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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준 5232자
번역 피드백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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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선생님, 벗으면 안돼?"
한겨울은 지나갔다지만 아직 찬바람이 스며드는 요즘, 당연하다는 듯 에이미는 검은색 브라탑 한 장만 걸친 채 연신 부채질하며 그렇게 물었다.
"안되는 건 안돼. 난방 온도는 낮춰도 되니까"
"냉방으로 바꾸는 건 안돼?"
"...적어도 난방을 끄는 걸로 참아줘"
마지못해 절충안을 받아들인 듯 하다. 그녀는 "네~" 하고 대답하며 나를 지나쳐, 등 뒤에 있는 조정 패널로 향했다.
...이거, 또 한층 추워질 것 같다.
등받이에 걸어뒀던 겉옷을 손을 뻗어 껴입으려 했지만, 나의 등을 덮은 것은 두꺼운 천의 감촉이 아니라, 열에 흐물흐물하게 녹은 부드러운 마시멜로의 그것이었다. 가슴에 가느다란 팔이 둘러졌다.
귓가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춥지? 내가 선생님을 따뜻하게 해줄게"
"에이미, 이것도 안돼"
"왜? 선생님 몸도 따뜻해지고. 나도... 신체적으로는 아니지만 따뜻해지고. 효율적이지?"
"효율 이야기가 아니라... 일하기 불편해지니까"
"후훗, 어디가 따뜻해지는지는 안 물어보는구나"
점점 몸을 밀착해오는 에이미. 자 그러면, 이 상황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그러나, 내 쪽에서 대답하기 전에 의외로 그녀 쪽에서 먼저 협상의 여지를 두었다.
"그러면, 내 질문에 솔직히 답해주면 떨어져 줄게"
전장이 단순 힘겨루기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건 바라던 바다. 당연히 나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래서, 질문은?"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는데..."
내 가슴 위에 손가락으로 원을 빙글빙글 그리면서, 에이미는 서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요즘 가끔 다른 학원에—여러 사람과 엮이는 게 귀찮은 건 그대로지만—들를 일이 있는데, 다른 아이들로부터 선생님에 관한 소문을 들어서 말이야"
그녀의 변화가 교사로서 기뻤지만, 그것보다 지금은 나에 대해 도는 소문에 신경이 쓰였다.
"알고 있어? 선생님 알몸으로 거리를 배회하는 게 취미라고들 하던데?"
"아아, 그게..."
당연히 알고 있다. 어딜 가나 학생들이 물어보기 때문이다.
[색채] 때의 그 일에 대한 이야기에 살이 붙어, 그런 터무니없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남의 이야기를 이리저리 떠들고 다니는 건 상관없지만, 매번 해명해야 하는 내 입장도 생각해줬으면 한다.
"아무 근거도 없는 그냥 소문이니까 안심해. 나한테 그런 취미는—"
"그거, 거짓말이지"
얼어붙을 듯한 차가운 목소리가 내 고막을 때렸다. 후끈후끈한 몸으로 나에게 달라붙어 있던 에이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가, 갑자기 무슨 뜻이야?"
"물론 하늘이 붉게 물들었던—[색채] 때였나. 그것이 습격해왔던 때 선생님이 알몸으로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다고? 그게 분명 시작이었겠지. 그러니까 더더욱,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왜냐면, 그 이야기 제법 예전 일이잖아? 거기다 딱 한 번 뿐이었고. 그것만으로 지금까지 소문이 돌 수 있을까?"
식은땀이 얼굴에 맺혔고, 옆얼굴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 그건 말이지 에이미. —봐, 봐봐! 키보토스에는 많은 학원들이 있잖아! 나랑 대화해본 적 없는 학생들도 아직 많으니, 진위 여부를 판단하지 못해서 언제까지고 옛날 소문들이 계속 돌고 있는 것 뿐이야!"
"으ー음, 꽤나 그럴듯 하긴 하지만..."
"그렇지? 그러니까 이제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자?"
"하지만, 나 봐버렸어..."
두근! 하고 심장이 철렁거렸다. 설마... 아니야... 아무도 없는 건 확인했을 텐데...
공포에 질린 채, 떨림이 숨길 수 없는 목소리로 "무엇을?"이라고 묻자, 에이미는 입술이 귀에 닿을 듯한 거리에서 조용히 속삭였다.
"...심야의 공원에서 선생님이 알몸으로 있던 거"
순간, 눈앞의 풍경이 휙 하고 멀어져 갔다. 도미노가 무너지듯이 풀려버린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근육은 이제 두 번 다시 움직일 것 같지 않았다.
"저기,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아, 끝났다. 안녕, 내 교사 생활. 가능하다면, 앞으로 조금만 더, 모두의 청춘을 지켜보고 싶었는데...
나는 에이미에게 안긴 채로, 쭉 숨겨왔던 죄를 고백했다.
자신이 변태인 걸 눈치챈 것은, 다름아닌 무너져내리는 방주에서 탈출할 때, 알몸으로 하늘을 누볐던 그 순간이었다. ...그래,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채로 바람에 감싸안겼던 그 순간, 나는 인생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해방감을 맛봤다. 페르소나를 벗어던지고, 법조차 잊은 채, 제어되고 있던 자신을 해방하는 그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 좋았다. 동틀녘의 하늘, 아득히 멀리 떨어진 지평선, 알몸의 자신. 그 순간만은, 나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그 뒤, 나는 그 쾌감을 위해, 몇 번이고 심야에 알몸으로 거리를 배회했다. 먼저 말해두고 싶은 것은, 나는 절대 나의 나체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생각도, 미풍양속을 어지럽히는 것에 배덕감을 느끼고자 할 생각도 없었다. 그저, 순수하게, 알몸이 되고 싶을 뿐이었다. 옷이라는 껍질을 깨버리고, 태어난 모습 그대로의 진정한 자신을 해방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분명히 알몸이 되는 것만으로도 쾌감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맛봤던 그때만큼은 아니었다. 그때의, 전신을 꿰뚫는 것 같았던 쾌락에는 닿지 않았다. 아니, 닿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리석게도 질을 양으로 때우려 했다. 즉, 다음 알몸이 되는 날—치팅 데이 사이의 간격은 단축되어갔고... 이제는 더 이상, 주 1회는 해방하지 않으면 안되는 몸이 되었다.
나는 울었다. 말하면 할수록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해버렸는 지에 대한 후회가 이제 와서 넘쳐흘러 멈출 줄 몰랐다. 눈앞의 쾌락만을 좇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팽겨쳐버린, 구제 불능의 바보였다.
역시 몸은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샬레에 머물 자격은 나에겐 없다. 가야 할 길은 하나 뿐이었다.
"...이제 놓아주지 않을래. 지금부터 자수하러 갈 테니까"
있는 힘을 다해 쥐어짜낸 나의 애원은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듯했다.
"안돼, 그렇게 두진 않을 거야"
"적어도 내 손으로 끝내고 싶어"
"혹시 착각하고 있어? 처음부터 통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는데"
"엣" 하고 나는 무심코 옆에 있는 에이미의 얼굴을 봤다. 눈물에 흐려진 시야에서, 천천히 그녀의 눈동자에 초점이 맞았다.
"나 그렇게나 신용이 없어? ...조금 충격일지도"
"그러면, 어째서 그런 질문을?"
"조용히 입 다물고 있으려고 했는데, 역시 선생님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라고 할까"
내 생각... 하지만 결국, 그런 건 결국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충동에 몸을 맡겼을 뿐이었으니까.
"생각이 짧아서 미안해, 어이없지?"
"흥,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줘"
볼을 부풀린 에이미에게 혼나고 말았다.
"어쨌든, 선생님의 기분은 알 것 같아. 아마, 선생님 자신도 눈치채지 못했을 감정"
"...알려줄래?"
"으ー음, 역시 내가 말하면 어딘가 위화감이 들어서... 그러니까, 선생님도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거"
그녀의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던 차,
"어렵네.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아, 알았다. 선생님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거 아니야? 그... 알몸의 모습을"
"아니, 그럴 리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는 나한테는 없어. 오히려, 보여주는 게 싫은 쪽이야"
"그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싶지 않아]라는 건, 무섭기 때문 아니야? 혹시 거절당하면 어쩌지 같은"
무언가 대답하려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은 것은, 에이미의 말에 정곡을 찔렸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를 받아들였을 때, 곧이어 타인 또한 받아들여주기를 원한다는,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 알몸이어도 괜찮다고, 그렇게 받아들여 줄 상대를 무의식적으로 찾고 있었던 걸까"
"후훗, 그렇다면 이미 찾았잖아"
"그건 누구일까나"
"어물쩡 넘기려고 해도 소용없어. 이미 알고 있으면서"
"그래도—"
"나는 선생님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기뻐. 그래도, 선생님도 똑같은 기분이 되어준다면, 더 기쁠 것 같아"
뺨과 뺨이 닿는다. 그곳으로부터 전해져오는 그녀의 체온은 마치 햇볕과도 같이 따스했다. 광합성하는 식물과 같이, 어느새 나의 몸에 서서히 활력이 돌아왔다.
...분명, 그녀라면.
"에이미, 고마워"
살며시 가슴 앞에 감겨있던 그녀의 팔을 풀었다. 저항은 없었다.
일어서 그녀와 마주보고, 다시 한 번 같은 질문을 받았다.
"저기 선생님, 벗으면 안돼?"
더 이상 대답은 필요없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옷을 벗었다. 옷뿐만이 아니라, 속옷도, 악세서리도, 손목시계도... 몸을 감싸고 있던 모든 것을 벗어던졌다.
이상하게도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알몸으로 마주본 수 초, 먼저 입을 연 건 에이미였다.
"어때? 만족했어?"
말보다 먼저, 내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답을 대신했다.
"...무리였을까"
"아니, 아니야 에이미"
멈출 줄 모르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나는 그 이유를 털어놓았다.
"엄청... 기뻐서. 지금 이렇게 함께 알몸으로 있는 게"
기쁨에 휩싸이진 않았다. 대신, 마음에는 평온함이 찾아왔다. 길었던 고통의 길의 끝에 마침내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냈다는, 그런 구원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를 받아들여줘서, 고마워"
"으응, 그것보다도"
우리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채 껴안았다. 존재하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피부와 피부를 밀착시켰다. 그것은 가장 자연스럽고, 원시적인,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본래 교류였다.
"이것 하나는, 선생님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가슴 속에서 에이미가 말했다.
"떠본 것 뿐이야. 선생님이 알몸으로 있던 걸 봤다는 건 거짓말"
"에이미..."
"지금 와서 이야기해봤자, 비겁할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평소의 나였다면,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니었다면, 그녀를 비난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래라면 충격적이었을 그 고백도, 지금의 나의 마음 속에서 작은 파문조차도 일게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다행이야. 처음 눈치채준 게 너라서... 나는..."
"...응, 고마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가락과 손가락이 얽혔다.
섞여가는 체온이 서서히 하나가 되어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창세기>에 대해 떠올렸다.
최초의 인류,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한 과일—선악을 알게 하는 과일에 손을 대어, 알몸—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 후, 그들은 낙원에서 추방되어, 하계(下界)에서 원죄를 짊어진 채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부끄러움 없이 알몸으로 껴안은 우리는, 일찍이 아담과 이브가 그러했던 것처럼, 순수한 낙원에 어울리는 존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선이나 악과 같은 개념에 얽매이지 않은, 무엇보다도 맑고 숭고한 존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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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리가 없잖슴까!"
선생의 말끝을 가로채고, 아직 내용물이 남아있는 종이컵을 코노카가 우드득 하고 찌그러뜨렸다.
발키리의 취조실이었다. 철제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본 코노카에게 "어째서 알아주지 않는 걸까"라는 말만 반복하며, 담요 한 장으로 몸을 감싼 선생과 에이미가 눈을 마주쳤다. 지금으로부터 약 2시간 전, 샬레에서 알몸의 남녀가 껴안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별 탈 없이 두 명을 체포했다.
"아니 그, 왜 이쪽이 이상해 보이는 분위기가 되어가는 검까?"
"코노카, 지금 이 방 안은 너 쪽이 소수파인데, 어떡하지?"
"딱히 뭘 어쩔 생각도 없슴다! 한 걸음만 나서면 수 천만이나 되는 동료가 있슴다! 역으로 왜 둘은 그렇게 당당한 검까?!"
"...선생님과 알몸으로 껴안은 건 나 뿐"
"쓸데없는 소녀의 자랑질 같은 건 지금 필요 없슴다!"
아시겠슴까! 하며 코노카는 책상을 양손으로 내리치며 몸을 일으켰다.
"무슨 변명을 늘어놓더라도 두 분이 한 건 공연음란! 엄연히 범죄임다! 그거 제대로 이해는 하고 있는 검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는 둘. 이 모양인데도 맨정신이라니, 더더욱 질이 나쁘다.
"어쨌든, 우선 독방에서 머리 좀 식히십쇼. 아아아... 이젠 누님께는 뭐라고 설명해야..."
고개를 떨군 코노카를 뒤로 하고, 선생과 에이미는 각각 두 명의 관리관에게 팔을 꽁꽁 묶인 채 연행되어 갔...지만, 취조실을 나서기 직전, 입이라도 맞춘 듯이 둘이 동시에 돌아보고 목소리를 냈다.
""독방에서 벗으면 안돼?""
"시끄럽슴다! 어서 나가기나 하십쇼!!"
갱생 여지 없음! 이라고, 코노카는 조서에 붉은 글씨로 휘갈겨 썼다.
댓글 7
이게 이렇게 꺾이네 ㄷㄷ
노출증선생은대체뭐야


생각해보니 하나코 경쟁자가 의외로 에이미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