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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을 더 내딛지 못하는 우시오 노아의 이야기
예전부터 나는 멀티태스킹에 강했다.
그 능력은 지금 맡고 있는 세미나 서기의 일에도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다.
회의록을 정리하거나, 관리자라는 입장에서 여러 멤버들의 상담을 들어주거나, 지시를 내리거나,
유우카나 선생님을 슬쩍슬쩍 놀리기도 한다.
……마지막 건 제쳐두더라도,
짧은 시간에 작업을 전환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게 나는 익숙했다.
「노, 노아? 무슨 일 있어?」
「아, 괜찮아요. 그냥….관찰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선생님의 행동을 기록하는 데 그 능력이 쓰이고 있다.
부탁받은 일은 손에서 놓지 않으면서도, 틈틈이 선생님 쪽으로 시선을 흘린다.
만약 내가 맡은 일을 끝내지 못했다면, 아마도 「집중 좀 하자」 같은 말을 들었겠지.
하지만 나는 언제나 정확하게, 제 시간에, 모든 작업을 마친다──
그것도, 부탁받은 것 이상의 일을 해내니까, 선생님도 나를 나무랄 수 없는 것이다.
선생님은 결국 무언가를 말하려다 포기한 듯, 한숨을 쉬며 시선을 다시 손으로 돌린다.
그 모습을 나는 가만히, 오래도록 바라본다.
유우카와 비슷할 정도로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함께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는 사람.
자꾸만 놀리고 싶어지는 사람.
처음엔 유우카가 툭툭 거리는게 재미있어서 관찰하기 시작했지만, 어느샌가부터 선생님 그 자체에 끌리게 돼 있었다.
그래서, 자꾸만 눈길이 가버린다.
시계 바늘이 한 바퀴, 두 바퀴 돌아도, 그 시선을 멈출 생각이 들지 않았다.
「……후훗」
손은 멈추지 않지만, 시선은 선생님에게 고정된다.
한 번 집중하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타입.
고민할 땐 관자놀이를 ‘톡톡’ 두드리고, 피곤해질 땐 목을 ‘우두둑’ 꺾었다.
합리적인 이유도 물론 있다.
슬슬….됐을까.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피곤해 보이니까, 진한 걸로…..오늘은 날도 더우니, 아이스커피가 좋겠지.
한 시간, 두 시간씩 쉬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며, 누가 말리기 전까진 계속해서 일하게 되는 사람.
──그러니까. 이렇게 피로의 전조를 감지하고, 그걸 멈춰주는 것도 내 역할 중 하나다.
「오늘은 특히 피곤해 보이시니까….우유를 조금 넣을까요♪」
오늘은 목이 우두둑 소리 내는 횟수가 유난히 많았다.
하나 더. 그건, 단맛이 살짝 들어간 카페오레를 좋아할 때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왜냐하면, 계속 선생님을 지켜봤으니까.
그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괜히 마음이 흔들려버리는 나 자신을 자각하고 있으니까.
자각──하고 있었나?
왜,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에 이런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생기는 걸까.
왜, 선생님의 행동을 그렇게까지 관찰하고, 기록하려 드는 걸까.
왜, 선생님이 기뻐할 만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하려고 드는 걸까.
그런 뻔한 의문의 대답은 딱 하나, 내 안에 있었다.
「선생님, 슬슬 쉬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진하게 내린 아이스커피, 준비…해뒀어요, 그러니까….」
점점 작아지는 내 목소리.
선생님은 고개를 갸웃하며 커피를 받아든다.
「노아, 얼굴이 좀 빨간데 괜찮아? 그리고….눈도 잘 안 마주치고..…」
얼굴을 들여다보려는 시선을 피하려고 고개를 돌린다.
얼굴이 달아오르며 손으로라도 가리고 싶은 충동이 치밀어 오른다.
그 감정을 자각한 이후로──
나의 평소 관찰에는, 조금씩….어긋남이 생기기 시작했다.
***
「노아, 잠깐 괜찮을까? 아까 얘기한 자료에 대해서……」
「네, 뭐든지 말씀해주세요」
일어나는 선생님을 따라 문서 뭉치를 껴안고 뒤따른다.
어느새 노을이 내리깔린 창문 너머로 붉은 햇살이 흘러들어온다.
복도를 걷는 발소리도, 나지막한 이야기 소리도, 이 순간엔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문득, 선생님이 멈춰 선다.
방심한 채 걷고 있던 나는 거의 부딪칠 뻔했다.
거리, 너무 가까운데──
심장이, 멋대로 뛴다.
내 얼굴을 향해 돌아선 선생님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연다.
숨결이 닿을 듯한 거리.
잠깐 동안의 정적.
그 순간──
「아」
그가 내 눈을 바라본다.
아, 안 돼.
그 시선에, 그 거리에서, 내 감정이 들켜버릴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선생님의 손이, 살며시 내 볼에 닿을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아, 이거….혹시──
「….머리카락, 붙어있었네」
「….네…」
짧은 정적.
내 뺨을 따라 훅 떨어지는 무언가.
머리카락이었다.
그저 머리카락을 떼어낸 것뿐이다.
정말로,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짧은 동작 하나에, 왜 이렇게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까.
왜 이렇게, 실망하고 있는 걸까.
아니야, 이런 걸 바란 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지금 바라는 건……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문다.
「……노아?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
놀랐는지 선생님이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나는 애써 웃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뇨, 아무것도요. 단지….이런 것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손에 든 서류는 땀에 눅눅해졌고,
마음속은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멀티태스킹에 강하다고 자부해왔던 나지만,
이 감정 하나는, 도무지 정리되지 않는다.
선생님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면
나는 또 이런 식으로 흔들려버릴까.
아니면──
언젠가, 나도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까.
「선생님, 커피는….다 드셨어요?」
나지막이 묻는 나의 말에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 미소에, 나는 또 조용히 시선을 빼앗긴다.
아마 내일도, 모레도, 나는 이 감정을 모르는 척하면서
그 사람의 하루를 기록하고 있겠지.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쌓여가는 기록 끝에
내 감정도, 조금씩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오늘도 조용히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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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은 앞에 소설이라고 표시해주세오 소설 자주 찾아보는 사람으로서 나중에 찾기가 힘듬
붙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