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34자
#마리 #이로하
원문 いーすた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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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흠흠흠~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노래를 가볍게 부르며 청소기를 돌립니다. 청소기 파이프에서 이따끔 들리는 탁탁 소리는 이 방이 더러웠다는 사실과 방이 깨끗해진다는 실감을 전해옵니다. 뭐, 이것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 침실만 남았네요."
청소기의 전원을 끄고 우선 방을 둘러봅니다. 그토록 어질러져있던 거실은 먼지 하나 없을만큼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많이 바쁘다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청소가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이지... 이 방이 어디가 괜찮다는 건가요? 선생님."
계기는 바쁜 선생님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일이 없냐고 물어본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선생님이 저를 의지하는 일은 없고, '마리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식으로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힘든 선생님을 어떻게든 돕고 싶었던 저는 선생님께 거듭 같은 질문을 하고서야 거실 청소를 맡겨 주셨고,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때의 저는 조금 막무가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청소도 다음 침실만 하면 끝. 빨리 끝낼 수 있다면 선생님의 일을 도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역시 어질러져 있겠죠? 불안 반 기대 반으로 저는 침실의 문을 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아수라장입니다. 바닥에 잠옷이 떨어져 있는 건 당연하고, 홈쇼핑으로 산 물건들의 포장 박스가 침실에까지 놓여있는 상황은 예상 외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신경쓰이는 것은 침대 위.
"...혹시 누군가 있는 걸까요."
덮는 이불이 부자연스럽게 부풀어 올라있고, 누군가 자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아까까지 옆 방에서 청소기를 돌리고 있었는데도 잘도 잘 수 있군요. 하지만 선생님은 지금 샬레에서 일하시는 중이고... 누구시죠?
"어... 저기... 누구세요?"
"Zzz..."
침대 속 침입자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이불을 넘기자 나온 것은 푹신해 보이는 붉은 머리의 여자아이. 샬레의 당번을 맡고 있는 학생 중 하나일까요? 옷차림부터 트리니티의 학생은 아닌 듯 보이네요. 그렇지만 무방비하게 잠든 얼굴을 보면, 수상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으응?"
이불을 갑자기 벗겨서 그럴까요? 깨워버린 것 같습니다.
"뭔가요... 갑자기."
"앗, 저기, 깨워서 죄송합니다!"
"...별로 신경쓰진 않아요."
"그것보다 게헨나 학생이시죠. 그... 누구신가요?"
그녀가 입고있던 옷에 선명하게 붙어있는 문장으로 게헨나의 학생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게헨나의 분과 대면하여 저도 모르게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것만 같지만 여기는 샬레이므로 일단 냉정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최소한 당신처럼 트리니티의 수녀는 아닙니다."
"에..."
"그것보다 여기엔 뭐하러 오신 건가요? 제가 땡땡이치는 걸 굳이 방해할 필요는 없어보이는데요."
"아, 저는 선생님께서 여기 청소를 맡겨주셨어요."
"음, 그렇군요. 알겠네요."
"당신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계셨던 건가요?"
"아, 저요? 선생님과 같이 땡땡이치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어울려주지 않아서 여기서 쉬고있던 것 뿐이에요. 그냥 잠들어버릴 줄은 몰랐지만."
"선생님을... 땡땡이...?"
"네. 당신도 눈치챘겠지만 선생님은 매우 바쁘니까요."
왜일까요, 이 분이 하는 말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고... 일단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 게헨나의 땡땡이치는 분이라고 합시다. 아니, 너무 기니까 땡땡이 씨라고 합시다.
"음, 확실히 선생님은 바쁘신 분이지만, 그렇다고 땡땡이를 치는 것은..."
"이런, 설교하시는 건가요. 역시 수녀님이네요."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여전히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거리고 있는 땡땡이 씨. 일단 침실의 어질러진 상태를 확인하며 계속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침실도 여기저기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 치우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침대 밑에도... 아니, 이런 사적인 장소는 보지 않는 것이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땡땡이 씨는 그런 저를 보며 침대 위에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땡땡이친다는 말은 조금 부정적인 느낌이 있죠. 그렇지만 쉬게 한다고 하면 어떨까요."
"쉬는 것은 할 일을 모두 마친 뒤입니다. 땡땡이 씨 말이 틀렸어요."
"혹시 그건 저를 말하는 건가요? 뭐... 상관없어요."
"아... 그게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셔서요."
"딱히 신경 안써요. 오히려 그렇게 직구로 불리니 신선해서 나쁘지 않네요."
무심코 땡땡이 씨라고 직접 불러버렸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은 듯 보입니다. 기왕이면 이름을 가르쳐 주셨으면 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렇지만... 그러면 너무 늦지 않을까요? 아무리 일이 쌓여있다고 해도 그것을 못 본 셈 치고 중단하고 휴식을 취한다. 그것이 선생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나요?"
"으음..."
그나저나 땡땡이 씨의 말에는 이상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말에 넘어가도 되는 것일까요. 주님, 알려주세요...
"애초에 선생님을 쉬게하고 싶다면 여기서 청소하는 것보다는 선생님의 일을 직접 돕는 것이 어떨까요."
"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셔서요."
"호오..."
침대위에서 뒹굴거리던 땡땡이 씨의 눈빛이 바뀝니다.
"그, 무슨 일인가요."
"...아뇨, 그냥 당신도 저랑 같다고 생각해서요."
"음... 죄송합니다, 무슨 의미인지 잘..."
"저도 바쁜 선생님 옆에서 대놓고 땡땡이치는 건 싫어서 힘이 되어드린다고 하지만 항상 괜찮다고만 말하고... 그래서 결국 자기만 하네요."
"앗..."
"...죄송합니다. 시시한 얘기를 해버렸네요."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땡땡이 씨의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바쁜 선생님에게 힘이 되어드리고 싶지만 완곡하게 거절당하고 있었군요. 선생님... 왜 저희를 더 의지해주시지 않으시나요? 언제까지나 '괜찮다'라는 말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런 터무니없는 짓은 주님이 용서하시더라도 저희가 용서하지 않습니다!
"저기, 갑자기 입을 다물고 무슨 일인가요?"
"아니요... 잠깐 저희를 의지하시지 않는 선생님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좋을 텐데요."
"좋은 아이디어...인가요."
가령 둘이서 무슨 말을 해도 '괜찮아'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은 당연합니다. 어떻게 해야할 지 조금 생각하다가 눈앞에 큰 힌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반대로 땡땡이 씨의 말에 넘어가는 것을 어떨까요. 응,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기, 옆에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
"땡땡이 씨를 조금 오해했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같이 선생님을 쉬게 하도록 하죠!"
"그정도는 아니지만... 어떻게 하려고요?"
"저에게 생각이 있어요."
갑자기 태도를 바꿔 침대로 들어가는 저에게 당황하는 땡땡이 씨 옆에 눕습니다. 그리고 모모톡을 켜고 선생님께 메시지를 보내고, 바로 답장을 받습니다. 곧바로 땡땡이 씨에게도 메시지를 보여줍니다.
───
「선생님, 침대 밑에 놓여있던 물건에 대해 여쭙고 싶은데 나중에 시간 괜찮으실까요?」
「?!?! 잠깐만 금방 갈게!!!」
───
메시지를 본 땡땡이 씨도 히죽히죽 웃습니다.
"꽤 하시네요."
"아니요, 그 정도는 아닙니다."
"...이로하."
"네?"
"제 이름이에요, 나츠메 이로하, 특별히 알려드리죠."
"이오치 마리라고 합니다. 이로하 씨, 잘 부탁드립니다."
"후훗, 기대할게요 마리 씨. 그런데 침대 밑에 뭐가 있나요? 아... 이런이런."
이렇게 해서 저와 이로하 씨의 선생님을 땡땡이... 아니, 쉬게 하는 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2]
"마리! 메시지 봤는데 무슨 말이야?!"
10분도 안돼서 선생님이 침실로 달려오셨습니다.
"어머 선생님, 이제 저랑 땡땡이칠 마음이 드셨나요?"
"엣, 이로하. 여기 있었구나."
"그럼요. 선생님이 같이 땡땡이치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싫어...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마리...도 여기서 뭐하는거야?"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로하 씨의 권유로 저도 선생님과 함께 땡땡이 치기로 했습니다."
"그, 그럴수가... 믿었던 마리마저..."
이런 일을 했다는 게 알려지면 사쿠라코 님에게 설교만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도 선생님을 위한 일이니까요!
"자, 선생님. 가운데가 비어있어요."
"이로하,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아직 할 일이..."
"괜찮아요 선생님. 제 유혹에 넘어가서 땡땡이친 것에 대한 참회는 옆에 있는 수녀님이 바로 들어주니까요."
"네. 선생님이 여기서 푹 주무셔도 주님은 선생님을 용서할 것입니다."
"마리까지 이로하에게... 어째서...!"
"아니면, 선생님은 침대 밑에 숨겨진 영수증에 대해 밀레니엄의 회계에게 참회하고 싶으신가요?"
"?!?!"
침대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영수증 뭉치를 꺼내는 이로하 씨. 맨 앞에 보이는 것은 "카이텐저 로보 1/24스케일 (채색완료)" 영수증. 가격은... 못 본걸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충동구매의 기록을 보면 역시 선생님은 많이 피로하신 것 같습니다.
"선생님. 이런 상황에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너무하시잖아요..."
"아이고, 그런 말을 했다니, 선생님은 마리 씨에게 엄청 쌀쌀맞으시네요."
"그게 아니라..."
"아니라고 하고 싶나본데 마리 씨는 어떻게 하면 알아줄까요?"
그렇게 말하며 저에게 시선을 돌리는 이로하 씨. 음... 이렇게 말하면 될까요?
"선생님, 오늘만큼은 저를 의지해주세요. 그리고 지금은 같이 쉬어요."
"그걸로 충분하다면... 아."
"후후, 체크메이트네요 선생님. 자, 어서 들어오세요."
솔직히 잘했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영수증을 보고 동요하시던 선생님에게는 충분했던 것 같고, 이로하 씨도 해냈다는 표정으로 둘이서 눈이 마주치자 저도 웃는 얼굴을 돌려줍니다.
"그런데 침대가 너무 좁지 않아?"
"신경 안쓰셔도 돼요. 두개의 다키마쿠라 사이에 끼어 잔다고 생각하세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선생님,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습니다."
"잠깐만 마리?!"
여기까지 와서도 망설이시는 선생님의 손을 잡고 침대 위로 이끕니다. 선생님이 중간에 들어오시면 조금 좁지만 바로 옆에 선생님이 계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마리 씨, 뭔가 기운나는 자장가 같은 건 없나요?"
"에, 있습니다만... 여기서 부르는 것은... 조금..."
"아, 그건 들어보고 싶네."
"선생님까지..."
선생님이 그렇게 얘기하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누워서 노래부르는 것은 익숙하지 않지만 전부 선생님이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그러면..."
그다지 크지 않은 침실에 작게 제 목소리가 울립니다. 선생님께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은 처음이지만 이런 형태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3]
짧은 자장가를 부른 뒤 불과 몇 분. 옆에서는 벌써 선생님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후우, 역시 무리하고 계셨던 거겠죠.
"후아암..."
선생님 옆에 누워있으니 저도 졸리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수녀의 일도 비번이니 조금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대로 안녕히 주무세요...
"얍."
"야앗!"
"참나, 왜 마리 씨까지 자려고 하는 건가요?"
"어, 그, 그게..."
꾸벅꾸벅 졸던 중 이로하 씨의 촙을 맞고 깨버렸습니다.
"자, 일어나세요 마리 씨. 저희는 할 일이 남아있어요."
"음, 방 청소인가요? 그것은 선생님이 일어난 뒤에 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땡입니다. 선생님이 자는 동안 선생님의 일을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앗."
이로하 씨 말대로 저희가 일을 최대한 정리한다면 선생님께서는 더 편해질 것입니다. 게다가 평소에는 사양하시는 선생님도 지금은 푹 주무시고 계십니다. 과연... 게헨나의 땡땡이 씨도 여러가지 생각이 있었군요.
"그렇군요. 저도 돕겠습니다."
"그럼 갈까요?"
둘이서 거실을 나와 샬레의 집무실로 향합니다. 청소는 선생님이 일어나신 뒤 마저 하도록 합시다.
"...후훗."
"응? 왜 그러시나요 마리 씨."
"아니요, 처음에는 이로하 씨를 단순히 땡땡이쟁이로 생각했는데 다시 봤습니다."
"그랬군요... 바쁘게 일하는 사람 옆에서 땡땡이 칠 수는 없으니까요. 땡땡이쟁이도 나름대로의 자존심이 있답니다."
"그렇군요...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런, 너무 진지해서 뭔 말을 못하겠네요."
처음에는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았던 이로하 씨지만, 이제는 완전히 털어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멋진 만남에 대해 주님에게 감사드려야겠네요.
댓글 14
3p어디감?

왤케건전함

진짜 상상못한 조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