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글자수 53282
번역 끊긴지 2년 지났길래 댓글로 요청받은김에 핫산했습
오타·오역 지적 환영
루비문자는 단어[윗첨자] <- 이렇게 표기함
다음에 번역할 소설 추천받습니다
--------
………………………
연구소에 들어온 사야는 바로 해독제를 조제한다.
한 번 만든 조제법은 기본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듯, 아무것도 보지 않고 여러 약품을 계속 섞어간다.
「…좋아! 완성한 것이다!」
플라스크 안에 파란색과 보라색이 마블 모양으로 섞인 액체가 만들어진다.
「자자, 선생님! 쭉 마시는 것이다!」
「…으, …응.」
「…이거 진짜 마셔도 괜찮은 거야~?」
각자 수상쩍은 표정을 짓는 가운데 선생님이 플라스크를 기울여 액체를 전부 마신다.
「……어떤 것이냐?」
「…맛없어….」
「아니, 맛 감상이 아니라…」
하지만 전부 마신 뒤, 한참이 지나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상한 것이다.」
「우와~, 조제 잘못한 거 아니야~」
「그럴 리 없는 것이다! 개발자인 이 몸이 만들었으니까 틀림없는 것이다!
……아마도.」
「자신 없으면 다시 만들어~」
머리를 긁적이는 사야.
「으음… 혈중 성분을 측정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장소에 측정할 수 있는 기재는…」
「듣자하니 트리니티의 스미 세리나가 발병 직후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 거야.
미소노 미카, 연락처 가지고 있어?」
「아쉽네☆ 구호기사단이랑은 미네 단장님하고만 연락처 교환했어☆」
「연락망 같은 것도 없어?」
「나기짱이라면 갖고 있겠지만, 나는 귀찮아서 안 갖고 있어☆」
「……너의 그런 사고방식이 부러워지는걸.
뭐 좋아. 아오모리 미네를 통해 스미 세리나에게 연결해 달라고 하자.」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히나.
「…?
잘 모르겠지만 세리나 누나를 부르면 되는 거야?」
「아, 그렇네☆ 선생님이라면 모든 학생 연락처를 가지고 있잖아☆」
「어라? 근데 방해될까 봐 태블릿은 샬레에 두고 왔는데?」
「아니. 아마 괜찮을 거야!
세리나 누나!」
「네! 선생님의 세리나입니다♪」
연구실 문이 열리고 세리나가 나타난다.
「우와아아아아!! 언제 온 것이냐!?」
「…으헤~, 시로코쨩이 말한 게 진짜였구나~.
좋겠다~. 우리한테도 세리나쨩 있었으면 좋겠다~.」
「아, 아하하…. 그것보다, 발병 직후 선생님 혈중 데이터가 필요하신 거죠?
혈액 검사 데이터를 가져왔습니다!」
「아, 고마운 것이다….」
세리나가 내민 USB 메모리를 받는다.
「그럼, 또 뭔가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세리나는 문 앞에서 깊이 고개를 숙인 뒤, 연구실에서 나간다.
「…뭐 어쨌든 데이터는 손에 넣은 것이다.
바로 검증을 시작하는 것이다.」
……………
「……원인을 알아낸 것이다.」
노트북 화면과 씨름하던 사야가 호시노를 불러 이야기한다.
「이번에 사용된 약, 이 몸이 개발한 것과는 조금 다른 것이다.」
「….엣, 그런 거야?」
호시노가 조금 놀란다.
「성분은 거의 똑같지만, 일부만 이 몸의 것과 다른 수치를 보이는 것이다.」
여기, 여기, 라며 사야가 화면을 보여주며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으헤~, 아저씨는 노안이라 잘 안 보여~.」
「젊은 나이에 생기는 노안이 아닌 이상 아직 노안이 올 나이는 아닌 것이다…
뭐 결론을 말하자면 제조법이 다른 것이다.
이 몸은 아까 보여준 것처럼 각종 수용액을 이용해 조제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쪽이 사용하는 약품 종류 면에서도 독성을 낮게 억제할 수 있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선생님 혈중에서 미량의 황이 잔류한 흔적이 있으므로, 사용된 약품은 전구체를 기화시킨 뒤 황으로 무독화하는 방법을 취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다만, 황 자체도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 발짝만 잘못 디디면 독성이 강하게 잔류할 위험을 동반하는 대신, 수용 매체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고순도이면서 고농도의 약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으헤~」
아마도 상당히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호시노에게는 도통 알 수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효과가 같다면 말이야~, 제조법이 달라도 같은 해독제로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는 안 되는 것이다.
적어도 이 몸은 사용하지 않은 황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지 않으면 완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해독제는 만들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수도는 정화되어 버렸고, 샘플이 없으니 꾸준히 시행착오를 거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야는 절망과 사과, 두 가지 마음이 담긴 표정을 짓는다.
「…해독제가 완성될 때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것이다….
모처럼 지켜줬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
사야가 호시노에게 고개를 숙인다.
「으헤~… 그러지 마~.
자~, 얼굴 들어~?」
호시노가 사야의 어깨를 토닥인다.
「아까 선생님에게 만들어준 해독제도 그렇고, 지금 분석도 그렇고.
사야쨩은, 사야쨩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주고 있잖아~.
너무 자신을 낮추지 마~?」
「하지만… 하지만… 개발자인 이 몸이… 이렇게……」
사야가 떨리는 목소리를 쥐어짜낸다.
「이 약은 건강에 해로운 건 아니잖아~?」
「…응. 극미량의 황이 검출되긴 했지만, 문제없는 수준인 것이다.」
「그럼 괜찮아! 시간은 넉~넉하게 있어~.
별로 연방 학생회한테 오늘 안에 어떻게 하라고 들은 것도 아니고 말이야~.
이 다음에도 가야 할 곳도 있고.」
호시노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금 떨어진 곳에서 놀고 있는 3명에게 말을 건다.
「들었어? 약 완성될 때까지 시간 걸리니까, 먼저 매화원 쪽으로 갈까~.」
「오케이☆」
「알겠어.」
「…왜 그렇게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냐?
이 몸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데…」
사야가 눈물을 흘리며 엉망이 된 표정을 보인다.
「사야 누나 울보네! 괜찮아! 울지 마!」
선생님이 총총 사야에게 다가가 까치발을 들고 사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으읏……… 선생님….」
「선생님~? 사야쨩이 이제부터 선생님을 위해서 약 열심히 만들 거래~.」
「그런 거야! 날 위해서 고마워!
착하다! 옳지 옳지.」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치 포효와 같은 소리를 내며 우는 사야.
「하지만 조~금 시간이 걸리니까~, 먼저 다른 곳에 갔다가 다시 여기로 돌아오자~.」
「응! 알았어!
그럼 사야 누나도 "약속"!」
선생님이 쓰다듬는 것을 멈추고 사야에게 작은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훌쩍… 약속?」
「응! 약, 열심히 완성해줘!
나도 열심히 할 테니까!」
「…하하……… 응. 반드시 빨리 완성해 보이겠다.」
사야도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작은 선생님의 새끼손가락에 건다.
「선생님도 부디, 가는 길 조심하는 것이다.」
…………………………………
「선생님. 괜찮아? 피곤하지 않아?」
「응! 아직 괜찮아! 히나 누나!」
매화원 안.
이번엔 히나와 손을 잡은 선생님이, 활기차게 대답한다.
「전부터 생각했지만, 선생님은 정말 체력이 좋네~.
아저씨는 이제 지쳐 쓰러지겠어~…」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전혀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은 것 같은데.」
「으헤~, 히나 쨩은 눈치가 빠르네~…」
이런저런 일들로 매화원에 도착하여,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예상 이상이네.」
평소, 책상이 놓여 있을 교실에는 이불이 가득 깔려 있고, 비좁은 공간에 십여 명의 1살 전후의 아이들이 누워 있거나 뛰어다니거나, 울고 소리치는 대합창을 벌이고 있었다.
「아이, 착하다, 착해, 착해, 착하다~!」
앞뒤로 아기 띠와 포대기로 두 명의 아기를 업고 안은 소녀가, 필사적으로 다른 아기를 달래고 있다.
「…앗! 죄송합니다…. 미처 못 봤어요….」
소녀가 이쪽을 알아챘지만, 양손을 아기에게 잡혀 있어 떼지 못하고 있다.
「저기…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였죠.」
「그런 건 나중에 해도 괜찮아~.
스노하라 슌 쨩, 맞나?
그것보다 우리가 도울 일 없어~?」
호시노는 장비를 복도에 두고, 교실 안을 둘러본다.
「네? 괜찮으시겠어요…?
여러분은 약 때문에 오신 줄 알았는데….」
「그렇긴 하지만 이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만큼 냉혹하진 않아.」
「나 아기 보는 거 처음이야! 꺄아☆ 귀여워☆
저기저기, 어떻게 달래면 돼?」
「……죄송합니다… 살았어요.
실은 아직 이 아이들 점심밥을 못 만들었어요….」
「…으헤~, 그럼 이 아이들 배고파서 울고 있는 거구나. 즉석 이유식 같은 건 없어?」
「그게… 매화원은 이 나이 아이들을 돌보는 걸 전제로 하지 않아서, 식생활 교육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서 즉석 이유식 같은 건 없어요….
식재료는 있으니, "요리"해 주시면….」
슌이 미안한 듯 시선을 떨군다.
「으헤~, 나는 간단한 요리나 서바이벌 음식밖에 만들어 본 적 없는데~.」
「나는 도시락 정도는 만들 수 있지만, 이렇게 작은 아이들 음식은 아무래도….」
「트리니티는 급식이 잘 나와서, 만들어 본 적 없어~☆」
「그럼, 내가 만들게!」
모두가 백기를 드는 가운데, 선생님이 힘차게 손을 든다.
「…실례지만, 저 아이는…?」
「아, 슌 쨩은 뉴스 볼 시간이 없었겠네~.
이 아이는 "선생님"이야.
물론 선생님으로서의 기억은 지금 없고, 키보토스에 오기 전 5살 때까지의 기억밖에 없지만~.」
「…네엣!? 그 선생님이라고요!?」
슌이 놀란 목소리를 낸다.
「…아뇨, 이런 상황이니 선생님이 그렇게 되어도 이상하지 않죠….
그런데 선생님은 요리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 없는데….」
「응! 나보다 작은 아이들을 돌본 적도 있고, 그 아이들 밥도 만들어 줬어!」
「………네…」
호시노 씨는 선생님이 5살 때까지의 기억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이 나이에 이미 요리를 하셨다고?
게다가 지금 선생님보다 더 작은 아이들을 위해서?
게다가, 그 아이들도 돌봤다고?
당신은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살아오신 건가요…?
「주방, 어디야?」
타박타박, 복도로 나서는 선생님.
「아… 선생님! 주방은 오른쪽에 있어요!」
「하아… 나는 선생님을 도와주러 갈게.
스노하라 슌은 움직이지 못할 테고, 요리 경험은 내가 제일 나을 것 같고.」
「으헤~, 그럼 부탁할게~.」
히나는 선생님을 뒤쫓아 교실을 나선다.
「그런데, 슌 쨩.
연방학생회의 정보에 따르면 여동생인 코코나 쨩도 교관으로서 여기에 있을 텐데~?
아까부터 모습이 안 보이네~?」
「…………!」
움찔하는 효과음이 들릴 정도로, 슌의 어깨가 크게 들썩인다.
「…어라, 물어보면 안 됐나?
혹시 여동생에게 무슨 일 있었어?」
「……아뇨…….
다른 방에 틀어박혀 있을 거예요…….」
슌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어라~… 몸이라도 안 좋아졌나~?」
「…그런 게 아니에요.
………잘못한 건 저예요….」
슌의 눈동자와 목소리가 눈물로 젖는다.
「……싸움……해 버렸을 뿐이에요….」
「……그렇구나.」
「….……………」
「………진정되면, 같이 찾으러 가자?」
「……………네….」
……………………
「………………훌쩍」
매화원의 여러 교실보다 조금 작은 방.
"상담실"이라고 적힌 그 방에, 틀어박힌 한 소녀의 모습이 있었다.
「………슌 언니는 정말 싫어…」
스노하라 코코나.
스노하라 슌의 여동생이며, 어릴 때 월반하여 교관이 된 재능 있는 아이는 지금, 그 방의 문 앞에서 쪼그려앉아 말 그대로 작게 움츠리고 있다.
이 방은 코코나가 좋아하는 공간이다.
어떻게 하면 원생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까.
기획의 시행착오나 교육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자주 슌과 상담하곤 했다.
원생들뿐만 아니라 교관들끼리 상담하는 장소이기도 했으니까.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살려줘…….」
…………
거슬러 올라가 몇 시간 전
지금과 변함없이, 지옥 같은 돌봄을 하던 슌과 코코나 두 사람.
발병한 어제부터 계속, 잠도 못 자고 아기가 된 원생들을 돌보고 있었다.
「……슌 언니, 이 상황 언제까지 계속될까….」
「……괜찮아. 분명 곧 선생님이 와 주실 거야….」
현룡문에는 일찌감치 도움 요청을 했지만, 산해경 전체의 문제 해결로 인력이 부족한 모양이다.
역시 피로가 쌓여서, 미안하지만 모모톡으로 선생님께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장이 없다.
「………선생님이 와도 그 사람이 아기 돌보는 걸 할 수 있을까?
……평소에는 꽤 칠칠치 못해서 그렇게 안 보이는데….」
「…인력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야.」
「……최악의 경우, 우리끼리 어떻게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매화원의 교관이잖아?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어.」
「……그래도….」
「………………………………………….」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내뱉어 버리는 코코나.
그 말은 슌의 부정적인 감정을 간신히 막고 있던 "교관"으로서의 책임감과 "언니"로서의 자아에 금이 가게 하고, 마침내 무너뜨리고 만다.
「…………………뭐냐고 대체…….
나도 힘들다고! 졸리다고! 다 내팽개치고 싶다고!」
「……어, 언니…?」
슌의 갑작스럽게 격한 감정을 토로하자 당황하는 코코나.
「하지만! 나는 "교관"이야!
이 아이들 모두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어!
직무를 포기한다는 건 이 아이들의 목숨을 포기하는 것과 같아!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너는 어때!」
「나, 나도 교관이라고!!」
「과연 그럴까!
아까부터 불평만 늘어놓고 손은 안 움직이잖아!
교관이라면 좀 더 책임감을 가져!」
한 번 터져 나온 감정은 탁류처럼 거세지며 멈추지 않았다.
「이, 이건! 평소에도 작았는데 더 작아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 거야!」
「그렇게 변명만! 평소에도 그래!
요리도 언제쯤이면 나만큼 만들 수 있게 될 거야!
나만 만들고 있다면 "둘이 있을 의미가 없잖아"!
그럴 바엔 차라리 "방해하지 마!"」
「……읏!」
슌에게서 나온 말이 코코나의 머릿속에서 반복된다.
"둘이 있을 의미가 없어"
"방해하지 마"
미숙하다는 건 자기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빨리 성장해서 슌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매일 열심히 하고 있는 코코나에게, 그 말은 어떤 칼날보다도 깊고 크게 상처를 주는 것이었다.
「……우으……흐윽……슌… 언니……바보!!!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굵은 눈물을 흘리며, 비통한 절규를 지르며 교실에서 뛰쳐나가는 코코나.
「……아…」
찬물을 머리부터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다.
「…나……나는……무슨 짓을……
코……코코나……쨩….」
하지만 내뱉은 말을 후회해도 이미 늦었고, 슌 한 명과 원생들이 남겨진 교실에는, 두 사람의 싸움을 듣고 더욱 격해진 울음소리만이 울려 퍼질 뿐이었다.
………………………
「"카레"! 만들 거야‼」
주방에서 냉장고와 식료품 창고에 있는 식재료를 확인한 선생님은 싱크대에서 손을 씻으며 소리 높여 선언한다.
「…카레? 저런 어린 아이들에게 매운 걸 먹여도 괜찮을까?」
양파, 당근, 감자, 카레 루… 등등.
선도부원 코트 같은 겉옷을 벗고 와이셔츠 위에 앞치마를 두른 히나는 의아해하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식재료를 식료품 창고에서 골라온다.
「괜찮아! "엄마"가 가르쳐 준 방법이라면 맵지 않고 어린아이도 먹을 수 있어!」
「헤에, 선생님 어머님이 직접 전수해 주신 레시피가 있구나.
뭐, 요리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니까 선생님을 믿을게.」
히나는 고른 식재료를 들고 중앙에 놓인 커다란 스테인리스 작업대 위에 올려놓는다.
마침 좋은 발판을 발견했기에 스테인리스 작업대 옆에 두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히나 누나, 고마워!
…아, 미안해! 이거 말고 이거 쓸 거야!」
히나가 가져온 식재료를 힐끗 본 선생님은 카레 루를 카레 가루로, 감자를 호박으로 바꿔치기한다.
「꽤, 꽤 본격적으로 하네….」
「루라는 걸 쓰면 "매움"이랑 "맛"이 너무 강해지니까 꼭 이걸 쓰라고 "엄마"가 말했어!
그리고 호박을 넣으면 달고 부드러워진대!」
「그렇구나….」
긴 소매를 걷어 올리고 긴 머리를 뒤로 하나로 묶은 뒤, 히나도 선생님을 따라 싱크대에서 손을 씻는다.
마치 요리 교실이라도 수강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선생님. 나는 뭘 하면 돼?」
히나는 씻은 손을 수건으로 닦으며 묻는다.
「그럼, "야채" 썰어줘!」
선생님이 사다리에 올라가 높은 곳에 있는 찬장에서 칼과 감자칼을 두 개씩 꺼낸다.
역시 교육 기관이다.
원아들이 장난으로 손대지 못하도록 칼날류는 높은 곳에 숨겨둔 것 같았다.
「손! 다치지 않게 조심해!」
「후후… 네에♪」
그중 한 세트를 받는 히나.
한두 발의 총알에도 거의 상처를 입지 않는 키보토스 사람에게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귀여운 충고는 고맙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럼! 나는 밥 지을 테니까,
히나 누나는 당근이랑 양파랑 호박을 이 고기랑 비슷한 크기로 썰어줄래?」
선생님이 냉장고에서 다진 고기를 꺼낸다.
「다진 고기 정도 크기? 꽤 작게 써는구나.」
「응! 그래야 먹기 편하고 부드러워지기 쉽다고!」
「흠… 여러 가지로 신경 쓰는구나….」
히나는 도마 앞에서 칼을 쥐고 일단 양파를 집는다.
머리와 뿌리 부분을 잘라내고 칼로 양파를 반으로 잘라 껍질을 벗긴 뒤, 가로와 세로로 잘게 칼집을 넣고 토독토독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다진다.
「와아! 히나 누나 잘한다!」
「뭐, 뭐 도시락은 매일 만드니까….」
「그렇구나! 대단하네!」
「…////////」
선생님은 식재료 손질을 히나에게 맡기고 구멍이 촘촘히 뚫린 반투명 볼을 들고 주방에 설치된 쌀통으로 향한다.
「음… 먹는 사람 수가 "평소"보다 몇 명 많더라?
하나, 둘, 셋, 넷……… 많아!」
세는 것을 포기한 선생님은 볼을 쌀통에 놓고 3홉 버튼을 세 번 누른다.
그러자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총 9홉의 쌀이 볼에 담긴다.
「영… 차!」
많은 양의 쌀이 담긴 볼을 간신히 들어 올려 싱크대로 옮긴다.
「…선생님? 힘쓰는 일이라면 내가 바꿀까?」
「아니! 괜찮아!
근력 운동?이 돼서 튼튼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엄마"가 말했으니까!」
「…그, 그래.」
(선생님 댁은 신체적인 육성도 제대로 했구나….
그에 비해 "어른"인 선생님은 조금 마른 인상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히나가 하는 동안 익숙한 모습으로 쌀을 벅벅 씻고 몇 번이고 물로 헹구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 후 가정용보다 큰 업무용 밥솥의 속뚜껑에 쌀과 1.5배인 13.5홉 분량의 물을 붓고 뚜껑을 닫아 취사 스위치를 누르려고 하는데….
「으음?」
「…? 선생님? 왜 그래?」
히나가 다지던 손을 멈추고 가볍게 손을 닦으며 상황을 보러 간다.
「평소에 쓰던 거랑 달라…」
「아아, 그런 거구나. 잠깐 보여줄래?
……아마 이 버튼으로 메뉴를 바꾸고, 이쪽 버튼으로 취사 시작…일 거야.」
「와아! 히나 누나 대단해!」
「별, 별로, 그냥 그럴 것 같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 그것보다 이대로 취사 시작해도 돼?」
「아! "죽" 있어?」
「죽?……아아, 있네.」
「그럼 그걸로 부탁해!」
「응, 알겠어.」
히나가 삑! 하고 버튼을 누른다.
「처음엔 약하게 중간엔 강하게➰♪
아기가 울어도 뚜껑 열지 마➰♪」
「…후후, 선생님? 지금 그거 뭐야?」
「맛있게 밥이 되는 주문!
히나 누나도 같이!」
「에, 에에…?」
「자, 간다➰?」
「처음엔 약하게 중간엔 강하게➰♪」
「처, 처음엔… 약하게… 중간엔 강하게…」
「아기가 울어도 뚜껑 열지 마➰♪」
「아, 아기가… 울어도 뚜껑… 열지 마ー//////」
……………………
「까꿍………짠☆」
「꺄꺄」
「꺄ー☆ 웃는 얼굴 귀여워ー☆
이쪽 아이는… 자! 간질간질간질간질ー☆」
「꺄하하하하하하!」
미카는 현재 원아들 중에서도 특히 어려진 1살도 채 안 된 아기들을 돌보고 있었다.
「미카는 아기를 정말 좋아하네➰」
「데헤헤헤ー!」
「오➰, 많이 그렸네➰ 어디 보자➰.」
호시노가 담당하는 1살이 막 지난 아이들이 종이에 마음대로 그린 낙서를 보고 있다.
「우와➰, 잘 그렸네➰.
고양이인가?」
「멍멍💢」
툭툭
「어이쿠➰ 미안 미안… 강아지였구나…」
「우ー!」
「응? 아➰, 낙서가 많아서 그릴 곳이 없어졌네➰.
슌쨩➰, 낙서해도 되는 종이는 어디 있을까➰?」
「그거라면 벽 쪽에 세워둔 교탁 안에 예비용 도화지가 들어 있어요!」
「오케이➰」
호시노가 일어나 교탁으로 향하려 한다.
「우ー!」
「응➰?…… 잠깐!?」
원아 중 한 명이 검고 두꺼운 철판 같은 것을 가져온다.
삼각형과 "IRON HORUS"라는 글자가 그려진 그것은 호시노의 방패였다.
「얘들아… 그건 위험해➰?」
평소와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도 눈 깜짝할 사이에 원아의 등 뒤로 돌아가 부드럽게 원아의 손가락을 풀고 방패를 빼앗는다.
「아아, 이게 무슨 짓이에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호시노에게 연신 사과하는 슌.
「괜찮아 괜찮아➰, 장비를 복도에 놔둔 내가 잘못이지➰.
총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어디 좋은 데 둘 곳 없을까➰?」
「그거라면 복도에 설치된 사물함을 사용하세요.
다이얼 잠금식이라 교관용 총 등을 넣어두는 데 썼어요.」
「그럼 말씀대로 할게➰. 미카 거랑 히나 것도 같이 넣어둘게➰.」
「오케이☆」
호시노는 방패를 넣으려 하지만,
「우ー💢」
「응➰, 놓아주질 않네➰…」
원아 중 한 명이 호시노의 옷을 잡고 놓으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아저씨 방패가 마음에 들었어➰?」
「우ー!」
「…곤란한데➰….
이 방패는 아저씨 목숨만큼 소중한 거라 장난감으로 쓰이는 건 좀➰…」
「이놈! 떼쓰면 안 돼요!」
「우ーーーー‼‼」
슌에게 혼나도 원아는 고집을 꺾지 않는다.
게다가 원아는 손에 든 크레용으로 연신 그림을 그리는 시늉을 한다.
「응➰?…혹시 아저씨 방패에도 그림 그리고 싶어➰?」
「……(끄덕끄덕)」
원아는 고개를 두 번 끄덕인다.
「………뭐, "그 사람"이라면 기꺼이 그리게 하겠지.」
호시노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이놈💢 계속 그러면 화낼 거예요💢」
「…고마워, 슌쨩. 하지만 괜찮아.」
「하, 하지만….」
「좋아! 그릴 곳은 많으니까➰! 마음껏 그려➰?」
그렇게 말하며 호시노는 방패를 조작해 세 번 접힌 상태에서 펼친다.
「오ーーーーー!」
「우헤헤➰, 놀랐어?」
호시노는 방패에 장착된 샷건의 탄환을 모두 제거하고 교실 중앙에 놓는다.
「와ーーー!」
그 모습을 본 원아들은 방패에 몰려들어 여기저기에 크레용으로 마음대로 그리기 시작한다.
「…죄송합니다, 호시노 씨….」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까지 격식 차리지 않아도 돼➰.
아까도 말했지만, 계기는 내 관리 부실이었으니까.」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슌을 손으로 제지하는 호시노.
「꽃ー!」
「오➰, 예쁘네➰」
「부릉부릉!」
「이쪽은 차인가➰, 멋있네➰」
「물고기ー!」
「오! 이건 고래인가?
좋네➰ 아저씨도 고래 좋아해➰」
「응응!」
「……아➰, 응가는 그리지 말아줘➰.」
「모두 기다렸지ー! 밥, 다 됐어ー!」
선생님과 히나가 쟁반을 들고 또각또각 교실로 들어온다.
쟁반 위에는 작고 하얀 타원형 접시에 담긴 카레가 여러 개 놓여 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도 옮길게요!」
슌은 선생님 곁으로 달려간다.
「이건…… 카레인가요? 조금 맛봐도 될까요?」
「좋아ー!」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숟가셔츠를 들고 쌀과 카레를 조금 떠서 입에 넣는다.
「……이건… 놀랍네요….
이 쌀은 진밥이군요.
죽 직전의 부드러움이라 1살 미만의 아이도 먹을 수 있어요.
카레는 매운맛이나 향신료의 자극은 거의 없고 오히려 호박의 단맛이 느껴질 정도의 순한 맛.
……하지만 맛있어요, 부드러운 맛이 나요.
채소도 잘게 다져진 데다 푹 익어서 씹지 않아도 스르륵 부서질 만큼 부드럽고 먹기 편해요.
……완벽해요.」
「야호ー!」
「후후… 잘 됐네, 선생님.」
히나가 선생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고마워 히나 누나!
하지만 히나 누나도 열심히 했으니까 보답이야!」
「에? 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잠깐…/////」
선생님도 발돋움하여 히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레시피는 히나 씨가 알아보셨나요?」
「…아니야. 나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식재료를 썰었을 뿐이야.
과정의 절반 이상은 선생님이 했고, 거의 선생님이 만든 거나 마찬가지야.
딱히 메모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왠지 익숙하게 만드는 것 같아.」
「…이 조리법은 이유 완료기 전후의 아이용.
즉 "이유식" 레시피예요.
선생님, 대체 어디서 이 레시피를…?」
어른인 선생님이었다면 아직 이해가 간다.
아이가 있어서 육아 경험이 있었을 가능성을 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선생님은 기억도 5살 아이.
평범한 요리조차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왜 이유식 레시피를 알고 있는 걸까.
왜 그 나이에 이미 "그 경험"이 있는 걸까.
「전부 "엄마"가 가르쳐 줬어!」
「선생님 어머님이?」
어머니에게 배웠다고?
이렇게 작은 아이에게 어머니가 이유식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고?
……모르겠다. 상황을 알 수 없다.
작은 동생이 있어서 돌보기를 좋아하는 선생님이 직접 어머니에게 가르침을 청했을까.
아니면 어머니가 "만들게 시켰을까".
만약…… 만약 후자라면…….
「아ーーー💢」
「…! 아아, 미안해요. 배고팠구나.
모두들ー! 밥 먹을 시간이에요ー!
호시노 씨, 미카 씨,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알았어➰」
「오케이☆」
셋이서 깔아둔 이불을 접어 교실 구석으로 옮긴다.
그 후 슌이 접이식 테이블을 꺼내자 호시노와 미카가 받아 펼치면서 나란히 놓아 식탁을 만든다.
선생님에게서 쟁반을 받은 슌이 재빨리 배식하자 마치 각인된 것처럼 원아들이 제자리로 향한다.
「호시노 누나랑 미카 누나도 먹어! 많이 만들었으니까!」
「우리들 입맛에 맞게 조절한 것도 준비했어.
밥은 똑같이 진밥이지만.」
원아용보다 조금 큰 접시에 담긴 카레도 준비되어 있었다.
「밥은 말이야! 다 같이 먹으면 엄청 맛있어!」
「와ー이☆ 선생님이 직접 만든 요리다☆
…설마 이런 때 먹을 수 있을 줄이야.」
「다 같이, 인가➰. …그렇네➰, 맞아.」
호시노는 선생님에게서 카레를 받아 슌에게 내민다.
「슌.
선생님이랑 히나도 합류했으니까 이 아이들 돌보는 건 우리가 할게.
코코나에게 갖다 주고 와.」
호시노에게서 내밀어진 카레를 머뭇거리며 받는 슌.
「……용서해 줄까요……」
「우와➰, 괜찮다니까➰.
슌쨩에게 있어서 코코나쨩은 소중한 가족이잖아?」
「……네. 물론입니다.」
「코코나쨩도 분명 같은 마음일 거야.
서로 소중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니까 거리낌 없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야.
부딪히는 일도 있지만 그러면서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돼.
그러니까 코코나쨩은 슌쨩의 진심을 알아 줄 거야.
분명 용서해 줄 테니, 아저씨를 믿어.」
「……고맙습니다. 다녀올게요!」
「응! 잘 다녀와➰.」
슌은 교실을 뛰쳐나간다.
「어라ー? 슌 누나는?」
「찾을 게 있대➰. 좀 시간 걸릴지도 모르니까 먼저 먹으래➰.」
「그렇구나☆ 그럼 모처럼 선생님이 만들어 준 카레가 식기 전에 먹어버리자!」
「그럼, 손 모으고➰」
「「「「「「잘 먹겠습니다!」」」」」」
……………………
「……코코나쨩.」
「……!」
상담실 앞에 도착한 슌이 가느다란 목소리로 문에 대고 말했다.
「……아까 그런 말을 해서 미안해……. 코코나쨩…….」
「…….」
코코나에게서는 답이 없다.
슌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누구든 이렇게 되면 당황스럽겠지.
나도 처음엔 혼란스러웠어…….
처음 이런 일을 겪은 데다, 평소처럼 원아들도 돌봐야 하니 코코나쨩이 더 힘들 텐데.
그런데도 매화원에서 도망치지 않고 "교관"으로 있어 줬어.
"교관"의 책무에서 도망치기 위해 유아화했던 과거의 나와는 달리, 코코나쨩은 훌륭한 교관이야.
그런 점을 생각하지 못하고 코코나쨩에게 심한 말을 해 버렸어…….」
「…….」
「……이제 와서 변명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들어줬으면 좋겠어.
……알고 있었어. 코코나쨩이 남들보다 배로 노력한다는 걸.
내가 요리할 때, 항상 주방 밖에서 슬쩍 훔쳐보잖아? 열심히 메모하면서.
……말해 줬으면 가르쳐 줬을 텐데.
하지만 코코나쨩은 내 도움 없이 자기 힘만으로 성장하려고 했었지.
나는 그게 정말 기뻐서 네 노력을 모르는 척했어.
……늦어서…… 미안해…….」
슌의 목소리가 떨렸다.
「항상 나를 도와줘서 고마워.
항상 성장하려고 노력해서 기특하네.
언제든 의지하고 있으니까. 스노하라 코코나 교관.
너는 나에게 자랑스러운 동생이야.」
「……………!」
상담실 문이 열렸다.
「……우으…… 훌쩍……」
눈물로 얼굴이 빨갛게 부은 코코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코코나쨩……!」
슌은 카레를 바닥에 내려놓고 코코나에게 달려가 힘껏 껴안았다.
「미안해요…… 미안…… 해요…… 슌…… 언니……」
「아니야……! 사과해야 할 건 나야! 미안해…… 코코나쨩…….
이렇게 미덥지 못한 언니라서 미안해…….」
「……슌 언니……… 정말 좋아해……」
「……응! 응!…… 나도 정말 좋아해, 코코나쨩.」
서로 껴안은 채 코코나는 슌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고, 슌은 코코나의 등을 어루만졌다.
꼬르르르르르륵
「앗.」
「앗.」
안심해서인지 코코나와 슌의 배에서 동시에 소리가 났고, 두 사람은 포옹을 풀었다.
「……우리도 아무것도 안 먹었었네.」
「……좋은 냄새가 나……. ……카레?」
코코나는 슌 뒤쪽 바닥에 놓인 카레를 보았다.
슌은 바닥의 카레를 집어 코코나에게 내밀었다.
「이 카레, 선생님이 만드셨어.」
「……와 줬구나, 선생님.」
「응, 우리를 제대로 도와줬어.」
「……후훗, 역시 믿음직스럽네.
……지금의 나는 아마 위가 작을 테니까, 반 나눠서 슌 언니도 같이 먹자.」
「……응!」
상담실에 들어가 나란히 테이블에 앉았다.
「……그럼.」
「두 손 모으고.」
「「잘 먹겠습니다.」」
……………………
「후우~, 다들 자는 걸까~?」
배가 부른 원생들이 일제히 하품을 하기 시작해서, 이불을 다시 깔고 재웠다.
「괜찮아. 자고 있어.」
「이쪽도야☆」
히나와 미카는, 깨우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보고한다.
「…스읍… 스읍……」
「……어라, 선생님도 자고 있어?」
한 명의 원생에게 기대듯이, 선생님도 같은 모습으로 숨소리를 내며 누워 있었다.
「…뭐, 무리도 아니지. 그렇게나 열심히 했으니.」
「…이렇게 작아져도,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네. 점점 더 존경하게 돼.」
미카가 선생님을 깨우지 않도록, 살짝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여러분, 오늘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살금살금 소리를 내지 않도록, 코코나가 교실로 들어온다.
「어머~, 네가 코코나쨩일까~?
슌쨩이랑은 화해했어?」
「네. 덕분에.
…폐를 끼쳐드려서, 죄송했습니다.」
코코나가 깊이 고개를 숙인다.
「괜찮아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가족 싸움 같은 건, 누구든 하잖아?」
「………감사합니다.
……거기서 자고 있는 아이가 혹시…」
「응. 선생님이야~.」
「……슌 언니가 말한 대로, 정말 원생 같네요….
뭐, 지금의 저도 비슷한 처지지만요.」
코코나가 선생님에게 달려가 무릎을 꿇고 앉아, 선생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렇게 작은 몸으로…….
나중에 백점 만점의 꽃 동그라미, 잔뜩 그려드릴게요. 여러분에게도.」
「…그런데, 스노하라 슌은 어디에?」
「아, 언니는 상담실에서 자고 있어요.
상당히 피곤했을 테니까요.」
「그렇구나~. 하지만, 피곤한 건 코코나쨩도 마찬가지잖아~?」
「저는, 언니 혼자에게 책임을 떠넘겨 버렸으니까요….
이번에는, 제가 언니 대신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구나. 실은 우리, 사야쨩에게 약을 부탁했거든~.
완성될 때까지 시간 있으니까, 당분간은 여기에 있을 거야.」
「…감사합니다.」
호시노의 말을 들은 코코나가 안심한 표정을 지은 그때.
「훗, 여기에 있었나, 선생! 문주님께서 보내신 선물을 전하러 왔다!」
쾅 하고 기세 좋게 문이 열리고, 위세 좋은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진다.
회색 정장을 입은 그 학생은, 아까 키사키 옆에 있던 현룡문 집행부의 부장, 코노에 미나였다.
「……아~.」
「……큰일이야.」
「아하☆ 난 몰라☆」
「「「으으… 아아아아아아앙!!!💢」」」」
그 소리에 잠을 방해받은 원생들이, 불붙은 듯이 일제히 울기 시작한다.
「이 바보! 멍청아! 어쩔 거야 이거!!」
「아, 아니! 걱정 마라! 코코나 교관!
산해경의 소동이 진정되었으니 현룡문에서 이쪽으로 인력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럼 빨리 보내라고💢 지금 당장!💢」
「아, 아아…」
미나가 신호를 보내자, 집행부원들이 차례차례 교실로 들어온다.
원생을 일대일로 돌볼 수 있을 정도의 인원으로, 교실이 가득 찬다.
「우헤~, 잔뜩이다~.」
「이것이 현룡문의 인해전술이다!
게다가 전원, 원생 교육 훈련도 습득 완료….
훗, 반하지 마라?」
뻐기듯 있는 힘껏 잘난 체하는 미나.
「그리고 코코나 교관!
문주님께서, 매화원 교관에게 전하는 말씀을 받아 왔다!」
「현룡문의 문주님께서 직접, 말인가요?」
「아아… 읽어주마.
『매화원 교관 여러분.
이번에 그대들로부터 지원 요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응하지 못해 미안하다.
산해경의 보물을 지키고 키운다는 중대한 책무를 짊어진 그대들에게는 필시, 괴로운 심정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모든 것은 현룡문 문주인 나, 류우게 키사키의 미숙한 지휘 탓이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이에 현룡문을 대표하여 사죄드린다.
정말로 미안하다.
이에, 부족하지만 이번 일의 보상을 하게 해 주지 않겠는가.
요청이 있다면 저기 집행부장에게 무엇이든 말하도록 해라.
나의 재량 내라면, 어떻게든 준비하겠다.』
……라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이번 같은 일에 대비해서, 현룡문에서 몇 명 선발해서 교관 인원을 늘려주세요.」
「아, 아아…….
그러고 싶지만…..
알다시피 현룡문은 "관습"을 중시하는 조직이라서.
지원이라면 몰라도 정식으로 현룡문 집행부에서 이동시키려면, 파벌 간에 여러 가지로…」
「…현룡문은 감점이에요!💢」
토라져 볼을 부풀리는 코코나.
「…슌 언니랑 상의해서 정하고 싶지만, 지금은 자고 있어서 나중이라도 괜찮을까요?」
「아아, 괜찮다. 천천히 정하도록 해.
……이런, 잊을 뻔했군. 선생은 어디에?」
「네~…」
아까까지 자고 있었을 선생님이 눈을 비비며 손을 든다.
「미안하다, 깨워서. 문주님께서 보내신 선물이다.」
미나가 무릎을 꿇고, 손에 들고 있는 작은 찜통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보여준다.
안에는, 윗면이 화려하게 장식된 마름모꼴의, 케이크로 치면 밀푀유 같은 디저트가 들어 있었다.
「"천층유고"다. 이른바 찐빵 같은 것이지.
설탕과 기름을 넣고, 여러 겹으로 반죽을 쌓아 쪄낸 디저트다.
현룡문 전속 제과 장인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디저트로, 문주님께서도 마음에 들어 하시는 일품이다.」
「으, 응… 고마워…」
「…별로 기쁘지 않았나?」
「…아~, 아까 카레 먹어버려서~….
배불러~.」
「이런…. 큭… 아까에 이어 타이밍이 나쁘군….」
이를 악물고 과장되게 분해하는 미나.
「…뭐, 이 디저트는 상온에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출출해지면 먹도록 해라.」
「응….」
미나는 선생님에게 찜통을 건네준다.
띠링! 하고 모모톡 알림음이 울리고, 호시노가 스마트폰을 꺼낸다.
「오~? 사야쨩한테서다.」
「해독제 벌써 다 만든 걸까☆」
「……아니~, 아쉽지만 아닌 것 같아.」
호시노가 스마트폰을 들어 올려, 모모톡 화면을 보여준다.
『오욕의 미후가 왔다.』
「…!」
화면을 본 모두의 표정이 굳어진다.
「…서둘러 돌아갈까.」
「그러네.」
「그렇네.」
「…아, 기다려 주세요!」
돌아갈 채비를 시작하자, 코코나가 불러 세운다.
「슌 언니로부터 유아화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 잊을 뻔했네~.」
벅벅 머리를 긁는 호시노.
「엄밀히 말하면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을지 미묘한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육체 연령에 정신 연령이 끌려간다"고 해요.
이전에 슌 언니가 약을 복용했을 때, 책무에서 해방된 기쁨 때문인지, 무의식중에 아이처럼 행동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 자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네. 어떤 책임감이 있어서 자아를 강하게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내면의 유아화를 억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어요.
사야 씨 말로는, 내면의 유아화는 뇌가 "지금의 나는 아이다"라고 인식하고, 호르몬에 작용하여 내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해요.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뇌가 인식해 버릴 위험도 높아지니까, 부디 여러분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현혹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오케이~, 기억해 둘게~.
그럼 선생님, 가볼까.」
「응!」
선생님이 호시노와 손을 잡는다.
「선생님! 오늘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카레, 맛있었어요! 백점 만점의 꽃 동그라미예요!」
코코나가 선생님에게 다가가, 선생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른으로 돌아가도, 언젠가 또 놀러 오세요.
이번에는 저희가 선생님을 대접할게요!」
「응!」
「……그때는 오늘 카레 레시피, 살짝 저한테만 알려주시겠어요?」
코코나는 선생님의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귓속말을 한다.
「…응! 알았어!」
「…후후, 꼭이에요?」
「그럼, "약속", 이네!」
선생님이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네! 약속, 이에요!」
코코나도 선생님만큼 작은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선생님의 새끼손가락과 얽는다.
「……부디, 선생님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
「………무슨 일이지?」
「이런, 옛 보금자리가 그리워서 들르는 것도 안 되는 건가?」
연단술 연구실.
흑백의 소녀가,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로 연구실에 들어왔다.
「그리움 같은 감정, 갖고 있지도 않잖아.」
사야는 책상에 앉은 채, 보이지 않도록 책상 아래에서 스마트폰을 조작해 메시지를 보낸다.
「크흣, 잘 아는 거 아닌가.」
「……무슨 일이지? 나님은 보시다시피 바쁘다.」
「어이쿠, 그런가.
아무래도 “분석”은 순조로운 모양이군.
어떻게든 해독제 완성도 가까워 보인다.
역시 내 후배로군.」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 거지.」
「하지만 말이다, 나로서는 오늘 그 분석이 완료되면 곤란하단 말이지.」
「……뭐라고.」
「그러니, 조금 “쉬어” 줘야겠어.」
「……!」
사야가 홀스터에서 총을 뽑아, 카이를 향해 겨눈다.
「…이 사건, 역시 네가 범인인 것이냐?」
「…………….」
「……대답해!」
「……아니. 나라면 이렇게 번거로운 방법은 쓰지 않아.」
「……그럼 대체 누구지.
제조법 없이 나님의 약을 편법으로 정제할 수 있는 사람은 너 말고는 모르는데.」
「아니, 있잖아.
……여기 또 한 명.」
카이가 팔을 들어, 눈앞을 가리킨다.
「“너” 자신이야. 야쿠시 사야.」
「……하…?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님은……」
「네, 네─.
바쁘신 와중에 미안하지만, 나머지는 서에서 듣도록 하지. 신타니 카이.」
후부키가 연구실에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공안국의 학생들이 들이닥쳐, 방패와 총을 겨누며 카이를 포위한다.
「밖도 포위해 뒀고, 곧 칸나 국장님도 오실 거야.
얌전히 체포되도록 해.」
「오─무서워라.
그 칸나 국장님 심문을 받으면, 나라도 전부 불어버릴 것 같군.」
우웩, 하고 과장되게 구토하는 시늉을 하는 카이.
「그렇게 되기 전에, 실례하도록 하지.」
그러고는 카이는 시험관 몇 개를 품속에서 꺼내, 땅에 떨어뜨린다.
쨍그랑! 슈와아아아아──
「…!」
깨진 시험관에서 새어 나온 액체가 바닥에 퍼지고, 서로 섞이자 화학 반응을 일으켜 보라색 연기를 발생시켜, 순식간에 연구실이 연기에 휩싸인다.
「…크읏, 이!」
「아, 이 연기를 마시는 건 추천하지 않아.
어떻게 될지는, 보증할 수 없으니까.」
「…! 전원, 밖으로 대피─!」
후부키와 발키리 학생들이 밖으로 뛰쳐나간다.
「………아, 참고로, “해독제”라면 내가 이미 가지고 있지.」
「……!」
탕!
사야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발포한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
「엉망진창이네.」
연구소에 도착한 선생 일행.
이번에는 문이 아닌 연구소 입구에 KEEP OUT 테이프가 둘러쳐져 있고, 창문에서는 여전히 보라색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아, 분석 작업은 당분간 쉬어야겠어….」
「으헤~ 수고했어~. 힘들었겠다~.
뭐 사야쨩이 무사해서 다행이야~.」
「…아아, 선생님도 돌아오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칸나가 선생님을 발견하자, 경례한다.
선생님도 어설프게 흉내 내어 경례로 답한다.
「너희들은 그 후, 신타니 카이를 보지 못했나?」
「아니~?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어~?」
「음, 그런가. 정말… 정말 신출귀몰하군….
사야, 녀석이 있을 만한 곳은 짐작 가는 데 있나?」
「그 녀석에 관해서는 정말 모르겠는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계기로 움직이는지.
금전 목적인지, 연구 목적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정말 섬뜩한 녀석인 것이다.」
사야가 팔짱을 끼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대답한다.
「………?
사야 누나, 등에 쓰레기 붙어 있어!」
선생님이 까치발을 하고 사야의 등에 붙어 있는 것을 떼어 사야에게 보여준다.
「아아 선생, 고마워.
……잠깐, 이건!」
선생님이 보여준 것을 받아 자세히 관찰한다.
갈색이고 딱딱한, 나무뿌리 같은 물체.
「응? 사야, 무슨 일인가?」
「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다!」
칸나의 물음에 사야는 그 물체를 얼른 품속에 숨긴다.
「……? 그런가.
뭐 생각나는 게 있으면 뭐든지 말해줘.
나는 수사로 돌아가겠다.
그럼, 선생님도 조심하시길.」
칸나는 다시 경례를 하고, 멀어져 간다.
「……후우. 위험했어….
들켰으면 귀찮아질 뻔한 것이다.」
품속에서 방금 전의 물체를 꺼낸다.
「이게 뭐야~?」
「……만년삼의 조각.
소위, 불법 약물의 원료인 것이다.」
「……으헤~, 확실히 발키리에게 들키면 큰일 나겠네~.」
호시노는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한다.
「그런데 왜 그런 게 사야쨩 등에~?」
「………신타니 카이의 위치, 알 것 같아.」
「정말~!?」
「잠깐, 목소리가 커! 이게 계기가 돼서 알았다는 걸 들키면 큰일 난단 말이다!」
「아~, 미안 미안….」
쉿! 하고 입에 검지를 갖다 대는 사야.
「……곤륜산.
거기에 신타니 카이가 있을 것 같다.」
「헤에?」
「아마 이 만년삼은 아까,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카이가 내 등에 붙인 것 같다.
나님의 연구실에는 이런 물건이 없거든.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힌트인 것 같다.
그리고, 이 만년삼이 채취되는 곳은 거기밖에 없고, 그 장소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소곤소곤 목소리로, 호시노에게 설명하는 사야.
「그리고, 녀석은 이미 해독제를 완성한 것이다.
『해독제는 이미 가지고 있다』고 말했거든.」
「…그렇구나.」
「………명백한 함정인 것이다.」
「……그렇네~. 그래도 해독제가 이미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가지러 가야지.
……어~이. 다음 목적지 정해졌어~.」
호시노는 선생님을 포함한 3명을 부른다.
「……상대는 7수인.
적어도 발키리와 협력해서 대처해야 해.」
「……뭐 보통이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말이야, 발키리에게 말하면 또 사야쨩이 사정 청취당해서 귀중한 시간을 빼앗기잖아~? 그런 짓은 할 수 없어.
사야쨩에게는 한시라도 빨리, 해독제를 완성하게 해야 하니까~.」
「……알았어. 그럼, 이 일은 발키리에게는 비밀로 해두자.
…카이는 다른 7수인에 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이용하는 녀석이야.
위험해지면 바로 도망치는 거야. 절대로.」
「괜찮아 괜찮아. 이렇게 보여도 물러설 때는 안다고 생각해~.
게다가.」
히나.
미카.
선생님.
호시노에게 불린 3명이 모인다.
「우리, 최강 팀이잖아~?」
-------
댓글 4
세리나 성 외시미가 아니라 스미인데...
번역기 쌩으로 돌리면 가끔 저러더라 수정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