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 #순애 #노아
원본 by レオ
전편 줄거리
사고를 당한 선생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가슴에 비밀을 품은 노아가 감정을 억누르고 선생님의 재활을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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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6>
<3>
“고마워 노아~!
이번만큼은 정말 못 맞출 줄 알았는데~.”
“별말씀을요. 서류 작업은 익숙하니까요.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정말 고마워..... 뭐 갖고 싶은 거나, 해줬으면 하는 거 없니?
답례로 선생님이 뭐든 들어줄게!”
“과연...... 그렇군요..... 후훗.....”
“아, 너무 비싼 건 봐줘!”
행복했던 나날들.
“해피~ 버스데이~!”
“아아, 이걸 말씀하신 거였군요. 고맙습니다♪”
“아, 어라? 서프라이즈로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은 숨기는 걸 못 하시는 타입이시죠.”
꿈결 같은 기억.
“노아! 이거 줄게!”
“......엣. 이거, 사뮤엘라의.....”
“1주년 기념일!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
“고맙습니다! 후훗, 평생 소중히 간직할게요♪”
“그거 소모품인데!?”
순애라고 부를 수 있는 감정.
나는 이 감각을 기억하고 있다.
즐거움으로 가득 차서 싫은 일은 하나도 없다.
그래. 이것은, 분명―
“꿈......”
중얼거린 목소리가 자신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갈라져 있다.
깨어나서는 안 될 꿈에서 깨어나자, 병실의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하아.”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창문 밖에서 스며드는 아침 햇살이 희미하게 시야를 채우고 있었다.
“..........”
현실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듯 눈을 감은 채 깊이 숨을 들이쉰다.
다시 한번 그 세계로.
그런 바람도 허무하게 조용히 문이 노크되고, 현실이 나를 불렀다.
“안녕하세요, 노아 씨. 몸 상태는 어떠십니까.”
잠이 덜 깬 머리에서 꿈이 안개처럼 흩어져 간다.
그녀의 목소리는 잠기운을 몰아내는 데에는 특효였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색하게 대답하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꿈의 여운이 아직 몸에 달라붙어 있어 손발의 움직임이 둔하다.
“몸에는 문제 없으시죠?”
“......괜찮, 습니다.”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세나 씨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려 했던 것 같았지만, 결국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가벼운 아침 식사를 드릴 테니 드신 후에 선생님 곁으로 향하시죠.”
선생님 곁으로―
그 말이 더없이 괴롭게 느껴지는 게 싫었다.
밥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안녕, 노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형식적이 되어 버린 인사를 나눈다.
얼굴이 일그러지진 않았을까.
“있잖아, 앞으로의 일 말인데…….”
선생님이 더듬거리며 입을 연다.
대비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우선은 같이 지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계기가 중요하다고 하니까, 당분간은 노아와 함께 보내려고.”
“그건, 그러니까…….”
혼란이 얼굴에 드러났을 것이다.
선생님은 조금 곤란한 듯 머리를 긁으며 할 말을 찾고 있는 듯했다.
곁에서 잠자코 있던 세나 씨가 입을 연다.
“당분간 당번을 노아 씨로 고정하고, 기억이 돌아올 가능성을 찾는다는 의미입니다.”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마치 사무적인 보고처럼 그녀가 설명했다.
“폐가 된다면 미안해…… 나, 노력할게.”
망설임 없는 목소리였다.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왜, 그렇게까지?”
깨닫고 보니 문득 입 밖에 내고 있었다.
선생님에게 있어 지금의 나는 모르는 학생에 불과한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배려해 주시려는 걸까.
선생님은 조금 놀란 듯 눈을 깜빡인다.
그리고는 평소처럼 다정하게 웃었다.
“노아에 대한 기억만 잊었다는 건, 선생님으로서 실격이니까 말이야.”
그 공평함이 어쩔 수 없이 기뻐서.
잃어버린 특별함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말아서.
“…..후훗, 선생님은 성실하시네요.”
또다시 스스로를 속였다.
<4>
1일 차.
샬레에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방문했다.
연방 학생회, 밀레니엄, 게헨나, 트리니티, 백귀야행, 그 외 여러 학교.
직함도 교복도 말투도 다른 실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얼굴들이었다.
얼굴을 아는 사람도 있었고,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었다.
문병 선물이 쉴 새 없이 쌓여갔다.
형형색색의 꽃, 과일, 카드. 그중에는 직접 만든 물건도 있었다.
선생님은 곤란한 듯 웃으면서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중하게 응대하고 있었다.
“..........후우. 일단 휴식…….”
조금 한산해진 오후. 문병객이 물러난 샬레에 겨우 고요함이 돌아왔다.
쌓여 있던 서류 일체를 정리하여 선생님에게 내민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쪽이 오늘 보고드릴 분량입니다.
확인 사항은 포스트잇에 적힌 대로…….”
“아, 노아…… 고마워!”
선생님은 어딘가 어색하게 그럼에도 감사의 말을 입에 담았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어디까지 다가가야 할지 선생님 자신도 탐색 중인 것이 엿보인다.
이전의 우리라면―
이야기 도중에 말이 딴 곳으로 새고, 서로 웃고, 덤으로 쓸데없는 수다가 시작되었을 터인데.
지금의 대화에는 그런 관계가 없다.
단순한 업무적인 교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선생님은 변함없이 내게 응하려고 해 준다.
―그것이, 더욱 묘하게 속을 뒤집었다.
“……슬슬, 점심 식사를 할까요.”
나 자신도 놀랄 만큼 차가운 목소리였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특기였을 터인데.
살짝 눈썹을 내린 선생님이 시선을 이쪽으로 향한다.
“아, 벌써 그럴 시간인가.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표정은 평소와 같은 태도.
하지만 거기에 특별함은 없다.
사고가 몇 초 동안 침묵한다.
―시험해, 보는 것뿐.
“……역 앞 정식집은 어떠세요?”
어딘가 떠보듯이 던진 제안.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는 시늉을 하더니….
“음, 좋네. 거기로 가자.”
너무나도 태연하게, 경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분명 선생님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곳이라면 혹시나.
“그럼, 가시죠.”
“네―!”
선생님은 사뿐히 일어선다.
그 모습은 매우 여유로웠고.
손이 떨리고 있는 나와는 정반대였다.
가게에 도착한 것은 점심시간에서 몇 걸음 벗어난 시간이었다.
미닫이문을 열자 은은한 육수 향이 우리를 맞이한다.
“어서 오세요―!”
점원의 활기찬 목소리가 날아온다.
변함없는 가게 주인의 미소.
변함없는 나무 테이블.
변함없는 늘 앉던 자리.
“여기, 비어 있어요.”
무심코 그 자리를 가리키고 말았다.
선생님과 몇 번이고 앉았던 구석 테이블.
“응, 고마워.”
선생님은 아무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 앉았다.
그 몸짓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단 한 순간, 나는 기대하고 말았다.
하지만―
“노아는 여기 자주 와?”
남의 일 같은 목소리였다.
마치 이 가게에 처음 온 것처럼.
나와 몇 번이고 이곳에 다녔던 기억 따위, 거기에는 조각 하나 없었다.
“……그렇습니다. 가끔, 이요.”
간신히 목소리를 낸다.
표정은 무너지지 않도록. 감정을 보이지 않도록.
“그렇구나. 편안한 장소라는 느낌이 있네.
조금 오래됐지만, 이런 분위기 좋을지도.”
이 자리에서 이야기했던 시시한 미래.
다음에 또 오자고 했던 약속.
선생님은 기억하지 못한다.
갑자기 떠올릴 가능성도 작다.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것쯤은, 알고 있었다고.
“……주문할까요.”
도망치듯이 메뉴를 펼쳤다.
선생님이 무엇을 주문할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표정에 자신이 없었다.
“음~, 카라아게 정식으로 할까.”
네.
그럴 줄 알았습니다.
“레몬 뿌려 먹는 건, 좀 별로인데.”
네.
하지만, 뿌려보니 이것도 괜찮다고 말씀하시겠죠.
“……저도, 같은 것으로 할게요.”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오지 말 걸 그랬다.
이윽고 나온 카라아게 정식.
변함없는 맛.
변함없는 온기.
두 사람의 거리만이 조금 변해 있었다.
<5>
1주일.
주변의 혼란도 가라앉고, 평온한 날들이 이어졌다.
방문자 수는 전날 대비 약 70% 감소.
각 학원으로부터의 방문은 일단락되었고, 사무 연락도 정형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선생님이 나를 떠올릴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이쪽에서도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장소에 뿌리내린 기억보다는, 대화나 접촉을 통한 체계적인 기억 쪽이―
“노아, 뭐 해?”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든다. 커피를 채우고 돌아온 선생님이 어느새 내 옆에 와 있었다.
“아뇨, 그게…….”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며 손에 든 것을 숨긴다.
그리고 방금 전의 생각을 떠올렸다.
―체계적인 기억.
……실행할 가치는 있을지도 모른다.
“선생님의 기록을 남기고 있었어요. 괜찮으시다면 한번 보시겠어요?”
손에 든 단말기를 살짝 들어 올린다. 보여주기보다는 의식하게끔.
“내 기록? 그게 뭔데?”
흥미 때문인지, 조금은 기뻐하는 듯한 선생님이 내 단말기를 들여다본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조금씩 선생님의 얼굴색이 붉어진다.
“음…… 나를 엄청 관찰하고 있네?”
자신의 하품이나 머리를 긁는 횟수까지 적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선생님은 수줍게 웃으며, 나에게 수첩을 돌려주었다.
“네. 서기라는 것은 되도록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성을 요구받는 것이니까요.”
“내 기록 같은 게 필요할까…….”
“기록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서기의 일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단순한 정보일지라도, 선생님을 신경 쓰는 사람에게는 유익한 정보일 테니까요.”
저도 그중 한 명입니다, 따위의 말은 할 수 없었다.
과거의 대화를 재현하고, 어느 한 지점을 겨냥한다.
“헤에~…… 별난 학생도 있네…….”
남의 일처럼 웃으며 선생님은 흑설탕이 든 커피잔을 조용히 입술로 가져간다.
맛의 취향도, 마시는 방식도, 자신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말투도 모든 것이 기시감이 든다.
“괜찮으시다면, 선생님도 한번 해 보시겠어요?”
용기를 낸 그 제안은.
의외로 선생님에게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무리야~! 나 해 본 적도 없는데~.”
어딘가 부끄러움을 감추는 듯한 목소리가 나에게 돌아왔다.
익살스럽게 팔랑거리는 선생님의 손이 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할 수 있다.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간단한 메모든, 단어든, 그림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림…… 그런 것도 괜찮아?”
“네. 어쩌면, 선생님이 더 잘하실 수도 있을걸요?”
“에이, 그럴 리가 없지~…….”
곤란한 듯 웃으면서도 선생님은 단말기를 슬쩍 본다.
방금까지 자신의 버릇이 하나하나 적혀 있던 그 화면.
아주 조금, 부러워하는 듯한 시선이 머물러 있었다.
―한 번 더 밀어붙여야 한다.
“우선 시험 삼아, 저에 대해 기록해 보시지 않겠어요?”
“노아에 대한 기록?”
“네. 우시오 노아라는 학생에 대해, 처음엔 무엇이든 좋을 겁니다.
오늘의 인상이라든가, 목소리 톤이라든가, 제가 마신 차의 종류라든가.”
“와아, 갑자기 난이도가 높은데…….”
“커피를 몇 번 마셨는지, 일하는 중에 앞머리를 살짝 만지는 버릇이 있다거나…….”
“……앞머리, 만졌었나?”
“후훗. 분명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나는 부드럽게 말하며, 테이블 가장자리에 선생님용 노트를 밀어 놓는다.
농담 섞인 분위기를 남긴 채, 진지하게 선생님만을 응시했다.
―분명, 무언가 계기가 될지도.
선생님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윽고 조심스럽게 펜을 들었다.
“음…… 노아는 기록광!”
“그 한 줄, 삭제 신청해도 될까요?”
“에이~ 그럼, 노아는 말투가 가끔 엄마 같아!”
“……선생님, 악의가 있으신 것 아니세요?”
“아냐 아냐, 애정이지.”
뻔뻔하게 웃는 선생님을 보며 살짝 볼이 풀어진다.
선생님의 손에 든 노트에 사각사각 펜 소리가 퍼져나갔다.
처음엔 장난기 어린 한마디로 시작했을 텐데― 그 글씨에는 점점 온기가 실리고 있었다.
[오늘의 노아는 홍차파. 자스민 티. 조금 졸려 보였다.]
[일하는 중에는 조용하지만, 내가 말을 걸면 바로 반응해 준다. 기특하다.]
선생님의 눈은 지극히 진지하다.
그런데 그 모습이 왠지 기뻐서.
내가 오히려 얼굴을 숙이고 싶어진다.
“……기특하다는 말이 필요할까요?”
“필요하지! 중요 포인트야.”
“그, 그런가요…….”
꼼지락거리는 내 손가락이 불안정하다.
예전에 했을 때는 이렇게 신나 하시지 않았는데.
노트의 페이지가 소리를 내며 넘어간다.
선생님의 펜은 멈추지 않고, 계속 써 내려간다.
“선, 선생님? 그렇게 많이 안 쓰셔도…….”
“아하하! 이거 재밌다!”
방긋 웃으며 선생님은 커피를 다 마셨다.
그 웃는 얼굴이 너무나 무방비해서.
마치 옛날의…… 아니, 지금도 변함없는 선생님이었다.
작게 웃고 나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생님, 잠시 쉬실까요?”
“에이~, 아직 더 쓰고 싶은데~.”
“커피가 이미 비었잖아요?”
“음, 그러네.”
“리필해 올게요. 평소 마시던 걸로 괜찮으시죠?”
“고마워! 노아가 타 주는 거, 맛있어서 좋아~.”
“별말씀을요.”
빙그레 몸을 돌려 주방 쪽으로 걸어간다.
……좋은 흐름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징후다.
무관심해서는 절대로 할 수 없다.
적어도 지금, 선생님 안에 나는 존재하고 있다.
“……후훗.”
그 사고 이후, 줄곧 바라왔던 것.
이름뿐 아니라, 존재 자체를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나의 모든 기도.
……아주 조금이라도 떠올릴지도 모른다.
정성껏 머그잔에 커피를 따른다.
향기가 피어오르고, 기억에 남은 그때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배합.
그리고 그 컵을 조용히 선생님 앞에 놓았다.
“자, 문제입니다. 제가 무엇을 바꿨을까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선생님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어깨의 힘이 빠진 것처럼 웃었다.
“퀴즈 형식?”
“네. 선생님의 기록 정확도가 시험대에 오릅니다.”
“에에~, 부담되는데~…….”
서로 컵을 입에 가져간다.
약간 뜨거운 액체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감각.
“음~…… 헤어핀!”
“땡.”
“교복 넥타이!”
“땡.”
“향수……는 안 뿌렸고…… 음…….”
즐거운 듯 고민하는 그 표정을 나는 조용히 바라본다.
아아, 안 된다.
아무리 마음을 숨겨도. 아무리 슬퍼해도.
나는, 선생님이 좋다.
“……항복! 답은?”
나는 살며시 미소 지었다.
“정답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였습니다♪”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조금 웃으면서 불만스럽게 말하는 선생님.
그 표정은 어딘가 즐거워 보이고, 그리워 보였다.
가슴속에 작은 빛이 켜진다.
꺼질 듯이, 그러나 분명히 거기에 있는 작은 희망.
초조해 봤자 소용없다.
기억하지 못한다면, 기억하게 하면 된다.
제로에서부터라도, 몇 번이고.
서로 웃고, 이야기하고, 추억의 풍경을 다시 한번 더듬어 나간다면―
분명 언젠가 선생님은 기억해 줄 것이다.
그때까지는 분명 이렇게 지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생님. 슬슬 업무를 다시 시작할까요. 이대로는 기록만 하다가 하루가 끝날 것 같아요.”
“그건……안 되지. 좋아, 나중에 한 번 더 하자!”
“……후훗. 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상대해 드릴게요♪”
그때부터였다.
조금씩, 마음 어딘가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6>
1개월.
“노아, 오늘은 잠깐 외출하지 않을래?”
“어머, 왜 그러세요?”
“최근 너무 일만 했잖아. 노아가 좋아할 만한 카페를 찾았는데, 같이 갈래?”
“.....후훗. 물론이죠, 기꺼이.”
시간이 흘러간다. 새로운 기억이 늘어난다.
2개월.
“음....... 안 돼! 항복!!!”
“아까웠네요, 선생님. 이걸로 제 14연승입니다.”
“왜 못 이기는 걸까.... 눈싸움은 꽤 자신 있는데....”
“......후훗.”
“앗! 지금 웃었지? 내 승리!?”
“.....글쎄요, 어떨까요? 그럼, 업무를 재개하시죠, 선생님.”
“에이.... 싫어어......”
모든 것을 시도한다. 추억을 되짚는다.
반년.
“.....이사 직후?”
“흐음.... 뜻밖이네요. 미니멀리스트라고 해 주세요.”
“미니멀리스트..... 노아답다면 노아답지만 말이야....”
“.....이제 됐어요. 빨리 주무시죠?”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1%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에 걸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1년.
“.....노아.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그날은 유난히 추웠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들은 말에 나도 모르게 당황하고 말아서.
“무....무슨, 왜 그러세요? 아직 일이 이렇게 많은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불안정했을 것이다.
아침 운세가 최하위였다거나,
아끼는 립스틱이 다 떨어졌다거나.
휴대폰 충전이 불충분했다거나,
머리 상태가 나빴다거나.
“....피곤해 보여. 요즘 제대로 못 잤지?”
다른 학생이 샬레에 온 것을 보고 말았다거나.
1년이 지나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초조함이라든가.
“집까지 데려다줄 테니까, 오늘은 이제 쉬자. 일이라면 내가 나중에―”
꼽자면 모든 것이 사소한 일이었고. 두서없는 요소들의 연속이었고.
그 모든 것이 하필이면 겹쳐버렸을 뿐이었다.
“―그만두세요!!!”
무언가를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다.
샬레의 공기가 스르르 차가워진다.
“다정하게..... 굴지 마세요.....”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시선을 맞출 수 없었다.
입에서 새어 나오는 말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었다.
“그런 얼굴로..... 그런 목소리로.....”
기대하고.
믿고.
미소 짓고.
지지하고.
곁에 있어 주고.
그럼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나날에.
변화 없는 다정함에.
나만이 기억하는 고독에.
모르는 척을 계속하기에는 분명 이제, 한계였다.
“기억조차, 못 하면서.........!”
“.........미안해.”
선생님의 표정이 한순간 흔들린다.
놀라움, 당혹감, 그리고― 슬픔과 닮은 무언가.
그것을 본 순간,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녕히 계세요.”
달려서 샬레를 뛰쳐나왔다.
발밑의 물웅덩이가 튀어 오르고 시야가 번진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비인지, 눈물인지.
답을 내리는 것은 도중에 그만두었다.
To Be Continued : 後編 Part 2
댓글 4
캬 시발 이거지
아니 글 짤렸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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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이이이이빨 이궈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