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최고의 스테이지였네."
모든 의문은 카요코의 그 대사에서 시작되었다.
"마지막 곡에서 샤미센 연주자의 현을 물어뜯고, 북을 머리로 치는 퍼포먼스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어."
카요코는 평소에 잘 보여주지 않던 미소를 보인다. 그만큼 공연이 만족스러웠다는 뜻일 것이다.
"혹시... 선생에겐 조금 자극이 강했으려나? 라이브 전보다 피곤해 보이네... 미안해."
선생의 표정이 영 좋지 않은 것을 눈치챈 카요코였다.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이자 선생은 애써 웃으며 대답한다.
"아냐, 오히려... 카요코 말대로, 스트레스는 싹 날아갔어!"
그 말을 믿은 것인지, 카요코는 빙긋 웃었다. 평소의 카요코라면 선생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불안정함을 놓치지 않았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동감해주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 상태였다.
그 고양감 속에서, 선생의 미묘한 얼굴의 사인을 보지 못했다.
대화가 끝나고 카요코와 헤어진다. 그녀가 충분히 멀어지자, 선생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낸다.
"흠... 그 정돈가?"
~~~~~~~~~~~~~~~~~~~~~~~~~~~~~~~~~
"선생, 나 왔어."
카요코는 귀에 꽂고 있던 유선 이어폰을 정리하며 샬레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녀의 인사는 선생이 쓰고 있던 헤드폰을 뚫고 그의 고막에 도달하지 못했다.
카요코의 표정이 뚱해진다. 그녀는 살며시 선생의 뒤로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압력이 느껴지자 선생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콕
카요코의 손가락이 선생의 뺨을 찔렀다.
"뭘 듣고 있길래 당번이 온 것도 모르는 거야?"
평소 장난과는 거리가 먼 카요코였지만, 이번만큼은 선생을 약간 골려주고 싶었다. 당번 학생을 무안하게 만든 벌이었다.
"아, 미안!"
선생은 황급히 헤드폰을 벗으며 사과했다. 사과를 받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카요코는 피식 웃으며 선생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본다.
"파라노이드? 블랙... 사바스?"
카요코는 화면에 적힌 제목과 밴드 이름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선생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쓰고 있던 헤드폰을 건넸다.
"들어볼래? 좋아할 거야."
선생의 표정이 묘하게 이상하다. 평소의 자상한 모습과는 약간 다른... 뭔가 음흉한, 그러면서도, 아니 그래서인지 거부할 수 없는 듯한. 선악과를 권한 뱀이 이런 표정이었을까.
카요코는 잠시 망설였으나, 이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헤드폰을 넘겨받았다. 차가운 가죽 패드가 그녀의 귀를 완전히 밀폐하자, 1970년대의 거칠고 투박한, 그러나 압도적인 중압감을 가진 소리가 그녀의 두개골을 직접 타격하기 시작했다.
카요코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평소 표정 변화가 많지 않은 그녀답지 않게, 노래가 재생되는 내내 얼굴 근육이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선생의 얼굴도 묘하게 일그러진다.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며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역시 예상대로다.
블랙 데스 포이즌... 확실히 나쁘지 않은 메탈 밴드다.
하지만 1970~90년대의 클래식 메탈을 접한 선생의 기준으로 보면, 키보토스의 메탈 밴드는 아직 한참 멀었다. 특히 남성 보컬이 부족한 키보토스 특성상, 메탈 장르에서만큼은 이 세계가 바깥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노래가 끝나자 카요코는 멍한 표정으로 헤드폰을 벗었다. 뺨은 어느새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어때?"
"......대단해.... 이런건... 처음 들어봐...“
그녀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선생은 그 반응에 만족하며 다음 곡을 준비했다. 이제 막 간을 봤을 뿐이다. 이제 좀 난폭한 짓을 해보자.
이 전설적인 리프는, 음악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도입부 중 하나였다.
카요코는 첫 소절에서부터 헤드폰 너머로 흘러나오는 기타 소리에 넋을 잃은 듯했다. 기타의 선율은 천천히 그녀의 뇌신경을 타고 흘러, 심장 속을, 아니 단전을 지나 아래쪽을 자극해오기 시작한다.
드럼 비트가 가볍게 얹혀지며 곡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자, 카요코의 입술이 살짝 떨렸다.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 그녀를 스쳐 갔다.
심장의 박동은 비트에 맞춰서 더 빨라지고, 숨은 마찬가지였다. 이 강렬한 리듬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 그녀는 점점 더 가파르게 숨을 내쉬고 본능적으로 책상 모서리를 꽉 잡았다.
노래가 끝나자, 카요코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헤드폰을 벗은 손끝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이거... 이거 대체 뭐야?"
카요코의 목소리는 떨림이 서려져 있었다. 그녀는 선생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흥분과 혼란이 뒤섞인 빛이 가득했다.
"Smoke on the Water. 딥 퍼플의 명곡이지."
선생은 대답했다.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카요코는 고개를 푹 숙였다가 다시 들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인지, 고양감인지, 고통인지, 탈진감인지 모를 표정이 서려있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선생은 그녀가 뭘 원하는지 알았다.
곡이 시작되자마자 묵직한 기타 리프가 카요코의 전신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낮게 깔리는 베이스음은 그녀의 하복부를 진동시켰고, 이어지는 드럼 소리는 깊숙한 곳까지 다가오는 은밀한 손길이 되어 그녀의 몸 깊숙한 곳을 자극해오기 시작한다. 제임스 헷필드의 거친 보컬이 청각을 유린할 때마다 카요코는 신열에 들뜬 듯 몸을 뒤척였다.
기타 솔로가 절정에 달하며 마지막 음이 터져 나오자, 그녀는 쏟아지는 해방감에 몸을 떨며 눈을 감았다. 마치 거대한 파도가 온몸을 휩쓸고 지나간 듯한 지독한 탈력감이 그녀를 덮쳤다.
“하아... 하아......”
카요코가 헤드폰을 벗었을 때, 그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붉게 물든 얼굴과 몽롱한 눈빛은 무언가 더 알고 싶어 하는 노골적인 갈망을 담고 있는듯.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어.”
선생은 카요코의 반응에 만족한 듯, 천천히 플레이리스트를 훑으며 말했다.
"뭐...“
그렇게 말하면서도 카요코는 거부할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가 다음에는 어떤 자극으로 자신을 망가뜨려 줄지 기대하며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
이제 카요코가 좋아 죽는 스래시로 달려보자.
선생은 카요코를 바라본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은 붉게 물들어져있다. 이는 아랫입술을 물고 있고 식은땀은 얼굴을 적시고 있다.
카요코는 온몸을 유린하는 자극에 대항하지 못했다. 신경계를 칼날로 난도질하는 듯한 짜릿한 자극이 그녀를 엄습하고 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아앙...♡”
달콤한 교성이 흘러나온다. 입으로 소리를 내는걸 막기 위해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만 이미 흘러버린 소리를 주워 담을 수 없는 노릇이다.
카요코의 귀는 헤드폰으로 닫혀있었다만 선생은 아니었다. 카요코가 낸 소리를, 선생은 들었다.
그래, 저 얼굴이다. 저 얼굴을 보고 싶었다. 압도적인 자극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저 얼굴, 순수한 쾌락에 겨운 저 얼굴.
그 얼굴을 선생 본인이 이끌었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흥분시킬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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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이 지났을까. 샬레 집무실에는 거친 숨소리와 열기만이 가득했다. 선생이 천천히 헤드폰을 벗기자, 카요코는 힘없이 책상 위로 엎어졌다. 그녀는 엉망이 된 자신의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듯, 오른팔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헐떡이고 있었다.
땀에 젖어 엉망이 된 머리카락, 붉게 달아오른 뺨, 그리고 초점이 풀린 눈동자. 평소의 쿨한 카요코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소리의 쾌락에 굴복한 한 명의 소녀만이 그곳에 있었다.
“카요코? 괜찮아?”
“......선생...”
그녀는 얼굴을 가린 채 갈라진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뭐, 오늘은 이 정도로 해둘까. 너무 무리하면 몸에 안 좋으니까.”
선생이 플레이리스트를 끄려 하자, 카요코가 그의 손목을 낚아챘다. 눈빛은 흐트러져 있었고, 떨리는 손가락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팔을 치우고 선생을 올려다보았다.
“......가지 마. 한 곡만...... 한 곡만 더어어......”
선생은 그런 카요코의 모습을 보더니 능글맞게 웃으며 귀 옆에다 대고 말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나중에 또 들려줄게.”
카요코는 그 말을 들은 순간 깨달았다.
자신은 이미 이 위험하고도 야릇한 행위에 중독되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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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트위터입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8876343&page=1
댓글 11
킬링인더네임에서 박수치면서 사정했다...
음잘알


응고오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