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M #호러 #아로나
원본 by いーすた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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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3>
<1>
어느 날 이른 아침.
오늘도 변함없이 선생은 샬레로 향한다. 연방학생회의 선생에게 휴일이란 없다.
“음……. 오늘도 좋은 냄새가 나네.”
복도를 걷다 보니 무언가 요리를 만드는 기척이 감돈다.
아침을 거르고 온 탓에 배꼽시계가 울린다.
오늘 메뉴는 뭘까.
설레는 마음으로 집무실 문을 열었다.
“앗, 좋은 아침이에요, 선생님!”
“주리, 안녕. 오늘 아침은 뭐야?“
“좋은 아침입니다, 선생님. 오늘 아침은 일식이에요.”
테이블을 치우며 배식 준비를 하던 주리와 곧장 눈이 마주쳤다.
주방 쪽에서 국자를 든 후우카가 얼굴을 내밀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주리의 안내를 받아 먼저 자리에 앉았다.
이것도 이제 완전히 샬레의 일상이 되었다.
참고로 이곳에서 주리는 주방에 서는 것이 금지된 모양이다.
“기다리셨죠? 드세요.”
“와아, 잘 먹겠습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아침 뉴스를 들으며 셋이 식사를 한다.
갓 지은 밥에 미소된장국, 이런저런 반찬들.
이런 진수성찬을 매일 먹을 수 있다니,
키보토스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감상에 젖어 있을 때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좋은 아침이에요, 선생님!”
“선생님, 오늘도 건강해 보이시네요.”
“세리나, 하나에, 안녕. 오늘도 와줬구나.”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 식사, 괜찮으시면 조금 드실래요?”
“아니요, 괜찮아요. 먹고 왔거든요. 아, 차만 한 잔 마실게요.”
들어온 아이들은 귀여운 간호사풍 제복이 인상적인 세리나와 하나에.
설명이 늦었지만, 후우카, 주리와 함께 이 샬레에 소속된 학생들이다.
두 사람이 테이블 빈자리에 앉자 후우카는 차를 추가로 준비했다.
“선생님, 어제 일찍 주무셨나요? 제가 간 뒤에도 늦게까지 일하신 건 아니죠?”
“어? 아…응, 그럼.”
“하아, 대답이 미덥지 못하네요.”
식탁을 둘러싼 인원이 늘어나자 금세 분위기가 북적거린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떠들고 있을 수는 없다.
후우카가 정성껏 만든 식사를 마치고 나면 곧바로 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잘 먹었어. 항상 고마워.”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뒷정리는 저랑 후우카 선배한테 맡겨주세요.”
“도와줘서 고마워. 그럼 세리나랑 후우카는 서류 업무 좀 부탁해.”
“알겠습니다.”
“선생님, 오늘도 하루 힘내요!”
연방학생회와 샬레를 이끌며 키보토스의 발전에 기여한다.
그것이 이 땅에 초대받은 선생의 역할이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로나라고 자칭하는 슈퍼 AI의 힘을 빌려 학생들을 모집하고 협력을 요청할 권한이 선생에게 주어져 있었다.
학생을 모집하는 메커니즘은 잘 알 수 없지만, 아로나가 모집 공고를 올리면 랜덤하게 학생의 프로필이 출력된다.
선생은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을 소집하고, 소집된 학생은 원칙적으로 이에 응해야 한다.
그것을 수없이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많은 학생이 샬레에 소속되게 되었다.
그녀들의 힘이 없었다면 해결하지 못했을 사건이 많다.
정말 자랑스러운 제자들이다.
“선생님, 선생님!”
“아로나, 무슨 일이지?”
“게헨나 학구에서 항쟁이 발생했습니다. 선도부로부터 구원 요청이 와 있어요.”
“확인했어. 그럼 바로 출발하자.”
물론 활기차고 즐겁기만 한 매일은 아니다.
방대한 사무 작업 도중에 갑작스러운 호출이 들어오기도 한다.
오늘도 또 학생들과 함께 항쟁 진압에 나서야 한다.
“선생님, 무슨 일이신가요?”
“지금 게헤나로 출동할 거야. 다들 갈 수 있지?”
“네, 넷! 저는 괜찮습니다만…….”
“선생님, 지금 여기에는 스페셜 학생밖에 없는데요?”
“…정말이네. 일단 누구 좀 불러야겠다.”
“선생님, 아침 뒷정리가 끝나서 저희도…어라, 무슨 일 생겼나요?”
“응, 게헤나에 갈 거니까 바로 준비해 줘!”
“네! 후우카 선배, 스쿠터 준비해 올게요.”
소집된 학생들은 유사시 전투 요원을 겸한다.
선생은 지휘관으로서 모두를 이끌어야 한다.
상대에 맞춰 적절한 파티를 짜는 것도 업무 중 하나.
선생은 모모톡을 열어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전투에 사무 업무까지, 선생은 물론 소집된 학생들도 바쁜 나날을 보내기 일쑤다.
하지만 선생의 인품과 카리스마 덕분인지 많은 학생이 샬레의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고 있었다.
선생도 학생들도 이런 북적이고 즐거운 분위기를 마음껏 만끽하고 있으며, 샬레의 운영은 대성공이라고 누구나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샬레의 외부를 보면, 그곳에는 분명히 왜곡이 존재했다.
<2>
밀레니엄, 게임개발부 부실.
“해냈다. 이걸로 내 승수가 더 많아졌네.”
“아,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 됐는데! 미도리 한 판 더!”
“안 돼요, 모모이. 진 사람이 교대하는 게 규칙입니다.”
“다음번에야말로…다음번에야말로 이겨줄 테니까. 아, 맞다. 지금 몇 시쯤 됐어?”
“삑, 삑, 삐익─. 아리스가 16시 37분 50초임을 알려드립니다.”
“우와, 큰일이다! 오늘 저녁 샬레에 가기로 선생님이랑 약속했는데!”
“게임을 하고 있으면 시간의 흐름이 빨라집니다. 모모이는 시공의 소용돌이에 삼켜지고 말았습니다.”
“일단 모모톡만 보내놓고……. 미안, 나 먼저 갈게~!”
미도리는 황급히 부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언니만 치사해.”
“아리스도 동감입니다. 선생님은 우리 모두를 파티에 가입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그게……. 샬레는 바쁜 곳인 것 같고…….”
“그렇게 말하는 유즈도 선생님의 인벤토리에 들어가고 싶어 합니다. 아리스는 알고 있습니다.”
“저기, 표현이 좀.”
모모이가 떠난 뒤, 다들 게임을 이어가려던 손길이 멈춘다.
정적만이 감도는 방 안에는 ‘Press Start’가 표시된 화면과, 막간의 차분한 BGM만이 울렸다.
“샬레에서 선생님과 함께 있는 것도 치사하지만, 다른 것도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어제도 언니는 밤늦게까지 선생님이랑 모모톡을 했다니까.”
“?!”
참고로 학생은 소집되었을 때 연락용으로 선생님의 개인 모모톡과 친구가 될 수 있다.
그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특권인지, 모모이는 분명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 한 게임 이야기라든가, 그런 걸 끝도 없이 주고받는단 말이야.”
“띠링─. 선생님으로부터 개인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라는 건가요.”
“응. 그런 뜻이지.”
진실을 알게 된 아리스의 표정이 험악하게 변한다.
하지만 그것을 달래줄 방법은 이 자리에 있는 두 사람에게도 없었고, 오히려 동조하는 쪽이었다.
게임을 계속할 분위기는 도저히 아니었다.
“나 오늘 그냥 집에 갈게.”
“아…응. 고생했어.”
“…….”
“음, 나도 가야겠다.”
재빨리 일어나 방을 나가는 미도리.
아리스는 바닥에 주저앉아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는다.
어색해진 유즈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 결국 퇴실한다.
그런 게임개발부의 한 장면을 모모이가 알 길은 없었다.
샬레의 평온함에 대한 대가라고도 할 수 있는 왜곡은 당연히 밀레니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말이지─, 선생님도 참! 또 나를 어린애 취급하고!”
“자자, 요시미 짱 진정해…….”
트리니티 외곽에서 지난번 샬레에서의 일을 한탄하는 요시미와 옆에서 그녀를 달래는 아이리.
그리고 그것을 싸늘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시선이 둘 있었다.
“이걸 보게, 캐스팔루그. 또 선생님과의 염장 토크야.”
“정말 못 봐주겠네─. 그리고 캐스팔루그라고 부르지 마.”
“그런 거 아니야! 정말 민폐라니까.”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 샬레에 매일같이 드나들다니.
이것이 싫지 않다는 로망……. 으아아아아아.”
왼쪽에서는 카즈사에게, 오른쪽에서는 요시미에게 잡아당겨져 힘없는 비명을 지르는 나츠.
“자자, 둘 다 진정해.”
“그렇게 말하는 아이리 너도 말이야, 자주 샬레에 가잖아.”
“맞아 맞아─! 샬레에서 선생님이랑 꽁냥대는 로망. 우리한테도 체험시켜 달라고─!”
“확실히 로망이라면 로망인가. 아─아, 둘만 독점하다니 슬프네─.”
“그렇게 말해도…….”
딱히 악의는 없지만, 어쩐지 서먹한 분위기가 감돈다.
아이리가 곤란해하던 차에 눈앞을 걸어가는 인영에 시선이 머물렀다.
“어, 저거 선생님 아니야?”
“호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요시미가 가리킨 방향 끝에는 확실히 낯익은 뒷모습이 있었다.
그 옆을 걷고 있는 것은 트리니티의 유명인 우라와 하나코로 보이지만…….
제복을 제대로 입고 있어서 사람을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트리니티에서 보충 수업이 있다고 하셨는데.”
“역시 선생님은 저런 타입이 취향인가……. 꼴까닥.”
“요시미가 샬레에 불려가잖아. 그럴 리 없어.”
“뭐라고오─!!”
불화가 섞인 대화에 농담이 겹쳐지며, 다행히 아직 파탄에까지는 이르지 않은 모양이다.
샬레나 선생님을 제외하더라도 충분히 혼돈스러운 게헨나 학원.
그 인근 오피스 빌딩의 한구석에는 네 명의 학생이 있었다.
“다녀왔어.”
“어서 와~ 오늘은 늦었네?”
“돌아오려는데 비가 쏟아져서, 선생님이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가라고 하더라고.”
“헤에? 그럼 설마 선생님이랑 둘만 있었던 거야?”
“응. 같이 영화 봤어. 누구한테 추천받았다면서 임협 영화를.”
“임협 영화…쿠후후, 선생님도 참 재밌는 구석이 있네.”
“그런데 꽤 재밌었어.”
흥신소 68 사무실로 돌아온 카요코를 맞이하는 무츠키.
두 사람이 선생님에 관한 대화로 꽃을 피우고 있자니, 중간부터 하루카도 조금 합세해 사무실 안이 북적거린다.
그런 와중 사장용 책상 쪽에서 커다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아루 짱, 왜 그래?”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어째서 선생님은 나를 샬레로 불러주지 않는 걸까 하고.”
“여기서 샬레에 안 불려가는 거, 확실히 사장님뿐이네.”
“으윽!?”
“죄송합니다! 아루 님을 제쳐두고 저 따위가 불려가고 있다니 말도 안 돼요!”
“진정하렴, 하루카.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란다.”
자신의 샬레 출입증을 아루에게 바치려는 하루카를 황급히 말린다.
“하지만 그 모습 보니까 아루 짱, 납득 못 하는 모양이네.”
“선생님께 신세도 지고 있고, 우리 흥신소 68의 외부 경영 고문도 맡아주고 계시는데 말이야.”
“사장님이라서 오히려 조심스러워하시는 거 아냐?”
“오히려 그 반대 아닐까? 조직을 포섭하려면 우선 우두머리부터 공략하는 게 상식이잖아.”
‘포섭되는 게 전제인 건 좀 그렇다고 보는데.’
“하지만 아루 님이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는 몇 번이고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있어요. 저 같은 게 말해봤자 역효과인 걸까요.”
“그런 건 아닐 거야. 오히려 고마운 일이지.”
거기서 일단 대화는 끝났고, 아루는 혼자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하지만 다른 세 명이 소집된 상황을 고려하면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그래. 여기서는 사장으로서 사원을 채용하는 기분이 되어 생각해봐야 해.
적어도 지금 사원들에게는 다른 데 없는 강점이 있어.
하루카는 결단력이 좋아서 유사시에 믿음직하고,
무츠키는 애교가 있어서 상대의 방심을 유도할 수 있지.
카요코는 인상을 쓰면 꽤 박력이 있어서 나설 자리에 나서면 아주 유능하고…….
서, 설마 나에게는 그런 스킬이 없어서 선생님께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거야!?’
“…알았어.”
“오? 뭘 알았는데?”
“나만 샬레에 불려가지 않는 이유. 지금의 나에게는 어필 포인트가 부족해. 틀림없어.”
“그럴까? 사장님은 충분히 이것저것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저것 잘하는 것만으로는 의미 없어. 뭔가 ‘온리 원’인 무언가가 필요해.
그렇게 정했어. 나도 무언가 온리 원을 몸에 익히겠어!”
“네! 아루 님이 그렇게 결정하셨다면 뭐든 따르겠습니다!”
“쿠후후~ 재밌어 보이네. 무츠키 짱도 도와줄게.”
“후후후…지켜봐 줘, 선생님.”
세상의 왜곡은 가끔 이렇게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전시키기도 하는 모양이다.
소속 학생이 불과 5명뿐인 아비도스 고등학교.
선생에게는 첫 큰 일의 무대이기도 했고, 여러모로 추억이 깊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무려 학생 세 명이 샬레에 소집되어 있다.
“그럼 대책위원회, 오늘의 정기 회의를 마칠게요.”
“네─. 고생하셨어요─.”
“그럼 난 알바가 있어서 이만.”
“세리카 짱은 성실하네~. 자아, 그럼 이 아저씨는 이제 뭘 할까나.”
“저는 이제 샬레에 가보려고요. 2, 3일 정도 얼굴을 못 비췄거든요.”
“그럼 저도 같이 갈게요.”
“라져─. 그럼 두 사람 다 조심해서 다녀와~.”
대책위원회 활동실에서 세 명의 학생이 차례로 퇴실한다.
방 안에는 호시노와 시로코만이 남았다.
호시노가 천장을 올려다보며 혼잣말하듯 중얼거린다.
“어째서 이 아저씨들은 샬레에 안 불려가는 걸까나─.”
“호시노 선배는 예전에 여러 일이 있었으니까 배려해 주시는 걸지도.”
“그건 부정할 수 없네~. 그럼 시로코 짱 쪽은 어때?”
“…모르겠어. 하지만 선생님께 도움이 되고 싶어.”
“솔직하네~. 뭐, 아저씨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말이야.”
알바에 매진하는 세리카를 포함해 선생이 오고 나서 세 명은 샬레에 드나드는 일이 많아졌다.
세리카에 따르면 샬레 업무에는 사례금이 있어서, 최저임금에 조금 보탠 정도의 알바비는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목적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어쨌든 시로코와 호시노 둘이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었다.
호시노는 방구석으로 이동해 언젠가 사용했던 6인분의 복면을 꺼낸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끼리 샬레에 침입해서 선생님을 깜짝 놀라게 해버린다거나?”
“그건 무리. 한 번 시도해 봤지만, 샬레의 보안은 상당히 강력했어.”
“하하─. 아저씨는 농담으로 한 말인데~. 잠입하는 건 은행 정도로만 해줬으면 좋겠네.”
“그게 아니면…연방학생회에 건의를 넣는다거나.”
“그건 아저씨도 하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까지 응답이 없으면 역시 충격이네.”
대책위원회가 선생의 힘을 빌려 아비도스 사막을 무대로 한 음모를 밝혀낸 뒤로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어제의 일처럼 기억나는 사건들이지만 시간의 경과는 확실한 것이었다.
지금의 두 사람에게는 그것이 무엇보다 잔혹한 일처럼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히후미 짱도 선생님이 안 불러주신다는 소문을 들었어.”
“응, 그건 좋은 소식. 동료가 많은 건 좋은 일.”
“정말 좋은 일일까. …하지만 유사시에는 확실히.”
“응, 슬슬 수단을 가릴 때가 아닐지도 몰라.”
“그렇네~. 그때가 오면 다시 생각해보자고~.”
조용한 고등학교의 오후는 이렇게 천천히 지나간다.
그곳에 평화와는 거리가 먼 생각들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할지라도…….
<3>
어느 날의 연방학생회.
나나카미 린은 선생이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학생들로부터 들어온 의견…아니, 클레임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저도 당번을 하고 싶은데 선생님이 불러주질 않아요.”
“샬레는 학생 모집을 더 늘려야 마땅합니다.”
“선생님과 모모톡을 할 수 있는 학생과 없는 학생이 나뉘어 있는 건 불공평해요.”
클레임 내용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그중에는 협박에 가까운 문구도 섞여 있었고, 그 숫자는 날마다 늘어만 갔다.
선생에게 여러 번 진언했으나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오늘은 직접 담판을 짓기로 한 것이다.
그런 린의 초조함 따위는 알 리 없는 샬레에서는 오늘도 평화로운 일상이 영위되고 있었다.
“으음~ 역시 이 디저트 정말 맛있다아~.”
“모모이 짱은 정말 이걸 좋아하는군요.”
“말해두겠는데, 이거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좀 더 감사하며 먹어.”
“! …혹시 이 디저트, 가격이 꽤 나가는 거야?”
“그 정도까지는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라 일찍 가지 않으면 금방 매진되거든.”
“헤…헤에. 그 가게 어디에 있는데? 아, 별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니고.”
“세리카 짱, 또 아르바이트 찾고 있는 건가요?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무리 같은 거 안 한다니까!”
“쿠후후, 마지막 한 개, 내가 먹어야지~!”
“아악! 내가 먹으려고 했는데에~!”
“선생님~ 놀러 왔어. 앗, 과자 먹고 있네. 저기저기, 내 건?”
“앗, 그게…….”
“준코 짱, 괜찮다면 내 민트초코를…….”
방 한구석에서는 아이리와 요시미가 가져온 디저트를 시식하고 있었고.
“이건 시판 드론과는 조금 다르네. 혹시 자작인가?”
“처음부터 만든 건 아니지만, 조금 어레인지했어요. 고성능 모델을 살 돈이 없어서요.”
“그것치고는 잘 만들었군. 특히 이 부분이.”
“여기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달아서 첩보 활동도 가능하게 만드는 건 어때?”
“앗, 그거 좋은 아이디어일지도.”
“나머지는 자폭 기능을 달아서 유사시에 공격 성능을 갖추게 하자.”
“네?! 그건…좀? 그나저나 세리나 씨나 후우카 씨는 물자를 어떻게 전선으로 보내는 건가요?”
“글쎄요. 선생님이 지정한 장소에 왠지 모르게─ ‘에잇!’ 하는 느낌으로?”
“네……?”
“그렇죠, 후우카 씨?”
“네. 갓 만든 요리를 배달하는 데는 이게 제일이거든요.”
“왠지 해설할 보람이 있는 이야기가 들려오네요. 다음에 가까이서 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그건 그렇고, 구급상자 내용물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또 다른 구석에서는 향후 전투를 대비한 기술적인 문답이 오가고 있었다.
“다녀왔어~ 오늘도 시끌벅적하네~.”
“선생님과 순찰 마치고 복귀했습니다. 오늘도 키보토스는 이상 무입니다.”
“오늘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을 주님께 감사를.”
하지만 선생님이 돌아오면 모두의 주목은 그쪽으로 쏠린다.
“미안해, 얘들아. 아직 서류 작업이 남아서 말이야.”
“그렇다면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저도요~.”
업무가 바쁜 탓에 좀처럼 수다의 장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감질났다.
그래도 몇몇 학생들이 도움을 자처해 주는 것이 무척 고마웠다.
“선생님, 벌써 업무인가요? 다음 축제를 위한 기획서를 봐주셨으면 하는데요.”
“아~ 미안. 어떡하지……. 유우카, 대신 좀 봐줄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시즈코 씨, 평소에 기획서를 체크하는 입장이니 그런 시선으로 봐도 괜찮다면요.”
“정말인가요? 유우카 씨, 부탁드릴게요.”
물론 그 자리에 끼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방문이 다시 열리고, 낯익은 여성이 안으로 들어왔다.
“선생님, 잠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어, 린 짱. 웬일이야?”
“누가 린 짱입니까. 아니, 지금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린이 직접 찾아오는 일은 드물다.
방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고, 모든 학생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선생님, 연방학생회로 학생들의 불만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엣, 거짓말?”
“거짓말이 아닙니다. 많은 학생이 샬레의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 전혀 실감이 안 나는데.”
모집을 해도 새로운 학생이 오지 않은 지 오래된 상황이라 린의 발언은 충격적이었다.
“어째서 그런 상황인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아무튼 모집을 실행해 주십시오.”
“아…알았어. 저기 아로나, 지금 청휘석 몇 개 있어?”
“네! 1777개 있습니다.”
“그럼 10회 모집할 수 있겠네. 바로 해줘.”
“알겠습니다.”
‘청휘석’이란 아로나가 모집을 하기 위해 필요한 리소스로, 일상 업무를 하다 보면 저절로 쌓인다.
선생은 개수에 연연하지 않았으나, 마침 필요한 만큼 있다면 린의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네, 모집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두 사람에게는 익숙한 광경이었다.
만약을 위해 한 장 한 장 확인해 보지만, 당연히 새로운 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것들은 잠시 방치해 두면 신비로운 아이템으로 변하기도 했기에, 이제 와서 신경 쓸 일도 아니었다.
“새로운 학생 정보는…없네. 일단 이걸로 됐을까?”
“전혀 안 됐습니다만……. 어쩔 수 없군요.”
정작 모집의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린도…그리고 선생도 잘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학생이 소집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학생들의 클레임을 해소할 방도가 없다는 것만은 명백했다.
“아무튼, 모집과 소집은 좀 더 적극적으로 해주십시오. 나중에 어떻게 되어도 전 모릅니다.”
“알았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과장이 심해.”
“어쨌든 저는 충고했습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린이 퇴실하고 문이 닫히자 긴장된 공기가 흩어진다.
선생님과의 대화에 주목하던 학생들도 이윽고 하던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한다.
“왜 이렇게 서류가 많은 거야.”
“뭐, 다 같이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린의 충고 따위는 벌써 잊은 듯 선생은 평소처럼 책상으로 향한다.
오늘도 샬레는 평화 그 자체였다.
Fin.
댓글 5
일섭 스토리 얘기가 많아서 그런가 뭔가 샬레밖은 반전이라던지 그런 공포쪽 스토리인줄 알았는데 평범한 똥아로나였을 뿐이네ㅋㅋ
성능충 선생인데 왜 나츠카즈사 말고 요시미아이리만 데려가나했더니 학원별 못간애들이 죄다 3성애들이구나... 나츠카즈사/미도아리스유즈/시로코호시노
@바나나사자 제목이 최저보증인데 재미를 위해 숨겨 보았습니다. 푸핫
@[캐서린]

이런 똥아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