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by 蒼ノ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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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이라기보다 이미 아침에 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시곗바늘은 세 시를 넘겼고, 바깥 가로등은 안개에 싸여 흐릿하게 번지고 있습니다.
세이프 하우스의 한 방.
불을 끈 거실에 저 혼자.
고요해진 공간 속에서 오직 테이블 위의 컵만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흰색 플라스틱 용기.
겉면에는 ‘농후 소스!’라고 쓰인 현란한 글자.
편의점 선반 구석에서 무심코 집어 들었던 그것이 『컵 야키소바』였습니다.
“……야키소바, 입니까.”
중얼거리고 살짝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굽는다는 뜻의 ‘야키’가 붙었는데, 왜 컵에 담겨 있는 걸까요.
소스 맛이란 어떤 분류일까요.
……그런 것을 생각하는 자신에게 조금 웃음이 치밀어 오릅니다.
‘이제 아가씨답다고는 할 수 없겠네요…….’
오늘은 조금 피곤했습니다.
하루 종일 트리니티의 보고서와 예산 회의.
티파티의 누군가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세이아 씨처럼 지지해 주는 사람도 없는 밤.
혼자서 호스트라는 직함을 지키고 있다 보면, 마치 갑주를 벗는 것을 잊은 기사 같은 기분이 됩니다.
그런 밤이기에 저는 아무도 보지 않는 장소에서 아주 조금, 또 평소 하지 않던 것을 해보고 싶어졌던 것이겠죠.
테이블 위의 설명서를 가만히 응시합니다.
1. 뚜껑을 열고 소스와 후레이크를 꺼낸다.
2. 뜨거운 물을 붓고 3분 기다린다.
3. 물을 버리고 소스를 비빈다.
“……과연. 의외로 간단하네요.”
컵을 열자 마른 면발 덩어리와 분말 스프, 그리고 작은 소스 봉투.
향은 나지 않습니다.
손바닥에 올릴 만큼 가볍습니다.
……이것이 식사가 된다니 믿기지 않네요.
주전자를 들고 물을 끓입니다.
“슉……” 하는 소리가 조용한 방에 울려 퍼집니다.
마치 빗소리 같아서 조금 마음이 놓였습니다.
끓인 물을 컵에 붓습니다.
마른 면이 순식간에 부드럽게 가라앉습니다.
김이 피어오르고 뚜껑을 닫습니다.
이런 간단한 동작으로 벌써 준비가 거의 끝난 모양입니다.
“……어머.”
무심코 웃고 맙니다.
이렇게 사소한 일로 조금 즐거워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김이 피어오르는 너머의 시계를 보고, “삼 분…… 기네요……”라고 작게 중얼거립니다.
그동안 홍차를 우릴 때처럼 자세를 바로잡아 보았지만,
문득 정신을 차리니 등줄기는 이완되어 있고, 손은 뺨에 닿아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 가끔은 나쁘지 않네요.”
삼 분 후.
컵 모서리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물을 따라 버립니다.
“뜨거워……!”
무심코 소리가 나왔습니다.
물을 버리는 것뿐인 몹시 원시적인 행위.
하지만 그 수고가 어딘가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남은 면에 소스를 뿌립니다. 봉투를 연 순간,
“―읏!”
코를 찌르는 구수한 향.
달콤하고, 짜고, 태운 듯한 냄새.
마치 심야의 포장마차 같은 어딘가 그리운 풍취였습니다.
“……이것이 소스 냄새군요.”
홍차나 허브와는 전혀 다릅니다.
조금 진하고 거칠지만…… 깊은 풍미가 있는.
젓가락으로 비비자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면이 풀어집니다.
엉긴 소스가 윤기를 띠고 김이 다시 피어오릅니다.
마치 무슨 마법 같았습니다.
“후후…… 의외로 아름답네요.”
조금 식은 후 한 입.
순간, 혀에 퍼지는 강한 맛.
소스의 달콤하게 달라붙는 맛.
하지만 곧바로 짠맛도 밀려옵니다.
그 후에 약간 탄 듯한 쓴맛.
기름의 느끼함이 혀에 남아 소스의 향이 코 깊숙이 파고든다.
“……흡……!”
무심코 눈을 깜박였습니다.
진합니다. 묘하게…… 중독성도 있습니다.
“뭐랄까…… 난폭한 맛이네요. 하지만…… 나쁘지 않아요.”
한 입 더. 두 입.
멈출 수 없게 됩니다.
젓가락이 마치 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입에 넣을 때마다 몸속 깊은 곳이 따뜻해집니다.
머릿속이 텅 비고, 맛있다는 감각만이 남아 갑니다.
“……이것은…… 피곤할 때 먹는 음식이군요. 고상함 따위 없지만…… 몸에 스며듭니다.”
잠시 손을 멈추고, 김 너머를 바라보았습니다.
창밖의 트리니티 거리는 조용합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야키소바 컵 안에는 제대로 삶의 냄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신기한 일이네요……. 단지 이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다니.”
후레이크를 조금 뿌려봅니다.
파래 김이 팔랑 떨어져 고소한 향이 더해집니다.
“……호오. 향의 층이 늘어났군요.”
하며 무심코 홍차 같은 말투를 쓰고 말아, 혼자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다시 한 입.
기름과 소스와 고소함이 섞여 혀 안쪽이 마비되는 듯한 감각.
“……과연. 이것이 중독성이라는 것입니까.”
먹어 나갈수록 조금 땀이 배어나옵니다.
목이 말라 물을 한 모금.
차가움이 몸에 스밉니다.
그 순간, 왠지 가슴속이 조금 애틋해졌습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일까요.
홍차를 마실 때의 우아함이 아닌데도.
티파티 테라스에서의 담소가 아닌데도.
그저 혼자서 컵을 안고, 밤의 고요함과 맛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아…… 이런 것도 좋네요…….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겠지만요.”
완식.
용기 바닥에는 살짝 탄 소스 자국.
그것을 바라보며,
“……홍차 다음에 남는 찻잎의 무늬와 닮았군요.”라고 작게 중얼거립니다.
하나의 시간이 끝났다는 표시.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깊이 숨을 내쉬었습니다.
배 속이 따뜻합니다.
몸의 긴장이 풀립니다.
신기한 만족감이 조용히 퍼져 나갔습니다.
“……미카 씨에게 이야기하면 놀라시겠죠.
‘나기 짱이 밤중에 컵 야키소바를!?’ 하고…….
……후후, 비밀로 해 두겠습니다.”
테이블 위에 남은 용기를 치우고 문득 창밖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하늘은 이미 희미하게 밝아 오고 있습니다.
밤과 아침의 경계.
“이런 시간까지 깨어 있으면서…… 이런 것을 먹고…….
……하지만, 아주 조금 즐거웠습니다.”
마치 자신이 평범한 학생처럼 느껴졌습니다.
티파티의 호스트가 아닌 한 명의 소녀.
키리후지 나기사로서.
그것만으로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컵을 바라보며 저는 작게 숨을 내쉬었습니다.
방 안에 아직 남아있는 소스의 향이 조금이지만 편안함을 줍니다.
평소의 홍차와는 전혀 다른 냄새인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안정되는 듯한 감각.
“……다음에 또 먹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부드러웠습니다.
홍차 선반에 그 하얀 컵들이 늘어서는 모습이 문득 떠오릅니다.
조금 어울리지 않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분명 다음에는, 조금 더 능숙하게 만들 수 있겠죠.”
그렇게 말하며 저는 작게 웃었습니다.
밤의 냄새가 조용히 흔들리고, 컵의 잔열만이 아직 테이블 위에 남아 있었습니다.
다음 날 미카 씨에게 소스 같은 향이 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조금 당황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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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이


손으로 집어먹는 햄버거 기대된다ㅋㅋ
나기사한테 삼겹살에 쌈싸서 먹여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