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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시 소라사키 히나의 생태에 대하여
문득 눈이 떠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침이 왔음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직은 캄캄하다. 분명 아직 한밤중이겠지.
평소라면 이런 시간에 깨버렸을 때, 곧장 다시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려 시도하겠지만, 이번에는 유독 정신이 맑게 깨어버렸다.
이런 시간에 깨어버리면 다음 날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운 좋게도 내일은 휴일. 밤을 지새우기로 마음먹어도 문제는 없다.
모처럼이니, 지금 상황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이 한밤중에만 할 수 있는 일. 그것은 지금 내가 사용 중인 다키마쿠라, 가 아니라, 동거인의 생태 관측이다.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향한다.
그곳에는 하얀 털뭉치가 하나. 분홍색 바탕에 하얀 물방울무늬가 들어간 귀여운 잠옷을 입은 히나가 내 품 안에서 새근새근 평온한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히나는 몸집이 작아서 내가 껴안으면 전신이 쏙 감싸지는 형태로 들어온다. 그녀의 귀여운 잠든 얼굴은 내 가슴에 파묻혀 있어서 감상하는 건 불가능하다.
둘을 감싸는 이불이 내 어깨까지 잘 덮여 있는 이상, 그녀의 머리는 이불 속. 밖에서 보면 히나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 숨쉬기 힘들지 않을까 처음에는 걱정하기도 했지만, 히나 말로는 "답답하다고 생각한 적 없고, 당신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안심하고 잘 수 있어."라고 한다.
잘 이해는 안 가지만, 현재 그녀의 상징인 크고 불길한 위엄 있는 헤일로가 사라져 있으니 의식은 확실히 꿈속일 터다. 가끔 얼굴을 부비부비 움직이며 놓치지 않겠다는 듯 껴안는 팔의 힘이 강해진다.
히나가 원한다면 나는 거부하지 않고, 무엇보다 히나를 껴안고 자는 것으로 나 자신도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을 느끼며 잠들 수 있으니 Win-Win 관계다.
그런 히나지만, 동거를 시작해 숙식을 함께하게 된 뒤로 재밌고 귀여운 생태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그녀가 자고 있을 때만 볼 수 있는, 한정된 사람만이 관측할 수 있는 희귀한 생태다.
당장 히나의 생태를 살펴보기로 했다.
현재는 왼쪽을 아래로 하고 누워 히나와 마주 보며 전신을 감싸듯 껴안은 상태지만, 이 포옹을 풀고 오른쪽을 아래로 하도록 뒤척인다.
그러자…….
"음냐……"
방금까지 평온하게 자던 히나는 불만 섞인 신음 소리를 내며 실눈을 뜨고, 주변 상황을 확인하듯 꼬물꼬물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히나의 손이 내 등을 찾아내자, 이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는 듯 토닥토닥 만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조물거린 뒤, "으음……" 하고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키지 않고 끌듯이 내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대로 훑듯이 나를 넘어간 뒤, 자신의 얼굴을 내 가슴에 밀착시키고 몸을 밀착하듯 자세를 고쳐 잡았다.
자세가 정해진 뒤에는 내 팔을 들어 올려 자신의 등 뒤로 돌리도록 움직인다.
"음후우……♪"
뒤척이기 전과 상하만 바뀌었을 뿐 거의 같은 자세가 된 히나는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숨소리를 내며 잠들기 시작한다.
이상, 여기까지의 움직임이 히나가 자고 있을 때만 볼 수 있는 게헨나하양복슬이의 생태다.
언뜻 보면 그저 꽁냥거리는 커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결별까지 초읽기인, 금방 헤어질 것 같은 커플이 할 법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히나는 차원이 다르다.
놀랍게도 지금까지의 일련의 행동 중에 히나의 헤일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즉, 이 움직임은 히나가 자는 동안 무의식하에서 실행되고 있는 일인 것이다.
자신의 둥지로 돌아가는 듯한, 본능에 따른 행동이라는 뜻이리라. 이것을 생태라고 부르지 않으면 무엇을 생태라고 하겠는가.
믿기지 않겠지만, 나도 처음 이 움직임을 봤을 때는 "왜 그래?"라든가 "혹시 외로웠어?"라고 말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다만 적어도 동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런 본능이 없었을 테니, 히나의 생태를 내가 바꿔버린 셈이 된다.
뭐, 이 때문에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히나를 껴안고 있지 않으면 엄청난 상실감에 휩싸이게 되었으니 그게 그거일까.
그나저나 참 귀엽기도 하지. 내 품 안에 쏙 들어와 잠드는 게 본능이라니.
이 반드시 가슴 속으로 돌아오는 히나는 몇 번을 봐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일단 한 번 더 뒤척여서 히나의 움직임을 맛보자. 히나가 자고 있고 내가 깨어 있는 지금 같은 상황은 좀처럼 오지 않으니, 지금 잔뜩 만끽해둬야 한다.
히나의 포옹을 풀고 몸의 방향을 바꾼다.
"으으응……"
둥지로 막 돌아왔는데 바로 이동한 것에 화가 났는지, 이번 히나는 조금 분노가 섞인 소리를 낸 뒤 아까와 똑같이 움직여 내 품에 안겼다.
"으음……"
아까보다 히나가 껴안는 힘이 강한 기분이 든다. 조금 답답하지만, 히나의 소유가 된 기분이 들어 왠지 기쁘다.
살며시 마주 안아주며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자 "음후우……♪" 하고 기쁜 듯한 소리를 내며 구속이 조금 느슨해졌다.
그러고 보니 천장을 보고 누웠을 때는 어떻게 될까.
평소에는 좌우 어느 한쪽으로 몸을 향해 자고 있었기에 껴안기 쉬운 자세였지만, 몸을 위로 향했을 때 히나 쨩은 어떻게 움직일까.
몸 옆면에 붙듯이 매달려 올까, 아니면 위로 올라탈까.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 잔뜩 움직이게 해서 미안하지만, 한 번 더 뒤척여보자.
곧장 히나의 포옹을 풀고 몸을 위로 향해 대자로 눕는다. 내가 뒤척일 때 이번 히나는 "으으음……" 하고 강하게 항의하는 신음 소리를 냈다.
정자세로 변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히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에 손을 뻗은 곳은 등이 아니라 팔. 미지의 감각에 의아한 듯 이것저것 만지기 시작한다. 팔뚝을 조물조물하더니 천천히 팔을 뻗어 가슴 쪽까지 감촉을 확인하러 왔다. 부드러운 터치지만 거침없는 손길에 조금 간지러움을 느낀다.
가슴의 감각은 기억하고 있었는지, 히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이동하기 시작한다.
엉금엉금 움직이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나를 넘어가지 않고 내 몸 위에서 정지해 엎드린 채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내 팔을 들어 올리는가 싶더니 자신의 등 뒤로 놓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귀를 내 가슴에 대고는 나무에 매달리는 코알라처럼 내 몸을 껴안는다.
심장 소리를 들키는 것 같아 조금 부끄럽지만, 히나의 몸무게가 느껴져 기분이 좋다.
정자세인 나와 엎드린 히나. 내가 정자세가 되어도 서로 껴안는 자세로 자리잡다니, 이 무슨 본능이란 말인가.
내 위에서 잠든 히나를 보며 이제 이대로 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한 가지 새로운 탐구심이 싹트고 말았다.
그럼 엎드린 경우엔……?
아니, 그야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히나는 반드시 내 가슴에 안착하도록 이동해 온다. 그럼 그 장소가 도달할 수 없는 곳이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이다.
내 위에서 이렇게나 행복하게 자고 있는 히나를 보고도 굳이 안면을 방해하려 드는 거냐는 부정적인 의견은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다.
미안, 히나. 나를 위해 한 번만 더 움직여줘!
그렇게 마음속으로 외치며 등에 둘러진 팔을 풀기 위해 히나의 팔에 손을 댄다.
힘을 주어 히나를 떼어내려 하자…….
"음냐……?"
갑자기 눈앞에 커다란 헤일로가 나타났다.
"응…… 선생님……?"
"아, 히나…… 안녕~……"
아무래도 너무 과했던 모양이다. 결국 히나가 깨버리고 말았다.
"선생님……? 이건……?"
"아, 저기……"
내 위에 자리 잡은 히나. 껴안은 팔을 떼어내려 히나의 팔을 잡은 내 손.
방금 일어난 히나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잠이 덜 깬 머리로 조금씩 분석하기 시작하는 듯했다. 잠시 후, 히나는 완전히 이해한 듯.
"아아."
"또 내 반응 보면서 장난치고 있었구나."
"미, 미안."
"별로 상관없어."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는 건 기쁜걸."
"후훗."
"하지만 당신이 그런 짓을 한다면……"
"나한테도 생각이 있어."
"저기, 히나……?"
"조금 무서운데……?"
"그래."
"그럼……"
히나는 내 위에 올라타 내 양팔을 붙잡아 고정했다. 도망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먹잇감을 잡을 때 같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쪽을 내려다본다.
말투는 화난 것 같지만, 그 얼굴은 요염한 미소를 띠고 요염한 눈빛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난 여기까지인 모양이다. 내가 갈구하던 수수께끼는 해명되지 못한 채 오늘의 모험은 막을 내린다.
"각오해?"
나는 잡아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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