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최종편 내용 첨가

"거유가 되려고 해요."
나 이즈미모토 에이미가 초현상특무부의 아케보시 히마리 부장에게 불려가 부실의 문을 열자마자 들은 말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곧장 열려던 문을 닫았다.
"기다리세요, 에이미."
다시 연다.
"잘못 들었을 수도 있으니까 다시 물어볼게. 뭐야?"
"거유가."
"무리겠지?"
문을 열자마자 그렇게 말하니, 어두컴컴하면서도 난방이 너무 잘 돼 쾌적과는 거리가 먼 고온의 방에서 부장이 놀라 굳는다.
"에이미, 무리라는 건 묵과할 수 없군요. 밀레니엄 최고의 두뇌를 갖고 외모 단아한 미소녀이기도 한 저에게 무리라니."
"미소녀는 상관없지 않아?"
나는 평소랑 마찬가지구나 생각하며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가 에어컨 리모컨을 찾는다. 하지만 늘 두는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부장 쪽을 보자 보란 듯이 그 리모컨을 잡은 손을 흔들고 있다.
"......."
"무슨 일 있나요?"
이제 돌아갈까 하다가 일단 생각을 고쳐먹었다. 히마리 부장은 본인 말대로 천재다. 평소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그 능력은 나도 인정하고 있으니까. 그런 부장이 일부러 나를 방으로 불러낼 정도니 이런 농담을 하기위해서는 아닐 거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부장의 페이스대로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기에 내 쪽에서 묻기로 했다.
"...그래서, 용건은 뭐야?"
"네? 지금 말한 대로인데요?"
......그리고 희망은 간단히 깨졌다.
"돌아가도 돼?"
아까 내심 부장을 칭찬했던 시간도 에너지도 돌려받았으면 한다.
"에이미. 그런 바보취급하는 듯한 얼굴은 하지 말아주세요."
"바보 아냐?"
"말로 하는것도 그만두세요. 아시겠어요? 에이미. 조촐한 산기슭의 맑은 물에 자라 아름답게 피는 들꽃같은 저와 거대한 산기슭의 맑은 물에 자라 아름답게 피는 들꽃같은 저. 어느 쪽이 더 완벽한 미소녀라고 생각하나요?"
부장은 가끔... 아니, 자주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딱히 둘 다 다르지 않은 거 같은데."
"아뇨, 다릅니다."
"그럼 조촐한 쪽."
"물론! 당연히 더 큰쪽이 완벽하잖아요!"
그 이치는 이상하다... 내가 잘못한 걸까? 나는 무심코 내 가슴을 들어올리며 말한다.
"그래도 이런 건 무겁기만 하고 없는게 좋을 거 같은데."
"!! 그건 가진 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예요."
"하지만 사실인걸. 치히로 선배에게도 물어보는 게 좋을텐데."
"똑같은 소리를 들었어요."
물어봤구나... 히마리 부장의 절친이자 베리타스 부부장인 치히로 선배의 어이없어하는 얼굴이 눈에 선하다. 그 사람도 고생이구나 싶었다.
어쩔 수 없지. 이래선 끝이 안나니까 일단 어울려 줄까? 정말 어쩔 수 없으니까.
"그래서 어떻게 거유가 되려는 거야? 효율적이지 못한 헛된 노력인 거 같은데."
"그것을 에이미에게 듣고 싶어요."
"하?"
나는 그만 그런 소리를 내고 만다.
"아뇨, 물론 저쯤 되면 당연히 기본적인 지식은 알고 있죠. 여성호르몬과의 관계라든지, 어째서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지, 인류학적으로 어떤 가설이 존재하는지 말이에요. 의외로 결정적인 학설은 없는 것 같지만요."
부풀지 않은 사람이 그렇게 말해봐야,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부러 그런 것을 조사하는 부장의 모습을 상상하자 입꼬리가 올라간다.
"뭘 웃는 건가요? 그래서 깨달은 거죠. 역시 거유에 대해서는 거유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이라고. 역시 저는 여전히 천재적인 발상과 미모를 지녔네요."
무슨 소리지 이 사람은. 그리고 미모는 상관없잖아.
"자, 말해주세요, 에이미.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그 쓸데없이 부풀어 오른 지방을 손에 넣었나요?"
지금 바보 취급 당했어?
...어떻게인가. 나는 조금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을 그만둔다.
"아무것도 안했어."
"하?"
이제 부장이 그렇게 말할 차례였다.
"평범하게 살다 보니 이렇게 됐어. 힘들어. 곤란할 정도로."
성장해버린 가슴은 정말 힘들다. 브래지어라든지, 크면 좋은 디자인이 적고. 디자인에 관해서는 나는 뭐든 괜찮지만 선생님이 원하는 디자인을 고를 수 없으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부장은 와들와들 떨기 시작했다.
"히, 히, 힘든건 이쪽이에요. 에이미. 이걸 듣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낸 저, 밀레니엄의 지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천재 병약 미소녀 해커 아케보시 히마리의 다이아몬드보다 귀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상할건가요?"
참고로 굉장히 빠른 말투.
"아니, 이쪽이 할 대사... 부장은 조촐한 산기슭의 맑은 물에 씻기는 와사비? 처럼 살아줘."
"맑은 물까지만 맞아요! 저는 꿈처럼 감미로워서 매운맛은 하나도 없지만."
"으음, 그렇게 거유에 연연하지 않아도 부장은 그대로도 충분히 매력 있다고 생각하고, 얼굴도 미인이고 그 분위기가 어울리니까..."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죠! 최후의 수단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듣지 않았어... 오랜만에 누군가를 칭찬했는데... 그런데 최후의 수단이라니?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드는데.
"에이미. 후회해도 몰라요. 이걸 쓰겠습니다."
나도 모르는걸. 그리고 부장이 그 근처에 있던 상자에서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은 건 본 적 없는 기계... 열인가 뭔가를 내뿜는 듯한... 히터 같은 기계지만, 본 적은 없다.
"뭐야 이거?"
"허망의 생텀 공략전 때 그 에너지를 해석하고 거꾸로 이용했던 기억은 나나요?"
"아, 분명 그 힘으로 회전초밥 로봇을 거대화해서... 부장, 설마..."
"그 해석 결과 흔한 소재로 제조해, 생텀의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고도 극소량의 효과라면 한정적으로 동일한 짓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답니다."
눈앞의 장치가 그것을 실현한 것이라 말하는 부장.
여전히 이 사람은 천재라고 생각한다. 가끔 까먹을 거 같지만. 그러나, 내 마음은 이후 부장이 읊을 대사가 예상되는 바람에 급속히 차가워져 간다.
"즉, 이 장치를 사용하면 『3분간 거유가 될 수 있다』는 얘기에요."
"바~보 아냐?"
나는 『다목적 전술 시행 도구』로 그 장치를 날려버리고 그렇게 말했다. 나중에 생각해봐도 이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이렇게 거유의 히마리 부장이라는 환상과 그에따른 키보토스의 위기 상황은 이슬로 사라지게 됐다.
"저, 전지 학위를 가진 초천재 청초계 병약 미소녀 해커에게 바보라니 무슨 말인가요! 에이미? 잠깐! 방에서 나가려고 하지 마세요! 문 닫지 말아요! 울거예요?! 눈물도 어울리는 여자라구요? 괜찮은가요!?"
불쌍해서 나가는건 그만뒀다.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댓글 10
욱하는 에이미… 이건 몹시 귀하네요

재밌다
이거 히마리 캐해석 개잘한거 같음... 이런 이벤트 스토리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거 같다
왤케 재밌음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