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치히로
원본 by レ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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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로서.
나는 “속는 쪽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악의를 가지고 남을 속이려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악행이며, 속는 쪽은 피해자일 뿐.
더구나 가해자가 적반하장으로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어떤 핑계로든 윤리적으로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직한 사람이 손해를 본다.
그런 세상은 인정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거짓말이지.”
단말기 화면에 떠 있는 ‘컴퓨터 고장 났음’이라는 문구.
그것은 외근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거워진 다리를 한 단계 더 가라앉히는 파괴력이 있었다.
이번 달에 벌써 일곱 번째.
호출되는 이유로서는 타율 10할.
꿈이었으면 좋겠다.
아니 매번 현실이지만.
“.........하아~~~.”
폐 속의 산소를 전부 토해내는 듯한 깊고 깊은 한숨.
눈에 띄어 통행인들에게 시선을 받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무엇보다 자동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고장 났음’이라는 한마디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화가 난다.
“........가자.”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
스스로를 분발시키는 의식 같은 것.
피로로 뭉친 종아리에게는 미안하지만 멈출 수는 없다.
선생님의 업무가 지연됨으로써 발생하는 영향은 정말 엄청나기 때문이다.
길을 가는 도중, 빌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땀에 젖은 피부를 식힌다.
그 한순간의 시원함이 나에게 안정을 되찾게 했고, 그만큼 가슴속에 희미한 통증이 침전했다.
보안은 번번이 강화하고 있다.
이 빈도로 고장 내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다.
역으로 어떻게 해야 여기까지 구멍을 낼 수 있는 걸까.
재능? 아니 그런 재능 필요 없다.
사고가 날카로워지기 전에 샬레의 자동문이 시야에 들어왔다.
학생증을 대고, 완전히 익숙해져 버린 엘리베이터에 탄다.
각오와 체념이 정확히 반반씩 섞였다.
이번에는 무엇을 밟았을지 예상하며 문에 손을 대고, 문이 열린 순간────
“치히로오옷!!! 살려줘어어엇!!”
언제나의 두통의 원인 같은 목소리가 날아왔다.
선생님은 책상 앞에서 허둥지둥 양손을 휘두르며, 불붙은 새 같은 움직임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표현한다.
‘살려줘’ 뒤에 이어지는 것은 화재 수준의 피해일까, 정신적 피해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하아....... 이번엔 또 뭔데?”
다가가자, 선생님은 어느 정도 자각이 있는 사람의 얼굴로 풀이 죽어 고개를 숙였다.
디스플레이가 깜빡이고, 가끔 광고가 전체 화면에서 미친 듯이 춤추고 있다.
블루스크린이 아닌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이미 선생님의 난감함에 중독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치, 치히로.....! 저기, 큰일 났어..... 갑자기 컴퓨터가 고장 나서....!!”
“.......동영상 광고, 밟았네.”
“아냐─앗, 아니진 않지만!! 저기, 하지만, ‘당첨되었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단 말이야.......!”
“하아........ 커피나 타 놔. 무설탕으로.”
어조가 차가워진 것은 성격 때문이 아니다.
이미 몇 번째인지도 모를 이 상황에 감정이라는 것이 닳아 없어지고 있을 뿐이다.
선생님은 “응!” 하고 기쁜 듯 대답하며, 타박타박 탕비실 쪽으로 달려간다.
절망적으로 위기감이 부족하지만, 이 정로도 순진하지 않으면 애초에 여기까지 고장 낼 수도 없을 것이다.
의자에 몸을 파묻고, 단말기를 손에 든다.
화면은 전자의 지옥도지만 지금까지의 기준으로 보면 아직 경상이다.
참고로 가장 최악이었던 것은 선생님이 스스로 고치려 했던 첫 번째였다.
“네 네, 프로세스 32개가 동시 기동..... 의미를 모르겠네.....”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단말기에서 비명처럼 알람이 울린다.
화면 속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작업은 박힌 가시를 빼내는 것처럼 조용하고 끈기를 요하는 작업이다.
동시에, 선생님의 무방비함이 얼마나 누적되었는지 실감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LuckyPush 정지. DailySpin 정지. HappyWin..... 성가시네. 네, 정지.”
하나하나 보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오는 이름들이다.
진심으로 행복을 바란다면, 우선 Uninstall라는 선택지를 배웠으면 좋겠다.
적어도, 이 단말기가 행복으로 향하는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시스템 수준의 설정을 덮어쓰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apk의 흔적을 폴더에서 직접 삭제한다.
마지막으로 안전 모드에서 재부팅.
화면이 스르륵 어두워지며 단말기가 숨을 죽인다.
“치히로오~! 커피 다 됐어~!”
쿵쾅거리며 달려 돌아오는 발소리.
그 소리의 탄력이 신뢰로 가득 차 있고, 묘하게 기뻐 보이는 것이 화를 돋운다.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은 손에 종이컵 두 개를 안고 아이처럼 활짝 핀 꽃 같은 얼굴로 서 있었다.
“금방 만들었어~! 설탕 필요해? 우유 필요해? 근
데 고쳐진 거야? 화면이 어두운데?”
질문이 많다.
그리고 초점이 맞지 않는다.
아마 혼란스러울 때와 텐션이 올라갔을 때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다.
“재부팅 중. 아마 고장 안 났어.”
“정말!? 치히로 대단해~~!!”
선생님은 진심으로 안심한 듯 가슴에 손을 대고 웃었다.
그것이 짜증 날 만큼 곧고, 아름답고, 아무런 의심이나 흐림이 없는 미소였기에──
일단 정좌를 시킨다.
선생님은 시무룩해하면서도 정좌한 채 양손을 무릎에 모으고, 혼난 아이처럼 얌전해졌다.
“이번에 뭘 눌렀는지 기억해?”
“.......음.”
선생님은 겁먹은 듯 손가락을 접으며 기억해내려 한다.
시선이 자연스레 냉정해지는 높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대화가 되지 않는다.
“당첨된 사람은 여기라고 쓰여 있어서......”
“응.”
“그래서, 누르고..... 그 다음, 지금만 무료라고 쓰여 있었고.....”
“그것도 눌렀다, 이 말이지.”
“눌렀......을까......?”
‘을까’가 아니다. 확정이다.
하지만 여기서 너무 강하게 말하면, 선생님이 진심으로 시무룩해져서 이틀 정도 회복을 못 한다.
묘하게 섬세해서 다루기 난감하다.
“선생님.”
“네......”
“당첨도 무료도, 전부 거짓말이야.”
“.....에, 전부....?”
“전부.”
“.......에에에엥~~~~~!?!?!?!”
샬레 전체에 울려 퍼질 듯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이것이 몰래카메라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 어른이 되어서도 이토록 순진한 걸까.
“조용히 해. 화 안 났으니까. 아직.”
“지금 아직이라고 했어......!”
“그래.”
선생님은 정좌한 채로 어깨를 움츠린다.
이 상태로 몇 분 후에는 싹 리셋이 될 테니, 질이 나쁘다.
“말했지? 일주일 전에도. 당첨과 무료는 누르면 안 된다고.”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한 것 같다가 아니라, 했어. 단언할게.”
선생님은 양 무릎에 손을 모으고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인다.
정말 강아지 같은 자세로, 이대로 귀와 꼬리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
“이번에 이것만으로 끝났으니 다행이지만, 운이 나빴다면 단말기째 죽었을 수도 있어.”
“단말기째.....?”
“다시는 전원이 켜지지 않는 거.”
“히이.......익.”
뭐가 히익이냐. 몇 번이나 같은 짓을 할 주제에.
다음 주에는 분명 또 나를 부를 거면서.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켠다.
본격적인 질책으로 사고가 넘어가지 않도록 쿨다운.
마시고 있는 것은 뜨거운 커피지만 달다.
무설탕이라고 했을 텐데, 어찌 된 일인지 달다.
“하아...... 다음에는 정말 안 고칠 거야. 적어도 다음 달까지는 버텨줘.”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머그컵의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소리를 지르는 것보다 이런 조용한 압박이 선생님에게는 효과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은 정좌한 채로 눈을 치켜뜨며 이쪽을 바라본다.
“치히로오...노력할게...그러니까...”
귀엽다―가 아니라.
망설이면 안 된다.
응석을 받아주면 끝이 없다.
“이번 달 안에 고장 내면, 정말로 방치할 거야.
로그도 안 보고, 복구도 안 돕고, ‘또 고장 냈구나’로 끝낼 거야.”
“그, 그건…… 그럼 죽어요…… 저, 정말로 죽는단 말이에요....!!”
“죽진 않아요. 데이터가 죽을 뿐.”
“그게 죽는다는 거잖아아아아~~!!”
어깨를 늘어뜨리고 깊은 한숨을 쉰다.
정말이지 이 사람은 구제 불능이다.
이 대화도, 분명 또 하게 될 것이다.
나는 결국 매몰차게 뿌리치지 못하고, 체념과 어이없음이 뒤섞인 숨을 다시 한 번 토했다.
“......알았어. 정말로 조심해야 해. 나라고 만능은 아니니까.”
퉁명스럽지 않게 목소리를 낮추면서도, 달콤하게 들리지 않도록 말을 고른다.
그 어중간한 온도가 전해졌는지 선생님은 문득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정말로 곧고, 흐림이 전혀 없는 웃는 얼굴을 보여줬다.
“고마워......! 치히로가 없으면, 나 못 살아~~....”
그 순간, 가슴속을 찌르고 있던 가시가 소리 없이 무너져 내렸다.
분노는 안개처럼 흩어지고, 어이없음은 바람에 녹아 사라졌다.
아아, 정말.
그러니까 싫은 거야, 선생님.
“......이제 됐어. 고쳤으니까. 어서 앉아.”
“정좌하고 있잖아~~!”
“그럼 평범하게 다시 앉아.”
“응!”
순순히 무릎을 푸는 그 모습이 귀엽다.
아니, 아니다.
아니지만.
“일은 끝났어? 그보다 당번 학생은?”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자.
원래 이쪽이 주가 되어야 하지만, 매번 호출되는 이유가 이유인지라 오히려 이쪽이 잡담이다.
“오늘은 간단한 일이라, 나 혼자야~.”
라고 말하는 것치고는 책상에는 간단하다고 부를 수 없는 양의 서류와 안건 데이터가 산처럼 쌓여 있다.
하지만 선생님은 컴퓨터를 다루는 게 괴멸적인 뿐, 일 자체의 처리 능력은 이상하게 높다.
종이 업무에 관해서는 이 사람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유능한 것이다.
“간단하지 않잖아, 이거.”
내가 손가락으로 산을 가리키자, 선생님은 헤헷 하고 웃었다.
“음~~ 하지만, 종이는 말이야! 제대로 만질 수 있으니까 알 수 있어!”
“인터넷도 만지고 있잖아.”
“인터넷은 말이야~~...... 뭔가..... 미끈거려.”
“그 표현 그만둬.”
“에에~~!? 하지만 그렇게 느껴지는걸!”
미끈거리는 것은 선생님의 보안 의식 쪽이다.
하지만 본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상성이 나쁜 것일 것이다.
오늘은 아마도 쉬는 시간에 동영상이라도 보다가 광고에 걸려든 것이겠지.
문득 손을 보니, 머그컵의 무게가 달라져 있다.
무의식중에 다 마셔버린 모양이다.
“아, 리필 필요해?”
들여다보듯이 말하기에, “아, 응”하고 황급히 대답한다.
정정한다.
인터넷이 엮이지 않으면 선생님은 이런 부분도 유능하다.
배려심이 깊다고 해야 할지, 시야가 넓다고 해야 할지.
선생님에게서 커피 리필을 받아 소파 맞은편에 앉는다.
이번에야말로 무설탕의 향이 은은하게 풍기며, 아까까지 소란스럽던 단말기의 전자음이 거짓말처럼 조용하다.
“휴우...... 평온하네.......”
“덕분에.”
선생님은 소파에 깊숙이 몸을 파묻고, 컵을 양손으로 감싼다.
그 몸짓만 보면 방금 전까지 전자의 지옥을 불러일으키던 인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나는 커피를 한 모금.
쓴맛이 혀에 떨어지고, 겨우 호흡이 안정된다.
그나저나 역시 아까 그건 무설탕이 아니었다.
“다시 한 번 말해두지만, 인터넷 정보는 기본적으로 거짓이야.”
“확실히 ‘당첨되었습니다’는 거짓이었지만.....”
“그것뿐이 아니야. 검색 엔진에서 나오는 사이트에도 거짓이 실려 있기도 해.”
“에, 에엣......? 그래.....?”
선생님은 바로 최근에 거짓 광고에 세 번 연속으로 낚인 인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신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점이나 성격 테스트 같은 것도 그래. 지나치게 믿으면 안 돼.”
“엣 하지만, 혈액형 같은 건......”
“혈액형은 혈액형일 뿐 성격이 아냐. 통계학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바넘 효과 같은 거라고.”
“에에~~!? 나, 계속 믿고 있었는데...... A형은 꼼꼼하다! 라든가.”
“선생님 책상은 꼼꼼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윽.......!”
침묵. 정곡을 찔린 모양이다.
“음~~~...... 거짓말인가아...... 흠흠...... 거짓.....”
선생님은 드물게 진지한 얼굴이다.
방금까지 광고 지옥에 붙잡혀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집중력이다.
난기와 냉기가 뒤섞이고, 창문에는 하얀 막이 씌어 있다.
은은한 원두 향과 함께 나의 노고를 씻어내는 듯한 불투명한 소리가 방에 퍼져간다.
즉, 평화로웠다.
──그리고, 가장 방심하고 있던 순간이었다.
“그럼, 이것도 거짓말?”
“........응?”
선생님이 살며시 스마트폰을 꺼내 가슴 앞에 내민다.
화면에 떠오른 것은── 눈에 해로울 것 같은, 야단스러운 폰트의 스팸 메시지.
[모모톡에서 위에서 3번째 사람이 당신의 운명의 상대입니다♡]
값싼 하트. 값싼 선동 문구.
그런데── 선생님의 스마트폰에 비친 3번째는, 나였다.
한순간, 소리가 사라졌다.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튀어 오른 듯한 감각만이 선명하게 남았다.
아니, 그런 온순한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불의의 일격에 숨을 빼앗긴 듯한. 목 안쪽이 조여드는 독특한 감각.
선생님은 마치 답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불안과 기대가 뒤섞인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모, 몰라.”
나도 모르게 그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명확하게 부정하기에는 너무나 심장 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무설탕은 확실히 좋아하지만, 그런 무미건조함을 여기에서 쓰기에는 아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포근한 솜털 같은 미소를 띠었다.
그 웃는 얼굴이 부드럽고, 무방비하며, 아무런 사심도 없어서― 직구로 이쪽을 흔들어온다.
“그렇구나.....치히로라도 모르는 게 있구나.......”
그 목소리가 아주 조금 아쉽다는 듯이 들렸다.
심장 소리는 여전히 시끄럽게, 귓속에서 손상된 배선처럼 울리고 있다.
선생님은 스마트폰을 가슴에 안은 채 나직이 말을 이었다.
천진하다.
사악함을 품고 있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정말이면 좋겠는데!”
그런 목소리가 고막을 때린다.
나는 눈을 한 번 깜박이고, 테이블 쪽으로 살며시 시선을 돌렸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같은 프로토콜은, 실행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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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여선생이라 가능한 무브다ㅋㅋㅋ
시발 주변에 저 선생같은 사람 있으면 화병나 죽겠다

귀엽고 예쁘지 않았다면 대가 끊겼을 센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