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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선생「천사 같은 마리의 방이 지옥이었던 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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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글자수 7305

오타·오역 지적 환영

--------

사쿠라코의 상담은 생각보다 심각해 보였다.

「……최근 마리 씨의 상태가 이상해요.」

내 앞에서 사쿠라코는 걱정스러운 듯 눈썹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상하다니?」

「네. 특히 신경 쓰이는 건, 전까지는 단정했던 수녀복이……」

사쿠라코는 말을 고르듯 시선을 살짝 돌렸다.

「주름이 늘어나서 어쩐지 흐트러져 있어요. 예전 같았으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그렇구나?)

마리는 시스터후드 중에서도 특히 청순하고, 항상 몸가짐에 신경 쓰는 타입이다.

그녀의 복장이 흐트러져 있다는 것은 확실히 이상한 이야기였다.

「어쩌면 무슨 문제가 있었을지도 몰라요.」

「……무슨 문제?」

사쿠라코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얼굴을 붉히며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저, 그게…… 얼마 전, 신경 쓰여서 마리 씨의 방에 찾아갔었어요. 그런데, 완강하게 거부당했어요.」

「거부?」

「네. 예전 같으면 그런 일은 없었는데…… 마치 누군가를 방에 데리고 들어온 것처럼……!!」

쾅!

사쿠라코는 힘차게 책상을 내리친 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입을 막았다.

「서, 설마, 마리 씨가 그런 짓을……!!」

(어, 어이…… 너무 나갔잖아.)

「사쿠라코, 그건 아무리 그래도……」

「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 마리 씨는 분명히 이상해요!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께 부탁드릴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말하며 사쿠라코는 내 손을 꽉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부디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세요……!」

「……알았어.」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도 사쿠라코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뭐, 확실히 마리의 이상 행동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다.)

「……좋아, 내가 한번 살펴 보고 올게.」

「감사합니다, 선생님……!」

사쿠라코는 안심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딘가 아직 불안해 보였다.

(자, 마리의 방에 가볼까.)

나는 마음속에 약간의 의문을 품은 채, 조용히 마리에게로 향했다.

---

나는 마리의 방 앞에 서 있었다.

「마리, 안에 있어?」

노크를 하며 말을 건네자, 곧 안에서 작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문이 열릴 기미는 없었다.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마리의 차분한 목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왔다.

「얘기할 게 좀 있어서. 잠깐 괜찮을까?」

「그, 그게…… 지금 방이 좀 어수선해서……」

(응?)

마리가 그런 말을 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항상 깔끔하게 정리 정돈되어 있을 그녀의 방이, 어수선하다고?

「신경 안 써. 그것보다 요즘 좀 이상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걱정돼서 왔어.」

「그, 그렇지 않아요. 저는 평소와 같아요.」

「하지만 사쿠라코가──」

「사쿠라코 님 말인가요!? 그, 그랬군요…… 하지만 정말 괜찮아요!」

「그럼, 잠깐 얼굴만 보여줄 수 없을까?」

「지, 지금은 그…… 몸이 좀 안 좋아서, 별로 보여드릴 만한 상태가 아니라서……」

(……수상한데.)

방이 어수선하다, 몸이 안 좋다,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

어떤 변명이든 이상하게 부자연스러웠다.

「마리, 정말 괜찮은 거야?」

「네, 네! 그러니까 오늘은……읏」

──쿵!!!

갑자기 문 너머에서 넘어지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마리!? 괘, 괜찮아!?」

「……읏, 으, 으으……」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순간적으로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안 돼, 이대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어)

나는 주머니에서 기숙사 사감에게 비상시에만 쓰도록 빌렸던 마스터 키를 꺼냈다.

(생명이 위급할 때만 쓰라고 했지만…… 이 상황은 충분히 비상사태잖아.)

철컥──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나는 힘껏 문을 열어젖혔다.

「마리!?」

내가 방으로 뛰어들자, 입구에서 마리가 넘어져 있었다.

「서, 선생님……!?」

그녀는 필사적으로 일어서려 했지만, 치마 자락이 엉켜 허둥대고 있었다.

「아니 아니, 어떻게 하면 이렇게 화려하게 넘어지는 거야……」

내가 어이없어하며 손을 내밀었을 때, 문득 시야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게 굳어 버렸다.

「……어?」

방 안쪽을 본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곳에는 마치 태풍이 지나간 듯한 참상이 펼쳐져 있었다.

침대 위에는 벗어 던져진 옷가지와 속옷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이불은 반쯤 바닥에 떨어져 구겨져 있었다.

책상 위에는 컵라면 용기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 음료수 병이 아무렇게나 굴러다녔다.

그중에는 마시다 만 것도 있었고, 마른 음료 자국이 책상에 번져 있었다.

시선을 옮기자 수녀복이 복도에 벗어 던져져 있었고, 신발은 모두 신발장 밖에 흩어져 있었다.

마치 지난 며칠 동안 제대로 청소한 흔적이 없는 듯했다.

「………………」

이건, 심각하다.

아니, 나도 바빠서 방을 어지럽히는 일은 있다. 있긴 하지만.

「……마리, 너, 정말 그 청초한 마리 맞니?」

내가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리자, 마리는 얼굴을 순식간에 새빨갛게 물들이며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으, 으으…… 보지 마세요읏!!」

「아니, 이건 자세히 안 보는 게 더 힘들 정도잖아!!」

「……서, 선생님……」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는데 귀까지 빨개져 있었다.

「아, 아니에요……! 이건…… 그……!」

「그?」

「……저기…… 정신 차려보니 이렇게 되어 있어서……!!」

마리는 더욱 움츠러들어 몸을 떨며, 부끄러움을 참고 있었다.

「부, 부끄러워요…… 죽고 싶어요……」

(아니 아니, 내가 '이걸 봐버린' 쪽으로서 데미지가 더 큰데……)

「……죄송해요, 선생님……」

마리는 미안하다는 듯 중얼거렸지만, 얼굴은 여전히 새빨갰다.

(아니 아니, 이건 아무리 그래도 '죄송'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잖아!!)

「마리,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살며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

나는 마리를 부축하며 침대로 안내했다.

「자, 앉아. 일단 진정하고 이야기하자」

마리는 스커트 자락을 꼭 쥔 채, 시선을 떨어뜨린 채 미세하게 떨고 있다.

침묵 속에서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술이 작게 떨리고 있었다.

이윽고,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계기는, 정말 사소한 거였어요」

「사소한 거?」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 마리는 천천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시스터후드 일이 조금 바빠졌을 때가 있었는데…… 그날은 특히 피곤해서……」

(그건 그렇겠지. 마리는 항상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일을 해내니까)

「그때, 문득…… 사악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사악한 생각?」

「……“오늘 정도는,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마리는 무릎 위에서 손을 꼭 쥔다.

「그때까지, 계속 규율을 지키고 청렴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는데…… 그날은, 그……」

「……아무것도 안 했어?」

「……네」

마리는 어깨를 작게 떨며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에는 “딱 하루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해방감이, 너무나도 기분 좋아서……」

말을 이어가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고뇌가 배어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어요……」

「……」

「그리고, 지금…… 이 꼴이에요……윽」

마리는 얼굴을 감싸고 작게 떤다.

「이제, 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걸지도 몰라요……!」

「……악마, 라」

나는 눈앞의 그녀를 보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정말, 성실하구나)

「이렇게 타락해버려서…… 저는 이제, 시스터 실격이에요……」

「아니, 마리」

나는 조용히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런 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야」

「……윽」

「누구나, 조금쯤은 게으름 피우고 싶어지는 법이잖아? 특히, 성실한 사람일수록 말이야」

마리는 내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든다.

「선생님……」

「뭐, 여기까지 오면 좀 지나친 것 같긴 하지만」

나는 가볍게 방의 참상을 둘러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어지르는 건, 마리에게도 본심은 아니잖아?」

「……네」

마리는 미안한 듯, 풀이 죽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좋아, 그럼 일단――」

나는 가볍게 손뼉을 짝 치고, 씨익 웃는다.

「이 악마를 퇴치하는 것부터 시작해 볼까」

「네……?」

「즉, 대청소다」

나는 일어서서 팔을 걷어붙였다.

「일단 방을 치우자. 그리고, 그게 끝나면 다시 한번 수녀로서의 자신을 되찾는 거야」

마리는 놀란 듯 눈을 깜빡인 후――

「……후훗」

작게 웃었다.

「……선생님, 말투가 재미있으시네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느니 하니까」

「확실히, 지금 제 방은 악마의 소굴이나 다름없네요……」

마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함께 퇴치해 주신다면……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 그럼―― 악마 퇴치, 시작해 볼까」

「네!」

마리는 또렷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우리는, 수녀의 존엄을 되찾기 위한 “싸움”에 임하게 된 것이었다.

---

방의 참상을 앞에 두고, 나와 마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선은, 안쪽부터 순서대로 정리할까」

내가 그렇게 제안하자, 마리는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결전에 임하는 듯한 표정은 짓지 않아도……)

우선 흐트러진 옷가지 정리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나는 적당히 바닥에 흩어져 있던 옷 더미를 집어 들었다.

──그 순간.

「……응?」

손가락 끝에 닿은 천의 감촉이, 묘하게 부드럽고 섬세했다.

「어?」

시선을 내리자, 내 손안에서 하늘하늘 춤추는 순백의 팬티가 있었다.

「──읏읏읏읏읏!!??」

다음 순간, 마리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내게서 팬티를 빼앗아,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끌어안았다.

「뭐, 뭐뭐뭐뭐 뭘 하고 계신 건가요, 선생님─!!?」

「아니, 나는 그냥 옷을 주우려고……」

「어딜 주우면 그렇게 되는 건가요오오오!!!」

「아니, 뭔가 손에 닿았다고!!」

마리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부들부들 떨었고, 나를 째려보는 눈으로 쏘아보았다.

「……선생님, 제 속옷에 관심 있으신가요?」

「잠깐 잠깐 잠깐 잠깐!!! 그럴 리 없잖아!!!」

「정말요?」

「마리!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정말!! 여기는 제가 할게요!!」

마리는 화를 내며 나를 밀치고, 스스로 옷가지 정리에 나섰다.

여기는 괜찮을까, 하고 안심하며 다음 옷가지를 집어 들려는데──

「……응?」

이번에는, 아까와는 다른 촉감.

매끄럽고, 어딘가 광택이 있는 천이 손가락에 얽힌다.

「응……?」

호기심에 살짝 펼쳐보니, 그곳에 있었던 것은──

검은 얇은 네글리제.

「──읏읏읏읏!!?」

「훼엣!?」

나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평소의 청초한 수녀 모습과는 거리가 먼, 어른스럽고 관능적인 디자인 .

레이스의 섬세한 자수와, 비치는 천.

(엣…… 마리는, 이런 것도……)

「……선…… 생…… 님……?」

「아, 아니, 그…… 달라」

「어딜 어떻게 하면 “다르다”는 게 되는 건가요!!!」

마리의 얼굴이 단숨에 새빨개지더니, 다음 순간──

「이제 몰라요!!!」

갑자기, 내 등 뒤에서 헤드락을 당했다.

「우왓!? 잠깐…… 괴로워!!」

「왜 자꾸자꾸, 그런 것만 줍는 건가요!!!」

「내 탓 아니야!! 이건 네 방 문제잖아!!」

「~~~~읏!!! 이제 옷가지에는 손대지 마세요!!!」

마리는 나를 단단히 붙잡은 채, 귀까지 새빨개져 떨고 있었다.

「맹세할 수 있나요!? 이제, 선생님이 옷을 만지지 않겠다고!!!」

「맹세할게, 맹세할게!! 그러니까 떨어져!!」

「……하아아아아……」

겨우 풀려난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이거, 끝나는 건가?)

---

「자, 다음은 책상 차례인가」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책상 위에 쌓인 컵라면 빈 용기와 주스 병을 치우기 시작했다.

「마리,……대체 여기서 얼마나 많이 먹은 거야……」

「그, 그건……」

마리는 눈을 피하며 꼼지락거리고 있다.

「뭐, 됐나……좋아, 쓰레기통에──」

바스락바스락……

「……응?」

뭔가가……움직였나?

바스락바스락바스락!!!

「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가 내 등에 뛰어올랐다.

갑자기 책상 위에서 나타난 것은──

그렇다, 그 “바스락거리는 녀석”이었다.

「자, 잠깐만!! 그렇게 갑자기 뛰어들지 마!!!」

「무, 무리이이!」

완전히 공황 상태에 빠진 마리가 나에게 매달렸다.

「아, 알겠어! 빨리 떨어져!」

「선생님, 부탁이에요!! 어떻게든 해주세요!!!」

「잠깐만 기다려!!」

나는 재빨리 둥글게 만 종이를 손에 들고 녀석을 겨냥해──

퍼억!!!!!

「좋아, 토벌 완료!!」

나는 포획한 녀석을 휴지로 감싸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옮겼다.

「자, 돌아가 주렴」

현관 오픈. 녀석은 밖으로 휙.

「……후우」

──그 직후.

밖에서 총성과 비명이 울려 퍼졌다.

「……방금 건?」

「……시, 신경 쓰지 말도록 하죠」

마리는 떨면서 내 옷을 붙잡고 있었다.

(……뭐, 응. 아마, 누가 싸웠겠지)

---

이제야 방이 좀 정리된 것 같다.

다음은 벽장을 정리할 차례다.

「다음은 여기로군.」

「네……」

나는 조심스럽게 벽장 문을 열었다.

──그러자 그곳에는.

「우왓!? 이게 다 뭐야!?」

벽장 안쪽에서 엄청난 양의 과자가!!

「……마리?」

「……아으으……」

마리는 다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떨고 있었다.

「선생님…… 이건…… 그게……」

「혹시……」

「싸, 싸길래…… 저도 모르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이 쟁여놨잖아.」

그렇게 마리의 숨겨진 식탐이 발굴되었다.

「자, 이제 남은 건 복도로군……」

문을 열자, 그곳에는 수많은 수녀복이 널브러져 있었다.

「……저기, 마리.」

「……네.」

「왜 이렇게 입었던 것처럼 벗어 던져져 있는 거야?」

「……그, 그건……! 매번 정리하려고 했는데, 그게, 저도 모르게……!」

마리는 귀까지 새빨개져서는, 꼼지락거리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마치 허물처럼 벗어 던져져 있는데……」

「……죄, 죄송합니다……」

「일단, 이거 전부 세탁해야겠네.」

「……네, 제가, 제가 바로 세탁해 올게요!」

다닷!!!

마리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초고속으로 수녀복을 그러모아 세탁실로 달려갔다.

(……행동 하나는 엄청 빠르네.)

이렇게 나와 마리의 대청소는 어떻게든 끝을 맞이했다.

---

방의 참상은 말끔히 정리되었고, 바닥도, 책상 위도,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깨끗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끝났네.」

나는 청소 도구를 정리하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후우……」

마리도 양손을 가슴 앞에서 모은 채 감개무량한 듯 방을 둘러보고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네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지만, 그 표정은 어딘가 애처로워 보였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조용히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작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실은, 줄곧 누군가에게 상담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부끄러워서……」

「……그랬구나.」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마리.」

그녀가 나를 올려다본다.

「곤란하면, 제대로 상담하도록 해.」

마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어떤 부탁이든, 말하기 힘든 일이든, 나는 함부로 대하지 않을 테니까.」

「……읏.」

「그러니까, 혼자 끌어안고 힘들어지기 전에, 나를 의지해 줘.」

「……선생님……」

마리는 치마 끝을 꽉 움켜쥔다.

「……그런 말씀 하시면…… 울어버릴 거예요……」

「울어도 괜찮아.」

「……후훗…… 선생님, 정말 치사해요……」

마리는 눈가를 누르며 조용히 웃었다.

「하지만…… 네. 다음엔, 제대로 의지할게요.」

「그러면 됐어.」

내가 부드럽게 미소 짓자, 마리도 조금 쑥스러운 듯 웃었다.

「……선생님, 다음엔 홍차를 끓여 올게요.」

「오, 드디어 평소의 마리로 돌아왔네.」

「후훗……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마리는 등을 펴고, 마치 수녀로서의 긍지를 되찾은 것처럼 맑은 미소를 지으며 방을 나섰다.

정리된 방에 홀로 남겨진 나는 깊게 숨을 내쉬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이렇게 그녀가 미소를 되찾아 준다면, 손을 빌려준 보람이 있는 것이리라.

정적이 돌아온 방 안에서, 나는 작게 미소 지으며 천천히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마리의 새로운 날들이, 다시 시작된다.

--------

다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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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5.15번역

소설핫산) 선생「천사 같은 마리의 방이 지옥이었던 건에 대하여」

#이오치 마리#선생#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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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kuruton_360작가
게시물 13개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5.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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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나
ㅇDC
ㅇㅇ125.05.15
ㅇDC
ㅇㅇ125.05.15
ㅇDC
ㅇㅇ2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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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325.05.15

오프마리ㅋㅋㅋㅋㅋ

ㅇDC
ㅇㅇ4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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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5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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