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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오역 지적 환영
루비문자는 단어[윗첨자] <- 이렇게 표기함
샬레 활동 일지 시리즈 1편~6편중 4편 번역임
다음에 번역할 소설 추천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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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①
길가의 벚나무가 선명하게 물드는 계절의 어느 날. 새로이 샬레의 고문으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내가, 업무 시작 시간 직전, 허둥지둥 샬레 빌딩으로 뛰어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어라……?」
입구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브라운 태비라고도 불리는 고등어 얼룩무늬다. 목걸이는 하고 있지 않다. D.U. 지구의 길고양이일까. 센서가 반응하지 않아 닫힌 채인 자동문 앞에서,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잠깐 실례……랄까, 우왓」
열린 자동문으로 고양이가 침입하려 했다.
「안 돼, 여기는, 음…… 관계자 외 출입 금지니까」
안에 들여보내면 귀찮은 일이 된다. 역 개찰구 같은 게이트도, 고양이라면 밑으로 빠져나갈 수 있고, 고양이의 날렵함에 인간은 도저히 당해낼 수 없다. 거리가 멀어지기 전에, 몸통을 밑에서부터 안아, 동물의 체온을 털 너머로 느끼면서, 문밖으로 내려놓는다. 하지만.
「아아, 안 된다니까, 들어오면」
땅에 내려놓자마자, 스르르 내 다리 사이를 통과하려고 한다. 잽싸게 안아서, 밖으로 내려놓지만, 내려놓아도 또, 열리는 문 저편으로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기려 한다. 그런 실랑이를 몇 번인가 반복했을 무렵, 입구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내려놓으니,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로 나를 째려보며 그 자리에 머물렀다.
――아아, 곤란한데. 출근 시간이……
자동문이 닫히는 것을 등 뒤로 지켜보고, 종종걸음으로 엘리베이터 홀로 향한다. 위층에서 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허둥지둥 달려온 대가가 셔츠 안쪽에서 땀이 된다. 그리고, 일 분 가까이 지나서야 겨우 열린 문으로 발을 들여놓자――
『우냐앙』
발밑에 있었다. 얌전한 얼굴과는 정반대의, 못생기게 찌그러진 울음소리였다. 한숨을 쉬었지만, 이미 엘리베이터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층에서 거꾸로, 다시 입구까지 되돌려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으면, 언제까지고 출근할 수 없다. 경비 직원에게 맡겨서,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부탁할까. 내 속셈 따위 알 리 없는 고양이는, 야외 풍경을 태평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고양이가 걷기 시작한다. 사무실 층으로 발을 내디뎌, 몇 걸음 나아가서는 이쪽을 돌아본다. 아직 집무실 위치도 어렴풋이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선도하는 것 같았다. 집어내려던 기세가 점차 힘이 빠져 간다.
오늘 당번은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하야세 유우카였을 터. 아침 일찍이라도 제대로 지정 시간에 맞춰 오는 그녀다. 분명 첫마디부터 나를 나무랄 것이다. 희생양 대신 희생 고양이라도 되어 달라고 할까. 그만두자. 분명 한 소리 더 들을 뿐이다.
고양이 뒤를 따라 걷고 있자니, 목표로 하지도 않았는데 집무실 앞까지 도착해 버렸다. 닫힌 문 앞에 앉아, 쾌청한 푸른 하늘처럼 맑은 눈이 나를 올려다본다.
「열라고?」
「…………」
어서 하라는 듯이, 홱 고양이는 강화 유리문을 들여다보았다.
「선생님, 늦으셨어요!」
「미안, 미안」
「정말, 제대로 좀 하세요. 부임하신 지 벌써 두 번째 지각이잖아요. 어른이시니까, 좀 더 제대로…… 어라?」
예상대로 투덜대던 유우카가, 내 발밑을 알아차렸다.
――좋아. 저쪽으로 신경 써줘……!
유우카도 한창때의 여고생이다. 분명, 고양이 앞에서는 흐물흐물해질 것이 틀림없다.
「…………」
하지만 내 기대는 빗나가, 유우카의 시선은 곧바로 이쪽으로 돌아와 버렸다.
「선생님께서 키우시는 고양이인가요?」
「아니, 이러쿵저러쿵해서……」
내가 사정을 설명하는 동안, 문제의 고등어는 빈 책상에 뛰어올라, 입을 크게 벌리고, 태평하게 하품 따위를 하고 있다.
「목걸이도 안 하고 있고, 애완 고양이 같지는 않네요. 길고양이라면, 밖에 내보내야죠」
「그렇네. 샬레 밖으로 나갈 때, 겸사겸사 데리고 갈게」
『냐아앙』
항의하는 듯한 목소리가 날아왔다. 그 직후, 놓여 있던 스탬프대 뚜껑을 능숙하게 뒤집어, 고양이는 앞발을 그곳에 올렸다.
「앗, 잠깐, 책상이 더러워지잖아요!」
순간적으로 유우카가 종이를 대려 했지만, 늦고 말았다. 서류 한 장에, 발자국이 꾹 찍혀 버렸다. 그 서류를 보고, 나는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입부 신청서를 제출해야 했었지. 부로서 성립시키기 위해서」
「네, 아직 제출 안 하셨던 건가요?」
「아니, 다섯 명분까지 앞으로 한 장 모자라서 말이야……」
「……혹시……」
「안 될까? 도장도 찍어줬고」
「제정신이세요? 받아들여질 리가 없잖아요!?」
「자자, 일단 보내보자고. 음, 부족한 부분은 슥슥 적고……」
「……정말, 모르겠어요? 린에게 혼나는 건 선생님이니까요?」
「음…… 너, 괜찮을까? 유령 부원이라도 괜찮으니까」
고양이에게 서류를 보여주자, 의외로, 그는 (뒤에서 보기에 수컷이었다) 식빵 자세를 하고 그것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읽을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생각하면서, 방금까지 백지였던 입부 신청서를 넣으려 하자, 마침 그 타이밍에, 그는 몸을 둥글게 말고 눈을 감았다.
장난 반으로 복합기에 서류를 읽혀 보내자, 그 직후 「입부 신청서를 수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 컴퓨터에 도착했다.
「……거짓말이죠. 연방학생회의 처리가 이렇게 허술해도 되는 거예요……?」
「누구든 무제한으로 가입시킬 수 있는 권한이 샬레에는 있다고 하니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그냥 통과라니. 날인이 발바닥이어도 용서된다니 이상하잖아요……」
한숨을 쉬는 유우카. 미간에 주름을 잡는 그녀를 보며, 나는 어쩐지, 괜스레 들떠 있었다. 서류상의 요건을 충족하고, 기일도 지켜서 제출했다. 이것으로 연방수사부는 동아리 활동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렇지…… 다른 네 명은 현재 겸임 중이고…… 좋아, 샬레 부장은 너에게 맡길까」
「잠, 잠깐 선생님! 고양이를 부장으로 만드시는 거예요!?」
「어차피, 샬레 일은 전부 내가 하게 될 테니까, 역할이라도 부탁할까 해서」
「하아…… 내일이면 없어질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그건 그거, 아」
「그런 무책임한…… 앗」
목소리를 높이려던 유우카가, 생각을 멈췄다. 나와 그녀의 시선 끝에서, 부장이 자고 있었다.
「자고 있네」
「……킥킥, 왠지 이상해졌어요」
입가에 미소를 띤 유우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책상 위에서 뻔뻔하게 잠꼬대를 하는 부장에게 손을 뻗어, 살짝 털을 쓰다듬었다.
「일, 시작할까」
「그러네요. 부장님을 깨우지 않도록, 조용히……」
그것이, 나와 부장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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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만나면 평생의 인연이라는 것을 느낀 부장은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샬레에 찾아왔다. 우연히 찾아왔던 별난 손님은 며칠 지나지 않아 늘 마주치는 익숙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마이페이스에 비교적 느긋한 성격의 부장은 입구 앞에서 내가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있었고, 나보다 먼저 온 당번 학생과 함께 사무실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아무런 장난도 치지 않고, 부장의 자리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거나, 아니면 문 앞에서 주저앉아 열어달라고 재촉하며 사무실 복도로 산책을 나가기도 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주저앉아 조작할 사람을 기다리다가 원하는 층이 아니면 내리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식사 시간은 정말 칼같이 지켰고, 자동 급식기가 작동할 시간이 되면 거의 반드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샬레의 거주 구역과 사무실을 오가며 가끔 밖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곤 했다. 인간의 선의를 끌어내어 애교를 부리는 데 정말 능숙해서, 문을 열고 닫거나 엘리베이터를 조작하는 일은 사실상 부장의 「위엄」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좋아, 이걸로 됐으려나. 선생님, 부장 전용 통로가 개통됐어.」
「고마워. 이걸로 문을 열고 닫지 않아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겠네.」
5월도 막바지에 접어든 어느 날, 엔지니어부의 시라이시 우타하가 작업용 장갑을 벗고 벽에 뚫린 구멍을 바라보았다. 고양이가 지나가는 것 외에는 아무런 쓸모도 없어 보이는 곡선 모양의 비밀 통로였다. 아니, 사무실 안에서 밖으로, 혹은 밖에서 안으로 공을 굴리며 노는 정도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괜찮으시겠어요, 부장님? 그럼 오늘은, 고양이 사료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아앗,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요——!!」
토요미 코토리의 장황한 설명을 학습한 부장은 후다닥 구멍을 통과하여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쓴웃음을 짓는 네코즈카 히비키와 함께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오늘 아침에 긁힌 상처에 붙인 반창고를 갈아 끼우던 참이었다.
* * * * *
샬레의 부원이 계속 늘어나면서 각 학교에서 온 학생들이 뒤섞여, 당번이 여러 명 오는 날에는 학교 간 교류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밀레니엄, 오후에는 아비도스 학생들이 당번이었는데, 엔지니어부 세 명은 갑자기 발명 아이디어가 떠올라 일찍 퇴근했고, 아비도스에서 온 타카나시 호시노는 일찍 왔음에도 아까부터 햇볕 잘 드는 소파에서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심심풀이로 샬레에 놀러 오는 학생들도 당연히 있는 법. 점심때쯤 모모톡으로 연락을 넣어뒀던 쿠로다테 하루나가 조용히 사무실 문을 열었다.
「안녕하신가요, 부장님. 오늘은 부장님을 위해 특급 식사를 가져왔답니다.」
책상 위에 드러누워 있는 부장 앞에 하루나가 공손히 머리를 숙이고 책상에 통조림을 놓았다. 통조림 가장자리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소리에 반응하자마자 몸을 홱 돌려 부장이 벌떡 일어났다. 휙 하고 금속 뚜껑을 따는 하루나의 손을 들여다보며 그대로 손등에 머리를 비비고 있었다.
「후훗, 간지럽네요.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남김없이 담아 아름답게 플레이팅하는 것이야말로 미식의 정수니까요……」
부장이 애용하는 식기에 통조림 내용물을 덜어 포크로 다듬어 하루나가 언덕을 쌓았다. 인간이 좋아하는 냄새는 아니었지만, 희미하게 고소한 향이 풍겨왔다. 그리고 책상 위에 식기가 놓이자마자 부장은 얼굴을 파묻고 짐승처럼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음~, 맛있게 드시는군요. 입맛에 맞으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어쩜 이리 사랑스러우실까……♡」
의자에 앉아 넋을 놓고 바라보는 하루나가 부장의 등을 쓰다듬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자신이 맛있는 음식을 음미할 때보다 더 행복해 보였다. 그때, 문 너머에서 와플 도그를 우물거리며 시시도우 이즈미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선생님 안녕~! 아, 부장님도! 통조림 맛있겠다~……」
「안 돼, 이즈미. 그건 부장님 거야.」
손에 들고 있던 와플 도그를 순식간에 해치운 이즈미는 자동 급식기로 시선을 돌렸다. 키보토스에서 가장 미각의 스트라이크 존이 넓은 그녀에게는 무엇이든 맛있는 음식으로 보였다. 하필이면, 바로 그 순간, 급식기에서 평소 먹던 사료가 나왔다. 나와 버렸다.
「……저기, 통조림 먹고 있다면, 바삭바삭한 거 내가 먹어도 돼?」
이즈미가 뜨거운 시선을 보내왔다.
「나, 나한테 물어봐도……」
「그럼 부장님한테 물어볼게. 부장님~, 바삭바삭한 거 먹어도 돼~?」
『우˝』
「된다고! 야호~!」
——상대하기 귀찮았던 것뿐인 것 같은데……
부장은 허락하기보다는 최고의 점심 식사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이즈미는 급식기에서 식기를 집어 들고 버터 땅콩이라도 먹는 것처럼 바삭바삭한 건사료를 우적우적 씹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본 호시노마저 오드아이를 뜨고 말았다.
「……우헤, 그거 고양이 밥이잖아?」
「응, 씹는 맛도 있고 맛있어! 좀 먹어볼래?」
「음~, 아저씨는 점심 먹고 와서 괜찮아. 게헨나는 정말 자유롭구나.」
사실은 「악취미」라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분명 그 점에 있어서는 나도 호시노와 같은 마음이었지만, 하루나도 있는 마당에 입을 다물었다. 정작 이즈미는 「입안이 텁텁해」라거나 「뉴-루가 제일 맛있었어」라고 말하면서도, 활짝 웃으며 부장 옆에서 딱딱해 보이는 고양이 사료를 깨물어 먹고 있었다.
부장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달았다. 당번으로 오는 학생들은 아무리 귀찮아하든, 아무리 기분이 안 좋든, 돌아갈 때쯤에는 활짝 웃고 있었다. 내가 부족한 탓에 성실하고 꼼꼼한 학생들에게 혼나는 경우도 있지만, 샬레에 올 때마다 학생들은 위로를 받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부장의 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름
「상의하고 싶었던 내용은 이상이야. 유익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그거 다행이네.」
「이런 이야기는 역시 샬레에서 하는 편이 마음 편해. 게헨나 자치구 내에서는 마음 놓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으니까.」
소라사키 히나가 당번인 날은, 대부분 게헨나 선도위원회의 운영에 관한 상담이 세트로 따라왔다. 특히, 오늘같이 혼자 당번인 날은.
「올해는 예년보다 더 더워. 열사병으로 실려 오는 학생도 작년보다 많은 것 같아.」
「세나도 엄청 바쁘겠네.」
「글쎄…… 시체 취급당한 끝에, 거칠게 이송되는 아이도 불쌍하지만.」
선도위원장으로서의 위엄과 존재감을 드러내는 코트를, 오늘은 히나가 입고 있지 않았다. 히나가 정장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치안 유지가 되지만, 아스팔트에서 반사되는 여름의 열기는 견디기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어쩐지, 교복에 안전핀으로 고정한 완장도 축 늘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부장도, 냉방이 잘 되는 샬레 건물 밖은커녕 주거 구역에조차 나갈 생각이 없는 듯, 아까부터 계속 지정석에서 얌전히 있었다. 단순히 움직이기 귀찮았을 뿐일지도 모르지만.
「있지, 선생님, 급한 일 있어?」
「지금으로서는 없어. 그렇다고 해서, 한가한 건 아니지만.」
「그럼……」
칫, 칫, 칫, 하고 히나가 혀를 찼다. 꼬리를 들어 올린 부장이, 끌어당겨지는 자석처럼 다가온다. 마치 거기가 제자리인 것처럼, 히나의 무릎 위에서 부장이 몸을 둥글게 말았다. 골골거리는 목소리가 내 자리까지 들려온다.
「부장, 저번에 왔을 때보다, 좀 살찐 거 아니야?」
항의하듯이, 꼬리 끝이 히나의 무릎을 때렸다. 자동 급식기 옆에는, 학생들의 선물로 가져온 통조림이 한 쌍의 탑을 이루고 있다. 냉장고에는 우유도 쌓여 있어서, 나와 부장이 절반씩 나눠 마셔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많이 얻어먹고 있네. 운동도 제대로 해야 해.」
귀신이라고 두려워하는 선도위원장의 위압감이, 지금의 히나에게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내 대각선 맞은편에 앉아 있는 것은, 시원스러운 눈으로 고양이를 쓰다듬는, 사랑스러운 소녀다. 비록 위원회 사람들만 있는 자리라 해도, 이런 순진한 모습을 보이는 일은 없다. 미움받는 자로서의 각오, 타인의 시선을 항상 받는 중압감, 치안이 나쁘기로 유명한 게헨나 학원을 다잡는 책임감. 그런 것들을 142cm의 작은 몸으로 온전히 짊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장, 나한테는 좀처럼 마음을 열어주지 않네…… 히나한테는 이렇게 순종적인데.」
「친한 상대니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거 아닐까?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걸까.」
「그렇게 능숙한 걸까. 어쩌면, 나와 부장은,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을지도.」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히나의 손가락 끝이, 부장의 턱 끝을 간질이고 있다.
「그게 말이지, 봐봐.」
왼손 등에는, 오늘 아침 새로운 할퀸 상처를 입은 참이었다. 부장은, 잠결에 내 손을 할퀴거나 무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자는 곳을 깨우는 일이 많은 게 나라서, 그런 걸까. 살짝 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포식하듯이 깊게 물린 적도 있어서,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어리광 부리는 거 아닐까. 그런 짓을 해도 괜찮다는 신뢰가 없으면, 하지 않을 텐데?」
「정말로?」
「정말로 싫었다면, 진작에 도망쳤겠지.」
「흐음…… 부장, 그 점, 어떻게 생각해?」
『……믕냐.』
「……후후훗……」
귀엽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특징적인 대답에, 히나는 뺨을 풀었다.
「밖의 더위에 질려 있었는데, 지금은 이…… 폭신한 따스함이, 정말 기뻐.」
「히나, 오늘 바빠?」
「응, 당번 시간이 끝나면, 바로 위원회 일로 돌아가야 해.」
「그럼, 그때까지는 푹 쉬어. 평소에도 계속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그러네. 응. 그렇게 할게.」
이렇게 온화한 미소를 보이는 소녀와, 파괴적인 힘으로 전장을 제압하는 귀신 선도위원장이, 내 안에서는 잘 맞물리지 않는다.
바라건대 이 온화한 시간이, 계속 이어지기를. 나는 마음속으로 살며시 기도했다.
가을
소소한 사건부터 대형 사건까지 그야말로 다채로운 사건들이 터졌다.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하며 긴급 사태를 해결하다 보니 여름이 끝나고 가을도 깊어지고 있었다. 부장에게는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키는 일을 부탁했기에 내가 그와 직접 마주할 시간은 얼마 없었다.
그날은 드물게 긴급한 일도 없어 한 시간가량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식당에서 테이크아웃해 온 도시락을 집무실로 가져와서 비축해둔 통조림을 우물우물 볼에 가득 담아 먹는 부장 옆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마침 당번 학생도 오지 않는 시간대라 오랜만에 부장과 단둘이 있을 수 있었다.
「이렇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오랜만이네. 혹시 외로웠어?」
『…………』
「하하, 여전히 쌀쌀맞네.」
식기에 남은 음식 찌꺼기를 정성껏 핥아 먹더니 옆 책상에서 부장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왜 그래?」
책상 위를 터벅터벅 걸어와 서류 더미를 훌쩍 뛰어넘어 부장이 내 무릎 위에 올라왔다. 몸을 말고 자는 것도 아니고, 균형 잡기 힘든 넓적다리에 두 발을 얹고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눈꺼풀을 천천히, 감았다가, 떴다. 마치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기다려 줘. 나도 금방 다 먹을 테니까.」
쌀쌀맞게 굴거나, 손등을 할퀴거나, 손가락을 깨무는 그런 평소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서 나는 그만 자세를 바로잡았다. 맛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도시락 남은 것을 쑤셔 넣고 답답함과 함께 삼켰다.
이로써 마주할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부장은 내 무릎에서 내려갔다. 단순한 변덕일까, 이대로 놀러 가는 걸까 생각했지만 내가 집무실 문을 열기를 굳이 기다리고 있었다.
「밖에 나가고 싶어?」
엘리베이터를 향해 가는 부장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투어 가이드가 깃발을 흔들듯 꼿꼿이 세운 꼬리를 흔들며 나를 앞장서 갔다. 거주 구역 어느 층에 세워도 부장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았다. 역시 야외로 나가고 싶은 걸까.
1층 현관으로 내려오자 부장은 겨우 로비로 나와 주었다. 햇빛이 쏟아지는 자동문을 향해 천천히,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중간중간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내가 여기 있는지 확인했다.
「…………」
밖에 놀러 갈 때의 태도가 아니다. 부장은 내게 무언가 전하고 싶은 모양이다. 좀 더 가까이서 얼굴을 보고 싶다. 내가 몸을 숙이자 부장이 달려와 뛰어올랐다. 떨어지지 않도록 안아 주자 턱이나 이마를 부비적거리며 밀어 왔다. 발톱을 세우는 일도, 이빨을 드러내는 일도 없었다.
「나한테 어리광이라니 웬일이야. 무슨 일 있었어?」
『야옹……』
「……그런 소리도 낼 줄 알았구나.」
누구 귀에나 익숙한, 평범한 고양이 울음소리였다. 집무실에서 히나가 보여준 것처럼 둘만 있을 때만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부장은 품고 있다. 내게 중대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말로 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혹시, 여행을 떠나는 거야?」
『후냐……』
「……그렇구나. 샬레 안과 주변만으로는 너무 좁겠지.」
헤어지는 것이 서운했던 것이다. 분명 그렇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애완 고양이나 다름없는 부장이 과연 혼자 밖에 나가 살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건 그가 내린 선택이다. 내가 학생의 자율적인 의사를 존중하길 바라는 것처럼…… 넓은 세상을 자기 눈으로 보고 싶다는 부장의 선택을 나는 지지하고 싶었다.
그의 몸을 소중히 안은 채 문을 지나 현관 자동문을 통과했다. 아직 가을이 깊어지지도 않았는데 불어오는 바람이 쌀쌀했다. 입술을 꾹 다물지 않으면 눈가에서 무언가가 흘러내릴 것 같았다. 그의 결심을 받아들일 각오가 무뎌지기 전에 배웅해야 했다. 「놓아주고 싶지 않아」라고 머릿속에 울리는 미련에 도끼를 휘두르고 부장의 몸을 땅에 내려놓자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았다.
「잠깐만 기다려, 이걸……」
주머니에 들어 있던 에메랄드그린색 손수건을 부장 목에 둘러 주었다. 구석에 새겨진 샬레 엠블럼이 턱 밑에 오도록 묶어 주었다. 몇 주 전 싸게 팔던 것을 파우치에 넣어 둔 채였던 GPS 칩 구멍에 안전핀을 통과시켜 매듭 안쪽에 넣어 주었다.
「샬레 부원이 키보토스 곳곳에 있어. 부장을 알아보면 분명 다가올 테니까, 곤란하면 의지하도록 해. 그리고…… 여기는 언제든 돌아와도 되니까.」
턱 밑을 쓰다듬는 나를 부장은 온화한 표정으로 받아 주었다. 몇십 초 동안 그렇게 말없이 스킨십을 나누다가…… 망설임을 떨쳐내듯 부장은 달려갔다.
「잘 다녀와.」
가슴이 떨렸다. 부장이 보낼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인지, 아니면 불길한 예감인지.
그때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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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 부장은 샬레에 돌아오지 않았다. 다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대략 알 수 있었다. 스카프에 심어둔 칩이 위치를 알려주기도 했고,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부장과 마주친 학생들이 모모톡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영상 통화로 실시간 근황을 전해들을 때도 있었다.
* * * * *
제법 선선해진 어느 날, C&C의 이치노세 아스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인님~?』
「응, 아스나」
『짜잔!』
역 플랫폼에서 아스나에게 겨드랑이를 붙들린 채 부장이 확보되어 있었다.
『부장님 만났어~. 모노레일 타려고 했는데, 플랫폼에 있더라구!』
아마도 술래잡기에서 진 모양이다. 축 처진 꼬리와 무언가를 체념한 듯한 얼굴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개찰구를 통과해 무임승차를 시도했던 모양이라, 운임은 샬레 앞으로 청구해 달라고 해서 대신 지불했다.
『저기 있잖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디 데려다줄까?』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부장은 자기 의지로 출장[・・] 중이니까, 다시 걷기 시작하면 배웅해 줬으면 해.」
『알았어! 주인님 말대로 할게! 근데, 잠깐만 부장이랑 놀아도 괜찮지? 응?』
대롱, 대롱. 매달린 뒷발이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모습은 어딘가 우스꽝스러웠다.
* * * * *
어느 날, 모모톡으로 이자요이 노노미에게서 동영상이 왔다. 대책위원회 부실에 있는 듯하지만, 밖에서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았다. 부장은 책상 위에 식빵 자세로 앉아 노노미에게 정수리를 쓰다듬어지고 있었다.
『응, 촬영 시작했어.』
『아, 선생님, 보고 계신가요~? 부장님이 아비도스에 오셨어요~. 시로코네 집 근처를 걷고 계셨다길래, 학교까지 와주셨답니다☆』
『목에 두르고 있던 스카프가 좀 풀려 있어서, 제가 살짝 손봐서 다시 둘러드릴게요.』
화면 앞쪽에서 오쿠소라 아야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노미의 오른쪽에서는 통조림 뚜껑을 따는 소리가 났다. 톡, 톡, 톡, 하고 숟가락 같은 것으로 내용물을 긁어내더니, 종이 그릇에 담긴 무언가가 호시노의 분홍색 머리와 함께 화면에 들어왔다. 의아한 듯 킁킁 냄새를 맡고 있었지만, 부장은 분명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자신이 촬영되고 있는 것도 잊고, 어육 플레이크에 얼굴을 파묻었다.
정신없이 식사를 하던 부장이었지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고개를 들고 이빨을 드러내며 온몸의 털을 곤두세웠다.
『꺄악, 왜 나만 위협하는 건데~!』
『세리카의 고양이 귀 때문이 아닐까~……』
『나 딱히 고양이랑 사이 나쁜 거 아닌데!?』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부장이 화면 가득 잡히며 그대로 영상은 끝났다.
* * * * *
가을이 깊어지고 샬레 주변 나무들이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할 무렵, 트리니티의 하네카와 하스미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 로비에서 서둘러 집무실로 달려가 하스미에게 응답했다.
『아,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방금 부장께서 정의실현위원회 근처에 계셔서, 급히 알려드립니다.』
하스미가 현장 상황을 보여주었다. 켄자키 츠루기가 몸을 숙이고 손목에 걸린 비닐봉투에서 츄르를 꺼내고 있었다.
『일단 식사라도, 라고 생각해서요.』
『케헤……햐아……! 부, 부부부, 부장! 드, 드드드, 드세요……!』
츠루기는 미소를 지으려고 하는 듯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츄르를 내미는 손이 화면 너머로도 보일 만큼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고딕 양식의 실내에는 이상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사태를 지켜보는 이치카의 얼굴이 경련하는 것이 보였다. 배짱이 두둑한 건지, 아니면 그냥 둔감한 건지, 부장은 금세 목을 빼고 츠루기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기 시작했다. 이걸로 불이 붙은 것이, 바로 츠루기 본인이었다.
『호아아아앗! 햐아아아……! 머, 먹고 있어……!!』
기뻐하는 건지 놀라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채 츠루기는 흥분하고 있었다.
『정말, 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것 정도로 부끄러워하다니……후훗.』
――저게, 부끄러워하는 건가…….
킥킥 웃는 하스미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 * * * *
겨울
1월 하순, 겨울 중에서도 가장 추운 시기. 근래 보기 드문 대한파의 습격은 D.U. 지구는커녕 키보토스 전역에 격렬한 냉기를 몰고 왔다. 춥다기보다 바깥 공기가 아프다. 샬레에 도망쳐 오긴 했지만, 극한에 견딜 수 있는 레드윈터 자치구의 건물과는 설계 사상부터 달라서인지 난방 효과가 영 좋지 않다. 집무실이 고층에 있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다.
트리니티 자치구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 평소처럼 부장의 위치를 확인한다. 어제 저녁에 게헨나 자치구에 들어간 뒤로 아직 움직이지 않은 것 같았다. 하루 만에 자치구 사이를 이동하는 것도 드물지 않지만, 오늘은 분명 여유롭게 있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부장의 좌표는 움직이지 않았다. 잠을 잔다고 하기에는 너무 길다. 몸이 안 좋아져서 쓰러져 있는 걸까? 쉬는 시간에 모니터를 들여다보았지만, 출근하고 나서 여섯 시간 이상 전혀 변화가 없었다.
――설마……!
동쪽 하늘에서 하늘을 뒤덮으려는 듯 쥐색 구름이 흘러왔다. 소용돌이치는 불안감이 진득하게 차올라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오싹하고 오한이 들어 나는 곧바로 코트를 걸쳤다. 오토파일럿 헬리콥터에 좌표를 전송하고 가장 가까운 헬리포트에 착륙하도록 명령을 입력했다. 기계에 맡기는 하늘 여행은 흔들림도 심해서 기분이 나빠지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샬레의 헬리포트를 나가기 직전, 게헨나의 만마전과 풍기위원회에 연락을 보내고 배가 떠오르는 느낌에 대비했다.
구름에서 도망치듯 서쪽 하늘로 지는 석양을 나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아직 가지 말아 줘. 그렇게 비는 내 마음 같은 건 태양에 닿을 리도 없다. 좁아져 가는 붉은 하늘이 세상이 멸망하는 예감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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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헨나의 헬리포트에 내려 빌딩을 빠져나온 뒤, 해가 진 중심가를 한참 동안 달렸다. 택시를 기다리는 것도 너무나 답답하게 느껴졌다. 오가는 사람이 줄어드는 광경을 메우듯이, 내리기 시작한 눈은 점점 더 거세졌다.
외곽 지역을 달리는 전철 고가 아래의 터널을 빠져나가자, 그 바깥으로 펼쳐진 것은 살을 에는 듯한 냉기와 새하얀 풍경이었다. 역사적인 대한파는 온난한 화산 지대인 게헨나 자치구에도 가차 없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과 달리, 길에는 눈이 쌓여 있었다. 방한 도구도 제대로 챙겨오지 못했다. 곱은 손가락은 새빨개져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고, 신발 안은 발의 감각이 희미해져 있었다. 하늘을 뒤덮은 눈구름 아래에서는 가로등 불빛도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좌표로 향하는 길은 숲 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이런 곳에 며칠이나 머물렀다면, 분명 이미…….
소름과 함께 밀려오는 절망을 의지의 힘으로 떨쳐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새로 쌓인 눈을 다지며 숲길을 걷고 있자니, 줄지어 선 나무들의 밑동에 소복이 쌓인 눈이 눈에 들어왔다. 스
마트폰으로 확인하니 좌표의 수치가 정확히 일치했다.
――아아, 혹시 이게.
품고 있던 희미한 희망은 얼어붙어 버렸다.
「그럴 수가……」
쓸어낸 눈 아래, 부장이 누워 있었다. 목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감겨 있었다. 잠든 듯 평온한 얼굴이었지만, 부장의 몸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차가워져 있었다. 배에 손바닥을 대 봐도, 아주 작은 온기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배의 털을 더듬어 보니, 바짝 마른 무언가가 들러붙어 있었다. 산화된 혈액일까. 안아 일으키자, 총알로 보이는 것이 툭 떨어졌다.
「……그래. 그랬구나……」
총탄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계속 싸우는 학생들에게 익숙해져, 완전히 감각이 마비되어 있었음을 깨달았다. 키보토스는 이런 세계[・・ ・・]인 것이다. 학생들의 화려한 일상은, 살얼음판 위에서 겨우 유지되는 기적. 한 걸음만 잘못 내디디면 금세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위태로움을 품고 있다. 어째서 나는 그때, 그 가능성을 떠올리지 못했을까. 어째서 부주의하게 가게 내버려 두었을까.
「미안해…… 나 때문에, 이렇게……!」
눈은 거세진 눈보라가 되어 내 얼굴을 때렸다.
――그만해. 더 이상, 부장을 얼게 하지 마.
귀가 울리고, 바람 소리가 멀어져 갔다. 나의 선택[・・]이 그에게 강요한 결말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벌은 너무나 가볍다고 생각했다. 의식이 희미해지고, 몸의 감각이 눈보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따라잡았……습니다. 빨리 옮……겨야"
――뭐지, 누구 목소리지.
"선생님, 제 목소리가…………습니까"
――들리긴 하는데, 입술이 움직이지 않아.
몹시, 졸렸다.
---
정신을 차려 보니 내 몸은 담요로 감싸여 있었다.
「아……윽……?」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일어나셨습니까, 선생님. 저체온증 응급 처치를 했습니다. 양발의 온도는 회복되었지만 지금은 손을 데우고 있습니다. 물이 쏟아지니 움직이지 마세요.」
히무로 세나의 사무적인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왔다. 물어볼 필요도 없이 게헨나 구급의학부의 구급차 안인 듯했다. 벗겨진 신발이 시야 한구석에 보였다. 김이 나는 대야에 오른손이 담겨 있었다. 왼손은 세나의 양손에 감싸여 있었다.
「끓인 물을 40℃로 식히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대야도 부족해서 왼손은 사람 체온으로 데우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참아 주십시오.」
「……? 윽, 끄……으아아아악……!」
잠이 깨면서 신경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격통이 왼손에 느껴졌다.
「아프십니까? 그 신경 자극은 막혔던 혈류가 돌아오는 증거입니다. 참으십시오.」
흔들리는 의식이 세나의 양손에 지탱되고 있었다.
「세나, 물 온도가 적당해졌어.」
「그럼 오른손을 담근 대야와 바꿔 주십시오. 제 손이 차가워져서 이쪽과도 교대해 주십시오.」
「……히나……?」
차량 앞쪽에서 발소리가 나더니 히나가 내 머리맡에 앉았다. 작은 양손은 스팀처럼 뜨거웠다.
「어째서 여기에?」
「좌표를 전송한 건 선생님이잖아. 안 좋은 예감이 들어서 세나도 불러서 쫓아왔어.」
「히나……부장, 부장이……」
「부장이라면 저기 있어. 하지만……」
「……알고 있어. 이미 숨을 거뒀다는 거지?」
「……응.」
대야에 담긴 오른손 너머로 의료용 냉장 상자가 놓여 있었다.
「앞다리 밑부분과 배에 총상이 있었습니다. 5.56mm 탄환도 근처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쓰러진 채 2, 3일은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나 의식이 있었는지는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사흘 전 저녁에 이 근처에서 작은 싸움이 있었어. 진압하려고 내가 달려갔을 땐 이미 아무도 없었지만……」
세나의 설명에 히나가 뒤를 이었다. 작은 싸움――그렇다. 총격전 같은 건 학생들에게는 흔한 광경에 불과하다.
「분명 그때 총알을 맞은 거겠지. 불쌍하게도. 내가 그때 발견했더라면……」
「……누군가의 악의 때문에 이렇게 된 게 아니야. 누구의 잘못도……」
히나에게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었다. 증명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내 선택이 부장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 ・・・ ・・・ ・・・・・]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그랬더라면――'만약에'라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아무리 해 봤자 눈앞의 현실이 바뀌는 건 아니다. 눈앞이 캄캄해질 것 같은 나에게 비접촉식 체온계가 다가왔다.
「35.1℃네. 아까보다 올랐지만 세나, 어때?」
「순조롭습니다. 표준적인 평열보다는 낮지만 이대로 따뜻하게 하면 몇 시간 안에 회복될 겁니다. 동상의 정도도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지만……선생님, 앞으로 적어도 1년은 방한을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한번 동상에 걸리면 추위에 조직이 손상되기 쉬워집니다.」
「……명심할게. 정신없이 준비를 안 한 건 좋지 않았네.」
「네, 그 점은 크게 반성하십시오. ……도로에 눈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감고 오겠습니다.」
눈길용 체인을 들고 세나가 잠시 차 엔진을 껐다. 밖에서 눈을 밟는 소리와 쇠사슬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선생님, 지금은 일단 따뜻한 거라도 마셔. 자.」
히나에게 머리를 안겨 주고 빨대 컵에서 조금씩 조금씩 미지근한 물이 흘러 들어와 목이 따뜻해졌다. 몸에 열이 나면서 머리에 낀 안개가 걷히자――생각났다는 듯이 눈가가 아팠다. 생존을 우선시하느라 막혔던 감정의 파도가 넘쳐흘러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울 기운이 생겼다고 하면 좋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감정과 현실을 받아들이려는 이성의 비참한 충돌을 학생에게 보이는 처량함이 견디기 어려웠다. 대야에서 막 꺼낸 오른손으로 눈가를 적시며 나는 그 자리를 얼버무리려고까지 했다.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계속 생각했어.」
히나의 작은 손바닥이 내 왼손을 잡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전장을 제압할 무력이 있어도, 앞을 가로막는 적을 쓰러뜨릴 수 있어도, 소중한 사람이 슬퍼하는데 차가워진 손을 데워 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분해.
꺼질 듯한 목소리로 히나가 중얼거렸다.
「미안해. 선생님은 항상 나에게 잘해 주는데 나는 반도 갚지 못해……」
「……베푼 친절은 상대방이 느끼는 거니까. 우열이나 크기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지금은 이게 고마워. 그러니까……」
눈썹을 팔자로 만든 히나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참고 있었다.
「그 눈물은 부장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흘려 줘.」
「응……훌쩍……」
히나가 흐느껴 울었다. 가슴을 죄는 슬픔을 나눌 수 있었다는 생각에 점차 내 호흡이 안정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 * * *
「슬슬 차를 출발시키겠습니다. 이 이상 눈이 쌓이면 시내로 돌아가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직 담요를 덮지 않으면 춥다. 머리가 멍하다. 하지만 일어나서 사정을 이야기할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부터 부장의 시신을 어떻게 할지도. 아직 얼룩 고양이의 아름다운 몸은 보존되어 있었지만 언젠가는 썩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불태워 주는 것이 부장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반려동물 장례 업체에 맡기고 유골을 인수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샬레로 데려갈 수 있었으니까.
「선생님. 아시다시피 저는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타입이 아닙니다. 또한 부장과는 오늘 처음 뵙습니다. 하지만……」
운전석에서 돌아보며 세나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어떤 마음으로 선생님께서 위험을 무릅쓰고 눈길로 뛰어드셨는지――그것을 상상하고 초췌해진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맥박이 현저하게 불규칙합니다. 이래도 분명 선생님께서 느끼시는 고통에는 훨씬 못 미치겠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말씀해 주십시오.」
「……응. 무슨 일 있으면 말할게.」
「그럼……」
「부장[・・]을, 따뜻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 ・・・・・・].」
천천히 구급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다음날, 부장은 샬레로 돌아왔다. 아주 작고 가늘어져, 종이 봉투에 들어갈 정도였다. 화장터에서 찍은 발도장이 찍힌 휴부계를 봉투에 넣어 책상에 놓고, 사무실의 빈 공간에 작은 제단을 만들어 유골을 넣었다. 거기까지 하자 어깨의 힘이 쑥 빠졌다. 허탈감이었다.
텅 빈 부장의 자리를 보고 있자니 눈물이 흐를 것 같았지만, 사진 액자 속 부장이 「울지 마」라고 나무라는 것 같아 펜을 쥔 손에 힘을 실었다.
* * * * *
사흘 후, 시라이시 우타하와 카가미 치히로가 함께 샬레로 찾아왔다. 우타하가 알 수 없는 기계를 들고 있었다.
「선생님, 부장님 소식 들었어. 그……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하지만, 주고 싶은 게 있어. 괜찮다면, 이걸 이 방에 놔줘」
「이건?」
「일단 봐」
부장의 책상에 받침대가 놓이고, 스위치를 켜자――
「엣……」
부장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베리타스와 엔지니어부가 공동으로, 홀로그램 투영 장치를 만들었어」
「긁어모은 영상 데이터에 AI를 조합해서,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도록 만들었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는 않지만 말이야. 우리 부원이, 선생님 PC나 각 학원 감시 카메라에서 영상 데이터를 빼내서, 멋대로 해석하고――미안해. 내가 말려야 했는데」
치히로가,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말하지만, 데이터를 입력하고 프로그램을 짠 건 치히로잖아?」
「뭐, 그게…… 베리타스 애들도 부장님을 정말 좋아했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비과학적이지만,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어」
「나도 같은 마음이야. 열정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고 믿고, 정신없이 매달렸어. 이게 우리 나름의 방식이야」
「……고마워. 소중히 할게. 분명 부장도 기뻐해줄거야」
조작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버튼을 만져 보니, 훗 하고 부장의 모습이 사라졌다. 질감이나 온도가, 허공에 아직 남아 있는 듯한 존재감이었다.
* * * * *
그 후, 샬레 당번인 모든 학생이 조의를 표했다. 꽃을 바치러 오거나, 기도를 드리러 오기도 했다. 자신들의 학원 자치구에서 부장을 만났던 학생들에게는, 추억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발신지는 분명, 게헨나의 풍기위원회였을 것이다. 매일매일, 부고를 들은 학생들에게서 모모톡이 날아왔다. 마음을 담은 메시지거나, 음성 데이터거나, 셀카 동영상이거나, 형태는 다양했다. 모든 학원의 부원들에게서, 부장을 애도하는 말이 보내져 왔다. 지역 주민들에게서도 샬레 앞으로, 조의의 선물과 편지가 도착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과 샬레의 부장은 만나, 같은 시간을 공유했던 것이다.
설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연방수사부 샬레의 이름은 키보토스 전역에 퍼져 있었다. 그것은 분명, 부장이 가져온 또 하나의 큰 공적이며, 희망이었다. 학생들끼리, 가방 속을 뒤지듯 총을 겨누고 쏘아대고, 학원끼리 서로 으르렁대는 일도 드물지 않은 이 세계에서도, 어쩌면, 키보토스는 하나로 뭉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가능성을 마음에 떠올리자, 온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두 번째 봄
샬레에 부임한 지 2년째가 되었다. 3학년들은 졸업할 때를 맞이했고, 각자 생각하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재학생만으로도 샬레의 부원은 상당히 많았지만, 여기에 분명 신입생도 합류하게 될 것이다. 작년보다 바빠지겠구나…… 하고 기쁨 섞인 한숨을 쉬고 있는데, 예정된 손님이 집무실 문을 열었다.
「수고했어, 히나. 회사는 잘 되어 가?」
「의뢰는 들어오고 있어, 아직까지는 말이지.」
게헨나 학원을 졸업하고, 소라사키 히나는 PMC를 설립했다. 여전히 치안이 불안정한 키보토스에서, 치안 유지와 비밀경호를 주 업무로 삼고 있다. 히나 자신의 전투력과 위압감이 최대한 도움이 되는 직업이며, 함께 온 아마우 아코의 지원 덕분에 경영은 순조롭게 시작한 듯 보였지만…… 귀찮음쟁이 히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입사한 인재들이 문제아 투성이야. 미카모 네루는 클라이언트와의 약속에 늦고, 켄자키 츠루기가 부순 건물의 청구서가 와서 이익이 사라지고……」
「그래도 실력은 확실하잖아?」
「직원이 너무 강한 것도 문제네. 내가 제재를 가하려고 해도, 탄약 값만 더 들고 제압도 못 해. 선도부 시절에는 파워 밸런스로 고생한 적도 없었는데.」
「……수고했어, 히나.」
불평하던 히나였지만, 건넨 카페오레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뭐…… 제대로 된 아이도 있어. 설마 정의실현부 부위원장이 올 줄은 몰랐어. 그 아이, 게헨나를 엄청 싫어하는데도 열심히 일해주고 있어.」
「……앙금이 조금 풀렸을지도 몰라. 작년에는 여러 일이 있었잖아. 여러 가지로, 말이야.」
「그랬으면 좋겠는데. 혹시, 스카우트할 만한 아이는 없어? 기술에 능숙한 밀레니엄 졸업생을 원하는데, 동기들은 다들 자기들끼리 창업해 버린 것 같아서……」
「밀레니엄 학생들은, 학생 때부터 스스로 일했던 아이들이 많으니까.」
「선생님, 우리 회사 경영 고문이 되어줘. 그러면―― 응?」
커피를 마시며 히나와 이야기하고 있는데, 성급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세미나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하야세 유우카가, 얼굴색이 변해서 뛰어 들어왔다. 엘리베이터 홀에서 달려왔는지, 숨이 차 있었다.
「이야기 중에 죄송합니다! 앗, 히나 선배 수고 많으십니다…… 가 아니라! 선생님, 지금 당장 샬레 현관으로 와주세요!」
「어, 왜, 무슨 일이야?」
「됐으니까, 일단! 히나 선배도 와주세요!」
재킷을 걸치고 일어선 나를, 총을 든 히나가 따라왔다.
* * * * *
혹시 긴급 상황인가 싶어 현관까지 내려왔지만, 습격 같은 건 없었다. 조용한 현관에, 고양이가 있었다. 얼룩 고양이였다. 경비 직원이 고양이 장난감을 빙빙 돌리며 고양이를 놀리고 있었다.
「아, 선생님, 이 아이예요. 보세요. 지금은 떨어뜨렸지만, 스카프를 물고 있었어요.」
보는 순간, 머릿속에 부장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작은 고양이네. 다 컸다고 하기엔 아직 어린 것 같아.」
「그 스카프, 무덤에 두고 왔는데, 여기까지 가져온 거야?」
「혹시, 부장님의 아이일까?」
고양이 장난감에 시선을 빼앗겼던 고양이가, 몸 전체를 나에게로 돌렸다. 스카프를 다시 물고 다가와, 웅크린 내 무릎에 코를 대고 무언가 냄새를 맡고 있다. 긴 꼬리를 좌우로 흔들더니, 능숙하게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 현관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어이, 기다려, 기다려, 거긴 관계자 외 출입금지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꼬리 끝을 쫓아갔다. 이건 좀 큰 소동이 될까, 생각한 순간, 익숙한 털색의 고양이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멈춰 섰다. 내가 다가가도 더 이상 도망치려 하지 않고, 승강 버튼을 신기한 듯 올려다보고 있다.
「……혹시, 입부 희망이라든가?」
버튼을 눌러 문을 열자, 당연하다는 듯이, 고양이는 성큼성큼 들어와 한가운데에 앉았다. 마치 엘리베이터 사용법을 아는 것처럼, 뻔뻔한 얼굴로 내 조작을 기다리고 있다.
「……마침, 부장 자리가 비어있어. 뭐, 활동 내용은 앞으로 다시 생각하기로 하고…… 입부 신청서, 쓸래? 도장이 필요하니까, 잠깐만 손 좀 빌려줘.」
긍정의 뜻을 나타내듯, 꼬리가 바닥을 탁탁 쳤다. 작은 걸음으로 돌아온 두 사람을 안으로 들여보내자, 엘리베이터가 올라갔다. 집무실이 있는 층에 불이 들어온 것을 보고, 히나와 유우카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웅크린 두 사람에게 얌전히 쓰다듬히고 있는 고양이를 보며, 내 마음속에는 부장님이 떠올랐다.
――고마워, 선택[다시 시작]할 기회를 줘서.
얼굴을 들자,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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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상한 부분 있으면 알려줘
댓글 4
와 이걸 못보고잇엇네


진짜 명작이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