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게헨나 학원~
"후우......"
서류 작업을 일단락짓고 한숨을 내쉬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뚜렷한 수면 부족을 알리듯 권태감이 엄습하지만 뺨을 양손으로 찰싹찰싹 두들겨 억지로 의식을 일깨운다.
"부장님, 아무래도 조금 쉬시는 게..."
"괜찮아, 신경 쓰지 마."
"하지만..."
물고 늘어지려는 아코를 한번 언뜻 봐 입을 다물게 한다.
딱히 아코의 발언이 성가시다거나 한 건 아니다. 그녀가 나를 챙겨주고 있다는 건 알고 있고, 그 자체는 기쁘기까지 하다.
다만, 그녀가 말하는 「쉰다」는 「잔다」는 뜻이다.
그건 내가 지금 가장 취하고 싶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 최악의 꿈을 꾼 지 약 일주일간, 다시 같은 꿈을 꾸는 게 두려워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가끔 기절에 가까운 형태로 자고 있기는 하지만 금방 깨어나게 된다. 내 의지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잔다는 행동 자체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듯 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은 어때? 분명 어제는 이오리가 당번이었지?"
결국 선생님은 아무 일 없이 예정대로 퇴원 할 수 있었다.
꿈에서 있었던 것처럼 갑자기 악화되거나 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다가 무사히 퇴원했다고 본인에게 연락이 왔을 때는 온몸에 힘이 빠질 정도로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선생님은 바로 샬레에 복귀했다.
사정을 아는 학생에게는 한동안 안정을 취하도록 제지당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일에 몰두하는 건 좋든 나쁘든 선생님답다고 할 수 있었다.
"이오리의 보고로는 별 문제 없었다고 합니다. 평소같아서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고..."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야."
그 보고를 받고 다시 마음이 놓인다.
이오리에게는 평소보다 더 주의 깊게 선생님을 관찰하라고 전해 두었으니, 그래서 별 문제가 없었다면 이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걱정이 필요 없을 거다.
"...그, 새삼스럽지만 정말 괜찮으셨나요?"
"뭐가?"
"어제 당번, 사실 히나 부장님이 들어가기로 되어 있던게...?"
졸음을 깨기 위해 커피를 홀짝이던 움직임을 멈추고 아코 쪽을 본다.
그녀의 말대로 이오리가 당번에 들어간 어제는 원래대로라면 내가 샬레로 향했어야 했다.
그렇게 선생님에게 지나치게 신경을 써놓고도 이제와서 당번을 회피한 이유는――――――
"선생님이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에 너무 많이 다니는 바람에 일이 쌓여서 빨리 처리하고 싶었거든."
거짓말이다. 실제로는 선생님을 만나는게 두려웠기 때문에.
그 꿈을 꾸고 병문안을 가지 않고 모모톡으로 주고받았지만 퇴원한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선생님을 만나서 혹시 꿈에서 본 것 같은 말을 들으면 어쩌지?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내가 선생님에게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그 꿈에 나온 선생님은 정확하게 내가 안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을 도려냈다. 내 꿈이니까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할지 모르지만, 그걸로 확실히 내가 상상 이상으로 끌어안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말았다.
그렇기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가능성이라도 선생님으로부터 같은 말을 듣는 게 두렵다.
만약 그리 된다면 나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가요."
아코는 그 이후로 입을 열지 않았다. 어쩐지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기 연락도 거의 하지 않고 병문안도 가지 않는다. 그 꿈을 꾸고 나서 내 행동이 노골적으로 변했으니 그걸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게 이상하겠지만.
그래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말해봤자 의미없다는 걸 알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찾아온 졸음을 억지로 커피를 마셔 날려버리고 서류와의 격투를 재개했다.
※※※
~히나의 방~
"하아..."
오늘 몇 번째인지도 모르는 한숨을 내쉰다.
커튼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키보토스의 경치는 이미 캄캄했고 머리맡 시계의 시침은 2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도 침대 위에 앉아 있다 몇 번이나 잠이 들었지만 그때마다 깨고 잠들고를 반복했다.
그런 상태에서 체력이 회복될 리도 없고 반복할 때마다 피로가 헛되이 쌓일 뿐이었다.
"...이런 일, 언제까지 계속해야..."
자신에게 물어봐야 답이 돌아올 리도 없고 무릎을 끌어안고 머리를 파묻는다.
자고 싶지만 자고 싶지 않아. 상반된 두 가지 마음과 신체의 반응이 한층 더 정신을 깎아나간다.
선생님을 만나면 해결될지도 모르지만 두려워서 만날 수 없고, 이런 제멋대로인 사정은 누구와도 상의할 수 없다.
끌어안는 것은 자신의 나쁜 버릇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쉽게 나을 수 있다면 그것은 버릇이라고 말하지 않을 거다.
"....윽."
눈끝에 눈물이 고이는 게 느껴진다.
이대로라면 영원히 괴로워할 뿐인데, 껍데기에 깓혀 있으려는 자신이 싫어진다.
오늘도 다시 잠 못 이루는 밤을 견뎌낼 수밖에.
※※※
~다음날~
그때부터 당연하게도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수면 부족으로 머리가 아프다. 눈꺼풀이 무겁다. 졸음 탓에 위화감이 느껴지는 두눈 사이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성가시다.
"...가야지."
명목상으로 입었던 잠옷을 벗어던지고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강철이라도 짊어지고 있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몸이 무겁다. 셔츠 단추를 잠그는 것만으로도 번거롭고 애총을 잡으려다 몇 번 헛손질을 한다.
"...이거면 될까."
찬장에서 적당히 과자를 꺼내 입으로 옮긴다.
이게 오늘의 아침식사. 원래 그렇게 음식에 관심이 없던 것도 있지만, 최근에는 식사를 하려고 해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오늘 일정은..."
과자를 씹으며 아코로부터 사전에 받았던 예정표를 확인한다.
선도부원이니 서류작업만 있는 건 아니다. 정기적으로 순찰을 돌았고 대개는 그럴 때마다 불량학생 진압을 하게 된다.
―――――일정표를 훑어보던 중, 갑자기 글자가 일그러졌다.
"윽...!?"
동시에 몸이 비틀거리면서 밸런스와 버틸 곳을 잃은 채 비틀거리며 벽에 기댄다.
"이건... 조금 위험할지도..."
명백한 현기증.
원인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생각할 필요도 없이 수면 부족 때문이다.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은 데서 오는 영양부족일 수도 있다.
당연한 결과다. 오히려 지금까지 피곤함 정도로 끝난 게 기적일 정도니까.
그래도 자신의 몸에 채찍질하며 걸어 아직도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신발을 신은 뒤 현관문을 연다.
"아..."
시야가 크게 빙글빙글 회전했다.
다시 밸런스를 잃은 몸은 이번에는 벽에 기댈 여유도 없이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린다.
"윽...!"
자세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쓰러져 온몸에 퍼지는 통증에 얼굴이 일그러지지만 일어나려 해도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오히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몸은 한계였던 것 같다. 그걸 증명하듯 이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수마가 엄습한다.
"선생님..."
그 말을 끝으로 내 의식은 어둠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
손이 따스한 것에 감싸진 감촉이 있었다. 너무 커서 그것만으로도 안심되는 감촉.
이 감각을 나는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감각이기에, 무엇보다도 원했던 거니까.
"...아!"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세운다. 내 몸은 딱딱한 바닥이 아니라 침대 위에 있었다.
그리고 방안이 어둡다. 쓰러졌을 때는 아침이었을 텐데 마치 어제를 재현하듯 커튼 사이로 달빛이 비치고 있다.
"대체 뭐가..."
자고 일어난 탓에 거의 기능하지 않는 머리를 움직여 상황을 정리한다
쓰러진 뒤의 기억이 일절 없고 눈을 떠보니 이 상태였으니 정말 시간이 날아가 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일어났어?"
곁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상냥한 목소리는 혼란스러운 뇌에 녹아드는 것처럼 친숙했고, 한편으로는 내 심장을 쿵쿵 뛰게 했다.
그런 바보같은,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어. 순간 그렇게 생각했지만 내가 이 목소리의 정체를 착각할 리 없었다.
조심스레 천천히 얼굴을 그쪽으로 돌리자,
"서, 선생님!?"
어쩐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눈앞에 선생님이 있다는 걸 분명히 이해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가 터져나왔다.
어째서 이런 곳에?
그런 의문이 입 밖으로 나올 것 같지만 반가움과 놀라움, 그리고 지금까지 피하던 만큼 어색함이 한꺼번에 밀려와 머릿속에 떠오른 말들을 밀어내고 만다.
"아코한테서 네가 쓰러졌다고 연락이 왔어. 「본의 아니지만 히나 부장님을 부탁드립니다」라면서 말이야."
"아코가..."
머리맡의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착신 이력을 확인한다.
아코나 이오리, 치나츠에 세나와 그 밖에도 많은 사람으로부터 부재중 착신이 들어와 있었다. 모모톡 쪽에도 메시지가 와 있다.
아마도 무슨 일이 있었다고 짐작한 아코가 상황을 보러 온 거겠지. 그리고 열쇠가 열린 채 였기에 현관에서 쓰러져 있던 나를 발견했을 거다.
그리고 선생님께 연락을 취하고 지금 이 상황이 완성된 걸로 보인다.
몇 시간이나 자고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밤이 되었다는 건 알 수 있다.
아코는 괜찮을까?
"윽...!"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둔탁한 두통이 엄습했다. 수면 부족뿐만 아니라 쓰러졌을 때 머리를 부딫친 탓도 있을지 모른다.
"일단 오늘은 푹 쉬어. 열은 없는 것 같으니 푹 쉬면 금방 좋아질 거야."
그렇게 말하고 선생님이 두 손으로 내 어깨를 밀며 침대에 누우라고 재촉한다 쓰러질 정도로 체력을 잃었던 몸은 시원스레 침대 위로 쓰러졌다.
선생님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부끄러움은 다소나마 있지만 곁에 선생님이 있다는 안도감이 더 컸다.
역시 나는 선생님을 만나고 싶었던 거야.
여러 가지로 부담감을 느껴 스스로 멀리하고 있었지만, 이런 상황이기에 다시 한번 나에게 선생님은 큰 존재라는 걸 실감한다.
"저기, 선생님."
그렇게 생각하니 이대로 눈을 감아버리는 건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돌려 선생님을 쪽을 본다.
일주일째 만나지 못했기에 조금만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기분이었다.
"왜?"
"그..."
『어째서 나를 지켜주지 않았어?』
"윽!?"
순간 선생님의 얼굴이 일그러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것은 그 꿈에서 들었던 악마의 목소리.
선생님을 만난 기쁨에 까맣게 잊고 있었어.
아직 선생님이 나를 원망하고 있을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야. 선생님은 지금 자신이 해야할 일을 다하고 있을 뿐 속으로는 나에게 실망하고 있는지도 몰라.
아니, 그럴 일은 없어. 선생님이 학생에게 심한 말을 할 리가 없어. 학생을 원망하거나 하는 건 있을 수 없어... 그럴 텐데...
"히나?"
눈앞의 선생님이 걱정스러운 듯 내 얼굴을 바라본다.
언제나 상냥한 선생님이다. 내가 동경하는,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인 선생님, 그런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 그 꿈에 나왔던 악마가 떠오른다.
"아... 아아..."
"히나!? 무슨 일이야!?"
눈물이 나온다. 입술이 떨린다. 가슴이 아파온다. 조금 전까지 있었던 편안한 마음이 한순간에 흩어져 없어지고 공포가 다시 나를 지배한다.
당장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지만 선생님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마치 도망치지 말라는 협박을 받는 것처럼 몸이 경직돼 있다.
"죄.. 죄... 송..해...요."
정신을 차려보니 입에서 사과의 말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선생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걸 알 수 있지만 한 번 터졌던 말의 물결은 멈추지 않았다.
"지켜내지 못해서 죄송해요... 제멋대로 행동해서 죄송해요... 도움이 안돼서 죄송해요...!"
흐르는 눈물이 베개를 적셔 간다. 흐려지는 시야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선생님은 분명 당황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 갑자기 눈앞에서 사과하며 울기 시작하면 누구나 혼란스러울거야. 지금 당장 울음을 그쳐야 하는데 그때처럼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다.
그러던 순간 선생님의 손이 뻗어 나와 내 머리위에 툭 놓였다.
"선...생님...?"
천천히 부드럽게 머리를 빗듯이 손을 움직인다.
간질거리지만 그 이상으로 따스하다. 선생님은 살짝 미소짓고 마치 아기를 상대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히나는 잘하고 있어. 사과할만한 건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선생님이 두 번이나 총에 맞은 건 나 때문에..."
"조인식 때는 히나가 없었으면 틀림없이 죽었을 거야. 백화점 때는 결과론일 뿐이야. 오히려 경계를 게을리했던 내 쪽에 책임이 있지. 게다가 입원 중인 나를 지키려고 여러 가지로 손을 써주고 있었잖아."
멋대로 경비하고 있었다는 게 들통났던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아코가 전했을지도.
꿈에서 선생님이 한 말을 눈앞의 선생님이 하나하나 부정해 준다. 썩어서 떨어져 나갈뻔한 마음의 틈을 메우듯 선생님의 말이 나를 채워간다.
흘러내리는 마음이 채워지는 것과 동시에 어느새 눈물은 멈춰 있었다.
"...화나지 않았어?"
"설마."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떼고 대신 내 손을 잡았다.
"히나는 엄청 의지되는 학생이야. 항상 모두를 위해, 나를 위해 애써줘서 고마워."
"읏...!"
목이 멘다. 모처럼 멈췄던 눈물이 다시 쏟아진다. 하지만 이 눈물은 슬픔때문이 아니다.
내가 한 일은 잘못된 게 아니었어. 아니, 엄밀히 말하면 옳다고 말하기 어려운 행동도 있지만, 선생님이 나를 긍정해 주면서 자신에게 박혔던 말뚝이 뽑혀나가며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얼굴도 가리지 않고 계속 우는 내 머리를 다시 선생님이 쓰다듬어준다.
"열심히 해준 히나에게 뭔가 상을 주려고 했는데..."
"상...?"
"응, 하지만 좋은 생각이 안 나서..."
정말 이상한 사람. 보상이라면 이미 옷을 사달라고 했을 텐데.
경비나 병문안에 대한 보상일까. 그건 그것대로 내가 제멋대로 한 일이니까 뭔가 대가를 받기는 꺼려진다.
그렇다고 선생님은 이대로 물러설 사람도 아니다. 그러니 한 가지만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부탁해 보도록 하자.
"그럼, 손."
"손?"
"이대로 잠들 때까지 손을 잡아줘. 그러면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거 같으니까."
생각해보면 쓰러지고 나서 눈을 뜰 때까지 오랜 시간 자고 있었을 텐데 싫은 꿈을 꾸지 않았다. 그렇게 심하게 시달렸을텐데 거짓말처럼 기분좋게 잠에서 깼다.
그건 분명 선생님이 손을 잡아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눈을 뜨기 직전 느낀 손의 온기는 아직도 제대로 남아 있다.
이런 부탁을 하는 건 조금 부끄러웠지만, 선생님은 비웃지 않고 빙긋이 미소지으며 조금 강하게 손을 잡아주었다.
"알았어. 잘자, 히나."
"잘자, 선생님."
단 한마디의 대화로도 마음이 한층 더 채워진다.
자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선생님이 곁에 있어주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선생님이 도와줄테니까.
선생님처럼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
한 달 후
~샬레부실~
"좋아, 이거면 될까?"
오늘 업무도 대충 끝나고 당번 아이가 돌아간 뒤 내일 준비를 마치고 한숨 돌린다.
신체 상처도 거의 완치됐고 다행히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았다. 다시 한번 행운이 있었던 모양이다.
"역시 뭔가 대비해두는 게 좋으려나."
이걸로 총에 맞은 건 두 번째다. 아슬아슬했던 일도 포함해서 세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키보토스에서 너무 취약한 것은 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속수무책으로 있는 건 다시 히나처럼 상처받는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응, 선생님이 원한다면 24시간 365일 같이 있을거야.』
『다치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어디에 있든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도 금방 달려갈테니까요.』
『역시 엔지니어부에 부탁해서 전용 전신 아머를... 아니, 하지만 지난번 폭발 소동으로 예산이... 그렇다면 내년분 예산을 쏟아부으면...』
이런 식으로 다른 학생들도 걱정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폐를 끼치는 수단은 논외이지만, 역시 뭔가 대책은 생각해두어야 한다. 아로나에게 맡겨 버리면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응할 수 없는 일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부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안녕, 선생님."
들어온 것은 히나였다.
특별히 놀라지는 않는다. 그날 밤부터 그녀는 일주일에 몇 번 샬레를 다니게 되었으니.
"지난번보다 다크서클이 좀 눈에 띄네. 무슨 일 있었어?"
"미식연구회가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대응하느라 바빴거든."
"아아... 그런가."
그런 대화를 나누며 히나와 함께 수면실로 향한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교복을 벗고 편한 차림이 된 히나가 침대에 눕는다.
"좋은 밤... 선생님은 오늘 괜찮아?"
"응, 할 일은 끝났으니까 신경 쓰지 마."
"고마워. 그럼... 부탁해."
히나의 말을 신호로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러자 1분도 안 돼 그녀의 입에서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수고했어. 힘냈구나."
그런 말을 건네자 그녀가 살짝 미소를 지은 것 같았다.
히나가 샬레에 오는 목적은 자기 위해.
그 후로도 혼자인 밤은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수면부족이 되기 쉬운 듯 하다. 단지 내가 이렇게 손을 잡고 있으면 신기할 정도로 잠이 잘 온다고.
올 때마다 다크서클이 생기고 실제로 지금도 이렇게 바로 잠들었으니 거짓말은 아니겠지.
지금 이 시간이 그녀에게는 몇 안 되는 숙면 시간인 것이다. 솔직히 의지해주는 건 기쁘지만, 생활 리듬이 흔들리는 건 틀림없다.
이러다간 또 다른 이유로 쓰러질 수도 있다. 지금은 아직 이대로 둔다고 해도 뭔가 대책을 생각해 둘 필요는 있어보인다.
그녀의 온화하게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도 침대에 머리를 얹고 눈을 감았다.
소라사키 히나는 과보호가 된다 完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원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597631
해피엔딩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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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참내
과의존이됐내
소설핫산은 개추야
아니근데 마음을 셀로판지로 기워붙인 유우카나 ptsd걸린 무츠키랑 비교해서 이정도면 ㄹㅇ 해피엔딩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