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토스.me
홈모음집마이페이지
SUBSCRIBED
EXPLORE
BA블루 아카이브BR봇치 더 록!ZZZ젠레스 존 제로GI원신HSR붕괴: 스타레일모든 채널 보기문의하기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소설)약보빔)약TS)약혐) 인투 더 카노에버스
/블루 아카이브
광고

PART1- 코코아

이타가키 카노에라는 학생이 있다.

그녀는 와일드헌트 예술학원 오컬트 연구회 소속 3학년 학생이며, 작은 체구와 회색 머리카락과 과하게 창백한 피부톤, 깊이 있는 주황빛 눈동자 때문에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학생이다.

오늘 나는 카노에가 소속된 오컬트 연구회의 부탁으로 와일드헌트 예술학원으로 왔다.

“마스터! 역시 와주셨군요!”

에리가 나를 반겨준다.

오컬트 연구회의 부실은 기숙사 4동 404호. 에리가 열어준 문 앞에 붙어있는, 불길한 세 자리 숫자가 불현듯 생각난다. 물론 현실적으로 4동 4층의 4번째 방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지만 말이다.

부실 안으로 들어오니 레나는 자신의 침대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고, 츠무기는 흐뭇한 표정으로 카노에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카노에는 방 중앙의 거대한 솥에서 무언가를 끓이고 있다.

“어… 선생님… 어서와… 우히히…”

카노에는 나를 음산하게 맞아주었다.

어쨌든 오컬트 연구회가 오늘 나를 부른 이유는,

“전생 체험이랍니다!”

전생.

전생이라면 카노에의 전문이다.

농담이겠지만 나를 항상 “전생의 인연이다.” 이런 식으로 골리는 정도라 전문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말이다.

“후후후… 이 물약을 먹으면 몸이 나른해지면서 잠들게 되고… 전생을 꿈으로 체험할 수 있을거야.”

카노에가 다섯 개의 컵에 갈색 액체를 채우며 말한다.

“아, 진짜! 코코아잖아! 당연히 따뜻한 코코아 먹으면 몸이 나른해지고 잠 오지! 우리 넷 다 중간 평가 과제하느라 밤 샜잖아!”

오컬트를 믿지 않는 레나답게 그런 카노에에게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마실거죠~ 코코아를 좋아하니까요. 레나는.”

츠무기의 말에 레나는 약간 씩씩거리며 말한다.

“그, 그렇지! 믿어서가 아니라 그냥 맛있으니까!”

레나는 우리 다섯 중 가장 먼저 코코아가 든 머그컵을 낚아채듯 들더니,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마구 마셔버렸다. 그리고는 입안이 데었는지 혀를 낼름 내밀어 열기를 식혔다.

따뜻한 코코아라… 나도 사실 어제 업무가 꽤 밀려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다. 저 따뜻한 코코아에 에리가 빌려온 여분의 메트리스가 있다면 푹 잘 수 있겠지. 카노에가 말한대로 편한 옷을 들고 오길 잘했다.

나는 코코아를 천천히 비웠다. 그리고 메트리스에 눕고, 와일드헌트의 에스코트 제한 시간 전에 나가기 위해 4시간의 알람을 맞춘다.

카노에는 설명을 이어간다.

“모두 침대에 눕고 편하게 눈을 감아… 히히히....”

나는 카노에가 시키는대로 했다.

“그리고… 거울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크기는 딱히 상관없지만… 전신 거울이 되도록이면 좋을거 같네.”

거울이라… 흠…

“거울 앞에 서봐… 뭐가 보여…?”

거울에 비치는 것은… 아마 나 자신이겠지. 상상 속 거울에 나 자신이 비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무엇보다 코코아의 달콤함과 편안한 매트리스, 따뜻한 방 안의 공기가 맞물려 묵직한 졸음이 폭풍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

“상상하는 것은… 최강의… 자신…”

카노에의 목소리가 점차 몽롱하게 흐려진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이제 잘 모르겠다. 대충 전생 체험이라니까 자도 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지이잉—

문자가 왔는지 머리맡에 두었던 핸드폰이 진동한다. 내 눈꺼풀이 슬쩍 떠졌다.

눈을 뜨는 순간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주황빛 눈동자와, 그 한가운데에 뚫린 깊이를 알 수 없는 까만 동공. 카노에가 평소 앞머리로 가리고 있던 반대쪽 눈이었다.

카노에가 내 귀에 바짝 다가와 차가운 숨결로 속삭인다.

“이 목소리를 잊으면 안 돼… 선생님.”

그 속삭임을 마지막으로, 나는 깊은 잠 속으로 떨어져 내렸다.

***

[힐베르트의 무한 호텔 역설 (Hilbert's Grand Hotel Paradox): 독일의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가 가산 무한 집합의 비직관적 성질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사고실험. 모든 객실이 꽉 찬 '만실' 상태라도, 기존 번 방 투숙객을 번 방으로 옮기면 1번 방이 비어 신규 손님을 받아들일 수 있다. 나아가 손님 전체를 번(짝수) 방으로 옮기면 무한히 비어버린 홀수 방들에 가산 무한 명의 신규 손님을 새로 입실시킬 수도 있다. 즉, 무한의 영역에선 '만실'과 '추가 수용 가능'이 대립하지 않으며, 전체 집합과 그 진부분집합의 크기가 같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내가 있는 곳은 호텔… 아니, 기숙사인가? 어쨌든 양옆으로 방이 배치 되어있는 복도였다.

단지 이상한 점이 있다면, 복도의 양 끝이 소멸하듯 지평선 저편으로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 건물의 사이즈가 무지막지하게 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하기엔 고요함만이 감돌 뿐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

건물 전체가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물론 방 안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 눈에 안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정말로, 말 그대로, 우주 공간에 건물 형태의 껍데기만 덩그러니 남겨진 듯한 공허함이었다.

“여긴…”

“어서와 선생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뒤를 돌아보니 카노에가 있었다.

“카노에… 이건 꿈이야…?”

“응. 이건 꿈이야.”

명쾌한 대답이다.

“선생님은 여기서 전생을 체험할 거야… 그리고… 결국에 꿈에서 깨어나면… 다 잊겠지… 꿈이라는건 그런 거니까…”

“그러면 한 번 체험하면 바로 일어나는거야?”

내 질문에 카노에는 고개를 젓는다.

“아니… 평범한 전생으로는 일어날 수가 없어…”

“어?”

카노에가 기괴하게 웃는다. 음침하게, 그리고 가슴이 서늘해질 정도로 음산하게.

“내가 말했지… 선생님과 나는 전생에서부터 이어진 사이라고…”

분명, 카노에게 나를 골리기 위해 자주 하는 말이었다.

“여기서 선생님은… 나와 이어지는 전생을 찾아야해…”

“응?”

“사실이라고 믿지 말지는 선생님의 선택이야… 하지만… 그 전생을 찾기 전까지는 일어나지를 못해…”

“카노에 그게 무슨 말이야?”

“믿지 못하겠으면… 아무 문이나 열어봐… 우히히…”

나는 어째서인지… 카노에의 목소리를 거역할 수 없었다. 눈앞에 있는 아무 문손잡이나 잡아챘다. 문패에 적힌 번호는 [14534].

나는 문을 벌컥 열어제꼈다.

PART2- 문

[14534]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김남석이라고 하자. 경상북도 칠곡 왜관에서 태어났고 가정주부 어머니와 대구의 회사로 출근을 하시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닌 그는 착실하게 공부한 결과물로 서울로 대학교로 가게 되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그는 우연히 일본인 유학생과 인연을 트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우시오 유우카. 통계학과에 유학생으로 재학했다. 그 인연을 계기로, 그 둘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김남석은 우시오 유우카의 고향, 일본 도쿄으로 넘어가 그곳에서 게임 회사에 취직하게 되고 우시오 유우카 사이에서 딸까지 얻는다. 그 딸의 이름은 아리스. 그러니까 김 아리스다. 그리고 그가 82이 되던 해, 우시오 유우카는 노환으로 사망한다.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120살이 된 것을 생각하면 꽤 일찍 사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게 43년 동안 외롭게 산 뒤, 125세의 나이로 요양원에서 자신의 사랑하는 딸, 김 아리스 앞에서 사망하게 된다.

“……?”

나는 일어나더니 주위를 살핀다. 보이는 것은 호텔 복도… 그리고…

“일어났네 선생님… 결국 나는 못 만났구나…”

카노에…

카노에가 뒤이어 뭐라 중얼거렸지만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방금 머릿속에서, 아니 온몸으로 125년의 삶이 통째로 지나갔다. 원래 내 인생의 4배나 되는 기나긴 세월. 아내를 잃은 슬픔, 요양원 특유의 냄새, 딸 아리스의 따뜻한 손길까지 전부 피부에 생생히 남아 있었다. 방금 전 김남석의 삶이 진짜 내 삶이 아니란 말인가? 125년을 살아냈는데?

“뭐해 선생님? 다음 문을 열어야지…”

카노에의 말에 나는 다시 아무 문이나 잡는다. 문 번호는 102484 번이다.

[102484]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사토 카즈마로 하자. 그는 일본의 한 시골에서 태어났으며 쭉 모범생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소꿉친구가 질 안 좋은 친구와 어울리다가 결국 양아치 남성과 이어지는 것을 목격. 결국 그 충격에 히키코모리 게임 중독자가 된다. 한정판 게임을 사러 오랜만에 집 밖으로 나섰지만 한 소녀가 트럭에 치이기 직전의 모습을 포착. 몸을 날려 그녀를 살리고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트럭도 아니라 트렉터이며 치이지도 않았지만 치였다고 착각해 쇼크사.

[40000000000404]

한 여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우츠미 아오바로 하자. 그녀는 하이랜더 철도학원 화물운송관리부 소속의 엔지니어다. 내성적이고 겁이 많은 편이다. 그러면서도 기가 센 타입이라 할 말이 있다면 참지 않고 대놓고 떠올린 말을 직설적으로 말한다든가, 틈틈이 대놓고 독설을 뱉기도 한다. 과로에 지쳐 있지만 선생의 도움에 온기를 느꼈고, 평생 선생을 놓치고 싶지 않아 모종의 계략을 꾸며 결혼을 하게 된다. 이후 선생과 오손도손하게 살다 사망.

[5782928493276347824]

한 수컷이 있다. 이름은 '컹멍컹컹컹'.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뒷골목을 주름잡는 라쿤이다. 세상의 모든 쓰레기통이 그의 영토였다. 그러나 칠칠치 못하게 맛있는 냄새가 나는 소시지 깡통에 머리를 집어넣었다가 끼어버렸고, 앞을 보지 못한 채 도로로 뛰어들었다가 질주하는 피업트럭에 치여 로드킬당했다.

[43986298298692936937693276928357]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에미야 키리츠구로 하자. 아아- 모르는 건가. 한때... 정의를 쫓았던 사람... 이다.

…………….

끝나지가 않는다.

돌이 되어 우주 한복판에서 생각하기를 그만두기도 했으며,

소시지가 되어 뜨거운 프라이팬 위에서 터져 나가는 쾌감을 맛보기도 했다.

수백만 가지의 감정, 수억 년의 시간, 수조 개의 생의 기억들이 온통 영혼 속에서 휘저어진다.

끝나지가 않는다. 절대로.

“선생님… 우히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복도 한가운데, 기이하게 왜곡되는 복도 속에서 카노에가 천천히 다가온다. 그녀의 모습이 마치 수만 개의 잔상처럼 겹쳐 보인다.

“천천히 생각해… 몇 년 정도 더 생각해도 괜찮아… 시간은 많아…”

“카노에… 이거 가능한거 맞아….?”

“응… 여기엔 무한한 방이, 선생님의 전생이 있고… 무한하게 나와 선생님이 이어지는 전생이 있어…”

카노에는 설명을 이어간다.

“힘들면 좀 도와줄까?”

“응?”

도와준다고…?

“힌트를 줄게… 히히히…”

카노에가… 웃으며 말한다.

“잊는거야… 모든 것을… 한 전생이 끝나면… 몇 천년간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 망각하는거지… 지금까지의 전생을… 머리를 강하게 때리던지… 기억을 초기화 시키는거야… 그러면 매 순간 무리 없이 시작 할 수 있어…”

망각한다….?

“그러면… 내 현생… 그러니까 선생으로 있던 현생의 기억은 어떻게 되는거야…?”

카노에는 말한다.

“그 기억도 남아있기를 바란다면… 과욕이겠지…”

“그러면 하지 않겠어.”

“역시 선생님답네… 헤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현생의 기억은 저절로 돌아와… 그래도…? 그 추억이 그렇게 중요해…?”

당연하다.

‘제 학생들을 부탁합니다.’

“약속했어.”

“헤에에….”

“카노에. 반대는 가능해?”

“응?”

“기억한 상태로 전생에 들어가는 건 가능한거야?”

“의지만 있다면.”

“알았어.”

나는 짝-! 소리가 나게 내 양볼을 후려쳤다. 얼얼한 통증과 함께 산산조각 나던 의식이 수만 개의 파편에서 하나로 모여들었다.

성큼성큼 걸어가 문 앞에 선다.

[2349762893782952354912084250927547298275832]

그리고, 이 문고리를 잡았다.

PART3- 복도

[칸토어의 대각선 논법 (Cantor's Diagonal Argument): 수학자 게오르크 칸토어가 증명한 이론. 실수의 개수가 자연수의 개수보다 엄밀하게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똑같은 '무한'이라 할지라도 가산 무한(셀 수 있는 무한)과 비가산 무한 존재하며, 무한 위에는 더 거대한 무한이 존재한다.]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메넬라오스로 하자.

“허어어어어어억-!!!”

메넬라오스는 격통과 함께 눈을 번쩍 떴다.

“왜 그러지, 내 동생 메넬라오스?”

형 아가멤논이 듯 물었다.

“그저… 헬레네를 찾으러 가고 싶을 뿐입니다.”

메넬라오스는 헬레네의 모습을 떠올렸다.

작은 체구와 회색 머리카락, 과하게 창백한 피부톤, 그리고 깊이 있는 주황빛 눈동자 때문에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경국지색의 미녀

‘드디어 찾았다, 카노에!’

메넬라오스는 입술을 깨물며 마음을 다잡고 트로이를 향해 대경련의 원정을 떠난다.

그렇게 지옥 같은 10년이 흘렀다. 그리스 연합군은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잿더미로 불태우는 데 성공한다.

피와 연기가 자욱한 트로이의 궁전 한복판, 메넬라오스는 검을 든 채 헐떡이며 시녀 중 하나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헬레네! 헬레네는 어디 있지!”

시녀가 사시나무 떨듯 떨며 울먹였다.

“도, 돌아가셨어요!”

“뭐라고?!”

“몇 주 전에… 똥 싸시다가… 변소에서 발을 헛디디시는 바람에…”

메넬라오스는 어이없다는 듯 시녀를 바라본다.

그렇게 그리스로 돌아간 메넬라오스는 중세의 저열한 위생으로 인해 몇 년 뒤에 병으로 사망.

[92843703672934529036272967634752951082347549326925784]

한 여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815923762934529358239857237953895235792348539857342985985982855382]

……

[9201457935285723957132785935234947028952357238975831982523983849283893]

……

[167242782884572938593257385347856738637853278532865287682772385232387623829]

……

안된다.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다. 세계의 랜덤한 곳으로 떨어지다보니 카노에를 만날 수도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예전에 한 번 아오바로 환생한 적 있었는데 그때 의지가 있었다면 카노에를 만날 수 있었을텐데…

잠시만… 그 문 번호가…

[40000000000404]

특징적인 번호라 뇌리에 명확히 각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어 떠오르는 지극히 단순한 번호 하나.

[404]

오컬트 연구회의 기숙사 방 번호.

설마…. 설마….?!

이 끝없이 이어진 복도의 인테리어—양옆의 벽지, 바닥의 붉은 양탄자, 문틀의 장식—이 모든 구조는 와일드헌트 예술학원 기숙사 4동의 구조 그 자체였다.

나는 끝도 안 보이는 벽 너머를 바라본다.

[404]

나는 숨을 크게 들어마신다.

그리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달리기 시작한다. 404번 방으로.

“피카츄라이츄파이리꼬부기버터플야도란피죤투또가스서로생긴모습을달라도우리는모두친구!!!!!!”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래를 부르며 달리기 시작한다.

“히후미하나코아즈사코하루아카리하루나준코이즈미후우카주리이치카츠루기미요하스미검은양복미나루미요시미카즈사나츠…방디부에한명더누구였더라기억해기억하고고고미친새끼야아아아맞다맞다아이리아이리아리이이미안해아아이리그리고아이리아이리한테노래를알려준츠무기린모모카치나츠마코토이로하이부키유우카코유키노아리오코타마하레히마리마키에이미아리스케이모모이미도리유즈어….그리고…붉은겨울로넘어가서미노리체리노모미지마리나아시발말해말하라고생각하라고아맞다메루그리고…”

소중한 학생들도 계속해서 떠올린다.

“종로로갈까요명동으로갈까요차라리청량리로갈까요많은사람오고가는을지로에서떠나버린그사람을찾고있어요”

167242782884572938593257385347856738637853278532865287682772385232387623829번에서부터 404번까지. 달리고 달린다. 얼마나 달렸지…? 대략…

“214년이야.”

“뭐야? 나 말하고 있던거야?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후후… 선생님은 62년이 흘렀을 때부터 입을 쉬지 않았어.”

뭐? 어쨌든 214년째 복도를 달리는 동안, 복도의 풍경은 단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 늘 똑같은 문, 문과 문 사이에 놓인 정체불명의 관엽식물 화분, 그리고 진붉은 카펫. 심지어 옆에서 나를 비웃듯 바라보고 있는 카노에의 환영까지.

변하는 것이라곤 문에 붙어있는 황동 번호판의 숫자뿐이었다.

“사키의철모냄새미야코가당신같은어른은싫어요라고할때의표정이오리의발의맛과아스나가목에달아준목줄의촉감아카리의팬티냄새히나의정수리냄새하스미의엉덩이미카의겨드랑이이치카의배나기사의가슴세이아의다리”

그렇기에 나는 외운다.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을.

달리고, 달린다. 그리고 달린다.

아 참 214년 말하고 몇 년이 더 흘렀지?

“32년.”

그렴 246년이다.

246년만에, 결국 도달한다.

[404]번 방에.

이 방이어야만 한다. 제발, 제발, 제발!!!!!

[404]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선생이라 하자.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익숙한 책상, 방, 그리고… 샬레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싯딤의 상자.

그러면… 키보토스다! 그것도 ‘나’로!

이 곳에는 카노에도 있다. 앞에 펼쳐진 일 따위 신경 쓸 것 없다. 바로 짐을 챙겨서 와일드헌트로 향한다!

“선생님. 뭐하시는 거죠. 아직 업무가 한참 밀리셨을텐데요.”

“미안해 린! 더 급한 일이 있어서!”

“지금 눈 앞의 업무보단 안 급하실거 같습니다.”

“진짜로 미안해. 하지ㅁ….. 흐어어어어어억!!!!!!”

“…? 무슨 일이시죠 선생님? 왜 그렇게 놀라시는 거죠?”

난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리, 린! 왜?! 네 얼굴이?! 왜?!”

“제 얼굴에 무슨일이 있다는 거죠?”

“왜 엉덩이가 얼굴에 달려있는건데?!!!!”

린의 얼굴은 기괴했다. 있어야 할 입과 코는 흔적도 없고, 미끈하고 토실토실한 양쪽 엉덩이 골이 얼굴 정한가운데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엉덩이 피부가 우물거려지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아아… 이건 또 무슨 장난이신가요… 다 그렇게 생긴거잖아요. 선생님도.”

“뭐?”

나는 거울을 봤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진짜로 내 얼굴에, 뽀얀 엉덩이가 달려있다! 입도, 코도 없이. 눈 아래가 전부 질퍽하고 탱탱한 둔부였다!

말은 어떻게 하는거지?

나는 두려움과 공포에 린을 두고 샬레 밖으로 뛰쳐나갔다.

샬레의 복도와 거리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다니고 있었다.

“선~생~님~ 또 장난감에 돈 쓰신 거에요?!”

유우카가 토실토실한 얼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다가왔다.

“안녕하심까 선생님. 무슨 일 있으신검까? 왜 안색이…”

이치카도 얼굴 엉덩이를 조아리며 인사를 건넸다.

“후후후후… 평안하셨나요?”

와카모는 대체 어떻게 고정이 되어있는 건지, 거대한 얼굴 엉덩이 골 사이에 여우 엉덩이 가면을 꽉 끼운 채 수줍게 웃고 있었다.

다 엉덩이가 얼굴에 달려있었다.

나는 미칠 것 같은 현실을 부정하며 뛰쳐나가 노점상으로 향했다. 학생들이 주 고객인 편의점 같은 곳에는 없는, 어른들의 물건을 파는 노점상.

“술! 술!”

맨 정신으로는 이 미친 세상과 엉덩이 얼굴의 압박을 버틸 수가 없었다. 나는 돈을 던져두고 보드카 병을 낚아채 병나발을 불었다.

얼굴에 달린 엉덩이 사이로 독주가 주르륵 흘러들어갔다.

“아.”

생각해보면 엉덩이가 얼굴에 달렸으면, 입은 둔부에 달린 거 아닌가?

그러면 내가 지금 술을 들이붓고 있는 얼굴의 이 공간은—

“우웨엑!”

생각함과 동시에, 직장에 도수 높은 알코올이 직접 부어지는 치명적인 고통이 뇌를 덮쳤다. 나는 그 자리에서 거품을 물고 사망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엉덩이 쪽이 얼얼한 기분이 든다. 나는 본능적으로 얼굴을 매만진다. 다행히 코와 입은 있을 곳에 다 있었다.

“후후후… 이번엔 아쉬웠어 선생님.”

뭐지? 뭐가 문제지?

“잘 생각해봐 선생님… 우리 방이 몇 호였는지.”

뭐? 404호잖….

잠시만…

“맞아.”

카노에는 나를 비웃듯 말한다.

“4동 404호지.”

그러면…

[4404]

이거다.

4000 정도면 몇 달이면 도착한다.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달려라달려라달려라하니하니이세상끝까지까지달려라하니!!!!”

[4404]라는 숫자가 보인다. 나는 속도를 죽일 것도 없이 그대로 달려 문고리를 잡는다.

[4404]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선생이라고 하자.

성공이다! 일단 얼굴부터 확인했다. 거울을 보니 정상적인 눈, 코, 입이 예쁘게 달려있었다! 만세!

곧바로 와일드헌트 예술학원으로 질주했다. 정문 검문까지 통과하고 4동 기숙사 복도로 올라서는데—

"선생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어, 안녕 미요! 미안한데 내가 지금 진짜 급하거든? 나중에 얘기하자!"

뻐어어어어어억-!!!

"커허허허허헉!!!"

명치에 꽂히는 육중한 타격에 오장이 비틀리는 구토감을 느끼며 바닥에 나자빠졌다.

"선생님… 요즘 저를 찾아오시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것 같지 않나요?"

“미, 미안해 미요… 근데 지금 너무 급해서 그런데…”

“이런데도 제게 말고 다른 학생 생각이나 하시다니… 안 되겠어요.”

미요는 내 정장의 카라를 잡고 질질 끌고간다.

“사, 살려!”

뭐라 말하기도 전에, 미요는 천으로 내 입을 막는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인: 복상사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주위를 둘러보니 다시 와일드헌트의 기숙사다.

“선생님 이번엔 아쉬웠…”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망설일 시간이 없다! 4404가 아니라면 기숙사 건물 층수를 고려했을 때 [40404]가 맞다! 와일드헌트 기숙사는 10층이 넘으니 4404는 동수가 맞지 않는 게 당연했다!

“스미레히마리에이미나기사미카세이아히후미하나코아즈사코하루스즈미레이사우이시미코아이리카즈사요시미나츠미네세리나하나에츠루기하스미이치카마시로사쿠라코히나타마리카호치세시즈코피나모미지미노리칸나키리노후부키미야코사키모에미유사오리미사키히요리아츠코호시노노노미시로코그리고또시로코세리카아야네아루무츠키카요코하루카마코토이로하이부키치아키사츠키히나아코이오리우미카츠바키미모리카에데미치루츠쿠요이즈나렌게키쿄유카리와카모키사키미나사야슌코코나루미레이죠체리노토모에마리나메루치나츠하루나아카리이즈미준코후우카주리세나카스미메구키라라유즈모모이미도리아리스리오노아유우카코유키네루아스나카린아카네토키히마리치히로코타마하레마키우타하히비키코토리.”

“헤에에… 이번에는 나를 찾을 수 있을까?”

“찾아야지!!!!!!!! 무조건!!!!!!!!!”

그리고 2년 정도만에 도달한 [40404].

“간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40404]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대충 선생이라고 하자.

간단한 얼굴 테스트. 옷을 다 벗고 거울까지 보며 이상한 곳이 확인해본다. 확인 완료.

밖은 밤이 늦은 시간이었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곧바로 택시를 부른다.

“와일드헌트로 가주세요!”

고양이 수인 아저씨한테 말하자 몇 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와일드헌트는 밤에 출입이 불가능하니 아침에 가야지…라는 생각은 못한다. 너무 급해!

나는 저번에 후유가 알려준 개구멍으로 와일드헌트 내부로 들어갔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4동으로 질주. 다행히 미요는 없었다.

404호의 비밀번호는 4444… 근데 도어록이 맞았나? 그리고 난 어떻게 알고 있는거지? 어쨌든 딱히 중요하진 않았고 내가 아는 중요한 지식 중 하나는 카노에의 침대는 안쪽, 왼쪽 침대라는거다.

나는 곧바로 들어가 카노에를 흔들어 깨운다.

“카노에! 일어나…!”

“으음… 이 목소리는… 선생님…?”

목소리가 굵직한 중저음이었다. 하지만 카노에의 전공과 성대모사 실력을 생각하면 이 정도쯤이야 속임수일 뿐이라 생각했다.

“무슨 일이…”

“흐아아아아아악!!!”

시발!!!

어떤 털북숭이 아저씨가 카노에의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헤어스타일은 카노에와 똑같은데, 얼굴은 굵직한 거구의 아저씨였다!

“으아아아아!!!!!!”

내 비명에 에리, 츠무기, 레나의 침대에서도 이불이 젖혀졌다.

“뭐야 선생님?(중저음)”

“마스터! 이 밤 중에 대체 무슨 일 이신가요?(중저음)”

콰장창!!!

이 현실을 도무지 못 버티겠는 나는 창밖으로 투신했다.

“마스터어어어어!!!!(중저음)”

사인: 낙사

[400404]

한 여자가 있다. 이름은 키누이 레나로 하자.

나는 레나인 상태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려 얼굴을 어루어 만져본다. 확실히 귀여운 레나다!

위치는 기숙사 그러면 바로 앞 침대가 카노에다!

레나는… 아니, 나는, 아니 레나… 아오 시발 모르겠다. 어쨌든 카노에를 거칠게 깨웠다.

“카노에! 카노에! 카노에에에에!!!”

“으음… 레나?”

“사귀자!”

“응?”

“사귀자! 키스할래?!”

내 파격적인 발언에도 카노에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힘들거 같아.”

“아 왜!!! 키스하자니까!!!”

카노에가 이불을 스르륵 들어 올렸다. 그 밑에는 다 큰 성인 남성이—키보토스에서 그 조건을 만족하는 유일한 존재인 ‘선생’이 카노에의 품에 안겨 자고 있었다.

“나는 이미 선생님과 사귀는 사이거든.”

그러니까… 내가… 나를 빼앗겼다고…?

“새근… 새근…”

품에 안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자고 있었다.

“우응… 카노에…”

“잘자라 우리 선생님~”

카노에가 선생의 머리를 다정하게 다독였다.

억울해. 시발 존나 억울해.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씨바아아아아알!!! 존나 억울하다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4000404]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40000404]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

.

.

.

[4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404]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 비명을 흥미롭게 카노에가 바라보고 있다.

“카노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이거어어어어!!!!!! 가능한거 맞아아아아아아아??!!!!!”

카노에는 내 앞에 쪼그려 앉는다.

“응… 언젠가는 가능할거야… 쉬운 방법이 있고 어려운 방법이 있는데… 선생님은 어려운 방법을 택했을 뿐이고…”

“그럼!!!! 다시!!! 시작할게에에에에!!!!!!!!!!”

“잠시만 선생님…”

내가 다시 달리기 위해 발을 딛는 순간, 카노에가 내 옷자락을 잡고 멈춰 세웠다.

“다시 시작하기 전에… 우리 간단히 대화나 할까…”

“그럴까아아아아아아아!!!!!!!!!!!!”

어느새 내 말은 기본은 비명이 된 상태였다. 달리는 내내 비명을 지른 결과겠지. 대가리를 벽에 몇 번 쿵쿵 박는다. 학생과의 대화인데 정신을 차려야지.

"어, 그래… 카노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선생님… 선생님은… 내가 말한 ‘쉬운 방법’을 택할 생각은 없어…?”

“미안하지만… 카노에 미안. 그 기억을 잊어버릴 수는 없어.”

“정말로…? 어차피 깨어나면 여기서의 기억은 다 사라지고… 거기의 기억만 남을거야…”

“하지만… 그래도...”

놓칠 수가 없었다. 학생들과의 무언가가… 사라진 다는 것. 그것 자체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것을 잃는 순간 나는 내가 아니야. 그래서…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고.”

“그러면 그 선택은… 선생님 본인을 위한 선택이야…?”

“그렇면서도 완전히 그렇지는 않아. 추억이 사라지면… 슬퍼할 학생들이 있을거야.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난 포기할 수가 없어.”

카노에는 특유의 음산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선생님… 내가 이 목소리를 기억하라고 했었지…?”

“응. 분명 그랬지.”

"이 목소리는… 바로 그 목소리일까나…?"

기억하고 있다. 잊지 않을려고 최선을 다했으니까.

"응. 맞아. 네 목소리야."

"다행이네… 잊지 않아서…"

카노에의 이번 웃음은… 마냥 음산하지만은 않았다. 씁쓸함과 깊은 애정이 뒤섞인, 지극히 인간적인 미소였다.

그리고,

철컥-

"카노에…?"

카노에는 자신의 총기로 내 가슴팍을 조준했다.

"선생님… 선생님이 아까… 학생들을 위해… 그런 무모한 선택을 했다고 했지…?"

카노에가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여기… 선생님이 제발 쉬운 선택을 하고 편해지길 바라는 학생이 딱 한 명 있어…"

그 학생은, 자기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난 선생님의 그 고집스러운 선택을 존중해… 그리고 동시에… 선생님도 내 선택을 존중해 주었으면 좋겠어…"

"카노에, 대체 뭘 하려는—!"

철컥.

"이 목소리를 잊으면 안 돼… 선생님."

타아앙-!

총성이 무한의 복도를 울렸다. 가슴팍이 텅 비어버린 듯 서늘해졌다. 심장 부근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붉은 혈액이 뿜어져 나왔다.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렇게 끝나는 건가…?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전생의 문 안에서 죽으면 언제나 이 복도로 되돌아왔다. 그렇다면 복도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 목소리를 잊으면 안 돼… 선생님.'

이 마지막 목소리마저 잊지 않으려고 입술을 달싹였지만, 시야가 캄캄하게 닫혀갔다.

아… 모르겠다… 이젠… 아무것도…

의식이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카노에였다. 그녀는 피 흘리는 내 팔을 끌어안고… 무한히 이어진 다음 문을 향해… 나 대신 나를 끌고 무한 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지질학적 및 계통분류학적 분석에 따르면, 비조류 공룡은 후두부 및 후두 연골 구조가 발달하지 않아 대중매체에서묘사되는 사자의 포효나 늑대의 하울링과 같은 고주파 파동 음성을 생성할 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신 공룡 후두 기원설 및 조류·파충류의 발성 기관 비교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성대 대신 발성용 공기주머니나 시링크스의 원형 구조를 활용해, 현생 악어나 타조처럼 입을 다문 채 후두 및 식도 조직을 진동시켜 발생하는 저주파 공명음만을 내었을 가능성이 극히 높다.]

“그르르르르르….”

우그르르르르. 느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그르르르르르르…. 구르루르으으르르르.

“카노오오오오오에에엑?!”

“으으으읅… 서어어어어어언새애애애애애애액….느이이이이임…”

우르르르르르르. 루르르르르르르륵. 느르르르르르그극.

스에에에에에엑스으으으으으으으.

[고생물학에서 멸종된 중생대 파충류의 생식기 형질 복원은 연조직의 화석화 한계로 인해 학술적 난제로 분류된다. 그러나 현생 집식류 계통발생학적 상속성을 토대로 한 클라인-페터슨 박사의 유전자 발현 추론 모델에 따르면, 대형 수인)는 총배설설구 내부에서 평시에는 수축되어 있다가 수압 및 혈압 차에 의해 외부로 가역적 돌출되는 유연한 튜브형 교미기와 복잡한 나선형 구조의 산란관을 동시에 보유했을 것으로 강력히 시사된다.]

PART4-개구멍

세-노

데모 손난쟈 다메-

모- 손난쟈 호라-

코코로와 신카스루요 못토 못토

아차, 집에서 쓰던 캐릭터송 알람을 끄지 않았다. 급하게 화면을 터치해 소리를 줄였지만, 오컬트 연구회의 부실 안은 이미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나는 소리로 어수선했다.

“으음… 저는 전생 체험, 실패한 것 같네요.”

“저도요… 그냥 꿈도 못 꿨어요.”

에리와 츠무기가 말한다.

그리고 레나는 나와 카노에를 이상하다는 듯 계속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후후후… 레나는 꿈 속에서 뭘 본거 같은데… 말해줘… 무슨 전생이었는지…”

그 말에 얼굴을 확 붉히면서 소리를 지르는 레나다.

“아 전생은 무슨! 그냥 개꿈이야 개꿈!!!”

“뭐… 그건 어떻게 믿느냐에 달렸지…”

카노에의 시선은 내게로 옮겨진다.

“선생님은…?”

나는... 뭐지… 꿈을 꾸기는 했는데…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그래도 단편적으로 기억나는 것 하나.

“공룡…”

부실 안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씹덕 알람을 울려놓고 눈을 뜨자마자 '공룡'이라고 중얼거리는 어른이라니. 에리가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스터… 괜찮으신가요…?”

“응? 괜찮은데?”

옆에 있던 레나가 어두운 표정으로 거들었다.

“선생님… 근데 왜 그러고 있어…? 왜 울고 있는 거야…?”

뭐라고?

손을 올려 뺨을 문질렀다. 손가락 끝에 젖어 드는 축축하고 뜨거운 감촉.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뭐지…?

“흑…”

뭔가… 뭔가를 잊어버렸다.

“흑…”

잊지 말아야했던 것 같은데…

“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다 큰 어른이, 샬레의 선생이라는 자가 학생들 한가운데서 아이처럼 소리 내어 울음을 터뜨렸다. 레나와 에리가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고, 츠무기는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단 한 사람, 카노에만이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 깊은 안도감과 슬픔이 조용히 교차하고 있었다.

***

나는 지금 와일드헌트의 개구멍에 있다. 우느라 에스코트 제한 시간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었다.

몇 시간 뒤, 나는 와일드헌트 예술학원의 담벼락 밑 개구멍에 엎드려 있었다. 부실에서 한참을 우느라 에스코트 제한 시간을 한참 넘겨버렸기 때문이었다.

내 앞에는 담을 먼저 넘어가는 에리의 뒷모습이 보였다.

…엉덩이…

엉덩이를 보니 왠지 모르게 정신적 충격과 원인을 알 수 없는 트라우마가 뇌리를 스쳤다.

“선생님 괜찮아?”

에리보다 먼저 담을 넘어간 레나가 개구멍 너머로 얼굴을 살짝 내밀며 물었다.

“응, 괜찮아. 울고 나니까 속은 시원하네.”

"진짜 못 말려… 다 큰 어른이 학생들 앞에서 통곡이나 하고."

레나가 투덜거렸지만,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그렇게 와일드헌트에서 나간 나는 기숙사 4동 4층을 바라보았다. 카노에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는 손을 크게 흔들어 보였다.

잊어버렸지만, 결국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은 평화로운 현생의 노을빛 아래서.

https://x.com/cheesedontgas

제 트위터입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8876343&page=1

소설 모음집입니다

개추와 댓글은 창작의 원동력이 됩니다

광고
BA블루 아카이브·26.09.02창작

소설)약보빔)약TS)약혐) 인투 더 카노에버스

#소설
좋아요 0댓글 21저장 0
광고
치DC
치동작가
게시물 28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X
게시일2026.09.02 00:38
조회2
광고

댓글 21

나
ㅇDC
ㅇㅇ126.09.02

내가 대체 뭘 읽은거지

ㅇDC
ㅇㅇ226.09.02

와우. 대단하네

ㅇDC
ㅇㅇ326.09.02

명작단편이었다

ㅇDC
ㅇㅇ426.09.02

어이 그 앞은 지옥이라고

ㅇDC
ㅇㅇ526.09.02

나 머리가 아파...

광고

치동님의 다른 게시물

전체 보기 ›
TEXT
창작
소설) 슈로의 소설이 게임화되는 이야기
치치동06
TEXT
창작
소설) 팬쨩이 말을 하는 이야기
치치동011
창작
표지일러+소설) 카스팔루그를 위한 학원은 없다-上
치치동011
창작
소설)일러있음)세이아가 키스를 하는 꿈을 꾸는 이야기
치치동07
TEXT
창작
소설)카스팔루그를 위한 학원은 없다-1
치치동07
창작
소설) 츠루기 vs 아카리
치치동02
창작
소설)표지있음)재업)나카마사 이치카는 착한 사람이다-1
치치동05
TEXT
창작
소설)나카마사 이치카는 착한 사람이다.-1
치치동08

비슷한 태그의 게시물

TEXT
번역
소설핫산) 몇 번이고 쓰러지는 선생님에게 참을 수 없게 된 학생들
Ccafe_kage_0219028
TEXT
번역
소설핫산) 멘탈이 무너진 선생님을 호시노가 응석받이로 만드는 이야기
ㅇㅇㅇ022
TEXT
번역
소설핫산) 기성사실을 만들고 싶은 미카 vs 피하려는 선생님
Aantireal_honpo026
TEXT
창작
소설)쓸데없는 생각이 불러온 후폭풍
ㅇㅇㅇ024
TEXT
창작
소설) 선생님이 머리를 짧게 자른 이야기
마마삭060
TEXT
창작
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5) - 인연은 상처로 되돌린다
에에이2032
창작
소설)나기사:나기나기가 뭔가요..?
굿굿-훈타049
TEXT
번역
소설핫산) #1 내가 총에 맞은 뒤로 학생들의 상태가 이상하다
Aamanomi_3348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