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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선생님, 잠깐 고향 다녀올게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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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그그그......."

발을 찧은 선생은 끙 소리를 냈다.

이거 보통 찧은 게 아니다. 피가 나는 걸 보면........

그때, 누군가가 선생의 발을 잡았다.

"어?"

"선생님, 좀 조심 좀 하시라니까요?"

"세리나?"

니가 왜 여기서 나와.

나올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왜 여기서 나와......

당황해서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다행히 방에는 선생 혼자뿐이었다. 밥때 전에는 안 건들겠지.

"그, 세리나? 여긴 어떻게 왔어? 어떻게 들어온....."

"또, 또 말 돌리신다."

이건 말 돌리는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눈빛이 무서웠기에 그저 얌전히 입 다물고 치료를 받았다.

거즈로 발가락을 싸매는 걸로 치료를 끝낸 세리나는 한숨을 쉬었다.

"어쩌다 이렇게 다치셨어요..... 속상하게."

"잠결에 물 마시고 오다가 침대 다리에 발가락을 부딪혀서....."

선생은 슬쩍 고개를 돌리다가 사진과 눈이 마주쳤다.

"이건....."

"조부님 사진, 할머니가 여기 걸어두셨었구나."

"여긴 누구 방인데요?"

"조부님 방."

"여기 계셔도 되는 거에요?"

너야말로 여기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선생은 간신히 그 말을 삼킬 수 있었다.

"조부님은 돌아가셨어. 좀 됐지."

"아........"

"응, 뭐...... 그렇게 됐지, 이 방도 빈 지 몇 년 됐고, 애초에 돌아가시기 전부터 병원에 입원하신 지 오래 되셨으니까."

세리나는 사진에다 대고 살짝 고개를 숙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으음......."

돌아가셨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긴 했지만, 그보다 먼저 할 말이 있었다.

"그런데 세리나, 너 어떻게 나갈 거야?"

그때, 문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어? 형 왔어요? 형!"

X됐다는 생각이 선생의 머리를 가득 메우고, 차라리 선제타격을 하자는 심산으로 문을 여는 순간 마악 방 쪽으로 걸어오던 사촌동생의 얼굴이 보였다.

"아이고, 너 오랜만이다."

"형 일찍 왔네?"

"와야지. 밥 먹었냐?"

"이제부터 먹어야지, 근데 형 안에서 뭐 하고 있었어?"

아직 학생인 사촌동생이 자연스럽게 방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려 들자 선생은 질겁했지만.... 세리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

'숨었나? 침대 밑? 아니면 책상 밑?'

"하긴 뭐 해, 잠 보충하고 있었다. 나 좀 자게 냅둬."

"알았어, 형."

금방 흥미를 잃은 동생이 사라지자, 선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침대 밑을 바라보았다.

"세리나? 이제 나와도 돼."

"..............."

"세리나?"

".........."

침대 밑에도, 책상 밑에도 아무도 없었다.

귀신에 홀린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발가락을 싸맨 거즈는 방금 그게 환영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얼마 뒤, 밥 먹으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탁자에는 여러 음식이 올려져 있었다.

"우리 강아지들 온다고 이 할미가 많이 준비했다. 양껏들 먹어."

갈비에, 전에, 명절이면 항상 먹는 음식들이지만 먹을 때마다 맛있는 음식들이 눈앞에 놓여져 있었다.

"아 형, 아까 요 앞에 편의점 갔다왔거든? 거기서 엄청 이쁜 누나 봤다?"

내가 사촌은 여럿이지만 남자는 이놈 하나뿐이다.

"이쁜 누나?"

"응, 길게 기른 하얀 머리에......"

갑자기 불길해졌다.

"토끼 머리띠 같은 거 하고 있더라."

"...........!"

"거기에 다른 누나들도 있었는데....."

제발 다른 셋 중 하나는 헬멧 쓴 단발, 한 명은 안경 쓰고 가슴 크고 머리 묶었고, 마지막 한 명은 검은 머리에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었다고 하지만 말아다오.

"한 명은 헬멧 위에 토끼 머리띠 쓰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단지 입구 쪽 편의점에는 얼씬도 하지 말아야겠다.

*

위협요소가 있다고 해서 식후 운동을 빼놓을 수는 없다. 식사를 마친 후 어슬렁어슬렁 후문으로 걸어나가서 산책로를 걷고 있자니 다리가 아파왔다.

"커피 한 잔만 마실까."

물론 아까 노아를 마주친 카페는 아니다. 이미 제법 멀리 나온 차이기도 했고.

선생이 여기 살지는 않아도 이 인근 어디쯤에 카페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다.

"아니, 간만에 아포가토를 먹어볼까."

단 게 팍팍 땡긴다. 혈당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산길에서 내려가는 길에 파출소랑 공중화장실을 지나서 쭉 내려가면 시가지고, 거기에 카페가 하나 있다. 그 근처에는 마트도 있고.

'그러고 보니 아까 숙모님이 계란이 다 떨어졌다고 하셨던 거 같은데, 전화 한 번 해보고 여분 없으면 겸사겸사 사갈까.'

명절을 앞두고 계란이 없다니 웃기지도 않은 일이지만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실수 한 번씩 터지고는 하는 법이다.

계란부침, 계란말이, 햄계란부침...... 아무튼 계란은 쓸 데가 많다.

"스팸계란부침?"

뜬금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선생은 펄쩍 뛰었다.

"주인님, 뭘 그렇게 놀라?"

아스나의 목소리..... 아니, 아스나만이 아니라 C&C 5명 전원이 나타났다.

"선생이 햄을 계란으로 부친 걸 좋아한다라, 그 정도면 쉬울 것 같은데."

"그건 조금 정성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만. 애초에 자취식단으로나 쓸 음식을 선생님께 대접한다면 C&C의 명예가 울 겁니다."

"선생님과 함께 명절 음식이란 것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허락해주시겠습니까?"

"자.... 잠깐, 잠깐만."

니들은 또 왜 여기서 나와!

그렇게 절규하려는 찰나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예, 숙모, 예, 아, 뭐라고요? 아..... 알겠습니다. 네."

"주인님의 숙모?"

"응, 내가 밖에 나가 있으니까 나간 김에 뭐 좀 사오라네?"

"같이 골라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아, 그래........."

선생은 생각을 그만두고 순순히 C&C의 손에 끌려가기를 택했다.

*

"감자는 아무거나 사시면 안 되고, 초록색 기운이 없는 걸로 사셔야죠. 햇빛 받은 거는 신선하지가 않아요. 그리고 호박은......"

네가 왜 여기 있냐고 말하기도 기운빠진다.

그러니까, C&C의 손에 끌려가다시피 해서 인근 마트에 도착해보니 왜 후우카가 여기서 장을 보고 있는지를 따지면 지는 거겠지, 아마?

"아스나?"

"응?"

"솔직히 말해줘, 몇 명이나 더 몰려왔어?"

"나도 모르겠는데? 사실 우리도 여기까지 온 건 베리타스랑 우리뿐인 줄 알았거든!"

"베리타스?"

"선생의 위치 정보를 베리타스에게서 얻었거든."

걔들이 만악의 근원이었구만........ 잠깐, 그러면 밀레니엄은 그렇다 쳐도 게헨나와 트리니티 등등은 어디서 내 위치 정보를 얻은 거야? 아니, 트리니티는 세리나만 온 거 맞겠지? 응? 미카나 다른 애들 오면 진짜 감당 안 되는데.

*

"............"

"..........."

팽팽한 긴장감이 사람 없는 골목길을 감돌고 있었다.

이쪽도 넷, 저쪽도 넷.

"키에에에엑......"

츠루기가 선두에서 히나와 대치하고 있었으며, 하스미도 당장이라도 덤벼들 듯 날카로운 시선을 이오리에게 보내고 있었고, 마시로는 아코를 겨누고 있었다.

그나마 치나츠가 이 대치 상황을 어떻게든 중재하려 이치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당장이라도 총알이 날아다닐 듯 험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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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06.27창작

소설)선생님, 잠깐 고향 다녀올게 - 02

#선생#소설
좋아요 0댓글 14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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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17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3.06.27 05:05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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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나
ㅇDC
ㅇㅇ123.06.27
디시콘
ㅇDC
ㅇㅇ223.06.27

아 내가 보냈다. 더 줘!

ㅇDC
ㅇㅇ323.06.27

1화어딨노링크쥬

ㅇDC
ㅇㅇ423.06.27
디시콘
ㅇDC
ㅇㅇ523.06.27

전편링크도 올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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