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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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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야한 거라는건 대체 뭘까……?"
우시오 노아가 당번인 날은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이겨낼 수 있다. 왜냐하면 일이라는 고난 끝에 그녀가 포상을 준다는 천국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난 끝에 기다리는 것은 천국. 최근들어 이건 인생의 축소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종교와 같은 무언가를 느끼기까지 하고 있다.
여신 노아──응,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다. 엄청 좋다. 최고야.
……이야기가 주제를 벗어나버렸다. 그래서 노아가 주는 포상이라는게 뭐냐하면,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야한 것은 말고요."라고 매번 추가조건이 달리긴 하지만. 당연히 그런 말을 할 필요도 없이 나도 그런 부탁은 하지 않는다.
대체로 귀를 파달라든가, 마시지라든가, 저녁밥을 만들어달라든가, 그런 정도로 끝나──끝내고 있다.
때는 어디선가 작은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어느 봄날의 대낮.
고행을 끝마친 나는 평소처럼 노아에게 포상을 받으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야한 것은 말고요."라는 말에 한가지 의문을 느끼고 무심코 그것을 입에 담고만 것이었다.
"야한 거라는건 대체 뭘까……?"
법치국가에 있어서 판단기준이 법률인 것처럼, 매사를 판단함에 있어서 어떤 기준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는건 당연한 일이다.
즉,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노아와 나 두 사람 사이에 있어서 야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대체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 것인가 라는 점이다.
"있지, 노아. 야한 거라는건 대체 뭘까?"
새삼스레 물어본다. 아마 귀파기를 부탁할거라 예상을 하고 소파에서 준비를 마치고 대기중이던 노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야 물론 세──"
"아니, 그런게 아니라."
꽃도 부끄러워(해야)하는 소녀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될 단어가 나오는 것을 막았다.
"우리들 사이에 있어서 야한 거라는건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건지를 묻고 싶은거야."
"그런거였나요."
노아는 잠시동안 생각을 하고,
"이 경우라면 제가 선생님께 무언가를 해드린다는 입장인 이상, 제가 판단해야하지 않을까요?"
과연, 확실히 일리가 있다. 나는 의뢰를 하는 입장일 뿐이고 그것을 할지 말지 최종 결정권은 노아에게 있다.
즉,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의견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그것은 전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의뢰주인 나의 야함 판단이다.
"아니, 잠깐만. 애초에 내가 야하다고 판단한 것은 당연히 노아한테 의뢰하지 않을테니까, 그런 점에서는 이미 선별이 끝났다고 할 수 있겠지.
즉, 내가 야하다고 판단해버린 시점에서, 만약 노아가 야한게 아니라고 판단하게 되더라도 그 의뢰는 실행되지 않게 되어버려.
이렇게 되면 내가 판단하고 있는게 되지 않을까?"
"흠, 확실히 그렇군요. 포상의 기회 손실이라는 측면에서도 우려할 만한 사항이네요."
"아아, 지금까지 여러 소원들이 머리속에 떠올랐다가 사라졌었지. 그 중 몇개인가는 보상으로 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와."
여기서 토론은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 나와 노아가 아무리 친하다하더라도, 다른 사람인 이상 가치관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렇기에 어느 한쪽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그건 공정한 판단이라고는 말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중립 입장인 제삼자를 내세워야하나?
……아니, 그것은 더 바보같은 짓이다. 지금 협의 중인 것은 나와 노아라고 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의 야하다는 기준이다.
당사자 이외의 사람을 끌어들여서는 본말전도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노아가 오른손을 들어올리고, 제안했다.
"선생님, 여기서는 속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그렇다면?"
"서로의 야한 기준을 밝혀버리는 거에요. 그렇게 하면 사소한 오차는 방지할 수 있지않을까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그런가, 그런 방법이 있었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한 의견이다.
두 사람 사이에서의 기준은 서로의 가치관을 맞춰가며 생각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 의견, 채택!"
"그럼, 선생님. 당신은 무엇을 야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구만……하고, 새삼스럽지만 생각해본다.
야한 거라는건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스스로의 근원에 도달하려하는, 깊은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예를들어──속옷일까.
아니, 그건 얄팍하다. 의미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속을 터놓기로 약속한 이상, 좀 더 진지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찾아낼 수 있는 것일까…….
생각의 바다에 완전히 빠져버릴 뻔해서, 일단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다시 바닥을 향해 잠수하려고 한 그때였다.
나는 경이로운 해답을 눈으로 발견하고만 것이었다.
"노아……."
무의식 중에 눈 앞에 앉아있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단순한 호명이 아니다. 내가 찾아낸 진정한 해답 그 자체인 것이었다.
"네?"
내 부름에 반응해서 대답했을 그녀에게, 이번엔 확실하게 말을 내뱉었다.
"나는 노아가 야하다고 생각해."
"네?"
똑같은 대사이기는 했지만 이번에 나온 그것은 방금 전의 대답하고는 다르게,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이자식, 이라는 의문이 담긴 목소리였다.
그럼 설명하도록 하지. 내가 이 해답에 도달하게 된 것은, 방금 전 얼굴을 들었을 때 노아가 시야에 들어온 순간이었다.
야하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나머지 그것이 시각에도 영향을 미친건지 그녀의, 그 야함을 재인식하게 된 것이었다.
다수의 여학생에게 둘러싸여있는 생활에 너무 빠져있던 탓에 감각이 마비되어 있던 탓이겠지.
초심으로 되돌아가서 보니 뭐야 이 엄청 매력적인 야한 미소녀는, 이라고 생각해버렸다.
그 순간, 지금까지 태연하게 부탁하고 있던 귀파기나 마사지 등, 모든 부탁들이 야한 것이었던 것처럼 여겨졌고, 그뿐이랴 지금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도, 아니 같은 방에 단 둘이서 있다는 것조차도 야하다.
그도 그럴것이 우시오 노아라는 존재 자체가 야한 것이니까.
숨도 쉬지않고 말했기 때문에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위와 같은 말을, 모든 생각을, 전부 노아에게 쏟아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절망적인 결론에 도달하고 만것이다.
"어쩌지, 이래선 포상 조건이 야한 것말고인 이상, 나는 노아라는 존재 그 자체한테 거절당해버리게 돼──즉, 나가달라는 부탁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잖아!"
야한 것 너머에 있던 것은 너무나도 슬픈 결말. 언제부터인가 포상은 벌로 바뀌었다. 고난의 끝에 기다리는 것은 벌. 뭐야, 이것 또한 인생이잖아.
"젠장, 그저 후회할 뿐인 인생이잖아!"
무릎부터 쓰러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울고 있는건가, 나는. 이 얼마나 한심한 어른인걸까, 라면서 자조했지만 몸은 하염없이 오열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둥실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같은 향수와 섬유유연제의 좋은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그리고 잠시 후, 이번엔 부드러운 것에 다정하게 안겼다. 노아였다. 노아가 나를 안아주고 있었다.
"안돼, 노아! 안아주다니 그런 야한──"
"야하지 않아요!"
노아가 외쳤다.
"선생님 안아주는건 야한게 아니에요."
그녀의 팔에 꾹하고 힘이 담긴다.
"진정하세요, 선생님. 누구도 선생님의 기준이 전부라고는 하지 않았어요. 이건 저와 선생님의 문제. 그러니까 제 기준도 포함해서 둘이서 결정하죠?"
"아아, 그랬었지. 여러모로 호들갑을 떨어서 미안하다."
노아의 품 안에서 필사적으로 호흡을 가다듬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크게 비틀려버린 인식은 내 두근거리는 가슴이 진정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대로 계셔도 되니까, 들어주세요."
노아는 부드럽게 말했다.
"우선은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았어요. 선생님은 저라는 존재가 야하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죠?"
"응, 미안……."
"아뇨,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기뻤거든요."
"어?"
부어오른 눈으로 노아를 본다. 그 얼굴은 보기 드물게, 선명한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기쁜게 당연하잖아요. 그도 그럴게, 선생님, 당신은──"
깊게 숨을 들이쉰 그녀는 촉촉한 눈동자를 반짝하고 빛내면서, 살며시, 하지만 확실하게, 내 뇌리에 새기듯이 분명하게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요."
순간, 나를 옭아매고 있던 것이 사라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여러겹의 쇠사슬이 억지로 뜯겨져 사라진게 아니라, 그 하나하나를 부드럽게, 정성스럽게 풀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저는 항상, 선생님께서 어떤 부탁을 하시더라도 거절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니까 제 입장에서는 선생님이 하시는 부탁은 전부 야한게 아니랍니다."
"──하핫, 완전히 반대네."
"후훗, 완전히 반대네요."
두 사람이 웃음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모든 것을 야하다고 판단한 남자와, 모든 것이 야하지 않다고 판단한 여자의, 양극단에 선 두 사람의 웃음소리였다.
잠시 뒤에 그제서야 진정이 된 나는, 노아에게 물었다.
"결국, 우리들에게 있어서 야한 거라는건 뭐였을까."
"야한 것──그건 말하자면, 상대방이 싫아하는것, 인게 아닐까요?"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
"네. 제가 모든 것을 야한게 아니라고 받아들인건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선생님께서 무엇을 고르시더라도, 저에게 무엇을 하시더라도 싫지 않았기 때문이고.
반대로 선생님께서 모든 것을 야한 것이라고 거절한건 자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미움을 받을거라는 예상에 대한 자기 방어와, 한 명의 학생인 저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말았다는 사실에 대한 자기혐오 때문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답을 이끌어낼 수 있어요."
"그렇구나아."
그런가, 그런 것이었나. 노아의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
나는 그녀의 야함을, 넘쳐흐르는 그 매력을 재인식했을 때, 그와 동시에 스스로가 얼마나 왜소한 존재인걸까, 나 같은게 이런 미소녀와 어울릴리가 없겠지, 라고 생각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인식이었고 지금 눈 앞에 있는 미소녀는, 노아는 나를 정면에서 마주보고 좋아한다고 말해준 것이다. 이에 답하지 않으면, 뭐가 어른일까.
"노아, 너한테 반드시 해야할 말이 있어."
나는 노아의 손을 잡고, 분명하게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도, 너를 좋아해."
살짝 얼굴을 붉힌 노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만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틀림없이 여태까지 본 것중 최고라 할 수 있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기분 좋은 정적이 찾아왔다. 생각해보면 긴, 기나긴 여정이었다. 야한 거라는건 어떻게 판단되어야 하는가. 그 답을 나는 겨우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누가 먼저 움직이는 그런게 아니라 나와 노아의 얼굴은 알 수 없는 인력에 의해 서서히, 서서히 이끌리고 있었다.
서로의 이마가 천천히 닿았을 때, 우리들은 잠시 멈췄다. 그녀의 커다란 보라색 눈동자에는 그저 순수한 아름다움만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비치고 있는 내 눈동자에도, 탁한 부분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이윽고, 다시 두 사람이 동시에 천천히 머리를 움직여서 우리들은 처음으로 키스를 했다.
그것은 이제서야 야한 것 너머에 존재하는 진실에 도달한 나의, 아니, 우리들에 대한 포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눈을 감고 하는 키스는, 그녀와 맞닿아있는 입술의 감촉만이 분명하게 느껴져서 마치 세상에 그것말고는 없는 것 같은 덧없고 귀중한 것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아마도 그저 몇초 정도밖에 안됐을테지. 하지만 그 한순간의 입맞춤은 나와, 그리고 틀림없이 노아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만한 것이었다.
"노아."라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그 손을 잡고 일어섰다. "네."라고 대답한 그녀가 자연스럽게 나에게 몸을 맡긴다. 나는 그녀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오늘의 포상을 부탁해도 될까?"
"물론 괜찮아요. 하지만……."
노아는 싱글거리며 웃으며, 덧붙였다.
"야한 것은 말고, 이지만요."
"우선은 샤워를 하러 갈까."
"네, 같이요."
나와 노아는 서로의 손을 깍지끼면서 샤워실로 향했다. 그 뒤에는──적어도 서로에게 있어 야한 것은 하지 않았다, 라고만 말해두겠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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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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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이거 완전 생또라이 암컷년이었네
와
와 시발ㅋㅋㅋㅋㅋ
와...
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