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1자
#무츠키 #아루 #카요코 #하루카
원문 倉田日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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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초록 두 가지 색으로 물든 거리를 걷는다. 반짝이는 전구 장식이 눈길에 반사되어 눈이 조금 부실 정도다.
지나가는 행인은 묘하게 둘씩 동행하는 사람이 많다. 손을 잡은 채 서로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 듯한 두 사람... 어쩌면 내가 평소보다 더 의식할 뿐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 무서운 얼굴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평소보다 적은 것은 고맙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성스러운 날의 전야제, 특별한 하루다. 하지만 나에게는 평소와 그리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하루였다.
샬레에 가서 흥신소의 근황을 보고하고 당번 업무를 돕고, 선생님이 시킨 배달 음식을 먹고 누가 돈을 낼 지 한바탕 말싸움을 하고, 일을 재개해서 저녁까지 어떻게든 서류의 산더미를 해치웠다.
정말로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문득 걸음을 멈췄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얇게 내린 눈은 녹아서 사박사박인지 찰박찰박인지 가볍고 습기가 섞인 이상한 소리를 냈다.
최근에는 샬레 당번 의뢰가 매주를 넘어 3일에 한 번 정도로 들어왔다. "흥신소68의 경영 고문으로서의 자각이 생겼구나!"라고 사장은 말했지만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마 얼마 전 사장이 말실수로 최근 우리의 속사정을 말해버린 탓이다.
선생님은 호인이라서 우리가 제대로 생활하고 있는지 신경 쓰고 틈만 나면 잠자리도 식사도 해결해주려고 한다. 제안은 고맙지만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의 자존심인지, 아이 나름의 고집인지, 그런 것이 있어서 너무 응석부릴 수는 없었다.
차치하고 아무튼 그런 사정으로 선생님과는 자주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당번 부탁을 받을 줄은 몰랐다.
이런 날 정도는 휴식을 취하고 느긋하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선생님은 쓴웃음을 지었다. 샬레가 다망한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도 선생님은 워커홀릭 기질이 있었다.
놀러 나가자고 권유했다면 조금은 쉬게 만들 수 있었을까...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흔들자 머플러 사이로 냉기가 스며들었다. 무심코 고개를 움츠리고 걸음을 재촉했다. 흥신소의 사무실이 눈 앞이었다.
"다녀왔어. 다들 수고했어."
오늘은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이서 일하러 갔지만 별 문제 없이 해결했는지 다들 벌써 사무실에 돌아와 있었다.
수고의 의미로 사온 작은 케이크를 책상 위에 놓자 세 사람이 묘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뭐야?"
무심코 뒤를 돌아보고 무언가 이상한 것이라도 따라 붙었는지 확인했다. 아무 것도 없었다. 앞을 보면 세 사람이 얼굴을 마주 보고 있었다.
(어, 어떡하죠...? 너무 이르지 않나요...?) (말해야 할까...?) (말하는 게 좋지 않아?)
소곤소곤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무츠키가 헛기침을 하고 앞으로 나섰다.
"카요코짱,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어... 크리스마스 이브, 아냐?"
"선생님이랑 데이트는 안 했어?!"
"뭐."
방금 전까지 찬 공기에 노출되었던 귀가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딱히 이상한 의미로 동요한 것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고 왠지 조금 민망한 말을 동료의 입으로 들어 조금 쑥스러울 뿐이다.
"무, 무슨 소리야."
그대로 되묻자 사장이 한숨을 쉬었다.
"선생님이 굳이 이브날 당번을 부탁한 걸 보면 분명 크리스마스 데이트의 구실이라고 생각했는데..."
"별로, 평소처럼 당번 업무 하고... 그 뿐이야."
정말로 그뿐이었다. 그뿐인데, 하루카가 조심스레 지적해 왔다.
"그, 그렇지만 카요코 과장님, 아침에 나갈 때 선물 가져가졌잖아요...?"
"아니, 그건..."
딱히 숨길 생각은 아니었지만 눈치챘던 걸까... 왜 내가 변명하는 듯한 분위기가 된 걸까. 찝찝함을 느끼며 대답했다.
"......항상 신세지고 있으니 크리스마스 선물 정도는 당연히 줄 수 있잖아."
그리고 준 선물은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최신 앨범이니까 반쯤은 포교 활동이다.
"......선생님의 답례는?"
"일단 받긴 했는데... 예전부터 준다고 했던 거라서 그렇게 특별한 건 아니야."
선생님이 일부러 나를 위해 준비했다는 의미에서는 물론 소중한 물건이 맞기는 하지만 말이다.
받은 CD를 가방에서 꺼내려는데 사장이 말렸다.
"하아... 그럼 정말로 당번 일만 하고 온 거야?"
"응."
"끝나고 놀러가지도 않았고."
"......응."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무츠키는 물론 하루카까지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 설마 정말 뭣도 없었을 줄이야... 아, 아니, 그게, 둘이 나쁘다는 건 아닌데."
"아루짱은 카요코짱이 늦어도 괜찮게 일부러 크리스마스 파티 날짜도 바꿨는데 말이지~"
"잠깐, 무츠키?!"
사장이 동요한 듯 목소리를 높였고 나도 다시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 보면 매년 하던 조촐한 파티를 올해는 일주일 앞당겨서 했었다. 막무가내로 이유를 알려주지 않은 것은 그래서였던가.
무슨... 그런 바보같은 일에 신경을 쓰는 걸까.
"이상한 배려는 해주지 않아도 돼."
악의가 없는 것은 알지만 내 동료는 때때로 오지랖이 너무 넓다.
"......그리고 오늘은 원래 연인들의 날이잖아. 같이 나가면 오해 살 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실제로 권유하지 않았다. 그러자 세 사람이 다시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러니까 데이트하고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 년에 한 번 뿐인 특별한 날이잖아?! 선생님이랑 보내지 않아도 괜찮아?!"
"그러니까 딱히 그런 게 아니라니까..."
그런 게 아니다, 진짜로.
물론 이브에 당번으로 불렸으니 이상한 착각을 할 여지는 충분했지만. 나와 선생님은 그런 관계가 아니고, 그런 감정 자체도 없고...
얼굴이 묘하게 화끈거리는 것이 좀처럼 식지 않아 고개를 저었다.
"지금이라도 선생님 내일 일정을 취소할 수는 없을까."
그러는 사이 사장이 엉뚱한 말을 내뱉었다. 무츠키가 재밌다는 듯 일어서고, 하루카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지 않은 흐름이다.
"안 돼. 내일은 트리니티에서 구호기사단을 도울 예정이니까."
"제, 제가 궤멸시키고 오겠습니다...!"
"하루카, 진정하고..."
"모레는... 그래도 하루 지나서는 분위기가 안 살겠지."
"애초에 모레는 오후부터 백귀야행에 볼일이 있고."
대답하자 무츠키가 히죽히죽 놀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카요코짱, 아닌 척 하면서 선생님 일정은 다 알아봤구나~♡"
"응?"
"내일이랑 모레 일정 미리 알아본 거 아니야? 역시 크리스마스 데이트 권유하려고 했던 거지?"
"......알아봤다니?"
무츠키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츠키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사장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선생님 이번 주 금요일 일정은?"
의아함을 느끼면서도 대답했다.
"오전에는 샬레, 오후에는 15시부터 게헨나에서 선도부와 회의가 있어."
"이번 달 16일에는 뭘 했었는지 알고 있어?"
"으음... 원래는 아비도스에 갈 예정이었던 날이네. 아비도스 애들이 다 같이 샬레로 와서 저녁에는 수족관에 갔다고 들었어."
대답을 하자 세 사람이 또 다시 얼굴을 마주보았다.
(달랐어, 일부러 확인한 게 아니라 자주 같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전부 파악한 거야...!) (여, 역시 과장님이에요...!) (전혀 자각하지 못한 것 같지만 말야~)
"......뭐가?"
한숨을 쉬고 세 사람을 보자 다시 소곤소곤 거린 뒤 이야기가 끝났는지 쳐다봤다.
"......그런 거라면 알겠어. 그런 의미는 없었구나."
"이해해줘서 고마워.."
세 사람 모두 악의가 없는 것은 알지만 나와 선생님 이야기만 나오면 묘하게 캐묻고 싶어하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오래 지냈으면 나와 선생님은 그런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 텐데...
무츠키가 여전히 미간을 조금 찌푸린 채 물었다.
"그래서 다음에 선생님이랑 만나는 건 언제야?"
"음... 제야의 종을 들으러 가자고 했으니까 신년전야네."
"제야의 종?!"
사장이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 깜짝 놀랐다.
"이번엔 또 뭐..."
"아, 아니... 크흠, 조금 놀랐을 뿐이야."
"정말이지, 사장이 소리를 질러서 하루카도 굳어버렸잖아."
"하루카가 굳은 건 카요코짱 때문일 거라 생각하는데."
"어째서..."
이유 모를 비난에 미간을 찌푸렸다.
"크리스마스 이브도, 신년전야도, 일 년에 한 번 뿐인 특별한 날이야? 게다가 선생님은 발이 엄청나게 넓으니 다른 데서 초대받거나 해도 이상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그거 엄청 대단한 거라고?"
묘하게 진지한 얼굴로 무츠키가 말했다.
"아니, 딱히 그런 게 아니라..."
이렇게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들으면 정말로 내가 뭔가 엄청난 짓을 한 듯한 기분이 든다.
"......뭐, 됐어."
사장이 고개를 흔들었다.
"카요코와 선생님 사이의 일이니까, 우리가 참견할 일은 아니겠지... 신년전야, 즐기고 오도록 해."
"응, 고마워."
가능하면 처음부터 그랬으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왠지 피곤해 보이는 세 사람을 뒤로 하고 사무실 안쪽 공용 방으로 들어갔다. 절약을 위해 히터는 틀지 않았지만 그래도 밖보다는 따뜻하니 목도리를 풀었다.
그리고 여전히 뺨이 뜨거웠다.
모두가 의심하는 묘하고 특별한 관계가 우리는 아니었다. 아니지만 그렇게 말해버리면 이상하게 의식하게 되었다.
특별한 날.
물론 크리스마스 이브가 일 년에 하루 뿐인 날이긴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느낀다고 해도 결국 365일 중 하루일 뿐 그런 특별한 의미는 없다. 선생님에게도 없을 것이다.
없을 것이지만...
"하아..."
작게 한숨을 내쉬고 선생님에게 방금 받았던 CD를 꺼냈다. 플레이어에 넣으려다 문득 손이 멈췄다.
수없이 생산되는 별다른 것 없는 한 장의 CD. 특별하지 않은 시판품.
하지만 이것이 깨져버리면 분명 새로 사면 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말하는 것처럼 새해전야나 새해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날 선생님을 초대한 것은 선생님과 함께라면 즐거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도, 새해도,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날이더라도, 소중한 하루인 것은 변함없다.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다, 라는 느낌도 모두가 말하는 것처럼 특별한 의미는 아닐 터이지만.
그래도 분명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한동안 스스로 굳어 있던 것을 자각하고 지금까지 한 생각이 묘하게 부끄러워졌다. 모두의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손을 움직였다.
정성스럽게 상처가 나지 않도록 CD를 세팅하고 살며시 재생 버튼을 눌렀다.
댓글 6

https://m.dcinside.com/board/projectmx/13946903 여기 링크에있는 소설두 핫산ㄱㄴ?

잘봤어! 근데 보통 소설 번역할 땐 작가 허락맡고 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