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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피폐) 우시오 노아는 선생님을 잃는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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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세미나 학생회~

석양 햇살이 비치는 학생회실에는 타자 치는 소리만 들려온다.

2주일 동안이나 「선생님」을 따라다니느라 일이 많이 쌓였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적어서 한숨 돌렸다.

아니, 유우카 짱이 대신 처리해 주었기 때문에 덜한 것일 터이다. 유우카 짱은 정말 착하고 우수한 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휴..."

한숨을 돌린 나는 컴퓨터에서 눈을 떼고 창밖으로 유리병이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

"선생님과 유우카 짱은 괜찮을까요..."

오늘부터 다른 학생도 샬레의 당번을 맡게 되었는데, 그 첫날은 밀레니엄과 인연이 있다는 이유로 유우카가 발탁되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나의 당번 횟수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확실히 많았는데, 이는 나의 기억력에 대한 주위의 기대와 압박의 표현이기도 했다.

저쪽이 순조롭다면, 슬슬 보고 서류를 작성하기 위해 이곳으로 돌아와도 될 시간이다.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유우카 짱이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첫날부터 실수한 것 같아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똑똑 하고 학생회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이 시간에 굳이 학생회실에 찾아오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으니, 나는 다소 적당히 느긋하게 대답했다.

들어 온 것은 예상대로, 샬레에서 당번을 서고 있던 유우카짱이었다.

"다녀왔어~."

"어서 오세요, 유우카 짱♪ 오랜만의 「선생님」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노아 덕분에 순조롭게 끝났어. 오히려 이전보다 더 순조롭게 끝났을 정도야."

"다행이네요. 다른 학원의 학생이 당번이 되어도 문제 없을 것 같네요."

"그렇네..."

보고 내용과는 달리 유우카 짱의 표정은 결코 좋은 표정이 아니었다. 이럴 때 유우카 짱은 대개 뭔가 불만이나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무슨 일 있었나요?"

"음... 뭐라고 해야 할지..."

유우카 짱이 이렇게까지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렇다면 그 대상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내 쪽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그녀에게 평소와 같은 미소를 지어보았다.

"다른 말은 하지 않을 테니 안심하세요. 비밀은 철저히 지키는 것이 원칙이니까요."

"뭐... 노아라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선생님께는 절대 말하지 말아줄래?."

"알겠습니다. 약속할게요."

"일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뭔가, 잘 안 맞았다고 할까... 기억을 잃은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평소 선생님과 다른 위화감이 들었다... 라고 해야 되나?"

역시 그렇구나.

그것이 내가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다. 왜냐하면 나도 처음 느꼈던 것이었으니까.

지금의 「선생님」은 예전의 선생님의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따라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단 2주 만에 완벽하게 흉내낼 수는 없다. 어제 데이트에서도 몇 번이나 지적을 했으니 말이다.

나와 같은 기억력이 없어도, 선생님과 굳건한 신뢰 관계를 쌓아온 유우카 짱이기에 즉각적으로 느낀 위화감일 것이다.

"그것만은 어쩔 수 없어요. 자기 인식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정도의 기억상실이니까요. 「선생님」은 선생님, 그렇죠?"

"그건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빨리 어떻게든 기억을 되찾게 해줘야 하는데... 왠지 모르게 답답해...!"

자신이 알고 있는 선생님과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일까. 유우카 짱의 얼굴에는 분명 조급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마음은 정말 잘 알겠다. 그때의 나는 유우카 짱보다 더 심각한 상태였으니까.

만약 그녀의 기억력이 나랑 비슷했다면 분명 조급함을 넘어선 상태였을 것이다. 나처럼 심한 말을 내뱉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한 번 밑바닥으로 떨어진 덕분이라는 표현이 이상하긴 하지만, 눈앞에 있는 친구를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진정하세요. 현재로서는 업무에 지장이 없고, 제가 보기에 인격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어요. 「선생님」께서 우리의 조급함을 눈치채시면 죄책감을 느끼실 수도 있어요."

2주가 지났는데도 기억에 관해서는 진전이 없다. 자신의 역할을 생각하면 조금은 조급해져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내 안에는 조급함이 조금도 없었다.

옆에서 보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침착한 나를 보고 유우카 짱은 크게 심호흡을 하며 뺨을 툭툭 두드렸다.

"...그렇지, 조금 머리를 식힐게. 고마워, 노아, 침착한 사람이 곁에 있으니 도움이 되네."

"물론이죠♪ 저도 최대한 노력은 하겠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으로서는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옥상에서 「선생님」과 친해져서?

「선생님」이 기억에 대해 긍정적이어서?

그것도 있겠지만. 분명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선생님」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을."

그냥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아니────.

차라리 이대로인 것이 「선생님」과 가장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나로서는 편하다.

그런 최악의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있으니까.

1주일 후

~샬레 부실~

"~♪"

최근 들어 완전히 좋아하게 된 노래를 흥얼거리며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는 부실로 향한다.

자기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그 발걸음은 누가 봐도 확실히 가벼워, 최근 몇 달 중 가장 가볍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일주일 만에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기다려졌다.

내 인생 최대의 실수부터, 옥상에서의 사건, 거기서 시작된 기묘한 관계, 감사라는 이름의 데이트.

불과 몇 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억을 잃기 전의 선생님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선생님」은 나 이외의 학생들과는 거의 관계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부실 앞에 도착한 나는 가볍게 기침을 한 뒤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

"실례합니다. 우시오 노아입니다."

"들어와~."

안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연다.

눈앞에는 「선생님」이 뒤돌아보며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안녕, 노아. 오랜만이네."

"좋은 아침입니다... 후훗, 아직 1주일밖에 안 지났는데요?"

"노아랑 일주일 동안 만나지 않은 건 나(私)에게는 처음이거든. 오늘도 잘 부탁할게."

"맡겨주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인사도 그쯤에서 끝내고 「선생님」의 맞은편에 앉아 작업을 시작한다.

여전히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선생님」의 기억상실증은 일부 학생에게만 알려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예상보다 적은 것은 총학생회가 일부 부담을 해주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대로 작업에 몰두한 지 1시간이 지나고, 가끔씩 「선생님」을 힐끗 쳐다보지만 여전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하지만 평소 「선생님」보다 작업 속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아주 조금이지만 일주일 전의 「선생님」은 이 시간이라면 아직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다른 학생과 뭔가 있었다.

내 직감이 거의 확신에 가까운 형태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선생님, 지난 1주일 동안 다른 아이들도 당번으로 왔었는데 어땠나요?"

"음... 다들 좋은 아이들이었어. 내 사정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여러 가지로 도와주기도 했고."

한 번 찔러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무난한 대답이었다.

물론 그런 대답이 돌아오는 것은 예상 범위 내였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변함없이 상냥하니, 불평이나 불안을 학생에게 토로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래는 이쯤에서 물러서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치만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은데... 곤란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조금은.... 뭐, 하지만 이건 내 개인적인 문제니까 신경 쓰지 마."

────이건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 옆으로 이동해 작업하던 손을 멈춘 「선생님」의 손에 내 손을 얹었다.

"「선생님」, 혼자서 감당하지 말아주세요. 가뜩이나 여러 가지로 신경 쓰느라 피로가 쌓이기 상황인데, 상담 상대가 한 명쯤은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조금이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요.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할테니까요."

거짓말은 하지 않았고, 진심이다. 하지만 나에게 부메랑이 돌아올 것 같은 말을 고르는 걸 보면, 나 스스로도 졸렬한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었던 모양인지 「선생님」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아무래도 대화가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해야 되나."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 어제 유우카 짱에게 같은 내용을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부분에 대해 「선생님」은 이미 정리한 줄 알았기 때문에 일의 속도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이 조금 놀라웠다.

"상당히 신경을 써 주고 있단 걸 깨달았거든. 내게 맞춰주려고 애써주는 건 기쁘고 고마운데, 모두가 원하는 선생님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어... 알고는 있었지만 말이야."

"「선생님」..."

"빨리 기억을 되찾아서 모두를 안심시켜줘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야."

고민하고 우울해하기보다는 조급해하는 것 같았다.

옥상 사건으로 자신을 되찾기로 결심하고 나와 함께 2주 동안 노력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거기서 다른 학생들도 만나고,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선생님」이 아니라 선생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 같다.

"미안, 학생한테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었지. 방금 했던 말은 잊어버리렴."

아마 그때의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들 「선생님」에 대한 위화감을 지우지 못한 채 일을 도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선생님」은 느꼈을 것이다.

「선생님」은 만능이 아니니까. 아무리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말이나 태도로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내가 내뱉은 그 한 마디도 평상심을 가장한 채로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을 테니까.

내게 그녀들을 비난할 권리 따위 없지만, 자신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으로서는, 이번 그녀들의 행동으로 인해 어느 정도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저는... 「선생님」으로 남아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을 긍정하는 것.

어젯밤 유우카 짱에게도 비슷한 말을 했다. '「선생님」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고.

돌아온 대답은 '지금은 아직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 대답이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언제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르고, 이렇게 일찍 포기하는 선택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 사정을 아는 학생이라면 거의 모든 학생이 유우카 짱과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선생님」은 선생님입니다. 조금 기억을 잊어버린 것뿐이지, 모두가 알고 있는 선생님이에요."

하지만 내 안에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나와, 모두를 위해 기억을 되찾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나. 두 가지 마음이 부딪혀, 어느쪽인가 하면 전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렇게 돼야 「선생님」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학생이 내가 되니까.

"서두르지 마세요. 지금은 다들 아직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천천히, 천천히 기억을 되살려 나가면 됩니다. 그래도 기억이 나지 않으면──"

지금도 「선생님」은 나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것은 분명 신뢰의 증거다. 나와 「선생님」이 불과 2주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확실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증거나 다름없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요. 그때는 제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게요."

「선생님」이라면 결국 다른 학생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주변에서 받아주기만 한다면 순식간에 예전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좋아질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관계의 최전선에 내가 서고 싶다.

──── 미안해, 유우카 짱.

너의 사랑을 알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그 누구보다도 최악일지도 몰라.

☆☆☆

같은 날 밤

~노아의 방~

목욕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스마트폰에서 '띠링'하고 모모톡 알림이 울렸다.

"어머...「선생님」한테서?"

평소 밤늦게 연락을 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조금 의외였지만, 그보다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기쁨이 일시적으로 더 컸다.

하지만 이 시간에 왔으니 급한 연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더 마음을 다잡고 토크 화면을 열어 보았다.

《오늘은 고마웠어. 좋지 않은 모습 보여줘서 미안해》.

단 한 문장만 화면에 표시되어 있었다.

고맙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일부러 감사 메시지를 보내오는 것이 예의바르다고 할까, 「선생님」스럽다고 할까.

《신경 쓰지 마세요. 선생님의 진심을 들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의지해 주세요♪》

문장이 이상하지 않은지 검토한 후 답장을 보내자 순식간에 읽음 표시가 붙어 조금은 두근거린다.

「선생님」이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 기쁘고, 모모톡 화면을 열어둔 채로 「선생님」의 답장을 기다리며 지그시 기다린다.

《고마워. 앞으로도 많이 의지할게.》

의지한다.

그 말 한마디에 기뻐하는 나는 단순한 것일까.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의지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선생님」의 말을 들으니 같은 말이라도 나도 모르게 들뜨게 된다.

답장 대신 이모티콘을 보내고 화면을 닫으려는 순간,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선생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고 「선생님」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더라도 귀찮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있었지만, 그보다 침대 위에서 화면 너머로 「선생님」과 둘만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묘한 희열감.

어느새 다시 모모톡 화면을 열고 전송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잠이 오지 않아서 그런데, 혹시 시간 있으시면 얘기 좀 하지 않으실래요?

☆☆☆

3주 후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해가 완전히 진 밤하늘에는 평소 같으면 볼 수 있었을 별들이 구름에 가려져 있었다.

하교하는 학생들의 시끌벅적한 소리 대신에 빗소리가 조용하던 복도에 조금은 시끄러운 배경음악이 되어 있었다.

또각거리는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낮의 시끄러움에 비하면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예정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괜찮아. 노아에게는 늘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그 후로 공평성을 위해 당번 기회가 조금 줄었지만, 나와 「선생님」의 거리는 멀어지기는커녕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모모톡이나 전화로 물어봐 주기도 하고, 당번으로 샬레에 갔을 때 예전처럼 불안한 마음을 털어놓을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이라기보다는 비서 같은 느낌, 「선생님」으로서 최대한 공평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도 최대한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거기다 내일은 쉬는 날이라서 밤을 새울 생각이었으니까."

"어머, 건강에 좋지 않다구요? 오늘도 저녁 전에 만나고 나서 6번이나 하품을 하셨으니 돌아가면 빨리 주무세요."

"카운트되고 있었어...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선생님」은 하품을 하실 때 잠깐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리는 버릇이 있거든요. 제 기억력은 속일 수 없답니다?"

"노아한텐 이길 수가 없네."

54일 전에도 비슷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다. 선생님이 기억을 잃기 전날이었을 것이다.

벌써 그렇게 많은 나날이 흘렀구나, 다시 한 번 시간의 속도에 놀라며 옆으로 슬쩍 「선생님」을 쳐다본다.

여전히 기억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본인의 얼굴에는 조급함 없이, 꿋꿋하게 앞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가 사정을 알고 있는 아비도스를 중심으로 점차 샬레 밖에서 일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지만, 특별히 문제가 없고, 본인의 노력도 있어 다른 학생들은 「선생님」이 기억을 잃은 상태라는 것을 "아직은" 모르는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비가 그칠 것 같지 않네요."

"여기서 더 세진다고 하니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

"어머, 그럼 제 방에 묵으실래요?"

"뭣..."

"농담이에요♪ 만일의 경우엔 빈 방이 있을 테니 준비해 두겠습니다."

"놀래라..."라고 중얼거리는 「선생님」을 보고 조금 아까운 짓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대로 밀어붙이면 어쩌면 정말 묵어주셨을지도 모른다.

선생님이라면 단칼에 거절하겠지만, 나를 가장 먼저 신뢰하고 있을 「선생님」이라면 어쩌면...

"노아... 노아?"

"네, 네! 무슨 일인가요?"

"얼굴이 빨개졌는데 괜찮아?"

멍하니 있는 모습을 지적받고, 반사적으로 한 손을 뺨에 대어보니 확실히 열이 있었다.

방금 전까지 마음속 깊이 생각했던 일이 떠올라 얼굴이 더 뜨거워진다.

"괘, 괜찮습니다! 그...그보다 이것 보세요. 창문에 김이 서렸네요. 밖도 많이 추워졌나 봐요."

아무래도 「선생님」을 상대하다 보니 얼버무리는 것이 서툴다. 다른 밀레니엄 학생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추태다.

여러 가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창가로 달려가 응결로 인해 하얗게 변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더듬어 본다.

'Qui aimes-tu le mieux, homme énigmatique, dis?'

내가 예전에 읽었던 책에 쓰여 있던 시를 쓴 것이다.

기억을 잃기 전 선생님과 단 둘이 있을 때 같은 일을 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도 없는 밀레니엄의 복도, 쏟아지는 비, 김이 서린 창문에 쓴 글씨. 마치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선생님은 기억을 잃었고, 「선생님」과 나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enigmatique' 부분은 무례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선생님」이 프랑스어를 그렇게까지 모르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무심코 기억나는 대로 써버렸다.

"...."

「선생님」은 묵묵히 내가 쓴 글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뭐라고 적혀있는지 나름대로 해독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눈빛이 조금 귀여웠다.

"──신기한 느낌이네요. 종이에 글씨를 쓸 때와는 달리, 기분이 고양되는 것 같아요."

이것도 예전에 선생님과 함께 있을 때 했던 말이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조금은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겐 선생님과의 추억이기도 하기에 「선생님」과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억 한구석에 있던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기록이란 본래 현재의 의지를 미래에 전달하는 수단일 텐데 ──── 비가 그치고 해가 뜨면 사라지는 찰나의 기록이라니..."

"노아..."

"이성과 진실, 합리를 기록하기에 이 유리판은 너무나도 연약하네요."

그래. 이것은 찰나의 기록. 어차피 내일이면 사라질 것이고, 이 시간이라면 내일까지 누군가가 이곳을 지나갈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방금 쓴 'Je t'adore'도, 분명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저는────"

"이 거대한 서판이 더 마음에 들어요, 였던가?"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창문을 만지던 손가락이 반사적으로 멈추고 동공이 커지는 감각을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의 말에 반응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 있는 나를 부추기듯 창문의 물방울이 떨어지며 방금 쓴 ‘Je t'adore’를 뭉개버린다.

말도 안 돼. 「선생님」이 그 말을 먼저 할 리가 없다.

────그야, 「선생님」이 말한 그 말은 한 마디도 틀리지 않고, 그때 내가 했던 그 다음 말이었으니까.

그렇다면 답은 하나였다.

"혹시... 선생님... 인가요?"

고개만 움직이며 천천히 돌아보니, 아까 그 모습과 다르지 않지만 분명 선생님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선생님」과는 뭔가 다르다고. 그리고 내가... 모두가 알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이라고.

"응, 여러모로 폐를 끼쳐 버렸네."

"어째서... 언제부터... 인가요?"

나는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설마 이 타이밍에 기억이 돌아올 줄이야.

언제부터? 어디부터? 계기가 뭐였지? 갑작스럽게 쏟아져 들어온 엄청난 정보에 뇌가 마비되고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혼란스러워하는 내 옆에 서서 선생님이 유리창을 더듬는다.

"아마 노아가 유리창에 글씨를 쓰기 시작한 순간일 거야. 예전에 같은 일이 있었으니까, 기억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몰라."

"아...."

계기는 ──── 나.

"저, 선생님... 영수증은 항상 누구한테 주나요?"

"영수증? 물론 5000엔 이상의 지출은 유우카에게 보고하고 있지."

믿을 수가 없었다. 생각나는 대로 과거의 일을 그대로 재현한 결과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나중에 기억이 제대로 돌아왔는지 확인해야겠지만, 「선생님」이라면 지금의 질문에 유우카 짱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지갑을 관리하려고 했으니까.

틀림없는, 선생님이다.

"노아, 울고 있어?"

"네?"

선생님의 지적에 뺨에 손을 대니 촉촉한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기다리던 선생님이 돌아왔다. 시간이 걸렸지만 사명을 완수한 것이다. 주위의... 유우카 짱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눈물이 멈추지 않는 걸까?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건 그냥 기쁨의 눈물이에요..."

"그렇구나... 음, 다녀왔어... 이걸로 괜찮으려나?"

웃어야 해. 선생님은 「선생님」이니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니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뿐이니까.

계속 눈물을 흘리면 선생님에게 괜한 걱정을 끼쳐드리는 거니까.

눈물을 닦는 것도 잊고 선생님을 향해 최선을 다해 미소를 짓는다.

"어서 오세요, 「모두의」선생님."

안녕히, 「선생님」

우시오 노아는 「선생님」을 잃는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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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t'adore =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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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2.21번역

소설핫산) 피폐) 우시오 노아는 선생님을 잃는다 完

#우시오 노아#선생#소설#피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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まP
まにまに작가
게시물 22개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2.21 22:22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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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나
ㅇDC
ㅇㅇ125.02.21

외전으로 기억 되찾지 말고 저대로 노아랑 이어지는건 안나오나보네

ㅇDC
ㅇㅇ작성자25.02.21

다음은 마리래

ㅇDC
ㅇㅇ225.02.22
디시콘
ㅇDC
ㅇㅇ225.02.22

이게 완결이났구나

ㅇDC
ㅇㅇ325.02.22

마지막이 너무 호다닥 완결이군ㅠ

ㅇDC
ㅇㅇ425.02.22
디시콘
ㅇDC
ㅇㅇ525.02.22

끝이 너무 맛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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