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토스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 사고는 샬레가 담당하고 있다.
그 탓에 샬레 업무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고, 그것을 책임지고 처리하는 나는 정말로 죽을 맛이다.
물론 총학생회나 다른 학원의 학생회들도 나와 똑같이 업무를 하고 있다.
이곳 학원 도시는 너무나 방대하고 하루에 발생하는 사건 사고가 기본 100건 이상이기에
나 같은 이들은 하루의 절반을 서류 더미와 함께 보내게 된다.
총학생회는 각자 처리하는 업무가 있고 게헨나와 밀레니엄은 비교적 적지만,
샬레는 그냥 겁나 많은 데다가 대부분 나 혼자서 처리 한다.
그 탓에 몇 번이나 과로로 쓰러지면서 병원으로 실려 갔었고,
학생들은 그런 내가 걱정스러워 도와주러 온 적이 많았다.
그럴 때 마다 학생들 한테 너무 고마웠고, 일이 끝났을 때는 반드시 보답을 했다.
물론 학생들은 대부분 쓰다듬어 주는 것을 원했다.
아무튼
과연 언제 쯤 샬레 업무가 줄어들까 싶었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다른 의미로 줄어들게 되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지만, 그 덕에 나는 더 이상 철야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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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아침
'덜-컥'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로나와 프라나가 나를 맞이 해 주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좋은 아침 입니다."
두 학생은 원래 싯딤의 상자 속 메인os이지만, 지금은 태블릿 밖으로 나와 두 다리로 서 있었다.
"오늘도 잘 부탁할게."
그렇게 책상에 쌓여 있는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고, 점심 시간이 되자
어느새 업무의 절반을 처리하게 되었다.
원래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지만 아로나와 프라나가 밖으로 나와
내 업무를 도와주는 덕분에 업무 처리 속도가 3배나 상승하게 되었다.
원래는 간단하게 빵 하나로 점심을 때우지만, 지금은 여유가 생겼으니
두 아이와 함께 제대로 된 식사를 하였다.
'우물 우물'
같이 샌드위치를 먹으며 점심 시간을 보냈고, 다시 업무를 시작하자
쌓여 있던 서류가 점점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이걸로 오늘 업무는 끝났습니다."
현재 시각은 오후 2시, 이 시간에 서류 업무를 전부 끝내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아로나와 프라나가 도와주니 불가능 했던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똑똑'
"선생님, 좋은 아침입니다."
당번인 유우카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아로나와 프라나를 놀아주고 있던 나와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어서 와 유우카."
"........?"
나는 반갑게 인사를 하였지만, 유우카는 제자리에 선 채로
아로나와 프라나를 바라 보고는 내게 말하였다.
"선생님...."
"응?"
"유부남이셨어요...?"
"에....?"
유우카는 아로나와 프라나가 내 자식인 줄 알고 오해 하였지만,
나는 그럴 리가 있냐며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을 설명 해 주었다.
"-------해서 그렇게 된 거야."
"휴우...다행이네요."
"전 또 선생님 딸인 줄 알고...."
아로나와 프라나가 태블릿 밖으로 나온 이유는 간단하다.
그저 나를 도와주기 위함 뿐.
하루 하루 업무에 치여 제대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니,
두 학생은 내 건강이 걱정되어 자신들이 직접 도와주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어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었다.
"그럼 이 아이들과 계속 함께 지내 왔던 거예요?"
"응, 역할은 내 비서라서 업무도 도와주고 위험할 때 항상 지켜 주고 있지.
아로나와 프라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끔 놀아주고 있다고 하자,
유우카는 조금 질투하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선생님이랑 매일 같이 있는 건 부럽네요."
그러고는 업무도 다 끝난 거 같은데, 당번으로 온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묻자,
나는 좋은 생각이 떠오르며 유우카에게 말했다.
"같이 공원 산책이나 할까?"
이전에는 같이 서류만 처리하다 하루가 끝났으니, 오랜만에 같이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아로나는 내 손을 잡고 프라나는 유우카의 손을 잡으며 공원으로 향했고,
사진을 찍으면서 맑은 공기를 들이 마시며 즐거운 여유를 만끽하였다.
"선생님! 디저트 주유 시간이예요~!"
"그래, 같이 카페로 가자."
싯딤의 상자 밖으로 나오면서 생긴 작은 리스크가 있다면,
한 번씩 달달한 후식을 먹어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카페로 들어서며 카스테라와 함께 생과일 음료를 주문 하였고,
나와 유우카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였다.
"저 귀여운 애들이 선생님의 비서라니...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네요."
"싯딤의 상자는 오직 나만 사용 할 수 있는 물건이니까."
"너희들이 아로나와 프라나를 만날 기회는 없었던 거지."
지금 이렇게 다른 이들 눈에 보일 수 있는 것도,
저 아이들이 직접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학생으로 치면 소속은 샬레인가요?"
"그렇지."
원래 존재는 메인os이지만, 나는 학생으로 보고 있다.
"선생님! 다음은 어디로 갈 건가요?"
"가고 싶은 곳 있어?"
아로나는 반짝이는 눈으로 오락실을 가 보고 싶다고 하자,
시간도 널널하니 함께 가서 놀기로 하였다.
'♪ ♩ ♪ ♫ ♬'
오락실에 들어서자 통통 튀는 노래 소리가 들려왔고,
아로나와 프라나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여러 게임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선생님! 이거 해 보고 싶어요!"
아로나가 두더지 잡기 게임을 가리키며 말하자, 나는 동전을 기계에 넣어았다.
아로나는 올라오는 두더지를 망치로 내려치며 즐거워 했고,
프라나도 옆에서 열심히 두더지를 잡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음은 이거 해 볼래요!"
그렇게 리듬 게임도 해 보며 1시간 정도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냈고,
주변을 둘러보며 다시 샬레로 돌아오자 저녁이 다가오고 있었다.
유우카는 슬슬 돌아가야 했고, 아로나와 프라나가 조심히 들어가라며
귀엽게 인사를 하자 유우카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음에 또 만나자고
인사를 하고는 밀레니엄으로 돌아갔다.
"오늘 하루 어땠어?"
아로나와 프라나는 무척 즐거웠다며, 태블릿 밖으로 나오길 정말 잘한 거 같다고 하였다.
다행히 주변에서 이 둘의 모습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고, 나 또한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하지만 제일 고마운 건 업무를 빨리 끝내 수 있는 점이었다.
이전에는 매일 철야를 하며 수면 부족으로 고생 했는데,
이제는 그럴 일이 없어 졌으니 제대로 휴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아로나와 프라나가 업무를 도와 준 지 일주일,
마음 한 구석에 여유를 가지며 서류를 정리하였다.
'덜-컥'
그리고 오늘은 아스나가 당번으로 찾아왔고, 아로나와 프라나를 보자
호기심 많은 표정으로 누구인지 내게 물었다.
"설명하면 조금 복잡하지만 말하자면 내 비서를 맡고 있는 학생들이야."
"이런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 주인님의 비서라고?"
믿기 힘들다는 듯이 말했지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스나는 두 아이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말했다.
"앞으로도 우리 주인님 잘 부탁할게."
그러자 프라나는 주인님이라는 호칭은 어째서 사용하게 된 것인지 물었고,
아스나는 자신이 C&C 소속이고 메이드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솔직히 나도 처음 들었을 때는 학생이 선생을 향해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 했지만,
이미 여러 학생들 한테서 다양한 호칭으로 불리고 있으니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뭐...말도 놓는 학생들도 있는데 호칭이 뭔 상관인가.
그저 선생으로 역할 만 충실히 다하면 되는 거지.
아스나는 사무실 내부를 청소하며 점심은 자신이 만들어 줄 태니,
아로나와 프라나 한테 먹고 싶은 것을 물어 보았다.
"오므라이스가 먹고 싶어요!"
그러자 아스나는 메이드의 요리 실력을 보여 주겠다며 미소를 지었고,
점심 시간이 다가오며 주방으로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30분 정도 지나 아스나가 황금빛 오므라이스를 내 주었고, 위에는 케챱으로 하트를 그려 주었다.
천천히 수저를 들어 한 입 먹어 보자, 부드러운 계란과 그 안에 들어 있는 볶음밥의 맛이 혀에 감돌았다.
아로나와 프라나도 눈을 반짝이며 엄청 맛있다고 하였고,
나는 아스나를 향해 엄지를 올리며 역시 C&C라고 칭찬 해 주었다.
그렇게 식사를 끝낸 우리는 사무실로 돌아와 후식을 먹으며 남아 있는 업무를 끝냈다.
하지만 오늘은 일정이 있어 2시간 정도 나갔다 와야 한다.
나기사 한테 중요한 서류를 전달 해 줘야 하고, 빌린 책도 반납하러 가야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저녁 먹기 전에는 돌아오게 될 거다.
"슬슬 출발할까?"
"네!"
과연 다른 학생들은 아로나와 프라나를 보고선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나기사의 반응이 궁금한 나는 둘과 함께 트리니티로 향하였다.
"야, 저 사람 샬레의 선생 맞지?"
"응, 근데 옆에 있는 꼬마들은 뭐지?"
"설마 자식들인가?"
"헉! 그럼 샬레의 선생은 유부남이었던 거야?"
솔직히 나도 지금 내 모습이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의 모습 같다고 생각한다.
뭐, 이렇게 귀여운 딸들이 생긴다면 그 또한 행복하지 않을까.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나를 기다리고 있던 나기사와 만나게 되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자리에 앉았고, 전달 해야 할 서류를 건네 주었다.
"저....선생님."
"응?"
"실례지만...그 애들은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나기사는 자연스럽게 같이 티타임을 즐기고 있는 아로나와 프라나를 보며 물어 보았다.
"내 딸들이야."
원래는 설명하기 복잡하다는 말과 함께 내 일을 도와주는 학생들이라고 소개를 해야 하지만,
나도 모르게 장난기가 발동 한 탓에 자식이라고 대답 해 버렸다.
".........."
나기사가 굉장히 심각한 표정을 짓자, 나는 재빨리 농담이라며 간략하게 다시 대답을 하였다.
"후우....농담이라서 다행이네요."
"만약 진짜였다면, 꽤 일이 커졌을 겁니다."
"내가 유부남이라는 게 그 정도로 큰일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한테는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었을 겁니다."
순간 심장이 내려 앉은 기분이었다며,
다른 학생들 한테는 제대로 대답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역시 트리니티 디저트는 최고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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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이 올라오는군.
빨리 다음화 써오라이
여유가 생겼다고 먹는게 샌드위치냐고ㅋㅋㅋ
개커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