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기반이라 이상한 부분이 있을 수 있음
마리가 부르는 노래는 일본동요 아메후리
https://www.youtube.com/watch?v=PDx1IUxRP90

튀는 빗방울은 사랑의 리듬
내 심장은 분명 비로 이루어졌을 거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비를 마리는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샬레의 일을 도우러 갔다가 마침 외출할 일이 있던 선생님이 『역까지 바래다줄게』라고 말씀해주신 것이 몇 분 전.
준비가 곧 끝나니 먼저 현관까지 가 있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마리는 샬레의 현관에서 선생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엄청나네요...."
마리가 작게 중얼거린다.
샬레로 오는 길 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때의 하늘은 약간 구름이 있었다고는 하나 충분히 맑은 날씨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푸른 하늘이었고 비가 올 것 같은 기색도 없었다.
하지만 초여름에 접어들기 시작한 이 시기의 날씨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마리도 잘 알고 있었고, 그렇다면 이 비도 지나가는 것에 불과할 거라고 예상한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빗물은 그것이 고여 만들어진 웅덩이 위에 질리지도 않고 수많은 파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폴짝폴짝 뛰는 동심원 형태의 파장이 마치 웅덩이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같다고 생각했더니 왠지 갑자기 이 비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져 마리는 작게 입가에 웃음을 머금는다.
"비야비야, 내려내려, 엄마가..."
기억 속에 있는 동요를 떠올리며 마리는 그것을 흥얼거린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장화를 신고 웅덩이에 뛰어드는 것을 좋아했다. 찰팍찰팍 소리 내며 물을 뿌리는 그 감각이 즐거워서 옷을 흠뻑 적시고는 자주 혼났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그러는 일도 없어졌지만 마리의 기억 속에서 그것은 보물 같은 추억이었다.
그런 점에서 마리는 비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우산들고, 마중나와, 기쁘네..."
몸을 천천히 흔들며 마리는 눈을 감고 노래를 계속한다.
아카펠라지만 빗소리라는 천연 반주가 붙어 있어 그 리듬에 맞춰 마리는 뛸 듯이 말을 연주해 나간다.
"폴짝폴짝, 첨벙첨벙, 랄, 랄, 라...♪"
"――― 기다렸지, 마리"
"......!! 서, 선생님!?"
그리고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마리는 흠칫 몸을 튕기며 돌아보았다.
정장 차림의 선생님이 우산을 한 손에 들고 서 있다.
"미안, 노래 부르는 걸 방해해버렸나?"
"아, 아뇨... 그건 괜찮은데..."
타인의 시선도 눈치채지 못할정도로 노래하던 장면을 들켜 민망함에 마리는 뺨을 붉힌다.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선생님이 오시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조금 지나치게 비에 마음을 준 것 같았다.
당황하는 마리를 바라보며 선생님은 살짝 웃고는 신발장에서 구두를 꺼내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마리는 노래를 잘 부르는구나."
"그럴... 까요?"
"응. 빠져들었다고 해야 할까... 넋을 잃고 반할 정도였다고 해야 할까..."
"......!?"
근사했지, 라며 이야기하는 선생님을 무심코 바라본다.
분명 선생님이 하신 말이니까 다른 뜻은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리를 동요시키기에는 충분한 위력이었다.
시스터로서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다짐하고 있는데, 선생님 앞에서는 그런 의지도 쉽게 흔들리기만 한다.
그것이 마음에 걸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즐겁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마리의 행복한 고민거리였다.
"일단, 갈까?"
선생님은 얼굴을 붉히고 멍하니 서 있는 마리에게 말을 걸며 현관문을 연다.
바깥과 실내를 가르고 있던 유리에 틈이 생겨 더 크고 요란한 빗소리가 들려와 마리는 정신을 차린다.
지금 갈게요, 하고 대답하며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낸다.
"마리, 우산 있어?"
마리가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서자 선생님이 물었다.
그 질문에 마리는 들고 있던 가방에 손을 넣고 뒤적거린다. 밑바닥에서 느껴지는 우산의 감촉.
'있어요'라며 그대로 그것을 꺼내려다 ――― 마음의 소리에 손을 멈추고는 몇 초간 굳는다.
"무슨 일이야?"
"아뇨..."
그러고는 가방에서 손을 빼 선생님에게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손을 내밀었다.
"... 가져오는 걸 잊어버린 것 같아요."
마리의 말에 선생님은 의심하는 기색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휴대용 우산을 펼친다.
"갑작스레 내린 비니까 어쩔 수 없지. 그럼 같이 들어갈까?"
그러면서 선생님은 마리에게 우산을 내밀었다.
'괜찮을까요?' 라 대답하는 자신의 천연덕스러움에 놀라 버린다. 선생님은 그런 마리의 모습을 눈치채지 못하고 '학생에게 비를 맞힐 순 없으니까' 하고 미소 지었다.
"그럼 말씀에 기대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웃으며 마리는 선생님 옆에 섰지만 옷끼리 스칠 정도의 거리에 저도 모르게 얼굴에 열이 오른다.
갈까, 하는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선생님과 마리가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말 비가 많이 오네."
"여름이라 그럴까요."
"그런가?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잠깐 나가기도 힘들겠지."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하늘을 보자 검은 구름이 층층이 겹쳐 하늘을 온통 뒤덮고 있었다.
지나가는 비라고 생각했는데, 이 비는 상상보다 오래 내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비가 있었기에 이렇게 둘이서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 비가 더 오래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딱히 비가 오래 온다고 해도 선생님과 단둘이 걷는 이 시간은 역에 도착할 때뿐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왠지 모르게 더 오래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마리는 안 젖었니? 괜찮아?"
"네, 저는 괜찮아요. 선생님은요?"
"난 괜찮아."
우산을 마리 쪽으로 넉넉히 내밀면서 선생님이 말한다.
힐끗 선생님 쪽을 보니 반대편 어깨가 비에 젖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마리는 다소 불만스러워졌다. 선생님의 그런 점은 미덕이지만, 왠지 지금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뺨을 부풀리며 마리는 선생님의 옷자락을 잡고 나무라듯 말했다.
"선생님, 어깨 젖었다구요?"
"... 들켰어?"
"네... 좀 더 다가와 주세요."
말하면서 두 팔로 감싸 안듯이 우산을 든 쪽의 손을 끌어당긴다, 그 몸에 팔을 밀어붙이고, 우산 속으로 두 사람의 몸이 들어올 정도로 밀착한다.
아까보다 훨씬 선생님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심장 소리가 가속하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의 체온이 훨씬 가까워지고 맞닿은 몸이 열기를 띤다.
"마리, 가까워...!"
"비, 비에 젖지 않기 위해서... 니까요...!"
선생님에게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타이르는 듯한 음색으로 조심스럽게 외친다.
놓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처럼 손을 더 가까이 끌어당기자 선생님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누군가 보게 될지도 모르는데?"
"오,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 분명 밖에 나오시는 분은 적을 거예요."
이 역시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한 말이었다.
게다가, 하고 마리는 이어서 말한다.
"이렇게 하면 선생님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것이 수녀로서는 불순한 생각임을 어쩐지 짐작하면서도 지금의 마리는 그저 학생이기에 괜찮다고 변명처럼 가슴속으로 털어놓는다.
학생과 선생님이니까 하고 마리에게 말을 건넨 사람은 다름 아닌 선생님이다. 그러니까 선생님 앞에서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주 조금 응석쟁이가 되어도 괜찮을 거야.
왠지 생각이 들떠있었다.
그게 이 비 때문인지 아니면 선생님과 함께 우산을 썼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대답은 분명 양쪽에서,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선생님 옆에 있고 싶었다.
그저 선생님이 좋았다.
생각해보면 우산을 잃어버렸다고 거짓말한 그때부터 마리의 마음속은 그것으로 가득했으니까.
자각하면 쉽게 납득이 간다. 마음속에서 간지럼을 느낄 정도로 당도한 결론은 기분 좋았다.
거짓말하고, 자신에게 핑계를 대고, 선생님에게 이렇게 안기는 행동을 취하고.
수녀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일 오늘 마리의 행동도 스스로의 마음을 깨달은 지금이라면 그래도 될까 하고 납득할 수 있다.
분명 좋아하는 사람과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 여자란 이 세상에 없으니까.
마리는 시스터를 목표로 하는 길목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선생님의 학생이었고, 그저 소녀였다.
이 마음속에 품은 사랑스러운 연모의 감정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다. 설령 그것이 이 앞길에 어울리지 않는 연정이었다고 해도 마리의 영혼을 반짝이며 비춰주는 이 마음을 내려놓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분명 마리라는 존재는 그것을 알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게 틀림없었다.
끌어안은 선생님의 팔을 마리의 손가락 끝이 따라간다. 손가락 끝은 우산을 든 선생님의 손바닥까지 닿았고, 마리는 그 위에서 덮듯이 자신의 손바닥을 얹었다. 비 때문에 약간 습한 손에 힘을 주고 마리는 웃으며 선생님을 올려다본다. 조용히 흔들리는 청록빛 눈동자 속에 오직 선생님만을 비추며 마리는 장난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
"응석부리는 저를, 용서해 주실거죠?"
그것은 언젠가 마리가 선생님에게 한 말의 재구성.
선생님은 난처한 듯 눈을 깜박이고는 체념한 듯 미소지었다.
"역까지는 말이야."
"네. 그때까지는 제가 선생님을 독차지하는 거네요."
마리는 목소리를 높여 조심스럽게 선생님의 팔에 머리를 기댄다.
걷기 힘들어, 하고 선생님이 말했다. 그게 더 오래 있을 수 있으니까요, 라며 마리가 답한다.
"오늘은 제멋대로네, 마리."
"안 될까요?"
"... 아니. 안 되는 건 아니야."
선생님의 말에 마리는 활짝 웃는다.
좋아해요, 하고 빗소리에 가려질 정도의 중얼거림을 흘리며 꽉 껴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단둘이 우산 속, 빗방울이 옷감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그 음색이 마치 축복의 노래 같다는 느낌이 든다.
마리의 마음속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고, 눈에 비치는 모든 경치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유난히 사랑스럽게 반짝이는 세상의 모든 것에 감사의 말을 전하는 대신 마리는 도중이었던 노래의 뒤를 잇는다.
" ―― 폴짝폴짝, 첨벙첨벙, 랄, 랄, 라...♪"
노랫소리는 비와 함께 반짝이며 키보토스의 거리에 쏟아진다.
하늘은 여전히 흐린 채이지만, 그 하늘은 분명 어떤 쾌청한 날씨보다도 아름다웠다.
그런 아름다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역시 비가 좋다고 마리는 생각한다.
또 하나, 보물 같은 추억이 늘어난 비 오는 날이었다.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댓글 7
달달하노.. 잘 읽었다

입에서 설탕 토할거같애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