총결산이라고 속여 선생님께 접근하기 위한 기회를 여러 번 만들었지?"
"뭣...아니야. 평소에 너무 바쁘니까 비어있는 시간에 해두려고..."
"후훗, 비어있는 시간에 가끔 만나러 왔다가 오늘 드디어 선생님한테 덮쳐지고...정말로 만만한 느낌은 아니었네요..."
"아니, 선생님과는 아직 그런 관계가 아니니까..."
"아직? 지금 "아직"이라고 했지!?"
"유우카. 제발 진정해! 나쁜 건 아오이를 밀어 넘어뜨린 나니까!"
"선생님이 나쁘다고요? 당연하죠! 선생님, 저 다 알고 있으니까요! 선생님이 린 행정관을 닮은 애가 나오는 에로책을 가지고 있다는거!"
"그, 그걸 어떻...설마 코유키, 말해버린거야?!"
"니, 니하하...도대체 무슨 일인지..."
"게다가 키스마크까지! 혹시 총학생회의 학생을 다 건드리는건 아니겠죠?"
"키, 키스마크!? 그게 뭐야 그건 나도 모르는데!?"
"후훗. 글쎄요."
'노아선배...설마'
"...선생님?"
"아니야 아오이! 아, 저건 몰수한 거니까!"
"변명은 볼썽사나워요, 선생님. 자, 다 설명해주세요!"
"...설명해 줄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당신의 목이 날아가게 될 거야."
"그럼, 저는 여기서 이만...아앗! 노아선배!? 왜 잡는건데요!?"
유우카와 아오이에게 변명하는 선생님, 옆에서 폭소하는 노아, 노아에게 붙잡혀 멍하니 서 있는 코유키.
혼돈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실랑이는 점차 진정되고, 그 결과 -------──────────────
'샬레 총결산 with 세미나 개최'
"다행이네요, 유우카짱."
"하아~ 귀찮은 일이 생겨버렸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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