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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선생「헤어지자」 히나「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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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글자수 15490

오타·오역 지적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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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버렸다.

갑작스럽고, 허무한 사랑의 끝.

농담이 아니라는 건, 선생님의 눈을 보고 이미 알고 있다.

「이제, 끝내자」

『……네』

나는……「소라사키 히나」는, 재미없다.

애교가 없다. 취미가 없다. 솔직하지 못하다.

가진 건…… 과도한 힘뿐.

함께 있으면 숨이 막히는 것이겠지.

생각해 보면, 언제나 선생님은 나를 신경 써 주었다.

일이 힘들 때, 곁에 있어 준 것은 선생님. 남의 시선을 신경 써서, 늦은 시간에 맞춰 준 것도 선생님. 울면서 고백한 나를, 다정하게 받아준 것도 선생님.

「보고 싶다」는 한 마디에 와 주고.

바빠도, 모모톡은 바로 답장해 주고.

일이 빈 시간에, 나와 함께해 주고.

너무 어리광 부리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그럼에도, 선생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고, 기뻐서……분명, 전부 민폐였을 것이다. 힘밖에 없으면서, 그때……나는 선생님을 지키지 못했다. 그 사실을 덮어두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선생님에게 어리광을 부리고……내 존재가, 그에게 얼마나 귀찮은 것이었는지, 이제 와서야 절감한다.

빨리, 사라져야지.

『그렇……네. 헤어져요, 우리』

선생님은 조금 놀란 듯한 얼굴을 했다.

분명, 전처럼 엉엉 울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싫다고.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나에게는, 그런 권리가 없다.

『그럼, 선생님……지금까지, 미안했어요』

「……히나? 그거, 어떠……」

나는 도망치듯 샬레를 떠났다. 선생님에게 미움받았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않도록. 좋아했던 이 장소를, 싫어하게 되지 않도록.

---

달렸다. 그저 한결같이, 어딘가를 향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달렸다. 발을 멈추면, 당장이라도 선생님에게 울며 매달릴 것 같다. 선생님의 자비에 기대버릴 것 같다. 어디라도 좋으니, 선생님과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달리고, 달리고, 달렸다.

선생님의 그림자가 보이는 샬레를 뛰쳐나와. 선생님과의 추억이 웃고 있는, 살기 힘들어져 버린 거리를 빠져나와.

달리고, 달리고, 달렸다.

흐르는 눈물을 깨달으면서, 가슴의 아픔을 무시하고. 즐거웠던 대화를 떠올리지 않도록, 바람을 앞질러서.

몇 시간이고 나는 계속 달렸다.

달이 뜨고 잠시 지나서, 나는 마침내 쓰러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는 해안선.

시간은 자정을 넘고 있었다.

모래사장에 엎드려, 무심하게 파도 소리를 듣는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그 리듬이 조금이나마 마음을 진정시켰다. 얼굴을 드니, 옅은 달빛이 잔잔한 파도 표면을 은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바다 너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펼쳐진 어둠과 그 속에 떠 있는 잔물결만이 내 눈에 비친다.

『선생님……』

중얼거린 말은 파도에 삼켜져 사라졌다. 목소리로 낼 수 있었던 것은, 내 마음속에서 울리는 허무함과 후회뿐.

선생님에게, 미움받았다. 미움받고 있었다.

그 사실이, 내 생각을 맴돈다.

한 번도 사람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보다, 사랑하고 잃은 사람이 낫다고 세상은 말한다. 그건 분명, 이 아픔을 극복한 사람이 한 말이겠지. 나는, 무리다. 선생님을 모르는 세상이 훨씬 낫다고 생각해 버린다.

이런 아픔, 알고 싶지 않았다고 울어버린다.

『……고맙다는 말도 못 했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조차 못 한 내가, 한심하고 분하다. 나는, 언제나 내 생각뿐.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는 것을 멈출 수 없다.

파도 소리는 내 흐느낌을 지우려는 듯, 변함없이 밀려왔다 밀려간다. 그 리듬에 몸을 맡기고, 과거의 기억이 머릿속을 맴돈다.

선생님의 미소.

다정한 목소리.

그리고, 따스함.

모든 것이 지금은 먼 꿈처럼 느껴진다.

휴대폰을 꺼내, 모모톡 화면을 열었다. 마지막 메시지는, 내가 보낸 「보고 싶어」. 그 아래에는, 이제 답장이 올 리 없는, 텅 빈 화면이 펼쳐져 있다.

『이제… 끝인 거야』

발밑에 느껴지는 모래의 감촉.

파도의 차가움.

바람의 고요함.

선생님을, 만날 수 없어.

모든 것이 현실이다. 그런 현실을 다시금 되새기니, 가슴속에 뻥 뚫린 구멍이 더욱 커지는 듯했다. 선생님과의 시간은, 나에게 보물이었다. 하지만, 그 보물은 이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

휴대폰을 닫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이 반짝이고, 달이 조용히 비추고 있다. 마치 내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듯한, 위로하는 듯한 빛이었다.

짜증 나, 그렇게 생각했다.

---

건조한 나날이 이어졌다.

서류. 진압. 서류. 진압.

뭔가를 하지 않으면 선생님이 떠올라서, 시간이 있으면 서류. 잠이 부족한 채로 서류와 씨름하는 나날은 그저 무의미하게 지나간다. 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추억들.

부드러운 커피 향기.

함께 나눈 웃음소리.

곁에서 함께 보낸 시간.

서류에 집중해도, 어딘가 머릿속 한구석에는 선생님이 있다. 임무 중에도 마찬가지다. 눈앞의 적을 격퇴하기 위해 힘을 쓸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선생님이 곁에 있어 주었던 그 날들. 목소리가, 미소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진다.

몇 번이고 눈물을 참았다.

몇 번이고 가슴의 통증을 억눌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날카로워져 갔다.

아코도 걱정했지만, 말할 기분이 아니었다.

말해버리면, 정말로 끝나버릴 것 같아서. 선생님이 없는 현실을, 인정해버릴 것 같아서.

돌아오지 않는 과거를 꿈꾸며, 나는 움직이지 못한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아무것도 나아가지 않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기력도 없이, 그저 과거에 얽매인 채 하루하루를 소비한다. 마음속으로,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것이 나의 일상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밤이 온다.

밤은, 싫다.

혼자 생각할 시간만 있고, 시간의 흐름이 느리다.

눈을 떠도 선생님은 없는데, 눈을 감으면 몇 번이고 선생님이 나타난다.

그날부터, 약 없이는 잠들 수 없다.

최근에는 꿈속에서조차 선생님과의 이별의 순간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이별을 고하고, 선생님은 떠나간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거나, 닿는 순간에 깨어버린다.

오늘 꿈은, 최악이었다.

오늘은, 만져도 깨지 않았다. 그런 일은 처음이었기에, 나는 선생님에게 매달려, 필사적으로 붙잡아 버렸다. 하지만 선생님은 돌아봐 주지 않고, 계속 등을 돌리고 있었다. 나는 계속 사과하고,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이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만해」

가슴이 조여드는 것처럼 괴로워지고, 호흡이 흐트러졌다. 피가 빠져나가고, 잡고 있던 손은 스르륵 떨어졌다.

그리고, 눈을 떴다.

땀을 심하게 흘리고 있었다.

온몸이 차가웠다.

진흙 같은 몸을 움직여, 옷을 갈아입는다.

시간은 오전 2시.

언제나와 같은 시간이다.

거울 앞에 서니, 그곳에는 지쳐버린 자신이 비치고 있었다. 눈 밑에는 깊은 다크서클이 생겼고, 피부는 푸석푸석하다. 나 자신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마른 웃음이 나온다.

「이런 건... 선생님께는 어울리지 않아」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고, 조금이라도 기분을 전환하려고 해본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무거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선생님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자신과, 그럼에도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 사이에서, 계속 흔들린다.

방의 정적이 한층 더, 고독감을 깊게 한다.

밤의 어둠이 마음에 짓누르는 듯한 감각을 견디며, 나는 책상으로 향했다. 오늘은 이제.... 잘 수 없어. 약을 써도 그런 꿈을 꾼다면, 서류 작업이 훨씬 낫다. 게다가, 계속 머리를 쓰면 조금은 통증을 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일을..... 이라고 생각하며, 근처에 있던 종이를 집어 들고, 훑어본다.

거기서 느껴지는, 위화감.

『에....?』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머리가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이상해져 버린 걸지도 모른다.

『어째서...... 어째서.....

글자가, 읽히지 않는 거야?』

글자가 읽히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쳐다봐도, 글자가 춤추듯 눈을 스치고, 문장이 이해 불가능할 정도로 난해해 보인다. 손가락으로 더듬어 읽어가도 중간에 글자가 뿔뿔이 흩어져, 형태를 잃는다.

초조함과 혼란이 가슴속을 휘젓고, 더욱더 식은땀이 배어 나온다. 이것은 그저 꿈인가, 아니면 현실인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손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어째서……?」

중얼거려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깊어지는 정적이 마음을 무겁게 할 뿐이다. 호흡이 얕아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듯이 맥박친다. 몇 번이고 눈을 비벼보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무심코 서류를 손에서 떨어뜨리고,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왜..... 왜 읽을 수가 없는 거야..... 읽을 수 없으면 일을......」

일을 할 수 없어. 게헨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어쩌지. 지명수배범 진압은 나 혼자 한다고 쳐도, 사무 작업은..... 풍기위원회 총출동이면 어떻게든 될까? 하지만 언젠가 한계가 올 거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다른 기관에 의지해야겠지만..... 다른 학원에 맡기면, 학원 간의 균형이 무너질지도 모르고.

좀 더 중립적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기관에.......

「아」

피가 멈춘 것처럼 머리가 공중에 뜬다.

주위의 색이 검붉게 변색되어 간다.

시야의 윤곽이 떠오르고, 반짝이며 꿈틀거리고, 흐려진다. 방은 어두울 텐데, 눈이 어질어질하다.

나는 지금, 선생님에게 기대려 했다.

질리지도 않고, 선택지 중 하나처럼, 당연하게 의지하려 해 버렸다.

『정말, 최악......』

자신에게 진심으로 싫증이 난다.

이런 여자, 차이는 게 당연하다.

애총을 손에 들고, 밖으로 나간다.

게헨나에서도 밤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은 적다.

대규모 사건은 대부분 낮에 처리하기 때문에, 밤에는 사소한 문제밖에 없다. 학생들 간의 싸움이라든가, 건물 앞에서 서성거린다든가.... 그런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문제다.

언젠가 큰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선생님의 손을 번거롭게 할지도 모른다.

선생님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

.....절대로 안 돼.

더 이상, 나는 선생님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되어버리면... 더욱 미움받을 거야.

『......싫어』

나의 가치는, 이것밖에 없다.

이것으로밖에, 나는 나에게 가치를 찾을 수 없다.

선생님 신세는..... 절대로 지지 않아.

---

쏘고, 잡고, 감옥에 처넣는다.

밤낮 가리지 않고 순찰을 계속하고,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전부 해결한다. 식사는 영양제로, 수분은 몇 시간에 한 번.

그런 생활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게헨나의 치안은 엄청나게 좋아졌다.

끊임없이 들려오던 총성은 뚝 그쳤고, 계속 늘어나던 테러리스트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

밤중에 돌아다녀도 안전해졌고, 내가 분신술을 쓴다는 소문까지 돌기 시작해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도 하루에 몇 건 정도로 줄었다.

피로가 몸을 좀먹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멈춰 설 수는 없었다. 무거운 머리와 나른한 몸을 질질 끌며 교복을 입는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하루하루 수척해지는 것이 보인다.

『아직, 괜찮아』

그렇게 되뇌이며 아침 순찰을 시작한다. 길가에 주저앉은 불량 학생들을 발견하면, 매서운 눈으로 쏘아보며 위압한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흩어진다. 내 모습을 보기만 해도 도망치는 자도 늘어났다.

하지만 몸의 무거움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심장 고동이 불규칙하게 느껴진다. 시야가 하얗게 변하기도 했다. 밤이 되면 눈이 침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선생님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그 일념으로 무리를 계속한다. 눈앞에 나타나는 문제를 차례차례 해결하고. 게헨나의 치안을 지키는 것만을 생각하며.

어느 날 밤, 순찰을 마친 후 지친 몸으로 방으로 돌아왔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넘어 있었다. 평소라면 이 시간에도 순찰을 계속하지만, 오늘은 도저히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억지로 눈을 뜨고 책상으로 향한다. 서류를 훑어보려 하지만, 역시 글자가 춤추는 것처럼 보인다. 몇 번이고 눈을 깜빡이고 얼굴을 손으로 문질러봐도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머리가 멍하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짜증이 난다.

『……조금만, 쉬자』

효과가 없어진 약을 정량보다 많이 삼키고 침대에 축 늘어져 누웠다. 눈을 감으니 곧 의식이 멀어져 갔다. 꿈속에서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라진다. 다정한 미소와 함께, 그 이별의 순간이 몇 번이고 반복된다.

『선생님! 기다려……!』

꿈속에서 외치고 있는데도 목소리는 닿지 않는다. 선생님의 등이 멀어지고, 나는 그 자리에 남겨진다.

무력감에 시달리며 울면서 깨어난다.

늘 있는 일이다.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가야 해』

구겨진 교복을 걸치고 밖으로 나간다.

시간은, 새벽 1시 30분.

『……보고는 이상. 아코, 보고서 정리해 둬』

「고생 많으셨어요, 히나 위원장님……」

아코는 언짢은 얼굴로 대답했다. 최근에는 사무적인 일만 부탁해서 피로가 쌓였는지도 모른다.

『아코, 피곤하면 쉬어. 서류 인계는 이오리나 치나츠가……』

「그렇지 않아요!」

아코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나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코는 그대로 말을 이었다.

「히나 위원장님은, 요즘 너무 무리하고 계세요!!!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싸우시고! 순찰만 하시고 전혀 주무시지도 않고…… 조금은 쉬세요!!!」

다크서클이 생긴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는 아코에게 나는 동요했다. 아코는 「히나 위원장님이 안 주무시면, 저도 안 자요!」라고 기세등등하게 말한 뒤로, 계속 내가 진압한 사건의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고 있었다. 그 일에 대해 불평이라도 할까 생각했지만…… 설마 걱정이라니…….

내가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고 있자, 아코는 한 걸음 더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히나 위원장님, 부탁이에요. 이대로 가다간, 위원장님 자신이 망가져 버릴 거예요. 저희 모두, 히나 위원장님을 걱정하고 있어요!」

그 말에 가슴이 조여드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아코의 진지한 눈빛에 나는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쉴 수 없어』

아코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의 슬픈 표정이 시야에 남았다.

『……보고서, 맡겼으니까』

그렇게 말을 남기고 나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

그 후로도 나는 계속 움직였다. 게헨나에 있던 문제는 모두 뿌리 뽑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쉬게 되면, 이때다 싶어 나쁜 짓을 하는 게 게헨나다.

원인을 뿌리 뽑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내가 쉴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한계는 금방 찾아와 버렸다. 어느 날 밤 순찰 중, 갑자기 시야가 일그러졌다. 눈앞의 풍경이 흐릿해지고 색이 뒤섞였다. 두통이 심해지고 관자놀이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이마에 손을 대고 심호흡을 시도하지만, 통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아직…』

마음속으로 자신을 다잡으려 하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무릎이 풀려 땅에 쓰러질 뻔한다. 손을 짚고 어떻게든 버티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시야가 한층 더 어두워지고, 주위의 소리가 멀어져 간다.

『안 돼…』

심장 박동이 귀에 울리고, 온몸에 식은땀이 맺힌다. 호흡이 얕아지고, 산소가 부족한 듯한 느낌에 빠진다. 의식이 희미해지고, 눈앞이 완전히 어둠에 휩싸였다.

『…아직 안 끝났…는데…….』

그 순간, 온몸의 힘이 빠지고 의식이 멀어져 갔다. 몸이 땅에 쓰러지는 감촉만이 마지막으로 남았다.

눈을 뜨니, 내 방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익숙한 천장과 새파랗게 질린 아코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히나 위원장님!!!」

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목소리에는 떨림이 느껴졌다.

「제가 누군지 아시겠어요!? 아마우 아코입니다! 본인 성함이나, 학교는 기억나세요!?」

『괜, 괜찮아. 아코. 잘 기억하고 있어…….』

그녀의 기세에 압도되어, 조금 주춤한다.

내 말을 들은 아코는, 온몸의 힘이 빠진 듯 주저앉았다.

「.....다행이에요…. 저…. 이렇게 돼서, 정말 죄송해요… 제가 좀 더 빨리 알아챘더라면…」

내 손을 꼭 쥔 채, 독백을 이어가는 그녀는 무척 작아 보였다. 내 머리는 아직 멍했지만, 아코의 초조함과 걱정은 확실히 전해져 왔다. 그녀 손의 온기가 순간 나를 현실로 되돌려 놓았다.

『아코, 미안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두통과 메스꺼움이 나를 괴롭히고, 다시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쉬세요. 부탁이니까...이제...더는....」

그녀는 힘없이, 신에게 기도하듯 간청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해했다.

이 아이에게, 폐를 끼치고 말았다는 것을.

『....알았어. 당분간, 안정하고 있을게....』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매우 기뻐했다.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받고, 사과를 받았다.

사과해야 할 쪽은, 나인데.

아무래도 쓰러진 나를 세나가 발견해서 간호해 주었지만, 구급의학부 침대는 내가 다치게 한 불량배들로 가득 차 있어서, 내 방으로 옮기게 된 것 같다. 내가 쓰러진 것을 알려서는 안 되었기에, 세나에게는 감사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잠시 이야기한 후, 아코가 힘차게 일어섰다.

「그럼! 업무 쪽은 제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절대로! 절~~~대로 안정하고 계세요!?」

『아, 알았어...』

「약속이에요! 그럼, 푹 쉬세요!!」

그녀는 힘차게 걸으며, 「다시 돌아올게요!」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갔다. 피곤할 텐데도, 그녀는 그것을 조금도 티 내지 않았다.

・・・다짐하지 않아도, 이제 움직일 마음이 들지 않는다. 활짝 웃는 그녀와 달리, 내 마음은 시커멓게 칠해져 있었다.

조용해진 방에서 홀로 절망한다. 세상이 흑백으로 보인다. 숨을 쉬어도 공기가 부족한 것 같아, 다시 숨을 들이쉬고 과호흡 상태임을 깨닫는다.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끝없는 자책을 나는 반복하고 있었다.

왜 실패했지?

무엇을 피해야 했을까?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원인은?

몸은 언제쯤 나을까?

내가 없는 동안 치안 유지는 누가?

시야가 좁아져 간다.

어둠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어둠은, 나를 보고 있지 않다.

그게 안 좋아.

이것 때문이다.

누가 나쁜가.

무엇이 부족한가.

무한히 반복되는 반성회.

아무리 이유를 대도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 자신이 어떤 감정에 속해 있는지도 모르고, 지칠 대로 지친 머리로 아무리 짜내도 나오는 대답은 「실패」 두 글자.

나는 「실패」했다.

나의 가치는, 모두 사라졌다.

단지, 그것뿐.

『이제.... 됐어.』

죽어버리자.

분명 아무도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대신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애총을 관자놀이에 힘껏 갖다 댄다. 내 몸은 튼튼하지만, 여러 발 쏘면 분명 죽을 수 있을 것이다.

『.........』

잘 있어, 선생…….

뚜르르르, 뚜르르르.

『.....?』

손가락에 힘을 주려던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시계를 확인한다. 새벽 4시를 조금 넘긴 시간. 이런 시간에 전화벨이 울리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시끄러워.

죽을 때만큼은 조용히 죽고 싶은데.

『...........』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길어.....』

벨이 그치고 나서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데, 너무 길다. 멈출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누구? 아코….는 아니겠지. 그 아이는 아무리 곤란해도 어떻게든 하려고 할 테니까.

그럼, 세나? 내 건강 상태 확인인가…. 이제 건강 상태 따위 아무래도 좋은데. 귀찮아…. 그래도, 뭐…. 마지막으로 대화 정도는 해도 괜찮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내팽개쳐진 스마트폰에 손을 뻗는다.

거기서, 눈을 의심한다.

쓰러졌을 때 머리라도 부딪친 걸까. 아니면 고작 두 글자도 읽을 수 없게 된 걸까.

아니, 그렇다. 틀림없이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선생님?』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올 리가 없다.

---

그날부터 나는 죽은 듯이 살고 있다.

매일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같은 걸음걸이로 걷고 싶었다.

그것을 선생님이 알아주셨으면 했다.

엇갈리는 사람들 속에서 선생님을 찾고 있었다.

빌린 것은 아직 돌려주지 못한 채 넣어두었고, 받은 옷도 버리지 못한 채, 말버릇이 옮은 채 빠져나가지 않고…….

이런 약한 나를 봐주셨으면 했다.

사랑해주셨으면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있어서는 안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보답은 아무 말 없이 선생님 앞에서 사라지는 것. 그렇게 생각했는데…… 선생님에게서 전화라니…….

내 몸은 자연스럽게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런 시간에 미안해. 지금 괜찮아?」

익숙한 목소리에 순간 숨을 삼켰다. 눈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넘쳤다.

꿈이 아니다. 환상이 아니다.

선생님의 목소리, 그립고 따뜻한 목소리다.

『서, 선생님……』

「오랜만이네, 히나. 지금 좀 괜찮아?」

『에……아, 괜찮긴 한데…… 근데, 어, 어째서 선생님이……』

『……미안해. 아무래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지금 집에 있지? 지금부터 갈 테니까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

「지, 지금부터!? 왜, 갑자기……?」

기쁜 마음과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초조함이 방금 전까지의 우울함을 날려버렸다. 동시에 믿을 수 없다는 생각과 어째서 이런 타이밍에 하는 의문이 마음속에 소용돌이쳤다. 선생님이 여기로 온다. 그렇게 말해주셨다. 하지만 어째서? 어떤 이유로?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했다.

「……미안! 어쨌든 거기 있어. 금방 갈 테니까!」

선생님은 그렇게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를 귀에서 떼고 망연자실한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이것은 현실인가, 아니면 꿈속인가. 눈앞의 현실이 흐물흐물 일그러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방금 전까지 조용했던 방은 내 심장 박동으로 시끄러워졌다.

선생님이 온다.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정말로? 왜 하필 지금 이 타이밍에?

머릿속에서 의문이 소용돌이친다. 하지만 여기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혼란스러운 생각 속에서 유일한 지침이 되는 말을 의지하며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샤워 정도는 할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음속으로 선생님이 정말로 와주신다는 기쁨이 솟아오르면서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스러움이 컸다. 선생님을 만난다는 괴로움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이 압도하여 지워져 있었다.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말을 되뇌며 며칠 만에 샤워기의 따뜻한 물을 맞았다. 따스함이 조금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도……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선생님이 정말로 눈앞에 나타날까 하는 두려움이 잔류해 있다.

샤워를 마치고 몸단장을 하면서 나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만약 선생님이 정말로 와주신다면,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까. 그리고 만약 이것이 그저 꿈이라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몇 분이 영원처럼 느껴진다. 밖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발소리나 차 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기대와 불안이 뒤섞이는 가운데 마침내 현관 초인종이 울렸다.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연다.

그곳에는 분명히 선생님이 서 계셨다. 변함없는 다정한 눈빛과 그 그리운 미소가 그곳에 있었다.

「히나, 괜찮아?」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물에 빠진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선생님에게 매달렸다.

선생님의 체온은 그때와 같았다.

---

헤어지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헤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히나는 귀엽고, 강하고, 일도 잘하고, 책임감도 강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과분한 학생이었다. 「초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비해 나는…… 일도 느리고, 약하고, 여리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히나는 특별하고, 나는 평범하고.

사귀고는 있지만, 언제나 부채감을 느꼈다. 바쁠 그녀에게 일을 도와달라고 하기도 했다. 일이 밀려 데이트할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소원해지지 않도록, 언제나 히나가 먼저 연락해 주었다.

그녀에게 받은 것에 비해 내가 돌려줄 수 있는 것은 아주 적은데,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나 같은 사람에게 쓰게 만들었다. 그게 너무나 미안했다.

그래서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나라는 존재를 잊어주길 바랐다.

내가 받기만 하는 이 관계를 끝내고 싶었다.

붙잡으면 어떡하지, 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히나는 제대로 이야기하면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헤어지자고 했을 때, 히나는 순순히 이해해 주었다. 분명 그녀도 나에게 질려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히나는 헤어질 때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원망이라면 몰라도, 사과를 받을 이유는 없고, 오히려 내가 사과해야 할 입장이다.

왜 그러냐고 물으려 하자, 히나는 달려가 버렸다. 순간적으로 붙잡았지만, 그녀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샬레에 나 혼자 남았다.

히나가 없어진 샬레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고, 쓸데없이 넓게 느껴졌다.

며칠이 지나고, 나는 더욱더 그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별은, 옳은 선택이었을까.

그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히나가 없는 일상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녀의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새삼 통감했다. 하지만 연락할 수는 없었다. 헤어지자고 한 주제에 먼저 만나자고 하는 건 너무 제멋대로고, 이제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걸로 됐다.

분명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내 생각을 갈기갈기 찢어 놓은 것은 한 통의 전화였다.

「여보세요, 이 시간에 웬일이야?」

[안녕하세요, 선생님. 비상사태로 인해 긴급히 연락드렸습니다. 시간 괜찮으신가요?]

「괜찮아. 이야기해 봐.」

전화를 건 상대는 응급의학부 부장, 히무로 세나. 평소에 전화할 사이는 아니라서 조금 놀랐다.

비상사태라니 대체 무슨……

[히나 씨가 쓰러졌습니다.]

「……응?」

[원인은 과도한 피로입니다. 그녀는 2주 정도 잠도 안 자고 쉬지 않고 일했으니, 그게 원인이겠죠. 순찰 중이던 제가 게헨나 근처에서 발견했습니다.]

정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빠져나간다.

세나는 이런 농담을 할 학생이 아니다. 의료에 관해서는 직설적으로 말해서 오해하지 않도록 해 준다.

따라서 그녀가 지금 하는 말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농담이라고,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다.

「히나는 지금 어디에 있어?」

[그녀의 자택으로 옮겼습니다. 아코 행정관에게도 연락했으니, 지금은 괜찮을 겁니다.]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리고 제가 선생님께 전화한 이유는……]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숨이 막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무거움을 피부로 느꼈다.

[그녀는, 홀린 듯이 당신을 불렀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하고…… 뭔가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내…… 이름을?」

왜? 라는 의문이 떠올랐다가 금방 해소된다.

……그날이다.

그날 나는 히나를 상처 입혔던 것이다.

[……그녀를 만나 주세요. 이건 응급의학부 부장으로서가 아니라, 제 개인적인 부탁입니다.]

「……알았어. 세나, 알려줘서 고마워.」

[히나 위원장님을, 부탁드립니다. 그럼.]

뚝 하고 전화가 끊겼다.

통화 전에 하던 일이 화면에 나타난다.

그녀를 잊으려고 했던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사과해야겠네……」

모모톡을 열어 그녀를 찾는다.

맨 위에 있던 그것은 어느새 저 아래로 묻혀 있었다.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녀의 아이콘은 무척이나 그리웠다.

화면을 탭하자, 전자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말은, 히나가 보낸 「보고 싶어」.

덧없음과, 화상 같은 아픔을 느꼈다.

전화를 건다.

떳떳하지 못한 마음에 손이 떨렸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연결되기까지의 시간조차 사랑스러웠는데, 지금은 어쩐지 답답하다.

사과하고 싶다.

목소리를 듣고 싶다.

히나를, 만나고 싶다.

『……여보세요?』

나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심장이 멎는 듯했다.

반짝이는 아픔. 억누를 수 없는 후회.

이제 변명은 하지 않는다.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다.

솔직하게 전하자.

학생을 울리는 선생 따위, 이 세상에 필요 없으니까.

「여보세요? 이런 시간에 미안해, 지금 괜찮아?」

---

나는 지금 아기처럼 쓰다듬받으면서, 선생님에게 다정하게 안겨 있다. 선생님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기적인데, 이런 것까지 받다니…… 꿈만 같다. 죽어도 좋을 정도다.

……따뜻하다.

「……진정됐어? 갑자기 찾아와서 놀랐지…… 미안해.」

『으, 응…… 깜짝…… 놀랐어…….』

……그렇다. 선생님은 나에게 볼일이 있어서 온 거지…… 이런 걸 하려고 온 게 아니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안 돼.

위축된 마음을 다잡고 선생님에게서 떨어진다.

괜찮아…… 괜찮아. 나는, 이제, 그녀가 아니야.

『그래서, 그래서 무슨 일이야? 일이든 뭐든…… 도, 도울 테니까…….』

「아…… 오늘은 말이지…… 그러니까…….」

선생님은 알기 쉽게 말을 얼버무렸다.

그리고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나의 해답.

……아아, 이별을 고하러 온 거구나.

그때, 나는 도망쳐 버렸으니까…… 제대로 끝내러 온 거야. 싫어한다고. 이제, 좋아하지 않는다고. 선생님의 입에서, 확실하게 말할 생각인 거야.

……고맙다.

이걸로, 마음 편히 죽을 수 있어.

마지막에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니, 나는 엄청난 행복을……

「……히나에게 사과하고 싶어서 여기에 왔어.」

『…………에?』

사과…… 사과…… 사과한다고?

……어째서? 보통, 반대잖아?

「미안해…… 히나.」

선생님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내 손을 양손으로 감쌌다.

다정하고, 따뜻하고, 조금 힘이 들어가 있었다.

동요해서 말이 막혔다.

『에…… 에? 선생님……?』

「나, 계속 히나에게 어리광부렸어. 곤란하면 바로 연락하고…… 전투에서도 계속 지켜주고…… 언제나, 도움을 받았어.」

선생님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 어느 것도 나에 대한 감사를 담고 있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뇌가 쇼트될 것 같다.

「……그래서, 깨달았어.」

선생님은 슬쩍 손을 놓았다.

갑자기 쓸쓸해졌다.

「내가, 히나의 부담이 되고 있다는 걸…….」

선생님은 자책하듯 그렇게 말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외쳤다.

『아니야!!!!!』

선생님이 주춤거린다.

그런 건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아니야! 아니라고! 내가…… 전부, 내 탓이야!』

『어리광부리고! 달라붙고! 제멋대로 굴고! 부담스러운 건 나잖아!?』

선생님은 놀란 표정을 한 채, 내 말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나는 내 마음을 정리하려고 필사적이었다.

『선생님이 얼마나 바쁜지, 얼마나 피곤한지 알고 있으면서도!!! 내 생각만 하고! 선생님에게 폐를 끼치고!』

『전부…… 내가 나쁜 거야……. 내가 내 생각밖에 안 했으니까…….』

왜 나는 이렇게 슬퍼하고 있는 걸까.

왜 나는 이렇게 화가 나 있는 걸까.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아까 다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싫어…….』

건전지가 다 된 장난감처럼,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선생님은…… 다정하게, 나를 끌어안았다.

「진정해…… 히나…… 괜찮아.」

그 순간, 내 리미터는 풀려 버렸다.

『아…… 아아아…… 싫어! 싫어!! 선생님이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 열심히 고백했단 말이야! 선생님이랑 같이 있고 싶어! 울지 않고 헤어졌어! 연락 안 하려고 참았어! 그런데!! 왜 나만! 열심히 했는데! 이제…… 아아아아아아아!』

있는 힘껏 발버둥치고, 소리쳤다.

선생님은 그런 내 등을 쓰다듬으며, 계속해서 달래주었다. 선생님의 손은 계속 따뜻하고, 차분했다.

……저질러 버렸다. 보여주고 말았다.

제멋대로고, 기분 나쁘고, 꼴사납고, 귀찮은 나를.

……아아, 적어도 편한 여자로 있고 싶었는데.

이제, 선생님은 만나러 오지 않겠지. 이렇게 미련만 가득하고 말도 못 하는 여자랑 만나고 싶을 리가 없다.

지금도, 어쩔 수 없이 있어 주는 것뿐이다.

선생님은, 다정하다.

그리고, 나는 거기에 너무 기대고 있다.

……한심하다…… 죽고 싶다.

그런 생각을…… 선생님은 부드럽게 녹였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 주었던 거구나…….」

신과 같은, 자애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나는 그만…… 내가 폐가 된다고…….」

『아, 아니야! 폐 같은 거…… 아…….』

순간적으로 말을 가로막아 버렸다. 사과하려고 하자, 선생님은 생긋 웃었다.

「후훗…… 그렇네, 고마워.」

기쁜 듯, 부끄러운 듯, 괴로운 듯…… 그런 표정을 짓는 선생님에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실은 말이지…… 나도, 사실은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

그 말에,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어딘가 떨리고 있었다.

『에……?』

「히나가 곁에 있으면, 내가 약해지는 것 같아서…… 하지만, 그래서 더욱…… 나에게는 히나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

선생님의 손이, 내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 따스함에, 마음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손가락 끝이 마치 깃털처럼 가볍지만, 확실한 온기를 전해준다.

「미안해, 히나. 나와…… 다시 한번, 사귀어 주세요.」

말문이 막히고, 목소리가 떨린다. 그래도, 마음 깊은 곳에서 짜내듯 말을 이어간다.

『……나도…… 선생님이랑 같이 있는 게 좋아…….』

「……고마워, 히나…… 정말 좋아해.」

그 순간, 모든 벽이 무너졌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말이 나오지 않는다. 선생님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그저 계속 울었다. 선생님의 손이, 내 등을 천천히 위아래로 쓰다듬는다. 그 동작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담겨 있는지, 지금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 나, 나도, 정말, 좋아! 정말 좋아해요!』

얼굴은 엉망진창이고, 애교 없는 필사적인 말.

선생님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받아주었다.

그 미소는, 어떤 말보다 따뜻했고, 내 마음을 치유해 주었다. 손바닥이 내 뺨을 감싸고, 엄지손가락으로 눈물을 살짝 닦아준다. 그 움직임은, 마치 귀중한 보물을 다루듯 정중했다.

「앞으로도…… 함께 있자.」

눈물을 닦고, 선생님은 나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모든 불안이 사라지고, 새로운 희망이 마음에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은 내 손을 잡고, 손가락을 얽었다. 그 잡는 방식은 부드러웠지만, 결코 놓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전해져 왔다.

「……사랑해, 히나.」

그 말은, 마치 약속처럼 울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맞잡는다.

『나도…… 선생님…… 계속, 사랑해.』

선생님은 다시 미소짓고,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 손의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내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두 사람 사이에 감도는, 달콤하고, 온화한 분위기.

이건 이제, 그런 분위기다.

『있지…… 선생님.』

「응? 왜 그래, 히…….」

선생님의 말을, 나는 조용히 끊었다.

겹쳐지는, 두 사람의 입술.

강제적인, 몇 초간의 무음.

혼날지도 모른다. 선생님은, 졸업하고 나서라고 말했으니까. 뭐,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입장이고, 이해는 했지만…… 하고 싶어졌으니, 어쩔 수 없잖아? 절호의 타이밍이었고, 계속 외로웠고…….

그런 변명을 생각하고 있는데, 선생님은 튕겨나가듯 나에게서 떨어졌다.

「히, 히나!? 엣……! 지금, 나…… 에에!?」

확실히 동요해서, 눈을 깜빡이는 선생님에게 웃음이 터진다. 선생님은 얼굴이 새빨갛고, 입은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이런 건, 내가 먼저 하고 싶었는데…….」

『후훗……! 미안해, 선생님?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조금 아쉬워하는 선생님이, 조금 귀여워서. 화내지 않는 선생님에게 조금 안심했다.

후, 하고 작은 심호흡을 하고, 선생님이 말했다.

「나도, 괜찮을까?」

『에, 네에……! 물론, 괜찮아요……?』

정말 기뻐서, 조금 예상 밖이라.

들뜬 목소리로 대답해 버려서, 좀 더 쿨하게 대답하고 싶었는데, 하고 생각해 버린다.

턱이 들어올려지고, 무방비해진 내 입술에, 선생님이 다가온다. 점점 거리가 좁혀지고, 두 사람의 틈은 영이 된다.

새콤달콤하다고는 할 수 없는, 커피 맛.

우리에게는, 딱 좋다고 생각했다.

---

히나 소설은 대체로 흐림 요소밖에 없는 건 왜지? 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니까 엄청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나, 히나, 좋아.

--------

역시 순애가 최고야

다음에 번역할 소설 추천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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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5.15번역

소설핫산) 선생「헤어지자」 히나「엣」

#소라사키 히나#선생#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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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leooon0907작가
게시물 23개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5.15 12:09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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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나
ㅇDC
ㅇㅇ125.05.15

오 맛있노

ㅇDC
ㅇㅇ225.05.15

달달하다

ㅇDC
ㅇㅇ25.05.15

죽음으로 맛있는데?

ㅇDC
ㅇㅇ325.05.15
디시콘
ㅇDC
ㅇㅇ425.05.15

이빨 다썩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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