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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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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외출》
현행범(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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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쌀쌀한 겨울 오후. 예정에 없던 휴일에 길거리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던 중 오가타 칸나를 발견했다.
쫑긋 선 끝이 조금 찢어진 강아지 귀와, 칼날처럼 날카로운 분위기는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벤치에 앉아 무언가를 먹는 듯 한데 근시인 나에게는 잘 보이지 않았다.
"좀 머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문명의 이기다. 스마트폰을 꺼내 카메라를 열었다. 화면을 확대하니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날름날름 핥고 있어...
액정에 보이는 칸나를 구석구석 관찰한다.
마치 버드워칭──아니, 칸나워칭이다.
검정 라이더 재킷에 인디고 블루 데님 팬츠의 조합은 리쿠하치마 아루나 코노에 미나가 보면 눈이 반짝거릴 만한 하드보일드한 모습이지만, 그런 그녀의 입에 있는 것은 달고 차가운 바닐라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다. 그것을 매점에서 몇 미터 떨어진 벤치에 앉아 핥짝거리며 먹고 있다.
바닐라의 하얀색으로 조금 엷어진 분홍색 혀가 아이스크림을 흘리지 않도록 아래에서 위로 퍼올린다. 뺨이 조금 치켜올라가고 눈이 가늘어진다. 닭꼬치나 우롱차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역시 칸나도 달콤한 것을 좋아할지도 모른다. 옅은 입술에서 나온 혀가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핥는 모습은 공안국장이라는 신분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빈틈투성이다.
그 상어 이빨로 와작와작 씹어먹을 줄 알았는데 칸나는 소중하게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천천히 음미하고 있다. 왼손에는 스마트폰이라도 들고 있는 걸까. 안개 낀 하늘을 연상시키는 연한 하늘색 눈동자는 미세하게 좌우로 흔들린다. 찬 공기 속 입김이 하얗게 퍼져나가는 것도 보인다. 이런 추운 날씨에 굳이 차가운 것을 먹고 싶어지는 마음은 나도 잘 안다.
어른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입가만큼은 칸나의 실제 나이를 대변하듯 바쁘게 단맛을 즐기고 있다. 때때로 스마트폰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왼손으로 종이컵을 들어 무언가를 마신다. 그녀라면 분명 블랙커피일 것이다. 종이컵인 것으로 보아 뜨거운 커피일까. 그런 식으로 단맛과 쓴맛, 차가움과 뜨거움으로 입 안 환경을 변주해가며 각각의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듯 하다.
──역시 칸나도 여자아이구나.
발키리의 광견이라든가, 악마같은 국장이라든가, 무섭고 위압적인 이명을 가진 그녀도 17살의 꽃다운 여고생인 것이다.
──열심히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핥는 칸나 귀여워...!
그루밍을 하듯 핥아지는 아이스크림이 부럽게 느껴졌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히죽거리는 성인 남성의 모습은 아무리 포장해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런 갭 모에를 보여주는 게 나쁜──
"앗..."
아이스크림을 콘째로 씹어먹으며 맹렬하게 칸나가 다가왔다.
~~~~~~~~~~
"선생님, 도촬은 범죄입니다."
"넵..."
나는 매점 옆 벤치에 앉혀졌다. 위압감있게 서 있는 칸나는 이름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수갑을 채우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어른이 수상한 모습을 보이면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없겠죠."
"면목이 없습니다."
"제가 아니라 다른 발키리 학생이었으면, 진짜 체포했을지도 모릅니다. 조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내가 대답하자 칸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손바닥을 내밀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라고 삼백안이 압박하며 말하는 듯 했다.
"그럼 스마트폰을 보여주세요. 사진이 있으면 삭제하겠습니다"
"여기, 사진은 안 찍었어, 요."
"......그런 것 같네요.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칸나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내 옆에 앉았다. 우리가 앉은 벤치 앞을 세 명의 학생이 무리지어 걸어갔다. 칸나는 그녀들을 곁눈질로 보다가 이윽고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선생님. 오늘은 휴일인가요?"
"아, 응. 휴가 계획을 세우는 걸 까먹었어. 칸나는?"
"저도입니다. 오늘 휴일인 건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생각이 안 나서 무작정 거리로 나왔습니다."
무료한 두 사람 사이에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찬바람이 하얀 입김을 만들며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입을 열려고 하자 칸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사실 밖에 나온 이유에는 작은 소망도 있습니다."
"소망?"
"열흘 전이었나요. 누가 역으로 가는 길을 물어봤습니다. 순간적으로 대답했는데 목소리의 주인공은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였습니다."
종이컵 안 블랙커피가 흔들렸다. 나는 맞장구를 치며 칸나의 말을 기다렸다. 말하기를 다소 주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위압감 있는 삼백안의 눈동자는 기분 탓인지 몰라도 부드러운 빛을 띠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입에서 슬픈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마워』라는 말 한 마디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아이가 빙그레 웃어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서."
"응, 좋은 일이네."
"후후...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발키리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간단한 길 안내로 기뻐하고 또 그런 일이 생길까 하는 얄팍한 기대로 목적도 없이 거리로 뛰쳐나가다니."
칸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내뱉은 속마음을 감추듯 종이컵을 기울여 커피를 들이켰다. 범죄에 맞서는 나날이 만들어 낸 위압감과 본인도 인정하는 타고난 강한 면이 부끄러움을 감추며 조금 느슨해졌다.
"그럼 칸나에게 D.U.를 안내해 달라고 부탁할까?"
"선생님은 이미 이곳에 대해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익숙한 상대와 그런 일을 하면 대본을 읽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것도 그렇네."
배려의 뜻으로 건넨 제안은 아쉽게도 칸나에게 닿지 않았다. 그녀 말대로 내가 길 안내를 부탁한다고 해도 단순한 연극이 될 뿐이다. 칸나는 빈 컵을 옆 쓰레기통에 버리고 천천히 벤치에서 일어섰다.
"조금 걸으시겠어요?"
"응, 괜찮아. 어디로 가려고?"
"딱히 생각한 건 없지만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곳에서 가만히 있는 것도 잠복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아, 그렇네. 쉬는 날인데 일하는 기분이구나."
나도 일어나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는 칸나 옆을 걷기 시작했다.
~~~~~~~~~~
나와 칸나는 휴일이지만 오늘은 주중이다.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거리로 나오지만 그래도 주말에 비해서는 한산했다.
"오늘은 조용하네요. 보통 이런 시간대에는 신고나 사고가 있어서 항상 누군가 뛰어다니는데... 부하들도 한가할 것 같네요."
칸나의 눈은 정신없이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쁘게 훑고 있었다. 아마 직무로 인해 몸에 배인 습관 같았다. 그런 칸나의 시선이 누군가와 교차하는 일은 없었다. 수상한 시민에게 칸나가 말을 거는 일도 없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의 느긋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옆을 걷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졌다. 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신호등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빨리 걷기 시작하고 백금빛 머리카락이 허공에 휘날렸다.
횡단보도 건너편에 도착하자 발키리 경찰학원 생활안전국의 흰색 재킷이 보였다. 같은 재킷을 입은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앗! 선생님, 국장님! 수고하십니다!"
"수고하심다~"
먼저 허리를 펴고 인사한 사람은 나카츠카사 키리노였고, 한 박자 늦게 네무가키 후부키도 경례했다. 그녀의 왼손에는 마스터 도넛의 테이크아웃 봉투가 들려 있었다. 칸나의 동물귀가 조금 씰룩였지만 그 이상 무언가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수고하지. 이상은 없나?"
"네! 습격이나 교통사고도 없습니다!"
"그, 이 도넛은 지금부터 점심시간이라 그런 거지 딱히 땡땡이를 치거나 한 게 아니라..."
초조한 표정으로 둘러대는 후부키가 눈빛으로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의 칸나라면 엄하게 꾸짖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분명 다를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칸나는 가벼운 한숨만 내쉬었을 뿐 힐난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후부키의 표정에서도 긴장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지루한 하루일지 몰라도 언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 휴식이 끝나면 다시 정신 차리고 업무에 임하도록."
"네, 국장님!"
"알겠슴다~"
"시민의 안전을 부탁하지."
공안국의 톱과 하부 조직인 생활안전국. 여러 공투를 거듭한 덕분인지 직책 상 접점은 별로 없는 세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묘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위엄을 지키면서도 두 사람을 바라보는 칸나의 눈빛에는 부러움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본인이 부러움을 받는 위치여도 이상하지 않은데 말이다.
"그런데 선생님이랑 국장님이 같이 계신 건 뭔가 협력하는 건가요? 그런 것 치고는 옷차림이 캐주얼한데."
"그렇게 꽉 막힌 말 하지마. 휴일에 둘이 같이 있는 거면, 『그런 거』잖아? 사적으로 단둘이, 뭔지 알지?"
"뭐?! 아, 아니다! 나와 선생님은 우연히 거리에서 만났을 뿐이고..."
"시, 실례했습니다! 어서 가죠 후부키!"
"헤헤, 즐거운 시간 보내~♪"
"어이...!"
후부키는 도넛을 하나 꺼내 당당하게 한 입 베어물고 뒤돌아 휙 도망갔다.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변명은 듣지 않는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허를 찔린 칸나는 두 사람을 불러 세우려던 채 굳어 있었다.
"설마... 아니, 단체방에는 아무것도 없군. 하지만 개별적으로 연락했을지도...?"
칸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작게 중얼거리며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그리고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다급하게 움직였지만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칸나의 스마트폰은 다시 데님 팬츠 주머니로 돌아갔다.
"......"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칸나의 동물귀가 추욱 늘어졌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폐를 끼쳐드려서."
"아니야, 폐라니."
"최근 업무 시간이 아닐 때 제가 뭘 하는지 찾아내려는 움직임이 발키리 전체에서 보여서요. 잡을 만큼 간섭하는 것도 아니라 딱히 제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악마같은 국장이 부하에게 놀림받아 동요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칸나의 평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생각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불편한 듯 눈썹을 팔자로 만드는 모습에 가슴 속 깊은 곳이 근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칸나는 이내 눈만 움직여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늘색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눈을 길게 한 번 깜빡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선생님, 길거리에 있으면 목격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장소를 옮기죠."
"응, 좋아. 어디로 가는데?"
"여기서 몇 분 걸으면 한 번도 안 가본 야키토리 가게가 있어습니다. 이왕 만났으니 시간 좀──아니지."
"칸나...?"
"연행하겠습니다."
"뭐, 잠깐만?!"
상어 이빨을 드러내며 칸나가 짓궂은 미소를 짓고, 곧바로 오른손이 당겨졌다.
"도촬 현행범이니까요. 죄송하지만 선생님에게 거부권은 없습니다. 각오해주세요."
"아니 아니 아니,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아도 갈 거니까."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내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이 순간 풀리고 손바닥이 맞닿았다.
"......"
칸나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금빛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귀는 선명한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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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암컷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