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시리즈는 굳이 순서대로 볼 필요가 없음
쿠키 소설 시리즈
선생정조보호국 취조 일지
2. 시로코의 경우
10,316 자
취조 기록 : 24516-S-2
담당 취조관 : 발키리 경찰학교 1학년, 네무가키 후부키
조사 용의자 : 아비도스 고등학교 2학년, 스나오오카미 시로코
“으으, 으으으…. 귀찮아. 졸려. 기분 좋게 낮잠 자고 있었는데, 이 대낮부터 또 누가 사고를 친 거야….”
더군다나 누구인지는 가보면 안다고 프로필도 주지 않다니.
네무가키 후부키는 달콤했던 아쉬움의 하품을 턱이 빠지라 쏟아내며 기지개를 켰다.
“이 방대한 키보토스에 내가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다고…. 보나 마나 중간에 누가 전달하다가 잃어버리고 둘러댄 거겠지.”
익숙한 일이었다.
생활안전국에서는 심심찮게 발생하는 실수였고 인제 와서는 경비국에서도 이 정도 실수로 꾸중하는 사람은 없었다.
후부키는 차라리 잘된 일이라며 교활하게 웃었다.
대강대강 취조를 마무리 짓고 어서 빨리 안락한 소파로 돌아갈 핑계로는 부족함이 없지 않은가.
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불이 환하게 켜진 취조실의 문을 열었다.
“아.”
“으, 으음….”
“또 당신입니까, Go…, 아니. 스나오오카미 시로코….”
아하.
어색하게 앉아있는 용의 학생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기가 막히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확실히 그녀의 프로필이라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몇 번이나 봐 버려서 머릿속에 있으니까.
“벌써 몇 번째야?”
“음…, 미안.”
세 번!
그녀가 선생정조보호국의 용의자로 이곳에 앉아있는 게 이번으로 자그마치 세 번째였다.
그녀의 취조를 맡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농땡이를 치느라 출동하지 못한 오늘을 제하면 체포 현장과 연행 과정에는 꼭 함께했었다.
그리고 첫 번째와 그다음의 취조는 칸나가 도맡아 했었는데,
취조를 마치고 아연실색하며 경비국으로 돌아가던 모습이 아직도 인상 깊이 기억에 남아있었다.
후부키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으며 손사래를 쳤다.
“이야. 너도 뭐랄까, 대단하네. 보통은 뒷감당이 버거워서 한번으로 그치는데 말이지.”
“그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돼서….”
나도 모르게?
눈대중으로 그녀를 살펴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말이었다.
비 오는 날의 먹구름 잔뜩 낀 하늘처럼 운치가 있는 회백색의 머리카락, 청순하다 못해 청량하기까지 보이는 푸른 두 눈동자.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로 다른 두 색의 동공, 아직 앳된 티를 벗어나지 못한 보드랍고 뽀얗게 부푼 두 뺨.
표정에 감정이 적어 다소 딱딱하다고 할지, 그런 시크한 캐릭터의 미소녀가 자기도 모르게 건장한 성인 남성을 세 번이나 겁탈했다고?
얼핏 기가 찰 노릇이지만 풀이 죽어 머리 위로 솟은 늑대 귀를 축 늘어뜨리고 있는 그녀에게 후부키는 한심함 보다는 애처로운 눈빛을 보냈다.
“언제 끝나는데?”
“아마 내일모레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우선 동물은 특정 시기가 되면 평소보다 성욕이 증가하고, 임신을 위한 신체적 준비를 갖추게 된다.
요컨대 발정기다.
현재 스나오오카미 시로코는 바로 그 발정기라는 손바닥 위에 있었다.
뭐, 여기까지 놓고 보면 그리 요란하게 굴 건 아니었다.
동물의 특성이 있는 키보토스 주민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기도 했고, 보통은 개인적인 자제력으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고 심한 사람도 억제하는 약을 먹으면 충분했다.
“선생님을 피해야 했는데…, 하필 당번이라….”
하지만 그녀는 그 일반적인 것과 약간 결이 달랐다.
특정 인물 단 한명에 한해서 그녀가 발정기에 감당하는 성욕은 심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턱없이 부족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할까, 시로코는 이 시기에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속옷을 갈아입어야 할 지경이었다.
“그러면 당번 날을 바꾸면 됐던 거 아니야?”
당연한 의문이었다.
그러자, 시로코가 눈에 띄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안절부절못했다.
“으음…, 맞는 말이지만. 내 차례는 정말 오랜만이라서….”
“…그래서 선생한테는 비밀로 하고 태연하게 샬레로 갔다는 거구나.”
“응….”
선생도 고생이 많구만.
후부키가 책상 위에 손가락을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아무튼 그러면 대충대충 후다닥 끝내고 각자 쉬러 가자구. 너도 얼른 씻고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는걸.”
두 사람은 평온하게 대화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시로코의 옆과 뒤의 잔머리들은 땀에 젖어 피부에 끈적하니 들러붙어 있고 뺨은 아직도 여운이 남아 복숭앗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좀 더 살펴볼까.
같이 입었던 교복 재킷은 어디에다 두고 왔는지 입고 있지도 않았고 순백이었던 블라우스는 얼룩덜룩 혼탁해진 데다, 단추도 똑바로 잠그지 않아 봉긋 솟은 젖가슴의 형태가 훤히 보였다.
치마? 치마라고 멀쩡할까.
멀쩡하게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매끈한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흐르는 걸쭉한 점액질 같은 것이 고여 방울방울 맺혀 길게 늘어지며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치맛자락을 들쳐 보지 않아도 그 안의 상황이 뻔히 보였다.
물티슈 몇 장을 뽑아 건네자, 그녀가 허벅지를 닦으며 말했다.
“고마워…. 하지만…, 그건 안 돼. 선생님이 조사는 똑바로 받고 오라고 그랬으니까.”
“으음…. 선수를 치다니. 대충 똑바로 받았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안 돼. 선생님한테 혼날 거야.”
“너 보기와는 다르게 이런 부분에서 완강하구나. 으으…. 하는 수 없지.”
후부키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체포 당시의 상황이 간결하게 기록되어 있는 문서를 살폈다.
“‘죽여줘’라는 단말마의 모모톡을 받은 키리노가 사태를 눈치채고 출동. 샬레 휴게실에서 넋을 놓은 선생을 겁탈 중인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 용의자는 경비국과 함께 들이닥친 그 순간까지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었음? 간신히 정신을 차린 선생에게 넌지시 몇 번째냐고 물었더니 아홉 번째라고 대답함?”
이게 정녕 날조가 없는, 실제로 보고 작성된 기록이라고?
‘이거 자칫하면 정조가 문제가 아니고 사람 잡을 뻔한 거 아니야?’
감탄할 지경에 이르러 자기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자, 시로코가 듣기 부끄러운지 소심하게 몸을 배배 꼬았다.
“하하…. 체력이 씩씩한 학생이네.”
“…미안.”
“아니, 나한테 사과할 일은 아니지…. 으음. 그럼, 일단…, 이름은?”
“스나오오카미 시로코.”
“소속은?”
“아비도스 고등학교 2학년, 대책위원회를 하고 있어.”
“좋아. 일단 여기까진 형식적인 거니까. 그러면 이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경위를 설명해 줘.”
그녀가 샬레에 도착해 선생님의 간단한 서류 업무를 돕고 있을 때였다.
오늘 당번은 시로코 혼자였기 때문에 집무실이 꽤 적막했다.
서걱서걱 종이에 글씨를 쓰는 소리나, 노트북의 자판을 두들기는 소리 정도 밖에는 소음이 없었다.
두 사람은 평소에 꽤 말을 잘 주고받는 편인데, 어느 순간부터 서로 입을 앙다물고 침묵을 일관하고 있는 건 전적으로 시로코의 탓이었다.
그녀의 표정은 몇 날 며칠을 굶긴 뒤에 사냥감을 눈앞에 두고 손을 대면 안 된다며 고문을 받는 늑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유라면 어제부터 선생님을 만난다는 생각에 터질 듯이 가슴이 두근거려대는 통에 잠을 설쳐 눈매가 사나워진 것도 있고.
그 때문에 약속 시간에 늦어 실제로 아침도 먹지 못하고 샬레까지 폭풍같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온 것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건 약과다.
진짜 그녀를 힘들게 한 것은 달리 있었다.
단적으로 말해 시로코는 짐승이 아니다.
동물의 특징을 일부 가지고 있긴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발정기가 왔다고 해도, 눈앞에 좋아하는 선생님이 무방비하게 있다고 해도.
단연코 발정한 짐승처럼 부끄럼을 모르고 덮치는 일은 없다.
그런데 왜 그러느냐고?
그거야 이건 그녀의 자의에 한정된 얘기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외면하려고 꾹 참고 있어도 의지와는 다르게 가슴과 볼기는 평소보다 도도록하게 부풀어서 옷가지에 스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아무리 속옷 안에 방지책을 붙여놨다고 해도 선생님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저 햇볕 쨍쨍한 맑은 하늘에 때아닌 홍수가 내리는 것도 끔찍이 힘들었다.
그리고 진짜, 진짜 문제는 오늘 날씨가 초여름이라고 해도 될 만치 날이 더운데 샬레의 에어컨이 귀신같이 고장 났다는 거다.
“…후. 시로코, 많이 덥지?”
그가 모니터와 그녀 사이에 한참이나 눈치를 보더니 마지못해 말을 꺼냈다.
그녀가 더위에 못 이겨 성이 난 줄로 오해한 그는 일어나서 창문을 열었다.
아아, 매정한 사람.
선생님의 선택은 제명을 재촉하는 악수였다.
그의 등짝이 땀에 푹 젖어 투명하게 등살을 드러냈다.
시로코는 공룡이라도 본 것처럼 눈을 부릅뜨고 귀를 격렬하게 쫑긋거렸다.
“…괜찮아. 아직은.”
영문을 모르는 그는 정말이지 얄밉게도 아직은? 하고 돌아보며 와이셔츠의 목을 들썩거리며 열을 식혔다.
후각이 예민한 그녀에게 바람을 타고 선생님의 포근한 땀 냄새가 몰아쳤다.
어떻게든 그에게 겨냥된 주의를 와해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해 두 다리를 떨어댔다.
그렇게 몇 번이나 화장실을 오가며 간신히 체면을 지키고 있던 점심 때쯤이었다.
“오전 업무 고생했어. 나는 어제 잠을 거의 못 자서 휴게실에서 잠깐 눈 좀 붙이고 있을게. 시로코는 먼저 점심이라도 먹고 쉬고 있어.”
그가 그리 말하며 집무실 캐비넷에서 새 와이셔츠를 꺼내 그녀가 보는 앞에서 갈아입었다.
그리고 입고 있던 와이셔츠는 제 책상에 두고 획 가버리는 게 아닌가.
고문도 이런 고문이 따로 없었다.
시로코는 그가 집무실을 떠나자마자 양심껏 한두 차례 복도로 눈치를 보낸 뒤 게걸스럽게 그의 축축한 와이셔츠에 얼굴을 파묻었다.
“스읍….”
마침내 그녀의 눈이 돌아간 것도 그 무렵이었다.
아침부터 한시도 식는 일 없이 거듭 농축된 건강한 땀 냄새.
상관이 있겠냐마는 꾸준히 운동도 하고 있고 식습관도 성실하게 관리하는 그의 그것은 결코 구리다거나 더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마음이 놓이고 단전 언저리가 저릿해지는 포근한 냄새.
아, 방금 세탁한 이불을 마른날에 잘 말린 뒤 맡을 수 있는 향기와 비슷했다.
물론, 이건 지금 그녀의 눈에 콩깍지나 다름없는 것이 쓰여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한참이나 킁킁거리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휴게실 문 앞에 멀뚱멀뚱 서서 거친 호흡을 내쉬고 있었다.
이성과 본능이 충돌하며 벌벌 떨리는 손으로 손잡이를 잡았다.
이걸 어떻게 한다.
사실 여태껏 청렴결백했던 것처럼 발악했지만, 이미 그녀는 전과자였다.
그것도 두 번이나.
이쯤 되니 이 순간에 다다랐을 때의 레퍼토리 같은 것도 생겼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시험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속옷을 벗어서 젖어있지 않다면 잘 참아낸 것이니 그만둔다.
반면 젖어있다면 이미 글렀으니 리셋하고 다음번에 잘하자.
“아….”
벗은 속옷의 다리 구멍에 손가락을 끼우고 번쩍 들어서 복도 엘이디등에 비추어 보니 당연히 절인 것처럼 푹 젖어 있었다.
누군가 본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며, 장난치냐며 호통칠지 모르겠으나, 그만큼 그녀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가 수면 안대를 쓰고 소파에 펑퍼짐하게 누워 있었다.
“시로코?”
아직 잠에 들지 못한 그가 인기척을 느끼고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야? 어?”
지금 샬레에는 그녀와 자기 혼자뿐일 텐데. 왜 대답이 없지?
그 순간 허벅다리에 누군가 앉은 것 같은 무게감이 실렸다.
“잠, 시로코!? 왜 축축해. 뭐야, 이거!”
사람이 다리에 앉은 것 같은데 물수건을 올린 것처럼 축축하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 않은가.
그는 깜짝 놀라서 안대를 벗어 재꼈다.
그러자 눈앞에 있는 건 아까까지 아까운 시간을 내 가면서 찾아와 성미에 맞지 않는 업무여도 고군분투하며 도와주었던 소중한 제자였다.
“하아…. 하아….”
맹한 구석 귀엽고, 호기심 많고 생기발랄한 눈이 보석 같은 아이다.
소심한 듯 보여도 좋아하는 화젯거리에 대해선 수다쟁이가 되고, 말을 걸면 곧장 싱긋 웃으며 대답해 준다.
머리를 쓰다듬으면 수줍게 뺨을 붉히며 은근하게 눈치를 보내 더 해달라고 조르곤 한다.
그런, 시로코가 아랫도리를 적시고 눈을 번뜩이며 거친 숨을 뿜어대고 있었다.
그러고 그의 두 어깨를 꽉 잡고 애달프게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는 그녀의 이 상태가 무엇을 야기하는지 알고 있었다.
“시로코…. 분명 그날이라고 말…, 안 했었지?”
“응. 미안, 선생님. 더 이상은…. 하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앵두같이 발간 두 입술이 점진적으로 다가왔다.
선생님, 선생님 하고 다정하게 불러주던 그 순진한 것이 말이다.
안 된다고 뿌리칠 틈도 없이 거리는 종이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이내, 촉촉하게 겹쳐 와 입술결을 탐닉 당했다.
그녀를 뿌리치기 위해 손을 들어 보았지만, 금세 손목을 붙잡혀 반절도 안 되는 가녀린 손끝에 꿈쩍도 하지 못하고 저지당했다.
심술이 났는지 입술 사이를 비집고 혀를 보냈다.
닫힌 이빨에 노크하길래, 혹시라도 그녀가 다칠까 싶어 별다른 저항도 못 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은 뱀 한 마리가 혀에 얽혀왔다.
춤을 추듯이 달콤한 독을 입안 곳곳에 바르고 숨이 차서 빠져나갔다.
두 사람이 하나로 이어져선 안 될 사제지간이란 것은 까맣게 잊었는지, 기다랗고 투명한 가교가 실처럼 늘어지며 둘을 하나로 이었다.
“시로코….”
“하아…. 하아….”
이미 중독되어 버린 그는 생각의 경계가 무너지며 눈앞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상태까지 몰린 시로코를 말릴 방법은 없었다.
이는 몇 번이나 경험한 사실이었다.
그는 눈을 감고 하늘에 죄를 고하며 용서를 바랐다.
이 일이 끝나면 시스터후드에 가서 고해성사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다시 한번 부드러운 뱀이 대가리를 들이밀었다.
이번에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의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선생님…, 나도….”
시로코가 이미 굴복해 소파 위에 팽개쳐져 있던 그의 커다란 손을 제 가슴 위에 올려놓고 지그시 쳐다봤다.
손바닥을 통해 터질 듯한 박동이 전해져 왔다.
동시에 옷가지 너머로도 느껴지는 사과 같은 봉긋함이 본능적으로 움켜쥐고 싶게 만들었다.
그는 고열의 감기 환자처럼 풀린 눈으로 그녀의 블라우스를 벗겼다.
단추를 하나하나 열어갈 때마다 세상에 단 한명을 위해 꽁꽁 감추어 두었던 속살을 서서히 드러냈다.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단련된 잡티 하나 없는 뽀얀 피부는 주룩주룩 흐르는 땀 때문에 광택이 났다.
그녀의 머리카락과 같은 회백색의 스포츠 언더웨어도 물을 한껏 머금고 색이 조금 바랬다.
잔뜩 흥분이 오른 시로코는 다시 갈 길을 잃은 그의 두 손바닥을 배꼽 위에 붙이고 브라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만져 줘….”
그의 손이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제자리를 찾아 양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앗….”
결코 크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손안에 꼭 들어오는 크기가 안정감을 느껴 몹시 기분 좋았다.
정신을 놓고 만지는 데 열중하자 그 가운데 우뚝 맺힌 열매에 스칠 때마다 시로코가 앙증맞은 신음을 토해냈다.
역시 이 시기에는 여기가 많이 예민하구나.
좀 더, 좀 더 그 신음을 듣고 싶었다.
그는 속옷을 가슴 위로 젖혀 올리고 장난감을 발견한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손가락으로 집게를 만들어 두 열매를 쥐고 빙글빙글 돌렸다.
“아, 으…. 아읏….”
시로코는 척추를 타고 찌르는 감각에 허리를 튕겼다.
본래 두 꼭지에서 느끼는 성적 쾌감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토록 허리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웨이브를 타는 것은 발정기로 인해 평소보다도 훨씬 감각이 예민해진 탓이다.
그의 거친 손가락 표면이 스칠 때마다 따끔하면서도 간지러운 감각은 전신을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었고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처럼 배가 저릿했다.
이미 그의 바지는 방금 세탁한 것처럼 그녀로 젖어 있었다.
“서, 선생님…. 나, 이제…. 하…, 악….”
뿜어져 나오는 호르몬의 부추김에 이기지 못하고 시로코는 그를 소파 위로 밀어 눕혔다.
그리고 곧바로 그의 속옷과 바지를 한번에 끌어내렸다.
“잠, 시로코…. 안….”
말릴 틈이 있으랴.
속옷의 속박이 거칠게 벗겨지고 그의 물건이 튕겨져 격노하며 대가리를 들었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굵은 핏대를 빳빳하게 세우고 석탑처럼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던 그녀가 헤실거리며 웃었다.
정말 소중한 것을 만지듯이 애간장을 타며 투명한 물방울을 뿜어대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움켜잡았다.
“잠깐….”
시로코는 첫 경험부터 신기하리만치 혀나 손의 놀림이 좋았다.
분명 몇 살이나 나이 차이가 날 터인데, 되려 처음부터 그가 어린아이처럼 농락당했다.
좋아하는 곳을 대체 어떻게 눈치챘는지 머리와 몸통이 이어지는 틈새를 뾰족하게 세운 혀로 할짝대며 흔들어 댔다.
그걸로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자그마한 입으로 그 커다란 물건을 단숨에 삼켰다.
이번엔 그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손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뜨겁고 압도적인 쾌락이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입안에 살고 있는 뱀이 당연히 그것을 가만히 둘 리 없었고,
탱탱한 핏줄과 민감한 머리를 표면에 돋은 수많은 돌기로 자극했다.
숨이 막힐 법도 한데, 쉬지도 않고 목구멍까지 그것을 밀어 넣었다 뺐다하는 것을 반복했다.
“서새닝, 고애로 아네 해호 대니까….”
“윽….”
물건을 입에 물고 한 음절 한 음절을 말할 때마다 소리의 진동과 잇몸의 움직임이 전해져 왔다.
이내 깊은 곳에서부터 사정감이 화산처럼 솟구치는 게 느껴졌다.
“안 돼….”
그는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허리를 비틀어 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허리를 붙잡고 거칠게 머리를 흔들어 댔다.
“읍! 으음….”
목 안쪽까지 밀어 넣은 찰나의 순간.
무시무시한 기세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와 천장을 탁 쳤고 놀란 것도 잠시, 그대로 익숙하게 꿀꺽꿀꺽 삼켜 식도로 넘겼다.
“푸하…. 하아…. 하아….”
그가 아직도 여운이 남아 허리를 바들거리고 있었지만 그런 건 이미 안중에도 없는 시로코가 치마를 들쳐 올렸다.
속옷은 어디다 던져 버리고 온 건지.
예상한 대로 이미 그곳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대로 삽입하려는 것을 그가 가로막았다.
“제대로…, 풀어주지 않으면…. 안 돼. 아플 거야.”
그러고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소파 위에 무릎을 꿇고 서 있는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
머리를 어깨 위에 받쳐서 고정하고 엉덩이 아래로 손을 뻗었다.
흥건한 늪지대를 헤치고 미끄덩거리는 꽃잎 사이에 억지로 기다란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좁은 질내가 순식간에 그의 손가락을 집어삼키고 찌푸릴 듯이 조여댔다.
“아, 윽. 서, 선생님…. 거기….”
그는 그것에 굴하지 않고 두 손가락으로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 애무했다.
성과라면 성과려나.
그 역시 몇 차례 그녀와 관계를 맺으며 좋아하는 부분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있었다.
이어서 주름을 타고 들어가면 나오는 넓은 방, 그 언덕이 지기 시작하는 부분의 위쪽을 꾹 누르면 시로코의 전신이 벼락에 맞은 것처럼 경련한다.
“아으윽…. 하악! 앗…. 아악….”
고개를 천장 위로 빳빳하게 들고 한동안 그렇게 경련을 반복하다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각도를 맞춰 그대로 삽입했다.
“흐아악!”
예상치 못해 깜짝 놀란 시로코의 몸이 위로 튀어 오르고 그는 그녀의 어깨를 있는 힘껏 짓눌러 도망치지 못하도록 붙잡아 두었다.
“서, 서생니…. 안 돼….”
이번에는 시로코 쪽에서 허리를 뺐다.
이처럼 그녀에게 여유를 주지 않고 단숨에 기를 빼놓는 게 그나마 그에게 남은 유효한 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전력으로 저지했다.
그는 탄력 있게 부풀어 오른 두 엉덩이를 꽉 쥐고 위아래로 흔들어 댔다.
오늘은 상당히 반응이 좋은 걸 보면 빨리 끝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그래 놓고 여덟 번을 더 했다는 거야?”
이야기를 경청하며 특이 사항을 기록하던 후부키가 물었다.
“으응….”
“하하…. 선생…. 방금 들은 데까지는 꽤 여유 있어 보이는데. 발견됐을 땐 미라나 다름없었다고 쓰여 있는데.”
“미안….”
“그러니까 나한테 사과할 일이 아니라니까….”
후부키는 침을 꼴깍 삼켰다.
이상하게 등허리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어라, 이상하네. 딱히 덥다거나 몸이 아픈 건 아닌데. 그리고 아까부터 허리가 자꾸 저릿저릿한 게….’
여태 취조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게 기분 좋은 거야? 낮잠 자는 것보다?”
제 딴은 넌지시 묻는다고 물었는데.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시로코가 느낀 걸까?
어울리지 않게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응. 궁금하다면 가르쳐 줄 수 있어.”
“뭐?”
가르쳐 주겠다니, 어떻게?
후부키는 간과하고 있었다.
“자, 잠…. 뭐야?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그녀의 발정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방금까지 좋았던 때를 회상해 진술하게 만든 것은 그녀를 자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겁을 먹고 몸이 굳어 버린 후부키의 오므린 다리를 시로코가 부드럽게 벌렸다.
입고 있던 치마가 벌어지는 각도에 따라 딸려 올라가 이내 검은 스타킹에 가려진 속옷을 드러냈다.
“젖었네.”
“윽. 이, 이건…. 그, 그래! 아까 오기 전에 물을 흘려서 묻은 거야!”
“응. 그런 걸로 해 줄게.”
“잠, 만지지 마.”
오른손은 음영이 진 하얀 속옷을 문지르고, 왼손은 블라우스를 스타킹 밖으로 빼내어 들쳐 올렸다.
“여기…. 선생님 걸 넣으면 여기까지 들어와.”
그녀의 손가락이 짚은 곳은 이미 배꼽 바로 아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팔다리가 가녀리고 체구가 작은 후부키에게 있어서 그 상상은 상상만으로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등골이 오싹오싹해서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시로코의 손가락이 묘하게 기분 좋아서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헐떡이고 있었다.
가는 침줄기가 입꼬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두 사람이 정신을 차린 건 CCTV로 지켜보고 있던 칸나가 화들짝 놀라서 구하러 온 뒤였다.
취조 기록 : 24516-S-2
담당 취조관 : 발키리 경찰학교 1학년, 네무가키 후부키
조사 용의자 : 아비도스 고등학교 2학년, 스나오오카미 시로코
처분 결과 : 아비도스 사막에서 분실물 찾아주기 2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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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어렵네 야설 쓰기 ㅋㅋㅋ
시리즈 기획할 땐 취조관이랑 케미를 살리는
대화 형식으로 풀 생각이었는데
여러 가지 시도해 보려고 이렇게도 써 봤음
가능하면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쓰고 싶은데
어휘력이 부족해서 쉽지 않다
그래도 그런 문장 만드는 연습하는 재미가 있네
글 연습하기 좋다
그리고 짧게 쓰려고 했던 건데 자꾸 길어지네
이 시리즈는 가끔 써야겠음
개어지럽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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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2범이라 그런지 형량도 2배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