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M #상황극 #미요 #센남
원본 by いーすた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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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1>
“선생님, 안녕하세요.”
“안녕, 미요. 오늘 잘 부탁해.”
“네! …죄송해요. 갑자기 당번 날짜를 바꿔 달라고 해서.”
“괜찮아. 그보다 고맙다는 인사는 대신 당번을 맡아준 학생한테 하렴.”
“그렇네요. 기회가 되면 꼭 그렇게 할게요.”
오늘은 샬레의 당번 날입니다.
이날은 평소보다 편하게 와일드헌트를 나설 수 있고, 덤으로 선생님을 만날 수 있죠.
고마운 건 전자지만, 기쁜 건 후자입니다.
그 두 가지를 모두 누릴 수 있으니 최고예요.
어떤 하루가 될까요.
숨길 수 없는 기쁨을 억누르며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단지 그것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정말 왜일까요.
…사실, 이유는 명백하지만요.
“뭐 좀 마실래? 커피가 좋아? 아니면 홍차?”
“음……. 그럼 선생님과 같은 걸로요.”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줘.”
잠시 후, 방 안쪽에서 홍차 향기를 머금은 선생님이 돌아왔습니다.
워커홀릭 기질이 있는 선생님이라 망설임 없이 커피를 마실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에요.
선생님이 두 사람분의 머그잔을 책상 위에 놓은 후에도 선생님을 계속 관찰합니다.
홍차에 넣는 설탕 양은…선생님의 취향을 확인하고 노트 한구석에 적어둡니다.
그러고 나서 저도 컵에 똑같은 양의 설탕을 넣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꽤 달더군요.
마음을 다잡고 샬레에서의 업무가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 옆에서 하는 작업은 단순한 서류 업무라도 즐거우니 참 신기한 일이에요.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도 할 수 있죠.
하지만 딱히 질문할 만한 곳이 없어서, 일부러 뻔한 걸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잠시 후, 선생님의 단말기가 착신을 알렸습니다.
“여보세요. 네…….
앗, 도착했나요?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갈게요.”
통화를 끊자마자 선생님이 일어났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일단 물어봅니다.
“선생님, 어디 가시나요?”
“아, 앞으로 당분간 샬레에서 쓸 물건들이 한꺼번에 도착했거든.
전부 창고에 넣어야 하니까 잠시 자리 좀 비울게.”
“그렇다면 저도 돕게 해주세요.”
“꽤 중노동인데 괜찮겠어?”
“네. 이래 봬도 특수교역부는 꽤 하드하거든요.”
“아……. 그렇겠네.”
자신만만하게 팔에 힘을 주어 알통을 만들어 보였습니다.
뭐, 제 가느다란 팔로는 녹록지 않았지만요.
이렇게 플롯대로 선생님과 함께 샬레의 창고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뭐가 ‘플롯대로’냐고요?
물론 선생님과 조금 어두운 방에서 단둘이 남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특수교역부에 어떤 의뢰가 들어왔는데, 무려 샬레 창고에 잠들어 있는 ‘물건’을 가져와 달라는 내용이었거든요.
선생님께 폐를 끼치는 건 본의가 아니지만, 이를 위해 물품 반입 날짜에 맞춰 당번 일정까지 바꾼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할 수밖에요.
“그럼 먼저 카트로 여기 짐들을 전부 창고로 옮기자.
정리는 나중에 한꺼번에 하는 걸로 하고.”
“알겠습니다. 맡겨주세요.”
두 대의 카트와 함께 샬레의 뒷문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참고로 짐이 든 상자는 가벼운 것부터 무거운 것까지 다양했습니다.
“선생님, 참고로 여기엔 뭐가 들어있나요?”
“아, 수업에 쓸 BD나 오파츠 같은 거, 뭐 이것저것.”
“아, 아하…….”
“앗, 그 상자에는 수정 하니와가 들어있으니까 조심해.”
“네? 아, 네. 알겠습니다.”
갑자기 낯선 명사가 튀어나옵니다.
궁금해서 내용물을 훔쳐보고 싶지만 참기로 하죠.
하지만 이렇게 선생님과 나란히 복도를 걷는 건 평소와 달라서 왠지 신선하네요.
데스크워크보다 거리가 가까운 느낌이 들고, 좀 더 분위기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최고였을 텐데 말이죠.
다음 소설에 이런 장면을 넣어볼까요.
그렇게 우리는 도착한 상자들을 전부 창고로 옮겼습니다.
이제 상자마다 정해진 위치로 이동시키기만 하면 됩니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하나씩 손으로 들고 상자를 지정된 선반에 쌓아 올립니다.
물론 선반 사이를 이동하면서 목표로 했던 물건을 찾는 것도 잊지 않았죠.
선생님과 따로 행동한 덕분에 아주 간단히 그것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물건인지는…저에게도 비밀 유지 의무가 있으니까요.
“선생님. 이걸로 전부인가요?”
“응. 미요도 수고했어. 솔직히 큰 도움이 됐어.”
“아니에요. 이 정도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그렇지 않아. 이거 혼자 다 했으면 중간에 지쳐 쓰러졌을지도 몰라.”
“아하하……. 역시 선생님은 운동 부족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반박할 수가 없네…….”
“그럼 선생님, 이제 돌아가요…….”
그렇게 말하려던 찰나, 창고 조명이 갑자기 꺼졌습니다.
작은 창문밖에 없는 방 안은 거의 칠흑같이 어두워졌습니다.
엥, 웬 급전개인가요.
흥미롭다면 흥미롭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닌데…….
“괜찮아, 미요?”
“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이……?”
스마트폰 라이트를 켜서 시야를 확보합니다.
다행인 건 정리가 끝났다는 것, 그리고 출구 앞에 있었다는 점일까요.
선생님은 카드키를 꺼내 문을 열려고 했습니다.
“어? 어라? 어?”
“선생님……. 설마.”
“이거 좀 곤란할지도 모르겠네.”
카드키를 터치하는 패널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고, 당연히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즉시 전화로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통화를 마친 선생님은 고개를 떨굽니다.
“근처에서 헬멧단끼리 항쟁이 있었는데, 샬레로 연결된 송전 시설이 휘말려서 정전됐대.”
“난처하게 됐네요. …그렇다는 건.”
“복구될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수밖에 없겠네.”
“그렇군요. 어쩔 수 없죠.”
“아, 그래도 안심해. 창고니까 비상용 비품도 있거든.”
설마 정말로 선생님과 단둘이 창고 안에 갇히게 될 줄이야.
이건, 음.
침착하자, 미요.
이런 찬스는 흔치 않으니까.
밀실에 단둘, 당분간 방해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지금 나쁜 아이가 되지 않으면 언제 되겠어요.
저는 사고 회로를 풀 가동해서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의 플롯을 짜냈습니다.
“그나저나, 단둘…인가요.”
“만화나 소설이라면 전형적인 상황이지만, 실제로 일어나니 곤란하지?”
“확실히 그럴지도 몰라요. 하지만 동시에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미요?”
“저도 여자애니까, 이런 시츄에이션을 동경하기도 하거든요.”
저는 스마트폰 라이트를 끄고 선생님의 손을 잡았습니다.
다른 쪽 손가락 끝을 입술에 대고, 치켜뜬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봅니다.
선생님은 조금 경계하는 듯한 태도로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자, 선생님. 어떻게 하실 건가요?
우리 사이의 거리는 이제 거의 제로입니다.
“미요는 뭘 하고 싶은 거니?”
“알고 싶어요. 만약 좋아하는 사람 곁에 있다면, 서로 닿는 것으로 어떤 마음이 싹트는지를요.”
선생님은 후우, 하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시더니…….
“알았어. 가르쳐 줄게.
미리 말해두는데, 어설픈 수업은 안 할 거야.”
“어……?!”
선생님이 꺼낸 건 아무래도 안대인 모양이었습니다.
추측형으로 말하는 것은 갑자기 시야가 캄캄해졌기 때문입니다.
어라? 저기, 선생님?
설마 진심인가요?
제 심박수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당황해서 좌우를 둘러보지만,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
미리 말해두겠는데, 끝내고 싶으면 언제든 안대를 벗어도 좋아.
그게 종료 신호인 걸로 하자.”
“와, 와, 와, 알겠습니다.”
방금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알았습니다.
이건 진심이에요.
이, 이거 나, 어떻게 되는 거지?
선생님이 하고 싶다면 저는 뭐든 OK지만, 그래도 너무 갑작스러운 거 아닌가요.
눈이 가려진 탓에 무엇을 할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게 오히려 더 무섭습니다.
“하응?!”
“미요 머리카락, 역시 찰랑찰랑하고 보드랍네. 게다가 좋은 냄새가 나.”
처음에 선생님이 만진 건 제 머리카락이었습니다.
리본이 엉키지 않게 피하면서 손바닥으로 감싸 위에서 아래로.
그걸 양손으로 몇 번이나 반복했고, 게다가 선생님의 얼굴까지 가까워진 게 느껴집니다.
‘좋은 냄새가 난다.’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건 이미 분명했습니다.
“아으으으. 선생님, 그렇게나…….”
“미요. 지금 어떤 기분이야?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건.”
“헤? 그, 그걸, 마, 말해야…….”
“레슨이니까. 학생이 무엇을 배웠는지 확인하는 것도 선생의 일이야.”
저기, 선생님.
대체 저에게 무슨 말을 시킬 작정인가요?
아니,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요?
서, 설마 선생님이 이런 분이었다니.
하지만 여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런 아까운 짓, 지금의 제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 그게…뭐랄까, 선생님에게 감싸인 것 같아서…….
두근거리지고, 왠지 안심되는 것 같아효. 네.”
이미 너무 부끄러워서 목소리가 눈에 띄게 들떠 있습니다.
그 탓에 수치심이 증폭되어, 분명 얼굴이 새빨개졌겠죠.
“네. 참 잘 말했어요. 얼굴 붉히고 귀엽네.”
“으으, 선생님, 아무리 그래도 너무 짓궂으세요.”
“미요가 그러고 싶다면 언제든 멈춰도 돼.”
“…….”
“안대 안 벗을 거야? 그럼 계속할게.”
정말 선생님은 심술쟁이입니다.
제가 더 계속해 주길 바란다는 걸 분명 알고 계시는 거예요.
그런데도 저에게 멈출 권리를 주고 그걸 행사하지 않는 걸 악용하다니.
이런 건 절대 용서 못 해요. 두고 보세요.
“미요, 여기야.”
“헤응?!”
어느새 정면으로 돌아온 선생님에게 기습당했습니다.
보통이라면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도 기척으로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선생님의 손가락 끝이 제 턱에 살며시 닿습니다.
그대로 턱이 위로 들어 올려지고 말았습니다.
아마 제 정면, 아주 가까운 곳에 선생님의 얼굴이 있다는 걸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안대 때문에 얼굴이 전부 보이지 않는 게 아쉽지만, 역시 미요는 예쁘네.”
“…하으.”
“이 뒤에 어떻게 될지, 미요라면 물론 알고 있지?”
“네?”
선생님의 얼굴이 정말 바로 코앞에 있어서, 숨결이 닿고 있습니다.
목소리 톤도 낮아져서 듣는 것만으로도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질문에 제 마음은 다시 휘저어집니다.
그건, 제대로 말하면 그렇게 해주겠다는 뜻인가요?
“그, 그렇네요……. 아, 아우.”
그리고 이럴 때, 제가 말을 더듬고 있을 때도 아무 말씀도 해주지 않습니다.
분명 시간은 듬뿍 있지만, 그게 얄궂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된 거 확실히 말해주겠어요! 그러면 되잖아요.
“네. 이대로, 저와 선생님의 얼굴이 가까워지고…입술이…닿고…….”
“역시 미요야. 이야기의 전형적인 전개 정도는 당연히 파악하고 있네.”
“이런 건 제가 아니라도 다들 그렇게 말한다고요.”
“그럼 다음 질문. 미요는 지금 여기서 그렇게 해주길 바라?”
“으구.”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게 당연하잖아요!
하지만 지금 이 상태에서 선생님에게 키스라도 당한다면, 분명 심장이 버티지 못할 거예요.
아니, 그렇게 대답한다고 해서 지금 이 심술궂은 선생님이 응해주실까요.
말하고 싶어, 말해야 해. 하지만…….
“자, 시간 초과. 다음으로 넘어갈까.”
“앗…….”
망설이는 사이에 시간 초과.
선생님은 제 턱에서 손가락을 살며시 떼었고, 위를 향하고 있던 상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정말 오늘 선생님은 너무해요.
감정을 농락하는 법을 완전히 꿰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항하지 못하고, 이 안대를 벗을 용기조차 없는 나.
이런 상황, 소설에 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자─ 미요.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할 이야기가 좀 있어.”
“히악!!!???”
다음에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온 건 아래쪽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에요.
지, 지금…지금 분명히 선생님의 손이 제 스커트를 쥐고 있습니다.
자, 자, 잠깐만요.
키스도 안 해주셨으면서 그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빨라요.
“선, 선선선생님…뭐, 뭘…….”
“오늘 미요는 스커트 아래에 짧은 바지를 입었구나.
평소의 하얀 쪽도 좋아하지만 말이야.”
“그, 그걸 어떻게?!”
선생님이 스커트를 펄럭 들추는 바람에 창고의 서늘한 공기가 다리에 닿았습니다.
그보다 선생님, 어째서 ‘하얀색’인 걸 알고 계신 거죠?
좀 방심했을 때 ‘지금, 보였으려나?’ 싶은 적은 있었지만.
모르는 척하면서 확실히 체크하고 계셨던 거군요.
이 변태.
“자, 오늘은 왜 평소와 다를까? 가르쳐 줄래?”
“!? …그건 말이죠. 음.”
“내가 해설해 줄까. 이 바지의 커다란 주머니가 이유겠네.”
“앗…아, 하아…….”
제 스커트 속으로 파고든 선생님이 건드린 건 속바지의 주머니.
하지만 주머니 너머로 허벅지를 만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거기 들어있는 건 아까 제가 여기서 슬쩍한…….
그렇군요.
선생님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거예요.
그래서 이런 심술을…….
이건 체크메이트를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맞아요, 선생님. 특수교역부에 들어온 의뢰라서 꼭 필요한 물건이었어요.”
“뭐, 그렇겠지. …일단 본보기를 보여야 하니 벌을 줘야겠네.”
“저기, 선생님…어째서요?!”
“그야 미요, 아직 안대를 벗지 않았잖아.”
“으겍.”
선생님의 손가락이 바지를 고정하는 고무줄에 걸렸습니다.
이대로 손을 내리면 어떻게 될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아무리 선생님이라도 그 이상은 설마…멈춰야 해, 하지만…….
“아, 저기, 그, 어버버.”
“혹시 안대가 잘 안 벗겨져? 그럼 벗겠다고 말만 하면 돼.”
“…으으~.”
역시 오늘 선생님은 너무 짓궂어요.
벗고 싶지만 벗고 싶지 않아서 갈등하고 있다는 걸 다 알고 계시면서.
결국 제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사이, 먼저 움직인 건 선생님이었습니다.
“아직 안 벗는구나. 그런 솔직한 점도 미요의 귀여운 부분이지.”
“…흐으.”
“아~ 하지만. 갑자기 스커트 속에 손을 넣는 건 역시 관둘게.”
“앗…으으.”
이런 갈등을 하는 와중에도 선생님은 ‘귀엽다’ 같은 말을 꼭 끼워 넣으시는데, 정말 치사해요.
덕분에 다시 가슴이 고동쳐서 아무 말도 못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저를 괴롭히는 데는 여념이 없어서, 스커트 속에서 빠져나왔나 싶더니 제 블레이저 리본과 스커트 후크에 손을 댔습니다.
“어때, 이렇게 옷에 손을 대는 건 좋아해?”
“정말…레슨 같은 거 됐으니까요……. 마음대로 하세효.”
안대를 쓰고 있어서 보이지 않지만, 이미 제 눈은 뱅글뱅글 돌아가는 상태.
선생님은 그런 제 반응을 보며 분명 즐거워하고 계시겠죠.
조금 분하긴 하지만, 오늘은 이제 몸도 마음도 선생님의 것으로 되어버립시다.
“역시 너무 지나쳤나. 하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사양 않고…….”
“하, 하우으.”
선생님이 블레이저 리본을 풉니다.
그 손이 스윽 아래로 내려와 다음은 단추를 풀려는 모양이에요.
감질날 정도로 천천히, 이어서 스커트 후크가 풀리는 건 시간문제겠죠.
가뜩이나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 이 시간 속에 심박수는 더욱 올라갑니다.
정말 제 심장이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앗.”
“?”
안대 너머로도 방이 밝아진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 정전에서 복구된 거겠죠.
다시 다음 순간, 창고 문이 열리고…….
“선생님, 실례합니다.
근처 헬멧단 항쟁 상황 때문에 샬레에 설치된 카메라 영상 제공을 부탁하고 싶은데요…….”
“카…칸나?!”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칸나 씨라면 분명 공안국의 분으로, 그쪽에는 특수교역부 업무로 신세를 진 적도 있습니다.
물론 나쁜 의미로요.
자, 지금 우리는 샬레 창고에서 단둘이. 선생님이 저에게 안대를 씌우고 블레이저와 스커트에 손을 대고 있는 상황.
앗, 이건 끝났네요(선생님이).
“저기, 그게, 사정이 있어서 말이지…….”
“하아…선생님. 가뜩이나 바쁜데 일 좀 늘리지 말아 주세요.”
“아니, 이야기를, 이야기를 들어줘어어어어업.”
선생님이 저에게서 엄청난 기세로 멀어지는 게 느껴집니다.
서둘러 안대를 벗었습니다.
처음에 보인 풍경은 칸나 씨에게 팔을 붙잡힌 선생님이 창고를 뒤로하고 끌려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공안국으로 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선생님을 옹호했습니다.
덕분에 선생님은 그날 안에 샬레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필요했던 그 물건은 선생님에 대한 ‘변호료’로서 정식으로 양도받았습니다.
<2>
그로부터 약 보름 뒤.
저는 당번으로서 오랜만에 선생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날 이후로 선생님과는 연락조차 하지 않았기에 정말 오랜만이라는 기분이 듭니다.
이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무척이나 긴장되는군요.
오늘 선생님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저는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 샬레의 문을 열었다.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여어, 안녕 미요. 기다리고 있었어.”
“음…날씨가 좋네요. 네.”
“그러게. 응.”
아니나 다를까, 침묵이 길어지며 미묘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이럴 계획은 아니었지만 뭐, 어쩔 수 없죠.
시간을 보내다 보면 평소처럼 돌아갈 겁니다.
우리는 평소처럼 업무를 시작했고, 한동안 흐르던 정적을 선생님이 먼저 깨뜨렸습니다.
“미요, 지난번 말인데…….”
“앗, 선생님. …아하하, 참 여러 가지 일이 있었죠.”
“정말 미안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괜찮다면 뭔가 사과를…….”
“아니에요, 선생님은 잘못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다만…….”
“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선생님이 그런 행동을 하실 줄은 몰랐기에 꽤 놀라긴 했습니다.
하지만 제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만약 선생님만 괜찮으시다면…수업의 뒷부분을…….”
아아, 말해버렸습니다.
선생님은 조금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고, 그러다 작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아아, 저건 '못된 어른'의 미소에요.
분명 그때도 이런 표정이었겠죠.
이윽고 선생님은 서랍을 열어 전과 똑같은 안대를 꺼냈습니다.
“옆방으로 갈까?”
역시 이렇게 되는군요.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선생님은 제 손을 이끌었습니다.
이다음부터 이어질 플롯, 여기에 더 이어서 적기는 힘들겠죠?
Fin.
댓글 9

안돼!!!!뒷내용내놔!!!
시리즈 이름이 미요미요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