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오역 지적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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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노아. 오늘도 먼저 퇴근할게.」
현재 시각은 18시. 세미나에 소속된 내가 동료를 남겨두고 퇴근 준비를 하기에는 조금 미안해지는 시간이다.
「그렇게 미안한 표정 짓지 마세요. 급한 일도 없고, 무엇보다 유우카 짱은 항상 너무 열심히 하니까요. 일찍 퇴근한다고 해서 저를 포함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요.」
「……고마워.」
「별말씀을요.」
노아의 다정한 목소리에 도움을 받으며, 책상 위 개인 물품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돌아가는 길에 있는 슈퍼에서 싸게 파는 다진 돼지고기랑 당근, 그리고 양파를 사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선생님 댁에 가시나요?」
「뭐…… 응.」
내가 이 시간에 퇴근하는 이유는 노아의 말대로 선생님이 사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다.
……연인인 선생님의 집으로.
「유우카 짱은 완전 안주인*이네요. 결혼식에는 저도 꼭 불러주세요.」
「아, 안주인*!? 너무 이르잖아, 그런 말은! 애초에 난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니까 결혼은 아직 좀 이르다고 할까!!」
역주 : 원문은 通い妻, 뜻은 평소엔 남편이랑 따로 살다 필요에 따라 남편의 집을 오가는 아내
번역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그냥 안주인으로 번역하고 역주로 달았음
「후후, 너무 당황하시네요.」
「으으……」
노아의 말이 농담이라는 건 알지만, 아무래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만다. 부끄러움이나 쑥스러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요즘 내 머릿속을 점령한 고민과 관련된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먼저 실례할게.」
「네, 내일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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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인가……」
슈퍼에서 사 온 식료품이 든 장바구니를 팔에 걸친 채, 나는 귀갓길에 중얼거렸다.
내 생각을 온통 사로잡고 있는 고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건 "미래"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 나는 선생님과 사귀고, 이렇게 그 사람이 사는 곳에 드나들 정도의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의 이야기. 고등학생인 동안은 이대로 생활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학생이 되면. 어른이 되면…… 나는 선생님과 연인인 채로 있을 수 있을까.
생활 환경의 변화는 인간관계의 변화로 이어진다. 친한 사람과도 어떤 사소한 계기로 멀어질지 모르는 것이다. 노아와도 만약 다른 대학에 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연락은 계속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우리 이상으로 친한 친구를 서로 만들고, 점점 연락하는 횟수도 줄어들고……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다. 설령 같은 대학에 다니게 되더라도……
「그만, 그만! 너무 깊게 생각해 봤자 제대로 된 결론도 안 나올 테니 생각은 그만!」
결국 그때가 되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것 정도다. 수학 공식처럼 답이 정해진 문제도 아니고, 너무 깊게 생각해서 부정적인 사고의 고리에 빠져봤자 소용없다. 게다가 가로등은 있어도 밤의 어둠으로 가득한 이 길에서 생각을 해봤자 더욱더 어두운 생각에 빠질 게 뻔하다. 생각해 봤자 소용없다고 스스로에게 타이르며 걸음을 재촉한다.
「그렇다고 해도, 선생님과 계속 이대로 있을 수는 없겠지.」
언젠가는 이 관계도 변한다. 노아에게는 『결혼을 생각하기는 이르다』라고 말했지만, 마냥 그렇게 말할 수만은 없는 날이 가까울지도 모른다.
멈추지 않는 한숨을 계속 내쉬는 동안 선생님의 집에 도착했다.
「아직 익숙하지 않네…… 선생님은 왜 여기로 이사한 걸까.」
원래 선생님은 여기보다 더 샬레에 가까운 곳에 살았다. 그 집도 꽤 살기 좋은 방이었고, 직장까지 가까웠는데, 왜 굳이 이사를 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뭐, 세미나에서는 전보다 오기 편한 곳이라 나로서는 고맙지만.」
라고 해도, 이 근처는 키보토스 중에서도 교통망이 발달한 지역이라 어디든 가기 편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맡아 둔 열쇠로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자, 어두운 현관과 익숙한 냄새가 나를 반겼다.
「다행이다, 역시 아직 안 돌아왔네. 지금 얼른 저녁을 만들어 둬야지.」
선생님에게서 『일 끝났어!』라는 메시지를 받은 건 바로 조금 전. 배를 곯고 돌아올 그 사람을 위해 저녁을 준비해 두려고, 나는 손을 씻고 부엌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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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어!」
애타게 기다리던, 귀에 익은 목소리.
서둘러 현관으로 마중 나가자, 조금 지쳤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띤 선생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선생님. 저녁 준비됐어요.」
「다녀왔어. 항상 도와줘서 고마워.」
「집안일을 돕겠다고 한 건 저니까요…… 그리고 내버려 두면 선생님은 인스턴트 식품만 드시잖아요.」
「하하…… 편해서, 그만.」
「정말이지…… 그런 식이면 앞으로 어쩌시려고요.」
아까까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쓸데없는 말까지 내뱉고 말아 조금 후회했다. 앞으로라니…… 그런 건.
어떻게, 되는 걸까.
「……손, 깨끗이 씻고 오세요. 급격한 기온 변화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졌을지도 모르니까요.」
「알겠습니다.」
……또다시 고민의 늪으로 끌려 들어갈 것 같은 머리를 억지로 되돌렸다. 어두운 얼굴로 선생님께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히죽 웃는 선생님에게서 가방과 겉옷을 받아 들고 돌아서는 내게, 선생님은 「앞치마 입은 모습도 역시 귀엽네」라고 말을 건넸다. 일단 걸음을 멈춘 나는 그 말에 냉정하게…… 그래, 지극히 냉정하게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답하고 거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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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를 너무 많이 생각한 탓에 정신을 차려보니 평소보다 반찬 가짓수가 늘어난 저녁을 둘이서 먹으며, 나는 문득 방을 둘러보았다.
「……역시 예전 집이 더 좋지 않았나요?」
선생님이 정한 일이고 내가 집세를 내는 것도 아니니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다고 일단 접어두었던 말을, 나는 무심코 입에 담고 말았다.
「유우카는 여기가 마음에 안 들어?」
「아, 아뇨! 죄송해요…… 제 취향 문제 같은 건 전혀 아니고요. 그냥」
「그냥?」
「혼자 살기에는 너무 넓지 않아요?」
「그런가.」
그렇다. 이 집은 예전 집과 비교해서 한두 배…… 아니, 두 배는 더 넓다. 딱히 여기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건 절대 아니고, 오히려 전보다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지만……
「혼자서 청소하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제가 말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방은 넓다고 다 좋은 건 아니에요.」
「음~…… 뭐, 그렇긴 하지.」
「아! 혹시 커다란 피규어 같은 걸 사서 그만큼 공간이 필요했다거나……!」
「아니야, 아니야! 그럴 생각은 전혀 없어!」
「그럼 왜……」
「뭐, 아무려면 어때. 그것보다 유우카, 또 요리 실력이 늘었네? 오늘 반찬, 특히 햄버그가 엄청 맛있어. 양념도 굽기도 딱 좋네! 이거 돼지고기야?」
「네, 다진 돼지고기가 싸길래 그걸로 간단하게 포크 햄버그를 만들어 봤어요. 조리법이나 양념에 특별히 신경 쓴 건 아닌데…… 뭐,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완전 최고야. 뭐랄까, 엄청 내 취향의 맛이랄까.」
「그거 다행이네요.」
말을 얼버무리는 선생님이 화제를 돌리려고 요리를 칭찬한…… 것만은 아닌 듯, 선생님은 진심으로 기쁜 듯이 젓가락을 움직이고 있다. 마음에 들어 해주는 건 기쁘지만, 내가 무의식중에 선생님을 의식해서 맛을 냈다는 걸 깨닫고 살짝 뺨이 뜨거워진다.
……나는 이 풍경을, 현재를 보며. 행복이란 이런 걸 말하는 걸지도…… 같은 생각을 막연히 떠올렸다.
만약. 만약에, 이대로 계속 선생님과 이렇게 지낼 수 있다면. 만약에 멀어져서 헤어지는 일 없이. 진학해도, 어른이 되어도…… 선생님과 이렇게 식탁에 마주 앉을 수 있다면. 그건 분명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장 행복한 미래일 것이다.
한번 그런 생각을 시작하자, 더는 멈출 수 없었다. 아까까지 복잡하게 생각했던 탓인지, 아니면 계속 고민했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성이라는 댐이 붕괴하고, 여러 생각과 감정이 뒤섞인 탁류가 내 뇌를 휘젓는다.
선생님과 계속 함께 있고 싶어.
헤어지고 싶지 않아.
선생님에게는 다른 좋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이 사람밖에 없어.
성장하는 게 무서워.
관계가 변하는 게 무서워.
지금 이대로 있고 싶어.
어떻게든 이대로.
어떻게든………………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충실한 공간 속에서.
긴장 때문에 내 숨소리와 심장 박동이 유난히 시끄럽게 들리는 시간을 거쳐.
평소처럼 생활하다 끝날 거라고 생각했던, 특별히 마음의 준비나 어떤 결심 같은 건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하필이면 그런 오늘.
만약 내가 무언가 말해서, 그것이 이 관계의 쐐기가 될 수 있다면, 하고.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떠올린 순간, 앞날을 걱정하던 내 사고는 아이러니하게도 찰나주의적인 단락이 되고 말았다.
그걸 말해야 할까, 아니면 숨겨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내려 최적의 해답을 이끌어내기에는, 나는 아직 너무 어렸다.
「혹시」
「응?」
「혹시 선생님만 괜찮으시다면, 말인데요.」
말해. 말하지 마. 말해버려. 말하면 안 돼. 긍정과 부정의 교차로 시야가 좁아지고, 사고의 방향성이 점점 『편해지고 싶다』는 쪽으로 휩쓸려 가서.
「그, 그렇게 마음에 드셨다면…… 매일이라도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지를 골라버렸다.
어색하다. 선생님 얼굴을 볼 수 없다. 보고 싶지 않다. 고개를 숙이고, 텅 빈 내 접시 위의 얼룩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아아 정말 바보, 이 바보! 왜 오늘 이 타이밍에 그런 말을 해버리는 거야! 애초에 내 나이에 그런 말 하는 거 너무 이르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을까! 부담스럽겠지! 그보다 『매일 밥을 만들어준다』는 건 그냥 여기에 오는 횟수를 늘리겠다는 걸로 해석되지 않을까? 차라리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편이…… 하아……
내 머리는 역대급의 후회로 가득 찼다. 애초에 그런 말을 내가 할 리가 없잖아? 그럼 이건 역설적으로 꿈이라는 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의미 모를 현실 도피까지 시작해버리고.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게, 엄청나게 느리게 느껴진다.
내가 말을 뱉은 지, 슬슬 10초.
농담이에요! 라고 수습하려면 지금밖에 없다고, 입을 열려던 순간.
「그럼, 부탁할까.」
선생님은 평소와 같은 어조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네?」
……아, 그렇구나. 내 예상대로, 선생님은 방금 그 말을 『오는 횟수를 늘린다』는 의미로……
「유우카만 괜찮으면, 여기 와서 살래?」
「…………네?」
「모처럼 넓은 집이니까, 같이 사는 사람이 생겨도 좁아지지는 않을 테고. 어때?」
「……꿈?」
「꿈 아니야.」
「볼 좀 꼬집어 주시겠어요?」
「말랑말랑하네.」
선생님은 내 뺨에서 손을 떼며 긴 한숨을 내쉰 뒤, 목에 손을 얹고 시선을 피했다. 그건 이 사람이 항상 부끄러워할 때 하는 행동이었다.
「미안. 유우카는 아직 2학년이니까, 그런 이야기는 차차 해나가자고 생각해서 미루고 있었는데.」
「네, 아니, 그치만 저는」
「……방금 그건 그런 의도로 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
「아뇨…… 맞기는 한데. 뭐랄까.」
거기까지 생각해 주고 있을 줄은 몰랐다는, 실례되는 말을 직전에 멈춘다.
「하지만, 그치만 선생님, 그런 기색은 한 번도 내비치지 않으셨잖아요!」
「……연인에게 집 열쇠를 준다는 게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갖는지는 알아줬으면 했는데, 이건 내 욕심인가. 사람에 따라서는 더 가볍게 주기도 하겠지만.」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요. 말해주지 않으면……」
기뻐서 눈물을 흘리는 건 얼마 만일까.
나는 어느새 곁에 서 있던 선생님에게 어깨를 안긴 채, 한동안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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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처럼 단단하고 차가웠던 긴장도 풀리고, 잡담하며 나란히 설거지를 하는 동안 "동거" 라는 말이 잃어버렸던 현실감을 되찾아왔다.
「저, 정말로 선생님이랑 같이 살 수 있는 거죠?」
「하하하, 이걸로 다섯 번째야.」
부드러운 소파 위에서, 선생님의 가슴이나 배를 등받이 삼아 쉬는 더없는 행복의 시간. 나는 현실을 곱씹듯, 선생님에게 몇 번이고 같은 걸 묻고 있다.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런 이야기가 될 거라고는 각오도 전혀 안 했단 말이에요!」
「각오도 안 했는데 유우카가 먼저 말을 꺼내준 거구나.」
「그건……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 보니, 뭔가 잘 모르게 돼서. 확 하고 소망이 터져 나왔다고 할까.」
「소망이라니?」
「……선생님과 함께 언제까지나 이렇게 지낼 수 있었으면, 하고.」
「기쁜 말을 해주네.」
미소 짓는 선생님이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 따스함이 아직 일부가 얼어붙어 있던 내 뇌를 녹였는지, 어떤 번뜩이는 생각을 가져다주었다.
「혹시 선생님이 넓은 집으로 이사한 게, 장난감을 많이 두려고 했던 게 아니라……!」
「……뭐, 응. 그런 거지.」
「선생님이니까, 저는 당연히」
「말로 하기가 쑥스러워서.」
쓴웃음을 지으며 왼손 손가락을 얽어오는 선생님에게, 나는 볼을 부풀렸다.
「선생님, 조금 부담스럽지 않아요? 아니면 너무 이르다고 할까.」
「그건 피차일반이라고 생각해.」
「부정은 안 하겠지만…… 다음에는 제대로 말로, 선생님 쪽에서 전해주세요.」
「……」
「아, 아니! 그게! 이건 프러포즈나 그런 게, 아니라요.」
「알고 있어. 다음에는 반드시 내가 먼저, 알았지? 하지만 그건 오늘내일의 일은 아니야. 적어도 네가 밀레니엄을 졸업하고 나서일까.」
「저, 기다릴게요.」
「기대해 줘. 반지는…… 같이 고를까?」
「…………네.」
서로의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간다. 선생님은 내 약지 두 번째 마디 근처를 스윽스윽 만진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이렇게 서로 손을 맞잡아 봤지만, 오늘이 가장 기분 좋다.
선생님은 비어 있는 다른 손으로 나를 껴안았고, 나는 그 팔을 끌어안았다.
「좋아해, 유우카.」
「저도요. 조금 부끄럽지만…… 다시 한번,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나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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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유우카를 굴리는 소설만 쓰지만 저는 유우카를 정말 좋아합니다! 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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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달달하군
나랑 같이 살아줘 유우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