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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선생님, 잠깐 고향 다녀올게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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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나."

".........?"

"와, 집 멋지다 주인님!"

"그 주인님 소리는 여기서라도 안 해 줄 수 있겠니."

그런데 진짜 텅 비었........ 아, 한 명 있구나.

"드르렁........"

"이 사람은 누구야?"

"내 사촌동생."

가볍게 답한 나는 자리에 앉았다.

".... 많이도 따라왔다. 응?"

다들 떳떳하다고는 빈말로도 하기 어려운 입장이니 시선을 피하는 게 보였다.

"다들 뭐 나쁜 의도가 있어서 온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어."

사실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진작부터 판단하고 있긴 했지만.

"죄송합니다."

그래도 몇몇 아이들이 고개를 돌리는 걸 보니 다들 최후의 양심은 남아 있었구나 싶기는 한데.

'그래도 이건 선 넘었지.'

물론 선 넘는다고 해서 고개 숙인 아이들에게 화를 낼 수는 없지만.

'그래, 반성했으면 됐지 뭘.'

누군가는 그런 그에게 너무 무르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이는 금과옥조나 다름없었다.

어떤 죄를 짓더라도.

어떤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설령 자신을 살해하려 하더라도.

뉘우친다면. 용서한다.

그리고 그가 겪어 온 수많은 사건들에 비해서는 이건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

아니 애들 장난 맞구나, 따지고 보면.

살짝 해탈한 표정이 되어 웃던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아니, 이게 다 웬 아가씨들이여?"

"아, 할머니."

"안녕하세요."

"우리 애들이요, 아까 바람 쐬러 갔다가 애들이 단체로 이 근처로 놀러 왔더라고, 잠깐 쉬다 가라고 불렀습니다."

"어이구, 그래, 우리 강아지 제자들이야?"

"강아지....."

"풉."

"선생님이 강..... 큭큭큭....."

"다들 식사들은 했간?"

"어..... 식사할 시간은 아니지 않아요?"

"다들 밥들 먹고들 가라."

"아, 그런데 다들 어디 갔어요?"

"여기저기들 갔지? 성묘 안 간 사람들은 저기 산에 갔다. 등산하러."

"등산이요?"

"그래, 너도 좀 움직이고들 그래라."

"평소에 충분히 움직여요........."

음, 아비도스 갔다가 조난당한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구만. 또 스미레에게 잡혀서 트레이닝실로 끌려간 기억, 사키랑 산 헤맨 기억, 또 뭐가 있더라.

"뭐 까까라도 주랴?"

"..................."

아니 무슨 갓난애 간식 줍니까.

"여기 많이 있네요, 유과, 약과, 과자. 쌀과자."

하여튼 이 종류 엄청 좋아하신다니까.

"강정도 있고 다들 맛 좀 봐라."

"맛있네요!"

"그래, 이따 저녁쯤 되면 통닭도 시키고 피자도 먹을거여. 전이랑 산적도 좀 묵어봐라."

"어? 전 남은 게 있었어요?"

"더 부칠 거다."

"아, 도와드릴게요."

곧장 몇몇 학생들이 벌떡 일어났다.

"뭘 손님에게 일을 시키고 그러겄냐, 앉아라, 앉아."

"주리........"

다른 애들은 그렇다쳐도 넌 제발 앉아 있어.

"어? 뭐야?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내 제자들 왔길래 좀 있다 가라고 불렀다."

"오빠 국제학교에서 일했어?"

으음.

"뭐 비슷하지, 다들 착한 애들이야."

자다 깬 사촌까지 기어나오니 짐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모여서... 전을 부치기 시작했다.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군요."

"이 초천재병약미소녀라면 전 부치기 정도는 금..... 엄마야!"

나기사가 전을 부치며 진땀을 흘리고 식용유가 튄 히마리가 질겁하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평소 성격으로는 정말 안 어울리지만 네루가 부침개를 만들고 있었다.

"큽."

차마 이 자리에서 평소 성격대로 '뭐야! 앙? 구경났어?'라고 할 수 없었던 네루의 어께가 부르르 떨렷다.

"이런 음식들을 먹으니 명절 선물 세트에 식용유 같은 게 많았군요."

"식용유가 명절 때 선물로 많이 들어오는데 명절 끝날 때쯤이면 거의 다 써버리지. 남은 것만 모아도 다음 명절 때까지는 쓰지만."

"이게 뭐에요?"

"우리 집안 비법 장이여, 맏며느리들에게만 대대로 물려내려오는 비법이지. 저 우리 장손 결혼하면 또 슬슬 물려줘야지."

"사실 별것도 아니긴 한데....."

저거 조합법은 나도 안다. 딱히 장손이라서 아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요즘은 저거 조합하기도 귀찮다고 그냥 사서 쓰지 않았나.

하지만, 분위기는 절대 별거 아닌 게 아니었다.

엔지니어부는 슬그머니 장의 샘플을 채취해가서 웬 기계에 넣고 돌리기 시작했고, 후우카가 운명이 걸리기라도 한 것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장의 맛을 보고 있었으며 루미는 명상이라도 하듯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래도 일손이 늘어나니까 확실히 금방 끝나겄네, 고마워들, 놀다 가라고 왔는데 일 시켜서 미안하구만."

"아니에요!"

"이 나라의 전통문화 체험인걸요."

"전통문화라기에는 그냥 되는대로 지내는 거라서 말이지...... 이게 뭔 위패도 아니고 모시고 사는 건 아녀, 좀 경험이 쌓이면 자기 나름대로 바꿔보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

"나름대로...... 개량, 개선......."

"루미! 탄다!"

"으아앗?"

"송편도 빚어볼텨?"

"송편이요?"

"그려."

"내가 알려줄게."

탁 앉은 선생은 반죽을 뚝 떼었다.

"원래는 반죽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많이 만들어두셨으니 그건 생략하고, 동그랗게 뭉쳐서 가운데를 눌러 오목하게 만든 뒤, 그 안에 소를 넣고 이렇게, 이렇게 하면 완성."

"너무 두껍게 하면 안 익고 너무 얇으면 터진다. 적당히들 넣어라, 적당히들."

"만두랑 비슷하군요."

"만두는 만두피를 팔잖아."

"현무상회는 전량 수제랍니다."

"그리고 이건 달달하게 만드는 거라서 고기나 야채 같은 건 안 넣고 이것저것 넣는다. 설탕도 들어가고 콩도 들어가고 밤도 들어가고. 어릴 적에는 이걸로 룰렛도 했었지."

"룰렛이요?"

"콩만 들어간 거면 꽝, 밤으로 만든 소가 들어간 거면 다시 시도, 설탕이랑 깨 들어간 거면 당첨."

"호오."

"배합을 실수해서 맛이 이상해도 자기들이 만든 거니까 누구 원망도 못하는 거지."

"꼭 니들 중에 이상한 모양 만들어서 찌는 일 있었지."

할머니의 한 마디.

"예전에는 뭐더라? 비행접시?"

"아."

그거 내가 만들었는데.

"그게 다 터져서....."

"모양은 이런 모양이 최선이야, 다른 모양으로 만들면 높은 확률로 터지거든."

슬쩍 시선을 피하면서 송편 만드는 법을 강연했다.

"송편을 이쁘게 빚으면 애도 이쁘게 낳는다는 얘기가 있지. 우리 강아지가 어릴 때 송편을 정말 이쁘게 빚었는데........"

왜인지, 다들 호전적인 기세가 되어 송편에 진심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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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08.11창작

소설)선생님, 잠깐 고향 다녀올게 - 05

#선생#소설
좋아요 0댓글 22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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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17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3.08.11 00:39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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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나
ㅇDC
ㅇㅇ123.08.11

힐링되노

ㅇDC
ㅇㅇ223.08.11
디시콘
ㅇDC
ㅇㅇ323.08.11

마지막에 애 낳는다 말하자마자 눈빛변하는거봐

ㅇDC
ㅇㅇ423.08.11

개추웅

ㅇDC
ㅇㅇ523.08.11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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