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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밤의 종착점, 얕은 여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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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7105751

원문: 18,428 자

문장구조 등 의역 有.

【아스나】 밤의 종착점, 얕은 여울의 꿈

「주인님, 안녕! 이 아니라, 실례합니다~인가?」

심야 2시가 훌쩍 넘은 시각. 쥐죽은 듯 고요함이 내려앉은 샬레 집무실에, 그 소리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게 울려 퍼졌다.

문이 기운차게 열리고, 복도의 차가운 공기와 함께 한 소녀가 튀어 들어왔다. 낯익은 밀레니엄의 교복, 아스나였다.

꾸벅꾸벅 졸고 있던 나는, 너무나 강렬한 등장에 몸을 움찔하며 눈을 떴다.

「우와앗! ……아스나? 이 시간에 웬일이야. 열쇠랑 외부 보안은 어떻게 한 거니?」

놀라서 펜을 떨어뜨린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책상 바로 옆까지 다가왔다.

「보안? 으음, 왠지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스스슥─ 하고! 그것보다 주인님, 봐봐, 지금 내 얼굴!」

그녀는 내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몸을 쑥 내밀어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여전히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 긴 속눈썹 너머의 눈동자는 깊은 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얼굴? 평소처럼 즐거워 보이는 아스나의 얼굴로 보이는데.」

「땡! 틀렸어! 지금의 나는 말이지, '엄청 즐겁지만, 아주 조금 뭔가가 부족한 얼굴'이었습니다─!」

「부족하다고?」

「응! 방금 전까지 엄청 즐거운 꿈을 꾸다가 눈이 번쩍 뜨였는데 말이야. 그때 갑자기 피콘! 하고 영감이 떠올랐어.

'아, 아니야! 꿈의 뒷부분을 마저 꾸는 것보다, 지금 당장 주인님을 데리고 같이 바다에 가는 게 분명 제일 즐거울 거야!'라고. 그래서 생각나자마자 침대에서 튀어나와 버렸어!」

아스나는 내 코앞에서 검지 손가락을 꼿꼿이 세우며 해맑게 웃었다.

「내 직감이 말이야, 지금 당장 가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라고 외치고 있어!」

「바다? 지금부터? 설마 농담이지? 벌써 이런 시간이고, 나도 슬슬……」

「안 돼, 안 돼! 지금이어야만 해!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안 된다구!」

아스나는 내 말을 가로막고 커다란 손으로 내 두 손을 꼬옥 감싸 쥐었다.

따뜻하고 아주 조금은 습기가 느껴지는 소녀의 손. 그 온기가 심야의 정적 속에 가라앉아 있던 나의 이성을 강제로 끌어올렸다.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선물을 앞둔 어린아이처럼 기대와 흥분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부탁이야, 주인님! 나랑 같이 새벽까지 이어지는 짧은 모험을 떠나자!」

그 진지하면서도 한없이 순수한 눈빛에 나는 완전히 저항 의지를 잃고 말았다.

그녀가 한 번 '하겠다'고 결심하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아스나와 보내는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 같은 것이니까.

「……알았어, 아스나. 조금 준비할 테니까 기다려 줄래?」

그 말을 들은 순간, 아스나의 얼굴은 태양처럼 환하게 빛났다.

「정말!? 아싸──!! 주인님, 정말 좋아!!」

그녀는 환성을 지르며 만면에 미소를 띤 채 나에게 와락 안겨 왔다.

늦은 밤의 샬레에 그녀의 환희 섞인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서둘러 겉옷을 걸치고 최소한의 짐을 가방에 챙겼다.

「너무 멀리는 못 가는데, 그래도 괜찮겠어?」

「완전 OK! 주인님과 함께라면 어디든 엄청 즐거울 거야!」

「……알았어. 차 열쇠 가져올게.」

솔직히 꽤 졸리다. 잠을 깨울 무언가나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조금 불안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내 대답을 듣고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런 피로 따위는 아주 사소한 일처럼 느껴졌다.

「아스나, 목마르지는 않니? 바다에 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르자. 나도 뭐 좀 마시고 싶어졌거든.」

「아! 찬성! 역시 주인님~ 뭘 좀 안다니까─!」

───

심야의 샬레에 섬처럼 홀로 떠 있는 엔젤 24.

자동문이 열리자 폭력적일 정도로 하얀 형광등 불빛이 우리 두 사람을 감쌌다.

「와아, 전세 냈잖아~! 있지 선생님, 뭐 먹을래? 나, 이 신상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이 밤중에 아이스크림? 배탈 날지도 몰라」

「괜찮아, 괜찮아! 지금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걸!」

아스나는 즐겁게 웃으며 알록달록한 스낵 과자들을 바구니에 마구 집어넣었다.

심야의 편의점에서 교복 차림의 여고생과 둘이서, 어떤 음료가 더 맛있을지, 야식으로는 무엇이 좋을지 고민한다.

그것은 기묘하면서도 어딘가 특별한 시간이었다.

「주인님은 블랙커피?」

「응. 이럴 때는 카페인을 팍팍 보충해야 하니까.」

「에너지 드링크가 아니고?」

「이 나이가 되면 단게 좀…… 너무 많이 마시면 신경 쓰여서. 어제도 마셨고.」

「헤에…… 그렇구나. 힘들겠네.」

매장 안에 흐르는 맥 빠진 배경음악과 진열대에 놓인 평범한 물건들.

그런데도 곁에 아스나가 있다는 것만으로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장소처럼 느껴졌다.

「와아! 봐봐, 이 신상 젤리! 색깔 좀 봐, 독특해!」

「우와, 진짜네. 그거 먹으면 혀가 파랗게 변할 것 같은데 괜찮겠어?」

「그래도 맛있어 보이지 않아? 이것도 사자!」

「아스나, 정말 이거 다 먹을 생각이야?」

「물론이지! 즐거움은 많을수록 좋잖아!」

그 자신만만한 말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 행동력과 솔직함은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게는 없는 눈부심이었다.

아스나는 내가 든 바구니에 초콜릿 바와 계절 한정 스낵, 그리고 자기 얼굴만한 거대한 프라페를 집어넣었다.

「……정말 다 먹을 수 있겠어?」

「절대로 괜찮아! 정 안 되면 주인님한테도 나눠줄게!」

아스나는 내 팔에 자신의 팔을 감고 들뜬 발걸음으로 계산대로 향했다.

그녀의 체온과 달콤한 향기가 내 심장을 기분 좋게 요동치게 만들었다.

심야의 편의점에 단둘이서. 마치 둘만의 작은 파티가 시작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분명 이제부터 바다로 향해서, 그곳에서 또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게 되겠지.

「소라~! 부탁해─!」

계산대에서 졸린 표정을 짓고 있던 소라가 응대하려다, 바구니에 담긴 산더미 같은 물건들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게 보였다.

심야에 나 혼자 쇼핑하러 올 때는 보통 에너지 드링크나 커피, 가끔 야식으로 컵라면을 사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마치 파티라도 열 기세로 과자가 쌓여 있으니 소라는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어, 엄청나네요…… 선생님.」

「이제부터 주인님과 바다에 갈 거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잖아?」

아스나가 기세등등하게 말하기에, 나는 애매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소라는 그런 아스나를 보며 역시 난처한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그렇군요…… 밤바다라니 낭만적이네요.」

소라의 반응을 보니 나도 쓴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미안해, 소라. 좀, 그게, 특수한 상황이라서.」

「아뇨 아뇨, 천만에요!」

소라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과 학생분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데 제가 방해를 했네요!」

「아니, 방해라니 그런 건…… 하하.」

내가 말을 꺼내려 하자 아스나가 활기차게 끼어들었다.

「앗! 이 보라색 찐빵도 하나!」

아스나가 가리킨 독특한 보라색의 '블루베리 동파육 찐빵'은 명백히 식용이 아닌 듯한 색깔을 띠고 있었다.

신상품이라는 화려한 팝업으로 장식되어 있지만, 식욕을 감퇴시키는 요소가 9할인 이런 괴식을 홍보해야 하는 소라의 고충이 엿보이는 듯했다.

「아스나, 그건 좀 안 먹는 게 좋지 않을까? 블루베리에 동파육이라니……?」

「에이? 괜찮아, 괜찮아! 이런 거야말로 도전해봐야지! 신상품이라구? 그치, 소라!」

「에? 아, 네! 괜찮을 거예요…… 아마도…… 맛있을…… 거예요.」

소라는 당황하면서도 상품을 '삑- 삑-' 소리 내며 스캔해 나갔다.

「주인님도 먹을래?」

「나.. 나는 사양할...까나…?」

「두 개 주세요─!」

「두, 두 개 맞나요……?」

아스나는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소라에게 주문했다.

소라가 나를 쳐다보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먹겠다고 할 수는 없다.

소라를 돕는 셈 치고 일단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고, 고맙습니다…… 여기 담아드릴게요.」

소라는 분명히 동요하며 상품을 봉투에 담았다. 그 손길이 평소보다 어설펐다.

그녀가 얼마나 곤혹스러워하고 있는지 명백했다.

「2200크레딧입니다…… 선생님.」

내가 카드를 꺼내기도 전에 아스나가 잽싸게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 댔다.

「네, 이걸로요!」

「화, 확인했습니다!」

「아스나, 돈은 내가 낼게.」

「신경 쓰지 마! 바다에 같이 가주는 거니까 내가 쏘는 거야!」

아스나는 당당하게 가슴을 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귀여운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안녕히 가세요~…… 좋은 추억 만드시길!」

소라의 배웅을 받으며 가게를 나서는 우리들. 밖은 여전히 초봄 특유의 찬 바람이 불어와 순간 추위에 어깨를 움츠리게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아스나가 내 팔짱을 꽉 껴온 덕분에 기분 좋은 온기에 휩싸였다.

「좋아! 가자, 주인님!」

아스나는 활기차게 소리치며 내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심야의 거리는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고, 띄엄띄엄 켜진 가로등만이 길을 비추고 있었다.

그 정적 속을 단둘이 걷는 시간이 묘하게 즐겁게 느껴졌다.

봉투 안에서 바스락거리는 과자 소리, 그런 사소한 광경이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던 '가족'이나 '연인'의 흉내처럼 느껴져서,

나는 가슴 한구석이 간질거리는 듯한 기분에 빠졌다.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이 있었다.

그녀와 보내는 시간은 다른 누구와도 다르다는 것.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저기, 주인님.」

갑자기 멈춰 서는가 싶더니 아스나가 이쪽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평소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아니라 어딘가 깊고 어른스러운 표정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주 찰나, 금세 다시 평소의 만면의 미소로 돌아오는그 모습은 아마 환상이었을지 모른다.

「빨리 가자! 응?」

그녀에게 이끌려 계속 걸었다. 그녀와 걷고 있으면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세상의 시계가 그녀의 템포에 맞춰 느릿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주차장에 도착하자 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에 비친 아스나의 옆모습이 보였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광채를 내뿜는 듯해 보일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녀의 긴 속눈썹 한 올 한 올이 보일 거리에서, 그 눈이 달빛을 받아 신비롭게 빛나고 있었다.

천진난만한 행동과는 대조적으로, 아스나의 가늘고 긴 눈매도 매끄러운 콧날도, 적당한 두께의 입술도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예뻤다.

새삼 그녀의 미모를 직시하자 나는 나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왜 그래?」

아스나는 의아한 듯 이쪽을 살핀다. 나는 당황하며 얼버무리듯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스나. 가볼까.」

차 안은 아직 히터가 돌지 않아 춥지만, 두 사람의 열기로 금방 따뜻해질 터였다.

안전벨트를 매며 나는 핸들을 잡았다. 조수석에서는 아스나가 방금 산 초콜릿 바를 뜯으려 하고 있다.

포장지에는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신 발매! 기가 카카오 88% 초코바'라는 문구가 춤추고 있었다. 이름으로 미루어 보아 상당히 쓰고 묵직할 것 같았다.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스나, 좀 하드한 선택인 것 같은데.」

「그래? 단것들뿐이니까 밸런스를 맞춰야지!」

「꽤 짭짤한 것도 샀던 것 같은데……?」

「이런 건 말이야, 직관적으로 고르는 거야! 자, 주인님도 반만 먹어봐!」

아스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초콜릿 바를 반으로 뚝 꺾어 한쪽을 내밀었다.

쓴맛이 잠을 깨워준다면 환영이다. 받아서 그대로 입으로 가져갔다.

「……이건 확실히 묵직하네.」

한 입 베어 물자 예상 이상의 쓴맛과 카카오의 농후한 풍미가 퍼졌다.

보통 초콜릿과 달리 씹을 때마다 가루 같은 거친 느낌이 났다.

「그치? 맛있지?」

아스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나머지 반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이거 기가 카카오라고 할 정도니까, 분명 카카오 종류에 엄청 공을 들였을 거야! 비터 초콜릿은 왠지 이렇게, 어른이라는 느낌 안 들어?」

「뭐, 확실히 그렇긴 한데…… 이건 이미 어른을 초월한 기분이야. 어른도 웬만해서는 도전 안 할걸…… 고문용 아냐?」

「에헤헤, 어른의 계단을 올라버렸네!」

아스나는 기쁜 듯 웃더니 편의점 봉투를 바스락거리며 뒤지기 시작했다.

「다음엔 뭐 먹을까─? 아, 이것도 맛있겠다!」

「아이스크림부터 먹는 게 좋지 않아? 다 녹겠어.」

「그러고 보니 그렇네! 하지만 아직 아이스크림을 먹기엔 좀 추울지도.」

바스락거리며 봉투를 뒤지는 소리를 배경 삼아, 나는 이 작은 충동의 여신에게 이끌리는 대로 심야의 거리를 향해 차를 몰았다.

───

차를 출발시키자 심야의 거리는 낮의 소란함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깊게 침묵하고 있었다.

아스나는 조수석에 깊숙이 앉아 창밖으로 흐르는 네온사인을 보석이라도 바라보듯 쫓았다.

「주인님, 봐봐! 저 가로등, 하나만 깜빡거려! 우리한테 신호 보내는 걸까?」

「정말이네. 어쩌면 잠꾸러기인 거리가 아스나 때문에 깨어나서 깜짝 놀란 걸지도 몰라.」

「아하하, 그렇다면 더 놀라게 해줘야지!」

차는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저기, 음악 틀어도 돼? 모험에는 테마곡이 필요하잖아!」

아스나가 센터 콘솔을 조작해 플레이리스트에서 빠른 템포의 곡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밀폐된 차 안을 톡톡 튀는 리듬과 중저음이 가득 채웠다.

「아, 이 노래 좋아! 주인님도 알아?」

「응, 좋은 노래네. 심야의 고속도로를 달리기엔 조금 시끄러운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아.」

「그치─? 세상에 우리밖에 없는 것 같아서 왠지 무적이 된 기분!」

거리의 불빛이 뒤로 멀어지고, 앞 유리 너머로는 빨려 들어갈 듯한 순전한 어둠이 펼쳐졌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아스팔트만이 이질적인 현실로서 떠오르고 있었다.

문득 아스나가 창유리에 이마를 대고 그 어둠을 가만히 응시했다.

「저기, 주인님. 봐봐, 새까매.」

「그러게. 이제 곧 세 시인데 아직 어둡네.」

「응. 왠지 말이야, 이대로 이 어둠 속에 녹아들어서 길 끝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

세상의 끝까지 주인님과 단둘이서. 지금의 나라면 어디까지든... 어디까지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속도를 높일수록 풍경은 선이 되어 녹아내렸다.

이 닫힌 공간만이 세상의 전부이고, 바깥에 펼쳐진 어둠은 우리의 도피를 어디까지나 허용해 주는 것처럼 깊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마치 온 세상이 그녀의 엉뚱한 행동에 기꺼이 동조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말이야, 그거 알아? 이 어둠은 사실 무수한 별빛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거래.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사실은 엄청나게 많은 빛이 존재하고 있대. 수업 시간에 배웠어!」

아스나는 그렇게 말하며 시선을 위로 향했다. 앞 유리 너머로 보이는 밤하늘에는 도심보다는 조금 더 별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난 그런 게 정말 좋아. 겉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그곳에 있다는 거. 눈을 감아도, 어둠 속에서도 계속해서 펼쳐져 있는 우주 같은 게.」

「그건 멋진 생각이네.」

「그치?」

아스나는 기쁜 듯 미소 지었다. 그 표정은 평소의 천진난만함과는 조금 달라서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녀가 보여주는 다양한 표정 하나하나가 내 마음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게 새겨지는 듯했다.

「저기 주인님, 별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여기서 보이지 않는 별은 어떤 풍경을 보고 있을까?

얼마나 춥고 얼마나 고요할지 상상해 본 적 있어?」

그녀의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상상도 안 가네. 분명 아득히 광대하고 압도될 듯한 경치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그런 미지의 세계가 바로 근처에 있는데, 우리가 평소에 보는 건 아주 일부분뿐이잖아.

겉모습만 보고 다 안다고 생각하고.」

「주인님.」

「주인님에게 나는 어떻게 보여?」

「무슨 뜻이니?」

아스나의 갑작스러운 진지한 눈빛에 나는 조금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답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말 그대로야. 주인님이 보는 아스나는 어떤 모습이야? 다들 말하는 것처럼 그냥 즐거운 거 좋아하고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는 애?」

나는 대답이 막혔다. 내용만 들으면 상당히 섬세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톤은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장난스럽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이런 식으로 말을 꺼내기에 오히려 그 진의를 가늠하기 어렵다.

아스나 자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주인님은 내 마음을 잘 알아주잖아. 분명 내가 모르는 나를 봐주고 있을 거야. 그래서 알고 싶어.」

그녀는 내 반응을 살피듯 빤히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운전 중이라 시선을 맞출 수는 없었지만, 그 시선의 온기는 절실히 전해져 왔다.

「……」

나는 답을 찾았지만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지, 그것이 옳은지 전혀 자신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어려운 질문이네. 아스나는 나에게 정말 소중한 학생이야.

언제나 밝고 주변 사람들을 웃게 해주지. 아스나와 있으면 나도 어른이 되고 나서 잊고 있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된달까.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 정말 소중히 여기고 싶은 것들. 그런 순수한 마음을 떠올리게 해주는 멋진 아이라고 생각해.」

「……그렇구나.」

아스나는 납득한 듯 보였지만, 그래도 아직 무언가 더 말하고 싶은 기색이었다.

「왜 그러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기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왠지 모르게 대화가 끊겼다. 차 안에서 흐르는 유행가만이 빈틈을 메워주듯 울려 퍼졌다.

하지만 서로 다음 말을 골라야만 하는 거북함은 전혀 없었다.

아스나는 다시 창밖으로 눈을 돌려 어둠 속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았다.

이따금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아스나의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 그녀는 대체 나에게 어떤 대답을 원했던 걸까.

아스나가 원하는 것을 내가 줄 수 있을까? 왜 그녀는 갑자기 그런 것을 물어본 걸까?

다양한 의문이 떠올랐다 사라지지만 결국 정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런 나의 망설임을 떨쳐내듯 그녀의 목소리가 불쑥 사고를 가로질렀다.

「저기, 주인님!」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운전 중이라 잠시 주의가 산만해졌던 모양이다.

「……왜 그러니?」

「다음 휴게소에서 좀 멈춰줘! 화장실 가고 싶어졌어!」

다음 휴게소는 2km 앞. 휴식하기에도 딱 좋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방향지시등을 켰다.

차를 휴게소 주차 공간에 세우고 엔진을 껐다. 아스나가 내리는 것과 동시에 나도 바깥 공기를 마시기 위해 문을 열었다.

미끄러지듯 들어온 휴게소는 넓은 주차장에 장거리 트럭 몇 대가 지면을 울리는 공회전 소리를 내며 서 있을 뿐인 조용한 곳이었다.

시야가 조명 외에는 제한되어 있기에 주변 풀숲의 냄새가 더욱 짙게 느껴지는 듯했다.

「금방 올게!」

아스나가 달려가자 잔인할 정도의 정적이 감돌았다. 홀로 차 밖에서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신다.

자판기 냉각 팬의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트륨등의 오렌지색 불빛 속으로 녹아드는 내 입김을 바라보았다.

「후우…….」

근처 벤치에 앉아 한숨 돌렸다. 나도 어른이다.

어느새 이렇게 누군가의 귀가를 기다리고, 이끌고, 책임을 지는 쪽의 존재가 되었다.

휴게소에 들렀을 때는 언제나 부모님을 기다리게 하던 쪽이었던 내가, 이렇게 지금은 아스나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아스나와 밤을 달리고 있으면, 내 안의 '아이' 같은 부분이.

그녀의 눈부심에 이끌려 깨어나는 것 같았다. 그것이 어른으로서 바람직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

아스나의 곁은 너무나도 편안하다. 그 위태로움에 이따금 발을 헛디딜 것 같을 정도로.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의도하지 않고 본능대로 이쪽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온다.

그 거리감에 당황하는 내가 있었다. 그것은 분명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역할의 틀을 이미 넘어섰다.

보통의 어른과 아이는 이런 심야에 차를 몰고 바다 같은 곳에 가지 않는다. 아무리 그녀의 타고난 직감을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하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담배가 피우고 싶어졌지만 아쉽게도 차 안의 재떨이는 비어 있었다.

심심풀이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는 무수한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도심의 불빛에 덮인 밀레니엄에서 보던 풍경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밤하늘을 올려다볼 기회는 좀처럼 없어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보게 되었다.

「기다렸지─!」

잠시 후 아스나의 목소리가 울렸다. 돌아보니 로비의 불빛을 등지고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다듬으며 생긋 웃고 있다.

「왔니?」

「다녀왔어!」

아스나는 당연하다는 듯 내 옆에 앉으며 어깨를 밀착시켰다.

「주인님, 안 추워?」

「괜찮아.」

「정말? 내가 딱 붙어 있으면 더 따뜻해질지도 몰라!」

그녀는 내 팔에 자신의 팔을 감아왔다. 그 감촉과 체온이 얼어붙을 듯한 추위 속에 온기를 가져다주었다.

내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평정심을 가장했다.

「후후후.」

그녀는 기쁜 듯 웃었다.

「주인님, 손 차갑지 않아? 내가 따뜻하게 해줄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 손을 잡아 감쌌다. 그리고 그대로 자신의 뺨에 갖다 댔다.

「봐봐, 따뜻해?」

「응, 고마워.」

「에헤헤, 별말씀을!」

나는 그녀의 미소를 멍하니 마주 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 뺨, 그리고 달콤한 향기.

그 모든 것이 오감을 통해 전해지며 나의 이성을 흔들었다.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그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맞다! 아까 저기서 재밌는 거 발견했어! 가자!」

그렇게 말하더니 그녀는 내 손을 이끌고 걷기 시작했다. 나는 묵묵히 따라갈 수밖에 없다. 잠시 걷자 그곳은 자판기 코너였다.

밖에 있던 평범한 음료 자판기와는 다른, 레트로한 분위기의 핫 스낵 자판기가 늘어서 있었다.

「헤에, 신기하네.」

햄버거, 모밀과 우동, 팝콘, 프렌치프라이에 타코야키── 밀레니엄에 넘쳐나는 AI 탑재형과는 다른, 아날로그 자판기들은 한 바퀴 돌아 오히려 비일상적이었다.

요즘 식품 자판기는 대부분 패키지 된 편의점 물건이 그대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갓 조리된 음식이 나오는 것은 꽤 줄어들었다.

역시 옛날이었기에 가능했던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이런 게 아직도 작동하다니 대단해! 주인님, 이거 먹자! 분명 맛있을 거야!」

그녀가 가리킨 것은 '가라아게'. 겉은 바삭한 튀김옷에 쥬시한 육즙이 흐르는,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우는 사진이었다.

「응? 하지만 아까 편의점에서 산 게 있는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봐봐, 이 레트로한 느낌... 설레지 않아?」

그녀의 호기심 왕성한 일면에 어이없음과 대견함이 섞인 감정을 품었다.

「에헤헤, 자, 버튼 꾹!」

아스나는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 투입구에 넣었다. 그리고 버튼을 눌렀다.

덜컹거리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 자판기를 마치 마법 상자를 보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자판기의 웅웅거리는 소리와 고소하지만 어딘가 인공적인 기름 냄새.

완성까지를 나타내는 닉시관 숫자가 깜빡이는 모습은 어딘가 좋았던 옛 시절을 느끼게 했다.

달그락거리며 무언가를 옮기는 소리와 그 뒤를 이은 기름 튀기는 소리.

어릴 적에는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조차 해본 적 없었다.

자판기란 음료수를 파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이 자판기는 따뜻하게 갓 만든 음식을 내어준다.

그야말로 마법 상자다. 실제로는 냉동 닭강정을 다시 데우거나 기름에 튀겨내는 것뿐이겠지만,

그래도 어른의 눈으로 봐도 이 레트로 자판기는 이상하게 매력적으로 비쳤다.

「그립네.」

「주인님은 먹어본 적 있구나.」

「옛날에는 이런 자판기가 참 많았거든. 쉬는 날 같은 때 가족이랑 외출하면 자주 사주셨어.」

「헤에─ 좋겠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해보고 싶을지도!」

철컥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배출구 덮개가 떨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그와 동시에 식욕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가 피어오른다.

아스나는 기대에 부풀어 배출구로 손을 뻗었다.

「다 됐다! 봐봐 주인님, 뜨거워! 나눠 먹자!」

둘이 밀착한 형태로 벤치에 앉아 뚜껑을 열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열어본 가라아게 상자 내용물은 예상보다 많았다. 중간 사이즈가 7개 정도 들어 있었다.

「이거 대박이야! 생각보다 크고 많이 들어있어!」

기뻐하며 가라아게 팩을 들어 올리는 아스나를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그녀가 정말 행복해 보여서 이쪽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혜자네. 이것만 먹어도 배부르겠어.」

「응! 그럼 얼른 먹자! 주인님도 아─!」

아스나가 건네준 가라아게는 아직 김이 나고 있어 뜨끈뜨끈했다.

방심하면 데일 것 같을 정도로 뜨거운 그것을 조심스레 입으로 가져갔다.

바삭한 튀김옷의 식감과 입안에 퍼지는 닭고기의 감칠맛.

오랜만에 먹는 레트로 푸드는 심플하면서도 어딘가 그리워 안심되는 맛이었다.

「음─! 맛있다!」

아스나는 눈을 반짝이며 정신없이 먹어 치우고 있다.

이런 심야인데도 과자부터 핫 스낵까지 차례차례 위장 속으로 집어넣는 젊음이 부러워졌다.

「맛있네. 이런 건 요즘 보기 힘들어졌으니까 정말 그리워.」

무기질적인 벤치에 앉아 둘이서 종이 상자에 담긴 뜨거운 가라아게를 집어 먹었다.

아무도 없는, 트럭의 중저음과 자판기의 허밍만이 울리는 심야의 휴게소.

냉동식품 특유의 짭짤함이 노스탤직한 공기 속에 녹아든다.

아스나가 없었다면 분명 평생 발을 들여놓을 일 없었을 장소였다.

그런 생각을 멍하니 하고 있자니 문득 아스나가 중얼거렸다.

「……왠지 쓸쓸하네. 여기만 시간이 멈춘 것 같아.」

「응?」

나도 모르게 되묻자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치만 다들 자는 시간인데 우리만 깨어있고, 이렇게나 즐거운걸. 치사하잖아.」

「치사하다고?」

「응! 우리만 세상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아서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즐거워!」

그 천진난만한 말에 나는 작게 웃었다. 닫힌 매점. 아무도 쓰지 않는 흡연실. 어두운 창유리에 비치는 우리들의 모습.

어른과 학생이 이런 깊은 밤에 단둘이서. 참으로 남부끄러운 사이의 두 사람이었다.

「그러게. 확실히 아무에게도 비밀인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아서 좀 두근거릴지도.」

「그치? 이게 바로 청춘!」

그녀는 만면에 미소를 띠며 마지막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청춘이라……. 분명 이런 게 청춘이겠지.」

「응! 지금이 최고야!」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숨을 내쉬며 벤치에 등을 기댔다.

밤이 깊어질수록 아스나의 천진난만함은 가속했다.

밤샘이 가져다주는 전능감이 그녀 본래의 밝음을 더욱 터뜨리는 모양이었다.

「슬슬 가볼까.」

나는 아스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녀의 눈이 이쪽을 향했다.

「응! 아직 바다에 도착도 안 했는데 이렇게 즐거워도 되는 걸까…… 루프물처럼 영원했으면 좋겠어!」

「너무 들떠서 바다 도착하면 지쳐 잠드는 거 아냐?」

「그땐 그때지! 만약 잠들더라도 분명 파도 소리를 들으면 벌떡 일어날 거야!」

그녀는 힘차게 일어나 내 손을 이끌었다. 우리는 다시 차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

휴게소를 나와 다시 어둠에 싸인 고속도로로. 멀리 깜빡이는 가로등만이 유일한 이정표처럼 늘어서 있었다.

규칙적인 리듬을 연주하는 타이어 마찰음과 중저음의 엔진 소리.

그것이 기분 좋아 자연스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저기, 주인님.」

아스나의 목소리에 의식이 깨어났다.

「응? 왜 그러니?」

「방금 말이야, 나 엄청난 생각 하고 있었어.」

「엄청난 생각?」

「응! 주인님, 정말 좋구나─ 하고!」

「푸흡!」

갑작스러운 고백에 나도 모르게 사레가 들렸다.

「아, 아스나!? 너무 갑작스럽지 않니?」

「그치만 사실인걸!」

아스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녀의 미소는 어둠 속에서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그래…… 고맙다.」

'좋아한다'는 말은 입 밖으로 내뱉는 것만으로 어떤 관계도 파탄 내버릴 듯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어디까지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는 걸까. 그 단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녀의 마음에 응해줄 수 없다. 선생님인 이상은 특히나 더.

학생과 어른이란 본래 그런 관계다. 그것은 어떤 때라도 잊어서는 안 될 철의 규칙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좋아한다'는 의미에 대체 어느 정도의 감정이 담겨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즐거운 것을 좋아하는 그녀에게는 단순한 인사 같은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애매하게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라? 주인님 부끄러워해? 부끄러워하는 거야?」

「안 부끄러워하거든...」

「에이─ 얼굴 빨간데!」

「안 빨갛다니까!」

「빨개─! 귀까지 빨간걸!」

아스나는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큭큭 웃었다. 그 미소는 역시 눈부셨다.

「그치만 주인님을 정말 좋아하니까. 그래서 이런 시간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돼.」

「……나도 그래.」

「아, 봐봐! 바다 보이기 시작했어!」

아스나가 가리키는 방향 끝에는 수평선으로 가라앉는 달이 보였다.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그 경치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웠다.

「정말이네. 예쁘다.」

「응, 정말 예뻐. 하지만 말이야, 주인님이 훨씬 더 예뻐!」

「그건 보통 내가 아스나한테 해야 할 말 아니니?」

「그런가? 그럴지도!」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갑자기 나에게 와락 안겨 왔다.

「자, 잠깐 아스나! 운전 중이야, 위험해!」

「지금은 이러고 싶단 말이야! 꽉 잡고 있을래!」

아스나는 나에게 매달려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의 숨결이 목덜미에 닿아 간지러웠다.

「정말, 어쩔 수 없구나…… 다 왔으니까 조금만 참아.」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찰랑거리는 감촉이 기분 좋았다.

「후후후, 주인님이 쓰다듬어 주는 거 좋아. 더 해줘.」

「네, 네.」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계속 쓰다듬었다. 잠시 후 그녀는 안심한 듯 평온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흐르는 야경의 빛 반사가 그녀의 긴 속눈썹에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평소의 천진난만한 그녀와는 다른, 조금 어린아이 같은 자는 얼굴에 넋을 잃고 보게 되었다.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

확실하게 밝아오는 저 멀리의 하늘이 이 시간이 영원하지 않음을 무정하게 들이대고 있으니까.

이윽고 목적지인 해안가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바닷가 주차장에 들어갔다.

천천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차는 완만하게 감속하며 멈춰 섰다.

엔진을 끄자 갑자기 차 안은 고요해졌다. 귀에 들리는 것은 아스나의 규칙적인 숨소리뿐이었다.

「아스나, 도착했어. 일어나렴.」

가볍게 어깨를 흔들자 아스나는 작게 신음했다.

「으응…… 주인님……?」

그녀는 실눈을 뜨고 이쪽을 보더니 금세 눈을 반짝였다.

「정말이다! 바다야!!」

「아직 좀 어두워서 잘 안 보이긴 하지만 말이야.」

「아니, 그래도 예뻐! 진짜 바다야!」

아스나는 차에서 내리더니 크게 기지개를 켰다. 바닷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흔들고 그녀의 향기를 실어 왔다.

그 향기에 이끌리듯 나도 차에서 내렸다.

「와아……!」

아스나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크게 기지개를 켰다. 새벽 전의 차가운 바닷바람이 그녀의 황금빛 머리카락을 세차게 휘날렸다.

아직 어두운 바닷가에 부는 바닷바람은 차가워 살을 찌르는 듯했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바다 냄새! 바다 냄새가 나─!」

눈을 반짝이며 로퍼를 난폭하게 벗어 던지고 맨발로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드는 아스나.

스커트가 젖는 것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 기색으로 첨벙첨벙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웃었다.

백사장을 뛰어다니는 그녀의 발자국이 밀려오는 파도에 차례차례 삼켜져 사라졌다.

그 광경은 완성된 회화처럼 아름다웠고── 그리고 몹시 불안정했다.

그 천진난만한 뒷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천천히 모래사장으로 내려섰다.

차가운 모래가 신발 밑창에 엉겨 붙는 감각에 그리움을 느꼈다.

「주인님! 이쪽으로 와!」

아스나가 양팔을 크게 벌리고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은 것만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떴다.

파도 소리가 우리의 존재를 긍정해 주는 것 같았다. 나는 이끌리는 대로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스나, 어두우니까 너무 멀리 가면 위험해.」

「……아하핫! 주인님 너무 느려 느려! 그러다간 파도한테 잡아먹혀 버릴걸!」

그녀는 즐겁게 웃으며 내 손을 끌었다.

「자, 잠깐 신발이!」

「신발 따위 신경 안 써도 돼! 자!」

「앗!」

강제로 끌려 들어가 정신을 차려보니 나도 발목까지 바다에 잠겨 있었다.

차가운 바닷물이 신발 속으로 스며들어 기분 나쁠 법도 한데, 그녀가 웃으며 나를 끌어당기니 저항할 마음도 사라졌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우리는 함께 웃었다.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헛디뎌 비틀거리면서도, 그래도 맞잡은 손은 결코 놓지 않았다.

그녀의 미소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모든 고민이 아무래도 상관없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님은 이렇게 누군가랑 노는 거 오랜만이지?」

아스나는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세차게 흔들렸다.

「그렇네. 요즘은 일 때문에 바빠서 좀처럼 시간을 못 냈으니까.」

「그럼 지금 마음껏 안 놀면 손해라구!」

그렇게 말하며 아스나는 내 팔을 잡아당겨 바다 안으로 달려 나갔다.

차가운 바닷물이 발목을 때리고 발을 헛디딜 뻔했다.

「와와! 아스나, 잠깐 기다려!」

「안 돼, 주인님! 자, 아스나를 꽉 잡고 있어!」

그녀는 내 팔을 꽉 쥐고 그대로 얕은 여울을 달리기 시작했다.

철썩이며 밀려오는 파도가 허벅지를 때리고 물보라가 얼굴에 튀었다.

신발도 바지도 흠뻑 젖어버렸지만 신기하게도 불쾌감은 전혀 없었다.

「와아, 바다가 이렇게나 차갑구나! 그래도 기분 좋아!」

그녀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파도와 장난쳤다.

나는 그녀에게 휘둘리며 그저 넋을 잃고 따라가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아스나는 정말 기운이 넘치네…… 못 따라가겠어.」

「아! 저기 뭐 떨어져 있어!」

아스나는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한 듯 해안가로 달려 나갔다. 나도 서둘러 뒤를 쫓았다.

그녀가 집어 올린 것은, 파도에 씻겨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조개껍데기 조각이었다.

아스나는 눈을 반짝이며 그것을 소중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예쁘다…….」

그녀는 꿈결처럼 중얼거리더니, 조개껍데기를 두 손으로 조심스레 감싸 쥐어 가슴팍에 품었다.

그 몸짓이 평소와 다르게 묘하게 순수한 소녀다워서, 나는 또다시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게 되었다.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황금빛 머리카락, 그 틈새로 살짝살짝 드러나는 맑은 옆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방금 전까지 천진난만하게 물장구를 치던 그녀와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주인님, 봐봐! 엄청 예쁘지 않아?」

아스나는 두 손에 고이 품었던 조개껍데기를 나에게 활짝 보여주었다.

투명감이 감도는 오렌지색 조각은 갓 밝아오는 희미한 태양 빛을 받아 마치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정말 예쁘네.」

「응, 완전 보물로 삼을 거야! 주인님과 함께라면, 이렇게 주운 조각도 뭐든지 반짝이는 보물이 돼버려!」

아스나는 그 작은 조개껍데기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인 양 스커트 주머니에 깊숙이 넣고는, 더없이 만족스럽고 해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가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나는 나도 모르게 심장이 철렁 내려앉으며 슬쩍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아스나는 아까 꾼 꿈속에서 어떤 걸 하며 놀았니? 엄청 즐거운 꿈이었다며?」

「꿈……? 아, 맞다, 꿈속에서도 바다에 갔었어! 그래서 눈뜨자마자 바다에 오고 싶었던 거야!

하지만…… 구체적인 건 다 잊어버렸어. 그래도 왠지 엄청 즐겁고 가슴이 벅찼던 것만은 확실히 기억나! 내용은 기억 안 나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 팔에 착 매달려 왔다.

밀착된 곳에서 전해져 오는 그녀의 젖은 체온에 가슴이 불규칙하게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다.

나는 어른으로서 평정심을 가장하면서도, 내심 그 요동치는 파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온기가, 규칙적인 고동이 옷자락 너머로 다이렉트하게 전해져 온다.

그 감각에 내 위태로운 이성이 소리 없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이대로 이 손을 잡고, 그녀와 함께 아무도 모르는 어디론가 아득히 멀리 가버릴 수 있다면──

그런 어리석고도 달콤한 유혹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는.'

나는 보이지 않게 천천히 고개를 저어, 그 불순한 잡념을 필사적으로 떨쳐냈다.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려야 해. 나는 어른이고, 그녀를 올바르게 이끌어야 할 '선생님'이니까.

그렇게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며 그녀가 자연스레 떨어지기를 기다렸지만,

그녀는 내게서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서서히 내 가슴팍으로 온 체중을 깊게 실어 왔다.

「……아스나?」

「저기, 주인님. 파도는 왜 계속 밀려오고 멈추지 않는 걸까.」

불쑥, 아스나가 물었다. 그녀의 말은 언제나 그렇듯 돌발적이고 맥락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어딘가 깊고 함축적인 의미가 단어 사이에 숨겨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내 마음속 무언가를 조심스레 확인하려는 듯한 묘한 말투였다.

「……글쎄. 나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네.」

나는 애써 건조한 대답을 돌려주었다. 그것이 올바른 정답이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녀에게 그 이상의 다정한 말을 건넬 자격도, 용기도 없었다.

아스나의 얼굴을 슬쩍 훔쳐보았다. 그녀는 평소의 그 해맑음은 지운 채,

파도치는 바다를 응시하며 조금 쓸쓸하고 먹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분명 누군가를 간절히 찾고 있어서 그럴 거야.」

「찾고 있다고?」

「응. 아무리 손을 뻗어도 계속 닿지 않는 누군가에게, 어떻게든 닿고 싶어서 저렇게 끊임없이 소리 지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파도를 타면 탈수록, 언젠가는 그 사람 곁으로 멀리 갈 수 있다고 믿는 거야.」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 목소리는 평소의 밝고 통통 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어딘가 깊은 우수와 애틋함을 띤 것이었다.

나는 묵묵히, 그녀의 조용한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우리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찾아왔다. 오직 철썩이는 파도 소리만이 두 사람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빈틈을 메우고 있었다.

하늘은 깊은 남색에서, 어느새 투명감이 감도는 맑은 셀룰리안 블루로 변해가고 있었다.

해수면은 그 옅은 아침의 빛을 반사하며, 어두운 납빛에서 반짝이는 유리 조각 같은 표정으로 시시각각 변질되고 있었다.

마법 같았던 우리의 밤이, 끝나가고 있다.

이윽고,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주인님.」

진지하고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파도 소리에 스며들어 녹아내릴 듯한, 한없이 투명한 목소리였다.

「만약, 말이야. 우리가 동갑이고, 같은 반 옆자리에 앉은 평범한 친구였다면…… 우리는 여기서부터 더 멀리 갈 수 있었을까.」

「……멀리?」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나도 모르게 되묻자, 그녀는 바다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바다의 얕은 여울 너머는 발이 푹 빠져버리니까 더 이상 못 가잖아? 그러니까 '학생'인 지금의 아스나들은 발이 닿는 딱 여기까지.

하지만 만약, 아스나랑 선생님이 물고기였거나 우리가 탈 수 있는 튼튼한 배가 있었다면, 저 깊은 바다 저편까지 계속 갈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아스나?」

「아니, 그런 동화 같은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러니까, 아침이 밝아도 억지로 샬레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장소라든가……

나중에 내가 진짜 어른이 되어도, 지금 이대로 쭉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미래라든가. 그런 의미! 그런 의미의 '멀리'.」

그녀가 내게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그 절실한 의도를 나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지금의 우리에게는, 절대로 손이 닿지 않는 평행세계의 아득한 이야기였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두 사람 사이에 무겁게 떨어진 침묵을 다급하게 메우듯 울려 퍼졌다.

천천히, 그녀가 고개를 돌려 다시 이쪽을 돌아보았다.

새벽 바닷바람에 잘게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에는, 평소의 장난기 따위는 전혀 없는,

몹시 뜨겁고도 절실한 연정의 빛이 서려 있었다.

「……저기, 말이야. 아까 내가 주인님을 좋아한다고 말한 건, 말이지.」

이 비일상적이고 낭만적인 밤이, 그녀 안에 단단히 걸려 있던 '학생'이라는 제동 장치를 헐겁게 풀어버린 것일까.

그녀는 지금 한 명의 사랑에 빠진 무방비한 소녀로서, 나에게 가장 결정적인 마음을 고하려 하고 있었다.

파도 소리에 덮여 지워질 듯한, 애처롭게 떨리는 목소리.

──제발, 말하지 말아줘.

나는 몹시 차갑게 얼어붙은, 어른으로서의 이성만으로 오직 그것만을 간절하게 염원했다.

만약 그 뒷말이 명확한 언어가 되어 내 귓가에 닿아버린다면, 나는 어른으로서 올바르고 단호하게 그것을 거절해야만 한다.

그것은 이 순수한 그녀를 돌이킬 수 없이 상처 입히고,

그녀의 눈부신 청춘의 한 페이지를 비참하게 끝내며,

지금의 이 완벽하고 기분 좋은 신뢰 관계성을 영원히 망가뜨리고 만다.

그래서 나는, 파도가 밀려오는 우리의 발밑에 두껍고 차가운 경계선을 긋기로 했다.

어른과 아이를 가르는,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금단의 선을.

그리고 동시에, 이토록 눈부신 그녀를 사실은 나 또한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어버린,

못나고 비겁한 어른인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최악의 자기방어를 위한 선을.

그러니 끝까지 말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녀가 그 뒷부분을 언어로 자아내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이 아이를 지키기 위한, 어른으로서의 마지막 책임.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일선. 설령 그것이 그녀의 첫사랑을 짓밟는 아무리 잔혹한 일일지라도.

나는 아스나의 떨리는 말을 다급히 가로막듯,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내 검지 손가락을 살며시 대고는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숨 막히는 침묵을 이어받듯, 나는 철저히 '어른'으로서의 모범적인 답을 입에 올렸다.

「……그러게. 아스나의 말대로, 분명 어디까지든 아득히 멀리 갈 수 있었겠지. 하지만……

나는 아스나의 '선생님'이 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어.

내가 어른이고, 아스나가 나의 학생이었기에…… 지금 여기서, 이 시간에 이렇게나 멋진 새벽 바다를 함께 보고 있는 거니까.

이건 그 어떤 다른 먼 미래의 가능성에도 지지 않을 만큼, 내게는 눈부시게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

나의 그 철저히 선을 긋는 말에, 그녀는 눈동자를 미세하게 떨며 아주 조금 슬픈 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체념한 듯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 그렇구나. ……그렇구나.」

그녀는 내 손가락 너머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발밑의 모래사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표정은 떠오르는 태양의 역광에 가려져, 내게는 더 이상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오늘 함께 본 이 아름다운 경치는, 지금의 아스나와 나이기에 비로소 볼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우리는 이걸로, 지금 이대로 충분히 완벽한 거야.

만약 내가 아스나의 동급생이었다면, 나 같은 평범한 녀석은 분명 아스나와 이렇게 한밤중에 같이 바다에 오거나 하지는 못했을지도 몰라.

왜냐하면…… 아스나는 너무나 눈부시게 멋진 아이니까.」

그것은, 그녀의 순수한 마음을 향한 잔혹할 정도로 다정하고 완벽한 작별 인사였다.

마침내 태양이 수평선 위로 완전히 그 붉은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에서 모호했던 그림자가 일제히 사라지고, 우리의 아슬아슬했던 감정마저 모든 것이 백일하에 낱낱이 드러난다.

소설핫산) 밤의 종착점, 얕은 여울의 꿈 (잘림방지)

(잘려서 여기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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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4.24번역

소설핫산) 밤의 종착점, 얕은 여울의 꿈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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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arabesque_38작가
게시물 33개
난DC
난쟁이새매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4.24 18:30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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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나
ㅇDC
ㅇㅇ126.04.24

우우 쓰레기 한번만 대줘라

난DC
난쟁이새매작성자26.04.24
디시콘
ㅇDC
ㅇㅇ226.04.24

핫산 고생하셨음 본인 연구결과 메모장으로 23000자 HTML코드로 37000자까지는 봐 주던

난DC
난쟁이새매작성자26.04.24
디시콘
ㅇDC
ㅇㅇ326.04.24

소설핫산은개추야

난DC
난쟁이새매작성자26.04.24
디시콘
ㅇDC
ㅇㅇ426.04.25
디시콘
ㅇDC
ㅇㅇ526.08.24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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